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한국은 한 단어로 “프로페셔널리즘”…르노코리아 미래는 부산에
- 니콜라 파리 르노코리아 사장, 취임 첫 기자회견
르노코리아 미래 전략과 방향 직접 나서 소개
매년 신차 출시와 부산 공장 전기차 생산까지
니콜라 파리 르노코리아 사장은 한국을 한 단어로 이렇게 정리했다. 니콜라 파리 사장은 르노그룹의 1차 협력업체와 르노그룹을 거치며 중국, 인도 등 글로벌 시장에서 경험을 쌓아온 베테랑으로 통한다. 여러 나라를 거쳐온 그가 한국 법인과 부산공장을 바라보며 내린 평가가 ‘프로페셔널리즘’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니콜라 파리 사장이 말한 프로페셔널리즘은 한국 소비자들의 높은 기술 눈높이와 맞닿아 있다. 그는 한국 시장에 대해 최신 기술과 디자인 트렌드에 대한 기대 수준이 매우 높은 곳이라고 평가했다. 글로벌 여러 시장을 두루 경험한 경영자가 한국을 두고 이런 표현을 썼다는 점은, 르노코리아가 상대해야 할 소비자 기준이 그만큼 까다롭고 정교하다는 뜻으로 읽힌다.
매년 더 새롭고 까다롭게
한국 소비자들의 높은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르노코리아도 만반의 준비에 나선 모습이다. 니콜라 파리 르노코리아 사장은 14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직접 신차 로드맵을 발표하고 향후 전략을 설명했다.
이번 기자간담회는 니콜라 파리 사장이 한국 부임 이후 처음으로 연 자리다. 1시간가량 이어진 이날 간담회에서 니콜라 파리 사장은 한국 시장에 대한 높은 중요도와 각별한 애정을 거듭 드러냈다.
이날 니콜라 파리 사장은 한국을 르노그룹의 D·E 세그먼트 핵심 거점으로 삼고, 전동화와 소프트웨어 중심 전환의 전진기지로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실제 르노코리아는 2029년까지 매년 한 대씩 새로운 전동화 모델을 선보이고, 2028년부터는 부산공장에서 차세대 르노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이다.
기술 전환에도 속도를 낸다. 르노코리아는 2027년 첫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을 출시한 뒤 자율주행 레벨2++와 인공지능 정의 차량(AIDV)으로의 전환을 본격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니콜라 파리 사장은 ADAS와 커넥티비티, 소프트웨어를 중심에 두고 차량을 시간이 지날수록 진화하는 지능형 동반자로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생산과 개발 체계도 함께 손본다. 부산공장은 스마트 제조 허브로 키우고, 신차 개발 기간은 콘셉트 결정부터 생산 개시까지 2년 이내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미 그랑 콜레오스를 24개월 만에 개발한 경험을 토대로, 빠른 개발 속도와 품질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하겠다는 의지다.
니콜라 파리 르노코리아 사장은 “이 모든 것은 혼자 성공할 수 없다. 협력사와의 협업은 필수적”이라며 “특히 전기차 생태계를 현지화하려면 더 많은 협력이 필요하다. 단기간의 성과를 넘어 지속 가능한 성공을 이루기 위해서라도 한국 협력업체들과 끊임없이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품질은 우리의 최우선 자산이다. 르노코리아가 미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품질을 위협하는 어떤 상황이나 과정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파트너사들과 협력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그 경쟁력을 바탕으로 생산 물량을 키우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르노코리아의 미래 전략과 함께 빠지지 않은 키워드는 부산이었다. 니콜라 파리 사장은 부산공장을 단순한 생산기지가 아니라 르노코리아의 현재와 미래를 함께 떠받치는 핵심 거점으로 바라봤다. 실제로 그는 “부산에서 2000명의 직접 고용과 3만명 이상의 일자리를 책임지며 지역경제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부산공장에 대한 그룹의 평가도 털어놨다. 니콜라 파리 사장은 부산공장을 르노그룹 안에서도 유연성이 높은 생산기지로 평가받는다고 말했다. 한 라인에서 서로 다른 7개 모델을 생산할 수 있을 만큼 생산 대응력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생산 체계를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부산공장은 르노코리아 경쟁력의 핵심 축으로 꼽힌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다만 장밋빛 전망만 내놓지는 않았다. 과거 수출이 주력이던 시절과 같은 최대 연산 능력 30만대를 지금 당장 말하기는 쉽지 않다고도 했다. 지정학 리스크와 보호무역 기조 등 대외 여건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르노그룹의 ‘퓨처레디’ 전략 안에서 부산이 중요한 위치를 맡고 있고, 전반적인 생산 역량을 한 단계 끌어올릴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니콜라 파리 사장은 “르노코리아의 성공 사례로 오로라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싶다”며 “첫 번째 모델인 그랑 콜레오스는 단 24개월 만에 개발된 D세그먼트 SUV로, 강력한 차별화 포인트를 갖췄고 르노그룹 최초의 OTA 업데이트 적용 모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필랑트는 르노 브랜드의 새로운 이미지를 상징하는 글로벌 플래그십 크로스오버 모델이다. SUV의 다재다능함과 세단의 안락함을 함께 녹여냈고, 이미 1만대 이상의 누적 주문을 기록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메이드 인 코리아’ ‘메이드 인 부산’이다. 저는 이 점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한국 시장 안에서 분명한 영향력을 갖는 차량을 선보이겠다고 다짐했다. 국내 시장에서 현대차와 기아가 아닌 르노 브랜드 차량을 선택한 소비자들이 자랑스러움을 느낄 수 있는 차량을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그는 “르노코리아는 르노그룹의 전동화 전략에 맞춰 가고 있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 핵심은 한국 시장 안에서 분명한 영향력을 갖는 차량을 선보이겠다는데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이 현대차 대신 르노 브랜드 차량을 선택한 것을 자랑스럽게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차를 내놓겠다. 그것은 실현 가능하다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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