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제약·바이오업계, ‘리더십 재편’ 본격화…“차세대 성장 위한 새판짜기”
- 대규모 투자·글로벌 확장 국면에서 ‘책임 경영’ 가속화
오너 3세·R&D 교체·여성 임원·신사업이 재편 키워드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대대적인 리더십 재편에 돌입했다. 기존 경영진 교체를 넘어, 각자 대표 체제 확대·여성 임원 전면 배치·신사업 조직 신설 등 업계 전반에서 체질 전환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특히 오너 가문 3세를 전면에 내세우며 책임경영과 신사업 가속화 시도로 무게 중심이 옮겨가는 모습이다.
오너 3세 전면에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과 SK그룹 계열 바이오 기업에서 오너 3세가 핵심 경영 리더로 등장한 사례는, 산업 전반의 변화를 보여주는 상징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최근 신동빈 회장의 장남 신유열 부사장을 각자대표로 선임하며 경영 전면에 배치했다. 박제임스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와 그룹의 주요 신사업인 바이오 사업을 공동 지휘하게 된다. 이번 인사는 롯데가 ‘바이오’를 그룹의 미래 핵심 사업 중 하나로 확정하고, 오너 3세를 통해 실행력과 책임경영을 동시에 잡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신 부사장은 롯데지주 내 신설되는 전략컨트롤 조직에서도 중책을 맡아, 그룹 전반의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과 바이오·신사업 중심 체제 구축을 주도할 예정이다. 지난해 부사장으로 승진한 신 대표는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겸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으로서 그룹 내 차세대 경영을 총괄해 온 인물이다.
특히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 공장 인수 후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 확대, 인천 송도에 대규모 바이오 생산캠퍼스 건설 등 글로벌 생산 역량 강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이런 ‘대형 투자 + 확장’ 기로에 젊은 리더를 전면에 세워 안정적인 성장 전략을 구상하겠다는 포석으로 보인다.
SK바이오팜은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사업개발본부를 확대·재편해, 통합 전략 기능을 수행하는 전략본부를 새로 만들었다. 기존 사업개발본부를 이끌어온 최윤정 본부장을 전략본부장으로 선임했다. 최 본부장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장녀다.
전략본부가 맡게 될 역할은 회사의 ▲중장기 방향 설정 ▲사업 포트폴리오 관리 ▲글로벌 성장 전략 ▲신사업 검토 등 핵심 의사결정 기능이다. 즉, SK바이오팜의 미래 전략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이다.
특히 신사업·신모달리티(치료 접근법) 중심 조직 개편도 눈에 띈다. 미래 모달리티로 주목받는 방사성의약품(RPT) 사업을 위한 RPT 본부도 새로 만들었다. 이 조직은 원료 확보부터 ▲파이프라인 개발 ▲전임상 ▲글로벌 라이선스·사업개발까지 전주기를 아우르는 구조로, SK바이오팜이 RPT를 핵심 성장축으로 본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SK바이오팜의 이번 조직 개편과 오너 3세 기용은, 단순한 세대교체를 넘어 그룹의 바이오사업에서 3세 책임경영이 본격화됐다는 평가다. 동시에 ▲미래 모달리티 ▲글로벌 성장 ▲신사업 다각화를 위한 실행 체계를 정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미래 축 확보 위한 전략적 인사"
또 다른 눈에 띄는 변화는 ‘투톱 리더십’의 확산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 뿐만 아니라 광동제약도 최성원 회장이 전략·신사업을 총괄하고 박상영 사장이 경영을 담당하는 투톱 체제를 새롭게 도입했다. 제약·음료·헬스케어 등으로 사업군이 다각화되면서 경영과 전략을 분리해 핵심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중장기 성장 전략을 체계적으로 추진해 나가기 위한 조치다.
최 회장은 전략·신사업·연구개발(R&D) 총괄 최고경영자(CEO)로서 회사의 중장기 비전 수립과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집중할 예정이다. 박 사장은 경영총괄 CEO로서 주요 사업본부와 지원조직을 총괄하며 조직운영 전반을 책임진다.
JW중외제약 또한 기존 신영섭 대표 단독 체제에서 신영섭·함은경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영업·마케팅에 강점을 지닌 신 대표와 연구개발(R&D) 기반의 함 대표가 경영을 분담하는 방식으로, 핵심 사업 기능별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조직 전문성을 높이겠다는 의도가 반영됐다.
JW그룹도 유전자치료제·세포치료제 등 신모달리티 연구를 강화하는 체제 전환을 가속하고 있다. C&C신약연구소 대표였던 박찬희 전 최고기술책임자(CTO)의 사임 이후 함 신임 대표를 선임했고, 김선영 헬릭스미스 전 대표를 R&BD 고문으로 영입하는 등 R&D 중심 개편을 이어가고 있다.
연말 인사에서 이례적인 변화로 꼽히는 흐름은 ‘여성 임원’의 전면 부상이다. 다년간 남성 중심의 구조가 유지돼 온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이런 변화는 쉽지 않은 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창사 이래 최연소 여성 임원 두 명을 동시에 배출했다. 40대 김희정 부사장, 30대 안소연 상무가 그 주인공이다. 불확실한 글로벌 환경 속에서 민첩한 대응으로 성과와 역량을 인정받았다.
김희정 부사장은 신규 바이오 의약품 공장 램프업(가동률 확대)과 생산 규모 확대에 맞춰 안정적인 원료의약품(DS) 생산 체계를 구축해 성과를 인정받았다. 안소연 상무는 4공장 준공 후 안정화 작업을 시작으로, 생산 공정 및 일정 관리 효율화를 통해 조기 완전 가동을 달성하고, 안정적인 의약품 생산으로 매출 확대에 기여했다.
GC녹십자홀딩스 역시 외부 출신 박소영 전략기획실장을 신규 영입해 그룹 차원의 중장기 포트폴리오 재편 작업을 총괄하게 했다. 박 실장은 바이오·세포치료·디지털 헬스 등 미래 사업 전반을 조율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동제약그룹은 일동생활건강 대표이사에 박하영 상무를 선임하며 창사 첫 여성 CEO를 배출했다. 박 대표는 학술·임상·브랜드 전략 등 헬스케어 전 분야에서 폭넓은 경험을 쌓아왔다.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이번 리더십 재편은 글로벌 경쟁 환경 변화 속에서 미래 성장 축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인사’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최근 글로벌 시장은 ▲바이오 CDMO 경쟁 격화 ▲신약 상업화 성공 여부 ▲방사성의약품·세포치료제 등 신모달리티 확산 ▲인공지능(AI) 기반 신약개발 속도 경쟁까지 업계의 판이 급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연말 인사는 단순한 세대교체가 아니라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따른 구조적 전환”이라며 “현재 제약·바이오 기업의 핵심 경쟁력은 연구 역량 그 자체가 아니라 연구를 사업화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내는 실행력”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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