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일반
“9월은 또 하락장?”…금리·매물벽에 갇힌 코스피, 4분기 승부처는
- 美 중간선거 해 9월 약세 반복…10월부터 반등 흐름
9월 쉬어갈 때 4분기 준비…“ROE 개선주 담아라”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 연구원들은 9월 코스피가 단기간에 가파른 상승세로 복귀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의 하락 전환 가능성과 수출 증가율 둔화가 부담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미국 중간선거와 미중 관계 등 대외 불확실성까지 시장 변동성을 높일 수 있어서다.
특히 미국 중간선거가 있었던 해에는 9월 증시가 약세를 보인 뒤 10월부터 반등하는 패턴이 나타났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1980년 이후 미국 중간선거가 있었던 연도의 9월 S&P500지수와 코스피의 월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상승 확률도 45%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10~11월에는 두 지수의 평균 수익률이 플러스로 전환되고 상승 확률도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올해 역시 9월에는 중간선거를 앞둔 불확실성을 소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다만 과거 흐름을 감안하면 9월 조정을 증시에서 이탈해야 할 신호로 보기보다는 4분기 반등에 대비해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시기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증권가가 9월 증시 방향을 가를 핵심 변수로 꼽는 것은 미국 장기금리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5%에 가까워질수록 주식의 상대적인 매력이 떨어지고 성장주를 중심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재만 연구원은 “미국의 명목 경제성장률을 감안할 때 10년물 국채금리가 5%에 가까워질수록 증시에 대한 하락 압력이 커질 수 있다”며 “기업 이익이 감소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미국 시중금리 변화가 코스피의 적정 주가수익비율(PER)을 결정하는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나증권은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를 4.0~4.6%로 가정할 경우 코스피 상단을 7900~8350선으로 제시했다. 금리가 4.6% 수준이면 코스피 상단이 7900선에 머물지만 4.0%까지 낮아질 경우 8350선까지 밸류에이션 확장이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김용구 유안타증권 연구원 역시 9~10월 국내 증시 방향을 결정할 핵심 변수로 미국 장기금리의 정점 통과 여부를 꼽았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8~9월 4.8% 부근에서 고점을 형성한 뒤 연말에는 4.3~4.4% 수준으로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김 연구원은 9월 코스피 예상 범위를 6700~8100선으로 제시하면서 “7월 급락 과정에서 중장기 저점을 통과한 뒤 8월에는 잠복한 불확실성에도 하방 지지력을 확인했다”고 평가했다. 추가 급락보다는 금리 안정을 확인하면서 점진적인 정상화 과정에 진입할 가능성에 무게를 둔 셈이다.
장기금리가 안정될 경우 외국인 수급이 개선될 가능성도 있다. 김 연구원은 “장기금리가 안정되면 AI 설비투자(Capex) 슈퍼사이클과 빅테크·하이퍼스케일러의 자금조달 부담에 대한 우려가 완화될 수 있다”며 “달러·원 환율 안정까지 맞물릴 경우 외국인의 국내 증시와 AI·반도체 대표주 재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금리가 안정되더라도 코스피가 곧바로 직전 고점을 향해 달려가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7000선 위에 쌓여 있는 대기 매물이 지수의 추가 상승을 제한할 수 있어서다.
이상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투자주체별 주간 수급을 분석한 결과 “코스피 7000선 이상에서는 개인이 적극적인 매수에 나선 반면 외국인은 오히려 매도하는 흐름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특히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상장됐을 당시 코스피가 8228선에 위치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당시 유입된 매수 물량 상당수가 8000선 위에 남아 있어 지수가 올라갈수록 본전 매물이 출회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코스피가 7000선을 넘어선 이후에도 기존 매물대를 소화하는 과정이 필요할 가능성이 크다”며 “고점에서 매수한 투자자의 손실 물량과 최근 저가 매수세가 맞물리고 있어 지수가 빠르게 상승하기는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반도체 대형주도 수급 부담에서 자유롭지 않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코스피 7500선 이상에서 매수한 물량이 상당한 가운데 최근 6000~7000선에서 유입된 저가 매수세의 차익실현 물량까지 동시에 나올 가능성이 있다.
이 연구원은 “7000선을 돌파하더라도 7500~8000선으로 올라가는 과정에서 여러 차례 수급상 ‘방지턱’을 만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결국 9월 코스피는 급락과 급등 어느 한쪽보다는 넓은 범위에서 매물을 소화하는 장세가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증권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장기금리가 안정되면 밸류에이션 회복 여지가 열리지만 지수가 상승할수록 대기 매물이 출회되면서 상승 속도를 제한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9월 지수 방향을 추종하기보다 4분기까지 실적 개선이 이어질 업종을 선별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특히 고금리 환경이 예상보다 장기화할 가능성을 감안하면 자기자본이익률(ROE) 등 기업의 자본효율성이 주가 차별화를 결정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재만 연구원은 “기준금리가 다시 인상돼 시중금리가 오르거나 금리가 동결되더라도 고금리 환경이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기업의 자본효율성을 종목 선택의 핵심 기준으로 제시했다.
과거 고금리 국면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업종에도 공통점이 있었다. 부채를 늘려 ROE를 높이는 방식이 아니라 재무레버리지는 낮추면서 총자산이익률(ROA)을 끌어올려 본업의 수익성 개선으로 ROE를 높인 기업들의 주가 성과가 상대적으로 좋았다.
하나증권은 이 같은 조건에 부합하는 국내 업종으로 전력기기·방산·IT하드웨어·화장품·제약·바이오를 꼽았다. 특히 미국 제조업 경기 확장 과정에서 이익 추정치가 추가로 상향될 수 있는 기업을 선별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유안타증권도 금리 안정 과정에서 실적 모멘텀이 살아 있는 업종에 주목했다. 김용구 연구원은 반도체와 IT가전·2차전지, 기계·전력장비, 조선, 바이오 등을 9월 유망 업종으로 제시했다. 증권사별 선호 업종에는 차이가 있지만 반도체·IT와 전력장비, 바이오 등 실적 개선 가능성이 높은 업종에는 시각이 상당 부분 겹친다.
이재만 연구원은 “미국 제조업 경기 확장 과정에서 이익 추정치가 추가로 상향될 수 있는 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재무레버리지 확대가 아닌 ROA 상승을 통해 ROE가 개선되는 기업을 선별해 4분기를 대비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표그래픽<<<
제목 : 미국 중간선거 연도 월별 평균 주가 수익률
구분 / S&P500지수 / 코스피
8월 / -0.1% / -1.5%
9월 / -1.8% / -1.2%
10월 / 4.1% / 3.5%
*1980년 이후 미국 중간선거가 있었던 연도의 평균 주가 수익률
자료: Bloomberg, 에프앤가이드 Quantwise, 하나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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