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엄마의 토닥임은 수면의 과학”… 이종민 비알랩 대표가 여는 ‘잠의 자율주행’[이코노 인터뷰]
- [창업도약패키지 선정 기업] ③ 이종민 비알랩 대표
서울대 연구실 20년의 결실, 실시간으로 수면 ‘개선’하는 딥테크 솔루션
누적 투자 110억 원 달성… 가전·가구 대기업과 손잡고 ‘수면 플랫폼’ 구축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의 ‘창업도약패키지 지원사업’은 ‘데스밸리’(죽음의 계곡)를 겪는 3~7년 사이의 스타트업을 지원한다. 이 사업에 선정된 스타트업 창업가의 생생한 이야기는 후배 창업가들의 성장에 도움을 줄 것이다.
[이코노미스트 이병희 기자]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2007년 야간 교대 근무를 2A군(발암추정물질)으로 지정하며 수면 부족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캐나다 퀸즈대학은 영국 컬럼비아 암연구기관과 공동 연구를 통해 야간 근무와 유방암의 상관관계에 대해 밝혀내기도 했다. 야간 근무가 손상된 DNA 복구 능력을 떨어뜨린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그만큼 수면의 질이 인류의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다. 어쩌면 잠을 자는 것 자체가 사람의 건강을 책임지는, 체력을 회복시키는 가장 기초적인 활동이 될 수도 있는 셈이다.
과거 우리 사회는 잠을 많이 자는 사람을 ‘게으르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4시간 자면 대학에 붙고, 5시간 자면 떨어진다”는 ‘4당 5락’이라는 말이 학교에서도 통용됐을 만큼, 과거에는 “잠은 줄여야 하는 것”이란 인식이 팽배했다. 하지만 수면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스마트 워치나 링을 통해 사용자가 얼마나 잘 잤는지 체크하고 데이터를 관리하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솔루션은 잠을 몇 시간 더 자야 한다거나, 최소한 언제부터 언제까지는 자는 것이 좋다는 조언을 하는 데 그친다.
수면의 과학을 연구해온 ‘비알랩’은 단순하게 수면을 측정하는 수준을 넘어 숙면을 위한 ‘직접 케어’ 방식의 기술을 개발했다. 비알랩은 20년 넘게 서울대 생체신호 처리 연구실에서 수면을 연구해 온 박사들이 의기투합해 만든 회사다. 65명의 박사급 인력이 쌓아올린 수면 연구 데이터는 비알랩만의 강력한 무기다. 200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수면 측정 연구는 2010년대 후반 ‘수면 개선’에 대한 실마리를 발견하며 비알랩 창업의 모태가 됐다.
비알랩의 핵심 기술이 ‘벤자민 AI’다. 벤자민 AI의 목적은 사용자의 정확한 ‘수면의 질’을 측정하고, 이를 근거로 실제 이용자의 수면 상태를 개선하는 것에 있다. 침대 자체가 사용자의 수면 상태를 측정하는 기기이면서, 첨단 요람이 되는 셈이다. ‘침대 속의 AI 엄마’라고도 볼 수 있다.
AI 침대가 엄마 대신 등을 토닥인다
비알랩을 창업한 이종민 대표는 연구팀의 성과가 세계적으로 인정받으면서 이를 실생활에 적용하면 충분히 성공할 것으로 확신했다고 말했다. “세계에서 인정받는 글로벌 기업들의 제품보다 저희 연구가 뒤처지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오히려 나은 부분도 있었고요.” 실제로 심박수 측정 정확도 94%, 호흡 95%라는 기록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벤자민 AI는 어떻게 숙면을 도울까. 침대 매트리스 하단의 센서가 사용자의 심박 리듬을 읽어내면 AI는 그 리듬을 분석해 가장 편안한 상태로 유도하기 위한 미세한 ‘진동 피드백’을 침대 전체에 보낸다. AI가 사용자의 등을 토닥이는 셈이다. 사용자의 심장이 너무 빠르게 뛰면 AI가 조금 더 느리고 규칙적인 진동을 보내 자율신경계를 안정시킨다고 이 대표는 설명했다. “부교감 신경이 활성화되면서 몸은 자연스럽게 깊은 수면 단계로 진입하게 되죠. 어머니의 희생과 사랑으로만 가능했던 일을 이제는 지능형 침대가 성인에게 제공하는 겁니다”
실제로 엄마가 등을 토닥이며 조용한 목소리로 자장가를 불러주면, 잠 못 들어 보채던 아기도 어느새 깊은 잠에 빠져든다. 엄마의 차분한 손길은 뜀박질하던 아이의 심장을 차분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 ‘생체 동기화(Bio-Sync)’의 힘이다. 쌍둥이 형제가 나란히 누워 자면 어느덧 숨소리가 일치해지는 것도 같은 원리다. 벤자민 AI가 이런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침대의 잔잔한 진동이 사용자의 호흡이나 심장 박동에 관여하여 숙면을 취할 수 있는 상태로 유도한다.
“시중의 웨어러블 기기들은 잠잘 때 시계를 차거나 머리에 쓰는 등 몸에 무언가를 걸쳐야 한다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그 자체가 수면 방해 요소가 되기도 하죠. 정확도가 다소 떨어지기도 하고요. 저희는 침대 매트리스 아래에 넣기만 하면 되는 ‘비접촉 센서’를 개발했습니다.”
침대에서 집 전체로 확장되는 ‘자율주행 수면’ 생태계
비알랩의 지향점은 ‘수면의 자율주행’이다. 사용자가 침대에 눕는 순간부터 잠들고 깨어날 때까지 모든 환경을 AI가 알아서 제어한다는 뜻이다. 단순히 침대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벤자민 AI는 대기업 가전 플랫폼과도 연동됩니다. 사용자가 잠들었다는 신호를 센서가 포착하면 거실의 TV가 꺼지고 조명이 어두워지면서 커튼이 닫히죠. 수면 단계에 맞춰 에어컨 온도가 조절되고 가습기가 작동합니다. 이러한 지향점을 달성하기 위해 비알랩은 LG전자와 협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 대표는 마치 집 전체가 사용자의 숙면을 위해 한 팀처럼 움직이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 대형 가구사·가전사들과의 B2B 파트너십을 통해 고객 접점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고도 했다.
최근에는 수면 중 발생하는 생체 신호를 분석해 치매, 심혈관 질환 등 질병의 전조 증상을 감지하는 기술도 고도화하고 있다. 그는 “멀리 계신 부모님의 수면 데이터를 자녀가 앱으로 확인하고, 이상 호흡이나 심박 변화가 생기면 즉시 알림을 받는 서비스는 이미 구현돼 있다”며 “사용자가 장기간 움직임이 없을 때 응급 신호를 보내는 기능 등 시니어 가구에 특화된 솔루션도 비알랩이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비알랩은 자본 시장에서도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현재까지 누적 투자 유치 금액은 약 110억 원을 넘어섰다. 이는 단순한 가구 제조사가 아닌,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딥테크 헬스케어’ 기업으로서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받은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앞으로 사람들이 비알랩을 어떻게 생각했으면 좋겠느냐고 물었다. “저희 제품과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으면 손해라는 생각을 하면서 비알랩을 만들었어요. 5년 뒤에는 비알랩이 더 많이 알려질 것이고, 그때 정말 사람들이 ‘벤자민에서 자지 않는 것이 손해’라고 여기게 되길 바랍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중티’ 나는 남자와 ‘팩폭’ 날리는 여자, 시트콤보다 더 시트콤 같은 ‘여단오’ [김지혜의 ★튜브]](https://image.isplus.com/data/isp/image/2026/01/11/isp20260111000031.400.0.jpg)
![면봉 개수 → 오겜2 참가자 세기.. 최도전, 정직해서 재밌다 [김지혜의 ★튜브]](https://image.isplus.com/data/isp/image/2025/12/21/isp20251221000019.400.0.jpg)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브랜드 미디어
브랜드 미디어
이해찬 前총리 별세…격동의 현대사 관통한 민주 진영 '산증인'
세상을 올바르게,세상을 따뜻하게이데일리
이데일리
일간스포츠
아내 김지연 폭로→이혼설 불거진 정철원..."조금 나중에 말씀드리겠습니다"
대한민국 스포츠·연예의 살아있는 역사 일간스포츠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AI, 정체성 위기·이민 문제 초래”…유발 하라리의 경고
세상을 올바르게,세상을 따뜻하게이데일리
이데일리
이데일리
“목표는 같아도 전략은 다르다”…행동주의 펀드의 기묘한 ‘공생’
성공 투자의 동반자마켓인
마켓인
마켓인
이영신 씨어스 대표 “환자 모니터링 사업, 수가 전략이 10년 데스밸리 끝냈다”
바이오 성공 투자, 1%를 위한 길라잡이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