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년생’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기초 닦고 배턴 터치 [피플&피플]
[3인 3색 ‘인뱅’ CEO]③
업계 최연소 대표로 ‘민택님’이라고 불려
인뱅 후발 주자에도 최초 상품 연달아 출시
연임 없이 이은미 후보자에 자리 물려줘
[이코노미스트 이용우 기자] “토스뱅크는 조금 더 나은 은행이 아닌, 새로운 은행이 되고자 한다.”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가 2021년 10월 영업 시작을 알리며 내놓은 말이다. 이 말은 2년 4개월이 지난 현재 현실화됐다. 내놓는 상품마다 ‘최초’라는 타이틀을 달았고, 고객 유입에도 성공적이었기 때문이다. 홍 대표는 상품의 아이디어에서부터 기획, 출시까지 관여했다. 토스뱅크는 질적·양적으로 성장하며 지난해 3분기 첫 분기 흑자를 기록했다.
이런 홍 대표가 돌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새로운 은행이 되기 위해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성공적인 인수인계로 토스뱅크의 지속적인 순항을 만들어야 한다는 과제만 홍 대표에게 남았다.
카이스트 이공계 출신, 상품 출시에 직접 참여
홍 대표는 1982년생으로 올해 만 42세다. 은행권 행장 중 가장 젊다. 2021년 토스뱅크가 출범하며 초대 행장에 취임할 당시 30대 후반의 최연소 행장으로 업계 주목을 받았다.
은행 내에선 ‘민택님’으로 불린다. 직원들이 행장 이름을 자연스럽게 부를 수 있는 배경엔 젊다는 이미지와 함께 나이 자체가 직원들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점도 있다.
홍 대표는 카이스트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했고, 같은 대학에서 산업공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공계 출신 행장으로 국내 은행장들이 보통 경제 및 경영학을 전공했다는 점과 차별화됐다. 이런 이유에서 홍 대표는 금융상품을 만드는 데 다른 행장들과 달리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제시하며 상품 구조와 출시 가능성, 성공 여부를 따질 수 있었다.
토스뱅크가 인터넷은행 최초로 내놓은 ‘먼저 이자 받는 정기예금’ 상품도 홍 대표가 직접 기획하고 만들어낸 상품이다. 이 상품을 통해 토스뱅크는 고객을 빠르게 확대할 수 있었는데 ‘먼저 이자 받는 정기예금’ 나온 뒤 고객 수는 2분기 690만명에서 3분기 799만명으로 늘었고, 11월엔 860만명, 올해 1월엔 900만명을 돌파했다.
‘먼저 이자 받는 정기예금’은 지난해 3월 24일 출시됐다. 이 상품이 나왔을 당시 금융권에서는 ‘뱅크런’ 우려가 나왔다. 당시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가 대량 자금 인출(뱅크런)을 맞아 손쓸 새 없이 파산하며 국내 은행권에도 긴장감을 높였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 토스뱅크가 정기예금 만기에 지급하는 이자를 미리 제공하겠다고 나서면서 일각에서 ‘자금 부족 현상이 나타난 것 아니냐’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홍 대표는 논란에 대해 적극 해명하는 모습을 보여 고객과 투자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지난해 3월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인터넷 전문은행 출범 5주년 기념 토론회에서 그는 기자들을 만나 “(유동성) 우려의 원인이나 근거가 전혀 없다”고 했다. 또 “뱅크런 사태를 우려하는 내용들이 나오고 있지만 돈이 빠져나가야지 뱅크런이지 현재 그런 패턴이 보이지 않는다”라며 “토스뱅크는 시중은행 중에서도 1인당 평균 잔액이 400만원으로 가장 높은 은행”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이 상품에는 출시 20여일 만에 6000억원이 몰렸다. 170일 만에 예치액 4조원을 달성했다. 행장이 직접 설명하며 논란을 불식시킨 영향이 컸다는 게 토스뱅크 내·외부 평가다.
여·수신 확대로 지난해 3분기 첫 분기 흑자
토스뱅크가 최초로 내놓은 상품과 서비스 중에는 ‘먼저 이자 받는 정기예금’ 외에도 매일 자동으로 이자를 지급하는 ‘나눠모으기 통장’, 환전 수수료 완전 무료를 내세운 외화통장 등이 있다. ‘나눠모으기 통장’은 출시 7일 만에 1조원을 모았고, 외화통장은 출시 21만에 60만좌를 기록했다.
전월세보증금대출에는 대출부터 전세보증금반환보증까지 한 번에 신청할 수 있는 서비스를 업계 최초로 도입했다. 이는 전세사기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서비스다. 2022년 2월엔 역시 인터넷은행 최초로 개인사업자대출인 ‘사장님대출’을 선보였다.
혁신 상품들이 나오자 고객과 함께 여·수신 규모도 빠르게 확대됐다. 지난해 말 기준 여신잔액은 총 12조3500억원, 수신잔액은 총 23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여신잔액은 1년새 1.43배로 늘었다. 토스뱅크는 지난해 3분기 첫 분기 흑자를 달성했다. 출범 만 2년 만이다. 지난해 7월엔 첫 월별 흑자도 냈다.
“미래 위한 기반 탄탄히 다졌다”
홍 대표 연임은 확실시됐지만, 그는 돌연 연임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냈다. 임기는 오는 3월 28일까지다. 홍 대표는 “토스뱅크 준비법인부터 흑자 전환, 1000만 고객과 함께한 은행으로 거듭나기까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기반을 탄탄히 다졌다”며 “새로운 전기를 맞은 은행에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홍 대표가 임기 후 토스뱅크를 떠나기로 결정하면서 토스뱅크 임원추천위원회는 2월 21일 후임 대표로 이은미 DGB대구은행 경영기획그룹장(CFO)을 내정했다. 임추위는 토스뱅크 성장과 혁신, 안정감을 부여할 수 있는 후보를 내정했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10년 넘게 은행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냈다. DGB대구은행에서도 최고재무책임자(CFO)이자 경영기획그룹장으로 재직하며 리스크 관리에 기반한 의사결정 능력을 보였다. 지난해 DGB금융그룹과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위한 태스크포스팀(TFT) 공동 의장을 수행했다. HSBC 홍콩 상업은행 CFO(아시아-태평양 지역 16개국 총괄), HSBC 서울지점 부대표, 도이치은행 서울지점 CFO도 역임했다. 토스뱅크의 향후 해외 진출 과제를 풀어낼 적임자라는 평가다. 이 후보자는 3월 28일 취임할 예정이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가 2021년 10월 영업 시작을 알리며 내놓은 말이다. 이 말은 2년 4개월이 지난 현재 현실화됐다. 내놓는 상품마다 ‘최초’라는 타이틀을 달았고, 고객 유입에도 성공적이었기 때문이다. 홍 대표는 상품의 아이디어에서부터 기획, 출시까지 관여했다. 토스뱅크는 질적·양적으로 성장하며 지난해 3분기 첫 분기 흑자를 기록했다.
이런 홍 대표가 돌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새로운 은행이 되기 위해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성공적인 인수인계로 토스뱅크의 지속적인 순항을 만들어야 한다는 과제만 홍 대표에게 남았다.
카이스트 이공계 출신, 상품 출시에 직접 참여
홍 대표는 1982년생으로 올해 만 42세다. 은행권 행장 중 가장 젊다. 2021년 토스뱅크가 출범하며 초대 행장에 취임할 당시 30대 후반의 최연소 행장으로 업계 주목을 받았다.
은행 내에선 ‘민택님’으로 불린다. 직원들이 행장 이름을 자연스럽게 부를 수 있는 배경엔 젊다는 이미지와 함께 나이 자체가 직원들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점도 있다.
홍 대표는 카이스트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했고, 같은 대학에서 산업공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공계 출신 행장으로 국내 은행장들이 보통 경제 및 경영학을 전공했다는 점과 차별화됐다. 이런 이유에서 홍 대표는 금융상품을 만드는 데 다른 행장들과 달리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제시하며 상품 구조와 출시 가능성, 성공 여부를 따질 수 있었다.
토스뱅크가 인터넷은행 최초로 내놓은 ‘먼저 이자 받는 정기예금’ 상품도 홍 대표가 직접 기획하고 만들어낸 상품이다. 이 상품을 통해 토스뱅크는 고객을 빠르게 확대할 수 있었는데 ‘먼저 이자 받는 정기예금’ 나온 뒤 고객 수는 2분기 690만명에서 3분기 799만명으로 늘었고, 11월엔 860만명, 올해 1월엔 900만명을 돌파했다.
‘먼저 이자 받는 정기예금’은 지난해 3월 24일 출시됐다. 이 상품이 나왔을 당시 금융권에서는 ‘뱅크런’ 우려가 나왔다. 당시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가 대량 자금 인출(뱅크런)을 맞아 손쓸 새 없이 파산하며 국내 은행권에도 긴장감을 높였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 토스뱅크가 정기예금 만기에 지급하는 이자를 미리 제공하겠다고 나서면서 일각에서 ‘자금 부족 현상이 나타난 것 아니냐’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홍 대표는 논란에 대해 적극 해명하는 모습을 보여 고객과 투자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지난해 3월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인터넷 전문은행 출범 5주년 기념 토론회에서 그는 기자들을 만나 “(유동성) 우려의 원인이나 근거가 전혀 없다”고 했다. 또 “뱅크런 사태를 우려하는 내용들이 나오고 있지만 돈이 빠져나가야지 뱅크런이지 현재 그런 패턴이 보이지 않는다”라며 “토스뱅크는 시중은행 중에서도 1인당 평균 잔액이 400만원으로 가장 높은 은행”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이 상품에는 출시 20여일 만에 6000억원이 몰렸다. 170일 만에 예치액 4조원을 달성했다. 행장이 직접 설명하며 논란을 불식시킨 영향이 컸다는 게 토스뱅크 내·외부 평가다.
여·수신 확대로 지난해 3분기 첫 분기 흑자
토스뱅크가 최초로 내놓은 상품과 서비스 중에는 ‘먼저 이자 받는 정기예금’ 외에도 매일 자동으로 이자를 지급하는 ‘나눠모으기 통장’, 환전 수수료 완전 무료를 내세운 외화통장 등이 있다. ‘나눠모으기 통장’은 출시 7일 만에 1조원을 모았고, 외화통장은 출시 21만에 60만좌를 기록했다.
전월세보증금대출에는 대출부터 전세보증금반환보증까지 한 번에 신청할 수 있는 서비스를 업계 최초로 도입했다. 이는 전세사기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서비스다. 2022년 2월엔 역시 인터넷은행 최초로 개인사업자대출인 ‘사장님대출’을 선보였다.
혁신 상품들이 나오자 고객과 함께 여·수신 규모도 빠르게 확대됐다. 지난해 말 기준 여신잔액은 총 12조3500억원, 수신잔액은 총 23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여신잔액은 1년새 1.43배로 늘었다. 토스뱅크는 지난해 3분기 첫 분기 흑자를 달성했다. 출범 만 2년 만이다. 지난해 7월엔 첫 월별 흑자도 냈다.
“미래 위한 기반 탄탄히 다졌다”
홍 대표 연임은 확실시됐지만, 그는 돌연 연임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냈다. 임기는 오는 3월 28일까지다. 홍 대표는 “토스뱅크 준비법인부터 흑자 전환, 1000만 고객과 함께한 은행으로 거듭나기까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기반을 탄탄히 다졌다”며 “새로운 전기를 맞은 은행에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홍 대표가 임기 후 토스뱅크를 떠나기로 결정하면서 토스뱅크 임원추천위원회는 2월 21일 후임 대표로 이은미 DGB대구은행 경영기획그룹장(CFO)을 내정했다. 임추위는 토스뱅크 성장과 혁신, 안정감을 부여할 수 있는 후보를 내정했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10년 넘게 은행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냈다. DGB대구은행에서도 최고재무책임자(CFO)이자 경영기획그룹장으로 재직하며 리스크 관리에 기반한 의사결정 능력을 보였다. 지난해 DGB금융그룹과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위한 태스크포스팀(TFT) 공동 의장을 수행했다. HSBC 홍콩 상업은행 CFO(아시아-태평양 지역 16개국 총괄), HSBC 서울지점 부대표, 도이치은행 서울지점 CFO도 역임했다. 토스뱅크의 향후 해외 진출 과제를 풀어낼 적임자라는 평가다. 이 후보자는 3월 28일 취임할 예정이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트럼프 2기 앞두고…美, TSMC에 최대 9.2조원 보조금 확정
2종로학원 “서울대 의예 294점·경영 285점…눈치작전 불가피”
3의대생 단체 "내년에도 대정부 투쟁"…3월 복학 여부 불투명
4‘5만 전자’ 탈출할까…삼성전자, 10조원 자사주 매입
5하나은행도 비대면 대출 ‘셧다운’…“연말 가계대출 관리”
6 삼성전자, 10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 “주주가치 제고”
7미래에셋증권, ‘아직도 시리즈’ 숏츠 출시…“연금 투자 고정관념 타파”
8대출규제 영향에…10월 전국 집값 상승폭 축소
9“하루 한 팩으로 끝”...농심, 여성 맞춤형 멀티비타민 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