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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가 찾는 신탁 알았더라면”…이혼·재혼·치매 등 가족 문제 풀어줄 ‘효과적 열쇠’

[이달의 PB- 10월] ② 정문희 하나은행 클럽원 한남 PB센터 부장
신탁으로 노후 케어 및 상속·증여 ‘자유롭게 디자인’… 부동산 관리 및 투자플랜도 눈길

 
 
[사진 정준희 기자]


하나은행은 국내 은행권에서 ‘원조 PB은행’으로 꼽힌다. 지난 2000년대 초 ‘자산관리’라는 개념조차 생소했을 당시 국내 시장에 PB(Private Banking) 개념을 처음 도입한 곳이 바로 하나은행이기 때문이다. 이후 대다수 시중은행들이 PB 사업부를 운영하면서 차별성은 크게 희석됐지만, 자산관리 시장에서의 ‘전통 강자’로서의 명맥과 위상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이에 [이코노미스트]는 ‘이달의 베스트 PB’ 두번째 순서로 하나은행을 선정하고, 정문희 클럽원 한남 지점장으로부터 효과적인 신탁의 활용법에 대해 알아봤다. [편집자]
 
“한 고객이 해외에 있는 자녀에게 사전증여를 했더니 고위험 투자로 다 날려버렸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진작 신탁으로 묶어서 자산을 지킬 수 있도록 풀지 못한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정문희 하나은행 클럽원 한남PB센터 부장은 “신탁(信託)은 가장 효과적인 안전장치”라고 강조했다. 신탁은 재산권을 가진 위탁자가 수탁자에게 재산을 이전하고 수익자를 위해 그 재산을 관리, 처분, 운용하도록 하는 삼자간 법률관계를 기반으로 한다. 이를 통해 자산관리에서 상속·증여에 이르기까지 유연하게 활용이 가능하다. 예컨대 위 사연의 고객이라면, 자녀의 학비와 생활비는 매월 얼마씩 어떤 조건으로 지급할지를 세세하게 규정해 무분별한 소비나 투자를 제어할 수 있다.  
 
정 부장은 “고령화 및 1인 가구, 이혼과 재혼가정에 이르기까지 다양화된 가족문제의 고민을 풀어 줄 열쇠가 바로 신탁”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신탁의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2000년대 초반부터 한국형 신탁 발굴에 적극 앞장서 온 대표적인 금융기관이다. 2010년 국내 최초로 신탁을 활용한 상속과 자산관리 서비스들을 선보였으며, ‘부동산트러스트’, ‘치매안심신탁’, ‘성년후견지원신탁’ 등 다양한 구조의 신탁 상품을 꾸준히 출시해 왔다. 지난해 7월에는 신탁을 통한 통합적인 자산관리 플랫폼의 기능을 담당할 ‘100년 리빙트러스트(Living Trust) 센터’를 출범, 신탁·상속·증여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은행에 근무하면서 계좌에 잔고가 있는데도 어르신이 치매에 걸려 자금을 찾지도, 관리할 수도 없는 상황을 많이 접했습니다. 이혼 전 신탁에 자산을 미리 맡겼다면, 재산 분쟁에서 유리했을 사례도 적잖았습니다. 자산관리 및 상속·증여 고민이 있다면 망설이지 말고 즉시 상담받는 것이 좋습니다.”
 
정 부장은 “신탁을 활용하면 자산을 지키거나 가족의 고민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매우 많다”고 거듭 강조했다. 다음은 정 부장과의 일문일답.
 
‘고민을 풀어가는 열쇠’라는 신탁의 장점은 무엇인가.  
“신탁은 고객에 니즈에 따라 무한대로 변신이 가능하다. 1대1 맞춤 상품으로 고객의 니즈에 따라 다양하게 변주된다. 특히 다른 곳에선 쉽게 말도 못하고 ‘가슴앓이’하는 고민들도 신탁을 통해 해결의 실마리를 얻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일례로 가부장적인 문화에서 대를 잇는다는 명목으로 양자(養子)를 둔 가정이 있었다. 세월이 흘러 남편이 먼저 세상을 떠나면서. 부인은 ‘엄마’라고 부르지도 않던 양자에게 사후에 재산이 넘어가는 것을 염려했다. 고심 끝에 신탁을 통해 부인의 유고 시 조카에게 자산이전이 될 수 있도록 돕는 방안을 제시했다. 신탁은 가족 외 제3자에게도 탄력적 자산이전이 가능하다. 유언장보다 더 정확하게 안전하면서도, 유연한 상속설계가 이뤄질 수 있다.”
 
‘유언대용신탁’은 어떤 점에서 유언장보다 더 신뢰할 수 있나.
“유언대용신탁은 국내에서 신탁상품 중 널리 활용되는 대표적 상품이다. 유언장을 작성하지 않더라도 신탁계약을 하고 그 재산을 누구에게 주겠다는 계약을 하면 그 자체가 유언의 효력이 발생한다. 유언장을 통해 법적 효력을 가지려면 엄격한 요건이 적용되지만, 유언대용신탁은 원하는 대로 설계가 가능하다. 유언장의 경우 집행 시 모든 상속인의 동의가 필요해 분쟁에 휘말리는 경우가 많은데, 신탁은 유고 시 은행이 수익자의 신분 확인을 통해 안전하게 집행한다. 상속 대상도 꼭 가족이 아니어도 된다. 영화에도 나오듯 고독한 어르신들이 실제 노후에 곁에서 케어해주는 간병인 등 제 3자에게 자산을 이전할 수 있다. 보다 유연한 자산관리 및 상속 설계가 가능하다.”
 
최근 신탁 관련 어떤 상담이 많은가.
“1인 가구나 이혼·재혼 등 가족 구조의 변화에 따른 상담이 증가하고 있다. 한 고객은 이혼 후 홀로 자녀를 키우고 있었는데 회사 건강검진에 암 진단을 받았다. 전 남편은 사업실패로 경제적 능력이 없는 상태라 자신의 사후에 미성년 자녀에게 재산이 온전히 전해질지 고민했다. 이런 경우 자녀가 성인이 되기 전에 다달이 필요한 생활비와 학비를 지급하고, 성인이 된 후 자산을 온전히 이전하는 방안을 설계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부동산 관리에 대한 상담도 늘었다. 코로나로 꼬마빌딩이나 중소형빌딩이 가진 건물주들이 직접 건물관리를 할 때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해외 고객의 경우 입국도 쉽지 않다. 자산관리는 친인척에게도 쉽게 맡기기 어려운데 공신력 있는 금융기관을 통해 임대료 등의 정기적인 관리를 받고, 건물 리모델링이나 향후 매각 플랜까지 세울 수 있어 호응이 높다.”
 
신탁은 ‘부자들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이 많다. 가입이 어렵지 않나.
“하나은행에서는 1만원 이상이면 유언대용 신탁도 개설할 수 있다. 실제 하나은행에서 처음 신탁을 소개한 2010년대 초기에는 자산가들이 신탁에 주로 관심을 가졌다. 그러다보니 신탁은 ‘부자들만 하는 거야’라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지금은 서울에 집 한 채만 있어도 상속세 대상인 가정이 많다. 미성년 자녀를 위해 소액 증여를 문의하는 경우도 늘었다. 가입 채널도 다양화됐다. PB센터는 물론 집 근처 하나은행의 상담창구를 쉽게 상담 요청 가능하다.”
 
비대면 서비스도 등장했다. 어떤 신탁 서비스가 이뤄지나.
“하나은행은 올 2월 스마트폰 앱 ‘하나원큐’를 통해 신탁 상품의 가입이 가능하도록 ‘비대면 거래’를 도입했다. 원화 및 외화 주가연계신탁(ELT) 상품과 국내 상장 주요 상장지수펀드(ETF)를 조회해 즉시 가입할 수 있다. ELT신탁은 61개 주요 종목 중 선택해 가입이 가능하며, 적립식 ETF의 경우 최소 5만원부터 투자할 수 있다. 자산규모에 상관없이 누구나 재산관리나 상속·증여에 대한 관심이 있으면 비대면/대면 모든 채널을 통해 최근 관심이 높아진 유언대용신탁 상담도 신청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금융소비자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자산관리부터 상속·증여에 대한 고민이 있다면 망설이거나 미루지 말고 즉시 상담을 받는 것을 추천한다. 자칫 치매가 오거나 건강 악화, 또는 이혼 등 가족 변화로 진작 신탁에 자을 맡기지 않은 것은 후회하는 경우가 많다. 미국 드라마에서 은행원이 손주를 찾아가 ‘당신의 할아버지가 재산을 남겨두었다’는 말을 전하는 장면을 본 적이 있다. 이렇게 분쟁의 염려 없는 효과적인 자산관리 및 이전이 신탁을 통해 이뤄질 수 있는데, 선진국에 비해 국내의 관심은 아직 낮은 편이다. 신탁은 금융상품이자, 우리 사회 안전장치로서 매우 유용한 상품임을 주목했으면 한다.”  
 

부동산 관리에서 치매대비, 내맘대로 설계 가능한 유언대용 신탁까지  

현재 하나은행이 판매 중인 대표 신탁 상품으로는 △하나 리빙 트러스트(Living Trust) △하나 부동산 관리/처분 신탁 △100년 운용신탁 치매대비형 등으로 자산가들이 노후에 겪을 수 있는 가장 큰 고민거리를 해결 해주는 ‘효자상품’들이다.
 
우선 ‘내가 원하는대로’ 설계가 가능한 하나 리빙 트러스트(Living Trust)는 사후에 발생할 수 있는 가족 간 상속분쟁 방지를 목적으로 상속재산 분할 컨설팅을 제공하는 유언대용신탁이다.
 
특히 유언대용신탁은 통상적으로 활용되는 ‘유언장’보다 더 안전하고 정확한 재산 분배는 물론, 미성년 자녀를 위한 재무 보호 시스템이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아울러 ‘수익자 연속신탁’을 활용하면 자녀뿐 아니라 손자에게까지 상속이 가능하며, 사후 재산 관리 시스템을 통해 미성년 자녀가 성년이 될 때까지 안전하게 자산을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그룹(하나금융) 차원의 전사적 부동산 관리 역량이 동원되는 하나 부동산 관리/처분 신탁은 부동산 자산 비중이 큰 고자산가들에게 인기다.  
 
부동산 관리신탁의 경우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임대차 관리로 운용수익 극대화는 물론, 객관적 자금 관리 시스템을 통해 안전한 자금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부동산 처분신탁은 복잡하고 어려운 부동산 업무를 하나은행과 외부 전문업체 연계를 통해 안전하고 체계적인 부동산 처분을 지원한다. 여기에 부동산 신축 및 리모델링이 필요한 경우, 하나은행이 기획 단계부터 임대차 유치·부동산 관리까지 원스탑 토털 서비스를 제공한다.  
 
100년 운용신탁 치매대비형은 대한민국의 인구고령화로 인해 갈수록 주목도가 높아지는 상품이다. 이 신탁상품은 하나의 계좌로 다양한 상품 운용이 가능하고, 손님의 연령과 상황에 맞게 관리 가능한 대표 ‘라이프 사이클 신탁’으로 꼽힌다.
 
 
 

배현정 기자 bae.hyunjung@joongang.co.kr,공인호 기자 kong.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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