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금융 공공기관 채용 ‘A매치’…산업은행 체면 지킬까
한국은행 채용 원서접수 진행 중
인력 유출 심화된 산은 채용 주목
수은 등 공공기관 채용 일정 검토 중
오는 9월 금융 공공기관의 하반기 ‘채용 큰 장’이 열린다. 최근 시중 금융사들은 신입 직원 채용보다 수시‧경력 채용으로 인력을 충원하고 있어, 금융권 채용문이 좁아진 상황이다. 이 가운데 국책은행 등 금융 공공기관 입사를 위한 취업준비생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한국은행은 ‘2023년도 한국은행 신입직원(종합기획직원 G5) 채용’ 공고를 내고 오는 8일까지 원서접수를 받고 있다. 한국은행은 이번 채용을 통해 신입직원 72명을 뽑는다. 응시부문은 경제학·경영학·법학·통계학·컴퓨터공학 등 5개 부문이다. 일반 지원자와 지역전문 지원자를 나눠 선발하며, 필기시험은 오는 9월24일로 예정돼 있다.
한국은행의 채용 공고 등장으로, 다른 금융 공공기관들의 채용도 임박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금융 공공기관들은 한 날 한 시에 채용 시험을 진행했다. 중복 합격자를 미연에 방지하겠다는 것이다. 지난해엔 한국은행·금융감독원·한국수출입은행·IBK기업은행·예금보험공사·한국거래소가 같은 날 필기시험을 진행한 바 있다. 이에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선 이 같은 치열한 채용 시기를 ‘금융권 채용 A매치’라고 부른다.
최근 시중은행이 공개채용 대신 수시채용을 늘리고, 경력이 있는 IT‧디지털 인재 채용을 확대하고 있는 점도 금융 공공기관 채용 시장 내 경쟁이 더욱 뜨거워진 배경이다. 경영·경제 등 문과 출신 취업준비생에겐 국책은행 채용 공고가 더욱 기다려지는 상황이다.
특히 최근 본점 지방 이전 이슈로 인력이 대거 빠져나간 산업은행의 채용 소식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산업은행은 올해 상반기에만 인력이 30~40명 가량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의 연평균 퇴사자가 40명 가량인 점을 감안하면, 올해는 상반기 만에 이미 인력 이탈이 심화된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산은 본점의 부산 이전을 내걸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취임한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 또한 지난달 28일 국회 업무보고에서 “(부산 이전을) 가능한 빨리 시행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이를 우려한 직원들의 추가 이탈이 가속화될 수 있어 산업은행의 인력 충원은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올해 산은이 예년보다 더 많은 규모의 신입직원을 채용할지 주목된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그간 상·하반기 합쳐 약 100여명의 신입 직원을 뽑아왔다”면서 “하반기 채용공고는 오는 9월 공지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산업은행의 본점 부산 이전 이슈가 해소되지 않은 만큼, 취업준비생도 선뜻 산업은행에 지원하긴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입사한 뒤 본점이 부산으로 이전하면 한순간에 근무 지역이 바뀔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간 금융권 취업준비생들의 선망의 대상으로 꼽혔던 산업은행이 이번 하반기 채용에서 체면을 지킬 수 있을지 관건이다.
수출입은행은 이르면 8월 내에 하반기 채용공고를 낼 예정이다. 수은은 통상 하반기 채용에서 30~40명 가량의 신입 직원을 뽑아왔다. 이외의 금융 공공기관 또한 하반기 채용 일정과 인원 등을 검토하고 있다.
올해는 금융 공공기관의 채용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도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공공기관 개혁과 지출 구조조정 등을 천명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경영효율화를 위해 신입 직원 채용을 위한 인력 예산이 줄어들 수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5일 국무회의에서 “민생의 어려움을 더는 데에 공공부문이 솔선하고 앞장설 것”이라며 “불요불급한 자산을 매각하고 과감한 지출구조조정과 공공기관 경영 효율화로 허리띠를 졸라맬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책은행의 경우 채용 관련 인력 예산을 상위 기관인 금융위원회나 기획재정부의 승인을 받은 뒤, 채용을 진행하기 때문에 채용 규모 등은 현재로썬 구체적으로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김윤주 기자 joos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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