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PF 경색에 우려 커지는 건설업계...보릿고개 넘을 수 있나
[사면초가 건설업계] ③
대출잔액 133조원 돌파…부동산PF ‘적신호’
증권사 PF 대출 연체율 17.28%로 가장 높아
‘돈맥경화’…건설사 줄도산 우려 현실화되나
“부동산 PF 위험 축소되려면 장기간 소요될 것”
[이코노미스트 마켓in 김연서 기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경색으로 자금줄이 마른 건설사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부동산 PF 시장은 대출 잔액과 연체율 증가로 인해 사실상 임시 휴업에 들어간 상태다. ‘돈맥경화’가 현실이 되자 일부 건설사들은 회생 절차를 밟고 있다. 일각에선 건설사들의 줄도산 우려가 나온다.
부동산PF ‘적신호’…대출잔액 133조원
금융당국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부동산PF 대출잔액은 총 133조1000억원으로 1분기 대비 1조5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2020년 말 92조5000억원이던 부동산 PF 대출잔액은 ▲2021년 말 112조9000억원 ▲2022년 말 130조3000억원 ▲2023년 3월말 131조6000억원 등 증가세에 있다.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이 2%대를 돌파한 점은 더욱 우려를 키웠다. 6월 말 기준 연체율은 2.17%를 기록했다. 2020년 말 0.55%, 2021년 말에는 0.37%에 불과했는데 지난 3월 말 기준 전체 금융권의 PF 대출 연체율은 2.01%까지 치솟았다.
특히 증권업의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이 가장 높았다. 증권업의 연체율이 6월말 17.28%로 3월말보다 1.4% 증가했다. 연체율은 2021년말 3.71%에서 2022년말 10.38%, 올해 3월말 15.88% 등으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저축은행은 4.61%로 지난 3월말 대비 0.54%p 증가한 반면 여신전문금융업은 3.89%로 1분기 대비 0.31%p 감소했다. 보험업은 대출잔액이 43조7000억원으로 전 업권에서 부동산 PF 대출 규모가 가장 컸지만 연체율은 6월말 0.73%로 3월말 대비 0.07%p 늘어나는 데 그쳤다. 상호금융은 대출잔액이 4조8000억원으로 전 업권에서 가장 적지만 연체율이 3월말 0.1%에서 6월말 1.12%로 1.03%p 늘었다.
금융위는 12일 열린 '제3차 부동산 PF 사업정상화 추진상황 점검회의'에서 “6월말 기준 금융권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이 3월말 대비 0.16%p 상승했지만 상승추세는 크게 둔화돼 금융 전반에 대한 위험으로 확산되지는 않을 것이라는데 의견을 함께 했다”고 밝혔다.
반면 한 업계 관계자는 “향후 2년에서 3년간 PF시장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PF 리스크 확산에 따른 자금조달 위기에 이어 부실공사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건설 업계 전체가 쓰러질 수 있는 위기 상황에 봉착했다”고 설명했다.
대우산업개발 법정관리에 건설업계 줄도산 공포
PF시장 경색으로 ‘돈맥경화’가 심화하자 건설사들의 줄도산 우려도 현실화하고 있다. 아파트 브랜드 ‘이안’(iaan)으로 알려진 대우산업개발은 회생절차에 들어갔다. 대우산업개발은 미분양에 따른 자금난을 피하지 못해 회생절차를 밟게 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7일 대우산업개발에 대한 회생 절차 개시를 결정했다. 회생채권·담보권·주식 등 신고 기한은 오는 27일부터 다음달 17일까지다. 조사기간은 다음달 18일 시작해 11월 7일 종료된다. 대우산업개발은 지난달 2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 신청서를 제출했고, 이후 한 달여 만에 개시가 결정됐다.
회생 개시 결정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대우산업개발 자산은 2930억원, 부채는 2308억원이다. 자산 구성 항목 중 약 1000억원은 공사매출채권과 장단기 대여금채권 등으로 상당수 부실화됐거나 회수가 불가능해 사실상 자본잠식 상태다. 시공하자 등에 따른 우발채무 추정액 630억원, 부동산 PF 관련 차입금에 대한 지급보증금 약 4300억원이 현실화하면 채무액이 크게 늘어날 수도 있다.
대우산업개발만의 문제는 아니다. 올해 들어 중견 및 중소 규모 건설사를 중심으로 줄도산 우려가 확산 중이다. 앞서 대우조선해양건설, 에이치엔아이엔씨, 대창기업, 신일 등이 회생절차에 들어간 데 이어 대우산업개발 법정관리 소식까지 전해졌기 때문이다.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 폐업한 종합건설사는 총 248곳으로 12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전체 폐업 건수(362건)와 비교하면 올해 들어 폐업 속도는 더 빨라지고 있다. 전문건설업체의 상반기 폐업은 1546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4% 늘었다.
“건설사 자금조달 하반기에 더 어렵다”
하반기에는 건설사들이 외부 자금을 조달하기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건설업의 하반기 사업환경과 등급전망에 대해 ‘비우호적’,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지방 등에서 분양 실적이 떨어지는 가운데 PF유동화증권 규모가 큰 건설사는 상환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신용평가는 건설산업 2023년 상반기 정기평가 결과 보고서를 통해 건설사들의 부동산 PF위험이 축소되려면 장기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규 현장의 사업성 저하, 금융시장의 투자심리 악화 등이 우려돼서다.
한신평은 “건설사들의 PF 보증 규모는 분양 경기 저하에 따른 기존 우발채무 해소 지연과 추가적인 신용보강 제공 등으로 2023년 들어서도 쉽게 줄어들지 못하고 있다”며 “여기에 PF 보증 중에서 상대적으로 위험 수준이 높은 미착공 사업장에 대한 금액이 여전히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점도 잠재적 불안 요소”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규 현장의 사업성 저하, 금융시장의 투자심리 악화 등으로 인해 건설사들의 PF위험이 실질적으로 축소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최근 늘어나고 있는 건설사들의 책임준공 의무 관련 부담도 주요 모니터링 요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PF우발채무 규모가 보유 유동성 및 재무여력 대비 과다하다고 판단되는 회사들을 중심으로 2023년 하반기 신용위험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신평은 “2022년 하반기 이후 주택가격 하락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여전히 과중한 미분양부담 수준 등을 감안하면 PF 차입금의 차환위험이 상존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특히 보유 유동성 대비 PF우발채무가 과다한 건설회사들을 중심으로 유동성위험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만 PF우발채무의 규모뿐만 아니라 질적 구성도 회사별로 차이를 보이고 있다”며 “PF우발채무에 대응 가능한 각 회사별 재무적 융통성 확보 여부에 대한 장기적인 검토가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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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PF ‘적신호’…대출잔액 133조원
금융당국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부동산PF 대출잔액은 총 133조1000억원으로 1분기 대비 1조5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2020년 말 92조5000억원이던 부동산 PF 대출잔액은 ▲2021년 말 112조9000억원 ▲2022년 말 130조3000억원 ▲2023년 3월말 131조6000억원 등 증가세에 있다.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이 2%대를 돌파한 점은 더욱 우려를 키웠다. 6월 말 기준 연체율은 2.17%를 기록했다. 2020년 말 0.55%, 2021년 말에는 0.37%에 불과했는데 지난 3월 말 기준 전체 금융권의 PF 대출 연체율은 2.01%까지 치솟았다.
특히 증권업의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이 가장 높았다. 증권업의 연체율이 6월말 17.28%로 3월말보다 1.4% 증가했다. 연체율은 2021년말 3.71%에서 2022년말 10.38%, 올해 3월말 15.88% 등으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저축은행은 4.61%로 지난 3월말 대비 0.54%p 증가한 반면 여신전문금융업은 3.89%로 1분기 대비 0.31%p 감소했다. 보험업은 대출잔액이 43조7000억원으로 전 업권에서 부동산 PF 대출 규모가 가장 컸지만 연체율은 6월말 0.73%로 3월말 대비 0.07%p 늘어나는 데 그쳤다. 상호금융은 대출잔액이 4조8000억원으로 전 업권에서 가장 적지만 연체율이 3월말 0.1%에서 6월말 1.12%로 1.03%p 늘었다.
금융위는 12일 열린 '제3차 부동산 PF 사업정상화 추진상황 점검회의'에서 “6월말 기준 금융권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이 3월말 대비 0.16%p 상승했지만 상승추세는 크게 둔화돼 금융 전반에 대한 위험으로 확산되지는 않을 것이라는데 의견을 함께 했다”고 밝혔다.
반면 한 업계 관계자는 “향후 2년에서 3년간 PF시장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PF 리스크 확산에 따른 자금조달 위기에 이어 부실공사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건설 업계 전체가 쓰러질 수 있는 위기 상황에 봉착했다”고 설명했다.
대우산업개발 법정관리에 건설업계 줄도산 공포
PF시장 경색으로 ‘돈맥경화’가 심화하자 건설사들의 줄도산 우려도 현실화하고 있다. 아파트 브랜드 ‘이안’(iaan)으로 알려진 대우산업개발은 회생절차에 들어갔다. 대우산업개발은 미분양에 따른 자금난을 피하지 못해 회생절차를 밟게 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7일 대우산업개발에 대한 회생 절차 개시를 결정했다. 회생채권·담보권·주식 등 신고 기한은 오는 27일부터 다음달 17일까지다. 조사기간은 다음달 18일 시작해 11월 7일 종료된다. 대우산업개발은 지난달 2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 신청서를 제출했고, 이후 한 달여 만에 개시가 결정됐다.
회생 개시 결정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대우산업개발 자산은 2930억원, 부채는 2308억원이다. 자산 구성 항목 중 약 1000억원은 공사매출채권과 장단기 대여금채권 등으로 상당수 부실화됐거나 회수가 불가능해 사실상 자본잠식 상태다. 시공하자 등에 따른 우발채무 추정액 630억원, 부동산 PF 관련 차입금에 대한 지급보증금 약 4300억원이 현실화하면 채무액이 크게 늘어날 수도 있다.
대우산업개발만의 문제는 아니다. 올해 들어 중견 및 중소 규모 건설사를 중심으로 줄도산 우려가 확산 중이다. 앞서 대우조선해양건설, 에이치엔아이엔씨, 대창기업, 신일 등이 회생절차에 들어간 데 이어 대우산업개발 법정관리 소식까지 전해졌기 때문이다.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 폐업한 종합건설사는 총 248곳으로 12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전체 폐업 건수(362건)와 비교하면 올해 들어 폐업 속도는 더 빨라지고 있다. 전문건설업체의 상반기 폐업은 1546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4% 늘었다.
“건설사 자금조달 하반기에 더 어렵다”
하반기에는 건설사들이 외부 자금을 조달하기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건설업의 하반기 사업환경과 등급전망에 대해 ‘비우호적’,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지방 등에서 분양 실적이 떨어지는 가운데 PF유동화증권 규모가 큰 건설사는 상환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신용평가는 건설산업 2023년 상반기 정기평가 결과 보고서를 통해 건설사들의 부동산 PF위험이 축소되려면 장기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규 현장의 사업성 저하, 금융시장의 투자심리 악화 등이 우려돼서다.
한신평은 “건설사들의 PF 보증 규모는 분양 경기 저하에 따른 기존 우발채무 해소 지연과 추가적인 신용보강 제공 등으로 2023년 들어서도 쉽게 줄어들지 못하고 있다”며 “여기에 PF 보증 중에서 상대적으로 위험 수준이 높은 미착공 사업장에 대한 금액이 여전히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점도 잠재적 불안 요소”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규 현장의 사업성 저하, 금융시장의 투자심리 악화 등으로 인해 건설사들의 PF위험이 실질적으로 축소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최근 늘어나고 있는 건설사들의 책임준공 의무 관련 부담도 주요 모니터링 요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PF우발채무 규모가 보유 유동성 및 재무여력 대비 과다하다고 판단되는 회사들을 중심으로 2023년 하반기 신용위험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신평은 “2022년 하반기 이후 주택가격 하락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여전히 과중한 미분양부담 수준 등을 감안하면 PF 차입금의 차환위험이 상존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특히 보유 유동성 대비 PF우발채무가 과다한 건설회사들을 중심으로 유동성위험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만 PF우발채무의 규모뿐만 아니라 질적 구성도 회사별로 차이를 보이고 있다”며 “PF우발채무에 대응 가능한 각 회사별 재무적 융통성 확보 여부에 대한 장기적인 검토가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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