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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기대주였는데"…수요예측 부진한 파두에 분위기 얼어붙나

파두 일반 청약 경쟁률 79 대 1
고평가‧오버행 논란 등이 발목 잡아
‘조 단위’ 몸값 확정…상장 이후가 관건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이코노미스트 마켓in 홍다원 기자] ‘조 단위’ 대어로 기대감이 컸던 파두가 예상보다 부진한 성적을 냈다. 파두가 하반기 기업공개(IPO) 분위기 회복의 기대주 역할을 담당했던 만큼 본격적인 IPO 흥행에 우려가 커지고 있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파두의 일반투자자 청약 경쟁률은 79.15대 1이었다. 이는 올해 상장한 기업 중 가장 낮은 경쟁률이다. 총 증거금은 약 1조9169억원이었다. 

지난달 증시에 입성한 중소형주들의 일반 청약 경쟁률이 세 자릿수를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저조한 수치다. 중소형주들은 연일 2000대 1을 넘는 일반 청약 경쟁률 기록을 갈아치우기도 했다. 

파두는 국내 첫 반도체 설계(팹리스) 유니콘(기업 가치 1조 원 이상 비상장 스타트업) 기업으로 상장 전부터 기대감을 불러모았다. 지난 2월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 IPO) 단계에서 유니콘 기업으로 등극했다. 

시장에선 파두의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우려가 발목을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파두의 상장 당일 출회 가능한 물량은 상장 주식 수의 38.92%다. 파두 상장 주식 수 4805만9180주 중 1870만4445주가 상장 당일 유통 가능하다. 

기관투자자 등은 보유한 물량의 일부인 보통주 825만287주(공모 후 주식 수 대비 17.17%)에 한 달 보호예수를 걸었다. 따라서 파두 상장 한달 이후엔 기존 오버행 물량(38.92%)과 보호예수 해제 물량(17.17%)인 총 56.09%가 시장에 풀릴 수 있다. 

최근 상장한 공모주들이 상장 첫날 공모가를 밑돈 점도 투자자들의 불안을 키웠다. 에이엘티(172670)(-9.8%), 버넥트(438700)(-26.88%), 파로스아이바이오(388870)(-37.6%) 등이 상장 첫날 공모가보다 낮은 성적을 기록했다. 

고평가 논란도 있다. 파두가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 체급 차이가 큰 기업을 선정했다는 점에서다. 코스닥 시장 상장 예정인 파두는 비교 기업(피어그룹)으로 브로드컴, 마이크로칩, 맥스리니어를 선정했다. 이들은 모두 나스닥 상장사다. 브로드컴 시가총액은 1일 기준 492조에 육박한다. 

기술특례상장을 선택한 파두는 지난 1분기 매출액 177억원, 영업손실 32억원을 기록했다. 이경준 혁신IB자산운용 대표는 “파두가 조 단위 기업가치를 평가받았지만 실제 내고 있는 매출이 100억대로 그 가치에 비해 적다”면서 “상장 이후 풀릴 물량도 많아 첫날 고민했지만 발을 뺀 기관 투자자들이 꽤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파두는 공모가를 최상단인 3만1000원으로 결정하면서 시가총액을 1조4898억원으로 확정했다. 조 단위 기업이 IPO 시장에 등장하는 것은 지난해 9월 WCP 상장 이후 약 일 년 만이다. 

하반기 대어급 기업 상장이 줄줄이 예고된 만큼 파두의 상장 이후 주가 흐름이 중요할 전망이다. 파두는 오는 8월 7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파두 대표주관은 NH투자증권, 공동주관은 한국투자증권이 맡았다. 

한 증권사 IPO 관계자는 “상반기에는 시가총액이 적은 중소형주 위주로 딜이 진행됐는데 파두가 조 단위 기업이다보니 예상보다 조 단위를 소화할 유동성이 돌아오지 않은 상태로 보인다”면서 “하반기에 대규모 기업들이 기다리고 있어 향후 흥행 여부 등에 영향을 미칠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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