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일반
매출 0원도 100억도, ‘비즈니스에 정답 없음’을 기억하자[CEO의 서재]
- 고재성 같다 대표의 추천도서
벤 호로위츠의 ‘하드씽’
[이코노미스트 원태영 기자]‘하드씽’은 많은 창업자들이 교과서처럼 여기는 책이다. 고재성 같다(서비스 ‘빼기’) 대표 역시 최고의 책을 꼽으라면 이 책을 꼽는다. 하지만 같은 책이라도 비즈니스가 처한 환경에 따라 독자의 해석과 얻는 인사이트는 달라지는 법. 고 대표는 하드씽 속 수많은 장면들에서 현실 같은 공감을 느끼면서도, 동시에 “그래도 버티자”는 위로를 함께 얻었다고 말한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문장은 서두에 등장하는 이 한 줄이다. “비즈니스 세계에 공식 같은 건 없다.”
고 대표가 이 문장에 밑줄을 긋게 된 데에는, 그가 이끄는 환경 자원 데이터 서비스 ‘빼기’의 성격이 깊게 깔려 있다. 빼기는 단순한 폐기물 수거 앱이 아니다. 시민이 버리는 모든 대형 폐기물을 디지털로 기록하고 지자체와 수거 파트너가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원을 효율적으로 회수·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환경 자원 데이터 플랫폼이다.
누구는 “버리는 걸 편하게 해주는 서비스”라고 요약하지만, 고 대표는 “버려진 자원이 어디에서 나와 어디로 가는지를 투명하게 드러내는 시스템”이라고 정의한다. 눈앞의 쓰레기를 치우는 일이 아니라, 데이터로 버려지는 것들의 흐름을 쌓아 올리는 일에 가까운 비즈니스다.
하드씽의 저자 벤 호로위츠는 닷컴 버블 붕괴 속에서 회사를 살리기 위해 파산 직전까지 몰렸던 경험, 대규모 구조조정, 피봇, 인수·합병의 소용돌이를 숨김없이 털어놓는다. 그가 있었던 전장은 실리콘밸리의 소프트웨어·클라우드 산업이었지만, 고 대표가 겪은 현실의 전장은 한국의 환경 행정과 자원 순환 시장이다.
빼기의 출발점은 단순했다. “생산되는 것에는 모두 데이터가 붙어 있는데, 버려지는 것에는 왜 데이터가 없을까.” 이 질문 하나로 시작한 사업은 곧 ‘공식이 통하지 않는 시장’과 직면했다. ▲각 지자체의 조례와 절차 ▲수많은 수거 업체 운영 방식 ▲시민의 사용 패턴까지 그 어디에서도 통일된 규칙을 찾기 어려웠다. 어떤 지역에서는 앱을 통한 신청이 혁신이라 환영받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몇 년씩 논의만 반복되기도 했다. 유통 시장처럼 “수수료 몇 퍼센트, 회전율 몇 회”로 계산이 떨어지는 공식이 통하지 않았다. 이때 고 대표가 붙잡은 것이 바로 “비즈니스 세계에 공식 같은 건 없다”는 문장이었다.
서비스 초기에 매출 그래프가 한동안 바닥을 기던 시기에는, 하드씽의 “정답이 없다”는 말은 실수해도 괜찮다는 위로처럼 느껴졌다. ▲어떤 기능에 리소스를 더 써야 할지 ▲어느 지역부터 공략해야 할지 ▲어떻게 데이터를 먼저 쌓을지 등 답 없는 질문들이 쏟아졌다. 그때 고 대표는 공식 대신 ‘문제 정의’를 붙잡았다. “버려지는 자원을 끝까지 추적할 수 있는가?”, “그 데이터가 지자체와 시민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는가?”라는 두 질문만 핵심적으로 남겼다.
어느 순간부터 빼기의 거래액과 매출이 성장하고, 지자체 협약이 빠르게 늘어나기 시작하자 또 다른 유혹이 찾아왔다. 이제는 자신만의 ‘공식’을 만들고 싶어지는 것. “이 정도 면 매출이 얼마쯤 나오겠지”, “데이터가 이만큼 쌓였으니 이런 사업은 반드시 된다” 같은 자기 확신이 생긴다. 바로 그때, 하드씽의 문장이 다시 떠올랐다. “비즈니스에 공식 같은 건 없다.” 매출이 0일 때는 위로였던 말이, 매출이 100억에 다가가면서는 자만을 경계하는 경고가 됐다.
고 대표가 하드씽을 통해 가장 큰 위로를 받은 부분은, 이 책이 ‘성공하는 법’을 가르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신 ‘버티는 법’, ‘틀린 것 같아도 결정해야 하는 사람의 외로움’을 정면으로 다루고 있다. 사회적 가치와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환경 자원 데이터 서비스의 특성상, 지자체와 시민과 함께하며 설득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레퍼런스는 없고 우리가 길을 만들어가야 한다. 고 대표는 하드씽의 한 문장을 떠올린다. “최고의 CEO는 항상 정답을 아는 사람이 아니라, (정답이 없어도) 끝까지 책임지는 사람”이라는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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