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과의 신뢰, 분산투자만이 최고 해법” 김현섭 KB국민은행 PB -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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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과의 신뢰, 분산투자만이 최고 해법” 김현섭 KB국민은행 PB

[이달의 베스트PB③] 김현섭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도곡스타PB센터 PB팀장 인터뷰
65명 규모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정예 멤버
“PB 업무는 ‘인생 공부’…비결은 꾸준한 내공 쌓기”

 
[사진 정준희 인턴기자]

[사진 정준희 인턴기자]

 
※주식시장이 고점을 찍었다는 ‘피크아웃’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미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과 코로나 재확산 등으로 글로벌 금융환경의 불확실성도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때일수록 투자 유행에 휩쓸리기보다 균형 잡힌 자산관리의 노하우가 절실하다. 이코노미스트는 국내 4대 은행에서 추천한 ‘이달의 베스트PB’를 통해 금융 시장 진단 및 ‘잃지 않는 투자전략’을 소개한다. 첫번째는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의 김현섭 PB팀장(부센터장)이다. [편집자]
 
KB국민은행은 은행권은 물론 국내 금융시장에서 자산관리(WM) 분야 선두권 금융사로 손꼽힌다. 특히 국내 최대 금융그룹(KB금융지주)의 주력 계열사인 강점을 살려 그룹사간 시너지 효과 창출에 가장 적극적인 곳이기도 하다.  
 

국내 최대 복합점포망…경쟁력 발원지 ‘WM스타자문단’

10월말 기준 KB국민은행의 WM복합점포는 총 79개로 기업금융 CIB복합점포(8개)를 포함하면 87개의 전국 복합금융 네트워크를 자랑하고 있다. 복합금융점포는 고객이 은행과 증권을 따로 방문할 필요 없이 한 곳에서 대부분의 금융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만든 특화점포로, 자산가 밀집지역 중심의 거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부동산 및 금융투자는 물론, 세무·법률, 자산승계, 기업체 자문 등을 아우르는 종합자산관리서비스를 개인고객은 물론 법인고객까지 제공하고 있다. 복합점포마다 전문인력 규모에는 일부 차이가 있지만, 그룹 소속의 자산관리 자문단이 전국 영업점을 후선 지원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물론 일반 영업점에서도 고객의 자문 신청이 들어오면 인근의 ‘KB자산관리 자문센터’를 통해 해당 고객을 위한 맞춤형 컨설팅 조직이 구성된다. 자문센터 역시 여의도, 명동, 대치, 강남, 서초는 물론 광주·부산 등 전국 권역으로 확장해 가고 있다.  
 
자산관리 분야의 전문인력은 KB국민은행의 핵심 경쟁력이다.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KB WM스타자문단’은 KB금융그룹을 대표하는 은행·증권·자산운용사의 최고 스타급 전문가 집단으로, 65명 안팎의 분야별 전문인력으로 구성돼 있다. 김현섭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PB팀장은 이러한 KBWM스타자문단의 정예멤버에 포함돼 있다.
 
김 팀장은 오랜 PB활동의 노하우에 대해 “분산 투자만이 고객 신뢰를 지키는 최고의 투자법이라는 것을 확신하게 됐다”며 “고객들에게도 당장의 수익률만 보지 말고 중장기적인 시각으로 접근하기를 권하고 있는데, 이런 원칙이 고객들에게도 신뢰로 다가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 팀장과 일문일답.
 
은행 PB로 입문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사실 거창한 이유는 없다. 지난 1997년 입행 이후 영업점에서 개인대출 등 여신 업무를 주로 담당했는데, 당시 과중한 업무와 높은 리스크 부담에 따른 피로감이 컸었다. 그 때만 해도 밤 12시를 넘기는 일이 다반사였는데, 반면 예·적금 등의 수신업무의 경우 상대적으로 업무 강도나 리스크 측면에서 부담이 적은 업무로 생각됐다. 당시에는 은행에서 판매하는 투자상품도 많지 않아 단순히 ‘덜 힘든’ 업무로 인식했던 것 같다. 이후 업무 전환을 위해 자산관리 자격증도 준비하고 사내 프라이빗뱅커(PB) 공모를 통해 본격적으로 자산관리 업무를 시작하게 됐다.  
 
생각보다 쉽지 않았을 것 같다. PB로 활동하면서 유독 힘들었던 경험이 있다면.
2009년쯤인 것으로 기억한다. 그때는 지금의 전단채(전자단기채권)와 같은 기업어음인 CP를 많이 판매했다. PB 업무를 시작한지 얼마 안됐을 때인데, 정기예금 대비 3배 이상 금리를 주는 만기 3개월짜리 전단채를 선착순으로 판매했었다. 확실한 담보와 지급보증 때문에 안전한 상품으로 인식했고, 마침 거액의 토지보상자금을 받은 고객이 찾아와 해당 상품을 적극적으로 권유했다. 그런데 1개월쯤 지나고 발행 및 지급보증 두 회사 모두 워크아웃에 들어가는 일이 발생했다. 이후 해당 고객의 가족분들이 찾아와 항의했고, 투자금 회수 계획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도 모르게 울음이 터졌던 기억이 있다. 오히려 고객이 저를 달래고 발길을 돌리셨는데, 이후 고객을 대신해 기업설명회도 다니고 담보 잡힌 물건을 직접 찾아 확인하기도 했다. 결국에는 고금리의 원리금 분할 상환방식으로 다 돌려받아 투자자에게 오히려 고맙다는 인사를 받았지만, 당시 새내기 PB로서는 엄청난 공포로 다가왔었다.  
 
자신만의 고객 관리 노하우가 있는지.
고객과 대면하는 모든 업종이 마찬가지겠지만, 고객에게 신뢰를 주고 고객이 즐거워하면 큰 보람으로 남는 것 같다. 투자수익률 못지않게 고객과의 관계 설정도 매우 중요하다. 개인적으로는 고객이 은행 PB를 만날 때 즐겁고 편안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테면 남녀가 연애할 때 자신의 매력을 어필하는 것처럼 PB 역시 고객의 마음을 사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런 과정이 고객의 신뢰로 이어지고 오랜 기간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는 비결이 되는 것 같다.  
 
PB로 활동하면서 정립한 자산관리 원칙이 있다면.  
세계적인 투자자 하워드 막스는 “내가 아는 한가지는 ‘나는 모른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결국 알 수 없는 미래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투자 자산과 투자 타이밍을 나누는 ‘분산 투자’만이 고객과의 신뢰를 지키는 방법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물론 분산 투자는 많은 노력과 인내가 필요해 PB와 투자자 모두에게 힘든 과정일 수 있다. 하지만 오랜 경험으로 비춰볼 때 분산 투자만이 고객 신뢰를 지키는 최고의 투자법이라는 것을 확신하게 됐다. 이를테면 향후 성장성이 큰 업종에 적립식 투자를 하면서 금융시장에 위기가 찾아온다거나, 종합지수나 업종별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낼 때를 매수 타이밍으로 활용할 때가 많다. 고객들에게도 당장의 수익률만 보지 말고 중장기적인 시각으로 접근하기를 권하고 있는데, 이런 원칙이 고객들에게 신뢰로 다가가는 것 같다. 물론 환매가 잦으면 금융사의 단기 수익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고객 신뢰가 투자 확대로 이어지고 투자 확대가 금융사 이익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의 고리가 바람직하다고 믿고 있다.
 
PB를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개인적으로 PB 업무는 ‘인생을 배우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일상에서 만나기 힘든 훌륭한 자산가들을 직접 만날 수 있고 자산관리를 통해 고객과의 돈독한 신뢰도 쌓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꼭 좋은 일만 있는 건 아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때만 하더라도 전 세계 주식시장이 급락세를 보였다. 또2015년 중국 부채 문제, 2018년 미중 무역분쟁, 2011년 미국 신용등급 하락, 유로존 재정위기 등 급작스런 위기로 인한 자산가격 하락은 고객은 물론 PB에게도 큰 고통일 수밖에 없다. 이처럼 상황이 어려워지면 유독 노심초사하는 고객들이 나타나는데, 이럴 때 리스크 관리와 함께 해당 고객들을 잘 관리하면 ‘나만의’ 충성고객이 되기도 한다. 모든 업무가 그렇겠지만 PB들 역시 ‘공부’는 필수다. 미래 예측은 불가능하지만 고객들에게 현 경제 상황을 쉽게 설명하고, 미래 전망의 근거를 제시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거시경제에 대한 기초 지식이 수반돼야 한다. 잘 알아야 쉽게 설명할 수 있는데 이런 능력이 PB의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다. 고객 관리에 열정을 갖되 욕심내지 말고 분산투자를 하면서, 공부하는 자세를 꾸준히 유지한다면 오랜기간 능력있는 PB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씀드린다. 

공인호 기자 kong.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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