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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딩금융 대전, '비은행'이 희비 갈랐다…우리금융 행보 '촉각'

금융지주, 은행 의존도 '뚝'…KB금융 첫 50%대 진입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푸르덴셜생명 인수 결단 '주효'
'실탄' 확보한 우리금융, 증권사 등 비은행 M&A 시동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지난 7월 KB국민은행 서울 여의도 신관에서 '2021년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 KB금융]
국내 5대 금융지주의 은행 의존도가 갈수록 낮아지는 가운데, KB금융지주가 업계 처음으로 50%대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종규 KB금융 회장 취임 이후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노력이 본격적인 성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우리금융지주를 비롯해 은행 쏠림이 여전한 금융지주사도 비은행 금융사 인수합병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포트폴리오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KB금융, 은행 순이익 비중 58.3%로 낮아져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NH농협금융지주 등 5대 금융지주는 올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14조358억원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조5025억원(33.3%) 증가한 규모로 역대 최대 순이익이다.
 
이 가운데 은행의 순이익은 9조5295억원으로 전체 순이익의 67.8%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은행의 순이익 비중이 71.9%를 기록했는데 이 비중이 처음으로 60%대로 낮아졌다.
 
금융지주 가운데 은행의 의존도가 가장 낮은 지주사는 KB금융이다. 올해 3분기까지 '리딩금융' 자리를 지키면서 국민은행의 순이익이 지주 전체 순이익의 58.3%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65.4%를 기록해 한 해 만에 7.1%포인트 크게 줄였다.   
 
KB금융과 1위 자리를 다투는 신한금융의 경우 은행 계열사(신한·제주은행) 순이익 비중은 60.5%로 지난해 같은 기간(60.4%)과 비슷했다. 다만 신한은행만 따졌을 때 은행의 순이익 비중은 59.8%로 KB금융과 비슷했다.
 
이어 농협금융의 순이익 가운데 은행 비중은 67.8%, 하나금융은 72.6%, 우리금융은 90.7%를 기록했다. 세 금융지주는 은행 순익 의존율을 1년 전과 비교해 각각 8.6%포인트, 6.0%포인트, 11.6%포인트 줄였다.  
 

과감한 비은행 확대 정책이 '리딩금융 수성' 결실로 

KB금융의 비은행 순이익 비중이 커진 것은 지난해 윤 회장이 보험업 불황에도 불구하고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완료하며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성공한 영향이 가장 크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푸르덴셜생명의 당기순이익은 2556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KB생명은 같은 기간 181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사실 KB금융이 지난해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할 당시만 하더라도 내부적으로도 우려의 시각이 감지됐었다. 이미 생명보험사를 갖고 있는 만큼 대형 보험사 인수가 재무적으로 부담이 따르는 데다, 저금리·저출산과 2023년 시행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으로 인해 생보사의 부채 증가로 인한 업황 악화가 예고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윤 회장은 직전 오렌지라이프(구 ING생명)를 신한금융에 내준데다 '리딩금융' 자리도 빼앗긴 상황인 만큼, 비은행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선 푸르덴셜생명 인수가 필수라고 판단했다. 이에 윤 회장은 지난해 3월 주주총회에서 푸르덴셜생명 인수에 대해 "어려운 환경일수록 뛰어난 회사는 기회가 있다"면서 "보험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있고 비즈니스 자체는 괜찮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완료한 KB금융은 은행과 증권, 카드, 생·손보 등 13개 계열사를 거느린 종합금융그룹을 완성했고, 그 결실로 올해 순이익 기준 업계 1위와 함께 은행의 의존도까지 낮추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이 서울시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자회사 임직원들과 소통하고 있다. [사진 우리은행]

"증권사 인수하겠다"…우리금융 행보에도 '관심'

이처럼 '리딩금융'의 향방이 비은행 포트폴리오에 의해 좌우되면서 이제 업계의 관심은 5대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증권사와 보험사가 없는 우리금융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우리은행은 3분기 누적 순이익만으로 1조9930억원을 기록하며 하나은행(1조9470억원)을 뛰어넘은 상황이다. 여기에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순이익과는 2000억원 안팎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향후 비은행 계열사 확장 여부에 따라 하나금융은 물론 중장기적으로 신한금융, KB금융과의 리딩금융 경쟁도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다. 앞서 우리금융의 경우 정부의 민영화 추진 과정에서 옛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등 비은행 계열사들이 분리 매각된 바 있다. 
 
우리금융도 M&A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이성욱 우리금융 재무담당 전무(CFO)는 지난달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내부등급법 승인을 받으면 자본 규모가 2조원 정도 늘어난다"면서 "증권사 인수와 벤처캐피탈, 부실채권(NPL) 전문회사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영수 키움증권 이사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은행 영업환경 호조가 지속하는 가운데 우리금융은 상대적으로 은행 사업 비중이 높아 타사 대비 양호한 이익 성장 추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여기에 내부등급법 승인 후 보통주 자본비율이 1%포인트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늘어난 자본을 토대로 인수합병을 추진해 이익을 지속해서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이용우 기자 lee.yongwo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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