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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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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방법원, 트럼프 ‘상호관세’에 제동…“대통령 권한 넘은 위법”

국제 경제

미국 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정책에 제동을 걸었다. 대통령의 권한을 넘어 위법하게 이뤄졌다는 것이다. 로이터 통신은 미 연방국제통상법원 재판부가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상호관세의 발효를 차단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5월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재판부는 미 헌법은 대통령이 아닌 의회에 과세 권한을 부여했고 이는 미국 경제를 보호하기 위한 대통령의 비상권한으로도 뒤엎을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전 세계적 보복 관세는 법에 위반되고 초법적이다. 이 관세 명령은 취소되며, 그 효력은 영구히 금지된다"고 판시했다. 또 지금까지 징수한 관세도 취소하도록 했다. 대통령이 상호관세를 독단적으로 부과할 수 있는 경우는 '이례적이고 보기 드문 위협'이라는 제한적 상황에 한정되는데, 무역 적자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헌법이 관세 권한을 명시적으로 의회에 부여한 만큼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가 대통령에게 무제한적인 관세 권한을 위임했다고 해석하지 않는다"며 "IEEPA 규정은 그 권한에 유의미한 제한을 부과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행정부에 최대 10일 내 관세 징수 중단을 위한 행정 절차를 완료하라고 명령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2일 ‘해방의 날’을 선언하며 전 세계를 대상으로 상호관세를 발표했다. 한국에는 25%를 부과했다. 이에 미국에 소재한 5개 기업은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결정 권한을 가진 연방의회를 거치지 않고 위법하게 관세 정책을 펼쳤다며 지난달 소송을 제기했다. 원고 기업들은 소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IEEPA를 자의적으로 해석해 권한 없이 관세를 부과했다고 주장했다. 국제비상경제권한법을 관세 부과 근거로 활용한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이다. 이 때문에 상호관세 부과 직후부터 적법성 논란이 지속됐다. 원고들을 대리한 비영리단체 리버티 저스티스센터도 미 헌법이 대통령이 아닌 의회에 과세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반면 트럼프 행정부의 법무부는 IEEPA가 대통령에게 관세를 부과할 권한을 명확히 부여했다고 주장했다. 법무부 측 변호인단은 법원에 제출한 문서에서 “IEEPA는 의회가 대통령에게 특정 상황에서 관세 부과를 통해 수입을 규제할 권한을 합법적으로 위임했다”고 주장했다.뉴욕주를 포함해 총 12개 주(州)도 지난달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중단을 요구하는 소송을 같은 법원에 제기한 상태다. 소송 원고에는 네바다, 버몬트 등 주지사가 공화당 소속인 주도 포함됐다. 이에 앞서 캘리포니아주의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지난달 캘리포니아 북부연방법원에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을 중단해달라며 단독으로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법원의 이번 결정에 대해 “고삐 풀린 사법 쿠데타”라고 비난하며 즉각 항소했다. 백악관은 “비선출 판사가 국가 비상사태를 적절히 해결하는 방법을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법원의 결정과 관련해 “사법 쿠데타는 통제 불능 상태”고 비난했다.

2025.05.29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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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의 나라인데…트럼프 재집권 시 "이민자, 최대 규모로 추방될 수도"

국제 이슈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올해 대선에서 승리하면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이민자 추방 작전을 펼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21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을 보도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1950년대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행정부의 대규모 이민자 추방 정책을 모델로 삼고 자신이 재집권하면 '최대 규모의 이민자 추방 작전'을 실시할 수 있다고 전했다. 당시 아이젠하워 행정부는 군 병력을 동원해 이주 노동자들을 대거 강제 추방했으며, 그 과정에서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WP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에서 국경 통제 정책을 설계한 스티븐 밀러 전 백악관 선임보좌관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 소통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만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그가 백악관에 다시 합류할 가능성도 높다는 전망이다. 밀러 전 보좌관은 '아메리카 퍼스트'(America First)를 앞세운 트럼프 행정부의 초강경 반이민 정책의 핵심 인사 중 한 명이다.현재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강경한 이민 정책과 함께 이민자들을 향한 혐오 발언도 거침없이 내뱉고 있다. 한 연설에서는 이민자가 "우리나라의 피를 오염시킨다"라고 말했다. 백인 유권자들의 반(反)이민 정서를 자극해 표심을 얻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캠프 대변인은 최근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에 복귀한다면 미국인들은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이주민 추방 작전을 실행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주와 연방 병력을 결집시키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2024.02.22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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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터’ 트럼프의 반격

국제 경제

‘최고의 카운터펀처’인 그가 일생일대의 일전을 준비한다.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2020년 대선에 켜진 빨간불을 끄는 데 그의 오랜 전략이 과연 통할까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탄핵조사 개시를 허용하겠다고 발표한 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처음에는 “의기양양하게 반항했다”고 그의 측근 두 명이 말했다. 논란이 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 녹취록을 공개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지난 9월 25일 유엔에서의 기자회견에서 말한 대로 “어떤 압력”이나 대가도 없었음을 보여주겠다는 뜻이었다. 단지 자신의 최대 정적 중 한 명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비리 의혹을 원했을 뿐 어떤 대가도 제시하지 않았다. 뭐가 잘못이란 말인가?우크라이나 논란이 탄핵 절차의 초점이 되리라는 게 명백해지자 그의 의기양양함은 분노로 변했다고 측근들은 전했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을 아는 사람들은 그 의미를 누구보다도 잘 안다. 그의 반격이 시작된다는 것이다. 그의 오랜 정치 고문으로 로버트 뮬러 특검 조사 결과 현재 기소에 직면한 로저 스톤은 2016년 선거운동 중 이렇게 표현했다. “트럼프는 최고의 카운터펀처다. 한 대 맞으면 강하게 맞받아친다. 싸움을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누군가 싸움을 걸어오면 반격한다. 항상.”‘파이터’로서의 트럼프는 2016년 그의 핵심 지지자들이 그에게 매력을 느낀 요인 중 하나다. 그런 이미지가 정치적으로 그에게 대체로 유리하게 작용했다. 통상 문제로 중국과 싸울 때, 워싱턴에 있는 ‘그림자 정부(Deep State)’의 ‘적폐 청산’을 위해 싸울 때, 불법 이민을 억제하기 위해 싸울 때 등이다. 그런 호전적인 본능이 오랫동안 트럼프의 소송 많은 사업 경력의 전매특허였다. 그는 언젠가 이렇게 말했다. “나는 적이 있는 게 좋다. 적들과 싸워 그들을 때려눕히기를 좋아한다.” 백악관의 스티브 배넌 전 선거본부장 그리고 지금은 스티븐 밀러 국내정책 보좌관을 포함한 백악관의 일부 측근이 그런 본능을 부추긴다.한 백악관 당국자는 익명을 조건으로 대통령이 “거의 첫날부터 자신의 정적들에 대해 전시태세에 돌입했다”고 말했다. 그가 왜 바이든과 그의 아들 헌터의 부정행위 의혹을 알아봐달라고 거리낌 없이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요청했는지 일정 부분 설명된다. 그런 공격적인 자세가 이젠 거의 습관으로 자리 잡았다. 탄핵절차 그리고 정부의 불가피한 저항은 워싱턴과 미국 전반의 이미 도를 넘는 정치적 적대감 수준을 한층 끌어올릴 것이다. 트럼프 캠프는 민주당 측이 겁 없이 탄핵의 길로 나아간다고 그들을 조롱하고 있었다. 브래드 파스케일 선대본부장은 “민주당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눈부신 기록에 맞설 수 없으니 바이든 스캔들을 트럼프 대통령의 문제로 돌리려 애쓴다”며 “그래 봤자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에게 용기와 에너지를 불어넣어 대통령이 대승하는 결과만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 고위 보좌관 그룹이 모두 그처럼 자신만만한 건 아니다. 대표적으로 믹 멀베이니 비서실장 대행, 이방카 트럼프와 그녀의 남편 재러드 쿠슈너 등은 대통령으로선 자신의 무죄를 입증했다고 믿는 뮬러 특검보고서 발표 이후 한동안 말썽 없이 조용하게 보내기를 희망했었다고 백악관 소식통들은 전한다. 그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의 강세와 한 측근의 말마따나 1년간의 “정상 상태”에 편승해 내년 선거까지 곧장 직행할 수 있기를 희망했다. 지지 기반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어필은 워싱턴의 정치 관행을 뒤집어엎겠다는 그의 의지에 깊게 뿌리내렸음을 사람들은 이해한다. 그러면서도 러시아 ‘담합’으로부터 대통령직을 이용한 부정축재와 우크라이나까지 온갖 스캔들 의혹에 관한 끝없는 언론보도가 상당히 폭넓은 무당층 유권자와 공화당 온건파 계층에 적지 않은 피로감을 준다는 우려가 일부 선거 운동원 사이에서도 존재한다.대통령 고위 보좌관들은 ‘트럼프 발광 신드롬(Trump derangement syndrome)’이 민주당 측에 타격을 준다고 믿으면서도 ‘트럼프 피로 신드롬’의 위험성을 걱정한다. 넌더리 난 유권자들이 안식을 찾아 트럼프 캠프의 한 고위 운동원 말마따나 “제정신인 민주당 후보”로 돌아설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것은 현재의 선두주자 그룹 중 바이든을 의미한다.트럼프 대통령의 전반적인 지지도가 40% 초반대에 머물러 있다는 사실이 이런 주장에 어느 정도 신뢰를 준다. 바이든이 대다수 여론조사에서 대통령을 앞서고 2016년 트럼프를 승리로 이끈 핵심 중서부 주에서 경쟁력을 지닌다는 사실도 마찬가지다(일부 설문조사에선 엘리자베스 워런과 버니 샌더스도 트럼프 대통령을 앞서지만 캠프는 둘 다 물리칠 수 있다는 자신감이 훨씬 더 크다). 트럼프 대통령의 한 보좌관이 ‘우라질 쇼(shit-show)’라고 부르는 우크라이나 게이트로 기대하던 평화시대가 물 건너간 건 분명하다. 지난 7월 뮬러 특검의 혹평받은 의회 증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른바 러시아와의 담합으로 인해 탄핵당할 가능성을 거의 지워버렸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가 말 그대로 그 하루 뒤에 이뤄졌다는 사실은 백악관 보좌관들이 낭패감으로 책상에 머리를 찧게 했다. 한 보좌관은 “우리는 정말 대선의 해까지 전망이 밝다고 생각했다”며 “지금은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트럼프 대통령이 이제 적들과 싸움을 시작하려 할 것이다. 그러나 그의 측근들이 잘 알듯이 그가 싸움에서 항상 이기는 건 아니다. 그것은 사업을 하는 내내 마찬가지였다. 일례로 2009년 그는 뉴욕타임스 기자 팀 오브라이언이 자신의 순자산을 자기주장대로 수십억 달러 대가 아니라 1억5000만~2억5000만 달러 사이라고 썼다고 그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뉴저지주 법원은 증거 불충분으로 소를 각하했다. 그리고 오브라이언 기자의 변호사 메리 조 화이트 전 연방검사(그 뒤 오바마 대통령 정부의 증권거래위원회 위원장 역임)가 택한 진술 녹취록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각종 부동산 가치를 여러 해 동안 반복적으로 거짓말했다고 시인했다. 오브라이언에 대한 반격은 완전히 역효과를 초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랜 사업가 경력 중 무시·부인·공격 방식을 갈고 닦았다. 1990년대 전반 그의 부동산과 카지노 사업이 막대한 빚 부담으로 허덕일 때 당시 측근들에 따르면 그런 사업악화에 트럼프는 굼뜨게 대응했다. 라이벌 카지노 소유주 스티브 윈은 훗날 “빚 갚을 방법을 찾아야 했는데 그는 신속하게 조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회계감사인들이 마침내 “이 조직 특히 비(非)카지노 호텔 자산들의 과다 차입이 위기 환경을 조성했다”고 썼다. 그것이 마침내 그의 관심을 끌었다.트럼프는 채권자들과 치열한 협상에 돌입해 자신의 조직이 진 빚 중 극히 일부만 받아가도록 강요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자신의 재산이 10억 달러에 육박한다고 여전히 주장하면서 자신의 회사가 재무상 커다란 어려움에 직면했음을 공개적으로 부정했다. 당시에는 허무맹랑한 주장이었다.트럼프는 대통령으로선 자신을 둘러싼 위기를 그냥 외면해버리는 사치를 누리지 못했다. 뮬러 특검 조사는 그냥 묵살할 수 없었다. 그는 그 조사를 “마녀사냥”이자 “사기”라고 대놓고 공격했지만 요구받은 온갖 문서와 증언을 뮬러 특검에게 제공하기 위해 백악관 막후에서 법률고문과 머리를 맞댔다. 그리고 백악관은 “대통령의 발언이 단순히 정치적 발언에 불과”하다는 것을 뮬러 특검 사람들에게 알리려 신경 썼으며 “그들도 그것을 이해했다”고 존 다우드 전 트럼프 변호사가 말했다. 결국 뮬러 특검은 보고서에서 ‘조사는 트럼프 캠프 요원들이 러시아 정부와 공모하거나 조율했다는 증거를 찾아내지 못했다’고 밝혔다.이번에 바이든, 그의 아들 헌터와 관련된 비리 의혹을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요청했음이 밝혀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부인 모드에 돌입했다. 요청을 들어주지 않을 경우 방위자금을 포함해 키예프 정부에 대한 원조를 보류하겠다고 위협했음을 통화 녹취록이 입증하지 못한다고 보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문제가 될 만한 내용은 없었다고 주장한다. 그는 지난 9월 유엔에서 기자들에게 “그것은 아름다운 통화였다”고 말했다.같은 기자회견에서 그는 자신의 정적에 대한 다음 공격 노선을 밝혔다. 미국 대통령이 정적과 관련된 비리 의혹을 외국 지도자에게 요청하는 게 왜 문제가 안 되느냐 그리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본인에게 그렇게 했다면 어떤 느낌이었겠느냐고 한 기자가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생각해 보니까 그도 그렇게 했다”고 대답했다.트럼프 캠프와 러시아의 담합혐의에 대한 조사를 단정 지은 요인과 관련된 미국 법무부의 지속적인 조사를 가리키는 말이었다. 존 더럼 코네티컷주 연방검사가 그 조사를 이끌고 있다. 일명 ‘십자포화 허리케인 작전(Operation Crossfire Hurricane)’으로 불리는 FBI의 러시아 조사는 표면상 2016년 7월 시작됐다. 그러나 트럼프 지지자들은 실제론 조사가 시작된 시점이 그때가 아니라고 본다. 그들은 영국·호주·체코 등 여러 외국 정보기관이 모두 2015년 트럼프 캠프의 몇몇 하급 요원들 그리고 그들과 러시아인들의 교류 의혹에 관해 미국 중앙정보국(CIA)에 정보를 제공했으며 그들이 오바마 정부 정보 책임자들을 위해 활동했다고 믿는다.각각 오바마 정부에서 CIA 국장과 국가정보국장(DNI)을 지낸 존 브레넌과 제임스 클래퍼 모두 그런 의혹을 부인했지만 더럼 검사는 연방수사국(FBI)이 공식 조사에 착수하기 전에 CIA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조사하고 있다. CIA와 FBI가 외국 정보기관들과 결탁해 자신의 선거운동을 방해하고 그 뒤 자신의 대통령직 수행에 딴지를 걸었다는 공격 노선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문제는 더럼 검사가 그런 주장의 신뢰할 만한 증거를 찾아야만 공격이 성립된다는 점이다. 그러려면 적어도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이며 트럼프 지지자들이 모색하는 폭로는 결코 나오지 않을지 모른다.한편 치열한 탄핵 투쟁이 시작됐다. 대선 캠페인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큰 싸움이다. ‘트럼프랜드’의 낙관론자들은 1998년 지지받지 못하고 성공하지 못한 빌 클린턴 대통령 탄핵 과정이 재연될 것이라고 믿는다. 당시의 탄핵 과정은 하원에서 공화당의 패배 그리고 클린턴의 인기 부활을 초래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의기양양하게 예측했듯이 탄핵은 “내게 플러스가 될 것”이다.역사가 그렇게 똑같이 반복되는 일은 드물다. 공화당이 지배하는 상원에서 탄핵 의결에 3분의 2 이상 찬성표가 필요해 트럼프 대통령이 살아남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어쨌든 별로 이뤄지는 게 없는 워싱턴에서) 역사적인 정치 전쟁이 시작되려는 참이다. 트럼프 세계 일부의 우려가 타당성을 갖게 될지 모른다. 앞으로 1년 뒤 그런 드라마와 병목현상에 넌더리를 내는 미국인이 많이 늘어나 트럼프 대통령을 은퇴시키는 쪽으로 표가 몰릴 가능성이다.- 빌 파월 뉴스위크 기자

2019.10.13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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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계 | 세계 톱 10 석유·가스 회사, 중국 시노펙이 1위 중국의 시노펙(중국석유화공) 그룹이 2018년 4200억 달러의 매출액으로 셸과 사우디 아람코를 제치고 세계의 대표적인 석유·가스 업체 리스트 1위에 올랐다. 각 기업 공시에 따르면 미국의 석유·가스 업체 엑손모빌은 총 2790억 달러가량의 매출액으로 6위에 랭크됐다. 석유·가스 업계에선 연간 수천억대 매출이 드물지 않다. 그러나 매출액은 세계 시장의 원유가 동향에 크게 좌우된다. 예컨대 시노펙은 그에 따라 에너지와 화학 사업을 통합해 회사를 운영한다.사우디아라비아 석유업체 사우디 아람코는 리스트에 처음 진입했다. 지난 4월 약 120억 달러 규모의 달러 표시 채권을 미국 시장에서 처음으로 발행했다. 여전히 국유기업 형태를 유지하는 사우디 아람코는 재무정보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이 회사는 1970년대 국유화된 이후 재무실적이 대체로 비밀로 유지됐다.- 카타리나 부크홀츠 스타티스타 기자 ━ 미국 | 트럼프, “불법이민자 수백만 명 강제 추방하겠다” 6월 24일부터 미국 내 불법 이민자 수백만 명에 대한 이민 당국의 강제 추방이 시작될 것이라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월 17일 경고했다. 그는 같은 날 일련의 트윗을 통해 불법 이민자 추방은 “그들이 들어오자마자 곧바로” 실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 도전을 공식 발표하기 수 시간 전 이 같은 강경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이민세관단속국(ICE)이 “불법 이민자 추방 절차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한 정부 당국자는 공식 출국명령을 받고도 미국 내에 계속 불법 체류해온 100만 명 이상이 이번 단속조치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언론에 말했다. 정치 분석가들은 불법 이민자 집중단속 이면의 정치적 메시지를 놓치지 않았다.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트럼프 후보는 멕시코와의 국경에 장벽을 세우고 불법 이민자를 추방하겠다며 불법 이민에 대한 강경 노선을 표방함으로써 대선 출마 의사를 밝혔다.수백만 명을 추방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은 불법 이민자의 국내 유입으로 큰 부담을 안고 있는 ICE에 큰 어려움을 안겨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스티븐 밀러 백악관 이민 정책 고문은 법무부로부터 국외 퇴거명령을 받은 가족 수천 명을 국토안보부 당국자들이 체포해 추방하기를 원했다. ICE의 마크 모건 신임 국장대행은 최근 퇴거명령을 받은 가족을 체포·추방하는 방안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으로 건너오는 잠재적 이민자의 인센티브를 줄이는 데 추방이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트럼프 정부 내에는 대량체포를 포함한 강력단속이 잠재적인 불법 이민자를 억제하고 그래 봤자 헛수고라는 생각에 그들이 미국으로의 불법 입국을 재고하게 될 것이라는 관점이 지배적이다.- 칼리안 쿠마 아이비타임즈 기자 ━ 베트남 | 미-중 무역전쟁으로 베트남·대만·칠레 어부지리 미-중 간의 1년에 걸친 무역전쟁이 각국의 비즈니스와 경제에 타격을 줬을지 모른다. 그러나 한 조사에 따르면 이번 무역분쟁으로 몇몇 제3국이 어부지리를 얻었다. 일본 투자은행 노무라는 조사 보고서에서 미국과 중국의 일부 수출업체들은 그들의 이익마진으로 추가 관세를 흡수하고 일부 다국적기업도 해외로 내보냈던 공장의 국내 회귀를 추진할 만한 여유 자원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그러나 무역통계를 보면 관세로 인한 가격상승으로 수입국을 바꾸는 무역전환이 대세다. 이 과정에서 상당수 제3국이 미국과 중국의 타깃 시장에 새로운 공급업체로 부상함으로써 어부지리를 얻는다. 워싱턴 정부가 중국에 관세를 부과하면서 많은 미국 기업이 각종 제품의 대안 공급원을 모색하게 됐다고 노무라 보고서는 설명했다. 무역전쟁으로 혜택을 보는 나라가 늘어나는데 대만·칠레·말레이시아·아르헨티나가 대표적이라고 노무라는 전했다.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수입업체에는 베트남 기업이 중국의 수출품을 대체하는 공급원이 됐다. 이런 신규 사업으로 베트남의 국내총생산(GDP)이 7.9% 증가했다고 노무라는 추산했다. 노무라 보고서는 미-중 무역긴장으로 제3국 경제가 어떤 혜택을 보는지 예시하는 한편 이들 나라가 대체 공급원으로 두각을 나타내는 제품 항목을 보여줬다.베트남과 대만은 대미 수출 증가로 혜택을 봤으며 칠레·말레이시아·아르헨티나는 대중 수출이 증가했다고 노무라는 전했다. 중국 수입업체들은 미국 공급업체와 거래를 중단하고 다른 나라에서 대두·항공기·곡물·면화 제품을 구입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노무라에 따르면 5대 수혜국과 그들의 주요 수출품은 다음과 같다.• 베트남 자동 데이터 처리 장치, 전화 부품, 가구• 대만 사무기기, 전화 부품, 타자기 부품• 칠레 대두, 구리광석• 말레이시아 반도체 소자, 전자집적회로• 아르헨티나 대두- 칼리안 쿠마 아이비타임즈 기자 ━ 건강 | 알고리즘으로 아기 울음소리 의미 해독 한 연구팀이 아기 울음소리를 듣고 그 이면의 의미를 (어느 정도까지) 해독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울음에는 아기의 웰빙에 관한 중요한 정보가 담겨 있어 그것을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다면 의료계 그리고 실제로 사회 전체에 중대한 의미를 갖는다고 연구팀은 말한다. 그러나 아기 울음소리를 탐구하는 리서치는 여전히 제한적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형태가 아니기 때문이다.노던일리노이대학 전기공학과 류 리추안이 이끄는 연구팀은 이 같은 지식의 공백을 메우려고 시도했다. 울음소리를 듣고 정상인지 비정상인지 판별할 수 있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설계했다. 그런 울음이 잠재적으로 심각한 질병이나 만성 질환의 신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비정상적인 울음과 관련된 의학적인 문제로는 감염, 중추신경계 문제, 폐렴, 패혈증, 통증을 꼽을 수 있으므로 그런 울음을 판별할 수 있는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오토메티카 시니카 저널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이 기법은 아기 울음소리의 감춰진 패턴을 분석해(예컨대 시간과 빈도 같은 특징에 초점을 맞추는 방법으로) 항목별로 분류한다.류 연구원은 한 인터뷰에서 “특수 언어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울음소리에는 건강 관련 정보가 많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음성신호 간의 차이에 실제로 그런 정보가 실려 있다. 울음 신호의 다른 특성에서 이런 차이가 나타난다. 그런 정보를 알아내 활용하려면 특징을 포착한 뒤 그 안에 담긴 정보를 알아내야 한다.”연구팀에 따르면 이 신기술은 미숙한 부모나 헬스케어 제공자들이 울음의 의미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함으로써 여러 가지 의학적인 문제의 진단과 치료를 돕는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할 잠재력을 지닌다.- 아리스토스 조지우 뉴스위크 기자

2019.07.01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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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전쟁 빨리 끝내고 싶지만…

국제 경제

트럼프 정부 내부에서도 견해 엇갈려 2020년 대선 앞두고 중국에 강하게 밀어붙이면서 시장도 부양하긴 어려워 도널드 트럼프에겐 무역을 둘러싼 정치가 전혀 복잡한 문제가 아니었다. 2016년 대통령선거에 공화당 후보로 출마한 그는 미국이 무역적자를 내는 상대국이라면 어떤 나라든지, 특히 그가 ‘무역의 1호 악당국가’로 인식하는 중국을 막무가내로 맹공격하는 것이 산업지대인 중서부의 표심을 얻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판단했다.결과는 그의 예상을 빗나가지 않았다. 실제로 위스콘신·미시간·펜실베이니아 주에 거주하는 유권자들이 트럼프 후보에게 예상치 않았던 대통령직을 안겨준 것으로 판명나면서 그의 본능과 직감이 감탄을 자아냈다. 그는 자신의 선거운동에서 모금책을 맡았던 친구 톰 버랙(유명한 투자자다)에게 “나의 대선 승리는 순전히 무역 때문”이라고 털어놓았다.문제가 그렇게 단순하면 얼마나 좋을까? 트럼프 대통령의 지인과 측근, 또 지금 그의 정부에서 일하는 인사들에 따르면 그날 밤 그는 무역이 아주 복잡하고 까다로운 사안이라는 사실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사업가이자 자칭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뛰어난 협상가’로서 대통령에 선출된 트럼프는 미국의 주요 무역 파트너들에게 무거운 관세를 안기는 것이 향후 협상에서 중요한 ‘영향력’을 확보하는 길이라고 직감적으로 느꼈다.또 그는 그런 영향력만 가지면 무엇이든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한 듯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를 포함해 누구에게든 “난 관세맨”이라고 말했다. ‘딜’을 성사시키는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었다. 그는 지난해 월스트리트저널 신문에 “난 딜하기 위해 관세를 수단으로 사용한다”고 말했다.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만이 아니라 캐나다·일본·한국·유럽연합(EU) 같은 전통적인 미국 동맹국에도 높은 관세를 부과했다. 퇴직연금을 받는 미국인이라면 거의 모두가 질겁할만한 일이었다. 투자자 계층(전통적인 공화당 지지층)은 감세와 규제완화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정책을 환영했다. 대선 당일 밤부터 한동안 주가가 크게 오를 정도였다. 그러나 그들도 무역분쟁은 아주 싫어했다. 경제자문업체 IHS 마킷의 분석이 보여줬듯이 무역전쟁이 언론에서 크게 부각되면 시장은 아주 부정적으로 반응하다가 분쟁 해결이 임박한 듯하면 반등했다.바로 거기서 트럼프 시대의 핵심 경제정책을 둘러싼 논쟁이 생겼다. 그 갑론을박이 지금까지도 백악관을 뜨겁게 데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칭 ‘관세맨’일지 모르지만 동시에 그는 월스트리트도 애지중지한다. 특히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자신의 임기 중 최고 기록을 세웠다는 사실에 큰 자부심을 갖는다. 지난해 12월 세계적인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주식시장이 갑작스럽게 급락한 뒤 올해 1분기 들어 시세를 회복했다는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의 말에 트럼프 대통령이 “안도하며 기뻐했다”고 참모들이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고위 경제 보좌관은 “무역전쟁을 치르면서도 주가가 오르기는 아주 어렵다는 사실을 이제 대통령도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제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대한 선택의 순간이 닥쳤다. 올 들어 지금까지 주식시장은 대부분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보좌관들이 보내는 신호를 근거로 중국과의 무역협상에서 합의가 임박했다고 믿었다. 백악관 관리들도 최근 중국측과 대화 후 무역협상 합의서가 서명될 양국 정상회담이 3월 말에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그러나 트럼프 정부가 무역 이슈를 두고 내부적으로 견해가 엇갈리면서 그 합의안에 담긴 내용이 논란에 휩싸였다. 최근 커들로 위원장이 폭스 뉴스 선데이에 출연해 경제 보좌관들이 모두 한마음이라며 내부 분열을 극구 부인했지만 문제는 그리 간단하지 않다. 골드먼삭스의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지낸 그의 전임자 게리 콘처럼 커들로 위원장도 무역 문제에선 비교적 비둘기파에 속한다. 그는 무역 문제가 해결되면 주식시장, 더 넓게 말해 미국 경제가 긍정적으로 반응할 것이라고 믿으며 중국과 신속한 합의에 도달하는 쪽을 선호한다.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과 케빈 해싯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도 같은 생각인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무역 이슈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주된 참모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다. 그는 현재 협상 테이블 위 합의안보다 미국에 더 유리하고 더 포괄적인 ‘딜’을 얻을 수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국을 좀 더 세게 밀어붙일 것을 촉구한다. 가장 최근의 협상에서 양측의 소식통들에 따르면 중국은 자동차를 포함해 자국이 미국으로부터 다양한 상품의 관세 인하를 제의했다. 아울러 미국산 농산물과 에너지를 훨씬 더 많이 수입하겠다고 약속했다(특히 액화천연가스를 대량으로 구입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그럴 경우 미국의 막대한 대중국 무역적자가 눈에 띄게 줄어 트럼프 대통령이 2020년 재선을 위한 선거운동에서 중국을 ‘터프’하게 다루겠다는 공약을 지켰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그러나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3월 첫째 주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과 가진 백악관 회의에서 중국과의 무역협상 합의안이 충분치 않다고 말했다. 그는 전임자들과 다르게 중국의 중상주의에 맞서는 ‘전체론’적인 무역전쟁을 자세히 설명했다. 중국의 지적재산 절도, 핵심 산업의 국영기업 보조금 지급, 외국 다국적기업은 중국 업체와 합작하고 기술을 이전해야 한다는 요건, 관세를 포함한 다른 여러 전통적인 무역장벽을 일일이 거론했다. 두 사람을 모두 잘 아는 한 지인은 라이트하이저 대표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가진 영향력은 두 가지 요인에 근거한다고 설명했다. 첫째는 무역에 관한 트럼프 대통령의 단호하고 강경한 본능이다. 둘째는 라이트하이저 대표의 생각이 “전부는 아니라고 해도 대부분 옳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굳은 믿음이다. 워싱턴 D.C.의 경제 전문가들 대다수가 그 두 가지는 확실하다고 본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시간이 트럼프 대통령의 편이라고 한술 더 떴다. 미국 경제는 비교적 활발하지만 최근의 수많은 자료에 따르면 중국 경제는 둔화 추세를 보인다. 오랫동안 부채가 이끈 고속성장 후 그 부작용으로 ‘숙취’가 커진다는 신호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내는 라이트하이저 대표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중국 공산당의 정체성이 대부분 경제성장에서 나오기 때문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국내의 정치적 압력을 줄이기 위해 무역협상의 ‘딜’을 트럼프 대통령보다 더 간절히 원한다는 것이다. 한 관리는 “끈질기게 버티면 우리에게 더 유리한 조건을 얻을 수 있다는 얘기였다”고 전했다. 현재로선 트럼프 대통령이 라이트하이저 대표의 논리를 수용하는 모양새다. 그는 아직 중국과의 ‘딜’을 거론하지 않았다.그러나 2020 재선을 위한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 속에는 무역 문제만큼이나 정치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는 이번 선거운동을 두 가지 중요한 주제를 바탕으로 끌고 나가기를 원한다. 폭넓은 번영과 2016년 대선 당시의 핵심 공약을 유지하는 것이다. 그가 중시하는 경제지표는 낮은 실업률과 주가 상승이다. 한 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거의 매일 하루에도 여러 차례 주식시장 동향을 살핀다”고 말했다.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이면 자신의 경제정책이 지지를 받는 것으로 판단한다.”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주가 상승에서 얻는 위안은 지금과 2020년 대선 사이의 기간 중 일순간에 불과할 수 있다. 시장은 언제나 출렁인다. 또 주가는 미국 기업들의 수익 성장에 달렸다. 수익이 증가하려면 활력 있는 거시경제 환경이 필요하다. 하지만 대다수 경제 전문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 정책에 따른 경기부양 효과가 사라지면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이 위축될 것으로 예상한다. 따라서 지속적인 주식시장 강세가 어려울 수 있다.트럼프 대통령이 집착하는 또 다른 문제인 전반적인 무역적자 감축도 최신 무역 데이터가 보여주듯이 생각처럼 쉽지 않다. 지난해 미국은 사상 최대폭의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거시경제 조건이 특정 무역정책의 효과를 무색하게 만든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결과다. 지난해 주요 무역 파트너, 특히 중국과 유럽의 경제가 급격히 둔화된 상황에서 미국 경제가 강한 성장세를 보였다는 사실은 미국이 그들의 상품을 더 많이 수입한 반면 그들의 미국 상품 수요가 줄었다는 뜻이다.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참모들은 그가 재선을 위해 2020년까지 주식시장의 지속적인 강세를 원한다는 사실을 잘 안다. 또 그들은 시장과 관련된 가장 큰 위험이 중국과의 무역분쟁이라는 사실도 잘 안다. 스티븐 밀러 선임고문을 포함한 백악관의 핵심 참모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국과의 무역협상 테이블에 올라 있는 합의안을 받아들일 것을 촉구한다. 농산물과 에너지 수출 증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 텃밭(특히 농민이 그의 무역정책에 불만이 많았다)을 확고히 다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또 자동차와 다른 산업제품에 중국이 부과하는 관세를 낮추면 트럼프가 2016년 승리함으로써 세계를 놀라게한 바로 그 지역인 위스콘신·미시간·펜실베이니아 주에서 또다시 경쟁 우위를 점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지난 대선 이래 그 지역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도는 낮아지는 추세를 보였다.강경파인 라이트하이저 대표가 마치 재판정의 변호사처럼 중국의 여러 불공정 무역 관행을 샅샅이 꼬집어 따지며 배심원의 마음을 사려고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중시하는 배심원은 자신의 재선을 밀어줄 유권자뿐이다. 따라서 조만간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무역협상을 서둘러 마무리짓고 승리를 선언할 가능성이 크다. 진정한 승리인지 아닌지는 상관없이 말이다.- 빌 파월 뉴스위크 기자

2019.04.07 15:31

6분 소요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 이런 비밀이?

산업 일반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닐런드 4형제의 실화이며 노르망디 상륙작전은 프랑스가 아니라 아일랜드에서 촬영돼 20년 전 전쟁 영화의 교본으로 불리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라이언 일병 구하기’가 개봉됐다. 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이 영화는 극심한 폭력과 생생한 묘사로 잘 알려졌으며 오랫동안 평단의 호평을 받아 왔다. 개봉 20주년을 맞은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 대해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 5가지를 소개한다.이 영화는 닐런드 4형제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라이언 일병 구하기’는 미 국방부의 ‘유일한 생존자 정책’에 따른 임무를 주제로 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가족 중 전사자가 있는 군인을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정책이다. 영화 줄거리가 기본적으로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닐런드 4형제의 이야기에 바탕을 뒀다. 당초 4형제 중 3명이 전사하고 유일한 생존자 프레드릭 닐런드만 미국으로 송환됐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나중에 프레드릭은 죽은 줄 알았던 형제 에드워드가 포로 수용소에서 살아남았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제2차 세계대전 당시 군복의 복제품 3500여 벌이 영화를 위해 제작됐다. 영화의상 디자이너 조애나 존스턴이 배우들의 몸 치수에 맞춰 약 3500벌의 군복을 만들었다. 또 노르망디 상륙작전 장면을 위해 약 2000점의 무기 복제품이 제작됐다. 소품으로 쓰인 무기 중엔 고무 제품도 있었지만 일부는 공포탄을 발사할 수 있었다.유명한 노르망디 상륙작전 장면은 프랑스가 아니라 아일랜드에서 촬영됐다.스필버그 감독은 프랑스 노르망디의 오마하 해변 장면을 아일랜드 커라클로의 발리네스커 해변에서 연출했다.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역사적으로 정확하게 묘사하기 위해 기관총 진지 제작과 가짜 혈액 제조 등 이 장면에만 1200만 달러의 예산이 들어갔다(영화 전체 예산은 7000만 달러였다).맷 데이먼을 제외한 모든 배우가 1주일짜리 군사훈련을 받았다.데이먼을 제외한 모든 출연진이 그가 맡은 라이언 일병 캐릭터에 분노와 원망의 감정을 품도록 하기 위한 조치였다. 라이언 일병은 그를 구하는 임무를 맡은 중대원들처럼 힘든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됐기 때문이다.톰 행크스가 연기한 밀러 대위 역할을 캐스팅할 때 해리슨 포드와 멜 깁슨이 물망에 올랐었다.당초 제작진은 주인공 존 밀러 대위 역으로 군인 역할을 잘 소화하기로 유명한 해리슨 포드와 멜 깁슨을 염두에 뒀었지만 이 역할은 결국 톰 행크스에게 돌아갔다.- 션 빌링스 뉴스위크 기자

2018.08.20 16:42

2분 소요
“온라인보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시간 보내라”

산업 일반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레디 플레이어 원’, 원작 SF 미스터리 소설과 어떤 점 달라졌을까 SF 미스터리 소설 ‘레디 플레이어 원(Ready Player One)’의 작가 어니스트 클라인은 이 작품의 시나리오 작업을 요청 받았을 때 걱정이 앞섰다. 많은 부분을 잘라낼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시나리오 초고를 쓸 때 제작진이 가장 먼저 빼달라고 말한 대목 중 하나가 무중력 댄스 클럽 ‘디스트랙티드 글로브’ 장면이었다”고 클라인은 뉴스위크에 말했다. “무대가 아름답게 나올 것 같아 기대했던 터라 실망이 컸다.”하지만 스티븐 스필버그가 감독을 맡게 된 게 클라인에겐 천만다행이었다. 스필버그 감독은 워너브러더스와 처음 프로덕션 회의를 하는 자리에 소설 ‘레디 플레이어 원’을 들고 나타났다. 책장이 군데군데 접힌 그 책엔 그가 적어 넣은 메모가 빼곡했다. “스필버그가 내게 ‘댄스 클럽 장면은 어떻게 된 거냐?’고 묻기에 ‘비용과 실행 문제를 고려할 수밖에 없었다’는 답을 줬다”고 클라인이 말했다. “그랬더니 ‘이제 그런 건 문제가 안 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이렇게 해서 댄스 클럽 장면에 대한 클라인의 판타지는 실현됐고 댄스 시퀀스는 CG로 가득 찬 이 영화의 주요 장면이 됐다. 클라인은 자신이 시나리오 작가 잭 펜, 스필버그 감독과 함께 완성한 대본이 전반적으로 당초 소설을 쓸 때 상상했던 것과 매우 흡사하다고 말했다.가난한 10대 소년 웨이드 윌슨(타이 셰리던, 유저네임 파르지발)은 오픈월드 게임 설계자 제임스 할리데이(마크 라일런스)가 제시한 미션의 해결책을 찾느라 여념없다. 한편 악당 놀란 소렌토(벤 멘델슨)는 IOI라는 회사에 소속된 부하들을 이끌고 윌슨의 미션 수행을 방해해 그를 이기려 한다.윌슨은 사만사(올리비아 쿡, 유저네임 아트3미스)라는 소녀와 사랑하는 사이가 되고 두 사람의 친구 쇼(필립 자오)와 다이토(모리사키 윈), 에이치(레나 웨이드)가 이들을 돕는다.영화는 소설과 어떻게 다른지 4가지 주목할 만한 변화를 살펴본다. ━ 미션 경쟁 방식이 바뀌었다 소설에는 간간이 헷갈리는 대목이 있다. 1980년대의 대중문화에 대한 오마주와 오아시스(가상현실 세계)에 대한 설명의 무게에 눌려 플롯이 종종 흔들린다. 소설에서는 플레이어가 한 가지 미션을 해결해 받은 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가면 새로운 미션이 제시되고 또 다른 열쇠를 받는 방식으로 경쟁이 진행된다.하지만 영화에서는 게임이 단순화됐다. 어려운 문제를 풀고 오아시스 창시자의 디지털 기록보관소를 뒤져 열쇠 3개를 찾으면 황금으로 된 부활절 달걀과 오아시스의 지배권을 얻을 수 있다. ━ 새로운 악당이 추가됐다 소설에서는 악당 소렌토가 IOI라는 회사를 이끌면서 홀로 악랄한 계획들을 실행에 옮긴다. 하지만 영화에선 그에게 보디가드 겸 조수 피날레 잔도르(해나 존 케이먼)를 붙여 준다. 그리고 오아시스 밖에선 볼 수 없는 유일한 캐릭터 i-록(T.J. 밀러)의 역할을 확장시킨다. ━ 좋은 편 ‘하이 파이브’의 활약이 늘어난다 소설은 여주인공 캐릭터 아트3미스에 깊이가 없으며 그녀의 배경이 확실치 않다는 비난을 종종 받는다. 영화에서는 초반부터 아트3미스와 파르지발이 오아시스 밖 실제 세계에서 한 방에 있도록 해 로맨틱한 관계를 만든다. 또한 아트3미스의 배경에 살을 붙여 IOI에 대항하는 적극적인 캐릭터로 탈바꿈시킨다.또 파르지발 주변에 있는 다른 캐릭터들의 역할도 확장했다. 쇼와 다이토는 친형제이며 두 사람 다 영화 끝까지 살아남는다(책에서는 다이토가 IOI에 살해된다). 재미있고 스릴 넘치는 액션 장면은 책에선 파르지발에게 집중됐지만 영화에서는 모든 캐릭터가 1~2장면에서 집중 조명을 받는다. ━ ‘온라인보다 실생활에서 가치 있는 시간 보내라’고 조언한다 영화 막바지에 윌슨은 내레이션을 통해 앞으로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은 오아시스의 문을 닫는다고 발표한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그는 설명한다. 그리고 관객은 윌슨이 사만사와 함께 사는 아파트에서 그녀에게 키스하는 장면을 본다.책에서는 1년 365일 쉬지 않고 비디오 게임(특히 가상현실 몰입형 오픈월드 게임)을 하면 건강에 좋지 않다는 사실을 언급하지 않는다. 하지만 영화의 중심 논지는 ‘누구도 친구 없이는 활동할 수 없으며 아무도 그러기를 바라서도 안 된다’는 것이다. 클라인의 소설은 온라인 우정의 가치에 대한 논란을 불러일으켰지만 영화는 관객에게 실생활에서 가치 있는 시간을 보내라는 교훈조의 메시지로 끝맺는다.- 에밀리 고데트 뉴스위크 기자

2018.04.16 11:24

3분 소요
이 음악으로 크리스마스 파티 분위기 띄워라

산업 일반

머라이어 캐리부터 빌 머리까지 … 각 단계에 어울리는 음악으로 흥 돋운다 크리스마스 파티를 열 계획이라면 파티의 각 단계에 어울리는 음악을 준비해둬야 한다. 손님들이 에그녹(맥주·와인 등에 달걀과 우유를 섞은 술)에 취해 흥이 오를 때쯤엔 머라이어 캐리의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가 제격이다. 다같이 소리 높여 따라 부르면 기분이 한층 더 고조된다. 하지만 그 전에 끼리끼리 모여 담소를 나누는 단계에선 분위기를 조성하는 게 중요하다. 느긋하고 여유있는 분위기와 신나는 축제 무드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줄 크리스마스 컴필레이션 앨범이 적당하다. ━ 분위기 조성하기 파티 참석자들은 산속에서 길을 잃은 어린 동물과 같다. 그들이 파티에 녹아들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먼저 가볍고 재미있는 크리스마스 음악으로 마음의 긴장을 풀어준다. 베어네이키드(캐나다 록 밴드)의 ‘A Barenaked Christmas’는 ‘치키티 차이나 차이니즈 치킨’ 같은 장난스러운 가사로 유명한 이 밴드의 앨범치고는 의외로 종교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수록곡의 종류도 다양하다. 하누카(유대교 명절) 노래와 종교적이거나 세속적인 크리스마스 클래식을 두루 포함한다. 연말에 자주 듣고 부르는 ‘올드 랭 자인’도 들어 있다. 꼭 한 곡만 튼다면 ‘God Rest Ye Merry Gentlemen / We Three Kings’를 추천한다. 사라 맥라클란이 피처링한 크리스마스 클래식으로 약간 펑키한 느낌이다.감상적인 베어네이키드 레이디스의 음악을 들었으니 그 다음엔 그 진지함과 균형을 맞춰줄 유쾌한 곡을 트는 게 좋다. 빌 머리의 넷플릭스 특집 영화 ‘어 베리 머리 크리스마스’의 사운드트랙은 빌 머리의 장난기 섞인 피처링이 듣는 재미를 준다. 그중에서도 피닉스(프랑스 얼터너티브 록 밴드)의 오리지널 곡 ‘Alone on Christmas Day’를 추천할 만하다. 기억하기 쉬운 멜로디로 웨스 앤더슨 감독의 영화나 다른 어디선가 들어봤을 것이다. ━ 흥 돋우기 손님들이 파티에 지루함을 느낄 때쯤 제임스 브라운의 컴필레이션 앨범 ‘Funky Christmas’를 틀면 흥을 돋우는데 도움이 된다. 싱어송라이터와 댄서, 음반 프로듀서, 밴드 리더 등으로 다양한 활동을 펼쳤던 브라운이 크리마스 앨범 3개를 합쳐서 만든 히트작이다.이때쯤 손님들이 음악에 맞춰 몸을 들썩이기 시작하지만 본격적으로 춤을 추진 않는다. 술을 아직 덜 마셨다는 의미다. 한 가지 알아둬야 할 것은 브라운의 크리마스 음악은 정치적 주장을 담고 있다는 점이다. 펑키한 음악 속에 메시지가 숨어 있다.브라운의 밀레니엄 버전을 원한다면 챈스 더 래퍼와 R&B의 로맨틱 가이 제레미의 현대적인 PBR&B를 추천한다. 이성을 유혹하는 들뜬 분위기의 가사들이 마음을 사로잡는다.모두가 파티 분위기에 빠져들 때쯤 사상 최고의 크리스마스 앨범으로 꼽히는 필 스펙터의 ‘A Christmas Gift For You’(1963)를 틀면 어떨까? 달린 러브와 함께 1960년대의 유명 걸 그룹 로네츠와 크리스털스가 피처링했다. 이성 간의 밀고 당기기에 관한 가사는 없지만 손님들이 술기운에 목소리가 높아지기 시작할 때 배경음악으론 최고다. ━ 즐거운 분위기 유지하기 밤 11시가 가까워지고 손님들이 음악보다 서로 간의 대화에 집중할 때가 되면 컬트 영화 감독 존 워터스의 컴필레이션 앨범 ‘A John Waters Christmas’를 틀어보자. 분위기를 가라앉히지 않으면서 느긋한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그 다음엔 제이콥 밀러의 ‘Natty Christmas’를 추천한다. 나이든 손님들을 기쁘게 할 크리스마스 레게 앨범으로 일부 젊은이들의 뜨겁게 달아오른 마음을 진정시키는 데도 도움이 된다. 그런 다음 래비오네츠의 ‘Wishing You a Rave Christmas’를 틀면 부드럽게 울리는 에코 사운드에 매료된 손님들이 “이 친구(파티를 연 사람)가 이렇게 멋진 사람이었나?” 하고 놀라게 될 것이다. ━ 모두 떠나고 절친만 남았을 때 지인과 직장동료들이 하나 둘 돌아가고 정말 가까운 친구들만 남았을 때는 엘라 피츠제랄드나 냇 킹 콜(‘The Magic of Christmas’), 또는 수프얀 스티븐스의 ‘Songs for Christmas’가 안성맞춤이다. 하지만 ‘Songs for Christmas’는 길이가 엄청나게 기니 처음부터 끝까지 다 듣지는 않는 게 좋다. 모두가 술에 취해 파자마를 입고 마지막으로 남은 쿠키를 먹으면서 자리를 정리할 때는 ‘찰리 브라운 크리스마스’의 OST가 잘 어울린다.- 에밀리 고데트 뉴스위크 기자

2017.12.25 18:03

3분 소요
필립 프로스트 옵코헬스 회장

CEO

의사이자 투자자이며 발명가이기도 한 필립 프로스트 박사. 제네릭약품사업의 세계화를 이끈 프로스트 박사는 워런 버핏에 버금가는 수준의 효율성으로 수십억 달러의 수익을 창출하고 다시 이를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대부분의 플로리다 주민들에게 야자나무가 갖는 위상은 뉴욕시의 비둘기에 비견될 수 있겠다. 어딜 가도 야자나무가 있지만 이에 주목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하지만 필립 프로스트 박사(Dr. Phillip Frost·80)는 예외다. 자신의 흰색 7시리즈 BMW 차를 타고 사무실로 가는 동안, 마이애미의 두번째 부자로 이곳에서 50년을 살아온 프로스트 박사는 포장도로의 틈새로 삐져나온 잡초처럼 자라는 12종이 넘는 야자나무에 대해 기자에게 끊임없이 설명을 해줬다.“저기 야자나무에 달린 과일이 보입니까? 노란색이지요. 그러면 종려나무인 겁니다. 아름답지 않나요? 그리고 저기 앞에 있는 것은 대추야자입니다. 이건 비로야자인데, 코끼리 귀 모양같은 부채꼴을 하고 있지요. 그리고 저건 꽃을 피우고 있는 사발팔마토입니다. 예쁘지 않나요?” 찌는 듯한 무더위의 날씨에 과시적 소비가 특징인, 모든 이들이 창문을 연 채 에어컨과 라디오 볼륨을 최대로 튼 채 운전하는 도시 플로리다에서, 식물에 대한 집착에 가까운 관심과 끊임없는 배움에 대한 욕심을 지닌 프로스트 박사는 비정상의 범주에 속한다. 프로스트 박사는 사업가이자 투자자이, 학자, 발명가 그리고 열렬한 예술과 과학의 후원자이기도 하다. 80대에 접어든 겸손한 성품의 프로스트 박사와 함께 있어본 사람들은 많은 야자나무 종류처럼, 언뜻 평범해 보이는 디테일에 세세하게 관심을 쏟는 것이야말로 바로 기회를 포착하고 활용하는 박사의 묘한 능력의 원동력이라 입 모아 말할 것이다.프로스트 박사는 면허를 소지한 피부과 의사이자 활력이 넘치는 사업가로 옵코헬스(Opko Health)의 회장 겸 최고경영자를 맡고 있다. 중견 제약·의료진단기업 옵코헬스는 만성신장질환과 전립선암진단을 포함한 많은 분야에서 전도유망한 치료법을 보유하고 있다. 옵코헬스가 2016년 매출 12억 달러를 기록했고 5000만 달러의 적자를 볼 것으로 예상되지만, 프로스트 박사는 키파마수티컬스, 아이백스 그리고 테바파마수티컬스와 같은 제약산업의 선구자들을 포함해 자신이 이제껏 노력을 기울였던 그 어떤 업체보다도 옵코헬스가 의료계에 더 큰 의미를 지니게 될 것이라 주장한다. 옵코헬스의 주식이 지난 18개월 동안 39% 하락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이를 다소 자기중심적인 주장이라기보다는 현대의 제네릭제약사업을 창조하는 데 중대한 역할을 수행한 인물의 입에서 나온 대담한 선언으로 보는 것이 맞겠다. ━ 제약업계 CEO이자 노련한 가치투자자 “우리는 각각의 매출이 10억 달러 이상, 어떤 경우에는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대여섯 개의 제품을 거느린 기업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비뇨기과, 신장내과, 유전학, 바이오레퍼런스 그리고 노화·대사증후군 등 옵코헬스의 핵심시장 다섯 가지를 서로 겹치는 원 모양으로 나타낸 자료를 가리키며 프로스트 박사가 말한다. “우리가 화이자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성장호르몬의 경우, 35억 달러 규모의 시장입니다.”제약업계에 몸담은 동료들의 대부분과 달리 프로스트 박사는 노련한 가치투자자의 마인드를 갖고 있다. 이러한 마인드는 분자생물학에 대한 깊은 이해와 기회가 왔을 때 재빨리 협상을 타결하고 싶어하는 성향으로 한층 더 업그레이드돼 있다. 프로스트 박사의 사무실 책상에는 각종 홍보자료와 제안서가 놓여 있다. 이중 평판스크린에서는 블룸버그 채널이 박사가 예의주시하고 있는 주식종목 수십 개를 깜빡이는 녹색과 빨간색으로 보여주고 있다. “프로스트 박사는 보건의료산업에서 스스로를 어디에 포지셔닝해야 할지에 대해 정말 대단한 비전을 갖고 있습니다.” 베테랑 헤지펀드매니저로 1990년대부터 프로스트 박사의 기업에 지분을 소유해온, 오라클파트너스의 래리 파인버그가 하는 말이다. “박사는 옵코헬스를 지주회사로 보고 있습니다. 보건의료산업의 버크셔헤서웨이격인 셈이지요.”한편 옵코헬스와 여타 기업체를 통해 프로스트 박사는 보건의료계에서 멀리 떨어져나왔다. 담배제조사 리게트 및 상업용부동산중개업체 더글라스엘리맨을 산하에 거느린 벡터그룹부터 시작해 고급증류주를 생산하는 캐슬브랜즈·투자기업 라덴버그탈만에 이르기까지 수십개의 상장·비상장기업에 많은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것이다. 프로스트 박사는 수많은 전도유망한 스타트업 기업에도 투자했다. 예를 들어 데이터융합업체, 드론정찰서비스제공업체, 그리고 대학시절 룸메이트로 스탠포드의과대학의 저명한 심장전문의인 사이먼 스털저가 창업한 바이오테크기업 바이오카디아 등이 있다. 바이오카디아는 심장발작으로 손상을 입은 심장을 다시 젊게 만드는데 줄기세포를 활용하기 위한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 순자산 50억 달러 보유자로 사회공헌 활동 활발 80세의 나이에도 지칠 줄 모르는 프로스트 박사는 순자산 50억 달러의 고지를 넘어서고 있으나, 자산을 일구는 것 만큼이나 빠른 속도로 이를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프로스트 부부는 자녀가 없지만, 프로스트 박사와 아내 패트리샤는 직접 관여하는 사회공헌활동과, 수억 달러의 자금을 바탕으로 마이애미를 해변, 골프장, 핫한 남미-카리브해 음식으로 널리 알려진 도시에서 예술과 진지한 과학의 메카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미션을 수행 중이다.가난한 소년이 큰 성공을 거두기까지, 프로스트 박사의 인생 여정에는 많은 뜻밖의 행운이 작용했다. 대공황이 한창이었던 1936년 프로스트 박사는 사우스필라델피아 출신으로 신발가게를 운영했던 가족의 3남으로 태어났다. 어린 시절부터 특출한 학생이었던 프로스트 박사는 입학조건이 까다로운 필라델피아의 센트럴고등학교에 진학했고, 펜실베이니아대학에 입학해 프랑스문학을 전공했다. 대학교 2학년을 파리 소르본느 대학교에서 공부한 후, 펜실베이니아대학교의 구내식당에서 고등학교 동창을 우연히 만났다. 이때 뉴욕시의 ‘앨버트아인슈타인’이라는 신생 의과대학에서 장학금을 제공하며, 모교인 센트럴고등학교의 졸업생이면 이 장학금을 받을 수 있다는 정보를 얻었다. 프로스트 박사는 지원했고 전액장학금을 탈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앨버트아인슈타인은 곧 미국 최고의 의과대학으로 손꼽히며 명성을 쌓게 되었다.프로스트 박사가 전공으로 피부과를 택한 것도 우연의 요소가 작용했다. 대학교 시절 프로스트 박사는 팔꿈치에 보기 흉한 사마귀가 생겼는데, 그때 마침 펜실베이니아대학에 칸타리스라고도 알려진 칸타리딘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던 교수가 있어 이 교수를 찾아가 사마귀를 없앨 연고가 있는지 문의했다. 이때 사마귀를 치료해준 교수는 훗날 프로스트에게 펜실베이니아대학 피부과의 대학원생 레지던트직을 제안했다. 레지던트를 마치고 미 국립보건원의 공중보건국에서 소령으로 2년 동안 복무한 후, 프로스트 박사는 1966년 마이애미대학의 피부과 교수로 채용됐다. 의과대학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것만으로는 끝없는 호기심을 채울 수 없었기에, 박사는 밤이면 피부생검을 위한 일회용 기구를 발명하는 일에 몰두했다(이 기구는 오늘날까지 사용되고 있다). 1969년이 발명품을 마일스래버러토리스에 판매하기 위한 협상을 하던 중 프로스트 박사는 언변이 뛰어난 젋은 변호사를 만나게 되었는데 바로 마이클 자하리스(Michael Jaharis)였다. ━ 제네릭약품 사업에 뛰어들어 억만장자 등극 프로스트 박사와 자하리스의 우정은 자하리스가 로펌을 그만두고 박사가 사들인 초음파를 이용한 새로운 치아세정기 사업을 구축하는 데 도움을 주기로 결정하면서 사업파트너의 관계로 발전했다. 프로스트 박사가 개업한 피부과는 손님으로 북적였고, 이중에는 배우 재키 글리슨도 포함되었다. 한번은 자신이 박사의 어머니와 같은 병원에서 요양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글리슨이 어머니의 병실을 장미꽃으로 가득 채운 일도 있었다. 1972년 프로스트 박사는 마이애미 마운트시나이메디컬센터의 피부과 과장직에 올랐다.그해 또다른 우연의 만남이 있었다. 뉴욕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마이애미 공항에서 기다리고 있던 프로스트 박사는 키파마수티컬스의 고위임원이 된 옛 고등학교 동창을 우연히 만났다. 당시 키파마는 감기치료제를 주력으로 하는 제약업체로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뉴욕에 도착했을 때쯤, 우리는 약간의 현금과 발명품을 갖고 제가 하던 작은 사업을 상장기업인 키파마와 합병하자는 데 동의했습니다.” 키파마는 프로스트 박사와 자하리스가 상당한 부를 구축하는 문을 열어줬다. 주력상품이던 천식약의 제형을 원래 기침억제제와 섞었던 형태에서 천식만을 치료하는 서방제로 바꾼 테오듀는 미 전역에서 가장 잘 팔리는 천식약이 되었다. 후속제품으로 키파마가 내놓은 심장질환치료제인, 최초의 니트로 글리세린서방형 패치 니트로듀 역시 큰 히트를 쳤다. 결국 1986년 셰링-플라우가 8억3600만 달러에 키파마를 인수했다. 그 당시 자하리스와 프로스트 박사는 포브스 400대 부자 순위에 올라있었다. 50세였던 프로스트 박사는 순자산이 최소 1억5000만 달러(오늘날 달러가치로는 3억3000만 달러)였으며 셰링-플라우의 최대 개인주주였다.그러나 은퇴하고 배당금을 받는 대신, 프로스트 박사는 아이백스(Ivax)를 창업해 당시 초창기였던 제네릭약품 사업에 새롭게 뛰어들었다. 1990년대 초반 마진이 낮은 제네릭약품 사업이 품질에 대한 논란으로 언론의 포화를 맞고 있을 때, 프로스트 박사는 선견지명을 갖고 제네릭약품기업을 인수했으며 국제무대로 사업을 확장했다. 다시 한 번 프로스트 박사는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인맥을 활용했다. 한 예로 1994년 박사는 체코공화국 최대의 제약기업으로 손꼽히는 글라니아(Galena)를 인수했다. 마이애미와 토론토에 이르는 자신의 광범위한 인맥을 활용해 당시 체코공화국 대통령이었던 바츨라프 하벨과 막판회동을 성사시켰던 것. “저는 대통령에게 ‘보십시오, 우리와 계약을 체결한다면 우리는 1200명의 직원 중 적어도 900명의 일자리를 보전할 것을 약속하겠습니다.’” 하벨 대통령의 관심이 최고가에 기업을 매각하는 것이 아닌 일자리를 지키는 것임을 눈치빠르게 알아챈 프로스트 박사의 말이다. 아이백스가 고작 5000만 달러의 가격에 성사시킨 이 매수계약에는 최고위치의 부동산, 구소련공화국 모두에 퍼져있는 자회사들 그리고 은행금고의 2000만 달러가 포함되었다.“박사님은 아이백스를 국내제약기업에서 글로벌 제네릭-제약기업으로 탈바꿈시켰습니다.” 파인버그의 말이다. “미국 시장의 예측할 수 없는 변수에 시달리지 않게 되었습니다. 전세계적으로 제네릭과 전매약품 모두에서 강력한 입지를 구축하게 되었습니다. 실로 높은 가치를 지닌 자산이 된 것입니다.” 그리고 2005년, 이스라엘의 테바파마수티컬스가 아이백스를 76억 달러에 인수하면서, 프로스트 박사는 처음으로 억만장자의 타이틀을 손에 쥐었다.박사가 세운 제국의 중앙지휘본부는 마이애미 시내 비스케인 불러바드 4400에 위치한 본인 소유의 유리와 철재로 만들어져 일렁이는 빛을 내뿜는 15층 건물이다. 15층 임원실의 벽에는 박사가 보유한 주식상황을 추적하는 자막뉴스기기 아래 아름다운 액자장식이 된 사진들이 걸려있다. 1980년대 중반 마이애미의 베이프론트파크 도서관이 철거될 당시 프로스트 박사가 구해낸 원화에서 고른 사진들로, 세계2차대전 무렵 아르데코 마이애미비치의 사진들이다. 프로스트 박사의 사무실 바로 밖에는 유리로 둘러싸인 ‘아트리움’이 있는데, 이곳에서 박사는 매일 고위임원들과 점심을 함께 한다. 이중에는 아이백스의 공동창업자로 먼저 세상을 떠난 찰스 샤오의 아내이자 MBA학위를 소지한 뛰어난 화학자 제인샤오 박사도 포함된다. 제인 박사는 옵코헬스의 부회장으로, 순자산 3억2000만 달러를 기록해 포브스지가 선정한 자수성가한 여성부자 순위에서 46위에 올랐다. 프로스트 박사가 자주 점심을 함께 하는 또다른 지인으로 M&A 전문 변호사로 일하다 박사가 키파마를 매각하고 아이백스를 시작한 이후인 1986년 박사의 사업에 합류한 스티븐 루빈이 있다. 루빈은 프로스트 박사의 기업 상당수에 이사회 임원으로 재직하고 있으며 박사가 추진하는 계약을 담당한다.“박사님은 직접 얼굴을 보고 일을 처리하는 성격입니다.” 루빈의 말이다. “박사님은 전화로 회의를 하지 않지요. 그러니까 ‘당신에게 사업 아이디어가 있다더군요. 금요일 이곳에서 저와 만나는 게 어떻겠습니까? 라고 말하는 식입니다. 저는 이것이 사람들에 대해 직감에 따른 판단을 내리기 위한 전략의 일부라고 생각합니다.” ━ 전화통화보다 직접 면담하고 결정하는 스타일 프로스트 박사 아래서 일하는 최고경영자 중 은행가 출신으로 호황기였던 80년대 살로몬브라더스에서 일하다 현재 이곳 건물 12층에서 지역중개업체 라덴버그탈만을 운영하고 있는 리처드 램펜이 있다.2001년 닷컴거품이 붕괴한 이후, 프로스트 박사는 그 당시 리스크가 높은 소형주의 주식공개과 전화영업중개 사업으로 주로 알려져 있었던, 장장 120년 역사의 투자은행인 라덴버그탈만의 주식을 사들였다. 그때부터 박사가 투입한 자금으로 최근 라덴버그탈만은 인상적인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매출은 3000만 달러에서 11억 달러로 신장했으며, 계속된 지역중개업체의 인수로 라덴버그탈만은 오늘날 4000명의 금융자문가를 두고 1300억원의 고객자산을 운용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박사님 덕분에 우리는 더 높은 체급의 업체들과 경쟁하고 있습니다.” 램펜의 말이다.최근 프로스트 박사와 직원의 점심 식사에 자주 자리를 함께 하는 임원 중 한 명으로 찰스 비숍 박사가 있다. 비숍박사가 총괄하고 있는 비타민D 촉진제 레이알디는 옵코헬스가 120억 달러에 이르는 만성신장질환시장 공략을 염두에 두고 신규승인을 받은 제품이다. 옵코헬스는 2013년 비숍 박사의 스타트업기업을 인수했다. 프로스트 박사는 토론토의 제약기업 임원과 가벼운 점심식사를 하던 중 이 전도유망한 약제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몇 시간 후 비숍 박사는 프로스트 박사가 보낸 음성메일을 받았다.“저는 즉시 전화했습니다.” 비숍 박사가 회상하며 말한다. “박사님은 그다운 특유의 방식으로 ‘3시간안에 마이애미로 올 수 있겠습니까?’라고 말했습니다.”추수감사절이 바로 코앞이었기 때문에 비숍 박사는 프로스트 박사에게 며칠 시간을 달라고 설득했다. “저희는 프로스트 박사님 앞에서 할 완전한 프리젠테이션을 준비했습니다…제가 슬라이드를 갖고 와서 4번째 슬라이드까지 발표했을 때 프로스트 박사님이 ‘슬라이드 발표는 이제 됐습니다. 계약에 대해서 이야기 볼까요?’라고 말하더군요.”이같은 조급함은 프로스트 박사의 협상전략에서 보이는 전형적인 특징이다. 프로스트 박사는 나름대로 조사를 했고 신장질환이 향후 옵코헬스에게 큰 사업기회가 될 것이라고 결정을 내린 것이다. 미국 내 2500만 인구가 만성신장질환을 앓고 있으며, 이 중 900만명 가량이 3기나 4기에 해당한다.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에 따르면 미국 내의 매출액만 5억 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보이는 레이알디는 하루 1회 서방형 캡슐 복용으로 비타민D 결핍을 치료할 수 있는, 미식약청의 승인을 받은 최초의 제품이다.옵코헬스가 바이오-레퍼런스의 네트워크와 마케팅을 활용해 내놓을 전도유망한 진단제품으로 새로 출시될 4K스코어 혈액검사가 있다. 이 제품은 전립선특이항원(PSA) 수치가 얼마나 높은지 측정해 남성의 전립선암 위험을 정확하게 진단한다. “만약 PSA 수치가 높게 나올 경우, 이제까지는 생검을 하곤 했으나 이는 감염과 출혈의 위험이 수반되는 고통스러운 절차입니다. 또한 생검 결과 중 아마 60%는 음성반응이 나올 것입니다.” 프로스트 박사의 말이다. 프로스트 박사는 미국에서 연간 3000만 건의 PSA 검사가 실시되며, 결과 중 25%의 사례에서 PSA 수치 상승이 발견된다는 점에 주목한다. 옵코헬스의 4K스코어 혈액검사는 1900달러의 비용이 든다.23세의 데이비드 깁스 밀러는 프로스트 부부를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지만, 노부부는 깁스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상상할 수조차 없었던 기회의 문을 열어주었다. 밀러가 유명사립대학에 다니기 위해서는 가족이 거액의 빚을 져야했던 상황이었기에 밀러는 장학금을 받고 플로리다주립대학에 진학해 의예과 과목에 집중해 종교학을 전공했다. 뛰어난 학생이었던 밀러는 2015년 최우등으로 플로리다주립대학을 졸업했다. 4학년 때는 플로리다주에서 생명윤리를 주제로 한 학부컨퍼런스를 조직하고 주최했다. 졸업 후 밀러는 프로스트 박사가 만든 로즈장학제도와 유사한 프로그램인 프로스트스칼러즈의 지원을 받았다. 이 프로그램은 매년 플로리다와 이스라엘에서 공립대학교 학생 10명과 4명을 각각 선발해 옥스포드대학에서 STEM 분야와 관련한 연구를 수행하고 석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도록 돕는다.옥스포드대학에서 밀러는 역학과 공중보건에 관심을 갖고 의료인류학을 공부했으며, 이 과정에서 박사논문을 완성했다.“(프로스트 박사의) 장학금은 제가 훨씬 더 높은 곳을 볼 수 있도록 도와주었습니다.” 밀러는 현재 미국립 보건원에서 박사과정 연구원으로 일하며 곧 명문의과대학에 지원할 계획이다.밀러는 결국 플로리다로 돌아오기를 바라고 있다. 프로스트 부부에게 이보다 더 기쁜 소식은 없을 것이다. “우리는 플로리다에서 공부한 학생들이 모두 다시 돌아오기를 바란다.” 전직 교사로 현재 플로리다의 주립대학교시스템 운영위원으로 활동중인 패트리샤의 말이다.“우리는 마이애미를 과학기술의 중심지로 만들고 싶습니다. 우리가 이곳에 왔을 때, 마이애미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이것과는 거리가 멀었지요,” 프로스트 박사는 최근 자신과 아내가 마이애미대학에 1억 달러를 기부한 것이 이러한 목표를 염두에 둔 것임을 강조하며 말한다. “우리는 그 첫걸음이 교육이라고 믿습니다. 가장 위의 대학, 필요하다면 대학원생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이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가장 빠른 방법은 화학과 분자생물학부터 시작해 최고의 과학자들을 유치하는 것입니다.” ━ 마이애미를 과학기술 도시로 만드는 데 투자 프로스트 박사의 말에 따르면, 기부한 1억 달러 중 일부는 화학 및 관련분야의 기관을 만드는 데 들어갈 것이다. “새로운 건물이 들어서고 새로운 교수들이 올 겁니다,” 프로스트 박사의 말이다. “우리는 이 모든 것이 새로운 스타트업이 생기는 데 힘이 되기를 바랍니다.”프로스트 부부는 워렌 버핏과 빌 게이츠가 시작한 사회공헌캠페인 ‘기빙 플레지’의 회원이지만, 소위 말하는 “돈만 기부하는 사회공헌”과는 정반대의 길을 가고 있다. 사실 부부는 매사를 직접 처리하는 성향으로 미국의 추상표현주의파화가, 프랑스의 인상파화가, 그리고 플랑드르의 화가 장-밥티스트 드 사이브(Jean-Baptist de Saive)와 같은 과거의 대가가 그린 작품을 포함하는 세계최고 수준의 미술품 컬렉션을 수집할 때도 컨설턴트의 도움을 빌리는 것을 거절했다. 부부는 마이애미대학의 음악대학과 플로리다국제대학의 미술관에 기부했으며, 패트리샤는 관장들과 정기적으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소규모 리모델링 작업을 맡기 위한 건축가를 선임하는데 도움을 주기도 했다.“우리는 새로운 과학관을 짓는 데 가능한 한 최대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마이애미에 25만 평방피트 규모의 패트리샤 & 필립 프로스트 과학관을 짓기 위해 부부가 4500만 달러를 쾌척한 것을 두고 패트리샤가 말한다. 천체투영관과 여러층에 걸친 거대한 규모의 수족관을 갖춘 과학관은 상당히 지체된 끝에 올해 3월 문을 연다.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된 마이애미의 스타아일랜드에 이탈리아에서 수입한 석회암을 재료로 지은 베네치아 양식의 웅장한 팔라초에 자리한 우아한 아침식사용 방에서, 패트리샤가 마메이, 용과, 파파야, 용안 등 직접 재배한 열대과일을 접대한다. 모두 프로스트 박사가 직접 가꾸는 150종 이상의 야자나무가 자라는, 광활한 정원과 온실에서 갓 수확한 것들이다. “여기 미세기후에서 일어나는 현상이 보여주는 것처럼, 과학관은 기초과학을 강조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프로스트 박사의 말이다. “우리는 젊은이들이 경험을 해보길 바랍니다. 과학관에 들어서는 순간 경이로워하는 것이지요. 그리고 과학관을 둘러보면서, 과학을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도록 하는 것입니다.”- MATT SCHIFRIN 포브스 기자 위 기사의 원문은 http://forbes.com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포브스 코리아 온라인 서비스는 포브스 본사와의 저작권 계약상 해외 기사의 전문보기가 제공되지 않습니다.이 점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 필립 프로스트의 투자 포트폴리오 - 프로스트 박사는 옵코헬스를 보건의료계의 버크셔헤서웨이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한편 다른 위대한 투자자들와 마찬가지로, 프로스트 박사 역시 수많은 분야에서 투자가치를 발견하고 있다. 옵코헬스 프로스트 박사는 매출 12억 달러를 올리는 치료 및 진단기업 옵코헬스의 지분 34%를 소유하고 있다.테바파마수티컬스인더스트리즈 이스라엘에 소재한 매출기준 200억 달러 규모의 대규모 제약기업으로 제네릭 약품에 특화되어 있다. 박사의 지분률은 1.5%이다.벡터그룹 필라델피아 동향 출신인 베넷 리보가 창업한 기업으로, 담배제조사 리게트그룹과 상업용부동산중개기업 더글라스엘리맨리얼티를 산하에 두고 있다. 박사가 지분률 15%로 최대주주이다.라덴버그탈만 지역투자은행으로 금융자문서비스를 제공한다. 4000명의 자문가를 두고 1320억 달러를 운용하고 있다. 박사가 36.5%, 벡터그룹이 8.23%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캐슬브랜즈 제퍼슨 위스키 및 고슬링스 럼을 비롯한 고급주류 제조사로, 박사와 벡터그룹이 각각 33.5%, 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코코넛그로브뱅크쉐어즈 마이애미-데이드의 최장수은행으로, 박사가 24%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코진트 과거 타이거미디어라는 사명으로 활동했던 기업으로, 마케팅 및 리스크관리에 주력하는 클라우드기반의 데이터/분석기업이다. 박사가 29%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바이오카디아 프로스트 박사의 소르본느대학 룸 메이트였던 사이먼 스털저 박사가 창업한 기업으로, 심장마비가 발생한 심장근육의 회복에 줄기세포를 활용하는 임상단계 연구를 하고 있다. 박사가 32.7%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드론에비에이션 군·경찰용 드론을 제조하는 플로리다의 기업으로 박사가 1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아르노테라퓨틱스 유방암, 자궁내막암, 전립선암 치료를 위한 항황체호르몬제를 개발하고 있는 업체로 옵코헬스가 9%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제브라바이올로직스 높은 판매고를 기록중인 류마티스관절염치료제 휴미라의 사례처럼 오리지널보다 더 좋은 효과를 내는 제네릭 항체의약품을 개발하는 기업으로, 옵코헬스가 2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OAO팜신서즈 동유럽에서 신약을 개발하고 판매하는 러시아업체로, 옵코헬스가 17%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RXI파마수티컬스 12월 라덴버그탈만이 주식을 공개했다. 피부흉터를 방지하기 위한 RNA 인터페이스를 개발하고 있는 기업으로, 옵코헬스가 1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코크리스탈파마 C형간염, 독감, 노로바이러스 등에 작용하는 새로운 항 바이러스제제를 개발하고 있으며, 박사와 옵코헬스가 2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세비온 테라퓨틱스 고난이도의 표적에 작용하는 항체를 개발하고 있으며 암 및 면역질환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프로스트와 옵코헬스가 2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네오바스크 순환기내과에 특화된 의료기기를 제조하는 캐나다 기업으로, 박사가 22%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크로마덱스 영양보조제의 구성성분을 제조하는 기업으로, 박사의 지분률은 14.6%이다.VBI백신즈 B형간염, 지카바이러스 및 뇌종양 백신을 설계하기 위한 기술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옵코헬스가 25% 지분을 갖고 있다.맵백스테라퓨틱스 임상단계의 항암면역치료기업으로, 박사와 옵코헬스가 5%의 지분을 소유한 것으로 추정된다.머슬팜 영양보충제를 생산하는 기업으로 박사의 지분률은 5% 미만이다.

2017.02.26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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