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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돈 아니니까’ 혈세로 운영하는 산업은행 대출관리 엉망

[2021 국감] 합리적 근거 없이 대출
400억원 대출 부실 관리한 지점도
기업이 용도에 맞게 쓰는지도 안 봐

 
 
지난 9월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취임 4주년 기념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진행하는 모습.[연합뉴스]
 
산업은행이 1400억원 상당의 기업 운영자금을 대출해주면서 검토항목을 누락하는 등 부실하게 관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송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산업은행으로부터 제출받아 15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운영자금 대출 사업을 하며 대출 대상 기업의 추정매출액 산정근거를 누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행 또는 타금융기관의 대출 내역을 반영하지 않은 사례도 있었다.  
 
산업은행은 운영자금을 취급할 때 ‘합리적 근거’에 따라 운영자금 대출가능액을 산정하도록 한다. 제2금융권을 포함한 당행·타행으로부터 받은 운영자금 규모, 최근 3개년 매출액의 연평균증가율에 입각한 추정매출액이나 기업 규모 등을 보고 판단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런 과정을 부실하게 관리한 셈이다. 
 
산업은행이 허술하게 빌려준 금액은 지점마다 적게는 35억원부터 많은 곳은 395억원에 이르는 곳도 있었다. 
 
송 의원은 산업은행이 빌려준 운영자금을 기업이 용도에 맞게 쓰는지 점검하는 것도 소홀했다고 지적했다. 돈을 빌려준 기업을 방문하지 않거나, 대출금 사용내역서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사례도 드러났다.  
 
허술한 대출 관리는 신용평가 과정에서도 나타났다. 기업에 정기·수시 신용평가 사유가 발생해도 이를 누락하거나 신용조사서에 검토사항을 누락해 작성하기도 했다.  
 
송재호 의원은 “산업은행은 공기업이자 국책은행으로서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만큼 어떤 곳보다 더욱 철저하고 꼼꼼한 대출사업 관리가 요구된다”며 “앞으로 더욱 세밀하게 대출사업을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병희 기자 yi.byeong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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