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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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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감 어려운 대출 금리 인하…내년 상반기까지 버텨라[부채도사]

은행

“대출은 동지도 적도 아니다.” 한 은행원의 말입니다. 가계부채는 1876조원을 넘었고, 가계들의 상환 능력은 떨어지고 있습니다. 적과의 동침이 불가피할 때입니다. 기사로 풀어내지 못한 부채에 관한 생생한 이야기를 ‘부채도사’에서 전합니다. 체감할 수 있는 대출 금리 인하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오히려 기존 대출자들의 금리는 최근까지도 오름세였다. 미국을 중심으로 중앙은행들의 하반기 금리 인하가 예고돼 있지만, 얼어붙은 고금리 환경에 훈풍을 기대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런 분위기는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주담대 금리, 지난 3개월간 매달 상승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에서 취급하는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보면 연 3.44~5.48%로 주담대 하단 3%대로 떨어진 상황이다. 하지만 기존 대출자들의 금리를 보여주는 잔액 기준으로 보면 금리가 반대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에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잔액 기준으로 변동형 주담대 금리 평균은 지난 1월 연 4.79%를 기록했다. 지난해 9월부터 금리 추이를 보면 ▲9월 4.72% ▲10월 4.74% ▲11월 4.77% ▲12월 4.79% 등으로 매달 올랐다. 고정금리 주담대 금리도 지난해 9월 연 3.56%에서 올해 1월 연 3.66%로 높아졌다. 신용대출 금리는 0.01%포인트(p) 소폭 떨어진 6.39%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의 금리를 대출자들이 부담하고 있다. 한은의 기준금리가 3.50%에 머물러 있고, 신규 대출 금리가 떨어지고 있는데도 기존 대출자들의 금리가 오르는 이유는 대출 금리 변동시차 때문이다. 변동형 주담대의 경우 6개월 단위로 바뀌기 때문에 최근 대출 금리가 내렸다고 해서 기존 대출자에게 곧바로 적용되지 않는다. 반대로 이전 6개월의 금리 상황에 따라 오를 수 있다. 연 4% 중반 주담대 금리 장기간 이어질 수도 특히 시장에서 기대하고 있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가 실제로 나온다고 해도 기대만큼 대출자의 금리가 낮아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려도 인하 폭은 0.25%p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물가상승률이 여전히 3%대에 머물러 있고, 자칫 부동산 시장 불안정성을 높일 우려가 있어 한은 입장에선 인하를 하더라도 소폭 인하를 결정하고 시장 상황을 관찰해야 한다. 이런 이유로 주담대 금리가 코로나 팬데믹 때처럼 2%대로 떨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설명이 가능하다. 오히려 금리 연 4% 중반대가 장기간 유지될 수 있다. 대출 금리가 떨어져도 소수점 단위 수준에 그치기 때문에 대출자 입장에선 원리금 상환 부담에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하게 된다. 특히 다수 대출자들이 6개월 단위로 움직이는 변동금리에 적용받고 있어 기준금리가 연말에 인하되더라도 당장 금리 인하를 체감할 수 없다. 기준금리가 인하될 시 내년 상반기가 지나야 대출 금리가 소폭 인하되는 것을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결국 대출자들은 상당 기간 높은 금리를 견뎌야 하는 처지다. 지난 26일 서영경 한은 금융통화위원이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 인하가 가계대출이나 주택가격을 자극할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가능성이) 크지는 않다”고 말한 이유도 여전히 금리 수준이 긴축적이기 때문이다. 서 위원의 말을 달리 표현하면 “대출자 부담은 기준금리 인하 후에도 비슷할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기준금리 내릴 타이밍 안 보여 문제는 모든 금리의 표준이 되는 기준금리가 연말에 인하될 수 있느냐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내 세 차례 금리를 인하한다고 해도 소폭으로 인하할 것이기 때문에 한미 금리 차는 계속 역전된 상태가 될 수 있다. 한미 금리차는 2%p로 역대 최대로 벌어져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소비자들의 향후 1년 물가 전망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월 들어와 전월보다 0.2%p 오른 3.2%를 기록했다. 국제유가 오름세, 공공요금 인상 우려가 영향을 줬다. 이 수치대로 물가상승률 3%대가 유지된다면 한은 입장에선 물가 관리를 위해 미 연준이 금리를 내려도 현 기준금리를 유지할 수 있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격화하는 모습이다. 국제유가와 곡물가격, 공급망 충격에 따라 국내 물가상승률이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 최근 과일 등 농산물 가격 급등세가 이어지는 중에 외부 요인이 악재로 겹칠 경우 한은의 긴축 입장은 더 견고해질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은행채 금리 상승 등으로 대출 금리가 추가로 오를 수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동결됐어도 대출 금리는 시장의 여건에 따라 내리거나 오를 수 있다”며 “최근 정부가 가계대출 증가 속도를 조절한다고 했기 때문에 지금보다 대출 금리를 더 인하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2024.03.28 07:00

4분 소요
세계 식량 가격 10개월째 하락…곡물은 나홀로 상승

유통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치솟았던 세계 식량 가격이 10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4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지난달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31.2로 전월(132.2)보다 0.8% 하락했다. 세계식량가격지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인 지난해 3월 159.7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10개월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코로나19 발생 초기인 2020년 1월(102.5p)과 비교하면 28%나 높은 수치다.FAO는 24개 품목에 대한 국제 가격 동향을 조사해 곡물·유지류·육류·유제품·설탕 등 5개 품목군별로 식량가격지수를 매월 집계해 발표한다. 지수는 2014∼2016년 평균 가격을 100으로 두고 비교해 나타낸 수치다.세부적으로 보면 5개 품목 중 곡물 가격지수만 상승했다. 곡물 가격지수는 전월(147.3)보다 0.1% 상승한 147.4를 기록했다. 호주와 러시아의 생산량 확대로 밀 가격이 떨어졌지만 옥수수와 쌀 가격이 수요 증가에 따라 오르며 상쇄했다. FAO는 2022~2023년도 세계 곡물 생산량이 27억6370만t으로 2021~2022년도 대비 1.7%(4750만t)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2~2023년도 세계 곡물 소비량은 27억7910만t으로 2021~2022년도 대비 0.7%(190만t)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유지류와 육류, 유제품, 설탕 4개 품목의 가격은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유지류 가격지수는 전월(144.6)보다 2.9% 하락한 140.4다. 팜유는 주요 수입자들이 재고를 다량 확보하며 수요가 둔화해 가격이 하락했다. 유채씨유와 해바라기씨유도 물량이 충분히 공급돼 가격이 낮아졌다.육류 가격지수는 전월(113.7)보다 0.1% 하락한 113.6이다. 소고기는 호주, 뉴질랜드에서 공급량이 늘어 가격이 내려갔고 돼지고기는 공급이 충분한데다 중국의 수입 수요가 예상보다 저조해 가격이 하락했다. 가금육은 조류인플루엔자 확산에도 수출 가능 물량이 증가해 가격이 하락했다. 유제품은 전월(138.2) 대비 1.4% 하락한 136.2다. 버터는 호주, 뉴질랜드에서 공급이 늘어 가격이 하락했다. 전지분유와 탈지분유도 수요 약화에 따라 가격이 내려갔다. 다만 치즈는 신년 연휴 서유럽에서 외식·소매용 수요가 회복되면서 가격이 상승했다.설탕 가격지수는 전월(117.2)보다 1.1% 하락한 115.8이었다. 태국에서 수확이 원활했고 브라질에서 생산 여건이 개선된 것이 주요인이었다.

2023.02.04 13:57

2분 소요
회복은 언제…美·中·日 주요국 경제, 코로나19 타격 지속

국제 경제

미국과 일본, 중국 등 세계 주요국이 여전히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해외경제포커스’에 따르면 미국의 2분기 전기 대비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은 -0.2%로, 민간투자 부진과 정부지출 감소 등으로 전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7월 중 미국의 실업률은 코로나19 사태 직전 수준을 회복하는 등 고용상황이 양호한 모습을 보였으나, 제조업 심리지표는 2개월 연속 하락했다.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는 지난 5월 56.1에서 6월 53.0, 7월 52.8로 하락세다. 한국은행은 향후 미국의 성장세가 금리상승의 영향 등으로 상품소비 및 민간투자를 중심으로 약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로지역은 방역조치 완화에 따른 경제활동 재개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 사태, 공급병목 등으로 회복세가 약화됐다. 공급병목과 물가급등 등으로 7월 이후 제조업 구매관리지수(PMI)가 기준치(50)를 하회했다. 특히 소비심리가 크게 약화됐는데, 소비자신뢰지수는 지난 2월 -9.6에서 6월 -23.8, 7월 -27.0, 8월 -24.9를 기록 중이다. 한은 관계자는 “에너지 수급차질 등으로 연말로 갈수록 (유로지역) 경기가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의 경우 공급차질 완화 이후 수출 및 산업생산이 개선됐으나,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회복 흐름이 다소 주춤한 모습이다. 올해 2분기 GDP성장률은 전기대비 0.5%로, 작년 같은 기간 1.0%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부진하다. 또한 4~5월 산업생산이 중국 봉쇄조치에 따른 공급차질 등으로 크게 부진했으나 6월 들어 큰 폭 증가한 반면 소매판매는 6월 들어 감소 전환했다. 한은은 향후 일본 경제가 완만한 회복 흐름을 이어가겠으나 글로벌 수요감소, 코로나19 재확산 등이 회복 흐름을 제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은 올해 2분기 중 봉쇄조치 및 부동산시장 회복 지연 등으로 전기대비 GDP성장률이 0%대로 하락했다. 앞서 1분기 4.8%와 비교해 급락한 것이다. 최종 소비 지출의 성장기여도가 마이너스(-)로 전환됐고, 7월 중 산업생산과 소매판매도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8%, 2.7%로 전월에 비해 둔화됐다. 중국 정부가 재정·통화정책을 통해 경기하방 위험에 대응하고 있으나 대내외 불확실성 등으로 성장세 회복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최근 원자재 시장을 살펴보면, 지난 23일 기준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는 96.6달러를 기록했다. 7월 한 달 평균 금액이 106.5달러인 것과 비교해 하락세다. 주요 기관은 국제유가가 2분기를 고점으로 내년까지 완만하게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7월 중 천연가스 가격은 러시아산 가스 공급 감소로 전월대비 55.7% 상승했다. 석탄 가격은 유럽 천연가스 상승에 따른 대체수요 증가로 1.8% 상승했다. LME비철금속지수는 세계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 전망 등으로 전월대비 13.9% 하락했고, S&P곡물가격지수는 우크라이나 수출 재개 및 미국 겨울밀 수확 시기 도래 등으로 전월 대비 16.5% 하락했다. 김윤주 기자 joos2@edaily.co.kr

2022.08.2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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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초가’에 처한 중국 경제…고용·물가·수출 3중고

은행

중국 경제가 2020년처럼 ‘브이(V)자형’으로 반등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중국의 소비 여력이 크게 축소된 데다 해외 수요 둔화 등에 따른 수출·입 감소가 중국 경제 회복을 늦추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은 31일 ‘해외경제포커스-2022년 하반기 중국 경제전망 및 주요 이슈’ 보고서를 내놓고 “중국 소비 및 고용 회복이 더디고 수출 둔화 가능성이 대두되는 가운데 중국 경제가 2020년과 같은 V자형의 빠른 회복세를 보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한은에 따르면 중국 경제는 중국 정부의 안정 성장을 위한 정책지원 강화에도 불구하고 대내외 여건의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고용 및 소비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 이에 코로나19가 적절히 통제된다고 가정할 경우 올해 하반기 중국 GDP 성장률은 4% 중반, 연간으로는 3% 중반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GDP 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4.0%를 기록했고 올해 1분기에는 4.8%까지 높아졌지만, 2분기에 0.4%로 떨어졌다. 수출 성장률은 올해 1~6월에 14.2%로 전년 동기에 기록한 38.5%와 비교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선전・상하이 봉쇄에 따른 조업중단과 항만・물류차질 등이 영향을 줬다. 고용 사정도 나빠졌다. 고용지표는 도시봉쇄 등 강력한 방역조치로 생산·소비·투자 등 경제 전반이 충격을 받으면서 신규 취업자수 증가폭이 전년 대비 축소되고 실업률도 상승했다. 1~6월 신규취업자수(도시)는 654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98만명)에 비해 44만명 감소(-6.3%)했다. 6월 전국 조사실업률(도시)도 5.5%로 2021년 6월(5.0%)보다 높았다. 올해 1~6월의 중국 소비자물가는 1.7%로 1년 전 같은 기간의 0.5%보다 오름세가 확대됐고, 생산자물가도 같은 기간 5.1%에서 7.7%로 높아졌다. 여기에다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원자재가격 상승 등은 중국 경제의 하방 위험으로 작용할 우려가 높다. 한은은 “쌀・밀 등 중국의 주곡 자급은 안정적이나 사료용으로 사용되는 대두와 옥수수의 수입 의존도가 높은 편”이라며 “국제곡물가격 상승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한은은 중국의 주 사료용으로 사용되는 대두의 경우 약 85%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옥수수의 경우에도 국내 소비의 10%가량을 수입한다고 밝혔다. 사료용 곡물가격 상승이 식품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올해 하반기 소비자물가 상승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한은은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실물경제의 지원 강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을 적극적으로 운용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중국산 코로나19 신규 백신 및 치료제가 조기 개발에 성공해 방역부담이 완화될 경우 내수가 빠르게 회복되면서 경제성장을 견인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용우 기자 ywlee@edaily.co.kr

2022.07.31 12:00

2분 소요
편의점 ‘빵’ 터졌다…치솟는 빵값에 불티나게 팔리는 ‘봉지빵’

유통

런치플레이션에 이어 이번엔 빵플레이션이다. 치솟는 밀값에 빵 가격이 줄줄이 오르자 빵과 인플레이션을 합친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최근 주요 베이커리 프랜차이즈들이 주요 메뉴 가격을 줄인상하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의점과 대형마트의 양산빵(봉지빵)을 찾는 소비자도 늘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시카고 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밀 가격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3개월간 38.3% 급등했다. 우리나라는 밀 소비량의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제빵업계는 국제 곡물 가격 상승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구조다. 지난달 밀 가격은 t당 319.2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7.9% 오른 수준이다. 밀 가격뿐 아니라 설탕 원료인 원당 가격도 올해 초보다 10% 넘게 올랐고, 유가 상승으로 물류비용이 늘어난 것도 빵 가격 상승에 영향을 줬다. 인건비까지 상승해 제과업계의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 뚜레쥬르·파리바게뜨도 올렸다…편의점빵 매출은 일제히 상승 버티다 못한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은 하나 둘 주요 제품 가격을 올리고 있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제빵 전문점 뚜레쥬르는 1년 6개월 만에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지난 4일 약 80개 제품 가격을 평균 9.5% 인상했다. SPC그룹의 파리바게뜨도 지난 1월 66개 제품의 가격을 평균 6.7% 올렸고, 샌드위치 브랜드 써브웨이는 지난 12일부터 대표 제품인 15㎝ 샌드위치 가격을 평균 5.8% 인상했다. CJ푸드빌 관계자는 “가맹점주들과 충분한 협의를 거친 뒤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며 “국내외 원·부재료 가격 폭등과 가공비, 물류비 등 제반 비용 급등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라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편의점과 마트업계는 봉지빵으로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가격이 프랜차이즈 빵집보다 저렴한데도 품질은 크게 떨어지지 않아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CU에 따르면 지난 6월 한 달간 빵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2.1% 증가했고, GS25의 빵 매출은 47.8% 올랐다. 세븐일레븐은 지난해보다 2배 신장, 이마트24는 전년 동기대비 63%의 신장률을 보였다. 봉지빵 인기에 불을 지핀 것은 지난 2월 약 20년 만에 재출시된 SPC삼립의 ‘돌아온 포켓몬빵’이다. 출시 이후 하루 평균 30만봉 이상이 완판되고 있으며 지난 12일 기준으로 5000만봉의 누적 판매량을 올렸다. 포켓몬빵의 바통을 이어 받은 GS25의 ‘메이플스토리빵’은 출시 18일 만에 판매량 100만개를 돌파했다. 편의점 CU의 ‘쿠키런빵’은 출시 9개월 만에 누적 1000만봉이 판매됐다. 편의점 봉지빵의 인기 이유는 포켓몬스터나 메이플스토리, 쿠키런 등 캐릭터를 활용한 마케팅이 소비자에게 호응을 얻었고 베이커리 빵과 비교했을 때 가격 효율성도 높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전 연령층의 수집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빵들이 잇달아 출시되며 매장의 빵 매출을 끌어올리고 있다”며 “프랜차이즈 빵 가격이 줄줄이 오르면서 재미와 가성비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봉지빵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 하반기 국제 곡물가격 하락 전망…시장 반영에는 6개월 걸려 업계에선 밀 가격 급등 영향이 하반기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선물가격이 시장에 반영되기까지 통상 6개월가량 걸리는데 우크라이나 전쟁이 불러온 상반기 선물가격 급등이 아직 시장에 모두 반영되지 않았단 분석이다. 이 가운데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는 이날 올해 하반기에 국제 곡물가격이 지금보다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은 ‘최근 국제곡물(밀·옥수수·콩) 가격 및 수급 전망’ 발표를 통해 “현재 북반구 주요국 작황이 전년보다 양호하고, 밀과 옥수수 수확이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어 하반기 국제곡물 선물가격은 하락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코로나19 변이 확산 전망도 곡물 선물가격을 떨어뜨리는 요인 중 하나로 분석됐다. 다만 국제 곡물가격이 떨어지더라도 국내 곡물 수입단가가 즉시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3분기 곡물 선물가격이 하락하면 4분기가 돼서야 곡물 수입단가도 떨어질 것이란 설명이다. 김채영 기자 chaeyom@edaily.co.kr

2022.07.17 09:00

3분 소요
‘물가 잡을까 침체 피할까’…한은의 연속 빅스텝 가능성은? [사상 첫 빅스텝③]

은행

사상 첫 빅스텝(한 번에 0.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에 이어 두 번째 빅스텝도 나올까. 이달 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두 번째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이 예고된 가운데, 시장의 관심은 다음 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결정에 다시금 쏠리고 있다. ━ 한은, ‘연속 빅스텝’ 여지도 남겼다 13일 한은 금통위는 이날 사상 첫 빅스텝을 단행하며 기준금리를 1.75%에서 2.25%로 상향 조정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높은 물가 오름세 ▶단기 기대인플레이션 4% 근접 ▶고물가 상황 고착 ▶주요국의 금리인상 등을 이유로 빅스텝을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월 들어 1998년 11월 6.8%를 기록한 이후 처음으로 6%로 높아졌다. 특히 문제가 된 것은 급격한 물가 상승률 속도다. 여기에다 국내 코스피, 코스닥 지수는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등으로 큰 폭 하락했고, 원·달러 환율은 미 달러화 강세와 내·외국인 주식투자 자금 순유출 등의 영향으로 1300원 이상으로 높아졌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물가 상승률이 낮아지지 않고 지금처럼 오름세를 지속할 경우 추가 빅스텝도 가능하다는 뜻을 내비쳤다. ━ 9월 美기준금리, 韓보다 최고 0.75%p 추월 전망 특히 7월 25~26일 열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의 두 번째 자이언트스텝이 나올 경우 하반기 한은의 추가 빅스텝 단행 의지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미 연준의 기준금리는 1.50~1.75%로 또 자이언트스텝이 나올 경우 기준금리는 2.25~2.50%를 기록한다. 한은 금통위가 8월에 열리고 9월에 쉬는 반면, 연준의 FOMC 정례회의는 반대로 8월에 쉬고 9월에 열린다. 7월에 연준이 자이언트스텝을 진행하고, 한은이 다음 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는 데 그칠 경우, 8월에 한미 간 금리는 같아진다. 여기에 FOMC가 9월 빅스텝 이상의 기준금리 인상을 발표하면 10월 중순까지 미국의 기준금리는 한국보다 0.5~0.75%포인트나 높아지게 된다. 이 외에 주요 국가의 기준금리 인상이 확산되고 미국 달러화가 강세를 지속하는 데다 물가마저 쉽게 잡히지 않을 경우 한은의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 이창용 총재 “금리 역전이 중요한 게 아니다” 다만 이 총재는 한미 간 기준금리 역전보다 국내 시장 영향과 물가, 자본유출 가능성을 복합적으로 따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미 연준이) 큰 폭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데, 이로 인한 시장의 영향, 외환시장 등 보고 판단해야 할 것”이라며 “금리 역전폭이 1%포인트냐 0.75%포인트냐는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향후 국내 경제 상황과 가계부채의 부실 여부도 한은의 추가 빅스텝 단행 결정을 신중하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에 따르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에 전 분기 대비 1.3%에서 올해 1분기 0.6%를 기록했다. 한은은 “주요국 성장세 약화의 영향으로 수출이 둔화되면서 올해 중 성장률이 지난 5월 전망치인 2.7%를 다소 하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진단했다. 가계대출 증가에 따른 서민들의 이자부담도 금리 인상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한은의 ‘가계신용(빚)’ 통계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가계대출은 모두 1752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4.3%로 미국(76.1%)과 일본(59.7%) 등과 비교해도 높은 상황이다.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3개 이상의 금융사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액은 598조8982억원으로 2017년 말보다 22.1% 증가했다. 30대 이하의 다중 채무액은 같은 기간 32.9% 급증한 158조1298억원을 기록했다. 이런 이유 등으로 시장에는 일단 8월 기준금리 인상 폭은 0.25%포인트로 예상하고 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물가가 한은에서 예상한 것보다 더 높아질 경우 추가 빅스텝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면서도 “국제유가 및 곡물가격 등이 반락한 가운데, 한은의 추가 빅스텝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용우 기자 ywlee@edaily.co.kr

2022.07.13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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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어디까지 오를까…역대급 인플레에 한은 첫 ‘빅스텝’ 눈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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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리지 않았던 6월 한 달 동안 인플레이션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이 2008년 금융위기 수준으로 치솟았고, 상승폭은 역대 최대였다. 정부에선 계속되는 물가 상승을 우려하며 ‘경제전쟁’이란 표현까지 내놨다. 7월 한은의 사상 첫 빅스텝(한 번에 0.5%포인트 인상)이 현실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 기대인플레이션율 ‘2008년 금융위기’ 수준까지 1일 금융권과 한은에 따르면 소비자들의 향후 1년간 물가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올 6월 기준으로 연평균 3.9%를 기록하며 전달보다 0.6%포인트 상승했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이 3.9%로 오른 것은 2012년 3월(3.9%) 이후 처음이고, 전월 대비 상승 폭도 통계 작성 이래로 사상 최대치였다. 특히 금융권에선 기대인플레이션율 4%대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국내 기대인플레이션율이 4%대를 기록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7월부터 2009년 7월까지고, 2011년 3월부터 1년 정도 시기에도 일본 대지진과 유럽 재정위기 등이 겹치면서 3.9%~4%대를 기록한 적이 있다. 이번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국제 유가와 곡물 가격 급등, 공공요금 인상, 코로나19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문제 등이 겹치면서 과거 금융위기 등과 비교해도 상황이 녹록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에 따르면 앞으로 1년간 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으로는 석유류(82.5%), 농축수산물(44.2%), 공공요금(31.4%) 등이 꼽혔고, 물가수준전망도 163을 기록하며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8년 이후 가장 높았다. 정부와 한은에서는 앞으로 물가 상승률이 6%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이미 5월에 5.4%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 이와 관련해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6월 26일 KBS1 방송에 출연해 “6월 또는 7∼8월에 6%대의 물가 상승률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달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한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 모두발언에서 “경제전쟁이라 할 만큼 대내외 상황이 급박하다”고 말했다. 원자재, 곡물가격 폭등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등 주요국 통화긴축 등을 언급하면서다. 이 자리에는 이창용 한은 총재도 참석했다. ━ 시장도 7월 한은 금통위의 ‘빅스텝’ 단행 전망 물가 상승 지표들의 상승에 따라 한은이 7월 금통위에서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은은 지금까지 물가 안정을 우선에 둔 통화정책운용을 강조해왔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6월 21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간담회에서 “현재와 같이 물가오름세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국면에서는 가파른 물가상승 추세가 바뀔 때까지 물가 중심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특히 7월에 미국이 두 번째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 한미 금리 역전 및 격차 확대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0.5%포인트 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 상단은 지난 6월 자이언트스텝 이후 0.75%로 같다. 한은은 물가 상승률이 진정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서민들의 피해가 더 커질 것이란 입장이다. 이 총재는 6월 10일 한은 창립 72주년 기념사에서 “금리 인상으로 단기적으로는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커질 수 있겠지만, 시기를 놓쳐 인플레이션이 확산하면 그 피해는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당장 7월에 빅스텝이 이뤄질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대 인플레이션 지표가 큰 폭으로 상승함에 따라 7월 한은 금통위에서 빅스텝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7월 이후 올해 남은 3차례 금통위에서는 매번 0.25%포인트씩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도 “7월 금통위에서 0.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는 한국의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 원화 약세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용우 기자 ywlee@edaily.co.kr

2022.07.01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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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내년에도 애그플레이션”…밀가루·돼지고기→외식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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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애그플레이션(agflation)’ 현상이 과거 급등기보다 심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애그플레이션이란 국제식량가격 상승이 국내 식료품 및 외식 물가 등으로 광범위하게 파급되는 현상을 뜻한다. 이 같은 흐름은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21일 발간한 ‘BOK 이슈노트-최근 애그플레이션 현황 및 시사점’을 통해 “최근 국제식량가격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주요 생산국의 수출 제한 등으로 상승세가 크게 확대되면서 애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한은 조사국 물가동향팀의 오강현 과장을 포함한 직원 6명이 작성했다. 한은은 국내 물가에 대해 “곡물·유지류 등 국제식량가격 상승은 국내 식료품 및 외식 물가에 대한 상방 압력으로 작용한다”며 “축산물 가격은 최근 돼지고기를 중심으로 상승세가 커졌고, 가공식품 및 외식 가격은 국제식량가격의 상승 영향이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서 지난해 하반기 이후 오름세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최근 국제식량가격 상승세는 지난 2011년 급등기에 비해 오래 지속되고 있다는 특징을 꼽았다. 한은은 “주요 전망 기관들은 하반기 중 곡물가격이 완만하게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지만, 구조적 요인과 함께 작황 부진, 수출제한 확대 등으로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 오름세는 과거 급등기인 2011년 수준을 상회했다. 가공식품 가격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물류비 등이 높아진 데다가 국제식량가격 상승세 지속이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서 크게 올랐다는 것이다. 한은은 “우크라이나 사태 영향으로 올해 하반기 중 그 폭이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외식 물가의 경우 그간 비용 인상 압력의 누적과 거리두기 해제로 인한 수요 압력 증대로 상승 확산세가 상당 기간 높은 수준을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한은은 물가 오름세가 내년까지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은은 “국제식량가격이 상당 기간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가공식품과 외식 가격에 대한 상방 압력이 내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특히 가공식품 및 외식 가격은 쉽게 하락하지 않는 특성이 있어, 이를 주축으로 한 물가 오름세도 지속될 것”이라며 “구입 빈도가 높고 가격 변동을 민감하게 느끼는 생활물가 품목으로서 체감 물가가 상승하면 기대인플레이션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윤주 기자 joos2@edaily.co.kr

2022.06.21 09:57

2분 소요
우크라·중국, 회복되던 세계교역에 ‘찬물’…내년까지 어둡다

국제 경제

우크라이나 사태와 중국의 봉쇄조치 등으로 세계교역이 타격을 받고 있으며, 이런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은 한국의 수출 역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분석했다. 19일 한국은행은 '해외경제 포커스'를 통해 올 들어 우크라이나 사태, 중국 봉쇄조치 장기화 등으로 세계경제 회복이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세계교역도 개선흐름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주요 기관들 역시 세계성장률 둔화와 함께 세계교역 둔화흐름도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은은 “세계교역 둔화흐름은 향후 우리나라의 수출 증가세를 점차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최근 코로나19 회복 과정에서 나타난 수급불균형과 우크라이나 사태 등의 영향으로 국제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이는 세계교역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진단된다. 한은의 분석 결과 국제원자재가격 상승은 2~5분기 정도의 시차를 두고 세계교역량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국제유가의 추가 상승 가능성이 커지고 곡물가격도 높은 수준을 이어가면서 향후 세계교역량 감소폭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더해 중국 정부의 제로코로나 정책 유지로 인한 주요 도시의 봉쇄조치 영향으로 중국의 교역액이 크게 감소한 것도 세계교역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은은 “제로코로나 정책 유지로 인한 중국의 교역액 감소는 세계상품교역을 큰 폭으로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주요국 중심의 방역조치 완화로 공급차질이 점차 해소되고 있고, 향후 여행제한조치 해제가 확산되면서 관광 및 여행운수업을 중심으로 서비스교역이 회복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혔다. 김다운 기자 kim.dawoon@joongang.co.kr

2022.06.1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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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물가격 오를 땐 식료품株 투자 피해야 [이종우 증시 맥짚기]

전문가 칼럼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올해 전 세계에서 27억913만t의 곡물이 생산돼, 28억96만t이 소비될 거라 전망했다. 생산이 조금 부족하긴 하지만 재고나 대체식품을 고려하면 문제 될 게 없는 수준이다. 이런 전망이 무색하게 최근 국제곡물가격이 급등했다. 지난 3월 유엔식량농업기구 식량가격지수가 2월보다 12.6% 상승했다. 해당 지수가 만들어진 1990년 이후 최대치로, 2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식량 수급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었던 건 아니다. 지난 20년간 곡물 수요 증가는 중국을 포함한 신흥국과 바이어 연료가 담당하고 있었다. 중국의 경제 성장으로 식량 소비가 연평균 6%씩 늘었고, 바이오 에너지 사용량이 8%씩 증가한 것이 곡물 가격을 끌어올린 원인이었다. 앞으로 10년간 두 수요는 크게 늘지 않을 것이다. 주요 신흥국이 식량 소비가 늘어나는 단계를 지난 데다, 인센티브가 줄면서 바이오 연료 생산 증가가 둔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 작황 부진에 대한 우려로 국제 곡물 가격 급등 우선 작황 부진에 대한 우려가 작동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전 세계 옥수수 수출의 50%, 밀 수출의 30%를 담당하고 있는 나라다. 많은 국가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산 밀과 옥수수를 쓰고 있다는 얘기인데, 이런 지역에서 분쟁이 터졌기 때문에 공급 차질을 걱정할 수밖에 없다. 기후도 좋지 않다. 재작년 하반기부터 세계 평균 기온이 예년을 밑돌아 냉해로 인한 경작 부진이 예상되고 있다. 수출제한 조치 우려도 곡물 가격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석유, 철강 등 대부분 원자재는 가격이 급등하거나, 수급이 불안해지면 수출 제한 조치가 내려진다. 곡물은 그 정도가 더 심해 자국 내 소비가 조금이라도 차질을 빚을 조짐을 보이면 곧바로 수출 제한에 들어간다. 그만큼 제한이 빈번하게 내려지고 영향력도 크다. 실제로 2006년에 미국, 중국, 러시아, 아르헨티나, 우크라이나 등이 다양한 농산물에 수출 금지 조치를 취한 사례가 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에도 비슷한 조치가 시행돼 그 영향으로 곡물 가격이 단기에 50% 이상 급등했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사태가 더해졌다. 국제사회의 비난에 직면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를 적대시하는 국가들에 대해 식량 수출을 계속할지 말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힘을 보여주겠다는 의도다. 2010년에 가뭄으로 식량 공급이 좋지 않았을 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곡물 수출을 제한한 적이 있다. 그해 8월 한 달 동안 국제 밀 가격이 54%, 대두와 옥수수 가격이 10%와 23% 급등했다. 이런 경험 때문에 세계는 최근 러시아의 행보를 불안하게 바라보고 있다. 식량의 무기화 시도도 부담이 된다. 식량을 무기화하려는 시도는 오래전부터 있었다. 2009년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과 함께 ‘흑해 곡물 블록’을 만들려 했던 게 대표적인 사례로 곡물 시장에서 석유수출국기구(OPEC) 같은 역할을 하겠다는 의도였다. 곡물 수출을 담당하는 러시아 국영 곡물회사 설립도 계획했었다. 국영석유회사 가스프롬 같이 곡물 수출의 40~50%를 담당하는 기구를 만들어 국제 곡물 시장의 공급을 쥐락펴락하겠다는 생각이었다. 대부분 시도가 미국의 견제에 막혀 무산됐지만, 식량 무기화는 언제든지 제기될 수 있는 문제가 됐고, 우크라이나 사태로 그 가능성이 더 커졌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올해 흑해 지역의 밀과 옥수수 수출량이 각각 700만t과 600만t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올해 봄 작물 생산량과 하계작물 재배 면적이 각각 30%씩 감소하기 때문이다. 그 영향으로 내년까지 국제 밀과 옥수수 가격이 10~20%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으며,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그 추세가 더 강해질 거로 보인다. 농업은 대표적인 수요 비탄력 산업이다. 농지가 한정돼 있어서 수요가 늘어도 빠르게 대처하기 힘들다. 한번 파종하면 반년 이상이 지나야 생산물을 얻을 수 있는 점도 다른 산업이 가지고 있지 않은 약점이다. 그래서 곡물 가격이 한번 오르면 제자리로 돌아올 때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과거 경험으로 보면 최소 2년, 길면 3년까지 높은 가격이 유지됐었다. 이를 현재 시장에 적용하면 내년이나 내후년이 돼야 국제 곡물 가격이 안정될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 곡물 가격 상승으로 사료 관련주 급등 국제 곡물 가격 상승은 주가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준다. 직접적인 영향은 비료와 사료 관련주, 그리고 음식료 업종에서 주로 나타난다. 국제적으로 비료가 품귀현상을 보임에 따라 관련 기업의 주가가 급등했다. 제품 가격 상승만큼 수익성이 개선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해할 수 있는 움직임이다. 문제는 상승 정도인데, 연일 상한가를 기록하는 건 맞지 않는다. 시장이 정체에 빠질수록 호재를 가지고 있는 소수 종목에 대한 쏠림 현상이 심해진다. 4월 초 코스피지수가 하락하는 와중에 조선주가 두드리진 상승을 기록한 게 그 사례다. 비료와 사료 관련주 상승도 비슷한 형태로 이해할 수 있다. 남다른 호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주가가 급등한 건데 시장에서 인기가 식으면 주가의 방향이 바뀔 수 있다. 식료품은 원자재 가격 상승 때문에 피해를 볼 수 있는 업종이다. 최근에 곡물 가격 상승에 원화 약세가 겹치고 있기 때문에 피해 정도가 더 심해질 수 있다. 제품가격을 올리면 원자재 가격 상승 부담의 상당 부분을 소비자에게 떠넘길 수 있지만 그럴 수 있는 능력이 있는 회사가 많지 않다. 식료품 업종은 악재의 한복판에 처해있는 만큼 투자를 피하는 게 좋다. 간접적인 영향은 인플레이션 때문에 발생한다. 국제 곡물 가격 상승은 식료품 가격 상승을 통해 삶에 영향을 준다. 다른 어떤 상품보다 인플레이션을 쉽게 체감할 수 있는 구도여서 곡물 가격 상승이 물가 상승을 초래하는 애그플레이션(agflation)으로 연결될 수 있다. 금융위기 직전에 비슷한 상황이 있었다. 가뭄으로 인한 작황 부진에 신흥국의 수요 증가가 겹치면서 곡물 가격이 상승해 선진국이 3% 넘는 인플레이션에 시달렸다. 지금 전 세계는 인플레이션에 직면해 있다. 3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상승률이 8.5%까지 상승했다. 1980년대 초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우리나라 소비자물가도 3%를 넘어 4%를 넘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곡물 가격 상승은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며, 중앙은행의 긴축을 강하게 만드는 요인이 될 것이다. 2월 주가 하락으로 시장에서는 긴축 영향의 상당 부분이 주가에 반영됐다고 얘기되고 있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준비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 후 주가가 급락했다. 여전히 긴축은 두려운 존재인 것이다. 곡물 가격이 상승하고 8개월 정도 지나면 식료품 가격이 오르는 게 일반적이다. 코로나19 발생 직후 곡물 가격 상승이 시작됐으니까 이제는 곡물 가격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본격화될 때가 됐다. ※필자는 경제 및 주식시장 전문 칼럼니스트로, 오랜 기간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해당 분석 업무를 담당했다. 자본시장이 모두에게 유익한 곳이 될 수 있도록 여러 활동을 하고 있다. 등 주식분석 기본서를 썼다. 이종우 칼럼리스트

2022.05.0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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