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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시장 ‘서울 엑소더스’ 언제 끝날까 [오대열 리얼 포커스]

집값 폭등 피해 서울서 경기도로 대탈출 행렬
“더 늦기 전에” 끝나지 않은 2030 패닉바잉
수요 몰려 경기도 아파트값 무서운 ‘고공행진’

경기도 김포의 아파트 단지 전경. [연합뉴스]
 
정부가 25번의 부동산 정책을 내놨지만,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은 지금도 여전히 쉬지 않고 올라가고 있는 분위기다. 오히려 이제는 서울 아파트뿐만 아니라 비교적 가격이 저렴했던 수도권 외곽에도 20~30세대가 무리해서 아파트들을 사들이는 ‘패닉바잉’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수도권 외곽 아파트들도 매매가격이 급격히 올라가고 있다. 자금력이 부족한 20~30대 젊은 층이 경기도 외곽 아파트 가격으로 관심을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한국부동산원의 연령별 아파트 매매거래량을 살펴보면 지난 2020년 1~5월 2030세대의 경기도 아파트 매입 비중은 27.5% 이었다. 하지만, 올해 1~5월에는 35.5%로 나타나 전년 대비 8.1%나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에 정부가 주택공급을 늘리겠다고 했지만, 정부과천청사 용지 주택 공급 백지화 등 추진하려던 신규 택지 공급계획이 흔들리고 있는데다 임대차 3법(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 중 계약갱신청구권제, 전·월세상한제, 전·월세신고제)의 영향으로 수도권 전셋값마저 급등하자 더 늦기 전에 아파트를 매입하려는 수요자가 증가한 것이다.
 
게다가 담보인정비율(LTV) 규제가 완화되면서 대출 한도가 더 높아지자 젊은 층의 아파트 매입 수요는 더욱 늘어났다. 지난 1일부터 무주택자들에게 LTV를 10%포인트에서 20%포인트로 확대됐고, LTV 우대를 받기 위한 주택 기준도 투기과열지구에서는 9억원 이하로, 조정대상지역에서는 8억원 이하로 각각 3억원 올랐다. 이렇게 대출한도가 높아지면서 무주택자들의 아파트 매입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고양시·김포·의정부·남양주 아파트값 가파른 상승세

수도권에서도 비교적 가격이 저렴하고, 외곽에 위치한 지역에 젊은층이 집중하면서 경기도 고양시와 김포시·의정부·남양주시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1년간 40%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부동산 정보제공 업체 경제만랩이 KB부동산 리브온의 주택가격동향을 조사한 결과, 2020년 6월 경기도 3.3㎡당 아파트 평균매매가격은 1554만9000원에서 올해 6월에는 2079만3000원으로 1년간 33.7% 상승률을 보였다.  
 
그 중에서도 고양시 3.3㎡당 아파트 평균매매가격은 1352만7000원이었지만, 올해 6월에는 1969만8000원으로 1년간 45.6% 상승해 경기도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김포시 3.3㎡당 아파트 평균매매가격이 2020년 6월 1065만5000원에서 1544만8000원으로 45.0% 올랐고, 의정부가 1085만4000원에서 1567만9000원으로 44.5%, 남양주시가 1183만7000원에서 1702만5000원으로 43.8% 등 40%대의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의 아파트 가격 상승세는 실거래가에서도 반영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통계시스템에 따르면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에 위치한 무원마을(두산) 전용면적 71.55㎡는 지난해 6월 17일 3억 7000만원(15층)에 실거래가 이뤄졌지만, 올해 6월 11일에는 6억 200만원(14층)에 거래가 이뤄지면서 1년간 2억 3200만원 올랐고, 62.7% 상승률을 기록한 것이다.  
 
고양시 덕양구 화정동에 위치한 별빛마을7단지 전용면적 84.95㎡는 지난해 6월 12일 5억8000만원(14층)에 거래됐지만, 올해 6월 5일에는 9억2000만원(14층)에 매매돼 1년간 3억4000만원 치솟았고, 무려 58.6%나 상승했다.  
 
김포시 풍무동에 있는 한화유로메트로 전용면적 101.7㎡는 지난해 6월 20일 4억 6600만원(7층)에 거래가 이뤄졌는데 올해 6월 12일에는 6억8000만원(14층)에 실거래가 이뤄져 1년간 2억1400만원 오르고 51.1% 상승률 기록했다.  
 
경기 의정부시 낙양동의 반도유보라아이비파크 전용면적 78.73㎡도 지난 2020년 6월 18일 3억 4500만원(14층)에 실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2021년 6월 12일에는 5억 2800만원(15층)에 거래돼 1년간 1억 8300만원 오르고 53.0% 상승률 보였다.  
 
정부가 주택공급을 늘리겠다고 했지만, 정부과천청사 용지 주택 공급 백지화 등 추진하려던 신규 택지 공급계획이 흔들리고 있는데다 임대차 3법의 영향으로 수도권 전셋값마저 급등하자 더 늦기 전에 아파트를 매입하려는 수요자가 증가한 것이다.
 
경기도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 변화 추이
 

인구, 서울 감소세 경기 증가세…전국 최대 규모  

아파트 가격이 치솟아 오르자 경기도 상업·업무용 부동산 시장도 관심이 커지고 있는 분위기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5월 경기도 상업·업무용 거래량은 4만36건이었지만, 올해 1~5월에는 4만9462건으로 1년간 23.5%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고양시는 지난 2020년 1~5월 상업·업무용 거래량은 4062건이었지만, 2021년 1~5월에는 5923건으로 45.8% 상승률을 보였고, 의정부도 같은 기간 820건에서 1138건으로 38.7% 치솟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렇게 수도권으로 확산하고 있는 부동산 열기는 상업·업무용 부동산으로도 확산하고 있다. 경기도 고양시 향동동에 분양하는 오피스는 DMC 스타비즈 해링턴타워는 서울 ‘옆세권’(서울 옆에 인접한 입지)에서 확산 수요를 끌어들이고 있다.  
 
이곳은 주변에 직주근접 아파트 대단지가 있고 망월산과 향동천을 끼고 있으며 고양선(고양시청~서울 은평구 새절역) 향동지구역(예정) 역세권에 위치해 ‘제2 성수동’으로 불리는 곳이다. 서울 성수동은 대규모 서울숲과 도심 접근이 편리한 역세권을 품고 있으면서도 압구정동·금호동 등 주변지역보다 시세가 저렴한 편이다. 그러다보니 주택·업무 수요가 몰려들고 있는 인기 지역이다.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에 분양하는 아파트 의정부이안더메트로도 수도권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의정부 도심에 위치한데다 인근에 지하철 1호선 의정부역과 가능역, 경전철 의정부중앙역이 있어 수도권 외곽에 위치하지만 서울 도심으로 접근성이 편리한 지역 중 한 곳으로 꼽히는 지역이다.  
 
서울 도심 집값과 전·월세가 정부의 새해 전망과 달리 올해도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는 한 서울에서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수요 행렬도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집값 파동에 따라 서울에서 서울 인접 지역으로, 이번엔 서울 인접 지역에서 수도권 외곽으로 수요가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의 2020년 국내 인구이동 통계에 따르면 서울에선 6만4850명이 빠져나가 전국에서 가장 많은 순유출 규모를 나타냈다. 하지만 경기도엔 16만8000명이 들어와 전국에서 가장 많은 순유입을 기록했다. 수도권 인구만 봐도 수요 이동을 엿볼 수 있다. 수도권 인구는 지난해 2603만7000명으로 처음 2600만명 선을 넘었다. 반면 서울의 인구와, 서울에 인접한 경기·인천 과밀억제지역의 인구는 2019년 약 1901만명에서 2020년 약 1898만명으로 감소했다.  
 
※ 필자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각종 부동산 통계를 분석, 제공하는 큐레이션 서비스 ‘경제만랩’의 리서치 팀장이다.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졸업 후, 언론사에서 취재기자로 활동하다가 경제만랩 리서치팀에 합류해 부동산시장의 변화를 분석하고 있다.  
 

오대열 경제만랩 리서치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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