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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뮤지엄 기획전 '그러나 우리가 사랑으로', 관람객 감동·호평 물결

개관 3주만에 6800여 명 방문…내년 7월 3일까지 전시 이어져
‘소외’ 등 전시회 주제에 관람객 “공동체가 해결해야” 동감 표시
韓·英·中·日 등 4개 국어 오디어 가이드 제작, 성인과 어린이용으로 구분

 
 
포도뮤지엄 기획전 '그러나 우리가 사랑으로'에 설치된 테마공간 '이동하는 사람들' 앞에서 한 초등학생이 부모님과 함께 어린이용 도슨트를 들으며 전시를 관람하고 있다. [사진 포도뮤지엄]
제주의 인기 전시관으로 자리잡고 있는 포도뮤지엄이 마련한 두 번째 전시회 ‘그러나 우리가 사랑으로’가 관람객으로부터 호평받으면서 순항하고 있다.
 
이번 기획전의 주제는 ‘디아스포라와 세상의 모든 마이너리티’다. 최형준 작가의 동명 산문집 제목을 차용했는데, 세상의 다양한 소수자와 함께 어울려 사는 세상에 대한 시선을 제안하고 있다. 이 기획전에 동감한 국내외 유명 현대 미술가들인 우고 론디노네, 정연두, 강동주, 알프레도 앤 이자벨 아퀼리잔, 요코 오노 등이 영상, 조각, 설치미술 등을 전시했다.
 
전시 주제를 더 선명하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별도의 테마공간도 마련한 것도 호평받았다. 공항안내판을 형상화한 ‘디파처보드’에는 삶의 터전을 떠나 세계 각지로 향하는 ‘이민자’들의 사연을 잘 보여줬다. 목욕놀이용 러버덕을 줄지어 놓은 ‘아메리칸드림’은 국경을 넘어 미국으로 향하는 멕시코인의 삶을 형상화해 눈길을 끌었다.
 
미술계 안팎에서는 하계 휴가철 비수기임에도 7월 5일 개관 이후 7월 말까지 7000여 명의 유료 관람객이 방문했다는 사실에 놀라고 있다. 이는 하루 평균 340명 수준으로 지난해 포도뮤지엄 개막 전시회인 ‘너와 내가 만든 세상’보다 하루 평균 2배 이상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포도뮤지엄의 독특한 전시철학이 관람객들의 인기를 모는 요인이라고 분석한다. 지난해 ‘혐오’를, 올해 ‘디아스포라(자의로 혹은 타의로 살던 땅을 떠나 새로운 지역으로 이동해 집단을 형성하거나, 또는 그러한 집단)라는 주제의 전시회를 잇달아 열었다. 다양한 사회문제를 전시회의 주제로 채택하는 전시관이라는 평가받는 이유다.
 
포도뮤지엄이 전시 주제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마련한 테마공간이 인기다. 삶의 터전을 떠나 세계 각지로 향하는 ‘이민자’들의 사연을 담은 테마공간 ‘디파처보드’ 앞에서 가족 관람객들이 대화하고 있다. [사진 포도뮤지엄]
관람객들도 전시회 취지에 공감하는 리뷰로 기획전의 의미에 화답했다.
 
“소외된 사람을 한 번 더 생각할 수 있는 전시회로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어 더 좋았다”, “제주에서 오랜 만에 중요한 메시지가 담긴 전시회를 볼 수 있었다”, “이주민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게 했고 현실 속에서 한 번쯤 생각해 볼 만한 주제가 담긴 좋은 전시회였다”는 등의 칭찬 릴레이가 이어졌다.
 
포도뮤지엄의 고객 친화적 안내 시스템도 관람객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포도뮤지엄은 한국어와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4개 국어 외에 시각 장애인용 오디오 가이드를 준비했다. 한국어와 영어는 성인과 어린이용으로 구분했고, 어린이용은 친구와 대화하듯 쉬운 단어와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다.
 
가령 ‘이동하는 사람들’을 설명하는 어린이용 오디오 가이드에는 “오른쪽 스크린 안에 걸어 다니는 다양한 사람이 보이지? 바쁘게 걷는 사람도 있고, 멈춰서 이쪽으로 나오고 싶어 하는 아이들도 있어. 나올 수 있게 도와줄까?”라는 식으로 문장을 구성했다.
 
오디오 가이드에 들어간 텍스트를 담당한 김희영 디렉터는 “누구나 쉽고 편하게 전시를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텍스트를 직접 쓰고 전문가 자문을 받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다양한 정체성이 공존하는 세상을 고민하는 전시회인 만큼 많은 관람객이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다양한 안내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내년 7월3일까지 이어진다.
  
김희영 포도뮤지엄 디렉터가 우고 론디노네의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포도뮤지엄]

최영진 기자 choiyj73@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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