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기준금리 일단 묶었지만…신현송 첫 금통위서 ‘긴축 시그널’
- 한은, 기준금리 8회 연속 2.50% 동결…인상 소수의견
점도표는 6개월 뒤 3% 전망…환율·물가 부담 커져
기준금리 동결했지만…신현송 “적절한 시기 인상 필요”
28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기존 연 2.50%에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7월과 8월·10월·11월, 올해 1·2·4월에 이은 여덟 번째 금리 동결이다. 이번 금리 동결 결정에는 금융통화위원 5명이 찬성했다. 장용성 위원과 유상대 위원은 기준금리를 연 2.75%로 인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소수의견을 냈다.
신 총재는 이번 결정의 배경으로 물가·성장·금융안정 세 가지를 제시했다. 이날 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이번에는 예외적으로 물가·성장·환율·부동산 모두 갈 방향이 비교적 명확하다”며 “기준금리를 앞으로 올림으로써 여러 요소를 일관성 있게 관리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준금리는 동결됐지만 향후 통화정책 방향은 인상 쪽으로 더욱 기울어지는 모습이다. 신 총재는 “향후 적절한 시기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다”며 “금리 인상 시기와 속도는 앞으로 입수되는 데이터를 토대로 물가상승 압력 확대 정도와 경기 개선 흐름, 금융안정 상황 등을 점검하면서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금통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도 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금통위가 공개한 점도표(6개월 후 금리 전망)에 따르면 금통위원들의 전망은 현 수준인 연 2.5%보다 높은 3.0%에 가장 많이 몰렸다. 총 21개 점 가운데 10개가 3.0%에 찍혔고, 2.75%는 7개, 3.25%와 현 수준인 2.5%는 각각 2개였다. 점도표는 신 총재를 포함한 금통위원 7명이 6개월 후 적정 기준금리 수준을 전망한 것으로, 위원 1인당 3개씩 점을 제시할 수 있다.
신 총재는 “언제 올리느냐, 얼마나 빨리 올리느냐, 어디까지 올리느냐 세 가지 문제를 봐야 한다”며 “점도표를 보면 세 가지 질문에 대한 해답이 어느 정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물가와 성장, 환율, 부동산·금융 상황에 대한 금통위원들의 인식은 대체로 같았다”며 “다만 이를 어떻게 실행할지에 대해서는 기술적인 차이가 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번에 금리를 올리는 것 역시 충분히 설득력 있는 논리를 만들 수 있었다”면서도 “다만 아직 근원물가 관련 추가 통계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불확실성에 무게를 두고 조금 더 지켜보자는 쪽으로 균형이 맞춰졌다”고 덧붙였다. 이어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위험은 있지만, 현재로서는 기다리더라도 충분히 대응 가능하다고 판단했다”며 “소수의견 역시 기본적인 인식은 같고 전략적인 차이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환율 1500원 안팎·물가 2.6%…긴축 명분 커져
국내 경제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호조와 투자 확대, 양호한 소비 흐름이 이어지며 성장세가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월 2.0%에서 2.6%로 상향 조정했다.
다만 성장세가 반도체 등 IT 부문에 집중된 ‘K자형 성장’ 양상은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25년 반도체 수출은 전년 대비 22.2% 늘어났지만, 비(非)반도체 품목 수출 증가율은 1.1%에 그쳤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금리를 인상할 경우 경제 전반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물가는 금리 인상 압박을 키우고 있다.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석유류 가격 급등 영향으로 2.6%까지 올라섰다.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근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각각 2.7%, 2.4%로 상향 조정했다. 기존 2월 전망치는 각각 2.2%, 2.1%였다.
신 총재는 물가의 가장 중요한 변수로는 중동 사태를, 성장의 핵심 변수로는 반도체 경기를 각각 꼽았다. 특히 그는 물가 정점에 대해 “올해 하반기에 정점을 이루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이것은 정책을 잘 썼다는 것을 반영한 판단”이라고 말했다.
금융·외환시장 불안도 여전한 상황이다. 국고채 금리는 국내외 인플레이션 우려와 통화정책 기대 변화 등으로 큰 폭 상승했고, 원·달러 환율 역시 달러 강세와 외국인 주식 순매도 영향으로 1500원 안팎까지 올랐다.
신 총재는 “환율 쏠림 현상에는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면서 “(환율 쏠림을 완화하기 위한) 수단도 의지도 있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이날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성장세를 점검하면서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예정”이라며 “향후 통화정책을 물가상승 압력의 확대 정도와 경기 개선 흐름, 금융안정 상황 등을 점검하면서 기준금리 인상 시기 등을 결정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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