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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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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의 새로운 도전 ‘워헤이븐’…성공 가능성은?

IT 일반

넥슨은 지난 9월 21일 신작 ‘워헤이븐’의 글로벌 얼리 억세스에 돌입했다. ‘워헤이븐’(Warhaven)은 칼, 창 등 냉병기가 존재하는 판타지 세계 ‘헤러스’의 대규모 전장에서 ‘연합’과 ‘마라’ 두 진영이 12대 12로 나뉘어 자신들이 믿는 영웅의 교리에 따라 끝없이 맞붙는 대규모 PvP 팀 대전 액션 게임이다. 24명의 플레이어는 불사의 존재인 병사로 분해 근거리에서 맞붙는 치열한 전투와 강렬한 액션을 경험할 수 있으며, 단 한 번 초월적 위력을 자랑하는 영웅의 화신으로 변신해 전장의 주도권을 잡을 수도 있다. 한국에서는 넥슨닷컴을 통해 서비스하며, 한국을 제외한 글로벌에서는 스팀(Steam)을 통해 접속할 수 있다. 특히 이번 게임은 이은석 디렉터가 개발을 진두지휘했다는 점에서 출시전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이은석 디렉터는 '마비노기', '마비노기 영웅전', '듀랑고' 등으로 유명한 스타 개발자다. 백병전 대중화에 나선 넥슨워헤이븐은 대규모 PvP 팀 대전 액션 게임의 장르적 무게감을 덜기 위해 새로운 중세 판타지 세계 ‘헤러스’를 구축했다. 헤러스는 중세 유럽을 기반으로 세계 각국의 문화권과 시대가 결합된 판타지 세계다. 전쟁(War)이 안식처(Haven)라는 모순된 가치 속에서 최후의 안식처를 찾기 위한 끝없는 전쟁이 벌어진다는 설정을 갖는다. 각자의 사연을 가지고 전장에 모인 병사들은 영웅의 가호로 고통과 공포가 없는 시석이 되어 죽음을 맞지만, 무한하게 부활해 다시 전장으로 합류하게 된다. 시석과 무한 부활은 ‘워헤이븐’의 대중성과 묵직한 손맛을 좌우하는 요소다. 끊임없이 적과 맞붙는 대규모 근접 전투에서 전투에 대한 압박과 시각적 부담을 줄여주는 반면, 마치 석상을 파괴하는 것과 같은 묵직한 손맛으로 말초적 쾌감을 더해준다. 워헤이븐의 전장에는 각기 다른 문화권에서 출발한 병사들과, 그들이 섬기는 절대적 믿음의 존재 영웅이 등장한다. 병사들은 ‘연합’과 ‘마라’ 2개 진영으로 나뉘어 각자의 목적이자 안식처에 도달하기 위해 자신만의 냉병기로 끊임없이 전투를 벌이고, 단 한 번 자신이 믿는 영웅으로 변신해 초월적 위력을 발휘할 기회를 갖게 된다. 워헤이븐은 얼리 액세스 스펙으로 ▲블레이드(장검) ▲스파이크(창) ▲워해머(망치) ▲가디언(방패) ▲허시(역검) ▲스모크(향로) 총 6가지 병사 캐릭터를 선보이며, 영웅은 ▲마터(장검) ▲레이븐(마법) ▲먹바람(창) ▲호에트(마법) 4가지 캐릭터가 등장한다. 각 캐릭터는 자신만의 특별한 공격과 방어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캐릭터 상성과 전황, 전술에 따라 치열한 전투 구도를 형성한다.19일에는 신규 캐릭터 ‘바드’가 추가됐다. 바드는 기타를 주무기로 사용하는 지원형 캐릭터다. 인접한 아군을 최대 3단계까지 방어할 수 있는 전용 기술 ‘가호의 선율’을 구사하며, 기타를 내려쳐 수직 공격을 가하는 ‘킬링파트’, 적의 가호를 파괴하고 일정 영역에 여러 번 피해를 주는 ‘블래스팅’, 모든 방향으로 자유롭게 도약할 수 있는 ‘Roll&Roll’ 등을 사용한다. 바드는 병영 메뉴에서 챌린지 시작을 활성화한 후, 일정 횟수 승리 달성 시 해금되며, 월드패스 프리미엄으로 즉시 해금도 가능하다. 워헤이븐은 각 진영별로 12명의 플레이어가 배정되며, 광활한 전장에서 총 24명의 플레이어가 피지컬로 맞붙는 치열한 난전을 경험하게 된다. 초보자들이 1인분에 대한 부담 없이 쉽게 입문할 수 있도록 간단한 컨트롤만으로도 각 병사와 영웅의 주요 스킬을 구사하면서 손맛과 타격감을 만끽할 수 있게 했으며, 계속되는 공격과 반격, 방어를 통해 공격 범위를 충분히 익힐 수 있도록 고안했다.13가지 조합으로 즐기는 다채로운 재미숙련자들을 위한 전략적 요소도 배치했다. 인간대포, 이동포차, 발리스타 등 전장에 배치된 각종 기믹과 지형지물을 이용한 짜임새 있는 전술을 구사할 수 있도록 했으며, 분대와의 유기적 플레이를 비롯해 성유물, 특성 시스템 등은 팀의 승리를 이끄는 주요한 전략적 요소가 될 전망이다. 얼리 액세스에서는 전장과 모드, 플레이 인원에 따라 총 13가지 조합으로 ‘워헤이븐’을 즐길 수 있다. ▲모샤발크 ▲겔라 ▲파덴 ▲시한 ▲화라 총 5개의 전장과 ▲점령전(3거점, 1거점) ▲진격전 ▲호송전 ▲팀 데스매치 ▲쟁탈전 5가지 모드를 선보인다. 각각의 전장과 모드에 따라 12대 12 또는 6대 6으로 플레이할 수 있으며, 6대 6 플레이 시 전장의 일부 구역만 오픈된다. 점령전은 3개의 거점 중 상대팀보다 더 많은 거점을 점령해 점수를 획득하는 방식과 1개의 주요 거점을 점령하기 위해 끝없이 견제해야 하는 방식, 두 가지로 선보인다. 진격전은 거점을 순차적으로 점령해 적진으로 전선을 밀어내는 규칙으로, 진격의 로망과 전쟁의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호송전은 호송품을 호위하며 적진까지 이동시켜 상대 진영의 거대 석상을 파괴하는 모드로, 화라에서만 플레이할 수 있다. 화라에서는 활공 상태로 부활해 더욱 역동적이고 속도감있게 전장에 합류할 수 있으며, 드래곤을 불러 상공에서 적진을 공격하는 드래곤 신호소가 특별 기믹으로 등장한다.6대 6의 소수 인원이 즐기는 ▲팀 데스매치와 ▲쟁탈전도 선보인다. 팀 데스매치는 상대 팀보다 먼저 목표 처치 수를 달성하면 승리하는 단순한 규칙으로 속도감 있는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 쟁탈전은 전장 중앙에서 생성되는 신석을 가로채 아군의 거점으로 운반하면 득점하는 방식으로 선보인다. 성유물은 전장별로 배치되는 특수 기믹과 더불어 난전을 꿰뚫을 전략적 요소가 될 전망이다. 계정 레벨에 따라 ▲분대 허수아비 ▲귀환기 ▲부활 막사 ▲빙결석 ▲발화석이 순차 해금되며, 전장에서 전투 점수를 쌓아 획득한 유물석을 소진해 사용할 수 있다. 분대 허수아비는 주요 거점에 소환되면 아군 1명 분의 점령 효과를 갖는 동시에 분대 부활 위치로도 사용 가능하며 귀환기는 상호작용을 통해 체력을 리셋하는 기능을 갖는다. 부활 막사는 제한 횟수까지 부활 지점으로 사용 가능하다. 빙결석은 거점을 얼려 즉시 점령 상태로 만들 수 있으며, 발화석은 거점을 화염에 휩싸이게 해 주변 상대 진영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 워헤이븐은 병사 개개인의 능력에 변화를 주는 요소로 특성 시스템도 선보였다. 특성은 전투에서 획득한 특성 포인트를 이용해 순차적으로 해금할 수 있다. 모든 병사는 최대 3개까지 특성을 장착할 수 있으며, 프리셋도 지원한다. 향후 과제는 꾸준한 신규 유저 유입이번 게임은 국내에서는 넥슨닷컴을 통해, 글로벌에서는 스팀에서 무료로 플레이할 수 있다. BM은 캐릭터 성능과 무관한 배틀패스와 치장 아이템으로 선보인다. 배틀패스는 플레이 성과를 확인할 수 있는 영토 전쟁 콘셉트 월드패스로, 게임 플레이 시 자동으로 쌓이는 전투점수로 지도의 영토를 확장해 나가는 방식이다. 월드패스에서는 캐릭터 성능과 무관한 감정 표현 스티커, 프로필 치장 아이템, 게임 내 재화 등을 획득할 수 있다.다만 워헤이븐의 경우 ‘백병전’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에서 대중성 확보가 향후 과제가 될 전망이다. 앞서 백병전을 전면에 내세운 게임들의 경우, 소수의 마니아들이 즐기는 게임이라는 평가를 주로 받아왔다. 특히 컨트롤적인 요소가 강한 만큼, 이른바 ‘고인물’과 ‘뉴비’간 격차가 크게 벌어질 수도 있다. 이럴 경우 새로운 유저 유입이 쉽지 않게 된다.물론 워헤이븐의 경우 유료 패키지 게임이 아닌 무료 게임이라는 점에서 앞서 출시된 백병전 장르의 패키지 게임보다는 신규 유저 유입이 원활할 것으로 전망된다. 워헤이븐 개발진 역시 대중성 확보를 위해 관련 개선을 꾸준히 진행 중이기도 하다.하지만 장르적 특성상, MMORPG나 FPS게임과 같은 대중성을 기대하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꾸준한 신규 유저 유입이 앞으로의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며 “기존 유저와 신규 유저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밸런스 조정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2023.10.19 18:46

5분 소요
‘백병전의 대중화 꿈꾼다’…넥슨표 백병전 PvP 게임 ‘워헤이븐’ [직접 해보니]

IT 일반

넥슨은 최근 신작 ‘워헤이븐(WARHAVEN)’의 스팀 글로벌 베타 테스트를 시작했다. 이번 테스트를 통해 넥슨표 백병전 PvP 게임의 성공 가능성을 엿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워헤이븐은 오로지 칼, 창 등 냉병기만 존재하는 판타지 세계 ‘헤러스’의 대규모 전장에서 ‘연합’과 ‘마라’ 두 진영이 자신들이 믿는 영웅의 교리에 따라 끝없이 전쟁하는 백병전 PvP 게임이다. 세밀하게 구현한 중세 판타지 전장에서 32명의 유저들은 각자의 목표와 역할에 따라 전투에 임하게 된다. 유저들은 기본 공격만으로도 정교하고 타격감 넘치는 액션을 경험할 수 있으며, 간단한 조작으로 전투원 각자의 독특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워헤이븐의 병사들은 칼, 창, 망치, 철퇴, 방패, 활, 향로 등 백병전 무기로 스킬을 사용하며 아군을 치료하거나 적 진영을 붕괴시키는 등의 다양한 스킬을 사용할 수 있다. 익숙한 스킬 조작과 쿨다운 방식(쿨타임)으로 누구나 쉽게 적응하고 플레이할 수 있다. 워헤이븐에서는 현실 위에 판타지가 가미된 전투를 경험할 수 있다. 영화에서 볼 법한 중세를 배경으로 백병전 무기뿐만 아니라 대포, 포차로 강렬한 전투 쾌감도 즐길 수 있는 반면, 날아오는 대포알을 잡아서 되돌리는 것처럼 현실적 제약을 넘는 판타지 전투도 가능하다. 또 게임을 플레이하며 게이지를 쌓고 일정 시간동안 영웅의 ‘화신’이 될 수도 있다. 강인한 체력과 공격력을 지닌 ‘마터’, 말을 타며 전장을 누비는 ‘먹바람’, 원거리 마법 공격에 특화된 ‘레이븐’, 동료를 지키고 부활시키는 ‘호에트’ 중 하나를 선택해 진정한 전장의 영웅이 될 수 있다. 워헤이븐에는 다른 RPG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페이투윈(Pay to Win) 요소가 없다. 비슷한 실력을 지닌 유저들이 전투에 참여하며, 팀의 승리를 위해서는 전략적인 팀 플레이를 펼쳐야 한다. 유저들은 팀이 돼 근접 전투, 방어, 원거리 전투 등 승리를 위한 다양한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 아울러 효과적인 공격과 방어를 위해 전투 대형을 짜거나 전략적 요충지를 선점하는 등 단순 전투를 넘어 팀 플레이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워헤이븐은 분대원간 실시간 음성 채팅을 지원하며 분대 목표를 달성하거나 분대원 근처에서 플레이할 때 추가 점수를 획득할 수 있다. 또 사망한 분대원을 부활시키거나 살아남은 분대원 근처에서 리스폰하며 다함께 플레이하는 재미를 장려한다. 게임 플레이만으로 전투원의 스킬 성능을 바꿀 수 있는 ‘특성;을 모두 얻을 수 있다. 특성의 조합으로 자신만의 플레이 스타일을 만들고 기존 전투원을 색다른 느낌으로 플레이 해볼 수 있다. 가령 맞은 적의 방어력이 약해지는 등의 공격적인 특성부터 아군을 되살리는 ‘소생’ 속도가 빨라지는 등의 지원적인 특성까지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다. 전장에서의 실력 경쟁이 워헤이븐의 전부는 아니다. 유저들은 전장 밖에서도 다른 유저들과 경쟁하거나 혹은 협력해 목표를 이룰 수 있다. 또 게임플레이로 얻은 경험치로 레벨을 올리고 다양한 보상을 획득 가능한 ‘월드패스’가 존재하며, 다른 유저들과 협력해 자신이 소속된 국가의 영토를 확장하고 새로운 지역으로 나아가는 영토 개척 이벤트, 다른 국가와의 전쟁 이벤트에서 참여해 더 많은 보상을 얻을 수 있다. 게임이 끝날 때마다 등장하는 활약상은 자신이 어떤 플레이를 했는지 구체적으로 칭찬한다. 자신이 했던 플레이에서 의미를 알아봐 주는 것은 성취감도 키우고 패배에서의 위안을 제공한다. 활약상에서 같은 카드를 여러 번 얻으면, 카드별로 새로운 정보들이 공개되며 자신의 플레이가 얼마나 가치 있는 것인지 더 잘 알 수 있게 한다. 워헤이븐에는 현재 스팀 베타테스트 버전 기준 총 4종의 전장이 존재한다. 유저들은 상대를 몰아내며 단순히 즐길 수 있는 ‘진격전’부터 거점을 차지하고 견제하는 ‘쟁탈전’, 넓은 전장에서 전략적으로 대결하는 ‘호송전’ 등 미션에 따라 각기 다른 전장을 만나게 된다. 모든 게임 모드는 양 팀의 실력을 겨루는 랭크 게임이 가능하며, 기물들을 이용하거나 분대 단위 전략을 취해 역전도 가능하다. ‘모샤발크’, ‘겔라’에서는 진격전이 이뤄지며 ‘모샤발크’에는 수성을 위한 대형 석궁과 중앙 다리로 한 번에 날아갈 수 있는 ‘인간 대포’가 있고 ‘겔라’에서는 이동식 소형 대포를 사용해 범위 공격이 가능하다. ‘파덴’에서는 중앙 거점을 두고 치열한 ‘쟁탈전’이 펼쳐지며 남쪽에 위치한 합류 거점과 중앙 거점으로 포탄을 쏠 수 있는 대포 거점이 있다. ‘화라’에서는 상대 진영의 석상을 파괴하기 위해 ‘호송전’이 진행되며 고지에서 적에게 날아드는 ‘글라이더’를 이용해 치열한 전략 전투를 경험할 수 있다. 이번 게임은 아직은 국내 유저들에게 생소한 장르인 ‘백병전’을 모티브로 했다는 점에서 참신하다는 느낌을 많이 준다. 기존에 출시됐던 다른 게임사들의 백병전 게임과 비교해서는 넥슨 특유의 캐주얼함이 묻어있기도 하다. 다만 부자연스러운 동작, 다소 답답한 움직임 등은 게임의 몰입감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물론 아직 베타테스트인 만큼 해당 문제들은 차츰차츰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원태영 기자 won77@edaily.co.kr

2022.10.13 20:00

4분 소요
북극 자원 둘러싼 냉전의 신호탄?

산업 일반

노르웨이 마게뢰 방공감시 기지는 수도 오슬로 남쪽으로 차로 2시간 거리에 있는 산속 깊이 자리 잡고 있다. 수수한 출입문 곁의 작은 초소엔 병사 1명만이 경비를 서고 있다. 노르웨이의 첨단 방어 시스템을 관장하는 중요한 시설이라기보다는 나치 점령을 소재로 영화를 찍는 세트처럼 보인다.산속으로 난 좁고 긴 터널을 따라가면 보안이 삼엄한 통제실이 나온다. 컴퓨터와 레이더 모니터가 즐비하다. 정보 전문가들은 노르웨이 영공의 항공기 이동 상황을 표시하는 점멸 점들을 뚫어지게 쳐다본다. 여느 때와 같은 최근 어느 날 오후 레이더 모니터 오른쪽 위에서 점 2개가 반딧불이처럼 깜빡거리며 이동했다. 핵무기 장착이 가능한 러시아 Tu-95 베어 전폭기였다. 몇 책상 건너 항공병이 전화기를 들고 노르웨이 북부 해안에 위치한 보되 군사기지를 호출했다. 곧바로 노르웨이 공군의 F-16 전투기 2대가 발진했다.다행히도 러시아 전폭기들은 노르웨이 북극 영공 외곽에서 선회비행 훈련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판명됐다. 그러나 지난 1월 28일에도 Tu-95 베어 전폭기 2대가 공중급유기와 러시아 최첨단 전투기 미그-31기의 호위를 받으며 노르웨이 북부 영공을 침입했다. 무선통신을 도청한 런던 선데이 익스프레스 신문에 따르면 러시아 전폭기 중 하나는 ‘핵폭탄’을 장착하고 있었다. 지난해 가을엔 러시아의 Tu-22 초음속 폭격기 1대가 노르웨이 북부 영공 끝자락을 스치고 지나갔다. 북구권 뉴스 전문매체 바렌츠 옵서버의 블로그에 따르면 그 폭격기는 발사 준비가 된 크루즈 미사일을 장착하고 있었다. 그와 유사한 사례가 숱하게 보고됐다.러시아 전투기들은 비행계획을 제출하지 않고 이륙해 트랜스폰더(무선 응답기)를 끄고 번잡한 상업 항로를 비행하기 때문에 의도치 않은 불상사가 일어날 위험이 크다. 그 때문에 항공사와 나토군 조종사들이 골머리를 앓는다. 최근 몇 달 동안 러시아 전투기들은 자국 기지에서 멀리까지 날아가 영화 ‘톱건’에서 보는 듯한 곡예 비행을 서슴치 않았다. 덴마크 코펜하겐과 오슬로 사이를 오가는 스칸디나비아항공 여객기에 예고도 없이 바짝 다가갔고, 노르웨이 공군 F-16기 곁을 스치듯이 지나가 조종사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기도 했다.마게뢰 기지를 지휘하는 아르비드 할보르센 대령은 레이더 모니터에서 러시아 공군 Tu-95 전폭기를 표시하는 점멸 점을 보면서 “이런 일은 수년 만에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들의 작전도 최근 들어 더 정교해졌다.” 갈수록 작전 규모가 커지며 전폭기가 전투기, 공중급유기, 감시기의 호위를 받고 노르웨이 영공 부근을 비행하는 경우도 많다.냉전 당시에는 소련이 수많은 전투기를 동원해 서방을 상대로 무력을 과시했다. 현재는 위협이 그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노르웨이 부근의 러시아 전투기 출격 횟수는 2007년부터 매년 크게 늘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략폭격기의 국제공역 비행 재개를 지시한 이후부터다.그러다가 지난해 말 세계가 우크라이나에 눈이 팔려 있는 동안 푸틴은 슬그머니 북극 전략을 강화했다. 크렘린은 최초로 북극에서 러시아 이익을 지키는 전략이 포함된 군사정책을 공식 발표했다. 그에 따라 러시아군 북극 여단 2개가 신설될 예정이다. ━ 재정 지원 받기 쉬운 프로젝트 ‘북극’ 핀란드 국경에서 50㎞도 채 떨어지지 않은 러시아 알라쿠르티의 폐쇄된 군사기지도 다시 문을 열었다. 또 러시아 공병대는 여러 북극해 섬에서 냉전시대에 사용하다가 버려진 기지들을 재정비하기 시작했다. 러시아 북해함대의 블라디미르 콘드라토프 수상함 그룹 사령관은 러시아 투데이 방송 인터뷰에서 “우리의 주된 목표는 북극해에서 여러 가지 조건을 조사·평가하고 극지에서 우리 무기와 장비의 적합성을 시험하는 것”이라고 했다.푸틴의 속셈이 무엇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노르웨이는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합병했듯이 북극 지방의 영토를 장악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부추기지 않으려고 조용히 대응한다. 그러나 75년 전 나치의 침공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 노르웨이는 최악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하지만 ‘최악’이란 무엇을 의미할까? 아직은 모호한 개념이다. 미 국방부 민간정보 전문가 출신으로 알래스카주 앵커리지 소재 북부연구소에서 북극안보정책을 분석하는 키스 스타인보는 “러시아군이 아주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점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격적이라고 말하는 건 과장일지 모른다고 그는 덧붙였다. “공격성의 의미를 규정하고 냉전시대 소련의 행동과 비교해봐야 한다.”러시아어를 할 줄 아는 전 CIA 간부도 스타인보의 말에 동의했다. 옛 소련권 국가에서 10여 년 동안 비밀 공작요원으로 활동한 그는 요즘 러시아 공군의 움직임이 활발하지만 “냉전이 한창일 때 매주 발생한 소련의 나토 영공 침입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러시아군의 전력이 지난 몇 년 동안 상당히 나아졌지만 여전히 옛 소련군의 그림자에 불과하다. 푸틴도 그런 사실을 잘 안다. 하지만 러시아는 강화된 군사력을 바탕으로 국위를 높이고 국제무대에서 더 존중 받고 싶어 한다.”하지만 러시아로선 돈낭비라고 캐나다 밴쿠버 소재 사이먼스재단의 북극안보 전문가 어니 레게르가 지적했다. “뻔히 이득이 되지 않을 일을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는다는 게 말이 되는가?” 레게르는 최근 보고서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전투기와 전폭기의 상징적인 비행은 적에게 그런 무기가 사용될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켜 주려는 의도다. 그러나 합리적인 세계에선 러시아가 나토를 상대로, 또는 나토가 러시아를 상대로 그런 무기를 사용할 수 없다. 그런 행동은 어떤 경우에도 누구에게도 이익이 되지 않는다. 실제로 어느 쪽도 그런 무기를 사용하기를 원치 않는다.”미 국방부에서 38년을 일한 스타인보는 러시아의 북극 군비증강에 좀 더 세속적인 이유가 있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막대한 돈이 걸린 문제라는 이야기다. “현재 러시아 군사 시스템에서 프로젝트 하나에 자금을 할당 받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프로젝트 이름에 ‘북극’이라는 단어를 갖다 붙이는 것이다. 미국에서도 여러 프로젝트가 글로벌 대테러전을 들먹여 자금지원을 받았다. 또 지금은 별 관계가 없어도 무조건 ‘사이버’라는 단어를 사용하면 재정 지원을 받기 쉽다.”그러나 노르웨이인은 문 앞에 서 있는 러시아 곰의 망령을 떨치기 어렵다고 노르웨이의 주요 신문 아프텐포스텐의 레이둔 사무엘센 편집국장이 말했다. “우리 마음엔 그런 망령이 늘 가까이 있다.”냉전시대 미국에서 핵전쟁의 두려움이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러브’ 같은 오락물로 표출됐듯이 노르웨이인의 러시아 의도에 대한 우려도 곧 드라마로 분출될 전망이다. 노르웨이의 유명한 범죄소설 작가 조 네스뵈(소설 20권이 40개국에서 2300만 부가 팔렸다)가 대본을 쓰고 있는 정치 스릴러 주간 드라마 ‘점령당하다(Occupied)’가 내년 노르웨이 TV에서 방영될 예정이다.홍보 자료에 따르면 이 드라마는 “러시아가 석유자원을 장악하려고 노르웨이를 ‘부드럽게’ 침공하는 미래의 가상 사건”을 다룬다.작가 네스뵈는 뉴스위크에 보낸 이메일에서 “노르웨이의 녹색·좌파 정부가 화석연료 에너지 생산을 중단하기로 결정하는 것이 그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러시아가 들이닥쳐 석유시설을 장악한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서면으로만 항의하고 노르웨이 지도자들도 군사행동은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러시아가 석유 자원 장악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동안 협상을 시도한다. 점령이라고 하지만 노르웨이인은 과거와 별로 달라진 것을 느끼지 못한다. 소수의 러시아인이 들어와 있고 그들 대다수는 정장 차림이다. 검열도 없는 듯하다. 노르웨이인은 자유롭게 여행을 다닐 수 있고, 세계 최고 부자 국민으로서 계속 살아간다.”이 드라마 제작 소식은 노르웨이 보안당국이 실제로 중대 음모의 증거를 발견한 시기에 전해졌다. 일부 외국 정보기관(북극해의 항로를 탐내는 러시아와 중국이 주 용의선상에 올랐다)이 오슬로의 정부청사 주변에 IMSI 캐처를 설치했다. 휴대전화 신호를 은밀히 포착할 수 있는 도청장치다. 공식적으로 범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노르웨이 소식통에 따르면 정부는 어느 조직의 소행인지 알면서도 전면적인 국제 스캔들로 비화될까 우려해 발표하지 않았다.네스뵈는 예정된 드라마의 줄거리가 타당성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진짜 중요한 문제는 “일상적인 물질 세계에서 자신이 무엇을 잃었는지 정확히 알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그는 말했다. “자유, 독립, 민주주의 같은 표현을 위해 사람들이 무엇을 기꺼이 희생하려 할까? 누가 먼저 저항할까? 국가가 그런 저항을 지지할까? 이런 문제가 중요하다.” ━ 북극의 게릴라 그런 의문은 1940년 노르웨이가 독일에 항복한 기억을 되살릴지 모른다. 당시 독일은 비드쿤 크비슬링(노르웨이 육군 장교 출신으로 나치 점령기에 나치에 협조해 괴뢰정부를 수립했다)이 이끄는 노르웨이 내부 나치당원들의 도움을 받고 노르웨이를 점령했다. 국왕과 애국자 수만 명은 영국으로 탈출해 망명 정부를 세우고 저항운동을 펼쳤다. 영국 정보기관이 훈련시킨 노르웨이 독립군 부대의 게릴라들은 본토로 침투해 나치에 저항했다.노르웨이인은 그런 역사적 사실에 큰 자부심을 갖는다. 지난 1~2월 6주 동안 매주 일요일 밤 노르웨이인 5명 중 1명 이상은 드라마 ‘중수 전쟁’을 시청했다. 독일이 핵무기 제조를 위해 압류한 중수(중수소와 산소의 결합으로 만들어진 물)를 게릴라들이 파괴하는 영웅적인 행동을 극화한 드라마다.노르웨이군에는 지금도 게릴라 사고방식이 중요한 특성으로 남아 있다. 노르웨이 특수전 사령관 요한 홀테 해군 소장은 부하 장교 10명을 데리고 첫 노르웨이 게릴라들이 백병전과 폭탄 기술을 배웠던 스코틀랜드의 훈련소를 방문했다. 그는 “우리의 뿌리를 찾고 싶었다”며 “장교들이 그 중요성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노르웨이 게릴라부대 본부는 웅장한 중세의 아케르스후스 요새에 있다. 700년 전 해상 침입자들로부터 오슬로를 방어하기 위해 건설된 성채다. 1940년엔 나치가 그곳을 점령했다.1988년 노르웨이 정부는 예산 절감 차원에서 육군 산하에 소규모로 설치됐던 특수전 부대를 해체했다. 그러자 북해 석유시추 시설에 대한 공격을 우려한 석유업계 등이 시위를 벌여 다시 복원됐다. 그 이래 특수전 대원들은 발칸반도에서 아프가니스탄 등지에서 작전에 참여했다. 그러다가 지난해 국방장관 직속 부대로 독립했다.홀테 사령관은 다른 노르웨이 군간부나 정치인처럼 최근 러시아의 행동을 사악한 의도로 규정하는 문제에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러시아의 위협에 관해 묻자 그는 미소를 지었다. 모든 잠재적인 적을 향한 그의 메시지는 이랬다. “노르웨이를 넘보지 마라. 큰코다친다. 우린 얼마든지 스스로 방어할 수 있다.”- 번역 이원기

2015.03.09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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