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업계 2위도 무너졌는데...풀리지 않는 대형마트 족쇄 [규제에 우는 유통업계]④
- 이커머스 대세인데 대형마트만 규제 지속
유통업계 대형마트 매출 비중 10%도 위태
대형마트 설 자리 잃었다
2010년대 중반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산업이 기지개를 켜기 전까지 대형마트는 대체 불가능한 서민들의 장보기 창구였다. 물론 요즘은 대형마트의 과거 명성을 찾아보기 힘들다. 온라인 쇼핑이 새로운 소비 문화로 완벽히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다.
정부가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본격적으로 온라인 쇼핑 부문을 포함하기 시작한 것은 2015년께다. 당시 대형마트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6.3%에 달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온라인 쇼핑(매출 비중 30.4%)과의 격차는 크지 않았지만, 새벽배송 등이 급격히 확산하면서 온라인 쇼핑에 무게의 추가 쏠리기 시작했다. 소비자들의 대형마트 외면이 본격화한 것이다.
이후 유통산업에서 대형마트의 매출 비중은 꾸준히 내림세를 보였다. 특히 지난해 말에는 대형마트 매출 비중이 11.9%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온라인 매출 비중은 50%를 넘어섰다. 어느덧 이들의 격차는 40%포인트(p) 가까이 벌어졌다. 올해는 대형마트의 상황이 더욱 좋지 않다. 대형마트의 매출 비중은 지난 9월 기준 10.3%까지 줄었다.
현 상황에서는 대형마트의 반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대형마트의 약세와 이커머스의 성장 흐름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올해 4분기 중으로 대형마트 매출 비중이 한 자릿수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이마트의 올해 3분기 대형마트 총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4% 줄어든 2조9707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롯데쇼핑의 국내 그로서리(마트·슈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8% 감소한 1조3035억원으로 나타났다. 3분기 실적을 별도 공시하지 않는 홈플러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홈플러스의 올해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7% 감소한 1조3693억원이다.
대형마트와 달리 쿠팡, 컬리 등 이커머스 플랫폼은 성장세다. 쿠팡은 올해 3분기 12조8000억원의 매출(글로벌 사업 포함)을 달성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쿠팡 매출의 90% 이상은 한국에서 발생한다. 같은 기간 컬리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4% 늘었고, 전체 거래액은 10.3% 증가했다.
이대로 가면 산업 붕괴…규제 완화 고민 필요
이런 추세라면 제2의 홈플러스 사태가 일어나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국내 대형마트 2위 홈플러스는 지난 3월부터 기업회생(법정관리) 절차를 밟고 있다. 최대주주인 MBK 파트너스의 경영 실패가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지만, 규제로 인한 영업 제한과 이커머스 산업의 급성장도 홈플러스가 현 상황에 처한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 이후 홈플러스의 매출은 줄곧 내리막이었다. 홈플러스 매출은 2013년(회계연도: 당해 3월부터 다음 해 2월까지) 8조9298억원에서 2024년 6조9920억원으로 약 2조원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산업발전법으로 영업시간 제한, 의무 휴업 등이 강제된 이후 대형마트들이 어려움을 겪어온 것은 사실”이라며 “현재 청산 위기에 몰린 홈플러스의 경우도 100%는 아니겠지만, 일정 부분 규제의 영향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대형마트를 옥죈 규제를 풀어야 할 시점이 왔다는 목소리가 더욱 커지는 이유다. 대형마트가 지난 2012년 개정된 유통산업발전법으로 인해 정상 영업을 하지 못했으니, 벌써 13년째 정부 규제에 발이 묶인 셈이다. 대형마트는 매월 두 차례씩 의무 휴업을 하고,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 강제로 점포 문을 닫아야 한다. 24시간 접근 가능한 이커머스 플랫폼과의 경쟁에서 뒤처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나마 윤석열 정부 출범 후인 지난 2023년부터 일부 지자체들이 공휴일로 한정됐던 의무 휴업일을 평일로 전환해 주면서 대형마트의 숨통이 틔었다. 그러나 정권 교체 후 대형마트 의무 휴업일을 공휴일로 한정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일부 의원들은 대형마트 의무 휴업일을 공휴일 중에 지정하도록 하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학계에서는 정치적 이념을 떠나 시대적 흐름에 걸맞은 정책이 추진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대형마트 규제를 시작할 당시에는 유통 시장에서 절대 강자의 위치였던 게 사실”이라며 “다만 현재는 이커머스에 밀리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일한 여건에서 경영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기 때문에 대형마트 규제 완화에 손을 대야 한다고 생각된다. 물론 지금까지의 대형마트 규제로 재래시장 활성화 등 실제 효과가 있었는지도 면밀히 분석해 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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