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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ck - 고점 대비 반토막 난 대형주 관심

Stock - 고점 대비 반토막 난 대형주 관심

작은 희소식에도 급반등 가능성 … 2분기 영업실적 개선 여지는 크지 않아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Fed, 이하 연준) 의장이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출구전략을 언급하자 세계금융시장이 요동을 쳤다. 한국을 포함한 신흥시장 증시가 급락했다. 유럽 증시는 6개월 간의 상승분을 단 열흘 만에 까먹고 말았다. 시장 반응이 예상보다 민감하자 일부 연준 위원들이 다시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을 일축하는 발언을 했다. 그러자 시장이 안정을 찾았다. 한마디로 양적완화 가능성을 둘러싸고 주가가 일희일비했다.

세계 금융시장 혼란의 주범은 미국의 금리 상승이었다. 미국의 금리가 오르자 해외 투자자금이 미국으로 다시 돌아왔다. 금리 상승으로 투자 자금을 빌리기 위해 치르는 비용이 늘어 환율 리스크가 그만큼 커진 때문이다. 5월 초까지만 해도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1%대에 지나지 않았다. 그런데 미국 경제지표 개선과 버냉키 의장의 출구전략 발언이 이어지면서 6월 25일에 2.58%로 급등했다. 미국의 금리 상승으로 신흥시장에서 자금이 이탈하기 시작했다.



美 금리 더 오르긴 어려워6월 신흥시장 주요국의 자금 이탈 규모를 보면 한국이 45억 달러, 대만과 인도네시아가 각각 39억5000만 달러와 20억3000만 달러였다. 태국과 인도 역시 10억 달러대였다. 이처럼 신흥시장에서 자금이 빠져나가자 주가가 하락하는 등 부작용이 발생했다. 미국에서도 주가하락과 금리상승에 따른 불안감이 커졌다. 주식시장이 7개월 만에 처음으로 5%가 넘게 하락했다. 금리 급등에 따라 채권·주식·부동산 버블이 동시에 꺼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졌다.

미국 금리가 계속 오르면 ‘달러 캐리’ 자금이 회귀할 가능성이 있다. 그동안 미국 금리가 낮고 달러가 강세여서 달러로 된 자금을 빌려 해외에 투자하는 게 유행이었다. 이런 거래가 극단적으로 진행되면 신흥시장 국가에서는 금융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 1980년 초 남미 위기는 미국의 금리와 환율이 사상 최고로 오른 탓에 발생했다.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는 일본이 부작용을 만든 주범이었다.

미국 금리가 계속 올라갈지는 경제에 달려 있다. 올 1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확정치가 2.4%에서 1.8%로 하향 조정됐다. 5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이 17만5000명 증가했고, 소매 판매도 전월비 0.6% 상승했다. 고용과 소비 지표 모두 시장 예상치를 상회한 것이다. 특히 주택 경기 회복이 돋보였다. 4월 케이스 실러 주택가격 지수가 전월비 2.5% 상승했다. 전년 동월비로는 12.1% 증가했다.

2006년 3월 이후 최고치다. 주택가격 상승과 더불어 5월 신규 주택 판매가 47만6000건, 기존 주택 판매가 518만 건을 기록했다. 다방면에서 주택가격 회복 신호가 나타났다. 미국 경제가 고용 회복까지 이어진 선순환 구조로 정착됐다고 보긴 어렵지만 회복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경기 측면에서 금리 상승 압력이 커지지 않을까 생각된다.

경기 외에 미국 금리가 올라갈 수 있는 또 다른 가능성은 연준의 출구전략이다. 최근 연준에서도 양적완화 축소 논란이 치열한 걸 보면 올해 말 출구전략 시행을 확신할 수는 없다. 만일 올 말에 연준이 출구전략을 시행하더라도 일단 양적완화 규모만 축소하고 유동성 흡수는 경제가 정상 궤도에 오르는 내년 하반기부터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미국의 금리 수준이 지나치게 낮지만 10년 만기 수익률이 2.5%로 상승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더 오를 여지가 크지 않다. 경기 측면에서 금리 상승 압력이 높아졌지만 여전히 물가가 낮고, 수급 측면에서 출구전략 시행 전까지 월간 850억 달러의 채권 매수가 계속될 것이다. 따라서 미국의 금리 상승이 제한되면서 이신흥시장에서 자금 이탈이 잦아들 가능성이 있다.

코스피 지수만큼이나 개별 종목 주가도 요동을 쳤다. 가장 안정적이라고 생각한 삼성전자 주가가 고점 대비 20% 가까이 하락할 정도였다. 주식 매수와 관련해 시가 총액 상위권에 있는 기업 중 고점 대비 하락률이 60~70%에 달하는 종목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물론 이런 종목 중에는 중국 특수 같은 유례없는 상황으로 주가가 상승한 경우도 있다.

이들을 제외하고 일반적인 경기 순환에 따른 주가 동향만을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 이들이 한국의 대표 기업인만큼 앞으로 이익이 다시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물론 지금까지 주가와 여러 정황으로 볼 때 당장 이익이 늘어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에 비해 이들의 이익이 수년간 최저치를 기록한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시장에서 이들의 존재감이 예전만 못하다. 다만, 역설적으로 이들 종목은 조금만 긍정적인 변화가 발행하면 주가가 빠르게 상승할 수 있다.



중소형주 장세, 역시 뒷심 부족삼성전자 실적 발표를 계기로 본격화될 2분기 실적은 이를 가를 기준점이 될 것이다. 만일 이익이 기대한 대로 나오고 또 앞으로 더 좋아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면 주가는 이익이 향상될 기업을 중심으로 움직일 것이다. 이와 달리 이익이 1분기와 마찬가지로 별로 좋지 않다면 주가가 낮은 종목이 선호될 것이다. 이미 시장은 모든 종목의 주가를 한번씩 다 들어올렸다.

정보기술(IT) 분야는 삼성전자를 필두로 오랜 시간 시장을 이끌어왔다. 자동차는 한 때 엔화 약세 때문에 고전했지만 이를 극복했다. 더 이상 대형주를 찾지 못하자 선택했던 게 중소형주였고 그 주역이 코스닥 시장이었다. 그러나 이번 하락장에서 코스닥 지수가 단기에 최대 20% 가까이 하락했다. 시장을 끌고 갈만한 존재가 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이런 걸 감안하면 장기 회복성에 기대를 거는 수밖에 없다. 대표주 주가가 최고점 대비 60~70% 하락하는 건 과거 같으면 대세 하락기 끝에나 나오는 일이다. 그런 일이 이미 종목별로 벌어졌다. 상황이 조금만 개선돼도 주가가 빠르게 회복할 가능성이 있다. 실적이 기대에 부합한다면 더없이 좋지만 그게 아니라면 여유를 가지고 시장에 접근하는 게 좋은 전략이다. 어차피 큰 시세는 이런 종목에서 나오게 마련이다. 주식을 보유하는 시간을 얼마로 잡을 것이냐 하는 것도 지금은 한번쯤 생각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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