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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 인력난에 주도권 쥔 노조…임금 협상 ‘진통’

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 노조, 파업 수순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지난 4월 27일 울산 본사에서 파업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간 불황의 늪에서 허덕이던 국내 조선업계가 올해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수익을 실현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올해 임금‧단체협상을 둔 노사 갈등은 심화되고 있다. 
 
국내 조선업계가 대규모 수주 실적에 2~3년 치 일감을 확보한 데다, 조선업 인력난도 해소되지 않아, 노동조합이 협상 주도권을 쥐고 있는 분위기다. 
 
과거 일감 부족에 시달릴 당시에는 노조 파업 영향이 크지 않았는데, 충분한 일감을 확보한 현시점에서 파업이 실시되면 생산 차질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파업권을 쥐고 있는 노조가 임금‧단체협상에 대한 협상력을 확보하기 용이하다는 얘기다.  
 
18일 조선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노조는 전날 오후 중앙쟁의대책위원회 1차 회의를 열어 24~26일로 예정된 쟁의 행위 찬반투표 참여를 조합원 행동 지침 1호로 만장일치 확정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올해 임금‧단체협상과 관련해 교섭 중단을 선언하고 지난 14일 울산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으며, 중앙쟁의대책위원회 구성했다. 운영위원회에서 쟁의비 예산을 승인했으며, 19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쟁의 발생을 결의한다. 20일에는 임금‧단체협상 승리를 위한 전 조합원 결의대회를 갖는다.  
 
현대미포조선 노조 역시 올해 임금‧단체협상 교섭을 중단하고 파업 수순을 밟고 있다. 현대미포조선 노조는 지난 14일 쟁의 발생 결의를 위해 운영위원회, 임시대의원회의를 열었으며, 17일 울산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다. 
 
현대미포조선 노조도 현대중공업 노조와 같은 날 쟁의 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한다. 울산지방노동위원회가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고 찬반투표에서 찬성 가결되면, 이들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권을 확보하게 된다.  
 

“참을 만큼 참았다”…목소리 커진 노조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3사인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은 올해 임금‧단체협상과 관련해 공동 투쟁하고 있는데, 향후 논의하기로 했던 지난해 임금 현안을 두고 사측과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3사 노사는 지난해 임금 협상을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현대중공업과의 임금 격차 등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회사 측은 “지난해 임금 현안에 대한 해결 방안을 두고 노사가 협의하고 있다”는 입장인 반면, 노조 측은 “회사가 지난해 임금 현안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없다”고 맞서고 있다. 
 
현대미포조선 노조는 “지난 15차 교섭에서 현안 문제 해결을 요구했지만 노사 개정안에 대한 실질적인 교섭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어떠한 해결책도 내놓지 못해 더 이상의 교섭은 무의미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조선업계에선 “조선업계가 2~3년 치 일감을 확보했고 조선업 인력난도 지속되고 있어 파업권을 쥐고 있는 노조가 협상 주도권을 쥘 수밖에 없는 상황”이란 해석이 나온다. 
 
반면 조선업계 노조에선 “그간 조선업 불황에 사실상 노조가 고통 분담에 동참해온 만큼, 최근 실적 개선을 근거로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는 목소리가 많다. 
 
일부에선 “조선업계 근로자의 임금 인상도 필요하지만, 그보다 여전히 열악한 처우를 받고 있는 조선업 하청 근로자에 대한 처우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창훈 기자 hun8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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