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하나은행장의 '딜레마'…리스크·수익 동시에 잡고 1위 탈환할까
- [금융 CEO열전 7]② 이호성 하나은행장
역대급 실적 이면에 불거진 건전성 문제…NPL 25.8% 급증
'성장-안전' 균형이 관건
[이코노미스트 이병희 기자] 이호성 하나은행장이 취임하며 내건 ‘손님 중심’ 경영철학과 ‘영업’에 특화된 강력한 리더십은 하나은행을 KB국민은행, 신한은행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초접전 ‘3강 체제’로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 1~3분기 역대급 순이익(3조1333억원)을 달성하며 리딩뱅크 지위 탈환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하지만 성장 이면에는 자산 건전성 악화 위험과 외부 규제 압박이라는 걸림돌을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호성 행장은 지난 1월 하나은행장으로 취임하며 전 직원이 손님 중심 영업 마인드와 승리에 대한 자신감을 기반으로 손님이 먼저 찾고 손님과 함께 성장하는 하나은행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은행장이 현장 속으로 직접 뛰어드는 솔선수범으로 현장의 소리를 직접 듣고, 함께 고민하고, 함께 해결하겠다고도 했다. 이를 위해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손님기반 확대 ▲안정적 수익기반 구축을 위한 사업모델 혁신 ▲손님 중심의 기업문화 재정립(영업 현장을 선호하는 기업문화, 영업 중심의 조직 전환)을 강조했다.
이런 혁신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공격적인 영업을 지속하면서도 자산 건전성을 지켜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성장과 안전’의 딜레마를 해결해야 한다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성장에 치중하는 기업은 건전성 부분에 소홀할 수 있고, 안전성에 무게를 둘 경우 성장이 정체되는 모습을 보이는 일이 많다. 이 행장의 전략대로 하나은행이 지속가능한 성장과 사업모델 혁신에 방점을 찍으면서 건전성을 잘 챙길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됐다.
숫자로 확인된 성장의 그림자…요주의·고정 여신 증가
하나금융그룹의 3분기 경영실적 보고서를 보면, 하나은행의 총대출 연체율은 2024년 4분기 0.26%에서 2025년 3분기 말 0.29% 수준으로 상승했다. 특히 잠재적 부실 위험군인 요주의 여신의 증가는 더욱 두드러진다. 요주의 여신은 같은 기간 2조4740억원에서 2조7290억원으로 10% 넘게 증가했다. 요주의 여신이란 금융기관이 대출해 준 여신 중에서 현재는 연체 기간이 짧거나 손실이 발생하지 않았지만, 가까운 장래에 연체나 부실이 발생할 징후가 있는 것을 말한다.
연체 기간이 3개월 이상이거나, 회수 가능성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 고정 여신의 경우 7010억원에서 9960억원으로 42%가량 증가했다. 부실채권(NPL)의 핵심 지표인 고정이하여신 금액은 1조200억원에서 1조2840억원으로 25.8% 증가했고, 총 여신에서 차지하는 고정이하여신 비율도 0.29%에서 0.35%로 확대됐다.
고정이하여신은 회수하는 데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거나, 회수가 불가능하다고 판단돼 부실이 확정된 여신을 통칭하는 용어로 ‘부실채권’이라고 볼 수 있다. 고정이하여신 비율 자체가 높지 않아 심각한 상황으로 보기는 어렵지만, 자산 건전성이 다소 나빠졌다는 점에서 그냥 넘길 일은 아니라는 해석이다. NPL이 늘면 은행은 미래 손실에 대비해 충당금을 쌓아야 하는데, 이는 은행에 부담을 가중시키고 영업을 통해 벌어들인 단기 순이익을 갉아먹는 효과를 낸다. 이런 문제가 지속되면 ‘리딩뱅크 탈환’이라는 목표에 도달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규제 압박과 내부통제 리스크 해결이 관건
이자 이익을 감소시킬 수 있는 외부의 위협도 문제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은행의 주 수익원인 이자 이익을 압박하고 있다. 최근 국내 시중 은행들의 사상 최대 이익을 내면서 ‘상생 금융’에 대한 주문 강도가 세진 것도 이 같은 위협 중 하나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가계 대출 억제와 상생 금융 확대 같은 정책은 은행의 자발적인 수익 포기를 유도하고 순이자 마진(NIM) 관리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압박에서 벗어나면서도 건전성을 합리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정부 정책방향에 부합하는 실질적 취약계층을 꼼꼼하게 선별하고, 이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저금리 대환대출 등을 통해 수익 포기 범위를 최소화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또 ‘손님 중심 혜택’을 핵심 예금 유치에 연동해 ‘트래블로그’와 같은 혁신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방안이 요구된다. 이런 전략은 구조적으로 비용을 최소화하고 순이자마진(NIM)을 개선하는 지속가능한 수익모델로 확장될 수 있다.
문화 혁신을 통한 내부통제도 중요한 과제 중 하나다. ‘영업 중심’ 전략은 자칫 단기 성과주의와 불완전판매로 이어지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는데, 이런 문제를 원천적으로 차단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하나은행은 과거 금융투자상품 불완전판매로 금융감독원 제재를 받은 바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2016년 7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하나은행 8개 지점에서 무자격 PB 8명이 영업점 내 투자권유자문인력 사번을 이용하는 방법으로 투자자 299명에게 공모·사모펀드 1055건(1550억6000만원)을 투자 권유하고, 43개 영업점에서는 무자격 직원 48명이 투자자 67명에게 달러 주가연계펀드(ELF) 72건(33억2000만원)을 투자 권유하는 사례가 확인됐다. 39개 영업점에서는 무자격 직원 40명이 투자자 75명에게 인덱스펀드 81건(7억9000만원)을 투자 권유하기도 했다. 이에 하나은행에 과태료 179억4700만원이 부과됐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이호성 하나은행장의 리딩뱅크 탈환을 위해서는 ‘수익성과 건전성을 동시에 잡는 고도의 균형 감각’이 필요하다”며 “공격적인 영업 드라이브를 정교한 리스크 관리 시스템으로 통제하고 다양한 고객층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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