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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믿을 ‘뻥튀기 수요예측’…기관투자자 참여문턱 높인다

투자일임업 등록 2년 이후·투자일임재산 50억원 이상 必
오는 5월 1일부터 적용, 기관투자자 증거금 납부 검토도

 
 
금융투자협회가 기관들의 IPO 뻥튀기 청약을 막기 위해 참여 기준을 강화했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금융투자협회가 기업공개 (IPO) 수요예측 질서 바로잡기에 나섰다. 최근 ‘뻥튀기 수요예측’ 논란이 불거지고 불성실 수요예측 행위가 늘어나서다. 
 
11일 금투협에 따르면 불성실 수요예측 등 위규행위는 크게 증가하고 있다. 2019년 19건이었던 기관의 불성실 수요예측 참여행위는 2020년 35건, 2021년 66건까지 늘어났다. 2020년부터 지난해 전체 불성실 수요예측 참여행위 중 투자일임업자·사모집합투자업자가 79건(78%)에 달했다.  
 
특히 지난 1월 1경원이 넘는 주문 금액이 몰린 LG에너지솔루션(LG엔솔) 기관 청약이 불을 지폈다. LG엔솔 주식을 1주라도 더 받기 위해 기관들이 자본금보다 과도한 주식 매입 수량을 써냈기 때문이다.  
 
실제 LG엔솔 공모주 수요예측에 참여한 국내 680개 기관 중 80% 이상이 최대치인 9조5625억원치를 각각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수요예측에선 1경5000조원에 달하는 주문 금액이 몰렸다. 680개 기관의 자본금 총액이 11조5000억원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과도한 규모다.
 
지난 1월 27일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 기관 수요 예측에서 1경원이 넘는 금액이 몰려 뻥튀기 청약이라는 논란이 불거졌다. [연합뉴스]
뻥튀기 수요예측의 최대 피해자는 개인이다. 일반 투자자 청약 때 개인이 50%의 증거금을 내는 것과 달리 기관투자자들은 증거금을 내지 않아서다. 기관이 수억원의 자본금을 가지고도 7조원가량의 주문 금액을 써내는 등 ‘허수 청약’ 발생 가능성이 크다.  
 
허수 청약이 발생하면 특정 공모주에 대한 합리적 투자 판단을 방해할 수 있다. 기업 가치에 따른 수요예측 흥행이 아닌 뻥튀기 숫자로 IPO가 ‘흥행’으로 분석될 수 있어서다. 기관 수요 예측에서 공모가가 최상단으로 결정되면 상장 이후 주가 하락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상장 후 개인투자자들의 피해로 이어지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이에 금융투자협회 자율규제위원회는 수요 예측 요건을 강화했다. 전날 수요예측 관련 질서 유지 및 규율 강화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투자일임업자가 고유재산으로 IPO 수요예측에 참여하려면 투자일임업에 등록한 후 2년이 지나고 투자일임재산이 50억원 이상이어야 한다. 등록한 지 2년이 넘지 않았다면 투자일임재산이 300억원 이상이어야 한다. 해당 기준은 사모집합투자업자에게도 적용된다.
 
또한 투자일임업자와 사모집합투자업자의 고유재산으로 수요예측에 참여한다면 참여 요건 충족을 확인하는 확약서와 증빙 서류를 IPO 대표 주관사에 제출해야 한다.  
 
다만 투자일임업‧사모집합투자업 등록을 한 공모운용사, 증권사 등에 대해서는 해당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개정 규정은 오는 5월 1일 이후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는 발행 기업의 IPO부터 적용된다. 금투협 관계자는 “뻥튀기 청약 방지를 위해 개인투자자처럼 기관투자자도 청약 금액의 50%를 증거금으로 걷는 등 방안을 금융위, 금감원 등과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홍다원 기자 hong.da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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