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이슈
머스크의 초대형 배팅, "스페이스X 가치, 전 세계 합친 것보다 클 것"
[이코노미스트 서지영 기자]
"스페이스X는 언젠가 지구의 나머지 모든 것을 합친 것보다 더 큰 가치를 지니게 될 것이다."
세계 최고 부호 일론 머스크가 또 한 번 파격적인 청사진을 내놨다. 단순히 우주기업을 키우는 수준을 넘어 달에 자급자족 도시를 세우고, 인류를 우주 문명으로 확장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월가 역시 스페이스X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지만, 머스크가 제시한 목표는 현실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10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배런스(Barron's)에 따르면 머스크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를 통해 "목표를 달성한다면 스페이스X의 가치는 지구상의 나머지 모든 것을 합친 것보다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를 인류가 항성의 에너지를 활용하는 '카르다쇼프(Type II) 문명'으로 나아가는 과정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머스크는 최근 미국 텍사스주 그레그 애벗 주지사와의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보다 구체적인 계획을 공개했다. 그는 "앞으로 2~3년 안에 우주비행사를 다시 달에 보내고, 10년 안에는 수만 명을 달 기지로 수송하겠다"며 "궁극적으로는 자급자족이 가능한 도시를 달에 건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이 영구적으로 이주하거나 휴가를 보내는 곳이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머스크는 올해 초에도 화성보다 달을 우선 개발 대상으로 삼겠다는 전략 변화를 발표했다. 그는 "달은 10일마다 발사가 가능하지만 화성은 26개월마다 기회가 온다"며 "달에서 기술과 생존 시스템을 먼저 검증하는 것이 인류 문명을 지키는 가장 빠른 길"이라고 설명했다.
시장도 스페이스X의 성장성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지난달 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마친 스페이스X를 두고 주요 투자은행들은 잇따라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씨티는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에서 주당 900달러, 기업가치 12조달러를 제시했다. 모건스탠리는 스타십 개발이 지연될 경우 주가가 75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지만, 성공적으로 상용화되면 6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평균 목표주가는 240달러 수준이다.
배런스는 스페이스X의 매출이 올해 390억달러에서 2031년 6300억달러로 급증하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0억달러에서 3400억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이 같은 성장을 위해서는 약 1500억달러의 추가 자금 조달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에는 우주 사업보다 인공지능(AI) 인프라가 스페이스X의 새로운 성장축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로이터는 스페이스X가 대규모 AI 데이터센터와 슈퍼컴퓨팅 인프라 구축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으며, 향후 AI 사업이 로켓 발사나 위성 인터넷 '스타링크'를 뛰어넘는 수익원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우주 데이터센터 사업은 스타십의 완전한 재사용 기술이 확보된 이후에야 본격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머스크의 장밋빛 전망이 모두 현실이 된 것은 아니다. 그는 과거에도 테슬라의 기업가치가 애플과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를 합친 규모를 넘어설 것이라고 자신했지만, 현재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약 1조8000억달러 수준에 머물러 있다. 달 도시와 '지구보다 가치 있는 기업'이라는 그의 비전 역시 결국 스타십 개발 성공과 실제 우주 경제의 성장 여부가 현실성을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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