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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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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제2의 반도체 되려면? “파격적 세제 지원 필요”

바이오

바이오산업을 ‘제2의 반도체’로 육성하기 위해 제약 바이오 분야의 기업들에 파격적인 세제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를 위해 바이오의약품 전 분야를 ‘국가전략기술’로 지정하고 의약품 개발뿐 아니라 실제 연구개발(R&D)을 수행하는 수탁 기관으로도 세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홍기용 국립인천대 교수(경영학)는 3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바이오헬스산업 국가경쟁력 확보 정책토론회’에서 “정부가 바이오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키우기 위해 다양한 지원 정책을 수립하고 있으나 현재 제도 지원이 ‘백신’ 분야에 한정돼 있다”며 “이를 바이오의약품으로 확대해 제약 바이오 기업들이 R&D나 사업 확장을 추진할 때 세제 지원을 최대로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앞서 정부는 반도체와 이차전지 등 성장 산업을 국가전략기술로 지정하고 관련 기업들이 시설 투자를 할 때 세액 공제를 더 받을 수 있게 하는 ‘K-칩스법’을 발표했다. 그러나 제약 바이오 분야에선 상대적으로 경제성이 낮다고 알려진 백신만 국가전략기술에 포함됐다. 항체치료제와 세포유전자치료제 등 경제적 파급 효과가 큰 첨단바이오 분야의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들은 세제 지원을 받지 못해 산업계를 중심으로 아쉽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이날 패널 토론에 참여한 김경숙 코아스템켐온 상임고문도 “첨단바이오산업을 중심으로 한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에서는 중소형 바이오 기술 기업들이 주로 첨단바이오 분야의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며 “이들 대대수는 후기 임상으로 접어들며 자금난을 호소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가 지원 프로그램은 임상 2상까지 대상이라 임상 3상부터는 국가 지원을 전혀 받을 수 없다”며 “미국은 희귀질환의 경우 생산시설 구축과 세액공제, 임상 지원 등을 지원하고 있다”고 했다.자체 R&D만 세제 지원? 수탁 기관도 혜택 봐야홍 교수는 국내외 기업들의 임상 연구를 직접 수행하고 있는 수탁 기관들에도 세제 지원을 적용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바이오산업은 다른 영역과 달리 수탁 기관들이 연구와 개발 등 여러 분야를 수탁받아 수행하고 있다”며 “그러나 제도적으로 수탁 연구는 R&D에 포함되지 않아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OECD 국가 중 11개 국가에선 수탁 기관들에도 세제 지원을 하고 있다”며 “신규 펀드를 조성해 바이오 분야 내 다양한 기업들에 폭넓은 자금 지원을 제공하고 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제약 바이오산업이 발달한 국가에서는 이미 파격적인 세제 지원으로 현지 기업을 육성하고 유망한 기업과 인재를 유치하고 있다. 유럽 지역의 대표적인 제약 바이오 클러스터인 스위스 바젤이 대표적이다. 바젤투자청에 따르면 이 지역의 법인세는 13% 수준으로 낮고 R&D 과정에 대한 특허를 등록하면 11% 정도의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아일랜드에선 기업의 R&D 비용에 38% 수준의 세액 공제를 제공하며 싱가포르는 첨단기술선도기업에 선정된 회사에 최대 15년 동안 면세 혜택을 준다.홍 교수는 “한국은 제약 바이오 주요 국가와 비교했을 때 법인세가 높은 편”이라며 “OECD 38개 국가의 평균 법인세 최고세율은 지난해를 기준으로 22% 수준이며 한국은 이보다 높은 25%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와 한국경제연구원 등이 발표한 자료를 종합하면 이 시기 미국의 법인세 최고세율은 21%이며 영국은 19%, 싱가포르는 17%를 기록했다. 머크(Merck)와 베링거인겔하임 등 세계적인 제약 바이오 기업을 보유한 독일의 법인세 최고세율도 16%로 낮은 수준이며 아일랜드는 13% 정도다.“최저한세 완화하고 세액 공제 기간 없애야”홍 교수는 세제 지원의 분야를 확대하고 기준을 완화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정부가) 다양한 지원 제도로 세제 혜택을 준다지만, 토지나 건축물에 대해선 세금 혜택이 적용되지 않는다”며 “토지, 건물 없이 기계만으로 사업을 할 수 없는 만큼, 많은 기업이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에 뛰어드는 상황을 (정책 마련에)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국내 대기업을 대상으로 한 최저한세는 17%로, 다른 국가와 비교해 매우 높다”며 “사실상 온전한 세액 공제가 어려운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공제 기간도 국내에서는 통상 10년이라 수익을 내기 어려운 바이오 기업의 경우 공제 혜택을 못 받는 경우도 많다”고 지적했다. 국내 제약 바이오산업이 비용 투입 단계에서 벗어나 산업 규모를 키우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최윤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날 패널 토론에서 “그동안 바이오 기술(Bio-technology) 분야에 많은 금액이 투입됐으나, 실물경제에선 뚜렷한 성장 동력이 아닌 상황”이라며 “20조원 수준인 바이오산업 내 생산 규모를 자동차, 반도체처럼 100조원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산업의 규모를 키우기 위해선 산업 생태계를 잘 조성해야 한다”며 “과학기술 경쟁력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정책 효율성을 높이고 기업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2023.05.30 15:59

4분 소요
러시아 제약사의 러브콜 ‘이수앱지스’…올해 흑자전환 할까

바이오

이수앱지스가 해외 제약사와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하며 신약 개발 기업으로 성과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 기업들로부터 ‘러브콜’을 받는 모습이다.19일 업계에 따르면 이수앱지스는 이달 러시아 제약사 알팜과 면역항암제 ‘옵디보’의 바이오시밀러 후보물질인 ‘ISU106’의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으로 알팜은 ISU106의 연구개발 및 상업화에 대한 독점 권리를 확보하게 된다.이수앱지스는 알팜으로부터 계약금과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를 수령할 예정이다. ISU106를 상업화한 후에는 매출과 연계된 기술료(로열티)도 받는다. 회사는 구체적인 액수를 공개하지는 않았다.ISU106는 니볼루맙 성분의 바이오의약품인 옵디보의 바이오시밀러다. T세포 표면에 발현되는 수용체인 PD-1을 저해하는 항체치료제다. PD-1이 암세포의 리간드 PD-L1이나 PD-L2와 결합해 T세포의 활성을 억제하는 경로를 차단한다. 이를 통해 T세포의 항암 작용을 촉진하는 기전이다.옵디보는 2028년 특허가 만료된다. 이수앱지스는 알팜과 옵디보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노릴 계획이다. 옵디보는 2021년 83억 달러(약 10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면역관문 억제제를 활용한 항암제 시장에서 블록버스터 의약품인 ‘키트루다’에 이어 두 번째로 시장 점유율이 높다.이수앱지스의 기술력에 관심을 보인 기업은 알팜뿐만 아니다. 이수앱지스는 2020년 러시아 제약사인 파마신테즈에 솔리리스 바이오시밀러 후보물질인 ‘ISU305’를 기술 수출했다. 솔리리스는 미국 제약사 알렉시온의 발작성 야간 혈색소뇨증(PNH) 치료제다.회사는 지난해 다른 러시아 제약사인 페트로박스에 파브리병 치료제 ‘파바갈’을 기술 이전하기도 했다. 파바갈은 이수앱지스가 상용화에 성공한 희귀질환 치료제 중 하나다. 파브리병은 당지질의 대사에 필요한 효소가 부족할 때 발생하는 대사질환이다.러시아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으로 인지도 높여이수앱지스는 러시아 제약사들과 연달아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덕을 봤다. 제약·바이오 산업에서는 신뢰와 안전이 중요하다. 이수앱지스는 국내 공장에서 러시아의 코로나19 백신인 ‘스푸트니크 V’를 위탁 생산한 바 있다. 러시아직접투자기금(RDIF)과 백신 분야에서 협력하며 러시아와 독립국가연합(CIS) 지역에서 인지도를 높였다는 설명이다.최근 러시아의 국제 관계가 악화하고 있는 점도 기술 수출에 영향을 줬다고 했다. 이수앱지스 관계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서방 국가와 관계가 악화하고 있다”며 “현지 의약품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 보니 자국 내 생산 기술을 확보하려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파마신테즈, 페트로박스 등 러시아 제약사에 기술 수출하기도 했고 RDIF와 백신 사업도 함께 진행해 자연스럽게 레퍼런스가 쌓였다”고 덧붙였다.“중동·북아프리카 지역으로 수출 확대할 것”이수앱지스는 희귀질환 치료제에 집중해온 국내 신약 개발 기업이다. 페트로박스에 기술 수출한 파브리병 치료제 파바갈과 고셔병 치료제 ‘애브서틴’, 항혈전 치료제 ‘클로티냅’ 등을 국내외 판매하고 있다. 고셔병은 지방을 분해하는 효소인 글루코세레브로시데이즈가 부족해 간이나 비장, 골수 등에 지방이 쌓이는 질환이다. 파브리병과 마찬가지로 희귀질환이다.이수앱지스의 매출 절반 이상은 ‘애브서틴’이 책임지고 있다. 회사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은 320억원을 기록했는데 이중 애브서틴의 매출이 190억원으로 60%를 차지한다. 파바갈은 124억원으로 21%, 클로티냅은 28억원으로 9% 비중이다. 파바갈은 국내 병의원에 주로 공급하지만 애브서틴과 클로티냅은 수출 물량이 더 많은 제품이다.이수앱지스는 희귀질환 치료제의 수출 실적을 확대해 올해 흑자전환이 기대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수앱지스의 2023년 예상 별도 기준 매출은 687억원, 영업이익은 70억원으로 추정된다. 회사는 지난해 알제리의 중앙병원 약제국의 고셔병 치료제 입찰에서 1순위 낙찰기업으로 선정됐고 최대 140억원 규모의 공급 계약을 맺었다. 올해는 독일 기업 헬름에 애브서틴과 파바갈의 원료의약품을 공급할 예정이다.이수앱지스 관계자는 “희귀질환 트랙으로 빠르게 현지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국가를 찾고 있다”며 “메나(MENA·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을 주로 살펴보고 있으며 내부적으로 구체화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러시아의 제약 시장은 2020년 2040억 루블(약 3조6704억원)을 기록했다.

2023.01.19 10:59

3분 소요
코로나 확진자 11만명 넘자…셀트리온·SK바사 4%대 상승 [마감시황]

증권 일반

5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7.69포인트(0.72%) 오른 2490.80에 거래를 마쳤다. 개인은 4162억원 순매도했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733억원, 453억원 순매수했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 6개 종목은 상승했다. 대장주 삼성전자는 전날과 같은 6만1500원에 마감했고 삼성전자우(0.18%)도 강보합으로 마감했다. LG에너지솔루션(0.68%), SK하이닉스(1.03%), 삼성SDI(1.53%) 등은 상승했다. LG화학은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5.42%(3만3000원) 오른 64만2000원에 마감했다. 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11만명을 넘으면서 바이오주가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코로나 항체치료제 ‘렉키로나’를 개발한 셀트리온은 전일 대비 4.23%(8000원) 오른 19만7000원에 마감했고 SK바이오사이언스(4.42%), 삼성바이오로직스(2.29%) 등도 상승 마감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국산 코로나 백신 1호 ‘스카이코비원’을 개발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일 대비 6.48포인트(0.79%) 오른 831.64에 마감했다. 개인은 868억원 규모 순매도에 나섰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571억원, 397억원 순매수했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 8개 종목은 상승 마감했다. 에코프로비엠은 전일 대비 3.12%(4000원) 내린 12만4000원에 마감했지만 셀트리온헬스케어(4.14%), 엘앤에프(0.04%), HLB(2.15%), 펄어비스(0.84%), 셀트리온제약(4.27%), 에코프로(12.21%) 등은 올랐다. 한편 이날 코스피 상승률 1위는 16.09% 오른 삼성제약이 차지했다. 코스닥에선 코닉오토메이션, 한창바이오텍, 이노시스 등 3개 종목이 상한가를 달성했다. 허지은 기자 hurji@edaily.co.kr

2022.08.05 15:50

1분 소요
셀트리온, '국내 1호'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 국내 공급 중단 영향은?

바이오

방역당국이 국내 최초로 개발된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주'의 국내 신규 공급을 중단했다. 이에 렉키로나주 개발사인 셀트리온은 '앤데믹(풍토병화)'에 대비한 변이 솔루션에 집중하겠다는 다음 계획을 내놨다. 글로벌 3상 임상에 돌입한 흡입형 칵테일 항체치료제와 차세대 mRNA 백신 플랫폼 개발을 가속화한다는 전략이다. 방역당국은 셀트리온의 '렉키로나주'의 신규 공급을 중단한다고 23일 밝혔다. 델타변이에는 치료효과를 보이지만, 현재 검출률 99%로 국내 우세종이 된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치료효과가 떨어진다고 판단했다. 정부는 대신 화이자사의 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의 사용을 확대한다. 기존에 재고로 보유 중인 치료제는 오는 28일까지 델타 변이 바이러스로 확인된 환자에게만 투여하도록 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당사가 개발한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는 국내에서만 5만명에 육박하는 코로나19 환자들에게 투여돼 중증환자 발생률 감소에 크게 기여해 왔다고 평가한다"면서 "더 다양한 변이에 종합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코로나19 흡입형 칵테일 항체치료제의 글로벌 임상 3상에도 돌입했으며 진단키트 공급 및 mRNA 백신 플랫폼 구축에도 더욱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 렉키로나, 셀트리온 매출 8% 차지 지난해 셀트리온 연간 매출에서 렉키로나주가 차지한 비중은 8% 수준이다. 다만 국내에서는 원가 공급을 원칙으로 했기 때문에 매출에 대한 타격은 적을 것이란 예상이 높다. 국내 공급이 막힌 렉키로나는 약 70개국과 수출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셀트리온 의약품을 해외에 수출하는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지난해 12월 기준 18개국과 렉키로나주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오미크론이 전 세계적인 우세종이 되면서, 수출 전략에도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회사 측은 "수출계약은 각국 방역당국과 하고 있는데, 아직까지 해외에서 공식적인 공급 중단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렉키로나주 이후 다양한 변이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해 코로나19 흡입형 항체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셀트리온과 계약을 체결하고 흡입형 항체치료제를 공동 개발 중인 미국 바이오기업 '인할론 바이오파마(Inhalon Biopharma)는 호주에서 피험자 2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임상 1상에서 안전성을 입증했다. 셀트리온은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인 CT-P63도 임상 1상에서 안전성을 입증하고 흡입형 칵테일 항체치료제의 글로벌 임상 3상에 돌입했다. 셀트리온은 지난 3일 보스니아, 세르비아, 북마케도니아 등 3개 국가에 임상 3상 시험계획서(IND)를 제출하고 향후 국가 수를 확대해 총 2200명의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유효성과 안전성 등을 입증한다는 계획이다. 셀트리온 측은 "CT-P63이 최근 미국국립보건원(NIH) 시험에서 오미크론을 비롯해 스텔스 오미크론에도 강한 중화능을 보였다"고 말했다. 흡입형 칵테일 항체치료제는 해외시장을 위주로 한 글로벌 상업화를 목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엔데믹 상황으로 접어들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차세대 mRNA 플랫폼 구축에도 나섰다. 현재 미국 파트너사와 함께 오미크론 전용 백신 개발 단계에 접어들었다. 셀트리온은 유행 중인 다양한 변이 바이러스 항원을 활용한 차세대 코로나19 mRNA 백신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바이러스에도 적용 가능한 차세대 mRNA 백신 플랫폼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엔데믹 상태에 도달했을 때 시장의 요구에 따라 오미크론 전용백신의 상업화 여부를 판단한다는 계획이다. 또 최근에는 UN 산하 국제의약품특허풀(이하 MPP, Medicines Patent Pool)과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몰누피라비르(Molnupiravir)' 제네릭의약품 생산을 위한 라이선스인(License-in) 계약을 완료했다. 최대 105개에 이르는 중저소득 국가에 몰누피라비르 제네릭을 생산해 공급할 계획이다. 김영은 기자 kim.yeongeun@joongang.co.kr

2022.02.24 19:50

3분 소요
정부. 국산 코로나19 치료제 주목…일동제약, 경쟁 치료제 팍스로비드 잡나?

바이오

일동제약 주가가 코로나19 경구용(먹는) 치료제 개발 기대감에 급등했다. 22일 일동제약은 전 거래일보다 19.3% 오른 4만32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정부가 일동제약과 셀트리온이 개발 중인 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한 개발 현황을 공유하고 임상연구 등 협력을 논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이날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 범정부 실무추진위원회’는 분야별 전문위원회를 개최해 국내 먹는 치료제(일동제약)와 항체치료제(셀트리온) 개발 현황과 협력 방안에 대해 전문가들과 의견을 나눴다고 밝혔다. 권준욱 범정부 실무추진위원회 위원장(국립보건연구원장)은 “국내 치료제·백신 개발이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관계 분야 전문가, 정부위원 등이 협력해 범부처 협업을 지속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업계에서는 일동제약이 개발 중인 먹는 코로나19 치료제의 상업화가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동제약이 지난 15일 코로나19 먹는 치료제의 임상시험계획 변경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청하면서 긴급사용승인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일동제약은 일본 시오노기제약과 함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S-217622'를 개발 중이다. 지난 15일 이 치료제의 임상시험계획 변경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청했다. 일동제약은 기존에 S-217622의 국내 임상 2a상을 완료하고, 2b·3상을 동시에 실시할 계획이었지만 변경했다. 경증 및 중등증 환자에 대한 임상은 2b상과 3상으로 나눠 진행하기로 했다. 무증상 및 경증 환자에 대한 2b·3상은 기존 계획대로 진행한다. 업계에서는 변경계획이 승인되면 일동제약의 먹는 치료제 국내 임상과 상업화가 더 빨라질 것이라고 예상한다. 임상시험 계획이 변경되면 일동제약이 임상 2상의 결과를 바탕으로 긴급사용승인 신청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2상과 3상을 같이 진행하면 3상까지 모두 마친 뒤에 결과를 분석해야 하지만 이를 분리하면 2상에서 유효성을 검증한 뒤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할 수 있다. 일동제약은 내달 중순까지 S-217622의 임상 2b·3상을 마치고, 4월 중순 긴급사용승인을 받을 예정이었다. 이번 임상계획 변경이 통과되면 긴급사용승인 일정이 단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동제약과 함께 치료제를 개발 중인 시오노기제약은 최근 일본에서 먹는 치료제의 2a상에 대한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발표에 따르면 S-217622의 투약군은 바이러스 역가 및 바이러스 RNA의 큰 감소를 보였으며, 4일째 바이러스 역가 양성 비율이 위약군에 비해 60~80%까지 감소했다. 또 투약군에서 입원 혹은 입원과 유사한 치료가 필요한 악화 사례가 발견되지 않았으며 심각한 부작용이나 이상 사례는 관찰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시오노기제약은 임상 프로토콜을 변경했고 지난주 3상 임상을 시작한 상태다. 증권업계에서는 국내에서 먹는 코로나19 치료제가 개발되면 해외 치료제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재 국가가 전액 부담하는 화이자의 팍스로비드 1인 치료 가격은 약 530달러(63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먹는 치료제가 지나치게 비싸다는 여론이 형성되면서 국내 제약사는 정부와의 협상에서 가격 경쟁력을 내세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제약 업계에서는 아직 개발 중인 치료제의 약가를 미리 산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시중 판매되는 의약품이 아니라, 정부와의 협상에 따라 약가가 달라질 수 있어 가격 경쟁력이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의견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치료제가 개발되면 수급 측면에서는 해외 치료제보다 장점이 있을 수 있지만, 가격 경쟁력은 아직 논의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영은 기자 kim.yeongeun@joongang.co.kr

2022.02.22 20:00

3분 소요
삼바, 'CMO 리더십 어워즈' 6개 부문 전관왕…9년 연속 수상

바이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22 CMO Leadership Awards’에서 6개 평가항목 전 부문을 수상해 세계 최고 의약품 위탁생산(CMO) 기업으로 인정받았다고 8일 밝혔다. 2012년부터 매년 개최되고 있는 CMO 리더십 어워즈는 미국의 생명과학 분야 전문지 ‘라이프 사이언스 리더(Life Science Leader)’와 제약∙바이오산업 연구기관인 ‘인더스트리 스탠더드 리서치(ISR)’가 주관하는 세계적 권위의 CMO 분야 시상식이다. 주최 측은 올해 전 세계 CMO 기업들을 대상으로 23개의 세부 항목을 평가해 역량(Capabilities), 호환성(Compatibility), 전문성(Expertise), 품질(Quality), 안정성(Reliability), 서비스(Service) 등 총 6개 부문에서 수상 기업을 선정했다. 직접 프로젝트를 함께 수행한 고객들이 평가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선정돼 고객과 업계의 목소리를 가장 잘 반영한 상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이번 수상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속에서도 글로벌 최고 수준의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 역량을 인정받았다"고 강조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우수한 글로벌 공급망 관리 시스템을 기반으로 아스트라제네카, 일라이 릴리와 GSK 등 글로벌 제약사들이 개발한 코로나19 항체치료제를 신속하고 안정적으로 생산했다. 이와 함께 모더나 백신 완제의약품(DP) 위탁생산을 수행하며, 준비기간을 단축해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공급에 기여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013년 생산성(Productivity) 부문에서 수상한 이후, 올해로 9년 연속 CMO 리더십 어워즈를 수상해왔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CMO 리더십 어워즈 수상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쟁력을 인정해준 많은 고객들 덕분이며, 더욱 우수한 품질과 서비스로 보답할 것”이라며 “지속적으로 유전자·세포치료제 및 mRNA 백신 원료의약품(DS)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제약바이오 시장의 다양한 요구를 부합하는 CDMO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윤신 기자

2022.02.08 09:46

2분 소요
에피스 품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성장 보릿고개’ 넘을까

바이오

유가증권시장 바이오 대장주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지난해 12월 30일 종가 90만30000원에서 올해 1월 28일 종가 기준 73만9000원으로 18.2% 하락했다. 주식 시장의 전체적인 하락으로 바이오주와 성장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된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를 가를 요인들을 짚어봤다. ━ ‘성장 보릿고개’ 예상, 1~3분기 실적 주목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성장주’로 구분된다. 아직 수요의 끝을 확인하지 못한 항체치료제에 대한 끊임없는 투자로 성장 동력을 만들어낸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사업적인 우려는 올해 ‘성장 보릿고개’가 예상된다는 점에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34.6% 늘어났다. 2016년부터 최근 5년간의 연평균 성장률은 40%에 달한다. 이 같은 성장률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자산과 이익 대비 높은 주가를 설명하는 근거였다. 지금까지 항체의약품 위탁생산(CMO) 위주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성장 모멘텀은 설비 투자에 따른 생산 규모 증대가 매출 증가로 이어지는 방식을 보여왔다. 지난해의 경우 1, 2공장은 연중 100% 수준으로 공장이 가동했고, 3공장의 가동률 상승이 지난해 성장을 견인했다. 문제는 올해 캐파가 늘어나는 데 제약이 있다는 점이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지난해 3공장 가동률은 93.8%로 추정된다. 4분기에는 최대 캐파 가동이 이뤄졌다. 이는 올해 성장 가능성이 제한됨을 의미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당초 내년 가동 예정이던 4공장 일부(6만 리터 규모)를 올해 10월부터 가동하고, 공장 운영 효율성을 높인다는 방침이지만, 2공장의 유지보수 일정이 매출 성장에 제한을 줄 수 있을 전망이다. 김정현 교보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1~3분기 공장 완전 가동분이 올해 1분기 실적에 반영될 것”이라면서도 “2공장의 가동률 하향분이 2분기 실적에 반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성장성 증명할 건 ‘수주’ 이런 상황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성장성을 증명할 수 있는 건 ‘수주’다. 당장 공장 증설이 늦어지더라도 글로벌 CMO 수요가 견조하고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수주가 집중된다면 성장성을 입증할 수 있다. 업계에선 특히 일반 ‘항체 의약품’ 보다 mRNA 백신 원액(DS)의 추가 수주가 투자심리를 자극할 것으로 평가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포트폴리오 다양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그중 첫 번째가 mRNA 백신 DS 생산이다. mRNA 백신인 모더나 ‘스파이크박스’ 완제공정(DP) 을 맡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mRNA 백신 DS 생산에 나섰다. 올해 2분기부터 3공장에서 미국 그린라이트사가 개발 중인 mRNA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의 임상용 DS를 생산할 예정이다. 그러나 임상용 물량임을 고려할 때 생산 물량은 크지 않다. 존림 대표는 지난 13일 기자간담회에서 “mRNA 백신 수주를 위해 다양한 고객사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 에피스 완전 자회사로…성장세 주목 올해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요인으로는 바이오젠과 '조인트벤처'로 설립했던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성장이 될 전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월 28일 바이오젠이 가진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 전량을 약 2조7700억원에 산다고 밝혔다. 바이오젠과 합작계약을 10년 만에 청산하고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는 것이다. 해당 거래가 공시된 당일 주가가 3.79% 상승했음을 고려하면 일단 시장의 평가는 긍정적인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완전자회사로 두게 됨으로써 새로운 성장동력 마련에 적극 나설 수 있게 됐다는 데 긍정적인 평가를 준 것으로 여겨진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지난 10년간 바이오젠과의 협업을 통해 축적된 에피스의 개발, 임상, 허가, 상업화에 걸친 연구개발 역량도 온전히 내재화할 수 있게 됐다”며 “의사결정의 자율성과 민첩성이 제고돼 에피스의 신규 파이프라인 개발, 오픈이노베이션, 신약 개발 등 중장기 성장 전략을 독자적으로, 빠르고 유연하게 추진할 수 있게 됐다”고 지분 인수를 통해 강화된 경쟁력을 설명했다. 다만 삼성바이오에피스 합작 청산이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려면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빠른 성장 동력을 가졌음을 입증해야 한다. 빠른 성장을 보여줘야 한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난해 1~3분기 매출은 625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9.2% 늘어난 바 있다. 바이오젠이 삼성바이오에피스 마케팅의 큰 축을 담당하는 만큼 이 회사와의 조인트벤처 청산이 성장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데, 삼성바이오 측은 “양사는 지분 매매 계약체결 완료 후에도 긴밀한 협력관계를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최윤신 기자

2022.02.01 16:00

3분 소요
‘먹는’ 코로나 치료제 13일 반입 14일부터 투약 시작

정책이슈

정부는 경구용(먹는) 코로나19 치료제를 14일부터 처방을 시작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미국 화이자 기업이 만든 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 2만1000명분을 13일 국내에 반입해 14일부터 환자에게 투약한다고 12일 발표했다. 국내 반입 초기 도입 물량은 2만1000명분을 우선 가져오고 1월말쯤 1만명분을 추가해 총 3만1000영분이다. 우선 투약 대상은 증상 발현 후 5일 미만이며 산소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경증~중등증의 65살 이상 고령자, 면역저하자, 집•생활치료센터 치료자 등이다. 면역저하자는 자가면역질환자, 면역 결핍 바이러스(HIV) 감염자, B-세포 표적치료 또는 고형장기 이식 중인 1년 내 환자, 스테로이드제제 등 면역억제제 투약으로 면역 기능이 저하된 자다. 활치료센터 입소자는 먹는 치료제와 항체치료제(렉키로나주) 등 기존 치료제 중 적합한 치료제를 선택해 투여한다. 재택치료자에겐 비대면이나 외래진료센터 대면진료 뒤 지방자치단체나 담당 약국을 통해 약을 전달한다. 의료기관이 투약대상인지 확인하고 약국에 전자우편·팩스로 처방전을 보내면, 재택치료자의 보호자 등이 해당 약국을 방문 약을 수령하게 된다. 생활치료센터 입소자에겐 전담 의료진을 통해 투약한다. 류근혁 중대본 1총괄조정관은 “국내 초기 도입 물량이 부족해 시급한 대상자에게 먼저 투약하는 것”이라며 “정부가 지금까지 확보한 팍스로비드는 76만2000명분이며 백신 접종 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사람에게 무상 지급한다”고 설명했다. 과거 타 의약품 복용이력 점검 뒤 처방 한편, 팍스로비드는 5일 동안 3알씩 하루 2번 복용해야 한다. 증상이 나아졌다고 해서 중도에 복용을 멈추면 안되며 수령한 분량을 모두 먹어야 한다. 부작용으로 남은 약은 약국에 반납해야 한다. 약국은 이렇게 회수된 약을 판매할 수 없다. 판매 시 약사법에 따라 징역 또는 벌금 처벌을 받을 수 있다. 팍스로비드는 함께 먹으면 안 되는 의약품 성분이 28종에 이를 정도로 복용 기준이 까다롭다. 이 때문에 병·의원·약국이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rug Utilization Review) 시스템으로 환자의 과거 처방 이력을 조회한 뒤 투약을 결정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복용 후 환자의 이상 반응 여부를 관찰하도록 하고 환자는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으로 신고·상담할 수 있다.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클 경우 정부는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 절차에 따라 사망일시보상금(1억1400만원), 입원진료비(최대 2000만원) 등의 피해 보상을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박정식 기자 park.jeongsik@joongang.co.kr

2022.01.12 16:22

2분 소요
제약·바이오업계 신성장동력은 3세대 바이오의약품?

바이오

지난 2년간 제약·바이오를 비롯한 헬스케어 산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점철된 시기였다.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는 제약·바이오 업계에 기회가 되기도 했지만 산업의 주목도와 글로벌 자금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여 본래의 사업을 어렵게 만들기도 했다고 평가받는다. ━ 코로나19에 크게 자란 제약·바이오, 성장세 이어간다 2022년은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미래 투자에 집중하고 그 결실도 일부 피어나는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차세대 바이오의약품을 통칭하는 ‘3세대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추세다. 다만 국내 기업에 한정했을 때 전문가들은 당장 2022년 3세대 바이오의약품에서의 가시적인 성과보다는 기존 합성·바이오의약품 신약개발 등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코로나19 국면은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들에게 기회가 됐다. 화이자 등 코로나19 백신 개발기업들은 엄청난 이익을 손에 쥐었다. 국내 바이오기업들도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등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는 계기가 됐다. ‘바이오 시밀러’ 기업인 셀트리온은 코로나19 단일클론 항체치료제인 렉키로나를 개발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의 승인을 받는 쾌거를 이뤘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SK바이오사이언스는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을 위탁생산하며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공급망에서 주목받는 계기가 됐다. 수년전까지 ‘내수 시장’ 위주였던 한국의 제약·바이오 산업을 전반적으로 봐도 한단계 더 글로벌화 됐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20년 바이오·헬스 분야의 수출액은 전년(138억6000만 달러) 대비 12.1% 늘어난 155억4100만 달러로 추정된다. 성과는 수출액 증가뿐만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상황이 제약·바이오 산업의 중요성을 일깨웠다고 평가한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우리 정부는 제약·바이오 산업의 성장 동력화를 통해 글로벌 산업 패권 경쟁에서 위상을 정립했다. 또 범부처 제약·바이오 산업 정책 효율성을 제고하고, 기초연구에서 제품화까지 제약·바이오 산업 가치사슬 전반의 경쟁력 연계 강화도 이뤄졌으며 혁신 자원을 공급할 수 있는 ‘기초·원천 단계 혁신적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도 확대했다. 선진국의 고령화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제약·바이오 산업은 성장할 수밖에 없는 산업이다.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은 내년 더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이밸류에이트파마(Evaluate Pharma)는 2021년 전 세계 처방의약품 매출을 전년 대비 14.3% 늘어난 1조310억 달러로 추정했다. 코로나19 백신·치료제 등의 영향으로 예년보다 큰 폭으로 늘어난 수치다. 2022년엔 2021년의 기저효과로 성장폭은 다소 줄어들겠지만 4.3% 성장해 1조750억 달러까지 늘어날 것이란 게 이벨류에이트파마의 전망이다. 2022년 국내 제약·바이오 업종의 수출 성장은 글로벌 성장폭보다 클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산업연구원은 ‘2022년 경제산업전망’ 보고서에서 2022년 제약·바이오(바이오·헬스 분야)의 수출액을 전년 대비 6.4% 늘어난 165억3900만 달러로 예상했다. ━ ‘3세대 바이오 의약품’ 공략 나선 바이오업계 2022년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키워드는 세포·유전자 치료제(CGT)를 비롯한 3세대 바이오의약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3세대 바이오의약품이란 현재의 화학합성의약품(케미칼 의약품)과 바이오의약품의 한계를 뛰어넘는 차세대 의약품을 통칭하는 단어로 쓰인다. 인슐린과 호르몬, 전통방식의 백신 등이 1세대 바이오의약품으로 여겨지고, 동물세포를 이용한 항체, 단백질 등의 의약품이 2세대 바이오의약품으로 현재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의약품 시장을 차지하고 있다. 이 2세대 바이오의약품에서 한 발 더 나아간 게 3세대 바이오의약품이다. 세포·유전자치료제와 mRNA백신, DNA·RNA치료제 등이 여기 해당한다. 3세대 치료제는 이미 일부 상용화되고 있다. 세포치료제 분야에선 ‘꿈의 항암제’라고 불리는 킴리아 등 다수의 신약이 나왔고, mRNA 방식으로 만들어진 화이자와 모더나의 백신은 코로나19 팬데믹 국면에서 우리 사회에 혁혁한 공헌을 하기도 했다. 국내 기업들 역시 3세대 바이오의약품에 최근 집중하기 시작했다. mRNA 방식의 백신 개발에 나선 바이오벤처만 10곳이 넘는다. 세포치료제 분야에선 2021년 증시에 입성한 바이젠셀과 녹십자랩셀, 셀이 합병해 출범한 GC셀 등이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GC셀은 T세포 치료제인 ‘이뮨셀LC’를 이미 상용화 한 회사인데, 합병을 통해 NK(자연살해) 세포치료제 연구를 본격화, 대량생산이 가능한 세포치료제 연구에 나설 방침이다. T세포를 이용한 치료제는 강력한 면역반응으로 인해 우수한 항암효과를 나타내지만 환자 개인별로 제조해야하는 자가(Autologous)세포치료제로 대량생산에 한계가 있다. 이에 비해 NK세포 치료제는 타인의 세포를 사용해 대량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세포치료제와 함께 ‘유전자치료제’도 주목받는다. 잘못된 유전자를 정상 유전자로 바꾸거나 치료 효과가 있는 유전자를 재료로 하는 치료제를 뜻한다. CAR(키메릭항원수용체·면역 요법에 활용하기 위해 유전학적으로 조작된 세포 수용체) T세포 치료제인 노바티스의 ‘킴리아’가 대표적이다. 2019년 성분오류가 드러나며 이른바 ‘인보사 사태’를 일으켰던 코오롱생명과학의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도 유전자 치료제에 속한다. 인보사는 당시 식약처로부터 허가 취소 됐지만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도전하며 부활에 도전하고 있다. FDA로부터 임상 재개 허가를 얻었고 2022년 무릎골관절염을 대상으로 미국 임상 3상을 전개할 계획이다. 세포치료제와 유전자치료제를 더해 업계에선 CGT(Cell·Gene Therapy)라고 부른다. CGT 시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의약품이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 현재 임상 개발 중인 바이오 의약품 중 약 50%를 차지한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인 딜로이트는 GCT가 2025년까지 연평균 25% 성장해 현재 가장 큰 바이오 의약품 시장인 항체 치료제 시장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한다. 세포·유전자치료제 분야에서 국내 대기업들의 움직임도 주목받는다. 삼성과 SK, CJ 등 국내 대기업은 3세대 바이오의약품의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을 적극 추진 중이다. SK그룹의 CDMO 통합법인인 SK팜테코는 2021년 3월 프랑스의 유전자·세포치료제(GCT) CDMO 전문회사 이포스케시를 인수했다. 이어 같은 해 11월에는 미국 필라델피아에 기반을 둔 GCT 생산 전문 바이오 의약품 CDMO 업체인 ‘CBM’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다. CJ헬스케어를 매각하며 제약·바이오 산업에서 손을 떼는 것 같았던 CJ그룹도 최근 GCT CDMO회사인 ‘바타비아 바이오사이언스’를 인수했다. CDMO 분야의 대표주자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아직 인수 등에 대한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mRNA 백신과 GCT 분야에 진출한다는 계획은 수립한 상태다. 3세대 바이오의약품만이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제약·바이오업계의 성장동력이라고 볼 순 없다. 특히 아직 제약·바이오 영역에서 글로벌 주요 플레이어가 아닌 국내 기업들에겐 케미칼과 항체바이오의약품 등에서도 충분한 성장 기회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특히 2022년에는 코로나19라는 ‘블랙홀’에 집중됐던 상황에서 벗어나 국내 기업들이 주력하던 항암분야와 희귀질병 치료제, 중추신경계질환 치료제 등에서 연구개발(R&D) 성과를 확인할 수 있는 해가 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 미국 시장 진출 가능 신약 기대감 높아 실제 2022년 제약·바이오 최대시장인 미국 시장 진출 기대를 모으는 의약품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유한양행이 개발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는 가장 기대를 모으는 신약이다. 국내에선 이미 승인을 받은 이 약은 현재 단일요법과 병용요법으로 글로벌 임상 3상이 진행 중이다. 업계에선 2022년 하반기 경 FDA 긴급사용승인을 기대하고 있다. 한미약품이 미국 스펙트럼사에 기술수출한 폐암 신약 ‘포지오티닙’은 최근 FDA에 시판허가를 신청하며 2022년 초 승인이 기대된다. 바이오벤처들은 2022년 준비에 한창이다. 코로나19로 큰 돈을 쥔 글로벌 빅파마가 적극적으로 신약후보물질 라이선스-인에 나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서다. 이밖에 SK바이오팜이 전 세계에서 판매 중인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는 위드코로나로 인해 대면마케팅이 본격화하며 매출이 본격 성장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우리나라가 가장 강점을 가진 ‘바이오시밀러’ 분야 역시 추가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약가 인하 압박과 후발주자들의 합류로 경쟁이 치열해지는 등의 악재가 있지만,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의료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바이오시밀러를 적극 권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환경은 우호적일 것으로 보인다. 국내 바이오시밀러 대표주자인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시밀러 적응증을 확대하며 이런 시장 상황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제품 매출이 본격화하는 건 2023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23년 미국에서 특허가 만료되는 휴미라와 스텔라라의 바이오시밀러가 기대주다. 바이오시밀러 기업들은 아일리아와 프롤리아 등 특허만료를 앞둔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의 바이오시밀러도 개발 중이다. 바이오시밀러 분야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지만 빠른 개발을 통한 시장 선점과 저렴한 공급가라는 강점으로 시장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최윤신 기자 choi.yoonshin@joongang.co.kr

2022.01.08 12:00

6분 소요
‘오미크론 창궐’에도 잘 팔리는 셀트리온 렉키로나…‘속도전’ 뒤쳐진 국산 백신 어쩌나

바이오

전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음에도 셀트리온이 개발한 항체치료제 ‘렉키로나’가 글로벌 판매 증대에 속도를 낸다. 셀트리온 그룹의 글로벌 의약품 유통을 맡는 셀트리온헬스케어는 9일 “유럽 9개국에 공급하는 렉키로나 초도물량 15만 바이알 선적을 완료했다”며 “12월에 공급하는 렉키로나 물량이 15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70여 개국과 수출 협의를 진행해 왔으며 유럽 9개국을 포함해 최근까지 18개국에 렉키로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렉키로나는 코로나19 발발 직후 개발이 시작돼, 글로벌 바이오업계의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의 ‘글로벌 선두 그룹’에 속했다.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올해 초 조건부 사용승인을 획득했음에도 투여와 수출이 본격화되지 못해 우려가 있었다. 지난 8월 정식 승인을 받고, 지난달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에서 정식사용허가를 받으며 국내 공급 및 수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경구제형을 비롯해 다양한 코로나19 치료제가 이미 개발됐고, 개발 완료단계에 있지만 조건부 사용 승인 상태에선 의료 현장에서 사용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며 “빠르게 개발을 완료해 처방 데이터를 가진 렉키로나의 최대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렉키로나 개발 경험이 있는 셀트리온은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력에 초점을 맞춘 후속 치료제 개발에도 이미 나선 상태다. 이미 임상 1상에서 환자 투여를 마쳤고, 연내 관련 시험데이터 취합을 완료할 계획이다. 셀트리온 측은 “최근 구조분석을 통해 CT-P63의 항원 결합부위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와 겹치지 않는 것으로 확인돼 오미크론에도 강력한 중화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CT-P63을 개발 중인 흡입형 항체치료제에 결합한 칵테일 치료제로 임상을 진행하기로 내부 결정하고 규제기관과 가능성 여부 타진에 나설 방침이다. 치료제 분야에서 셀트리온이 빠른 개발 속도로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드러내기 시작한 가운데, ‘후발주자’인 국산 백신 개발사들은 속내가 복잡해졌다. 아직 기존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이 개발되지도 못했는데,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방식으로 개발 트렌드가 옮겨가고 있어서다. 이런 상황에서 국산 백신 개발사들은 임상 진행이 늦은 상태다. 현재까지 3상에 진입한 건 SK바이오사이언스의 GBP-510 뿐이다. 화이자와 모더나 등 현재 주류 백신 개발사들이 이미 기존 백신에 대한 오미크론 효능 연구를 진행하고, 추가적인 백신 개발의 필요성을 타진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크게 뒤쳐져 있다. 화이자는 지난 8일(현지시간) 자사 백신 부스터샷이 오미크론으로부터 예방 효과를 나타낸다고 밝히기도 했다. 화이자 측은 “독일 프랑크푸르트 대학병원에서 진행한 예비 실험실 연구에서 화이자 백신 부스터샷이 코로나 새 변이 오미크론에 대한 항체를 2회 접종 때보다 25배 증가시킨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화이자는 또 오미크론에 특화한 백신이 필요할 경우 내년 3월까지 개발을 마칠 수 있다고 밝혔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감염병 신약 개발은 속도전인데, 백신의 경우 글로벌 빅파마들에 비해 속도가 많이 떨어지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SK바이오사이언스의 GBP510은 국제기구를 통한 공급망이 확보된 상태지만 다른 백신들의 경우 공급시장에 대한 분석과 공급계획 수립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봤다. 최윤신 기자

2021.12.09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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