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속 HDC현대산업개발, 수도권 서남부서 명예회복 가능할까
올 하반기 광명4R구역 재개발 분양·고척 아이파크 입주 앞둬
분양 성적표·시공 품질로 시장 평가 받을 듯
작년과 올해 광주에서 발생한 2건의 붕괴사고로 위기에 빠진 HDC현대산업개발이 올 하반기 수도권 서남부 지역 내 분양, 입주 단지에서 명예회복을 노리며 시장의 평가를 기다리고 있다.
23일 [이코노미스트] 취재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이 지난 2019년 시공권을 확보한 광명 제 4R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 이르면 올해 하반기 일반분양을 시작할 계획이다. 해당 조합은 최근 조합원을 대상으로 견본주택을 열고 분양계약 절차를 진행했다.
현재 견본주택은 ‘광명4R구역 재개발’ 이름으로 운영되고 있으나 HDC현대산업개발 단독시공 단지인 만큼 ‘아이파크’ 브랜드로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크다.
조합 관계자는 “대략적으로 11월 중 일반분양할 수 있으나 정부 분양가 정책에 따라 일정이 달라질 것”이라면서 “단지명 또한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로 현대산업개발과 관련 사항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광명4R구역 재개발 사업은 7호선 도보권 거리, 단지 바로 옆에 초등학교를 품은 입지로 주목받고 있다. 1957가구(일반공급 465가구)로 단지 규모도 커 총 2만 여명 입주가 계획된 광명뉴타운 내에서도 입주권에 높은 웃돈이 붙은 현장으로 알려져 있다.
HDC현대산업개발 입장에선 지난 3월 현대건설과 컨소시엄으로 수주했던 인근 광명11구역재개발 시공에서 배제됐기에 단독시공권을 지킨 광명4R구역의 분양 흥행 여부가 중요한 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근 구로구 고척동에선 오는 10월 ‘고척 아이파크’가 입주를 앞두고 있다. 영등포교도소·구치소 부지에 지어지는 이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 단지 역시 총 2205가구(주상복합 1459가구·아파트 746가구) 규모를 자랑한다. 고척 아이파크는 ‘8년간 임대보장’과 합리적인 임대료 조건에도 4베이(bay) 판상형 구조와 단지 내 커뮤니티시설 등 일반적인 민간 분양아파트를 뛰어 넘는 구성을 선보여 광주지역 참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실수요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최고 45층(주상복합) 높이에 코스트코와 아이파크몰 등 대형 상업시설이 입점할 계획이라 지역 랜드마크 역할을 가능성이 크다. 같은 HDC그룹사인 HDC아이파크몰의 김대수 신임 대표이사도 고척아이파크에 개장하는 새 아이파크몰에 역량을 쏟아 부을 계획을 밝혔다.
최익훈 신임 대표체제로 새 출발을 예고한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 4월 서울시로부터 영업정지 대신 4억여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으며 ‘급한 불’을 껐다. 이후 경영진을 중심으로 현장점검을 강화하고 상생협력기금을 출연하는 등 이미지 쇄신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HDC현대산업개발은 창사 이래 주택사업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 평가가 우선적으로 개선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7일 조합원 총회를 통해 철거건물 붕괴사고가 발생한 광주 학동4구역 재개발 시공권이 유지된 것을 비롯해 고척아이파크 입주가 지역 주민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상황은 긍정적이다. 광명뉴타운 인근 부동산에선 광명4R구역 분양 성공을 점치는 분위기다.
한 건설업계 전문가는 “현대산업개발은 유명 브랜드와 노하우를 보유한 1군 건설사인 만큼 주택·도시정비시장에서 여전히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본다”면서 “결과적으로 위기를 극복하게 되겠지만 안전관리나 시공품질 측면에서 얼마나 진정성 있는 행보를 보이냐에 따라 그 시기는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보름 기자 brmin@edaily.co.kr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