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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구안 확정 전인데”…대우조선 매각 놓고 ‘잡음’

노조, 현 경영진 임기 보장 요구 검토…산은 즉각 ‘반발’

 
 
경남 거제시 아주동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 설치된 대형 크레인. [연합뉴스]
전국금속노동조합 대우조선지회(이하 대우조선 노조)가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추진과 관련해 현(現) 경영진 임기 보장 요구를 검토하자 대우조선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현 경영진 임기 보장 요구에 대해 “투자 유치 취지 훼손”이라며 “투자 유치 절차 진행에 중대한 차질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대우조선 노조 측은 “대우조선 매각과 관련해 다양한 요구안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나온 하나의 의견일 뿐”이라며 “확정되지 않은 요구안을 근거로 노조를 압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4일 조선업계 등에 따르면 대우조선 노조가 작성한 ‘매각 발표 관련 대의원 간담회 공유’ 문건에는 대우조선 노조가 한화그룹의 대우조선 인수 추진과 관련해 요구한 4대 사항이 담겼다. 해당 요구 사항은 고용 보장, 노조 및 단체협약 승계, 회사 발전, 지역 발전 등이다. 그런데 회사 발전에 관한 사항에 현 경영진 임기 보장이 포함되면서, 대우조선 노조가 경영진 선임에 관여한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대해 대우조선 노조 측은 “대우조선 매각과 관련해 다양한 요구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한 노조원이 언급한 현 경영진 임기 보장을 명시한 것일 뿐 최종 요구안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노조 관계자는 “조선업을 전혀 모르는 낙하산 인사가 선임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현 경영진 임기 보장 의견이 나온 것”이라며 “해당 문건은 논의된 다양한 요구 의견을 정리한 것으로, 최종 요구안은 아무리 빨라도 다음 주에 확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우조선 노조 측은 최종 요구안에 현 경영진 임기 보장 요구가 포함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인데, 산업은행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산업은행은 현 경영진 임기 보장 요구 등과 관련해 이달 1일 입장을 내고 “조건부 투자 계약 체결로 정상화의 기대가 높아지는 시점에, 대우조선 노조가 투자 유치의 취지를 훼손하고 나아가서는 절차 진행에 중대한 차질을 초래할 수 있는 행위를 한 것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주주의 고유한 권한이자 책임인 경영진 선임과 관련해, 현 경영진을 유임하라고 주장하는 것은 투자 유치 절차 진행에 중대한 차질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산업은행은 또한 “재무 및 경영 역량이 있는 민간 투자자의 자본 확충으로 재무 상황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미래 사업에 투자하는 것이 대우조선의 정상화를 달성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 노조는 회사의 정상화와 고용 및 처우 개선이 뗄 수 없는 관계라는 점을 깊이 이해하고 불합리한 주장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며 “대우조선 노조가 투자 유치 개시를 환영하는 수많은 구성원과 지역사회의 뜻을 반영해 관련 절차가 신속하고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경영진 임기 보장 요구 빠질 듯  

대우조선 노조 안팎에선 “검토됐던 현 경영진 임기 보장 요구가 최종 요구안에서 빠질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당초 낙하산 인사 방지 차원에서 현 경영진 임기 보장 요구가 논의된 것인데, 이를 두고 노조와 현 경영진이 공생 관계라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우조선 내부 일부에선 대우조선 노조가 현 경영진 임기 보장 요구를 검토한 것에 대한 반발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전반적으로는 한화그룹의 대우조선 인수 추진 이후 차분한 분위기가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창훈 기자 hun8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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