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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주 인기, LG엔솔 끝물? 한 방 노리는 상장 대어들 고민

LG엔솔 상장 후 주가 15% 하락, 현대ENG는 공모 철회
올해 상장 준비 중인 현대오일뱅크‧카카오엔터도 불안

 
 
LG에너지솔루션의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 마감일인 1월 19일 서울 여의도 신한금융투자 영업부에서 고객들이 상담하고 있다.[연합뉴스]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의 상장 후 주가 하락, 현대엔지니어링의 상장 연기로 차기 상장을 노리는 기업들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투자 심리 위축과 ‘상장 끝물’이라는 평가, 흥행에 실패할 수 있다는 우려에 상장 계획 자체가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7일 상장한 LG엔솔은 공모가 30만원, 시초가 59만7000원에 거래를 시작했지만 이후 주가가 하락하며 뒤늦게 매수에 들어간 투자자들이 손해를 봤다. 첫날 50만5000원에 거래를 마감한 LG엔솔은 이튿날에도 10% 넘게 하락하며 45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설 연휴가 끝나고 지난 3일에 상승세로 돌아섰고 4일에도 상승 마감하며 50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지만, 시초가 대비 84%에 불과한 수준이다.
 
이달 상장을 준비하던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1월 돌연 계획을 접었다. 지난달 26일까지 진행한 국내외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흥행몰이에 실패하며 타격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이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에서 경쟁률은 100대 1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경쟁률 기준으로 가장 부진한 성과를 기록한 크래프톤(234대 1)보다도 못한 수준이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공모 철회 신고서를 공시하며 “회사는 보통주에 대한 공모를 진행하여 최종 공모가 확정을 위한 수요예측을 했으나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측면 등 제반 여건을 고려해 공동대표주관회사 등의 동의하에 잔여 일정을 취소하고 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상장 시 1주당 공모 희망가를 5만7900원에서 7만5700원으로 잡았지만, 투자자가 외면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벽을 넘어서지 못한 셈이다. 이미 주식시장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의 구주매출(최대주주가 보유한 주식을 매물로 내놓는 것) 비중이 높아 인기가 없을 것이란 해석이 많았다. 그런데도 현대엔지니어링이 상장을 추진하다 철회한 것을 보면 상장이 반드시 ‘대박’을 보장하지 않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추후 시장 환경 등을 고려해 상장 재추진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런 상황 때문에 올해 상장을 예고하며 이른바 ‘공모주 대어’로 꼽혔던 기업들도 고민에 빠졌다. 흥행 성공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대오일뱅크는 IPO 삼수생으로 올해 상장에 도전한다. 2012년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지만, 국제 유가가 급락하면서 상장을 포기했고, 2018년에는 공모시장 분위기가 가라앉으며 상장 계획을 접었다.
 
다만 최근 국제 유가 상승과 지난해 실적 호조 등에 힘입어 올해 상장에 대한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2019년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에 지분 17%를 매각할 때 기업가치를 약 8조원 수준으로 평가받기도 했다. 현대오일뱅크의 지난해 잠정 영업이익은 1조1424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덩치를 키우며 상장을 준비 중인 카카오엔터의 가장 큰 고민은 최근 카카오그룹에 대한 투자 심리 악화다.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 따른 기업 이미지 추락, 경영진의 스톡옵션 매도, 보호예수 해제로 인한 거래 물량 증가 등 각종 이슈에 카카오 관련주가 연일 하락세를 걸었다.
 
지난해 최고 17만3000원을 기록했던 카카오는 4일 기준 8만7100원 거래를 마쳤다. 카카오뱅크는 9만4400원에서 4만2100원, 카카오페이는 24만8500원에서 13만3000까지 하락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공모주 불패, 상장 대어 등의 포장에 휘둘리지 말고 기업 가치와 전망, 실적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병희 기자 yi.byeong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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