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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율에 희비 엇갈린 반도체·자동차…무역수지 적자는 계속?

전경련, 올해 무역수지 적자 사상 최대 전망
"환율, 최대 1480원까지 오를 수도"
원화 약세에 따른 비용 부담↑

 
 
 
사진은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공장 내부 모습[사진 삼성전자]
고환율과 글로벌 수요 변동 여파에 산업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재고가 쌓여 수출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반도체 산업은 피해가 가중될 수 있지만, 수출이 있는 자동차산업에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5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에게 ‘무역수지 및 환율 전망’을 조사한 결과 컴퓨터, 반도체, 무선통신기기 산업의 수출 하락이 예상된다고 21일 밝혔다. 컴퓨터는 PC등 전자기기 수요가 부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기업은 글로벌 경기를 예측하기 힘들어지는 상황에서 투자를 줄이거나 미루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 경제의 핵심 산업으로 불리는 반도체의 경우 글로벌 수요 둔화에 재고까지 쌓이며 가격 하락이 예상된다.
 
반면 전문가들은 수출 증가 폭이 커지며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되는 산업으로 자동차, 이차전지, 석유제품을 꼽았다. 자동차는 올해 상반기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문제가 해결되면서 공급이 다소 원활해졌고 수출도 함께 늘며 실적이 개선될 전망이다. 또 원화 약세로 우리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도 향상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전기차에 주로 공급되는 이차전지 역시 글로벌 전기차 수요 확대로 수출 증가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석유제품은 고유가에 따른 제품가격 상승, 항공유 중심의 수요 회복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 기업은 부담이 늘지만, 수출 기업에는 이익이 된다. 우리 기업의 상당수는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데, 최근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1400원에 육박하는 등 원화 가치가 떨어지자 이런 예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환율로 인한 비용 부담이 수출 증가로 인한 이익보다 클 것이란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일 기준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1393.5원이었다. 올해 초인 1월 3일 기준 원화 환율이 1193.5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6.7% 오른 셈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환율이 1422.7원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경련은 일부 전문가들의 경우 환율이 최대 1480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에 따라 올해 우리나라 연간 무역수지도 적자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전경련에 따르면 올해 예상되는 무역수지는 마이너스(-) 281.7억 달러에 이른다. 사상 최대 규모의 적자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무역수지가 -133억 달러, 외환위기 직전인 1996년에는 -206억 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적자가 얼마나 심각한지 짐작할 수 있다.  
 
대다수 전문가는 올해 11월 이내 적자 폭이 정점을 찍을 것(86.7%)이라면서도 적자 기조가 끝나는 시점은 내년 2월 초반으로 예상했다. 향후 5개월가량은 더 적자를 걱정해야 할 수 있다는 뜻이다. 글로벌 경기 부진과 미·중 패권경쟁에 따른 공급망 문제도 기업에 부담을 가중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문가들은 정부의 ‘환율 안정 등 금융시장 불안 차단’(28.9%)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규제 완화와 세제지원 등 기업환경 개선’(17.8%), ‘원자재 수급과 물류 애로 해소’(17.8%)에 대한 의견이 뒤를 이었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무역과 환율에 비상이 걸렸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에 큰 위협”이라며 “금융당국은 금융시장 불안이 확산하지 않도록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병희 기자 leoyb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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