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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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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나 맛없네, 다신 만들지마" 조리사 비난한 중앙경찰학교 '예비 경찰'들

정책이슈

충청북도 충주시에 위치한 중앙경찰학교(중경) 학생 전용 식당 게시판에 음식이 맛없다는 이유로 조리사에게 욕설이 담긴 쪽지가 붙었다. 학교 측은 진상 조사에 나섰다.30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중앙경찰학교 학생 전용 식당 게시판에 붙은 쪽지'라는 게시글과 함께 순경 임용 교육을 받던 예비 경찰들이 붙인 스티커 메모로 추측되는 사진이 다수 올라왔다. 해당 쪽지에는 "10월28일 중식, 다시는 특식이라며 이런 메뉴 준비하지 마십쇼. 경고합니다", "ㅈ노맛", "XX맛없음"이라는 내용이 담겼다.해당 쪽지가 붙은 장소는 학생들의 건의사항을 올리는 곳이다. 학생들과 조리사는 물론 중경을 방문한 누구나 지나가면서 확인할 수 있는 장소다. 음식 맛에 대한 불만족을 표현할 수는 있지만, 음식을 만든 조리사들이 볼 수 있는 공개된 공간에 심한 욕설이 섞인 불만 글을 공개적으로 붙이는 행위는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해당 게시글이 확산되면서 누리꾼의 비판도 쏟아졌다. "경찰학교 학생들이라면서 최소한의 존중도 모르는 행동이다", "예비 경찰관이 저런 인성을 가지고 있다면 시민들의 경찰에 대한 신뢰는 더욱 떨어질 것", "저렇게 행동하는 경찰이 현장에서 일할 때 과연 얼마나 투철한 봉사정신을 갖고 일할 지 의문"이라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대부분 '조리사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이 없는 행동'이라는 비판을 내놓았다.이와 같이 논란이 확산되자 학교 측도 입장을 밝혔다. 중경은 " 2000명 넘는 학생이 식사하는 곳이라 익명으로 욕설 쪽지를 쓴 작성자를 특정하기는 어렵다"면서도 "교육생이 정제되지 않은 언어와 욕설을 사용한 점은 분명히 잘못된 부분이고, 학생 자치회 임원을 소집해 교육하는 등 (이번 사건과) 비슷한 일이 재발하지 않게끔 조치하겠다"고 밝혔다.충북 충주시에 위치한 중앙경찰학교는 순경 공채시험에 합격한 예비 경찰들이 약 6개월 동안 교육을 받는 장소다. 교육을 받은 예비 경찰들은 이후 지구대 등으로 배치돼 일정 기간 실무 경험을 쌓은 후 보직이 확정된다.

2024.10.30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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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로윈 주간 '경찰복 코스튬' 단속 강화…판매·착용 처벌

정책이슈

핼러윈 주간에 경찰 복장·장비(코스튬)의 판매·착용 행위를 집중 단속한다.29일 경찰청은 이달 25일부터 시작해 다음 달 3일까지 핼러윈 전후 2주간 무분별한 유사 경찰 제복 및 장비의 유통과 사용을 막기 위해 온라인 모니터링을 강화한다고 밝혔다.주요 온라인 판매업체 54곳과 중고거래 사이트를 중점적으로 단속하며, 위법 행위 적발 시 수사 의뢰할 방침이다.이에 앞서 경찰은 지난 21일 한국온라인쇼핑협회(KOLSA)에 핼러윈 주간 판매업체 관리를 강화하고 경찰제복·경찰복 등 관련 용어 검색을 차단 조치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지난 25일에는 주요 중고거래 사이트에도 공문을 보내 단속에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아울러 각 시도경찰청은 주요 축제 장소에서 인파 관리 활동과 연계해 경찰제복 착용과 관련한 현장 계도·단속에 나선다.경찰제복장비법상 경찰공무원이 아닌 일반인이 경찰제복 또는 경찰제복과 유사한 복장을 착용하거나 경찰 장비를 소지하는 것은 불법이다.이를 어기면 6개월 이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판매자는 1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경찰장비보급센터는 모니터링을 통해 지난해 총 54건에 대해 시정 조처하고 5건은 수사를 의뢰했다. 이 중 3건은 검찰에 송치됐다.올해도 1건에 대해 시정 조처했으며 수사 의뢰한 5건 중 4건은 수사가 진행 중이다. 일례로 청주 상당경찰서는 이달 20일 과거 중앙경찰학교 교육생에게 보급됐던 기념 옷(경찰 상징물 사용)이 중고거래 사이트에 게시된 사실을 확인해 수사하고 있다.경찰 코스프레는 사고 발생 시 실제 경찰과 오인할 가능성 등이 있어 해서는 안 된다. 이태원 참사 당시에도 경찰 코스프레를 한 일반인이 많아 실제 출동한 경찰을 일반인으로 오인해 통제에 따르지 않으면서 사고 수습이 늦어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2024.10.29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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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리돌림·음료수 테러”…‘학폭’ 예비 경찰 4명 퇴교 처분

정책이슈

예비경찰관인 중앙경찰학교 교육생 4명이 학교폭력으로 퇴교 조치된다.중앙경찰학교는 16일 교육 운영위원회를 열고 최근 불거진 교육생 집단 따돌림 사건 가해 학생들에 대한 징계 수위를 심의했다. 중앙경찰학교는 “외부위원 4명과 교직원(경찰관) 2명 등 모두 7명이 심사에 참여했고, 대상자 4명을 학교장 직권으로 퇴교시키는 것으로 의결했다”고 밝혔다.앞서 지난 3일 중앙경찰학교 교육생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동급생들로부터 집단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는 글이 올라왔다.작성자 A씨는 “집에서 밥 먹는데 어머니가 중경(중앙경찰학교)에서 잘 지내냐고 물어보시는데 그 자리에서 눈물만 뚝뚝 흘렸다”며 “저보다 나이 많은 사람들은 건수 하나 잡으면 학급 인원 다 듣는 강의실에서 조리돌림하면서 개무시하고 어린 사람들은 물인지 음료수인지 액체를 아무 이유 없이 근무복 입고 있는 목에 뿌려 옷을 다 젖게 했다”고 주장했다.학교 측은 A씨가 중앙경찰학교 312기 교육생인 것을 확인하고, 가해자로 지목된 교육생과 분리조치했다. 진상조사에 나선 학교 측은 목격자 진술을 통해 가해자로 지목된 교육생들이 A씨의 목덜미에 인공 눈물을 뿌리는 등 괴롭힌 정황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중앙경찰학교는 현재 교육을 받는 312기 예비경찰 교육생 6명이 또 다른 교육생 한 명을 집단으로 괴롭힌 정황을 파악했다. 중앙경찰학교는 공개채용으로 선발되는 신임 순경, 특별채용으로 선발되는 경장 등을 8개월간 교육하는 기관이다.경찰청도 실태조사에 나섰다. 경찰청은 감찰·감사·인권·교육 파트 합동으로 특별점검단을 꾸려 경찰대학과 중앙경찰학교의 운영 전반에 대해 실태조사를 진행 중이다.

2023.03.16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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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리돌림하고 음료수 뿌려”…경찰학교서도 ‘학폭’ 터졌다

정책이슈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됐던 정순신 변호사가 아들의 학교 폭력 논란으로 낙마해 경찰 내부가 어수선한 가운데 예비 경찰관을 교육하는 중앙경찰학교에서도 ‘학교폭력’ 문제가 불거진 것으로 전해졌다.6일 경찰 등에 따르면 중앙경찰학교 교육생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 최근 동급생들로부터 집단 괴롭힘을 당했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글쓴이는 “저보다 나이 많은 사람들은 건수 하나 잡으면 학급 인원 다 듣는 강의실에서 조리돌림하면서 무시하고, 어린 사람들은 물인지 음료수인지 액체를 목에 뿌려서 옷이 다 젖게 했다”고 주장했다.이어 “어머니가 중경(중앙경찰학교)에서 잘 지내냐고 물어보시는데 그 자리에서 눈물만 뚝뚝 흘렸다. 313기로 재입교하거나 생활관을 바꾸거나 아예 제 성격을 바꾸고 싶다”고 호소했다.해당 글이 퍼지며 논란이 일자 학교도 진상 파악에 나섰다. 학교는 글쓴이가 실제로 중앙경찰학교에 입교해 교육 중인 312기 교육생인 것으로 확인했다.학교는 이번 주 가해자로 지목된 교육생들을 불러 글쓴이의 주장이 사실인지 조사할 예정이다. 집단 괴롭힘이 실제로 있었던 것으로 확인될 경우 가해자는 최고 퇴교 처분을 받을 수 있다.

2023.03.06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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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6대 테러 사건

산업 일반

프랑스부터 파키스탄까지 세계적으로 거의 매일 발생한 공격으로 700명 이상 목숨 잃어지난 10월 24일 밤 파키스탄 서부 도시 퀘타에 있는 경찰학교에서 3명의 무장괴한이 총기를 난사해 최소 60명 이상이 숨지고 수백 명이 다쳤다. 테러범 중 2명은 자폭하고 나머지 한 명은 파키스탄 치안군에 사살됐다. 퀘타에서 그런 비극이 발생한 건 처음은 아니다. 도심에서 약 13㎞ 떨어진 경찰학교는 과거 두 차례 공격을 받은 적이 있다.올해 수많은 테러가 발생했다. 미국 신문 USA 투데이가 2016년에는 ‘전 세계에서 거의 매일 테러 공격이 발생한다’고 평한 때가 올해의 중반을 막 넘어선 시점이었다. 테러로 가장 큰 고통을 겪은 나라는 여전히 이라크였다.다음은 희생자를 기준으로 올 들어 지금껏 최대 규모의 테러 사건들이다. ━ 1. 2016년 7월 카라다 폭탄테러 이라크 바그다드의 카라다 지구 시아파 주거지역의 쇼핑센터 바로 앞에서 폭발물을 가득 실은 차량이 폭발해 최소 292명이 사망했다. 이 공격은 이라크가 전쟁과 내전을 겪은 10년 사이 수도 바그다드에서 발생한 최악의 테러로 묘사됐다.급진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신성한 라마단 기간 종료 직전 발생한 이 테러의 배후를 자처했다. ━ 2. 1월 샤라반 동시 폭탄테러 이라크 북부 샤라반에서 두 건의 폭탄테러로 최소 100명 이상이 숨졌다. 폭발은 찻집과 나잔다 카툰 사원에서 발생했다. 테러 발생 직후 IS가 배후를 자처했다. 현지 언론보도에 따르면 1차 폭발 부상자들을 구조하려 치안요원과 민간인이 달려갈 때 2차 폭발이 일어났다. ━ 3. 5월 바그다드 차량폭탄 테러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잇따른 차량폭탄테러로 최소 90명이 사망했다. 사드르시 시아파 동네의 한 장터에서 발생한 이 최대 폭탄 테러 역시 IS가 배후를 자처했다. 이 폭탄테러 한 건에서만 최소 63명 이상이 희생됐다.다른 2건의 폭발도 시아파 지역에서 발생했다. 시아파의 주요 이슬람 사원 한 곳이 자리잡은 도시 북부 카디미야 지구와 바그다드 중심부 자미아 지역에서 각각 일어났다. ━ 4. 7월 니스 테러 프랑스 남부 도시 니스에서 바스티유의 날(프랑스 혁명기념일)을 기념하던 군중 속으로 대형 트럭이 돌진해 어린이 10명 이상을 포함해 최소 84명이 목숨을 잃었다. 범인은 모하메드 라후에유 부렐이라는 31세의 튀니지계 프랑스 남성으로 밝혀졌다.부렐이 프랑스 경찰에 사살당하기 전까지 그의 공격으로 202명이 다쳤다. IS가 테러의 배후를 자처하고 부렐을 ‘IS 전사 중 한 명’으로 불렀다. ━ 5. 7월 카불 동시 폭탄테러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시아파 소수 종족인 하자라족 구성원들의 시위 도중 IS 전사 2명이 자폭테러를 일으켜 최소 80명이 숨지고 230명 이상이 다쳤다. 이 사건은 2001년 미국이 주도하는 연합군이 탈레반 축출 작전을 개시한 이래 카불에서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테러로 손꼽혔다.아프가니스탄의 최대 정보기관 국가안보국은 낭가르 하르 지방에서 활동하는 IS 전사 아부 알리가 기획한 테러였다고 밝혔다. 또한 3명의 폭탄테러범이 이 공격에 연루됐다고 말했다. ━ 6. 8월 퀘타 병원 공격 파키스탄 퀘타의 시민병원에서 폭탄이 터져 최소 70명이 숨지고 120여 명이 다쳤다. 폭발 후 파키스탄의 국경수비대와 퀘타 경찰이 병원에 도착할 때 무장 괴한들이 총격을 가했다.파키스탄 당국은 이 공격의 배후로 인도의 정보기관 조사분석단을 지목했다. 그러나 파키스탄 탈레반의 일파가 테러공격의 배후를 자처했다. 이 공격으로 기자 2명도 목숨을 잃었다.- 메리 파스칼린 아이비타임즈 기자

2016.11.07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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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이모저모] 파키스탄 - 경찰학교 테러, 61명 사망

국제 이슈

파키스탄 당국에 따르면 지난 10월 24일 파키스탄 서부 도시 퀘타 인근 경찰학교에 밤 사이 침입한 무장괴한들이 총기를 난사해 최소 60명 이상이 사망했다. 폭탄조끼를 착용한 무장괴한 3명이 경찰 훈련생 700명이 생활하는 학교 기숙사에 들어가 생도들에게 총격을 가하기 시작했다.당국은 파키스탄 내 탈레반 일파의 소행이라고 밝힌 반면 급진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도 산하 매체인 아마크 통신을 통해 테러의배후를 주장했다.출동한 병력과 테러범들 사이에 몇 시간 동안 총격전이 벌어졌다. 무장 괴한 중 1명이 치안군에 사살되고 나머지 2명이 폭탄조끼를 터뜨려 자폭하면서 총격전이 막을 내렸다고 영국 BBC 방송은 보도했다. 경찰학교는 파키스탄에서 가장 큰 발로치스탄 주에 있다. 주 정부 대변인 안와룰라 카카르는 이번 공격으로 사망자 60명 외에 118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AFP 통신에 말했다.진압작전을 이끈 국경수비대의 셰르 아프간 소장은 통신감청 결과 무장괴한들은 파키스탄 내 탈레반에 연계된 단체 라슈카르-에-장비 소속이라고 밝혔지만 그 단체는 배후를 주장하지 않았다.아프간 소장은 무장괴한들이 아프가니스탄의 공작원들과 소통해 왔다고 덧붙였다. 퀘타는 아프간 국경에 인접해 있으며 파키스탄에서 가장 민감한 지역 중 하나다. 발로치스탄 민족주의자들이 자치권 확대를 요구하며 이슬람주의 전사들의 공격이 수시로 발생한다.지난 8월에는 퀘타의 병원에서 일어난 자폭테러로 최소 70명 이상이 사망했다. 당시 IS와 파키스탄 내 탈레반 일파가 그 공격의 배후라고 주장했다.- 코너 개피 뉴스위크 기자

2016.10.31 08:24

1분 소요
[9/11 First Responders] 비극 아닌 숭고한 희생

산업 일반

9·11 테러 당시 목숨을 걸고 구조에 나섰던 영웅들의 가족이 들려주는 슬픔과 희망의 메시지짐 스미스는 은퇴한 뉴욕 경찰이다. 9·11 테러가 있었던 날 아침, 경찰학교의 법학 강사로 근무 중이었다. 그의 아내 모이라는 경찰학교 바로 옆 골목 21번가의 13구역에서 순찰 임무를 맡았다. 9월 11일, 모이라는 세계무역센터로 파견돼 남쪽 건물에서 시민 1명을 안전하게 구조한 뒤 다른 시민을 도우려 다시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가 건물이 무너져 사망했다. 9·11과 모이라의 죽음을 떠올릴 때 나는 분노를 느끼지 않는다. 많은 일에 분노했지만 이번만은 내 감정을 앞세울 일이 아니다. 자신을 비극의 희생자로 여기며 자기 연민에 빠질 상황이 아니다. 모이라의 죽음을 애통하게 여기지 말고 아내의 용기만 가슴 깊이 간직하기로 했다. 아내가 어떻게 죽었는지 떠올리며 슬픔에 젖기보다 아내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어떤 일을 해냈는지 기억하고 싶다. 아내는 새벽 4시에 퇴근하다가 음주 운전자의 차에 치여 숨진 게 아니다. 그랬다면 정말 비극이었겠지만, 모이라는 사람들을 구하려고 붕괴 직전인 건물로 돌진해 들어가 최후를 맞았다. 이건 비극이 아니다. 진정한 영웅의 자격을 갖춘 숭고함이다. 그 사실을 잊지 않기로 했다.잭 플레처는 뉴욕시 소방관이다. 그의 쌍둥이 형제 안드레 역시 소방관이었다. 이들은 브루클린 테크니컬 과학고 미식축구 선수였으며, 뉴욕시 소방서의 미식축구와 야구팀에서도 활약했다. 롱 아일랜드에서 자원 소방관으로 일하기도 했다. 9·11 당시 안드레는 구조 5팀에 배정돼 북쪽 건물에서 구조 활동을 벌이다 순직했다. 벨뷰 병원에는 사건 현장에서 찾은 신체 부위들이 아직 보관돼 있다. 그 신원을 밝힐 DNA 기술은 없다. 소방관으로 활동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안드레가 돌아오지 못한다는 사실을 잘 안다. 나는 이 사실을 받아들였고, 덕분에 인생을 다시 시작할 수 있었다. 이후 내가 겪은 일과 내가 했던 모든 노력은 나 한 사람을 위한 게 아니라 우리 둘을 위한 일이다. 나는 이제 두 사람의 인생을 산다. 형제, 자매와 쌍둥이는 다르다. 쌍둥이는 텔레파시처럼 같은 감정을 느낄 때가 많다. 북쪽 건물이 붕괴했을 때 안드레가 내게서 떨어져 나가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그래서 지금도 작은 희망을 놓지 않는다.브렌던 아이엘피는 브루클린 소방차 157에 배정된 뉴욕시 소방관이다. 당시 3개월 수습 근무를 하던 그는 9·11 테러 당시 다른 소방관들과 세계무역센터로 출동해 두 번째 빌딩이 무너진 직후 현장에 도착했다. 구조 2팀에서 소방관으로 근무하다가 은퇴한 그의 아버지 리 아이엘피 또한 현장에 출동한 상태였다. 브렌던의 형 조너선과 그가 배속됐던 288 구조대는 남쪽 건물 붕괴로 전원 사망했다. 너무 어리고 순진해서 그랬는지도 모른다. 당시 나는 25세였고 세상을 안다고 자신만만했다. 우리 세대는 전쟁도 전투도 없는 호사스러운 환경에서 성장했다. 만사가 평화로운 시절이었다. 9·11때 난생 처음으로 아비규환을 목격했다. 이전에 결코 보지 못한 광경이었다. 대부분의 사람이 그랬을 거다. 그래도 임무를 완수해야 했다. 받은 임무는 모두 해냈다. 건물이 붕괴하고 현장에 도착한 그날, 나는 잔해 더미를 일일이 손으로 뒤지며 단 한 명의 생존자라도 찾으려 노력했다.

2011.09.07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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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Gallery] ‘당신의 죄를 심판한다’

산업 일반

2011년 8월 3일, 카이로At the Endof the Rope‘당신의 죄를 심판한다’많은 이집트인은 이런 날이 오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호스니 무바라크는 권좌에서 쫓겨난 지 6개월 만에 지난 수요일(3일) 침대에 누운 채 판사 앞에 불려 나왔다. 부패, 그리고 시위대를 향해 발포명령을 내린 혐의를 심판하는 자리였다. 한때 미국의 후원을 받던 그는 건강이 악화됐다고 주장해 병원 침대에 누운 채 법정에 출두했다. 30년 가까이 이집트를 지배했던 그가 흰 죄수복 차림으로 피고인용 철망 안에 갇힌 채 정의의 심판대에 올랐다. 이집트인은 정의를 향한 갈증이 쉬 가시지 않는 듯하다.이 옛 독재자가 모든 혐의를 부인하는 모습을 중동 전역에서 수백만 명이 TV를 통해 지켜봤다. 그동안 사진 속의 남자 같은 시위대가 카이로의 경찰학교 앞에 집결했다. 무바라크의 포스터 앞에 선 그의 이마에는 핏빛 같은 붉은 글씨로 “이집트가 우선”이라고 적혀 있었다. 재판은 8월 15일 재개된다. 올가을 선거를 앞두고 이집트는 변함없이 새로운 아랍 세계에 영감과 불안을 동시에 안겨준다. ANDREW BAST2011년 8월 5일, 방콕Welcometo the Club여성 지도자의웃음그녀가 환히 웃을 만한 이유가 있다. 텔레콤 회사 중역을 지낸 잉락 친나왓(44)은 태국 하원의 승인을 받아 태국 최초의 여성 총리가 됐다. 인플레이션 억제(돼지고기 값 급등으로 지방에서 항의시위가 일어났다), 대졸자 최저임금 인상, 이웃 캄보디아와 영토분쟁 해결 등이 그녀 앞에 놓인 현안이다.하지만 그녀가 극복해야 할 유산도 있다. 한때 총리로 엄청난 인기를 모으다 2006년 쿠데타 때 부패 혐의로 권좌에서 쫓겨난 오빠 탁신이다. 긍정적인 점으로는 친나왓이 총리에 취임하면 새로운 유력한 여성 세계 지도자들의 대열에 합류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라이베리아의 엘런 존슨 설리프 같은 여성 외에도 지우마 호세프가 최근 글로벌 신흥 강호 브라질 대통령에 선출됐다. ANDREW BAST

2011.08.09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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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iscope

산업 일반

정보 전문가들은 메수드가 파키스탄 정보부와 알카에다 잔존세력의 도움을 받는다고 믿는다. Mehsud's Pals in High Places잡을 테면 잡아 봐! 메수드의 위협성전주의자 바이툴라 메수드는 폭력이 난무하는 무법 천지인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접경지역에서 활동한다. 그는 대담하기도 하지만 위기를 모면하는 재주도 뛰어나다. 지난 2년간 파키스탄 보안군이 그를 사살하거나 생포하기 위해 수차례 작전을 벌였는데도 번번이 몸을 피했다. 남부 와지리스탄주에서 테리크-이-탈레반이란 무장단체를 이끄는 그는 2007년 말부터 혼자 힘으로 무리의 가장 야심찬 지도자 중 한 명으로 떠올랐다. 갈수록 대담한 그는 지난주엔 파키스탄의 라호르 인근 경찰학교에 대한 치명적인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으며 백악관까지 위협했다. AP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그는 “우리는 곧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할 공격을 워싱턴에서 감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관리들은 대체로 그의 위협을 무시한다. 실제로 그는 그런 공격에 필요한 자원도, 세계적인 네트워크도 갖추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공격을 수차례나 모면한 것을 보면 파키스탄 정부의 고위직 인사 중에 우군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 미국 정부의 공식 보고에 정통한 대 테러 전문가 두 명은 사안의 민감성을 이유로 익명을 요구하며 미국과 파키스탄 관리들은 메수드가 파키스탄 정보부(ISI) 내부에 접촉선을 뒀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갈수록 덩치가 커지는 ISI는 파키스탄에서 정체가 묘한 정보기관이다). 따라서 파키스탄 병력이 공격에 나서기 전에 메수드의 접촉선이 그에게 미리 귀띔을 해준다는 것이다. 이 문제에 정통한 파키스탄의 한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의 고위관리들은 파키스탄 관리들과 일부 정보를 공유했다. ISI 내부의 첩자들이 2007년 12월 베나지르 부토 전 파키스탄 총리의 암살을 위해 메수드 휘하 무장단체의 훈련을 도왔다는 것이다. 현재 파키스탄 대통령은 부토의 남편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다. 미국 관리들은 그런 첩보에 대해 함구했으며 확인을 해 줄 수도 없다고 말했다. 메수드가 그토록 악명이 높고 파키스탄 당국도 그의 행방을 훤히 알고 있으리라는 점을 감안하면 “파키스탄 당국이 그를 모르는 척하고, 공격도 회피하려는 것은 수수께끼”라고 그 지역의 한 부족 지도자는 말했다(그도 신변안전을 이유로 익명을 요구했다). 메수드가 그 지역에서 네트워크가 잘 갖춰진 다른 우군을 확보하고 있는 점은 분명하다. “그는 아프가니스탄에서 매우 활발한 활동을 펼치며 알카에다와도 깊게 관련돼 있다”고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지도자 한 명이 말했다. 역시 익명을 요구한 그는 메수드가 외국 전사들을 아프가니스탄뿐만 아니라 “훨씬 더 서쪽으로” 투입할 능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여러 미국 관리들은 그런 위협을 단지 과시용으로 여기지만 메수드가 알카에다 최고사령부의 잔당들처럼 전투태세가 더 잘 갖춰진 성전주의자들과 협력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고위 대 테러 보좌관인 프랜시스 타운젠드는 메수드가 이미 자신의 활동무대를 크게 벗어나 파키스탄의 도시 안에서 공격을 감행할 능력을 보여준 사실에 주목한다. “ 무시하려면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타운젠드는 경고했다. MARK HOSENBALL 1998년 북한이 발사한 광명성 1호와 조 바이든 미 부통령. Is This the Test Biden Was Talking About?북한의 로켓 발사… 바이든 예언 적중? 조 바이든 부통령의 말이 옳았던 걸까? 지난해 바이든은 버락 오바마가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취임 후 6개월 이내에 국제 위기의 어려운 시험을 치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해 큰 파문을 일으켰다. 지난해 10월 시애틀의 한 모금행사에서 바이든은 이렇게 말했다. “명심하라. 6개월도 안 돼 과거 존 케네디에게 그랬던 것처럼 세계는 버락 오바마를 시험하게 된다. 세계가 지켜본다. 우리는 명석한 47세의 상원의원을 미국 대통령으로 선출할 참이다. 다른 말은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내가 여기 서서 한 말을 잊지 말라. 국제적인 위기가 일어나 대통령의 용기를 시험한다.” 오바마는 바이든의 발언에 의미를 두지 않고 가볍게 받아넘겼다. 취임 후 불과 두 달이 지난 시점에서 오바마가 군축에 관한 주요 연설을 하는 바로 그날, 정확히 연설 몇 시간 전에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했다. 북한이 일부러 오바마의 연설 날짜에 맞춰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보느냐고 묻자 로버트 깁스 백악관 공보비서는 북한이 몇 주 전부터 발사하겠다고 공언해 왔다고 지적했다. “우연의 일치였다”고 깁스는 말했다. 그러나 다른 더 큰 목표는 없었을까? 북한이 오바마에게 어떤 메시지를 보내려 한 걸까? 깁스는 어휘를 신중하게 선택했다. “북한은 아주 오래전부터, 최소 전전 대통령 시절부터 책임과 국제 결의를 무시해 왔다”고 깁스가 말했다. “따라서 이번 일이 오바마 대통령과 어떤 관계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HOLLY BAILEY Mark-to-Market My Words 시장 평가 가격제의 허와 실 부실 여신에 따른 주택담보물 차압 사례가 폭증했다. 회계 규정 중엔 대다수 사람이 잘 납득하지 못하는 은행가들만의 철칙이 하나 있다. 은행들이 현재 시장 가치에 따라 보유 자산을 평가하는 ‘시장 평가(mark to market)’ 가격제다. 예전에 은행이 자산을 사들인 가격도, 금융산업이 안정될 즈음인 1, 2년 후에 자산을 내다팔 가격도 아니다. 지금 당장 자산을 팔았을 때 만질 수 있는 돈을 말한다. 요즘 같은 상황에서는 가치가 거의 없는 거나 마찬가지다. 은행들은 신용위기 발발 이후 이 규정의 철폐를 탄원해 왔으며, 지난주 소원을 이뤘다. 복잡해서 잘 모르겠다고? 어디서든 기죽지 않으려면 반드시 알아둬야 할 ‘시장 평가’ 가격제에 관한 네 가지 정보를 소개한다. 1 은행가들은 시장 평가 가격제가 수십억 달러어치의 손실을 안겼다고 말한다. 주택시장 거품이 터지자 모든 주택담보증권(MBS)의 거래가 실종됐다. 그 누구도 사려 들지 않는 자산이 잔뜩 붙은 대차대조표만 남았다. 그래서 매 분기 말이면 은행은 ‘독성 자산’ 수십억 달러를 말소해야 했다. 심지어 그 자산가치 하락이 인위적이거나 일시적일 때조차 그랬다. 은행 입장에서는 현 시점에서 자산 매각 의사가 전혀 없는데도 왜 당장 파는 것인 양 자산 평가를 강요받아야 하느냐고 따질 법도 했다. 2코네티컷주의 5개 대형 회계법인이 규정을 주무른다. 은행들은 지난해부터 의회에 시장 평가 가격제를 없애 달라는 로비를 해 왔다. 이 제도가 엄청난 자산 감소를 불러와 대출을 하지 못할 지경이라고 주장했다. 의회도 모든 규정을 획정하는 미 재무회계기준위원회(FASB·코네티컷의 5개 대형 회계법인이 참여한다)에 압력을 넣었다. FASB는 권한 박탈을 포함하는 수개월에 걸친 압력에 굴복해 결국 규정을 완화했다. 3새 가이드라인이 가진 문제점 이제 은행들은 자산평가에서 ‘중요한 판단’을 고려하게 됐다. 예컨대 은행들은 나중에 더 나은 가치를 가질 증권에 당장의 형편없는 가격을 매기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일부 투자자는 이번 규정 개정으로 은행이 쓸모없는 자산을 마치 가치 있는 자산인 양 은폐하는 일이 더 쉬워진다고 우려한다. 4은행 입장에서는 환상적이지만 과연 제대로 작동할까? 이런 조치는 시티그룹과 같은 대형 은행이 수십억 달러의 손실을 만회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아무도 사지 않는 무더기 독성 자산 같은 당장의 문제를 해결해주진 못한다. 그리고 장기적으론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왜냐 하면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이 민간 투자자들에게 저리 금융을 제공해 자산을 사들이게 하는 방법으로 자산 시장 재건을 구상 중이기 때문이다. MATTHEW PHILIPS Bracing for Blago's Trial블라고예비치의 물귀신 작전? 블라고예비치의 재판에 거물 정치인들이 등장할까? 지난해 ‘매관매직’ 혐의로 체포된 로드 블라고예비치 전 일리노이 주지사의 정치 생명은 끝난 것과 다름없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다. 블라고예비치가 지난주 16개가 넘는 부정부패 혐의로 미국 연방대배심에 정식 기소되면서 그의 재판에 거물급 정치인들이 소환될지 모른다는 추측이 무성하다. 램 이매뉴얼 백악관 비서실장과 이미 기소된 워싱턴의 로비스트 안투완 (토니) 레즈코 등의 이름이 거론된다. 이매뉴얼은 직접 범죄를 저지른 혐의가 아니라 블라고예비치가 직권을 남용했던 대상으로 연루됐다. 기소장에 따르면 2006년 당시 일리노이주 하원의원이었던 이매뉴얼이 차터스쿨(공적 자금을 받아 민간이 세우는 학교)을 설립하기 위해 주 예산 지원을 요청했다. 그러자 블라고예비치는 부하 직원을 시켜 이매뉴얼의 요청을 들어주는 만큼의 대가를 요구했다. 이매뉴얼의 동생이자 할리우드의 거물 에이전트인 아리 이매뉴얼의 주최로 자신을 위한 후원금 조성 파티를 열도록 한 것이다. 물론 이 계획은 불발로 끝났다. “아리가 그런 후원 파티를 열 턱이 없다”고 당시 사정을 잘 아는 한 변호사가 말했다. 그래도 이 진술만으로도 이매뉴얼은 법정에 설 수 있다. 백악관으로서는 골치 아픈 일이다. 한때 오바마 대통령의 모금 담당이었다가 현재 FBI의 수사에 협조 중인 레즈코는 블라고예비치를 도와 다양한 직권 남용과 리베이트에 공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플로리다주의 디즈니월드에서 가족과 휴가를 보내다가 기소 소식을 접한 블라고예비치는 자신이 “무죄”라고 주장했다). 이번 재판으로 민주당만 좌불안석인 건 아니다. 공모범으로 지목된 또 한 명은 공화당의 막강한 브로커 윌리엄 셀리니다. 그는 현재 모든 혐의를 부인한다. 블라고예비치는 또 수익이 높은 주 채권 사업을 신원 미상의 로비스트에게 위탁해 수수료 명목으로 레즈코에게 수십만 달러를 떼어주도록 한 뒤 나중에 다른 두 명의 공범자와 함께 다같이 돈을 나누기로 했다고 알려졌다. 법조계 소식통에 따르면 이 신원 미상의 로비스트는 로버트 실랜더라는 전직 공화당 재무간사다. 실랜더의 변호사는 혐의 내용이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한편 레즈코의 재판에 출두한 주요 증인의 진술에 따르면 패트릭 피츠제럴드라는 연방 검사가 2004년 블라고예비치 사건에 대해 공격적으로 수사에 착수했고 실랜더는 부시의 핵심 참모였던 칼 로브를 압박해 피츠제럴드를 해고토록 종용했다. 실랜더와 로브는 둘 다 그런 대화를 나눈 기억이 없다고 부인했다. “수사는 계속된다”고 피츠제럴드의 대변인은 말했다. MICHAEL ISIKOFF

2009.04.07 14:17

7분 소요
인물 탐구하는 독립영화 걸작 2편

산업 일반

역경에서 소임 다하는 외로운 주인공들의 내면세계 그려 납량 특대작들이 작은 독립영화들에 길을 터주는 9월이 되어 다행이다. 9월 중으로 많은 공통점을 지닌 영화 두 편이 개봉된다. 둘 다 어려운 역경에 처해 자기 소임을 다하는 무척 슬프고 외로운 주인공들을 탐구한 영화다. 두 편 모두 몹시 울적하면서도 뛰어난 걸작이다. ‘맨 푸시 카트(Man Push Cart)’는 이란 출신의 젊은 미국인 감독 라민 바라니의 첫 장편영화다. 첫 장면이 나중에는 눈에 익숙한 영상으로 바뀐다. 칠흑같이 어두운 새벽의 맨해튼. 아마드(실제로 길거리 장사꾼 출신인 아마드 라즈비가 배역을 맡았다)는 시내 한 귀퉁이로 손수레를 끌고 가 바쁜 직장인들에게 커피와 도넛을 판다. 비밀을 쉽사리 털어놓는 성격이 아니지만 수척한 얼굴에는 대단한 과거를 숨긴 사나이라고 적혀 있다. 그가 모하마드(찰스 대니얼 샌도발)를 만나는 순간 언뜻 그런 사연의 감이 잡힌다. 부유한 파키스탄 동포 모하마드는 유명한 싱어송라이터였던 아마드의 과거를 기억한다. 관객들은 어떤 운명의 장난으로 아마드가 커피 손수레를 끌면서 포르노 비디오를 밀매하는 신세가 됐는지 모른다. 어쩌다 어린 아들과 남남이 됐으며, 그 아들이 인근에 사는 친척들 손에서 자라는 이유도 밝혀지지 않는다. 그러나 매일 아침 같은 장소에 수레를 끌고 가는 그를 보면서 관객들은 과거 한때 큰 잘못을 저질렀을지도 모른다는 은근한 생각에도 불구하고 그를 성원하게 된다. 모하마드와의 인연과 다른 한 여자와의 인연이라는 불안한 두 관계가 시작되면서 아마드의 인생 터널에도 약간 빛이 들어온다. 모하마드는 과외 청부 일을 맡기면서 잘하면 장차 큰 일거리도 가능하다고 유혹한다. 한편 가판대에서 신문을 파는 노에미(레티셔 돌레라)라는 스페인 처녀가 아마드에게 추파를 던진다. 그러나 모하마드가 노에미와 사귀기 시작하면서 돈 앞에서 삼각관계의 균형이 무너진다. 어쨌든 도넛 장사꾼과의 맥주나 가라오케보다는 메트로폴리탄에서 오페라를 관람하는 밤이 훨씬 더 매력적이다. 일하는 아마드에게 상상도 못할 불행이 떨어지면서 그의 세계는 무너지기 시작한다. ‘맨 푸시 카트’는 상영시간이 87분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더디다는 느낌이 든다. 그러나 좋은 의미로 더디다. 곤경에 빠진 주인공으로 나온 라즈비의 연기는 걸출하다. 침묵하는 10초 동안 다른 많은 배우가 평생 전하는 것보다 더 많은 메시지를 전한다. 영화는 결코 완벽하지 않다. 적어도 아마드의 전처가 나오는 부차적 줄거리가 워낙 모호해 관객들을 감질나게 만든다. 그러나 영화를 통해 주변 세계를 다시 보게 된다면 앞으로는 도넛 장사꾼을 보는 눈이 바뀔 것이다. ‘르 프티 르테낭(Le Petit Lieutenant)’은 경찰, 악당, 추격, 단서 등이 완비된 추리영화다. 그렇다고 ‘CSI 과학수사대: 파리편’을 기대하고 입장한다면 실망할 뿐 아니라 은근히 감동적인 이 영화의 가장 멋진 점을 놓치게 된다. 자비에르 보브아(‘노르’)가 감독한 ‘르 프티 르테낭’은 ‘맨 푸시 카트’와 마찬가지로 매일 반복되는 힘든 업무에 초점이 맞춰진다. 다만 이번에는 파리 경찰청 강력반이 무대다. 신임 경감 카롤린 보디외(나탈리 바이예가 배역을 맡아 세자르상 여우주연상을 받았다)는 오랜 기간 알코올 중독증을 치료한 뒤 이제 막 업무에 복귀했다. 영화 제목과 같은 ‘작은 형사’가 파트너로 짝 지워진다. 경찰학교를 갓 졸업한 앙트완(자릴 레스페르)이라는 청년이다. 훨씬 나중에 가서 관객들은 어릴 때 죽은 보디외의 아들이 만일 살았다면 앙트완과 같은 나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러나 보디외는 젊은 파트너에게 그 사실을 말하지 않는다. 그 정도로 마음을 털어놓지는 않는 매우 조심스러운 성격이다. 대신 다른 미묘한 방법으로 애정을 표출한다. 동료 경관들이 애송이를 골탕먹일 때 뒤에서 도와주고, 심지어 노숙자 사망 사건을 수사하던 수로의 둑에서 함께 마리화나를 피우기도 한다. 단순 익사 사고로 생각했던 그 사건이 나중에 폴란드인과 러시아인 이민자들 사이의 복잡한 싸움과 연관된 연쇄살인 사건으로 밝혀진다. ‘르 프티 르테낭’은 살인사건을 풀어가는 이야기인 동시에 직장의 정치학과 개인적 구원을 다룬 이야기이기도 하다. 앙트완의 이상주의가 강력반 동료들의 적당주의와 충돌하면서 앙트완의 위치뿐 아니라 안전까지 위협받는다. 보디외는 앙트완을 향한 애정이 커질수록 어렵게 끊은 술에 점점 더 가까이 가게 된다. 그 두 가지 이야기를 한데 묶는 줄거리의 반전은 굳이 발설하지 않겠다. 다만 마지막 순간은 여러 해 동안 본 영화 중에서 가장 암담하고 감동적이었다는 말만 하겠다.

2006.09.27 16:30

3분 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