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일반
“‘케데헌’ 성공의 비결은 소재의 특수성과 보편적 메시지의 결합”
- 부산국제영화제 ‘넷플릭스 미디어 스터디 세션’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퍼진 K-컬처

[이코노미스트 원태영 기자]한국의 전통문화를 소재로 한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가 넷플릭스 역사상 최다 시청 기록을 세우며 지난 14일 최초로 누적 시청 수 3억뷰를 돌파했다.
OST 역시 미국 빌보드와 영국 오피셜 차트 1위를 동시에 석권하며 ‘케데헌 신드롬’을 이어가는 중이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가진 특별한 힘은 해외 시청자들이 한국의 전통 설화와 미장센을 직접 경험해보고 싶다는 욕구로 확장되는 점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2024 외래관광객 조사’에 따르면, 외국인이 한국 방문에 관심을 갖게된 주요 계기 중 ‘한류 콘텐츠(38.3%) 시청’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케데헌이 불러일으킨 문화적 호기심은 작중 인물처럼 실제로 한복을 입고, 갓을 쓰고 서울 거리를 거니는 체험으로 이어지며 관광을 비롯한 다양한 산업군에 경제적 낙수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그렇다면 케데헌이 성공한 이유는 무엇일까.
김태훈 팝칼럼니스트는 19일 부산 동서대 센텀캠퍼스에서 열린 ‘2025 부산국제영화제 넷플릭스 인사이트 미디어 스터디 세션’에서 “케데헌의 성공은 한국적 취향이 가득 담긴 특수한 소재와 더불어 전 세계인들 모두가 한번쯤은 고민해봤을 ‘정체성 찾기’라는 보편적인 메시지를 담은 것이 성공의 한 이유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넷플릭스의 유통망, 영화 ‘미녀삼총사’식 구성에 퇴마 서사를 얹은 케데헌의 이중 구조, 마치 관광가이드처럼 이런 음식과 공간이 있다고 제안하는 듯한 형식의 체험형 콘텐츠를 제공한 점 또한 케데헌의 성공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K-컬처는 이제 아시아를 넘어 세계의 주력 문화로 급부상하고 있다.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6월 20일 ‘케데헌’ 공개 직후 ‘한국’ 검색량은 거의 2배 수준으로 증가했고, 8월 17일부터 일주일간의 검색량은 2022년 말 이후 2년 8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선포 직후 ‘한국’ 검색량보다 높은 수준이다.
‘Korea Food’ 검색량 역시 ‘케데헌’ 공개 이후 75% 증가하는 등 사상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작품 속 등장인물이 한식을 먹는 장면이 해외 소비자의 관심을 자극하며 단순 시청을 넘어 문화 확산으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문화 확산은 관광 수혜로 이어질 전망이다. 케데헌의 글로벌 흥행 덕에 올해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5월 기준 720만 674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28만 4133명)과 비교해 14.7% 증가했다. 현재 추세라면 올해 외국인 관광객 수는 1800만 명을 돌파해, 역대 최다였던 2019년(1,75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7월 한달간 서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만 136만명에 달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 대비 23.1% 증가한 수치다.
김숙 컬쳐미디어랩 대표는 “현재 글로벌에서 K콘텐츠 인지도는 최고 절정에 달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며 “주변에 사업하는 분들이 예전에 글로벌 시장에 갔을 때 만나기 어려웠던 해외 파트너사들과 만나는 게 좀 더 수월해지고 먼저 찾아오기도 할 정도로 협업도 많이 하고 싶어한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글로벌 인지도는 높아졌지만 제작비 상승 등 여러가지 요인으로 지난해부터 폐업하는 제작사들도 많아졌다”며 “이러한 부분에 있어서는 아직 과도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K컬처의 폭발적인 확장 뒤에는 ‘이야기의 힘’을 믿는 넷플릭스의 철학이 존재한다. 넷플릭스는 문화의 산업·경제적 가치에 주목해 꾸준히 K-콘텐츠에 투자하며, 한국 문화에 대한 세계의 관심을 넓혀왔다. 특히 한류가 일시적 유행에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생태계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신인 창작자 발굴, 산업 인재 양성, 선진 제작 환경 구축에 과감히 나서왔다.
그 결과 한국 콘텐츠의 성장은 문화 산업의 성과를 경제적 가치로 확장시키고 나아가 한국의 국가 브랜드를 강화하는 연쇄 파급 효과, 이른바 ‘넷플릭스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넷플릭스가 2025년에 실시한 8개국 1만1511명 대상 조사 결과, 넷플릭스 사용자들은 비사용자보다 한국 문화에 대해 약 1.8배 긍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었고 한국 방문 의향은 72%로 비시청자(37%) 대비 두 배 수준이었다. 더 나아가 음식·뷰티·전자제품 등 한국 제품에 대한 구매 관심도 더 높게 나타났다. 이는 K-콘텐츠가 한국의 소프트파워 강화와 국가 브랜드 경쟁력 제고에 직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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