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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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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비상계엄'에 환율 뛰고 주식·코인 급락…“4일 증시 개장 미정”

증권 일반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밤 긴급 담화를 통해 비상 계엄을 선포하자, 원·달러 환율이 2년여 만에 최고 수준까지 치솟고 주가와 가상자산 가격이 급락했다.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오전 12시 15분 기준 전일보다 39.7원 뛴 1441.0원까지 급등했다.미국 연준의 고강도 긴축에 달러가 초강세를 나타냈던 지난 2022년 10월 25일(장 중 고가 1444.2원) 이후 약 2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환율은 이날 1405.5원에 개장한 뒤 1400원대에서 등락했으나 비상계엄 선포 소식이 전해진 오후 10시 30분부터 가파르게 상승했다.국내 증시 야간선물옵션 지수도 3% 이상 하락 중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일 오후 11시 30분 기준 코스피200 야간선물옵션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44% 하락한 319.60을 나타냈다.지수 역시 계엄령 선포 전까지 전일 대비 상승세를 보였으나 10시 30분을 전후로 하락 전환해 급격하게 낙폭을 키웠다.코스피200 야간선물옵션은 한국거래소와 미국 시카고상업거래소(CME) 제휴에 따른 거래시스템 연계를 통해 오후 6시부터 오전 5시까지 야간시간에 이뤄진다.국내 가상자산 가격도 급락했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 1비트코인은 이날 오전 12시 16분 기준 1억2800만원으로, 24시간 전보다 4.14% 떨어졌다.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내내 1억3000만원선을 오르내렸지만, 계엄 선포가 나온 오후 10시 30분께부터 급락하기 시작했다. 선포 직후 한때 8800만원대까지 추락했다가 이후 낙폭을 줄였다.또한 리플(-11.75%), 도지코인(-9.41%), 이더리움(-6.51%) 등 다른 코인도 큰 폭으로 떨어진 상태다.아울러 시세 급락으로 코인 거래소 접속자가 갑자기 늘면서 업비트, 빗썸 등에서 접속 장애 현상까지 나타나기도 햇다. 앞서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긴급 담화를 통해 "종북 세력을 척결하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밝혔다.이에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금융시장 상황을 점검하는 긴급 회의를 소집했다.한편, 계엄령으로 인해 4일 국내 증시 개장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가운데 거래소는 "개장 여부는 미정"이라고 밝혔다.

2024.12.04 00:45

2분 소요
‘홍콩 ELS’ 사태로 휘청한 은행권…내실 경영으로 반등 노린다

은행

지난 1분기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홍콩 ELS) 배상 충격으로 부진한 실적을 거뒀던 은행권이 2분기에는 ‘양호한’ 성적표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비용 절감을 위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과 그에 따른 체질 개선, 홍콩H지수 개선 등의 효과로 실적 회복세가 예상된다.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5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1%(1조7000억원) 줄었다. 특히 시중은행과 특수은행의 순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21.4%와 34.7%씩 줄면서 전체 은행의 감소 폭을 키웠다. 특수은행에는 산업은행·수출입은행·중소기업은행·농협은행·수협은행 등이 포함된다.손익현황을 항목별로 보면 대출 규모가 커지면서 이자이익은 14조9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6%(2000억원) 증가했다. 그러나 순이자마진(NIM)이 축소(-0.05%포인트)됨에 따라 이자이익 증가율은 큰 폭으로 둔화했다. 2022년 1분기와 2023년 1분기 이자이익이 각각 전년보 대비 16.9%, 16.6% 늘어난 것과 비교된다.비이자이익은 1조7000억원으로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유가증권평가이익 감소 등에 따라 19.3%(4000억원) 감소했다. 실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해 말 3.15%였으나 올해 1분기 말 3.32%로 0.17%포인트(p) 올랐다. 가장 눈에 띄는 항목은 영업외손익이다. 올해 1분기 국내 은행은 영업외손실 2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5000억원의 영업외이익이 발생한 것과 비교하면 2조7000억원이나 감소해 적자 전환했다.손실의 주된 요인으로는 1조8000억원에 달하는 홍콩 ELS 배상금이 꼽힌다. 특히 홍콩 ELS 판매가 가장 많았던 KB국민은행의 경우 ELS 배상 등을 위해 쌓은 충당부채가 8620억원이나 발생했다. 이와 관련 금감원은 “은행들의 견조한 이자이익 수준이 지속되고 있으나 ELS 배상금이 순이익 감소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예상치 못한 위험 발생 시 은행이 자금 중개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게 대손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하는 등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지속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주말 회의부터 비품 절약까지’…2분기 비상경영 본격화홍콩 ELS 후폭풍에 은행들은 2분기 들어 허리띠를 졸라매기 시작했다. 국민은행은 지난 4월부터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면서 효율적 비용관리에 나섰다. 임원과 본부부서가 비용관리를 솔선수범할 것을 요구하면서 업무추진비용 등을 줄였다. 출장보다는 화상회의를 권하고, 컬러프린터 사용을 자제하는 등 일상 업무에서 발생하는 비용까지 절감하고 있다.NH농협은행은 지난달부터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가며 주말 임원 회의를 재가동했다. 논의가 필요한 현안이 생기면 이석용 농협은행장과 부문장, 부서장 등 임원진이 참석해 향후 대책 등을 마련하기 위해 강도 높은 회의를 진행한다. 이 주말 회의는 지난 2016년 이후 8년 만에 재개됐다. 농협은행은 앞서 조선·해운업 부실 대출(빅배스) 충당금을 대거 적립하면서 2016년 상반기 2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다. 신한은행도 ‘스톱 앤 고’(Stop & GO) 프로젝트를 올해 경영진 전략과제로 시행 중이다. 기존 추진 사업, 일상 업무, 회의체 등 관리업무를 부서별로 검토하고 현시점에서 중단(Stop)할 수 있는 과제를 발굴하는 구조다. 이로써 불필요한 지출, 중복된 상품·서비스, 사용이 저조한 전산기기 등을 효율화하는 데 힘쓰고 있다.하나은행은 비용 효율화와 긴축 운영 방향 등을 각 부서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ELS 판매 규모가 적은 우리은행도 현안에 따라 금요일 오후 5시 이후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부서장급 이상 간부들과 함께 회의를 진행한다. 불필요한 연수와 행사도 줄이기로 했다.“H지수는 상승세…추가 손실 가능성 없다”이와 함께 홍콩 ELS 관련 악재가 걷히면서 은행들의 2분기 실적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컨센서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4대 금융의 순이익 총합은 4조5041억원으로 전년 동기(4조2813억원) 대비 5.2% 늘어날 전망이다.KB금융은 1조4488억원으로 차지하는 순이익이 4대 금융 중 가장 크지만, 지난해 2분기보다는 3.36%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신한지주의 2분기 순이익은 1조29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금융은 9516억원, 우리금융은 8064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58%, 28.98% 증가할 전망이다.실제 이종민 KB국민은행 부행장은 지난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1분기 홍콩 ELS 관련 충당부채를 충분히 적립했고, 이는 3월 말 기준 지수를 고려해 일부 여력(버퍼)을 줬다”며 “현재 H지수 상승세를 감안하면 추가 손실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하며, 올해 1분기 충당부채 적립은 일회성 요인”이라고 설명했다.김기흥 신한은행 최고재무책임자(CFO)도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현재 H지수 상황을 감안하면 향후 결산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홍콩H지수는 지난 12일 오후 5시 기준 6362.79로 올해 초(2024년 1월 2일)보다 12.17% 상승했다.

2024.06.25 06:01

4분 소요
‘서서히 뜨거워지는 물속의 개구리’ 10년… 피크 코리아와  슈퍼 에이지 [스페셜리스트 뷰]

증권 일반

한국 경제에 대한 고민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2013년 맥킨지 글로벌 연구소(MGI)가 한국 경제를 ‘서서히 뜨거워지는 물 속의 개구리’로 묘사하면서 큰 반향을 불러왔던 사례가 기억난다. 실제로 2013년 이후 수년간 한국 경제는 대중국 수출 부진으로 성장률 둔화와 박스피(박스권+코스피)라는 우울한 시기를 보냈다. 2013년 뜨거운 물 속의 개구리로 지칭되던 한국 경제가 이제는 ‘피크 재팬’과 ‘피크 차이나’에 이어 ‘피크 코리아’(Peak Korea·한국 경제 성장이 정점을 찍고 하락하는 현상)를 우려해야 하는 국면까지 이르렀다. ‘파이낸셜 타임즈’(FT)마저도 ‘한강의 기적은 끝나는가’라는 기사를 통해 한국 경제가 직면해 있는 구조적 리스크를 다룬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해외에서 바라보는 한국 경제의 모습이 역동경제에서 피크 코리아로 변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물론 피크 코리아 리스크는 하루아침에 나타난 것이 아니다. 수년간 한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들이 해소되기보다 오히려 누적된 결과물이다.왜 이 시점에 피크 코리아를 고민할까가장 먼저 한국 경제를 대표하는 특징인 수출주도 성장 패러다임이 흔들리고 있다. 여기에는 글로벌 저성장 고착화도 있지만 이전과 달리 글로벌 내 다양한 갈등이 잇따르고 있음도 한 몫을 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중 패권 갈등,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및 자국 우선주의, 부의 불평등 심화에 따른 사회갈등 등 지구촌에 다양한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 경제 및 산업은 여타 국가보다 글로벌 경제가 안고 있는 리스크에 빠르고 광범위하게 노출되는 구조라는 것이 큰 고민거리다.글로벌 수요와 투자의 구조적 변환도 우리에게는 악재다. 국내 수출과 산업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업종에 강점을 지닌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여타 중후장대 산업이 국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최근 주요국 증시가 인공지능(AI) 사이클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 랠리를 이어가고 있지만 한국 증시는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는 답답한 장세를 연출하고 있다. 그 이유 역시 글로벌 산업 패러다임에 한국 경제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피크 차이나도 한국 경제에 악재다.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는 있지만 단기적으로 탈중국은 쉽지 않은 과제다. 중국 수출 감소분을 미국과 유럽연합(EU) 수출로 메우기가 벅차기 때문이다. 더욱이 중국과 한국 산업간 관계 변화 역시 한국 경제의 저성장 리스크를 높이는 요인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한국과 중국이 수직적 관계가 아닌 수평적 관계, 즉 경쟁관계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대외적 요인과 더불어 전 세계 1위 수준의 대내 리스크도 피크 코리아를 압박하고 있다. 초고령사회에 성큼 다가선 인구사이클, 한계에 이르고 있는 부채 리스크, 사회적 갈등 심화와 함께 취약한 내수 기반 등은 피크 코리아 시기를 앞당기는 요인이다. 주요국 정책기조 전환에서 소외된 한국피크 코리아 리스크와 관련해 최근 주목되는 이슈는 미국 등 주요국의 경제 정책 기조 전환에 대한 한국의 더딘 그리고 미온적인 대응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등 주요국은 제로금리와 양적완화라는 양 축의 통화정책과 각종 재정 부양 정책을 동원해 총수요를 자극하면서 그나마 저성장 경제를 지탱해왔다. 그러나 총수요 정책은 한계에 부딪혔다. 돈 풀기 정책은 모든 경제주체에 막대한 부채를 유발시켰고 고금리 현상마저 나타나면서 한계에 이르렀다. 그동안 초완화 정책의 마지막 보루였던 일본마저도 긴축으로 선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에서 총수요 정책의 종료가 확인되고 있다.이에 미국 등 주요국은 생산능력 확대와 더불어 생산성을 개선할 수 있는 생산요소(노동·자본·기술) 향상을 위한 공급 혹은 산업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공급 정책 강화 배경에는 기술혁신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미중 패권 경쟁 격화도 한 몫을 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리쇼오링(Reshoring·해외 생산시설을 자국 내로 이동하는 현상), 니어쇼오링(Nearshoring·기업의 생산이나 서비스 업무를 본국과 지리적으로 인접한 국가로 이전하는 전략) 등에 기반한 자국 산업 육성 정책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동시에 기술혁신 사이클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재정 정책 초점을 총수요 확대보다 제조업과 같은 산업 육성 등 공급 확대에 두기 시작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일본 경제와 정책 역시 미국과 맥을 같이한다. 공급경제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기시다 내각의 신자본주의 5대 중점 전략인 ▲인재 ▲과학기술 및 혁신산업 ▲스타트업 ▲녹색전환 ▲디지털전환 역시 생산요소의 질적 및 양적확대라는 공급경제 정책이 기저에 깔려있다. 한발 더 나아가 일본은 미국과 분업적 산업관계 강화를 통해 미국 주도의 공급망 정책에 편승하고 있다. 중국도 예외가 아니다. 이른바 시코노믹스(시진핑+이코노믹스) 중심에는 국가 자본주의가 있다. 해석이 다소 다를 수 있지만 생산요소, 즉 노동·자본 및 토지 그리고 기술(데이터)을 국가 통제 하에 두고 기술혁신 관련 공급 능력과 생산요소 향상을 중장기적으로 육성하겠다는 정책기조로 해석된다. 이를 뒷받침하는 실행전략이 첨단산업을 육성하는 고품질발전이다.문제는 한국 경제 및 산업의 경우 2010년대에 들어 공급능력 확대 정책보다는 글로벌 총수요에 기반한 수출에만 과도하게 의존하는 전략을 유지하면서 최근 변화하는 글로벌 경제 정책 패러다임에 편승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한국 제조업의 위기이자 피크 코리아 리스크를 증폭시키고 있다. 차이나 쇼크 가시화논란이 있겠지만 중국 경제의 급격한 성장은 한국 경제에 그 동안 실보다 득이 돼왔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중국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오히려 소위 차이나 쇼크를 한국 경제가 우려해야 하는 상황으로 돌변하고 있다. 우선, 흔들린 한중 교역구조가 다시 복원되기 쉽지 않다. 중국이 안고 있는 각종 구조적 리스크로 중국 경제의 빠른 정상화를 바라기 어렵다는 점도 있지만 미국의 ‘대중 칩(Chip·반도체) 포위망’ 강화 움직임은 가뜩이나 꼬여 있는 한중 무역을 더욱 어렵게 할 공산이 크다. 한중 교역이 자칫 피크 코리아에 큰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중국 내 한국산 제품의 수요 둔화는 교역구조 측면에서 한중간 분업구조 변화에 기인한다. 중간재와 자본재를 중국에 수출하고 중국은 이를 최종 완제품으로 만들어 수출하던 구조가 약화됐다. 이를 반영하는 것이 대중국 중간재와 자본재 무역수지다. 대중국 중간재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큰 폭으로 축소됐고, 자본재 무역수지는 이미 적자로 전환됐다. 반면 한국의 중국산 중간재와 자본재 수입이 급증하고 있다. 중국산 제품이 한국 제품과 경합하는 수준에 이른 것이다. 한중간 산업구조가 보완적 관계에서 경쟁관계로 전환되면서 한국 경제가 받게 될 충격이 더욱 커질 것 이다.중국 이커머스 업체의 한국 시장 침투도 심상치 않다. 중국 이커머스 업체가 지난해부터 한국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이후 시장 점유율이 무섭게 상승 중이다. 알리익스프레스 애플리케이션(앱) 사용자 수는 올해 2월 기준 818만명으로 지난해 2월 대비 약 130% 증가했다. 지난해 7월 한국에 진출한 테무 앱 사용자수는 1년도 안돼 581만명에 이르고 있다. 중국의 초저가 공세가 한국 내수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음은 한국 수출 기업은 물론 내수 기업에도 커다란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소비가 주로 이커머스화 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이커머스 업체의 한국 침투가 또 다른 차이나 쇼크를 촉발할 전망이다. 중국 성장률 둔화 등으로 한국 수출 및 산업이 차이나 쇼크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산업 발전 혹은 경쟁력 강화가 한국 경제에 제2의 차이나 쇼크를 유발할 위험은 이미 현실화됐다. 너무 빠른 인구절벽 리스크…곧 내수절벽피크 코리아 리스크를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근거가 극단화 추세를 보이고 있는 인구 사이클이다. 한국 인구 사이클에 대한 비관론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한국 인구절벽 시 나리오가 예상보다 너무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은 숨길 수 없는 현실이다. 주요 선진국이 인구의 20%가 65세 이상이 되는 현상인 ‘초고령화’ 시대, 즉 슈퍼 에이지(Super Age) 사회에 진입하고 있는 것은 공통적인 현상이다. 하지만 장래 한국 인구사이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상대적으로 크게 울려 퍼지고 있다. 한국 인구 비관론을 얘기할 때 단골 메뉴는 고령화 속도지만 이보다 인구가 감소하는 인구절벽과 관련해 주목할 데이터는 신생아 수다. 결론적으로 신생아가 태어나지 않고 있다. 2022년 출생아 수는 25만명에 불과하다. 1970년 신생아 100만명과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이다. 더욱이 신생아 수 감소세가 2010년대 중반부터 가파르다. 2016년 40만명이었던 신생아 수는 3년 만인 2019년 30만명으로 10만명 줄어들었다. 또 3년 만에 25만명(2022년)으로 감소했다. 신생아 절벽 사이클은 이미 시작됐다. 이처럼 한국의 초저출산이 유례없는 수준이라는 점에서 한국 인구 감소 전망은 시나리오로 그치지 않을 공산이 크다.한국 인구고령화의 주요 요인인 초저출산 현상의 배경에는 각종 경제적·사회적 불안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소득(고용) 불안, 높은 주택가격에 따른 주거 불안, 양육환경과 미래에 대한 불안심리가 결혼·출산 연기 및 포기로 이어지고 있다. 일부에서 우스갯소리지만 이전 세대에 자녀는 필수 소비재였지만 현 세대에게는 사치재라는 말이 있다. 자녀 출생과 양육에 드는 과도한 경제 그리고 인적 비용이 자녀를 기피하게 하는 안타까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은 2018년을 기점으로 이미 고령사회의 문턱을 넘어섰고 이후 7년 만에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전망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빠른 속도이다. 인구 추계에 따르면 2046년께 한국의 고령인구 비율은 일본마저 앞서게 된다.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한국의 인구 고령화 속도라는 점에서 경제에 미치는 부작용이 크고 예측도 쉽지 않다. 참고로 고령사회는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이 14% 이상을, 초고령사회는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이 20% 이상을 차지할 때 이르는 용어다.인구 고령화 리스크를 얘기할 때 일본의 사례를 빼놓고 얘기하기 어렵다. 일본 장기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하락)에는 여러가지 요인이 있지만 1990년대 초반부터 일본이 고령사회에 진입한 것도 중요한 요인 중에 하나이다. 인구 고령화가 생산가능인구 비중 감소에 따른 성장률 둔화와 더불어 주택가격 등 자산가격 하락 그리고 정부 부채 급등이 일본 경제 잃어버린 30년의 결정적 이유로 작용한 것이다. 일본뿐만 아니라 독일 등 유럽국가의 저성장 추세와 정부 부채 급증 역시 고령화 추세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일본의 사례를 비춰볼 때 한국 경제 역시 인구 사이클에 따른 성장률 둔화 압력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고령화 수준보다 더 큰 문제는 고령화 속도다. 일본의 경우 고령사회에서 초고령사회로 넘어가는데 15년 정도가 소요됐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동 기간이 7년에 불과할 전망이다. 당장 내년인 2025년에 한국은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 더욱이 향후 5년마다 한국의 65세 이상 비중은 5%씩 증가하는 유례를 찾기 힘든 고령화 속도를 기록할 것이 자명하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은 잠재성장률에 대한 노동투입의 기여도가 2011~2015년 0.7%포인트(p)에서 2016~2020년에는 0.2%p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2021~2022년에는 -0.2%p까지 추락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인구 사이클이 성장에 기여하기보다 성장을 잠식하는 생산요소가 된 것이다.물론 일본 고령화 사례를 한국에 직접적으로 적용하기에는 일부 한계도 있다. 일본 경제 구조는 기본적으로 내수 중심이지만 한국 경제는 수출 의존적 구조이다. 인구에 큰 영향을 받는 내수보다 해외 수요에 더욱 큰 영향을 받는 구조가 인구 고령화 충격을 일부 상쇄시켜 줄 여지는 있다. 그러나 글로벌 경제가 이전과 달리 저성장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크고 공급망 이분화 그리고 중국의 추격 등 한국을 둘러싼 수출 환경은 우호적이지 못하다. 결국 글로벌 경제 환경 변화, 수출 둔화 리스크와 인구 충격에 따른 노동기여도 추락은 시간이 갈수록 피크 코리아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K-부채 리스크도 피크 코리아 위험 높여 2000년 이후 부채 사이클을 보면 팬데믹(감염병의 세계적 대유행)기간이 3차 가계 부채 급증 국면이다. 부채를 좋은 부채와 나쁜 부채로 구분하기 어렵지만 2000년 이후 K-부채 사이클은 수출경기와 부동산 가격이 운 좋게 맞으면서 사후적 평가지만 좋은 부채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도 가능하다. 그러나 K-부채 사이클이 한계를 맞이하고 있고 과거와 달리 경제와 부동산 등 자산가격이 더 이상 조력자 역할보다 악재 역할을 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K-부채 사이클의 좋은 측면은 사라지고 나쁜 부채 리스크만 부각되는 현실은 피크 코리아 리스크마저도 덩달아 높이고 있다. K-가계 부채의 청구서를 우려하는 첫 번째 이유는 가계부채 규모이다. 한국 가계 부채 순위가 빠르게 상승 중이다. 2010년 주요 43개국 중 14번째로 높은 수준이었던 K-가계 부채 순위가 2020년에는 7번째를 기록했다. 그리고 2022년 4분기 기준으로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105.5%로 스위스(128.3%), 호주(111.8%)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수준에 이르렀다. K-가계 부채의 또 다른 위험은 물가와 금리의 패러다임 변화에서도 감지된다. ‘중물가-중금리’는 거부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무엇보다 중금리 장기화로 인한 경기침체가 고용절벽과 자산가격 폭락으로 이어져 부채 리스크 현실화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 피크 재팬 사례에서도 알고 있듯이 피크 재팬은 부채 버블에서 비롯됐고, 현재 진행형인 피크 차이나도 부동산 부채에서 촉발됐다. 그리고 피크 USA는 아니지만 2008년 금융위기 역시 서브프라임발 가계 부채에서 시작됐다. 그리고 피크 차이나를 제외하고 부채 리스크의 도화선은 영원할 것 같았던 저금리 환경 파괴에서 비롯됐다. 한국 정책당국도 부채를 통한 부양에 더 이상 나설 수 없음을 인식하고 있다. 오히려 K-가계 부채 연착륙을 위한 정책적 노력이 강화될 것이다. 다행히 가계 부채 관리 혹은 연착륙에 성공한다면 피크 코리아를 피할 가능성이 높지만 이를 장담하기 어렵다. 오히려 과도한 부채사이클의 종착역은 자산가격 급락을 동반한 부채사이클 경착륙이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특히 중물가-중금리 패러다임 지속은 K-가계 부채의 경착륙과 이에 동반한 피크 코리아 위험을 높이는 역할을 할 것이다. 사회적 갈등 비용도 무시하면 안 된다한국 경제와 사회가 안고 있는, 눈에는 잘 보이지 않는 피크 코리아 요소는 ‘갈등’이다. 체감적으로 한국 내 갈등 정도는 근래 들어 최고 수준이 아닐까 싶다. 이념·젠더·세대·소득·교육 등 사회 각 부문에 걸쳐 갈등이 커다란 이슈가 되고 있다. 한국이 갈등 문제에 있어 전 세계 상위 수준에 위치해 있음은 각종 자료와 지표를 통해 설명되고 있다.2021년 영국 킹스컬리지가 발간한 보고서(Cultural wars around the world: how countries perceive divisions, 2021)에 따르면 한국은 12가지 갈등 항목 중에 7개 부문에서 1등을 차지했다. 사실상 조사대상 17개국 중 한국 국민들이 느끼는 갈등 정도가 가장 심한 것이다. 갈등지수뿐만 아니라 체감적으로 갈등의 강도가 높아지고 있음을 느끼고 있으며 이러한 갈등을 부채질하는 현상도 뚜렷해지고 있다. 한국은 여타 선진국보다 소득불균형이 심각한 국가다. 2021년 OECD의 소득불균형 지수를 보면 한국이 OECD 국가 중 4번째로 높은 소득불균형 지수를 보이고 있다. 부의 불평등 혹은 소득불균형도 문제지만 부가 세습되면서 소득불균형이 더욱 심화될 여지가 있다. 이와 관련해 100억원이 넘는 재산을 물려준 피상속인이 4년 새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대간 부의 격차 그리고 일자리 혹은 고용갈등도 무시할 수 없는 사회적 갈등이다. 갈등 해소를 위해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허비하면서 성장 잠재력을 높이는 자원 배분이 왜곡될 가능성이 크다. 일례로 의대 진학이 어느 학과 진학보다 각광받고 있는 현상은 사회갈등의 한 단면이 아닐까 싶다. 사회갈등지수가 전 세계 상위권이라는 오명을 벗지 못한다면 제 발로 피크 코리아 국면에 진입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전 세계 주요국은 저성장 국면에서 좀 더 큰 성장의 파이를 차지하는 동시에 공통 문제인 고령화·부채 리스크 등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생산요소(노동·자본·기술) 향상과 관련한 무한 정책 경쟁에 돌입했다. 그 중심에는 기술혁신 사이클이 있지만 승자 독식의 게임 법칙이 지배하는 기술혁신 특성상 글로벌 기업간 및 국가간 치열한 생존게임은 격화할 것이 분명하다. 만약 생산요소 우위 경쟁과 생존게임에서 한국이 지금처럼 밀려난다면 피크 코리아를 정말 피하기 어렵다. 한국 경제는 여타 주요국과는 달리 구조적 리스크로 인한 내수 절벽이라는 잠재적 위험도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경제, 피크 코리아의 돌파구이자 장애물그나마 위안을 삼을 수 있는 것은 디지털 관련 인프라, IT 산업 및 디지털 문화에 쉽게 순응하는 사회적 분위기 등은 디지털 경제 시대의 생산요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잠재력으로 평가된다는 점이다. 실제로 팬데믹 이후 급속히 확산하는 디지털 패러다임 전환 국면에서 한국은 그래도 주요국과 어느 정도 보폭을 맞추고 있다. 그렇다고 안심하기는 이르다. 국가별 혁신 순위에서 한국이 밀려나고 있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미국과 비교해 한국의 디지털 관련 투자가 상대적으로 미흡하다. 미국은 4차 산업혁명 붐이 시작된 2010년 중후반부터 관련 투자가 급속히 증가하면서 미국 경제의 강한 성장률을 지지해주었다. GDP 대비 설비투자(유형자산 투자)와 지식재산생산물 투자(무형자산 투자)도 이미 역전됐다. 미국 내 모든 투자가 무형자산에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현실은 불안하다. 설비투자 부진 속에 딱히 지식재산생산물투자가 강한 모멘텀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국의 AI 등 디지털 산업이 자칫 잘못하면 ‘서서히 뜨거워지는 물이 아닌 갑자기 뜨거워지는 물 속의 개구리’가 될 처지에 직면해 있다.결론적으로 피크 코리아 리스크를 최대한 줄이기 위한 경제 주체들의 총체적 노력이 필요하다. 한국 산업 및 기업들이 새로운 기술 변화 시대에서 확고한 입지를 빨리 찾는 것이 급선무다. 기술혁신을 통한 생산요소의 질적·양적 개선을 병행하는 정부 정책도 필요하다. 기회는 남아 있지만 이를 서둘러 활용하지 못하면 새로운 기술혁신 시대에서 피크 코리아 늪에 빠져 허덕일 것이다. 박상현 전문위원은_하이투자증권 리서치본부 수석 이코노미스트(Chief Economist)이다. 성균관대학원 경제학 석사를 졸업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대우경제연구소 해외지역팀, 루마니아 대우은행,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이코노미스트 등을 거쳤다. 현대중공업 외환정책 자문위원을 맡기도 했다. 저서로는 경제흐름을 꿰뚫어 보는 금리의 미래 (2018년), 테크노믹스 시대의 부의 지도 (2020년) 등이 있다.

2024.06.09 08:00

12분 소요
‘긴축 시대’ 준비한 강석훈 에이블리 대표…“흑자 전환, 다음은 세계 진출” [이코노 인터뷰]

CEO

긴축의 시대다. 세계 각국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으로 인한 소비 위축을 타파하기 위해 유동성을 급격하게 증대시켰다. 코로나19가 엔데믹(풍토병화)으로 전환된 후엔 세계 주요국 중심으로 높아진 유동성을 다시 흡수하는 정책이 강도 높게 전개되고 있다.시장에 돈이 마르고 있단 의미다. 이에 따라 어려움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다양한 분야에서 나오고 있다. 기초 체력이 부족한 스타트업은 특히 대외 여건에 큰 영향을 받는 터라 이른바 ‘돈맥경화’(피가 제대로 순환하지 않는 동맥경화에 빗댄 말로, 시중에 돈이 돌지 않는 상태를 뜻함)가 곧장 ‘사업 위기’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를 내포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유동성 악화에 따라 투자 시장도 위축 기조를 보이면서 최근 많은 스타트업이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이단아’ 에이블리에이블리코퍼레이션(이하 에이블리)은 위기를 마주한 스타트업 씬(Scene)에서 ‘이단아’로 불린다. 위축된 시장 분위기를 완전히 비껴간 듯한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사업 확장 측면에서 최근까지도 ‘이례적인’ 성과를 내면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이코노미스트’가 최근 방문한 에이블리 사옥에선 실제로 경직된 현재 시장 분위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회사 로비에 지난 4월 합류한 5명의 신규 직원을 환영하는 문구가 걸려있다는 것부터가 그랬다. 여타 스타트업이 비용 통제를 위해 인원을 줄이고 있다는 점과 사뭇 대조된다. 300여 명의 직원 중 220명가량이 근무하는 신논현 사무실엔 저마다 업무에 열중하는 이들로 활기가 가득했다. 나머지 직원은 성수 오피스(풀필먼트 센터·주문한 상품이 물류창고를 거쳐 배달 완료되기까지 모든 과정을 처리하는 시설)에서 근무하고 있다.에이블리코퍼레이션은 스타일 커머스 플랫폼 ‘에이블리’를 운영 중이다. 지난 4월 에이블리에 웹소설·웹툰 서비스를 덧붙이기도 했다. 커머스를 넘어 콘텐츠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 셈이다. 이 역시 주력 사업마저 축소하고 있는 최근 스타트업 시장 분위기와 상반된 행보다.에이블리는 되레 자사 플랫폼에 신규로 입주하는 웹소설·웹툰 콘텐츠제휴기업(CP사)을 대상으로 인앱결제 수수료(구글 플레이 스토어·애플 앱스토어 등이 콘텐츠 제공사에 부과하는 요금)를 전액 지원하는 ‘공격적인 확장’ 전략도 펼치고 있다. 손해를 일부 감수하더라도 플랫폼 내 콘텐츠 생태계를 조기 안착시키겠단 취지다. 서비스 초기임에도 무려 2200여 개의 웹툰·웹소설 작품을 확보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2015년 에이블리(당시 어패럴제이)를 창업한 강석훈 대표이사(CEO)는 ‘투자 위축·경기 악화 시대에 공격적인 사업 확장을 진행한 배경’을 묻는 말에 “계획된 사업 전략을 잘 추진한 덕분”이라며 웃었다. “1997년 IMF(한국 정부가 국제통화기금에 구제 금융을 신청하며 발생한 외환 위기) 때부터 약 30년간 자본시장의 흐름을 보면 늘 ‘유동성의 시대’와 ‘긴축의 시대’가 반복적으로 나타났다. 유동성 높아지던 시기 설립된 에이블리는 2018년 여성 특화 의류 커머스 서비스를 내놓았다. 유동성은 서비스를 출시와 동시에 빠르게 안착시킬 수 있었던 주된 배경이 됐다. 이 과정에서 사업 확장만큼이나 주요하게 본 점은 긴축 시대에 대한 대비였다. 유동성 시대가 반드시 끝나리라고 보고, 바로 도입할 수 있는 사업 모델(BM)을 3개 정도 준비해 왔다. 유동성 악화가 나타날 시기부터 준비한 BM을 순차 적용했고, 이에 따라 에이블리는 지난해 서비스 출시 이래 처음으로 연간 흑자를 달성하기도 했다. 긴축 시대를 미리 대비한 점이 사업 외연 확장 전략을 지금도 유지할 수 있는 배경이라고 생각한다.” “에이블리는 다 계획이 있구나”강 대표의 말마따나 에이블리는 서비스 시작부터 최근까지 높아진 유동성을 ‘현명하게’ 누려왔다. 통상 2015년부터 2022년까지 유동성이 증대된 시기로 분류된다. 투자 시장 역시 활황을 보였고, 이에 따라 스타트업에도 뭉칫돈이 쏠렸다. 에이블리 역시 이 시기 대규모 투자금을 받았다. 2022년 1월 프리 시리즈C를 통해 670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확보했다. 당시 기업 가치는 9000억원으로 평가되며 ‘예비 유니콘’으로도 이름을 올렸다. 회사가 지금까지 확보한 누적 투자금은 2230억원에 달한다.에이블리는 풍부한 투자금을 기반으로 사업 확장을 공격적으로 추진했다. 서비스 초기 의류 입주사를 대상으로 ‘수수료 무료’란 파격적 정책을 펼친 일화는 업계에서 유명하기도 하다. 에이블리는 현재도 ‘업계 최저’ 수준의 수수료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강 대표는 주력 서비스가 안착한 뒤에도 ▲홈데코·핸드메이드 품목 확장(2020년 10월) ▲일본 서비스 ‘파스텔’(현 아무드) 출시(2020년 12월) ▲뷰티 카테고리 마련(2021년 3월) ▲빠른 배송 서비스 ‘샥출발’ 론칭(2021년 7월) ▲아웃도어관 서비스 시작(2022년 11월) ▲남성 패션 플랫폼 ‘사구일공’(4910) 출시(2024년 3월) 등을 추진했다. 대다수 사업이 현재까지 유의미한 성과를 내며 순항 중이다. 여성 의류 중심 커머스에서 시작한 에이블리가 지금은 ‘스타일 종합 플랫폼’으로 불리는 이유다. 이런 서비스 확장은 2024년 2월 애플리케이션(앱) 월간활성이용자수(MAU)가 800만 명을 돌파한 주요 요인으로도 작용했다.에이블리의 사업 확장은 2022년까지만 하더라도 대단히 이례적인 성과로 여겨지진 않았다. 최근 4년간 플랫폼 이용자를 빠르게 확보한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유동성 증가로 투자 시장이 ‘역대급 호황’을 보였던 2021년부터 2022년까지 특히 다양한 ‘스타 기업’이 탄생하기도 했다. 성장 가능성만 보여도 투자자들이 줄을 섰고, 혁신을 앞에 붙인 많은 서비스가 등장했다. 실제로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국내 벤처투자 규모는 2019년 7조5278억원에서 2020년 8조962억원으로 증가하더니, 2021년에는 무려 15조9371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2022년 말부턴 투자 위축 기조가 나타나기 시작했으나, 연간 기준으론 12조4706억원으로 비교적 호황을 유지했다.‘투자 혹한기’란 단어가 본격적으로 등장한 건 2023년 초부터다. 국내 신규 투자 규모는 10조9133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11조원에 육박하는 수치이지만 ‘역대급 호황기’ 직후 나타난 투자 위축 기조라 숱한 스타트업이 고꾸라졌다.▲오늘식탁(부채 관리 실패로 ‘오늘회’ 서비스 일시 중단) ▲메쉬코리아(현 부릉·완전자본잠식 상태에서 hy에 인수) ▲클래스101(여러 차례 구조조정 진행·임직원 360명에서 100명 수준으로 축소)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기업은 풍부한 투자금을 기반으로 사업을 대폭 확장했고 시장의 이목을 끄는 데에도 성공했다. 그러나 추가 수혈이 제때 이뤄지지 않아 재정적 위기에 직면했다. 추가 투자를 상정하고 키운 서비스를 감당하지 못했다는 점이 가장 큰 패착으로 꼽힌다.승승장구하던 스타트업들이 자본 유치에 난항을 겪은 건 투자 기준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2022년 초까지만 하더라도 벤처캐피털(VC) 등 주요 투자자들은 사업 가능성이나 혁신성 등을 주요 기준으로 삼았다. 그러나 유동성 악화 뒤에는 ‘손익분기점(BEP) 달성’이 주된 투자 기준으로 부상했다. 확장성을 증명하더라도 수익성이 떨어지면 투자 유치에 실패하는 경우가 심심찮게 나오기도 했다.에이블리가 ‘이단아’로 불리는 배경이다. 강 대표는 “유동성이 증가할 땐 ‘사업 확장’에 전념했고, 긴축 기조가 나타날 땐 ‘수익성’을 증명하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전략은 실적 추이에서도 잘 나타난다. 회사는 ▲2020년 매출 526억원·영업손실 384억원 ▲2021년 매출 935억원·영업손실 695억원 ▲2022년 매출 1785억원·영업손실 744억원을 기록했다. 여타 스타트업처럼 풍부한 투자금을 기반으로 시장 영향력(매출) 확대에 전념했던 셈이다. 그리고 2023년, 에이블리는 매출 2595억원·영업이익 33억원을 각각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국내 스타일 커머스 중 흑자를 낸 기업은 에이블리가 유일하다.강 대표는 이를 두고 “계획된 적자를 언제든 끊어낼 수 있도록 사업을 운영해 왔다”고 설명했다. “돈을 벌어야 할 때가 돼서 BM을 고민하면 너무 늦다. 에이블리를 그렇게 운영하지 않았다. 종량제 광고 모델이 대표적이다. 대다수 파트너사가 이 서비스를 지난해 처음 도입한 줄 알지만, 사실 주요 기능은 이미 3년 전 모두 구축했다. 개발이 끝난 뒤 인공지능(AI) 기능을 지속 고도화하는 동시에, 입주사가 에이블리를 통해 충분한 여력을 쌓기를 기다렸다. 광고 모델 외에도 적기에 스위치를 켤 수 있는 다양한 BM을 미리 구축했고, BEP 달성은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국내 사업가라면 ‘지금’ 해외 진출해야”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손 치더라도, 공격적 사업 확장에 따른 추가 자금 수혈은 에이블리 역시 ‘풀어야 할 과제’다. 2023년 말 기준 부채총계(1672억원)가 자산총계(1129억원)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다만 BEP 달성은 투자 시장에 주목을 받기 충분한 요인이 됐다. 회사는 현재 시리즈C 라운드를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2000억원 이상의 투자금을 확보할 계획이다. 알리바바그룹이 이 중 1000억원을 담당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기업 가치가 2조원으로 평가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강 대표는 “투자와 관련해 다양한 기관과 논의를 진행 중이고, 일부 기업이 부각되고 있지만 아직 확정된 건 없다”라면서도 “현재 분위기는 대단히 좋아 연내 공식적인 발표가 있으리라고 본다. 자본잠식도 투자 유치가 끝나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외에서 ‘에이블리가 투자가 급한 상황’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전혀 아니다”며 “K-스타일 플랫폼 확장이란 관점에서 국적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셀러(판매자)를 에이블리 생태계에 담기 위해 성장하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강 대표는 ‘기업의 성격’을 묻는 말엔 “취향 기반의 기술 회사”라고 답했다. “에이블리의 핵심 역량은 취향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추천 AI에 있다. 이미 25억 개가 넘는 취향 데이터를 바탕으로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추천 기술 적용 효과가 두드러지는 의류부터 시작해 웹소설·웹툰과 같은 콘텐츠, 그리고 여행 등으로 영역을 순차 확장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현재 에이블리는 단순한 커머스 기업을 넘어섰다고 본다. 앞으로 취향과 관련된 모든 영역을 포섭해 세계 시장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걸 목표로 두고 있다.”강 대표는 끝으로 “지금 해외로 나가지 않는 건 시대에 대한 배신”이라고 말했다. “K-콘텐츠가 세계를 호령하는 시기다. 국내 사업가가 해외로 나가는 건 일종의 책임을 다하는 일이라고 본다. 세계인들이 에이블리에 접속해 취향에 맞는 모든 걸 ‘발견’하고, 나아가 인생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플랫폼을 꿈꾼다. 이 비전이 실현된다면 그 어떤 회사도 달성하지 못한 ‘기업 가치 5000조원’도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웃음)”

2024.05.13 09:00

8분 소요
파월 증언에 금리인하 기대↑…국고채 금리 일제히 하락

은행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연내 금리인하 개시 시점이 멀지 않았음을 시사하면서 8일 국고채 금리가 일제히 하락했다.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5.0bp(1bp=0.01%포인트) 내린 연 3.271%에 장을 마감했다. 10년물 금리는 연 3.334%로 6.5bp 떨어졌다. 5년물과 2년물은 각각 5.8bp, 3.8bp 내려 연 3.306%, 연 3.382%를 기록했다. 20년물은 연 3.343%로 5.4bp 내렸고 30년물과 50년물은 각각 5.3bp, 5.2bp 내려 연 3.279%, 연 3.244%에서 장을 마쳤다. 신용등급 'AA-'의 무보증 회사채 3년물 금리는 4.9bp 내려 연 3.910%에 장을 마쳤다. 91일물 양도성예금증서(CD) 수익률과 기업어음(CP) 금리는 각각 3.680%, 4.230%로 전일과 같았다. 이날 국고채 금리가 내린 것은 파월 연준 의장의 의회 증언이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7일(현지시간) 파월 의장은 상원 청문회에서 금리 인하를 시작하는 데 필요한 확신을 가지기까지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그는 우리는 인플레이션이 2%를 향해 지속해서 이동하고 있다는 확신이 더 들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우리는 그 지점에서 멀지 않았는데(not far), 긴축 강도를 완화하기 시작하는 게 적절할 것"이라고 밝혔다.물가 하락세가 지속 가능하다는 확신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은 전날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서도 나왔지만, 이날 파월 의장은 그 시점이 "멀지 않았다"는 평가를 밝힌 모습이다. 파월 의장은 전날 청문회에서 "경제가 예상 경로로 움직인다면 올해 어느 시점에 현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되돌리는 완화책을 시작하는 게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이 발언으로 7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52.60포인트(1.03%) 오른 5157.36에 마감했다. 지난 4일의 종가 기준 최고 기록을 다시 넘었다.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30.30포인트(0.34%) 오른 3만8791.35,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41.83포인트(1.51%) 오른 1만6273.38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2024.03.08 18:50

2분 소요
中 내수 부양책 언제쯤…중국 증시에 볕 들 날 올까

증권 일반

중국 경제가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 부동산 위기 등 총체적 난국에 빠지면서 장기적인 저성장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향후 투자자들의 투자법에 대한 조언과 시장 상황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지난해 제로코로나 정책만 풀리면 다시 회복될 줄만 알았던 중국 경제는 디플레이션 상태에 빠졌다. 중국 증시의 부진은 디플레이션, 부동산 침체, 부채 리스크, 부양과 규제 정책의 엇박자, 미국의 긴축 정책 등의 여러 악재가 겹쳤고 투자 주체인 개인과 외국인의 투자심리가 회복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제로코로나 정책을 고수하고 플랫폼 등의 민영기업 규제 과정에서 기업의 경영 악화와 투자 축소, 고용에 대한 불안감, 수입 감소, 수요 부진 등 디플레이션의 악순환이 고스란히 나타나면서 중국인들의 소비 습관도 크게 변했다. 외부에서는 중국의 부동산 경기 침체를 가장 큰 원인으로 꼽고 있지만 부동산과 소비 회복의 상관성은 점차 벌어지고 있다. 어차피 부동산을 산다고 해도 향후 가치가 지금보다 더 높아질 가능성은 제한적이고 현재의 소득 상황에서는 대출을 내더라도 ‘여전히 비싸서 살 수 없다’는 것이 중산층 인민들의 생각이다. 내 집 마련을 하지 않더라도 자동차, 여행, 서비스 소비는 꾸준히 증가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다만 고용과 자산 가치 축소 등의 불안한 상황에서 저축을 하려는 심리가 더 커졌고 소비를 하더라도 ‘가성비’와 ‘이성적 소비’ 트렌드로 변화됐다. 중국인들이 가성비 소비가 가능한 배경에는 핀둬둬, 알리바바 등의 대형 전자상거래 플랫폼 간의 저가경쟁, 중국 대륙을 커버하는 물류, 배송 시스템도 존재한다. 중국 내수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충분히 갖고 있지만 이전보다 못한 소비 부진으로 이전만큼의 성장 공간이 제한적인 중국 시장을 뛰어넘어 미국, 동남아, 아프리카 등의 글로벌 시장도 공략 중이다. 최근 한국 시장에서의 중국 직구 플랫폼 열풍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중국 주식 투자에서 거의 디폴트(채무불이행) 값이었던 대표적인 소비주에 대해 투자 시각을 바꿀 필요가 있다. 글로벌 소비 시장에서 큰 손을 담당했던 중국인들의 소비 성향에 대한 기대감을 낮추고 ‘가성비 소비’, ‘글로벌 진출’의 전략을 공략하는 소비 기업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中 증시부양 속도 내지만...아직은 투자 신중해야" 중국 정부도 부동산 산업 구조조정을 통해 국내총생산(GDP) 기여도를 낮추고 향후 과학기술 발전을 통해 인구 감소, 생산력 보완, 장기 발전 동력을 갖추려는 노력을 지속 중이다. 미국의 반도체 규제에도 중국이 과학기술 발전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다. 인구 보너스에 대한 프리미엄을 장기적으로 누리기에는 제한적이기 때문에 이전의 노동집약적 제조에서 고부가가치 제조업으로의 구조적 전환을 전개 중이다. 또한 14억 인구를 위해 건설 등의 구 경제 인프라가 아닌 데이터센터, 신(新) 에너지 발전, 5G, 인공지능 등의 인프라 구축도 더 필요한 상황이며 정부의 연구개발 촉진과 자금 지원이 아낌없이 투입되고 있는 분야이므로 장기적으로는 꾸준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업종별 투자 로직에 대한 관점을 바꾸는 것도 필요하지만 최근의 중국, 홍콩 증시는 어디가 바닥일지 모를 정도로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경기 회복 지연에 따른 실망감이 나타나면서 2014년 외국인 거래가 시작된 후선강통 개통 이후로 지난해 처음 연간 기준 순매도를 보였다. 다만 올 들어 중국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의 개선 전망과 더 강화될 통화·재정정책 기대감에 따라 점차 순매도 규모는 줄여 나가고 있는데 현재 더 큰 문제는 개인투자자의 투자심리 위축이다.중국 증시가 좋지 않던 시절에도 정책에 대한 신뢰와 의존도가 높았던 개인 투자자들은 현재 정부가 어떤 부양 정책을 펼친다고 해도 아직은 요지부동이다. 여전히 불안한 심리가 중국 주식시장에도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일본이나 미국 주식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집중 매수나 일부 중소형 테마 중심 단기 트레이딩 쏠림 현상과 더불어 우리나라의 주가연계증권(ELS) 상품 같은 스노우볼(Snowball) 파생상품 관련 낙인 구간 진입하고 중소형 지수 급락에 저가 매수하려는 심리도 얼어붙었다. 중국 정부도 국가대표 자금을 투입해 대형 지수 ETF 순매수와 공매도 제한 등 증시 부양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는 상황이지만 당장은 하방 방어 정도만 가능할 뿐 추가 상승을 이끌기에는 역부족이다. 중국 주요 지수별 밸류에이션은 상해종합지수 주가순자산비율(PBR) 1.1배(최근 10년 평균 1.5배), 심천성분지수는 17.62배(최근 10년 평균 26배)를 기록하며 밸류에이션 매력도는 매우 높아진 상황이다. 아직은 확인이 더 필요하다. 중국 경제지표 반등(물가, 부동산, 구매관리자지수(PMI), 무역 등)이 선행돼야 하고 양회 전후로 이어질 부양 정책 강도 또한 시장 기대치에 충족해야 한다. 그래야 지금보다 심리가 개선될 수 있으며 당장은 가격적 메리트가 있다고 해도 저가 매수에 대해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11월 초에 발표한 1조위안 국채발행과 2월부터 시행된 지준율 인하에 대한 효과가 단기간에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다. 올해 2분기 후반부터는 경제지표 반등과 정책 효과가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1분기 중으로는 신중하게, 2분기부터 경제 지표 반등, 정책 효과 가시화, 외국인 수급 등의 분위기 전환에 따라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심리도 개선될 것이고 저가매수 접근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 박수진 미래에셋증권 디지털리서치팀 선임연구원은_이화여자대학교 국제중국어교육학 석사를 졸업한 뒤 2008년 대우증권에 입사했다. 이후 2018년 미래에셋증권 글로벌주식컨설팅팀을 거쳐 2021년부터 디지털리서치팀으로 옮겨와 중국·홍콩 증시를 연구하고 있다.

2024.02.27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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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금리 ‘변동 vs 고정’, 어떻게 선택할까[부채도사]

은행

“대출은 동지도 적도 아니다.” 한 은행원의 말입니다. 가계부채는 1862조원을 넘었고, 가계들의 상환 능력은 떨어지고 있습니다. 적과의 동침이 불가피할 때입니다. 기사로 풀어내지 못한 부채에 관한 생생한 이야기를 ‘부채도사’에서 전합니다. 반복되는 고금리 위기를 피하기 위한 가장 쉬운 방법이 있다. 대부분의 대출 금리를 ‘고정’으로 묶어 두면 된다. 미국 중앙은행이 안심하고 긴축 강도를 높일 수 있었던 배경에는 미 주택 대출시장 금리 형태가 상당 비중 고정금리로 형성돼 있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우리나라는 반대로 변동금리 비중이 높아 통화정책이 상대적으로 어려울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정부와 금융당국도 이런 이유를 충분히 인지하고 고정금리 대출 비중을 전체 50% 이상으로 높이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대출자들이 갈수록 ‘변동금리’를 선호하고 있어서다. 변동금리 적용된 주담대, 연이자 ‘36.7조’ 내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10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가계대출 금리가 연 5%를 돌파한 가운데서도 신규 고정금리 대출은 오히려 줄었다. 이 자료에 따르면 가계대출의 고정금리 비중은 신규 취급액 기준으로 46.4%를 기록했다. 전월보다 5.8%p 하락한 수치다. 올 3월을 보면 신규 고정금리 대출 비중은 57.5%까지 높아졌다. 이 비중은 9월까지 매달 50% 이상을 유지했다. 하지만 10월 들어 금리가 더 높아졌음에도 대출자들은 고정금리를 오히려 회피했다. 특히 고정금리는 변동금리보다 더 낮게 형성돼 있다. 10월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는 연 4.53%, 변동금리는 연 4.64%다. 고정금리가 더 낮지만 고객의 선택은 변동금리였다. 전체 대출 중 고정금리 비중 30% 불과10월 현재 잔액 기준으로 보면 변동금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70%에 달했다. 고정금리는 30%를 형성했다. 금리가 높아질수록 대출자의 이자 부담이 덩달아 커질 수밖에 없다.한은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가계신용 규모는 1875조6000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직전 분기 대비로는 14조3000억원(0.8%) 늘었다. 가계신용은 일반가정이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거나(가계대출) 외상으로 물품을 산 대금(판매신용) 등을 모두 합한 금액이다.가계신용 중 가계대출 잔액은 1759조1000억원을 기록, 직전 분기 대비 11조7000억원 증가했다. 특히 주담대가 17조3000억원이나 급증한 1049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주담대로만 따지면 전체 잔액 중 734조3700억원이 변동금리로 형성됐다. 이 대출에 연 5% 금리를 적용하면 가계가 매년 짊어져야 할 주담대 이자만 36조7185억원에 달한다. “고금리 끝난다” 금리 인하 대비하는 대출자들 이렇게 높은 이자를 부담하면서까지 대출자들이 변동금리를 받기 시작한 이유는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결국 현재 고금리 이자를 부담하고 있어도 1년 뒤 금리가 내려갈 것을 고려했다는 얘기다. 여기에다 집값 바닥론까지 나타나면서 변동금리 대출 수요가 커진 모양새다. 실제 증권가나 은행권 등 시장에서는 한은의 기준금리가 내년 하반기에는 인하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내년부터 물가 안정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은에 따르면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2.6%를 기록했다. 이에 반해 내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2.1%다. 물가가 한은 목표인 2%로 안정화되는 모습을 보이면 경기 회복을 위해 한은이 기준금리를 낮춰야 할 이유가 커지게 된다. 기준금리가 인하될 경우 20~30년 만기 주담대를 받은 고객 입장에서는 연 5% 이상 되는 고정금리가 지속되는 상황을 피하고 싶어진다. 이런 점을 은행 지점에서도 고객들에게 설명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A은행 관계자는 “지점에서도 고정금리보다는 변동금리를 고객에게 이야기하고 있다”라며 “기준금리가 더 못 오르고 내년 인하될 시점을 고려하면 고정금리로 대출을 받으면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내년 하반기 중 기준금리가 인하되는 경우를 가정한다면 5년간 고정금리가 적용된 후 6개월 주기로 변동되는 ‘혼합형’ 대출도 불리한 선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이유로 고객들이 변동금리를 선택하고 있지만 은행권에서 반대 주장도 제기된다. 당장 변동금리를 받는다고 해도 약 1년은 이자 부담이 더 가중될 수 있어서다. 실제 주담대 변동금리 기준이 되는 코픽스 금리는 기준금리가 7연속 동결된 가운데에서도 10월에 연고점을 기록했다. 은행의 조달금리가 높아진 영향이다. B은행 관계자는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게 되면 코픽스 금리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며 “현재도 코픽스 금리가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어 내년 말까지는 지금처럼 금리가 변동되는 부담을 안고 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2023.12.0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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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금슬금 오르는 금값...지금이 ‘금 투자’ 적기일까

재테크

지난 5개월간 하락세를 보이던 금값이 다시 상승 조짐을 보인다. 대체로 고금리·강달러 속 금값은 힘을 잃기 마련이지만 10월 들어 지난 5월 이후 처음으로 1그람(g)당 8만5000원을 돌파하며 반등하는 분위기다. 아직까진 투자 측면에선 확실한 안전자산인 달러 수요가 더 강하지만 지금처럼 금값이 회복 기미를 보이면 다시 금으로 수요가 몰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금리·강달러 속 뛰는 금값...“이례적”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금 시세는 지난 10월 18일 8만5051.03원을 기록했다. 금 시세가 8만5000원대를 돌파한 것은 지난 5월 17일(8만5456.88원)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또 국내 금 시세는 10월 6일 7만9000원대에 마감한 이후 10월 18일까지 8일 연속 상승 마감했다. 이 기간 상승률만 약 9%에 달했다.아직 금 시세는 지난 5월 4일에 기록한 역대 최고가인 8만7000원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연말까지 지금과 같은 상승세가 이어진다면 차갑게 식었던 금 투자 수요도 다시 확대될 전망이다.국제 금 시세 역시 반등했다. 지난 10월 6일 1트로이온스당 1845.20달러를 기록한 국제 금 시세는 10월 18일 1968.30달러로 마감하며 약 3주만에 다시 1900달러대를 돌파했다. 올 하반기 들어 금 투자는 수요가 시들해진 상황이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으로 고금리 장기화가 이어지며 달러가 초강세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오르면 미국 국채 금리가 뛰고 금값은 하락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 10월 18일 기준 미국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4.93%다. 국채 금리에만 투자해도 4~5% 수준의 수익을 낼 수 있지만 금은 오로지 시세차익만을 기대할 수밖에 없어 지난 몇 달처럼 금 시세가 하락세를 보이면 상대적으로 투자 매력도가 떨어진다. 또한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등 투자 상품은 수수료 부담이 있어 금 시세가 크게 뛰지 않으면 투자자들의 관심도가 낮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최근 고금리·강달러 상황에서도 금값이 반등 기미를 보여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미국 블룸버그통신도 지난달 “미국 국채 금리와 금값 간 역의 상관관계가 올 들어 깨졌다”고 보도하며 국채금리 상승기 속 금 시세 상승세에 주목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시장에서는 중국의 지속적인 금 매입이 금값 상승세에 불을 지폈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실제 중국은 지난해 11월 이후 금을 꾸준히 사들이고 있다. 중국 국가외환관리국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인민은행의 금 보유액은 약 1362억달러(7046만온스)로 지난해 11월 대비 약 10% 증가했다. 하나증권 리서치센터는 지난 9월 금 시세와 관련해 “중국과 인도를 중심으로 신흥국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 기조도 유지되고 있어 금값을 안정적으로 지지해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결국 미 연준의 긴축 경계감이 추가적으로 높아지지 않는다면, 금 가격은 연말로 갈수록 상승 기회를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 센터는 올 하반기 국제 금 시세가 온스당 215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금값, 연말까지 상승세 탈까미 연준의 긴축 기조는 여전하다.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다수의 연준 위원들은 ‘통화정책 강도를 더 높여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원 일부만이 ‘현재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다수의 연준 위원들은 물가상승률 목표치가 2% 수준에서 지속한다고 확신해야 긴축 완화가 가능하다는 분위기다. 하지만 미국 노동부는 지난 9월 소비자물가상승률(CPI)이 전년 동월 대비 3.7%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3%대 물가상승률이 2%대가 되려면 아직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당분간 긴축 상황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다만 긴축 경계감이 지금보다 더 확대될 지는 미지수다. 현재의 긴축 기조에서도 금값이 상승세를 보인 만큼 향후 추가적인 금리 인상 등 긴축이 더 강화되지 않는다면 금 시세는 연말에도 상승 곡선을 그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장기간 이어진 미 연준의 긴축 기조가 내년에 사실상 마무리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금값에 반영된 측면도 있다”며 "현재의 ‘금값 역 상관관계’는 그런 시각에서 바라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채금리가 뛰는 데도 금값이 오르는 것은 그만큼 미국의 대내외 불균형이 심화됐고 불안정하기 때문”이라며 “이것을 해소하는 과정에서 달러 가치가 앞으로 더 하락할 수밖에 없고 결국 금값은 내년까지도 꾸준히 상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2023.10.2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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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끌족에 “경고한다”…매파 발언 이어간 이창용 한은 총재(종합)

은행

“다음 금융통화위원회 때 기준금리를 올린 다음 ‘금리 인상 기회를 놓쳤다’고 지적하시는 분들과 이야기해 보겠다.”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한은이 추가 금리 인상 기회를 놓쳤다’라는 시장의 지적에 대해 이같이 반박했다. 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최근 가계부채가 증가하는 분위기에 대해 “경고한다”라는 강한 발언도 내놨다. 고금리 장기화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물가, 한은 예상대로 움직이고 있다”19일 이 총재는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매파적(긴축 선호)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기대인플레이션이 (빠르게)상승하는 등 물가 안정을 해야 하는 경우 나라 경제 전체를 위해 저희가 희생하더라도 (금리를) 올릴 수 있다”며 “(금리는) 전제 조건을 봐야 한다. 물가는 한은의 예상한 대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 “물가가 중동 사태로 인해 예상 경로를 벗어나고 특히 기대인플레이션이 고착화하면 금리 인상을 굉장히 심각하게 고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 총재는 현 기준금리 3.50% 수준은 시장을 긴축하기에 적절하다는 입장도 전했다. 그는 “물가가 지금 하향으로 움직이는 기조를 볼 때 통화정책이 긴축 수준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현 기준금리가 시장에 좀 더 영향을 줄 수 있도록 지켜봐야 한다. 지금 수준이 긴축적이지 않다는 주장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금통위원 6명 중 5명은 현 상황을 평가해 볼 때 물가 상승 압력이 더 높아졌다고 봤다”며 “지난 8월보다 긴축 강도를 더 강화해야 할 필요가 커졌다고 보시면서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금통위원 1명은 추가 인상만 아니라 인하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이 총재는 덧붙였다. 가계대출 확대엔 “1%대 기준금리로 돌아가기 어렵다”이 총재는 가계부채 확대와 관련해서 우려를 나타냈다. 이 총재는 “집값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하고 대출을 내서 집을 사는 분들이 많을 것”이라며 “기준금리가 예전처럼 1%대로 떨어져서 이자 비용 부담이 적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 점에 대해서 제가 경고를 드리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도 높은 금리가 장기화할 것(higher for longer)을 이야기하고 있고 저도 금리가 금방 조정돼 금융 부담이 빨리 낮아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본인의 상환 능력을 따지고 단기적으로 부동산을 금방 팔아 자본이득을 얻고 나올 수 있을지도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가계부채를 중장기적으로 점차 낮춰야 한다는 점에는 한국은행과 정부가 이견이 없다”며 “미시적 조정이 안 돼 가계부채가 더 크게 늘어난다면 그때는 거시적으로 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정부의 대출 규제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대출이 크게 증가할 경우 기준금리를 올려 시장 과열을 해결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번 금통위와 관련해 시장에서는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게 됐다고 평가했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 급등과 같은 상황이 현실화하면 그동안 경고에 그쳤던 추가 금리 인상이 실제 단행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수정경제전망이 발표되는 11월 금통위에 대한 경계감은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0월 금통위의 핵심 키워드는 불확실성”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중동발(發)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국제유가 및 미국 국채 수급 관련 불확실성 확대, 중기적으로는 이로 인한 물가 궤적에 대한 불확실성 확대가 꼽힌다”고 설명했다. 다만 강 연구원은 “국내 물가 상승 기여도는 대외 요인이 크고 기대인플레이션 흐름은 안정적”이라며 “기준금리 추가 인상 우려는 기우로 판단되고 (한은이) 동결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3.10.19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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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습 드러낸 비둘기파…이창용 “금통위원 1명 금리 인하 가능성 언급”

은행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6회 연속 3.50%로 동결한 가운데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6명 중 1명이 향후 금리 인하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금통위가 금리를 동결하면서도 인상 가능성도 같이 언급하며 ‘매파적 동결’을 해왔다면, 최근 국내외 불안정 확대로 금리 인하 시점도 논의 대상에 올랐다는 분석이다. 금통위원 1명 “금리, 낮출 수 있는 유연성 가져야”19일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기준금리 동결과 관련해 “주요국의 통화긴축 기조 장기화, 이스라엘·하마스 사태 등의 영향으로 글로벌 경기 및 인플레이션 흐름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증대됐다”며 “국제유가의 변동성 확대로 향후 물가 둔화 흐름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근원물가도 수요압력 약화 등으로 기조적인 둔화 흐름을 이어가겠으나 누적된 비용인상 압력의 파급영향 지속 등으로 올해 및 내년 상승률이 지난 8월 전망치(3.4% 및 2.1%)를 상회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 증대, 국내 물가 관리 어려움 확대 등으로 현 수준인 3.50%를 유지하며 향후 시장 변화에 따라 금리의 추가 인상 여부를 판단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번 기자간담회에서는 지난번과 달리 금통위원 6명 중 1명이 향후 금리 추이와 관련해 인하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총재는 “금통위원 6명 중에서 1명은 앞서 언급한 이런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이 워낙 큰 상황이기 때문에 향후 3개월 동안 기준금리를 올릴 수도, 낮출 수도 있는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고 전했다. 5명의 금통위원이 현 국내외 정세 불안정과 높은 물가 상승 압력으로 물가 목표치에 수렴하는 시기가 늦춰질 수 있는 만큼 긴축 강도를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했다면, 다른 한 위원은 인하 가능성을 처음으로 제기한 것이다. 이 총재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언급한) 금통위원은 가계부채가 더 악화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현 3.50% 기준금리는 긴축적” 이 총재는 이번에도 현 3.50% 기준금리가 시장 여건과 비교해 볼 때 ‘긴축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이 증가했는데 이를 두고 (긴축적인지) 판단하는 것은 반드시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며 “예를 들어 기업대출이 늘어난 것은 회사채 금리가 오르면서 대출을 받으려는 부분도 많다. 그리고 회사채를 상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수량 변수를 통해 긴축 정도를 판단하는 점은 조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무엇보다도 물가가 지금 하향으로 움직이는 기조를 볼 때 통화 정책이 긴축 수준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물가와 관련해 금리의) 영향을 지켜봐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최근 부동산 대출이 증가하고 있는 점과 관련해 이 총재는 “금리가 예전처럼 1%대로 떨어지고 이자 비용 부담이 금방 줄어들 거라는 생각을 한다면 그 점에 대해서는 제가 경고를 드리겠다”며 “(이자 부담이) 본인의 능력 안에 있는지를 고려하고 단기적으로 부동산을 팔아 자본 이득을 금방 볼 것이란 판단은 본인이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높은 금리 수준이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고금리 상황에 맞춰 대출 확대를 고려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이 총재는 “전반적으로 미국 고금리가 유지될 것이라고 보고 있고 우리 금리도 상당기간 긴축적인 수준을 유지하면서 정책 여건의 변화를 점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한편 이날 기준금리 동결 결정은 금통위원 6명 만장일치였다.

2023.10.19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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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1호 (2025.4.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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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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