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김기론 기자] 캄보디아에서 한국인을 겨냥한 납치·감금·실종 사건이 잇따르면서, 2년 전 의문의 죽음을 맞은 인터넷 방송인 고(故) BJ아영(본명 변아영)의 사연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BJ로 활발히 활동하던 BJ아영은 약 30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인기 인터넷 방송인으로, 2023년 6월 2일 지인과 함께 캄보디아로 출국했다. 그러나 나흘 뒤인 6일, 수도 프놈펜 인근 칸달주의 한 마을에서 붉은 천에 싸인 채 웅덩이에 버려진 시신으로 발견됐다. 시신은 심하게 부어 있었고 일부에서는 폭행 흔적을 의심하는 주장도 제기됐다.

현지 경찰은 천에 묻은 지문을 단서로 프놈펜에서 병원을 운영하던 중국인 부부를 체포했다. 이들은 "환자가 치료 중 발작을 일으켜 사망하자 당황해 시신을 유기했다"고 진술했다. 남편은 “BJ아영이 스스로 주사를 놓아달라 했지만 거절했다. 이후 거품을 물고 쓰러져 구급조치를 했으나 숨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단순 과실이 아닌 고문 또는 성범죄 가능성도 제기됐다. 피해자는 발견 당시 속옷 상의를 입지 않았고, 하의도 거꾸로 입혀 있었다. 현지 수사관은 SBS ‘그것이 알고 싶다’와의 인터뷰에서 “외상이나 목뼈 골절은 없었지만, 사인은 질식으로 추정된다. 약물 부작용으로 인한 호흡곤란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마약 검사는 음성이었다.

사건은 당시 큰 충격을 주었지만, 명확한 사망 원인이나 범행 경위는 여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일부 외신은 체포된 중국인 부부의 혐의를 ‘고문을 동반한 살인’으로 보도했으나, 캄보디아 당국은 이를 공식 확인하지 않았다.

BJ아영은 사건 직전 방송을 통해 “BJ 생활을 청산하고 일반인으로 살겠다”며 은퇴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비보로 팬들과 지인들은 깊은 충격에 빠졌다.

한편, 최근 캄보디아 내 한국인 대상 범죄가 급증하면서 정부는 16일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하는 합동대응팀을 현지에 파견했다. 대응팀은 구금된 한국인 60여 명의 송환을 우선 추진하며, 현지 치안 강화 및 유사 사건 재발 방지를 위해 캄보디아 당국과 공조를 강화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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