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 받아도 손에서 일 못 놓는 노인이 절반…370만명 넘어
최근 5년간 46.7% 늘어
연금을 받는 고령자 가운데 손에서 일을 놓지 못하는 사람 비중이 절반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최근 5년간 통계청 데이터를 바탕으로 ‘55~79세 고령인구의 노후실태 및 취업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일 밝혔다.
2022년 5월 기준 연금을 받으면서도 일을 놓지 못하는 55~79세 고령인구는 370만3000명으로, 2017년 5월(252만4000명)에 비해 46.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금을 받는 55~79세 고령인구 중 일하는 사람 비중은 49.7%로 5년 전인 43.8% 대비 5.9%p 늘어난 수준이다.
국민‧기초연금, 개인연금 등을 모두 포함한 공‧사적 연금 월평균 수령액은 2인 기준 138만원으로, 지난해 말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에서 조사한 ‘은퇴 후 최소 생활비’ 월 216만원의 약 64%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고령층부가조사에 따르면, 55~79세 고령인구 10명 중 7명(68.5%)은 장래에도 근로하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로는 ‘생활비에 보탬’이라는 응답 비중이 57.1%로 가장 높았다.
은퇴 이후 재취업이 안되는 고령자들이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창업을 시작한 것으로 보이는 통계도 나왔다. 최근 5년간 15세 이상 전체 자영업자 수는 573만3000명에서 555만명으로 3.2% 감소했지만, 60세 이상 자영업자는 159만2000명에서 193만3000명으로 21.4%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60세 이상 자영업자 10명 중 9명(87.2%)은 고용원이 없는 ‘나홀로’ 자영업자인 것으로 밝혀졌다. 60세 이상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137만1000명에서 168만5000명으로 22.9% 늘었다.
다수의 고령 자영업자들은 부족한 창업자금을 가지고 철저한 시장 조사 없이 급박하게 사업을 시작하면서 최저임금 수준도 벌지 못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청 비임금근로 부가조사에 따르면, 2021년 8월 기준 1년 이내 사업을 시작한 60세 이상 자영업자 10명 중 4명(43.0%)은 ‘5백만원 미만’으로 창업했고, 64.5%는 창업 준비기간이 ‘1~3개월 미만’이었다. 2019년 기준 월평균 영업이익이 최저임금(주40시간 기준 174.5만원)보다 낮은 소상공인 비중을 살펴보면, 60세 이상(53.6%)이 가장 많았다. 50대(37.3%), 40대(36.8%), 30대(34.6%), 20대(34.3%)가 뒤를 이었다.
우리나라는 노인인구 증가 속도가 OECD 국가 중 가장 빠른 편으로 분류되는데 노인빈곤율도 가장 심각한 수준이어서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의 노인빈곤율은 2020년 기준 40.4%로, OECD 조사대상 37개국 중 가장 높았고 OECD 평균(14.3%)의 2.8배에 달했다.
문제는 노년부양비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노년부양비는 생산가능인구 100명당 부양해야 할 고령인구의 비율을 뜻한다. 한국은 2022년 기준 24.6%로 OECD 평균(28.1%)을 밑돌았지만, 2026년에는 OECD 평균(30.7%)을 넘어서고 40여 년 뒤인 2060년에는 OECD 평균(45.2%)의 2배 수준인 90.4%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 속도, 심각한 노인빈곤 문제 등으로 미래 세대의 노인부양 부담이 매우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병희 기자 leoyb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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