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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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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해상운임 3400선 돌파…‘석화·철강·중기’ 직격탄

산업 일반

글로벌 해운 운임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홍해 사태 장기화와 파나마 운하 가뭄, 미국의 대 중국 관세 부과 등이 영향을 미치면서 운임이 더욱 증가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같은 문제들은 단기간 해결되기 쉽지 않아 화주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2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1일 컨테이너선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3475.60으로 집계됐다. 해운 운임은 최근 1년 새 급격히 뛰었다. 2023년 3월 24일 기준 908.35에 불과했으나, 올해 1월 12일 2206.03을 기록하며 두 배 가까이 올랐다. SCFI가 3000선을 넘어선 시기는 지난 5월 31일이다. 이날 SCFI는 3044.77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시기였던 지난 2022년 8월 이후 처음으로 3000선을 넘어섰다. 이후 지난 21일까지 계속해서 3000선을 유지하고 있다. SCFI가 이처럼 강세를 보인 배경으로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이 지목됐다. 지중해와 홍해를 잇는 수에즈 운하는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진입하는 관문 역할을 한다. 이곳에서 예멘 친이란 후티 반군이 홍해 상선을 공격함에 따라 사실상 막힌 상태다. 지난 14일(현지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후티 반군은 지난해 11월 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하마스를 돕는다는 명분으로 홍해를 지나는 상선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7개월 넘게 공격을 감행하면서 홍해 사태가 장기화되자 상선들은 아프리카 남단 희망봉으로 크게 우회하는 실정이다.북미와 남미를 잇는 파나마 운하 가뭄도 문제다. 파나마 운하 운영 당국은 극심한 가뭄으로 물의 양이 부족해지자 통과 허용 선박 수를 줄였다. 현재 파나마운하청은 하루 평균 32척을 통과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22척 안팎까지 줄었던 지난해 연말과 비교하면 많이 증가한 수치지만, 여전히 정상화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이로 인해 대기 시간과 통행료도 모두 늘어났다. 최근에는 미국 동부와 동남부 항만 노동자들이 가입한 노동조합 국제항만노동자협회(ILA)가 파업 방침을 밝혀 화주들의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다.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파나마운하청은 하루 평균 32척을 통과시키고 있고, 10월에는 기존의 일평균 36척의 통행량을 회복할 것”이라며 “강수량에 따라 변동 가능성이 높아 연말까지는 일부 통행 차질이 지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미국과 중군 간 무역 갈등도 운임 상승에 한몫한다. 업계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전기차 ▲철강 ▲반도체 등 중국산 제품에 대해 관세를 대폭 인상하기로 하자 일부 중국 기업들이 수출 물량을 확대함에 따라 해상운송 수요가 늘어난 점도 해상운임 압박 요인이라고 평가했다.복합적인 요인으로 세계 해운 운임이 다시 요동치기 시작하자 ‘팬데믹 물류대란’이 다시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2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노르웨이 화물분석 업체인 제네타 자료를 인용해 2TEU(40피트짜리 표준 컨테이너 1대)를 중국에서 유럽으로 운송하는 비용이 지난 10월 평균 약 1200달러(약 166만원)에서 최근 약 7000달러(약 971만원)로 급등했다고 전했다.이는 공급망이 차질을 빚던 2021년 말 기록한 최고치 1만5000달러(약 2082만원)보다는 낮다.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통상적인 가격과 비교하면 약 5배에 달한다.태평양 횡단 요금도 비슷한 규모로 오른 상황이다. 중국 상하이에서 미국 로스앤젤레스까지 2TEU를 운송하려면 6700달러(약 929만원) 이상, 상하이에서 뉴욕까지 운송은 거의 8000달러(약 1110만원)의 비용이 필요하다. 지난해 12월만 해도 2000달러(약 277만원) 수준에 그쳤다. 해상 운임 상승 국내 여파는수출 비중이 높은 석유화학·철강 업계의 하반기 전망은 흐리다. 해운운임 상승으로 원가 부담이 가중되면서 업계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해상운임은 석유화학업체들의 수익성을 저해하는 핵심 비용 중 하나로 꼽힌다. 매출의 절반 이상을 수출로 얻는 까닭이다. 앞서 2022년 1분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갈등으로 인해 발생했던 글로벌 물류대란 당시 SCFI가 4500까지 오르자 국내 주요 석유화학사들의 물류비가 2배 이상 상승한 바 있다.업계 관계자는 “수출 비중이 높은 산업 특성상 해상운임 상승은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며 “지정학적 리스크 및 관세 부과 등 대외적인 변수를 국내에서 해결하기란 쉽지 않기에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철강 업계도 마찬가지다. 해운 운임 상승은 원료 수입비 인상으로 이어져 부담으로 다가온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철광석 가격은 톤(t)당 140달러(19만4110원)에 육박했다. 이후 지난 21일 기준 106달러(14만6969원)를 기록했다. 철광업계 관계자는 “철광석과 같은 원재료 가격은 비교적 약세를 보이지만 해운 운임 상승 등 물류비 부담 증가로 인해 실질적으로 드는 비용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소기업에겐 더 큰 문제다. 장기계약이 어렵고 대기업과 비교했을 때 협상력이 떨어지는 중소기업의 경우 폭등한 단기운임을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다. 특히 중소기업들은 선박 적재 공간 이용 시 장기가 아닌 단발성 계약을 맺기 때문에 운임 상승의 영향이 크게 다가온다. 이에 정부는 최근 해상 운임 상승에 따라 수출입 물류 영향을 분석하고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등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정부는 수출 선복 지원을 위해 국적선사 HMM 등을 통해 6~7월 중 임시선박 4척을 추가 투입하고, 중소기업 대상으로 전용 선적 공간을 4개 수출 주요 항로에 항차당 1685TEU 제공할 방침이다. 아울러 하반기 인도되는 신조 컨테이너선 7척도 차질 없이 투입할 계획이다.이밖에 중소 수출기업의 물류비 부담 경감을 위해 수출바우처 하반기 지원분 202억원을 조기 집행한다. 무역보험 특별지원 대상·기간도 확대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수출입 물류 비상대응반 등을 통해 해상 운임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수출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2024.06.28 08:00

4분 소요
석유화학 부진 속 정유의 ‘부활’

산업 일반

정유 사업을 영위하는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이 3분기 실적 개선에 성공할 전망이다. 에쓰오일과 SK이노베이션이 3분기 연결기준으로 1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2분기 대규모 손실을 냈던 정유 사업이 국제유가와 정제마진 상승 흐름 등으로 이익을 실현하면서 실적 개선을 이끌 것이란 분석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올해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컸던 석유화학 사업은 중국의 공급 과잉 여파가 이어지며 부진에서 벗어나질 못할 것으로 보인다. 1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날 에쓰오일의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7832억원으로 집계됐다. 하나증권은 지난 17일 보고서에서 에쓰오일의 3분기 영업이익을 8690억원으로 제시하고 시장 예상치를 넘어선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해당 보고서에서 하나증권은 “석유화학과 윤활기유 이익 감소에도 국제유가와 정제마진 상승에 이익이 대폭 증가할 것”이라며 “재고 관련 이익은 2000억원 중후반 수준으로 추정한다”고 분석했다. 같은 기준 SK이노베이션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8880억원으로 나타났다. NH투자증권 이날 보고서에서 SK이노베이션의 3분기 영업이익을 1조1000억원으로 예측했다. 3분기 정유 사업에서만 817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것이다. NH투자증권은 국제유가와 정제마진 동반 상승으로 정유 사업 이익이 커질 것으로 판단했다. NH투자증권 측은 SK이노베이션의 3분기 재고 관련 이익을 약 3000억원으로 추산했다. 석유화학업계에선 “2분기 정유 사업 부진에 고전을 면치 못했던 석유화학업체들이 3분기 정유 사업으로 실적 개선에 성공할 것”이란 게 중론이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2분기 손익분기점 수준에서 움직이던 정제마진이 3분기 들어 꾸준히 상승하면서 정유 사업 이익 규모도 커진 것”이라면서도 “최근 들어 정제마진 다소 하락하는 등 변동성이 있어 4분기 이익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널뛰는 정제마진에 쏠린 눈 실제 석유화학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2분기에 손익분기점 수준에 머물렀던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3분기 들어 꾸준히 상승하다 최근 다시 하락하는 분위기다. 9월 둘째 주에 배럴당 16.8달러를 기록한 이후 하락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0월 첫째 주엔 배럴당 12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정유 사업의 수익 악화를 우려할 정도의 정제마진은 아니지만, 지속 하락하고 있다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유 사업의 수익성 지표로 인식되는 정제마진은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 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의 비용을 뺀 금액을 말한다. 통상 배럴당 4~5달러 정도가 손익분기점이다. 3분기 실적 개선이 전망되는 정유 사업과 달리 석유화학 사업은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케미칼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51억원에 불과하다. 롯데케미칼이 3분기에도 영업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하는 증권사도 있다. LG화학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7659억원으로 집계됐다. LG화학의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이 3분기 7000억원 넘는 영업이익을 달성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존 석유화학 사업의 이익 규모는 미미하다는 얘기다.

2023.10.19 18:00

2분 소요
돌고 돌아서 다시 정유?…국제유가‧정제마진 상승세로 실적 나아지나

산업 일반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이 역대급 불황에 대규모 구조조정을 감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제유가와 정제마진 동반 상승으로 정유 사업이 또다시 힘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석유화학업체 중 정유 사업을 영위하는 일부 업체들은 하반기 실적 개선에 성공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코로나19 사태 전 정유 사업 부진에 석유화학 사업 확대를 꾀했던 분위기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완전히 뒤바뀐 셈이다. 일부 석유화학업체를 제외하면 친환경 사업이 기존 사업을 대체할 정도로 수익을 내지는 못하는 상황이라 “친환경 사업 전환으로 생기는 이른바 ‘수익 공백’을 정유가 메우게 될 것”이란 진단도 나온다. 석유화학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2분기를 기점으로 국제유가와 정제마진이 전반적으로 상승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6월 중순 배럴당 70달러 안팎에서 움직인 국제유가는 9월에 90달러 안팎까지 오른 상황이다. 주요 산유국의 감산 연장에 석유수출국기구(오펙) 회원국인 가봉의 쿠데타 등이 국제유가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는 각각 하루 100만 배럴, 30만 배럴의 자발적 감산을 12월까지 연장한다고 밝힌 상태다. 급기야 골드만삭스는 “내년 연말에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도 내놨다. 물론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것이란 전망에 대한 회의론도 여전하다. 정유 사업의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 역시 상승세다. 석유화학업계 등에 따르면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올해 2분기에 손익분기점 수준을 머물렀는데,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8월 넷째 주에는 배럴당 14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현재 배럴당 13달러 안팎에서 움직이는 분위기인데, 석유화학업계에선 “정제마진 강세 기조가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 다소 우세하다. 원유 공급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 가운데, 여름 휴가철 성수기 등으로 석유 제품 수요는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급 불안과 수요 증가 맞물리면서 석유 제품의 수익성도 좋아질 수밖에 없다는 게 석유화학업계 안팎의 시각이다. 이에 따라 “하반기 정유 사업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예상이 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9월 8일 보고서에서 “여름철 이동 수요 증가 등으로 원유와 석유 제품 재고는 지속 감소하고 있다”며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자발적 감산을 연말까지 연장, 유가 부양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줘, 공급 부족 심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지금의 석유 시장은 공급자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며 “화석연료 산업은 유가가 이렇게 오르더라도 생산 능력을 늘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정유업계도 투자는 친환경 신사업 영역에 집중하고 있어 정제 능력은 정체될 전망”이라며 “정제마진의 고점이 구조적으로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석유 제품 수요는 유지되는 가운데, 공급 능력은 유지 혹은 축소되는 시장 구조라, 정제마진 강세가 이어질 것이란 논리다. 실제 올해 2분기 정유 사업 손실 탓에 저조한 실적을 기록한 석유화학업체들은 3분기 실적 개선에 성공할 전망이다. 1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6422억원으로 집계됐다. 에쓰오일의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4999억원으로 나타났다. SK이노베이션은 2분기에 정유 사업에서만 4000억원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이 기간 에쓰오일 역시 정유 사업에서 3000억원에 육박하는 영업손실을 봤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정유 사업 부진으로 고전한 석유화학업체들이 하반기 정유 사업을 통해 반전을 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간 필요한’ 친환경 사업…“정유가 채운다”석유화학업계에선 “기존 사업을 친환경으로 전환하고 있는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이 사업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익 공백을 정유 사업을 통해 극복할 것”이란 진단이 나온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전에 수익 악화를 겪던 정유 사업 대신 석유화학 사업이 대규모 이익을 냈는데, 코로나19 사태를 겪은 이후 정반대의 국면을 맞고 있다”며 “정유 사업의 수익성은 유지되는 반면, 석유화학 사업의 수익성은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정유 사업을 영위하는 석유화학업체들은 친환경 사업 확장 시기에 정유 사업을 주요 수익원으로 활용할 것”이라며 “정유 사업이 없는 석유화학업체들은 석유화학 사업 규모를 다소 과감하게 축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석유화학 사업이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데다, 친환경 사업 역시 뚜렷한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유 사업 유무에 따라 석유화학업체의 희비도 엇갈릴 수밖에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전기차 배터리 사업으로 꾸준하게 수익을 내는 LG에너지솔루션 등을 제외하면,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의 계열회사가 친환경 사업으로 수익을 내기까지 적잖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2023.09.15 10:00

4분 소요
역대급 불황에 “모든 선택지 검토” 강수

산업 일반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이 사상 최악의 ‘불황의 터널’을 지나고 있다. 그간 위기 돌파의 ‘구심점’이었던 석유화학 사업이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에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은 기존 사업 중 수익성 한계에 부딪힌 이른바 ‘한계 사업’으로 인식되는 사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실시하거나 검토하고 있다. 석유화학업체들은 대규모 구조조정에 대해 “결정된 바 없다”는 신중한 입장을 내비치지만, 실제 내부에선 “대규모 공장을 매각하는 등 모든 선택지를 따져보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석유화학 사업 위기에 대한 돌파구를 찾기가 쉽지 않은 데다, 친환경 사업 확장 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하기 때문이다. 석유화학업계 안팎에서 “석유화학 사업에 대한 ‘대수술’이 이뤄질 것”이란 말이 나오는 이유다. 필름 사업 ‘역사 속으로’석유화학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은 기존 사업 중에 수익성이 나지 않는 일부 사업을 매각하거나 매각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들어 사업 전환 속도를 올리고 있는 LG화학은 디스플레이용 필름과 편광판 등을 생산하는 충북 청주공장과 오창공장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발 공급 과잉 등으로 수익성이 나빠진 정보기술(IT) 필름 관련 사업에서 철수하기로 판단한 것이다. 이와 관련 LG화학 측은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면서도 “경쟁력이 없는 한계 사업을 정리하고 배터리 소재 등 신사업 분야로 선택과 집중을 가속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LG화학은 더 이상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한계 사업에 대한 구조조정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노국래 LG화학 석유화학사업본부장은 지난 6월 임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범용 사업 중 경쟁력이 없는 한계 사업에 대해서는 구조조정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며 “장기 가동 중지, 사업 철수, 지분 매각, 합작법인(조인트벤처) 설립 등을 통해 사업 구조를 재편하고 이에 따른 인력 재배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노국래 석유화학사업본부장은 “글로벌 제조업 경기 침체로 석유화학 제품에 대한 수요는 부진한 상황으로, 구조적인 공급 과잉 이슈가 겹쳐 시황 회복 시기를 가늠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LG화학의 경우 여수 나프타분해시설(NCC) 2공장도 매각 대상에 올린 상황이다. 국내 에틸렌 생산 규모 1위 기업인 LG화학이 에틸렌 생산 공장 축소도 고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2021년 완공된 LG화학 NCC 2공장은 연간 에틸렌 80만톤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총 2조6000억원이 투입된 대규모 시설로, 이 공장을 통해 LG화학은 연간 300만톤이 넘는 에틸렌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됐다. 이에 대해 LG화학 측은 “석유화학 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사업 가치 제고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른바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는 에틸렌은 석유화학 제품의 주요 원료다. LG화학뿐만 아니라 다른 석유화학업체들도 수익성 한계에 직면한 사업에서 손을 떼고 있다. 효성화학은 LG화학과 마찬가지로 필름 사업을 정리하고 있다. 이달 중으로 나일론 필름을 생산하는 대전공장을 폐쇄할 방침이다. 롯데케미칼의 경우 올해 초에 초 파키스탄 고순도 테레프탈산(PTA) 설비를, 2분기에는 중국 에틸렌옥시드(EO) 생산 설비를 각각 매각했다. 말레이시아 현지에선 “롯데케미칼이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말레이시아 자회사인 롯데케미칼타이탄 지분을 매각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롯데케미칼타이탄은 올해 2분기에 매출액 5437억원, 영업손실 1116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롯데케미칼 측은 “동남아 지역 증설 물량에 따른 공급 부담 및 수요 부진 지속으로 매출 및 수익성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석유화학 부진에 탄소 감축 ‘이중고’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은 석유화학 사업 부진에 일부 사업을 정리하는 와중에 탄소 감축 등의 과제도 안고 있다. 탄소 배출이 많은 석유화학 공정을 친환경 공정으로 탈바꿈시키거나 기존 사업을 대체할 친환경 사업을 확장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미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은 “친환경 사업으로의 대전환”을 선언한 상태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그간에는 석유화학 사업의 수익성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있었는데, 올해 들어 석유화학 사업 부진이 길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는 분위기”라며 “이런 상황에서 친환경 사업 확장 등도 꾀해야 하는 만큼, 다소 과감하게 석유화학 사업 축소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또 다른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석유화학 사업이 친환경 사업 적자를 메꾸는 등 ‘효자 노릇’을 했지만, 지속 가능성 관점에서 영향력을 잃고 있는 것을 부인하긴 어렵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석유화학 대수술에 돌입했다고 보는 게 맞다”고 귀띔했다.

2023.09.15 09:00

4분 소요
수천억원 벌고도 기부금 비공개…흑자전환에도 기부금 삭감[이코노미스트 데이터랩 보고서]

산업 일반

지난해 수천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냈음에도 기부금 자체를 공개하지 않은 주요 외국계 기업이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기부금이 자발적인 사회 공헌 활동이긴 하지만, 국내에서 대규모 이익을 보면서 기부금에 대한 정보 자체를 알리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외국계 기업 중 일부는 흑자 전환 시기에 기부금을 대폭 삭감했으며, 연간 기부금이 1억원에도 미치지 못한 기업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재계 안팎에선 “외국계 기업에 기부를 강요할 수는 없지만, 매년 배당을 늘리고 있는 외국계 기업들이 기부금을 지속 줄이고 기부금 내역을 비공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내 소비자는 봉?…기부금 비공개 외국계 기업들 이코노미스트 데이터랩이 국내 주요 외국계 기업의 영업이익과 기부금 현황을 조사한 결과, 외국계 기업 25곳은 사업보고서나 감사보고서 등에 기부금 내역 자체를 공개하지 않았다. 대표적인 기업은 루이비통코리아로 지난해 무려 4177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달성했는데, 감사보고서에서 기부금은 따로 명시되지 않았다. 오비맥주 역시 지난해 영업이익은 3617억원 이상이었지만, 기부금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애플코리아도 작년 영업이익은 861억원이었는데, 기부금 지출은 찾아볼 수 없었다. 국내에서 큰 인기를 누려 이익을 내는 기업들이 기부금 자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흑자 전환 시기에 기부금을 대폭 줄인 기업도 있다. 르노코리아자동차는 2021년 영업손실 80억6200만원을 냈는데, 지난해 영업이익 1847억9400만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그런데 같은 기간 기부금은 142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줄인 것으로 확인됐다. 쌤소나이트코리아도 기부금에 인색한 외국계 기업으로 꼽힌다. 2021년 영업손실 13억1700억원에서 지난해 196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으로 실적 개선에 성공했는데, 이 기간 기부금은 2370만원에서 710만원으로 급감했다. 폭스바겐그룹코리아는 2021년 639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에서 지난해 영업이익 294억원을 달성했는데, 기부금은 22억1000만원 수준에서 12억원 정도로 줄었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SC제일은행)의 경우 영업이익이 2021년 1378억원에서 지난해 4889억원으로 2배 넘게 급증했는데, 같은 기간 기부금은 28억2900만원에서 10억2800만원으로 63.7% 줄었다. 눈여겨볼 점은 이 기간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배당금이 800억원에서 1600억원으로 늘었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사업을 영위해 이익을 냈는데, 기부금은 줄이고 배당금을 높인 것이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지분 100%는 스탠다드차타드 북동아시아법인(Standard Chartered NEA Limited)이 보유하고 있다. 대규모 배당금 전부가 해외에 있는 법인으로 흘러 들어가는 구조라는 얘기다. 국내 주요 석유화학업체이자 정유 사업을 영위하는 에쓰오일의 영업이익과 기부금도 정반대로 흘렀다. 에쓰오일 영업이익은 2021년 2조1388억원에서 2022년 3조4026억원으로 증가했는데 기부금은 177억3300만원에서 70억5300만원으로 감소했다. 이 기간 에쓰오일 배당금은 4424억원에서 6404억원으로 늘었다. 올해 초에 이른바 ‘난방비 폭탄’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지난해 정유 사업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낸 일부 석유화학업체들이 난방비 지원을 위해 기부금을 내놨을 때도, 에쓰오일의 기부금 규모가 가장 작았다. 다른 석유화학업체들이 100억원 넘게 기부금을 냈는데 에쓰오일 기부금은 10억원에 그쳤다. 이 외에도 같은 기준 한국토요타자동차는 1년 새 영업이익이 43.1%(378억원→541억원) 증가했는데, 기부금은 4.8%(10억2310만원→9억7380만원) 줄었다. 한국쓰리엠은 1년 새 영업이익이 40.5%(1317억원→1850억원) 늘 때 기부금은 49.5%(2억2630만원→1억1430만원) 감소했다.노무라금융투자도 영업이익이 28.4%(538억원→691억원) 증가했지만, 기부금은 20.4%(2230만원→1780만원) 줄었다. 한국로렉스는 영업이익이 13.8%(287억원→327억원) 상승할 때, 기부금은 67.7%(12억3800만원→4억원) 하락했다. 기부금 1억원 미만 기업에 “생색내기용 기부금” 지적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100억원 이상인데 기부금이 1억원에 미치지 못하는 외국계 기업은 20곳으로 조사됐다. 크리스챤디올꾸뛰르코리아(크리스챤디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3237억원에 달했는데, 기부금 항목으로 쓰인 금액은 1620만원에 불과했다. 히로세(HRS)코리아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924억3700만원이었는데, 기부금은 3350만원에 그쳤다. 인텔코리아의 경우 작년 영업이익이 228억원을 넘었는데, 감사보고서에 기부금은 따로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실상 기부금이 없었다는 얘기다. 이 외에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100억원 이상인데 기부금이 1억원에 미치지 못하는 기업은 노무라금융투자(0.03%), 한국이네오스스티롤루션(0.03%) 등이다. 괄호 안은 지난해 영업이익에서 기부금이 차지하는 비율로 아래도 동일하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200억~500억원 미만인 외국계 기업 중 기부금이 5000만원을 넘지 않는 곳은 7곳으로 파악됐다. ▲한국알프스 2530만원(0.1%) ▲유타증권 3550만원(0.07%) ▲타타대우상용차 1920만원(0.07%) ▲브리티쉬아메리칸토바코코리아제조 1560만원(0.03%) ▲버버리코리아 1200만원(0.05%) ▲한국호야전자 360만원(0.02%) 등이다.

2023.09.1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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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 사업 부진에…석유화학, 2분기 ‘실적 악화’

산업 일반

정유 사업을 영위하는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이 정유 사업 부진과 예상보다 더딘 석유화학 사업 실적 개선 속도에 2분기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나마 윤활유 사업 등으로 실적 감소 규모를 최소화한 분위기인데, 하반기에는 정유와 석유화학 사업이 회복돼 실적 개선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18조7272억원, 영업손실 1068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2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2분기보다 5.9% 줄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1분기보다 각각 4157억원, 4818억원 감소한 수치다. 2분기 정유 사업에서만 411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시장의 예상과 달리 1000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낸 것이다. 에쓰오일 역시 2분기 정유 사업 부진에 시달렸다. 에쓰오일의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364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무려 97.89%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2분기 매출액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66% 줄어든 7조8196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 정유 부문에서 2921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한 여파가 컸다. HD현대오일뱅크의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6조9725억원, 361억원으로 나타났다. 2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 20.8% 감소했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97.4% 급감했다. HD현대오일뱅크 측은 “국제유가 하락의 여파로 제품, 원재료 관련 재고평가손실이 발생했고,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와 중국 경제지표 부진 등으로 복합정제마진 하락해 수익성이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은 2분기에 윤활유 사업에서 2000억원 넘는 영업이익을 달성, 정유 사업 등의 부진을 만회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하반기에는 정유 사업과 석유화학 사업의 시장 상황이 개선돼 실적 역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 측은 하반기 정유 사업에 대해 “미국의 통화 긴축 기조 완화 예상, 드라이빙 시즌 도래 및 여행 수요 회복 등으로 석유 제품 전반에 대한 수요가 증대할 것”이라며 “아시아 지역 정기보수 시즌 진입에 따라 정제마진이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에쓰오일 측은 3분기 전망에 대해 “대규모 정기보수가 이달 중에 종료돼 공장 가동률이 정상화되면서 일회성 요인인 정기보수 효과는 사라질 것”이라며 “정제마진 회복과 수요 증가에 따라 3분기 이후엔 빠른 이익 증대가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2023.07.30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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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여수 공장 매각설 휘말린 이유[이코노Y]

산업 일반

LG화학이 불황의 늪에 빠진 석유화학 사업을 ‘수술대’ 위에 올렸다. 공장 매각 등을 검토하는 등 대수술에 나서는 분위기다. 석유화학업계에선 “LG화학이 여수 NCC(나프타분해시설) 2공장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는 얘기가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는데, 이와 관련 LG화학 측은 강한 부정은 하지 않고 있다.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는 정도의 입장을 밝힌 상태라, 매각 자체를 부인한 것은 아니란 진단이다. 석유화학업계 안팎에선 “LG화학뿐 아니라 다른 석유화학업체들도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는 일부 석유화학 사업을 축소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5일 석유화학업계 등에 따르면 매각설에 휩싸인 LG화학 여수 NCC 2공장은 가동 중지 상태다. 2021년 완공된 NCC 2공장은 연간 에틸렌 80만톤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로, 총 2조6000억원이 투입된 대규모 시설이다. NCC 2공장 증설 전부터 국내 에틸렌 생산 규모 1위였던 LG화학은 NCC 2공장을 통해 연간 300만톤이 넘는 에틸렌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됐다. 이른바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는 에틸렌은 석유화학 제품의 주요 원료다. 독보적으로 국내 에텔렌 생산 규모 1위 자리에 올라선 지 2년 만에 매각을 추진하는 셈이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LG화학이 NCC 2공장 매각을 추진하는 것은 신사업 확장을 위한 속도전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면서도 “2조6000억원이 투입된 대규모 공장이라 매각 자체가 쉽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LG화학 측은 여수 NCC 2공장 매각 추진에 대해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인데, 석유화학업계에선 “LG화학이 NCC 2공장 매각을 적극 타진하고 있다”는 얘기가 많다. 최근 들어 LG화학이 3대 신사업 분야(전지 소재, 친환경 소재, 혁신 신약)를 제외한 사업을 축소하는 등 빠르게 사업을 재편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에 생명과학 부문에서 진단 사업을 영위하는 사업부를 매각한 LG화학은 3대 신사업 분야의 매출은 상향 조정했다. 지난해 LG화학은 2030년까지 3대 신사업 분야 매출을 30조원으로 늘린다는 포부를 밝혔는데, 1년 만인 올해에 2030년 매출 4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전체 매출에 3대 신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57%까지 확대한다는 것이다. 사업 축소에 내홍?…여수 달려간 신학철 부회장 석유화학업계에선 “LG화학과 마찬가지로 다른 석유화학업체들도 미래를 이끌 신사업 확장을 위해 기존 석유화학 사업에 대한 구조조정에 나설 것”이란 진단이 많다. LG화학이 다른 석유화학업체와 비교해 다소 빠른 속도로 석유화학 사업을 축소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다른 석유화학업체들 역시 석유화학 사업 ‘몸집 줄이기’를 꾀할 것이란 분석이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LG화학뿐만 아니라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등도 신사업 육성에 열을 올리고 있어, 기존 석유화학 사업의 존재감은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석유화학 사업에 대한 구조조정 과정에서 내부 불만이 터져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실제 LG화학 노동조합은 회사 측에 특별노사협의회 개최를 요구했으며, 이에 신학철 부회장은 전날 여수 석유화학 공장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신학철 부회장은 “석유화학업계 불황으로 현재의 경영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 사업 합리화는 불가피하다”며 “본부장이 보낸 경영 메시지와 같이 한계 사업에 대해서는 구조 개혁이 진행될 수밖에 없음에 양해를 구한다”고 밝혔다. 여수 NCC 2공장 매각설 등으로 석유화학 사업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자 진화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2023.07.0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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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도 적자 전망 롯데케미칼, 2분기 반전 꾀한다

산업 일반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70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한 롯데케미칼이 올해 1분기에도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 등에선 롯데케미칼이 올해 1분기 연결기준으로 1400억원 안팎의 영업손실을 낼 것이란 예상이 많다.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해 적자 규모를 줄이겠지만 흑자 전환은 어려울 것이란 게 증권업계 안팎의 시각이다. 이에 따라 롯데케미칼이 올해 2분기에는 흑자 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날 기준 롯데케미칼의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1448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증권사 중에 롯데케미칼의 1분기 흑자를 전망하는 증권사는 사실상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약 4000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기록한 지난해 4분기보다 적자 규모는 대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흑자 전환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얘기다. 롯데케미칼 측은 오는 11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석유화학업계와 증권업계 등에선 롯데케미칼의 1분기 영업손실 전망과 관련해 “예상보다 중국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 효과가 크지 않아 석유화학 사업의 수익성 개선 속도가 더딘 탓”이란 분석이 많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당초 전망과 달리 중국의 석유화학 제품 수요 회복 속도가 느려 석유화학 사업의 수익성도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분위기”라며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은 공장 가동률을 낮추는 등의 방식으로 버티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롯데케미칼보다 앞서 1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한 LG화학의 경우 1분기 석유화학 사업에서 50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했다. 반전의 2분기…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에 쏠린 눈 롯데케미칼이 올해 1분기에 적자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많지만, 2분기에는 흑자 전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롯데케미칼이 올해 동박 제조업체인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옛 일진머티리얼즈)의 자회사 편입을 완료한 만큼, 동박 사업을 바탕으로 실적 개선에 속도를 낼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SK증권은 지난 3일 보고서에서 “롯데케미칼의 경우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본업 회복과 소재 사업의 성장을 통한 사업 가치 성장을 전망한다”고 내다봤다. 동박 사업 추가로 단기적으로는 사업다각화 이점을 누릴 수 있고, 중장기적으로 동박 사업 성장에 더해 석유화학 사업 수익성이 개선되면 사업 가치도 높아질 것이란 논리다. 실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해외업체와 이차전지용 동박 장기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지난 8일 공시했다. 계약 기간은 올해 5월 5일부터 2033년 5월 4일까지 10년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측은 계약 상대방 요청에 따라 계약 금액, 계약 상대, 주요 계약 조건 등을 공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는데, 배터리업계 안팎에선 “조 단위 계약일 것”이란 얘기가 많다. 이 회사는 지난해 6월에 삼성SDI 측이 필요한 연간 이차전지용 동박 전체 물량의 60%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는데, 계약 기간은 8년 6개월, 계약 금액은 8조5262억원에 달했다. 얇은 구리 포일인 동박은 전기차 이차전지 음극집전체에 쓰이는 소재다. 전기차 산업의 성장과 맞물려 동박 시장 역시 고성장이 예상된다. 롯데케미칼이 지난해 일진머티리얼즈 인수할 당시엔 자금 부담 가중 등에 관한 우려도 있었는데, 실제 롯데케미칼 재무구조는 탄탄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말 기준 롯데케미칼 부채비율은 55% 수준인데,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자금 조달 이후에도 약 70%의 부채비율이 유지될 것이라는 게 롯데케미칼 측의 설명이다. 다른 석유화학업체들의 부채비율이 적게는 80% 수준에서 많게는 100%를 넘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양호한 재무구조라는 진단이다. 여기에 롯데케미칼은 올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강종원 재무혁신본부장(최고재무책임자‧CFO)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등 재무 관리에 방점을 찍고 있다. 이례적으로 CFO를 롯데케미칼 이사진에 합류시킨 것이다.

2023.05.0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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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업계 횡재세 논란 ‘쏙’ 들어간 이유[이코노Y]

산업 일반

지난해 국제유가와 정제 마진 동반 상승에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정유사를 거느린 석유화학업체들이 올해 1분기 실적 부진에 시달릴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유가가 80달러 밑으로 하락했고, 정제 마진은 손익분기점을 간신히 넘긴 수준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유 사업 부진 때 ‘효자’ 노릇을 했던 석유화학 사업의 수익성 역시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정유사 초과 이익 환수를 이유로 제기돼온 이른바 ‘횡재세’ 도입 목소리도 수그러들고 있다. 3월 3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날 기준 SK이노베이션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555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1조6491억원)보다 66.29% 급감한 수치다. 같은 기준 에쓰오일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6295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1조3320억원)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정유사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LG화학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6051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1조243)보다 40.93%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1분기 실적 개선에 성공한 것이란 반론도 있다. 지난해 창립 이후 처음으로 연간 영업손실 7626억원을 기록한 롯데케미칼은 올해 1분기도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기준 롯데케미칼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411억원이다. 4000억원에 육박했던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과 비교하면 적자 규모는 줄어들겠으나 흑자 전환은 어려울 것이란 얘기다. 증권업계에선 “롯데케미칼이 2분기에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이란 전망이 있는데, 일부 증권사는 롯데케미칼 흑자 전환 시점을 올해 4분기로 예상하고 있다. 혹독한 재무 관리를 꾀할 것으로 예상되는 롯데케미칼은 올해 주총에서 이례적으로 최고재무책임자(CFO)인 강종원 재무혁신본부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정유 사업뿐만 아니라 석유화학 사업의 실적 역시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정유 사업 호황은 끝난 상황이고, 예상보다 중국의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 효과가 크지 않아 석유화학 사업의 실적 개선 속도가 더디기 때문이다. 일부 증권사들은 “SK이노베이션이 올해 1분기에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석유화학을 둘러싼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은 데다, 친환경 사업으로의 대전환도 꾀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글로벌 에너지 대란으로 촉발된 고유가에 이례적으로 대규모 이익을 낸 지난해를 제외하면, 수년 전부터 낮은 수익성의 정유 사업을 대체할 미래 사업을 육성해야 하는 처지”라고 토로했다.지난해부터 석유화학업체들을 압박한 횡재세 도입 주장 등의 목소리도 힘을 잃어가고 있다. 올해 2월 이른바 ‘난방비 폭탄’에 야권을 중심으로 초호황을 누린 정유사에 대해 횡재세 개념의 부담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고, 급기야 정유사들이 기부금을 내놓는 상황이 연출됐다. 국내 정유사들이 에너지 취약계층 지원을 위해 낸 기부금 규모는 SK에너지 150억원,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 각각 100억원, 에쓰오일 10억원 등이다.

2023.03.3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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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재세 도입 목소리에 억울한 정유사, 눈총 받는 이유[이코노Y]

산업 일반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정유사를 거느린 석유화학업체에 대한 이른바 ‘횡재세’ 도입 주장이 야당 중심으로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석유화학업체들은 억울함을 표출하고 있다. 지난해 국제유가와 정제 마진 동반 상승에 재고 평가 이익 등을 합산해 이례적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는데, 지난해를 제외하면 정유 사업 수익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다. 석유화학업계에선 “코로나19 사태가 극에 달해 사상 초유의 마이너스 국제유가를 기록한 2020년에 수조원에 달하는 손실을 입었을 때도 정부의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 대상에 포함되지 못했는데, 난방비 폭탄 해소를 위해 세금을 내라는 주장은 과도하다”는 노골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이를 두고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 대상은 아니었지만, 세금 납부 유예 등의 우회적인 정부 지원을 통해 코로나19 사태 당시 조 단위 지원을 받았다”는 비판도 나온다. 2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야당은 이른바 ‘난방비 폭탄’ 문제가 불거진 이후 초호황을 누린 정유사에 대해 횡재세 개념의 부담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이어가고 있다. 횡재세 도입 목소리에 불씨를 지핀 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약 7조2000억원의 ‘에너지 고물가 지원금’을 지급하자”고 정부에 제안하면서 “재원 확보를 위해 에너지 관련 기업들이 과도한 불로소득, 또는 과도한 영업이익을 취한 것에 대해 전 세계에서 이미 시행하듯 횡재세 개념의 부담금을 부과하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31일 정유사가 거둔 초과 수익에 대해 부담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이 같은 정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별도의 횡재세 관련 입법을 추진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지난달 31일 정부를 향해 “추가 경정 예산안 처리나 고유가 과정에서 이익을 본 정유사들에 부담금이나 자발적 기금을 마련하게 하는 횡재세적 성격의 전향적 대책을 만들어 달라”고 언급했다. 김 의장은 “현행 석유사업법 18조에 따라 국제유가의 등락 과정에서 수익이 발생하면 산업부 장관이 부과금을 거둬 에너지 취약계층에 쓸 수 있다”고도 했다. 정유사에 대한 횡재세 부과 목소리는 어제 오늘 얘기는 아니다. 지난해 6월에는 여야를 막론하고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정유사에 대해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얻은 초과 이익을 환수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이 쏟아졌다. 당시 정유 사업을 영위하는 석유화학업체들이 정부의 유류세 인하 확대에 적극 동참해 인하분을 석유 제품 가격에 즉각 반영하면서 횡재세 도입 목소리도 잠잠해졌는데, 최근 난방비 폭탄에 또 다시 횡재세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정유사를 거느린 석유화학업체들 사이에선 “코로나19 사태 위기 당시 정부 지원을 받지도 못했고, 정부의 물가 안정 대책에도 적극 참여해왔는데,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에 대한 부담금을 내라고 주장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하소연이 많다. 사상 최대 실적에도 ‘표정 관리’정유사가 있는 석유화학업체들은 2020년 코로나19 사태 당시 정부의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는데, 이들 업체에 대한 정부 지원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들 업체에 2020년 4∼6월분 석유 수입·판매 부과금 징수를, 국세청은 4~6월분 교통·에너지·환경세, 개별소비세 등의 세금 납부를 3개월 유예했다. 당시 정부는 이 같은 지원을 통해 2조원 이상의 자금 부담 완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여기에 한국석유공사는 석유 제품 수요 급감에 저장 공간 부족한 석유화학업체들에 대해 저장탱크 임대 등에 나섰다. 물론 전 세계적으로 횡재세 도입 국가가 많지 않은 데다, 석유를 생산하는 글로벌 에너지 기업과 석유를 수입해 석유 제품을 만드는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을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는 반론도 많다. 영국 등이 에너지 기업에 횡재세 성격의 부담금을 부과하고 있는데, 이들 국가의 글로벌 에너지 기업과 비교하면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의 정유 사업은 국제유가 상승이 이익으로 직결되는 구조는 아니라는 주장이다. 석유화학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를 제외한 2012년~2021년 10년간 정유 사업의 순이익률은 2%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추산된다. 정유 사업으로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석유화학업체들은 표정 관리에 나선 분위기다. 1일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 에쓰오일은 보도자료에서 사상 최대 실적인 연간 실적이 아닌 영업손실을 기록한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먼저 언급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LG화학은 지난달 31일 실적 발표 보도자료에서 연간 실적을 가장 먼저 언급했다. LG화학의 연간 실적은 2021년보다 감소하긴 했으나, 지난해 4분기 실적보단 양호했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최근 정유사가 있는 석유화학업체들이 기본급 1000%에 달하는 성과급을 지급한 것이 알려지면서 횡재세 도입 목소리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 업체 입장에선 사상 최대 실적이 대대적으로 알려지는 게 오히려 부담일 것”이라고 말했다.

2023.02.02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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