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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조작 의혹’에 악재 겹친 키움증권 주가도 내리막길

하한가 사태 이후 키움증권 17% 빠져
CFD 대규모 미수 채권 떠안아 겹악재
개미들 키움증권 ‘불매 운동’ 움직임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키움증권 본사. [사진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 마켓in 홍다원 기자]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무더기 하한가 사태 이후 키움증권에 악재가 겹치고 있다.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회장직과 키움증권 이사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지만 불씨가 커졌다. 

키움증권 주가도 내리막길을 걷는가 하면 차액결제거래(CFD) 손실로 인한 대규모 미수채권 손실 발생 우려도 나온다. 키움증권이 국내 주식 시장 점유율 1위를 지켜온 만큼 개미 투자자들의 ‘영웅문’ 불매 운동까지 번지고 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4일 전 거래일 대비 1.22%(1100원) 하락한 8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무더기 하한가 사태가 발생한 지난 20일 이후 9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19일 종가(10만7400원)에 거래되던 키움증권은 전날까지 17.13% 하락하면서 8만원대로 무너졌다. 

최근 1개월 키움증권 주가 추이. [제공 한국거래소]
무더기 하한가로 폭락한 8개 종목 만큼은 아니지만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키움증권 주가에 악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키움증권은 다우키움그룹 핵심 계열사다. 다우키움그룹 지배구조는 김 회장 일가→이머니→다우데이타→다우기술→키움증권→키움인베스트먼트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앞서 김 회장은 지난 20일 다우데이타 주식을 140만주(지분 3.65%)를 매도했다. 주당 평균 4만3245원에 시간 외 매매 방식(블록딜)로 처분해 605억원을 확보했다. 당시 전일 종가 대비 10.6% 할인된 가격으로 매도하면서 시세 차익을 챙겼다. 

SG증권 창구를 통해 차액결제거래(CFD) 반대매매 물량 폭탄이 터지면서 다우데이타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사전에 김 회장이 폭락을 미리 알았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파만파 번졌다.

키움증권이 SG증권과 CFD 계약을 체결한 증권사 중 하나인 만큼 반대매매 물량 폭탄으로 미수 채권 손실을 볼 가능성도 커졌다. 손실 물량을 CFD 투자자가 감당하지 못하면 증권사가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CFD는 주식이 없어도 기초자산에 레버리지를 일으켜 투자할 수 있는 장외 파생상품 거래다. 거래를 위해선 위탁증거금을 예탁해야 하고 유지증거금도 필요하다. 8개 종목이 하한가를 기록해 증거금이 부족해지자 반대매매가 발생했고 투자자들이 증거금을 납부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CFD 투자자가 손실을 정산하지 못해서 미수 채권이 발생하면 증권사가 최종적으로 부담을 진다. 증권업계에선 키움증권 미수 채권 규모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전체 피해 규모는 수천억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실제 키움증권은 CFD 국내 주식 계좌에 12억7130만원가량의 추가 증거금이 발생했다며 미결제 잔고를 청산하라는 문자를 CFD 투자자에게 보내기도 했다. 마진콜율이 40% 미만에 도달하면 실시간 반대매매가 진행된다고 통지했다. 

개미 투자자들도 키움증권에 등을 돌리고 있다. 키움증권은 17년 연속 국내 주식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는 등 개인 투자자들과 함께 성장해 온 증권사다. 투자자들의 신뢰가 깨지면서 ‘영웅문’ 이탈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2006년부터 키움증권을 통해 주식 투자를 해 왔다는 투자자 A씨는 “주식 투자를 시작했을 때부터 키움증권을 써 왔는데 대주주가 미리 매도한 이번 사태로 증권사 신뢰도 자체에 의문이 든다”면서 “다른 증권사로 주식을 옮길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규모도 크고 개인 투자자들 거래량이 많았던 증권사인 만큼 당분간 논란이 계속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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