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韓·美 은행들, 3Q 호실적 속 상반된 분위기"…대출 옥죄는 정부에 시중은행 '속앓이'
- JP모건·골드만 ‘월가 훈풍’ 속 3분기 순익 급증…국내 은행도 호실적 전망
“대출은 줄이고 포용금융은 늘리라니”

[이코노미스트 이병희 기자] 우리나라와 미국 은행들이 3분기 동반 호실적을 내고도 상반된 표정을 짓고 있다. 미국 대형은행들이 3분기 수익성 개선에 성공하며 환호하는 반면, 국내 시중은행들은 정부의 상생금융 확대 정책과 대출 규제 압박 속에서 고심하고 있다.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는 3분기 순이익이 143억9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증가했다고 14일(현지시간) 실적발표를 통해 밝혔다. 주당 순이익은 5.07달러로, 시장조사업체 LSEG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4.84달러)를 웃돌았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는 “일부 둔화 조짐이 있었지만, 미국 경제는 전반적으로 회복력을 유지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복잡한 지정학적 상황, 관세 및 무역 불확실성, 높은 자산 가격, 고착화된 인플레이션 등으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고 우려했다.
미국의 다른 대형은행들도 월가의 전망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내놨다. 골드만삭스는 3분기 순이익이 41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7% 늘었다. 주당 순이익은 12.25달러로 LSEG 집계 전망치(11달러)를 웃돌았다. 시티그룹도 전년 대비 15% 증가한 38억 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제인 프레이저 시티그룹 CEO는 “신규 상품, 디지털 자산, 인공지능(AI) 부문에 대한 투자가 혁신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월가의 호실적 배경에는 시장 변동성 확대와 거래량 증가가 있다. 기업 인수·합병(M&A) 활동이 늘면서 투자은행(IB) 부문의 수수료 수익이 증가했고,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시장 관련 수익도 늘었다. 모건스탠리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16일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으며, 역시 호실적이 예상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복귀 이후 기업 인수합병(M&A), 레버리지 바이아웃(LBO), 기업공개(IPO)가 급증할 것이라는 월가의 낙관론이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가 반독점 정책을 강화하며 M&A 시장이 위축됐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규제 완화로 투자심리를 자극하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상호관세 정책으로 인한 무역 분쟁과 글로벌 불확실성은 잠재적 리스크로 지적된다.
국내 은행들도 3분기 호실적이 예상된다. 증권사 3곳 이상이 추정한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올해 3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4조9646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4조9988억원)와 비슷한 수준이다. 올해 연간 순이익 전망치는 18조1335억원으로, 전년보다 약 10% 늘어나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대출 수요가 늘었고,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 속에서도 예금 금리는 낮춘 반면 대출 금리는 상대적으로 덜 내린 점이 반영된 결과다.
문제는 정부의 잇따른 대출 규제 강화 조치로 시중은행들이 ‘이중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이다. 한쪽에서는 상생·포용금융 확대를 요구받고, 다른 한쪽에서는 대출총량 관리와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규제를 동시에 받고 있다.
정부는 15일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을 발표하면서 16일부터 수도권·규제지역 내 주담대 한도를 주택가격에 따라 차등 적용하기로 했다. 시가 15억원 이하 주택은 현행 6억원 한도를 유지하지만, 15억~25억원은 4억원, 25억원 초과 주택은 2억원까지만 빌릴 수 있다. 사실상 ‘고가주택 대출 억제’ 조치다.
금융위원회는 가산금리(스트레스 금리)도 상향한다. 지금까지 대출금리에 1.5%를 가산해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을 산정했지만, 앞으로는 수도권·규제지역 주담대의 경우 3%를 반영한다. 실제 금리에 적용되지는 않지만 대출한도 산정 기준이 엄격해지면서 차주별 대출 가능 금액이 줄어드는 효과를 낳는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 인하기에 DSR 완화로 대출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의미”라면서도 “은행 입장에서는 대출 여력이 줄어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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