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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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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임원, 부동산 PF 비공개 개발 정보로 수백억 돈놀이 적발

부동산 일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장의 비공개 개발 정보를 이용해 500억원 상당의 사업수익을 부당하게 챙긴 증권사 임원이 금융당국에 덜미를 잡혔다. PF 직무 정보를 이용해 자금을 사적으로 대여한 뒤 고금리 이자를 편취하거나 100억원 상당의 부동산 매매차익을 올린 사례도 있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0∼12월 5개 증권사에 대한 기획검사를 실시한 결과 임직원 사익 추구 사례 등이 적발됐다고 10일 밝혔다. 먼저 PF 업무 중 토지계약금 대출과 브릿지론·본PF 주선 등을 수행하며 취득한 사업장 개발 진행정보로 500억원 상당의 이익을 부당 수취한 A 증권사 임원 사례가 있었다. A사 임원은 본인이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법인으로 시행사 최대주주가 발행한 전환사채(CB)를 수천만 원에 취득한 뒤 500억원에 매각해 500억원 상당의 이익을 부당하게 취했다. 해당 임원은 사업장 수익성·안전성 등 정보를 입수, 시행사 등에 사적으로 금전을 대여해 고금리의 이자를 편취하기도 했다. 그는 토지계약금·브릿지론을 취급하고 대출을 주선한 4개 사업장과 관련한 직무상 정보를 취득해 본인 법인 관련 시행사들에 700억원(5건)을 사적으로 대여했다. 이후 수수료·이자 등 명목으로 40억원 상당액을 받았는데 이 중 일부(3건)는 법정 최고금리(20%)를 위반했다고 금감원은 전했다. 이 밖에 직무정보를 이용해 900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직접 취득한 뒤 매각 시 매수인(전 임차인·상장사)의 자금조달(전환사채·CB)과 관련해 소속 증권사가 인수·주선을 수행한 사례도 적발됐다. C 증권사의 해당 임원은 업무 과정에서 부동산임대 PF 정보를 알게 된 후 가족법인으로 900억원 상당의 부동산 11건을 취득·임대했다. 이후 3건을 처분해 100억원 상당의 매매차익을 얻었다. 처분된 부동산 3건 중 1건은 매수인이 CB 발행을 통해 부동산 매수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했다. 이 과정에서 해당 임원의 부하직원이 CB 인수·주선업무를 담당했고, C증권사도 고유자금으로 CB 일부를 인수했다. 금감원은 또 이번 검사에서 다수의 내부통제 취약점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B 증권사는 PF 대출 취급 시 심사·승인받은 차주와 다른 차주에 대출 약정을 체결했다. 금감원은 영업부가 차주를 임의로 변경했지만, 심사부가 이에 대해 이견을 제기하지 않은 점을 내부통제 취약으로 지적했다. 또 B사는 자산관리 중인 자산유동화회사(SPC)의 자금이 부족해 채무보증을 이행해야 할 상황에 놓이자 이를 회피하기 위해 다른 SPC에서 자금을 임의로 차입했다. 금감원은 채무보증 이행 의무를 회피하기 위해 SPC 간 손실이 절연되지 않고 자금이 혼장(유동화자산 현금흐름이 거래 참가자 자산과 구별되지 않음)됐다고 비판했다. 이 밖에 시행사의 PF 대출 용도 외 사용에 대해 통제하지 않거나 본 PF를 주선하지 않은 브릿지론 대주에게 주선수수료를 제공하는 경우가 내부통제 취약으로 지적됐다.금감원은 최근 PF 관련 수익 증가로 일부 증권사 임직원에 대한 거액의 성과급 지급이 이뤄지는 가운데 일부 임직원에 대한 의혹·민원이 지속되면서 검사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2024.01.10 18:37

2분 소요
“GS건설 믿고 노후 맡겼는데…이게 9000원짜리 식사라니요”

부동산 일반

GS건설이 7년 전 경기 용인 동백지구에 분양한 노인복지주택(실버주택)이 서비스 부실을 이유로 소송전에 휘말렸다. 일부 입주민들은 관리비에 비해 서비스가 부실하다며 불만을 표하고 있지만, 운영업체는 분양 계약을 체결하면서 입주민들이 동의한 그대로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적법하다는 입장이다. 합의점을 찾지 못한 입주민들은 오는 8일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탄원서 제출과 시위도 예고하고 있다.4일 입주민 측에 따르면 동백스프링카운티자이에 거주하는 입주민 약 600명은 해당 단지를 운영하는 업체인 에스씨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식당소유권말소등기소송을 제기해 현재 2심을 진행하고 있다.경기 용인 기흥구 중동 ‘동백스프링카운티자이’는 GS건설이 2016년 공급한 분양형 노인복지주택으로 11개동, 1345가구 규모로 이뤄져있다. 현재 입주민 평균 연령은 78세로, 총 240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앞서 입주민들은 2021년 10월 15일 식당 운영업체의 소유권 등기를 말소해 달라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했지만 지난해 9월 22일 1심에서 법원의 패소 판결을 받았다. 이에 지난해 11월 15일 항소한 상태다.아울러 동백스프링카운티자이 입주민 약 100명은 어버이날인 오는 8일 윤석열 대통령의 용산 집무실을 찾아 노인주택법 개정 요구와 에스씨의 부실 운영을 고발하는 내용의 탄원서를 제출하고 시위에 돌입할 방침이다.에스씨는 노인복지법상 동백스프링카운티자이의 건설‧설치 신고를 완료해 운영 지위를 보유한 회사다. 노인복지법 시행규칙의 노인주거복지시설 운영기준에 따르면 노인복지주택 시설의 장(운영사)은 입주자의 거주에 불편함이 없도록 생활편의를 위한 체육시설, 여가와 오락시설 등 부대복리시설을 설치해 직접 또는 위탁 운영해야 한다.에스씨가 아닌 입주민들은 직접 시설 운영업체를 변경하거나 선정할 수 있는 권한이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소송을 진행한 입주민들은 에스씨에서 운영하는 의무식사 및 시설관리 서비스가 비용 대비 크게 부실하다며, 의무식을 취소하거나 입주민이 직접 업체를 선정할 수 있게 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입주민 K씨는 “GS건설이라는 대형사가 지었고 GS그룹이 식사 등 고품질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믿고 노인들이 입주한 것인데 이렇게 시설을 독점 운영하면서 서비스에는 신경을 쓰지 않을 줄 몰랐다”고 토로했다.특히 최근에는 7800원에 제공하겠다던 하루 한끼의 의무식사 가격이 9000원으로 올랐는데도 식재료의 질이나 음식 구성이 부실하다고 이들 입주민은 주장했다. 분양 홍보 당시 일반식과 건강식을 선택할 수 있다고 했지만 한가지 식단으로 통일한 것도 문제로 지적했다.입주민은 하루 한끼 9000원의 식사를 의무적으로 먹어야 하는데 먹지 못할 경우 남은 금액을 단지 내 편의점이나 카페에서 이용할 수 있다. 단지 내 식당 매출은 지난 2021년 1월 2억1300만원에서 12월 1억6600만원으로 감소한 반면, 편의점 매출은 같은 기간 4300만원에서 1억6200만원으로 늘어난 것은 입주민이 부실한 식사 대신 편의점 구매를 택했다는 방증이라는 주장이다.그나마도 단지에 입점한 GS25 편의점은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밖에 운영하지 않고, 다른 매장에서 진행하는 1+1 행사를 하지 않는 등 차별을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이 밖에도 입주민 약 600명은 2021년 9월 16일 에스씨를 상대로 ‘아파트 하자에 대한 보수를 요청했지만 제때 이뤄지지 않아 손해가 발생했다’며 서울중앙지법에 하자보수손해배상 청구소송도 제기해 재판을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갈등이 불거진 이후 에스씨 측이 입주민에 대한 맞소송에 돌입하는 등 상황은 소송전으로 격화되는 모양새다. 단지 입주민 30명이 약 2억4000만원의 관리비를 고의적으로 납부하지 않았다는 게 에스씨가 소송을 제기한 이유다. 에스씨는 이들을 상대로 2021년 7월 1일 수원지방법원에 미수관리비청구소송을 걸었다. 당초 오는 11일이 공판 예정일이었으나 양측 자료가 불일치해 재심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에스씨 측은 관리비 책정 수준이 과다하고 의무식 품질이 낮다는 일부 입주민들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관리비와 식당 이용료는 입주 시점에 확정한 것이며 가구당 1일 1식이 의무식이라는 점도 명시했기 때문에 적법하게 운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입주민의 과반수 이상의 동의를 받아 지난해 8월부터 9000원으로 가격을 인상했고, 입주민 대상으로 자체 조사한 식사에 대한 품질 만족도는 100점 만점에 70~80점 이상으로 높은 편이라고 강조했다.에스씨 관계자는 “일부 입주민이 노인복지주택이 아닌 일반공동주택과 비교하면서 과도한 관리비를 책정하고 있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적절한 비교 대상이 아니다”라며 “현재 공급면적 기준 3.3㎡당 약 9000원의 기본 관리비(개별 수도광열비, TV 수신료, 장기수선충당금)와 식대 27만원은 다른 노인복지주택(3.3㎡당 5만~7만원)에 비해 오히려 저렴한 것”이라고 말했다.아울러 “에스씨는 시행자이자 설치자일뿐 GS그룹과는 연관이 없다”고 밝혔다.하지만 지난해 12월 말 기준 에스씨의 주주 구성을 살펴보면 최대주주는 지분 37.75%를 보유한 남전디앤씨다. 남전디앤씨의 대표이자 최대주주(지분율 49%)는 GS건설 전 주택사업본부 임원이다. 또 지분 33.88%를 보유한 에스씨의 2대주주인 HNH개발에는 GS건설 계열사인 자이에스앤디(옛 이지빌)가 18%의 지분을 보유한 3대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또한 에스씨는 지난해 12월 말 기준 운영자금으로 사용하기 위해 GS건설로부터 빌린 500억원 규모의 장기차입금을 보유하고 있다. 경기 용인 기흥구에 소재한 에스씨 소유 용지를 신탁하면서 GS건설을 우선수익자로 설정해 2417억4700만원 규모의 수익권증서를 발행하기도 했다.부동산개발업계에서는 관리비 부과와 서비스의 질을 두고 노인복지주택을 운영하는 업체와 입주민 사이의 갈등이 많이 발생한다고 분석했다.한 시행사 관계자는 “노인복지주택을 운영하는 업체가 입주민으로부터 받는 관리비를 어디에 썼는지는 회계감사 자료를 직접 받지 않는 한 정확히 알 수 없기 때문에 주민들과 관리비를 두고 갈등을 빚는 사례가 많다”며 “동백스프링카운티자이같은 경우 GS그룹과 연관된 회사들이 운영관리를 직접 맡고 있는데 도급 방식으로 자재나 상품을 조달하기 때문에 원가와 판매가의 차액이 위탁을 받는 업체보다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2023.05.04 16:49

4분 소요
‘현대’ 이름도 못쓰고, 미분양 굴욕…‘노현정 남편 건설사’에 무슨 일이

부동산 일반

아파트 브랜드 ‘현대 썬앤빌’의 시공사인 중견건설업체 ‘에이치엔아이엔씨’(HN Inc)가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이 회사는 범현대家 3세이자 노현정 전 아나운서의 남편인 정대선씨가 최대주주로 있는 회사다. 업계에선 주택거래침체로 인한 자금시장 경색과 미분양 증가 등이 에이치엔아이엔씨의 급격한 자금난을 앞당겼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부실시공 논란이 커지고, 물적분할 과정에서의 소송까지 더해지면서 경영은 악화일로를 걷는 모양새다. 미분양 참패에…입주지연‧부실시공 논란까지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회생법원에 법인회생을 신청한 에이치엔아이엔씨는 경기침체와 부동산 PF위기로 인한 유동성이 막히면서 심각한 자금난에 시달려왔다. 특히 지난해 8월 강원 속초시 장사동에 분양한 테라스하우스 ‘속초 헤리엇 THE228’의 미분양이 직격탄이 됐다는 분석이다. 해당 단지는 214구 모집 중 119가구가 미달되는 참패를 겪었다. 시내와 떨어진 애매한 입지와 부족한 주변 인프라가 발목을 잡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입주지연과 부실시공 논란이 불거지면서 브랜드 이미지가 크게 실추됐다. 최근 화성 동탄2신도시에 준공한 주상복합건물 ‘동탄역 헤리엇’은 당초 입주예정일이 2022년10월30일이었지만 원자재 수급차질과 노조파업 등으로 입주예정일이 올해 1월20일로 미뤄졌다. 이 과정에서 시행사와 시공사가 무리하게 사전점검과 입주를 앞당기면서 부실시공 의혹이 불거졌고, 입주민들은 안전불감증 등을 토로하며 화성시에 1만건이 넘는 집단 민원을 신청하기도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사업장에서 발생한 미분양으로 유동성에 문제가 생겼고 자금난이 급속도로 악화된 것으로 안다”면서 “그런 와중에 입주민과의 갈등까지 확산되면서 신규 사업도 거의 없는 상태였다”고 말했다. ‘현대’ 이름 쓰지마…대주단과 소송전도 에이치엔아이엔씨는 도급순위 133위 중견건설업체다. 2021년 기준 연 매출은 2837억원, 당기순이익은 36억원을 기록했다. 1995년 유씨테크로 설립됐고, 정대선씨가 이 회사 지분을 100% 인수하면서 2008년 11월 상호명을 BS&C로 변경했다. 2009년부터 법인명을 ‘현대 BS&C’로 변경해 사용해왔지만, 2017년 현대자동차그룹이 ‘현대’ 브랜드를 사용하지 말라고 제기한 소송에서 패하면서 지난해 1월 지금의 사명으로 변경됐다. 범현대그룹과 조직적, 경제적, 지분적 관계가 없는 회사를 단지 최대주주가 정대선이라는 이유만으로 범현대그룹을 이루는 개별그룹 혹은 계열사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게 당시 현대차그룹의 입장이다. 에이치엔아이엔씨는 정보기술(IT)사업도 해왔지만, 지난해 12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회사를 건설(존속법인 에이치엔아이앤씨)과 IT(신설법인 에이치엔아이엑스) 부문으로 쪼개는 물적분할을 단행했다. 이후 투자유치 명목으로 신설법인 에이치엔아이엑스 지분 절반 가량을 범현대가 관계사에 약 200억원에 매각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대주단(대출 금융기관 단체)과 소송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주단은 회사가 채권자의 사전 동의 없이 분할했다면서 법원에 분할 무효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한편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21일 회사가 제출한 보전처분 신청서와 포괄적 금지명령 신청서를 검토한 뒤 이를 받아들일지 결정할 예정이다. 이 과정은 통상 1주 가량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3.03.25 17:13

2분 소요
모 대형증권사, IB 수익 극대화의 이면… "검증없는 대출 승인"

부동산 일반

모 대형증권사가 금융사로 참여한 몇몇 시행사업 프로젝트에서 위조서류 등을 통한 석연치 않은 방식의 브릿지론(Bridge Loan)이 잇따라 주선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이 증권사 투자금융(IB)부문은 최근 시행사를 상대로 내용증명을 보내는 등 손해배상 소송까지 벌이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16일 가 취재한 내용에 따르면 모 대형증권사는 2020년 11월 A시행사가 추진하는 대구 중구 동산동 주상복합 개발사업에 670억원 가량의 브릿지론(Bridge Loan)을 주선했다. 담보는 B시행사의 대구 달서구 도원동 주상복합 개발사업장 분양수익금 일부로, 모 대형증권사는 B시행사 분양수익금에 대한 채권최고액 870억원에 대한 2순위 근질권을 설정했다. A시행사와 B시행사는 이름은 다르지만 B시행사가 A시행사 지분을 취득하고 있고, 모 대형증권사는 두 곳 시행사에 각각 12억원가량을 에쿼티(자기자본)로 투자하며 금융사로 참여하고 있다. ━ 모 대형증권사, 도장 위조한 서류에 줄줄이 대출 승인 그러나 A시행사 대출로 활용된 B시행사 담보 제공에 대해 B시행사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는 이런 사실을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애초부터 최대주주는 A시행사 개발사업이 위험하다고 판단해 분양수익을 담보로 제공하는 것을 거절한 상태였다. 하지만 B시행사 대표와 사내이사들은 최대주주를 배제한 채 담보 대출을 위한 이사회를 열었고, 최대주주의 도장까지 위조해 이사회 의사록에 날인한 끝에 대출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B시행사 최대주주는 “금융사로 참여한 모 대형증권사가 일부 경영진들이 서류를 위조해 결탁한 상황에서 대출을 승인했다”며 “모 대형증권사가 수백억원이 넘는 금액을 대출해주면서 사전에 대주주 동의 서류에 찍힌 인감도장과 실제 인감증명서가 다른지 대조하는 필수적인 확인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충청북도 청주의 C시행사 역시 모 대형증권사가 시행사업에 금융사로 참여했고, 위조서류 등을 통해 브릿지론 대출이 이뤄졌다. C시행사 대표는 100% 지분을 가진 최대주주 몰래 투자합의서를 위조해 모 대형증권사로부터 2020년 12월 청주 개발사업에 대한 브릿지 대출을 받았다. 그런데 대표가 이사회 서류와 주주명부를 위조해 대출약정을 변경하면서 C시행사는 대출 약정상 기한이익 상실에 빠져 대출채권이 강제 매각됐다. 결국 C시행사 대표가 위조한 서류로 대출을 신청한 것에 대해 모 대형증권사에서 진위를 확인하지 않고 승인해주면서 C시행사 최대주주는 재산권에 대한 적절한 보호를 받지 못하게 됐다는 주장이다. C시행사 최대주주는 "물론 회사 대표에게 사기를 당한 것이지만 모 대형증권사가 주식 근질권과 주식 포기각서 날인에 대해 한 번이라도 대주주 동의 여부나 대주주 인감증명서를 비교해봤다면 이 같은 피해를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A시행사와 C시행사의 금융자문을 담당한 해당 대형증권사 임원은 "두 사업 모두 합법적인 절차를 거쳐서 진행했다"며 "A시행사 사업의 경우 대법원 판례에 따라 대주주 인감도장이 아닌 막도장을 이사회 의사록에 날인해도 유효하기 때문에 진위를 확인해야 할 의무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C시행사 개발사업은 자잿값이나 인건비가 올라서 투자 사업성이 많이 떨어진 상태였다"며 "또 공사 기간 2년과 준공 후 개발수익을 예치해야 하는 기간 1년까지 합치면 총 3년 동안 투자금을 회수할 수 없어 투자자들이 투자를 거부해 대출 약정상 기한이익 상실 사유가 발생했고, 대부업법에 따른 처분 조건 때문에 여신금융기관이 아닌 다른 사업자에게 부실채권(NPL)으로 매각할 수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C시행사 대표가 위조한 서류로 대출을 신청한 것인지는 알지 못했다"며 "이 역시 대법원 판례에 따라 진위를 확인해야 할 의무는 없다"고 말했다. ━ 사업 확정 전 금융주선계약 후 시행사에 손배소·내용증명 해당 대형증권사의 IB부문에서는 시행사를 상대로 내용증명을 보내거나 손해배상 소송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업 구조 확정 전 체결한 금융주선계약(Mandate:맨데이트)을 근거로 중소 규모 시행사와 소송에 돌입하는 모습이다. 시행 및 IB업계에 따르면 D시행사는 올해 1월 모 대형증권사로부터 맨데이트 관련 위약벌(위약금) 지급과 관련한 법적 책임을 묻는 내용증명 서류를 받았다. 다른 금융사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체결했다는 이유에서다. 당초 D시행사는 2020년 9월 개발사업을 추진하며 '회사 주주 이익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라는 조건부로 모 대형증권사와 맨데이트를 체결했다. 하지만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모 대형증권사가 제시한 금융조건 등에 대한 견해 차가 발생하면서 사업을 제대로 진행하지 못했고, D시행사는 다른 금융사를 통해 브릿지 대출을 받고 지난해 5월 PF 대출을 완료했다. E시행사는 지난해 7월 약 20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모 대형증권사에 지급했다. 모 대형증권사와 체결한 맨데이트를 해지를 위해서다. 양사는 지난 2020년 7월 개발사업에 대한 맨데이트를 체결했다. 하지만 개발 토지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개발사업이 지연을 겪는 등 속도를 내지 못했다. 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른 금융기관에 도움을 요청했다. 결국 E시행사는 다른 금융기관을 통해 실질적인 금융자문을 받고 사업구조를 변경해 멈춰있던 사업을 다시 진행했다. 이후 B시행사는 모 대형증권사로부터 맨데이트의 위약벌 조항을 근거로 손실을 보상하라는 내용증명을 받았다. 이에 대해 해당 대형증권사 관계자는 “올해 1월말 기준으로 시행사 대상 소송은 1건, 내용증명 발송 사건은 1건”이라며 “개발사업의 주주로서 자산을 지키기 위한 목적으로 해당 시행사 주식에 대해 가압류 신청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지 않는 것은 배임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 "소송 중에는 개입 못해요"…뒷짐지는 금감원 모 대형증권사로부터 피해를 입은 금융 소비자들이 금융감독원을 찾고 있지만 금감원에서도 소비자 보호에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행정법상 법원 재판 중이거나 검찰 수사 중인 사안에는 금감원이 관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행정법을 적용하기 때문에 검찰이 수사 중이거나 법원에서 재판을 진행하고 있는 사안에는 개입하지 못한다. 민원처리에 관한 법률 제 21조(민원 처리의 예외)제 2항을 보면 수사, 재판, 형집행에 관한 사항 또는 감사원이 감사를 착수한 사항은 민원 처리 예외 사항에 해당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행정법 자체가 금감원이 검찰 수사나 법원 재판 중인 사안에는 개입할 수 없게 돼있다"며 "법원 판결이 나오거나 검찰 수사가 완료돼야 금감원이 민원을 처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행업계 관계자는 "법원에서 재판을 받는 데 수년이 걸리는 데다 개발사업은 부동산 시장과 관련이 깊어 시의성이 매우 중요하다"며 "'금융감독원'이라는 이름처럼 금융 피해를 당한 소비자들을 보호하고 감독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검찰이 수사를 완료하고 법원이 판결을 마쳐야 금감원이 조사를 할 수 있다면 사후약방문에 그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지윤 기자 park.jiyoun@joongang.co.kr

2022.02.16 12:32

5분 소요
[단독] DS네트웍스-마스턴운용, 글로벌 디벨로퍼 시장 진출한다

부동산 일반

국내 1위 디벨로퍼 DS네트웍스와 국내 탑티어(top-tier) 부동산개발금융 회사 마스턴투자운용이 세계적 디벨로퍼로 도약하기 위해 손을 맞잡았다. DS네트웍스가 마스턴투자운용에 전략적 제휴와 지분 투자를 단행하면서다. 5일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DS네트웍스는 마스턴투자운용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마스턴투자운용의 지분 일부를 인수하는 데 약 180억원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DS네트웍스가 인수한 마스턴투자운용의 지분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 DS네트웍스-마스턴운용, 국내개발사업‧해외진출 역량 강화 DS네트웍스와 마스턴투자운용은 지난해 9월 부동산개발사업과 투자사업을 추진하는 데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후 10월엔 DS네트웍스가 마스턴투자운용의 일부 구주를 매매하는 방식으로 지분 투자를 결정하고, 최근 180억원의 대금 납부를 완료한 것으로 파악됐다. DS네트웍스는 탑티어 자산운용사와 전략적 제휴로 부동산개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지분 투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DS네트웍스가 추진하는 국내 개발사업에 공동투자를 진행하고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데 시너지를 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마스턴투자운용은 해외에서는 프랑스 파리 크리스탈파크 오피스, 폴란드 바르샤바 세뎃 빌딩, 오스트리아 비엔나 힐튼 호텔, 독일 베를린 아마존 물류센터 등 다양한 프로젝트에 투자했다. DS네트웍스는 전체 사업에서 국내 개발사업 비중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에서 캘리포니아와 뉴욕 주택 개발사업에 참여했지만 규모가 크지는 않았다. DS네트웍스는 해외 프로젝트 진행 경험이 많은 마스턴투자운용과 미국 현지법인 지분 투자를 통해 국내뿐 아니라 해외 개발 시장으로도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교두보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또 대형 인수합병(M&A)분야에도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DS네트웍스는 지난해 조단위에 이르는 대우건설 인수전에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하기도 했다. ━ 마스턴아메리카 지분 인수로 미국 개발사업 적극 추진 DS네트웍스는 마스턴투자운용의 미국 해외 현지법인 마스턴아메리카에도 설립 투자자로 참여해 지분 일부를 확보했다. 마스턴아메리카 투자 지분과 투자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DS네트웍스와 마스턴투자운용이 가지고 있는 미국 개발‧금융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미국 개발 시장에서 한국 디벨로퍼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다지겠다는 전략이다. 두 회사가 준비 중인 해외 프로젝트는 미국에선 주거분야 중심, 싱가포르 기반의 동남아권에서는 인프라사업 중 물류센터 위주로 구성했다. 현지의 대형 디벨로퍼들과도 적극적인 협업을 통해 다양한 개발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향후 양사는 싱가포르 현지법인도 공동으로 설립할 예정으로, 현재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DS네트웍스, 내년 말 IPO 대기…기업가치 2조원 예상 DS네트웍스는 최근 2년 연속 매출액 1위로 명실상부한 국내 시행업계 최강자다. 지난 2018년부터 연결 기준 매출액 1조원 이상을 꾸준히 달성하고 있다. 2018년 1조2567억원 매출로 엠디엠(1조3966억원)에 1위 자리를 내주기는 했지만, 2019년엔 1조6156억원으로 엠디엠(1조1273억원)과 약 4900억원 이상의 격차를 보이며 1위에 올라섰다. 3위인 신영은 1조818억원 수준이다. 이후 2020년에도 DS네트웍스는 1조3375억원으로 매출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엠디엠과 신영은 각각 1조2391억원, 1조1495억원으로 2, 3위에 자리했다. DS네트웍스는 2021년 역시 약 1조3000억원 이상의 매출액을 올린 것으로 잠정추산된다. 4년 연속 매출액 1조원 이상을 달성하며 국내 시행업계 최강자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는 것이다. DS네트웍스는 내년 하반기 기업상장(IPO)도 앞두고 있다. 삼성증권과 신한금융투자를 IPO 주관사로 선정하고 2023년 하반기 상장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내년 하반기 IPO 대어 중 하나로 꼽히는 DS네트웍스의 IPO 후 기업가치는 2조원 이상으로 전망된다. 현재 국내 시행사 가운데 유일한 상장사는 SK디앤디(SKD&D)로, SK디앤디의 현재 주가 기준 시가총액은 7000억원 수준이다. DS네트웍스는 최근 인적분할을 통해 시행부문과 투자부문을 분리했다. DS네트웍스가 부동산 시행부문의 지주회사 역할을 맡고 DS디엔씨, DS디엔디, DS산업개발이 자회사로 들어갈 예정이다. 새로 설립하는 금융투자 부문에는 DSN인베스트먼트, DS엔파트너, DS네트웍스자산운용을 자회사로 두게 된다. DS네트웍스는 1981년 대승실업이라는 시계 제조회사에서 시작했다. 부동산시행업으로 업종을 바꾼 뒤 2006년 디에스네트웍스로 사명을 변경했다. 정재환 회장이 DS네트웍스 전체 지분의 51%를 보유하고, 정 회장의 자녀들이 나머지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마스턴투자운용도 국내 부동산 자산운용업계 탑티어 회사로 꼽힌다. 마스턴투자운용의 누적운용자산(AUM)은 2019년 약 15조원, 2020년 약 21조원을 기록했다. 2021년에도 12월 기준으로 약 30조원에 육박한다. 마스턴투자운용은 글로벌 부동산 시장조사 전문기관 리얼캐피털애널리틱스(RCA)가 발표한 ‘아시아 태평양 캐피탈 트렌드 2020’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상업용 부동산 투자 규모 세계 8위, 국내 1위를 기록했다. 마스턴투자운용은 코람코자산신탁 창립멤버인 김대형 대표가 이끌고 있다. 2009년 2월 리츠 자산관리회사(AMC)로 설립한 뒤 김 대표를 중심으로 임직원과 투자자를 모아 2010년 9월 리츠 AMC인 마스턴에셋매니지먼트를 인수했다. 이후 마스턴투자운용으로 사명을 바꿨다. 김대형 대표는 지난 2020년 12월 말 기준 34.1%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다. 박지윤 기자 park.jiyoun@joongang.co.kr

2022.01.05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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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흥시티 된 평택 브레인시티③] 판 키워진 개발사업, 중흥토건에 조 단위 수익 안기나

부동산 일반

경기도 평택 브레인시티를 둘러싸고 각종 의혹이 제기되는 가운데 해당 사업의 최대 수혜자가 정창선 중흥건설 회장의 장남인 정원주 부회장이 될 것이란 주장이 나오고 있다. ‘밀어주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정 부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중흥토건이 브레인시티 2단계 사업 곳곳에 포진해 있기 때문이다. 중흥토건은 브레인시티 2단계 개발에 참여하며 시행·택지개발·공동주택공급 등 경기도 택지개발에 있어 가장 핵심이라 할 여러 사업에 직접 뛰어들었다. 사업마다 적게는 수천억원에서 많게는 조 단위 수익이 예상된다. 건설업계에선 중흥이 브레인시티에서 총 3조~4조원까지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며, 이를 재무적투자자(FI) 없이 대우건설 인수에 뛰어든 배경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올해 말 공동주택 1·2블록에 아파트 분양을 앞두고 결국 특혜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자사가 출자한 공공택지지구의 부지 일부를 수의계약으로 공급 받아 주택을 분양한다는 점에서 화천대유를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 4년 만에 과실 얻는 중흥, ‘신의 한수’였나 2017년 6월 중흥의 브레인시티 투자 결정은 ‘신의 한수’로 불린다. 2017년은 브레인시티뿐 아니라 평택시 전체에 걸쳐 부동산 경기의 전환점이 된 해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브레인시티가 자리한 평택 동부는 경부선 철도와 경부고속도로가 인접해 오랫동안 중심지 역할을 해왔기에 각종 호재가 집중됐다. 2016년 말 평택지제역에 수서고속철도(SRT)가 개통됐고 이에 앞선 8월엔 수원발(發) KTX가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다. 지가가 급격히 올라 토지주들 반발이 심해지면서 공공차원의 역세권 개발이 난항을 빗기도 했다. 고덕국제화지구 내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입주도 여기에 맞물려 해당지역 부동산을 들썩이게 했다. 이에 따라 2017년 초 ‘고덕 파라곤’이 최고 380대1, 평균 49대1을 기록했다. 이후 수도권에 본격적인 부동산 호황이 지속되면서 한때 자본조달에 어려움을 겪었던 브레인시티사업은 더욱 주목받기 시작했다. 지난해 말에서 올해 4월까지 진행된 택지 분양이 성공적으로 진행된 데는 이런 배경이 있었다. 가 온비드 시스템 자료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내로라할 만한 국내 시행사와 건설사들이 주상복합·아파트 입찰에 참여한 결과 2단계 사업 시행사인 브레인시티 프로젝트 금융투자(브레인시티PFV)는 1~3차에 걸친 택지 분양을 통해 약 1조3000억원을 확보했다. 아직 토지공급이 다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일부 토지주들에게 보상금 지급이 아닌 대토 방식으로 보상했던 것을 감안하면 최소 수천억원 수익을 예상할 수 있다. 일반적인 시행사업처럼 지분대로 수익을 나누더라도 중흥토건 몫은 약 70%에 달한다. 평택도시공사(지분율 32%)보다 지분율이 높은 브레인시티PFV 최대주주는 42%를 보유한 중흥토건이다. 나머지 26%는 중흥토건이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 세종이앤지와 청원건설산업이 13% 나눠갖고 있다. 즉 민간 출자사 전체가 정원주 사장 개인회사나 다름없는 셈이다. 2019년부터 시작된 브레인시티 2단계 택지개발공사도 중흥토건이 맡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공시를 보면 수의계약으로 중흥토건은 올해까지 1500억원의 매출을 올릴 전망이다. 공사대금은 브레인시티PFV가 현금으로 지급한다. 현재까지 브레인시티PFV는 10개 공동주택 부지 중 공동주택 7~10블록만 공공입찰로 분양한 상태다. 이에 대해 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남은 6개 블록은 중흥이 아파트를 분양하든 토지 분양만 나중에 하든 큰 이익을 볼 것”이라며 “이미 동네에 곧 브레인시티 중흥S클래스가 분양된다고 소문이 났다”고 밝혔다. 중흥 계열사들이 수의계약으로 남은 공동주택 부지를 공급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평택시, 중흥토건 1~2블록 용지 매매 적법 여부 검토 중 중흥토건이 1~2블록 용지를 사들여 아파트를 분양할 경우 약 4000억원의 아파트 개발이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분양가 책정 이전 단계라 확정할 수 없지만 최근 2년 간 분양한 평택 고덕신도시 아파트 59~85㎡ 택지공급가액과 분양가를 대입해 비교할 경우 1~2블록 총 3680가구의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가구당 약 4억원으로 추산된다. 1~2블록 아파트 분양수익은 약 1조5000억원, 이 가운데 건축비와 금융비 등을 제한 순이익은 약 4000억원으로 추측된다. 건축비와 금융비를 포함한 원가율을 60%로 설정하고 추산한 결과다. 부동산개발업계에 따르면 자금력이 부족한 시행사가 미분양 리스크가 높은 지방 지역에서 아파트를 분양할 경우 건설사들은 약 60% 이상의 분양률을 확인하고 책임준공확약 보증을 서고 공사에 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중흥토건이 브레인시티PFV와 공동주택 용지 매매 계약을 체결할 경우 특혜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실제 평택시 사업계획승인 고시에 따르면 평택 브레인시티 일반산업단지 공동 1블록 공동주택을 건설하는 사업주체는 중흥토건이다. 가 평택시에 사업시행사인 브레인시티PFV가 아닌 SPC의 대주주인 중흥토건이 사업주체로 자리한 이유를 묻자 “인허가 절차에 속도를 내기 위해 중흥토건이 사업주체로 자리한 것”이라며 “용지 매매 계약은 브레인시티PFV가 민간건설사업자와 체결하는 것으로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향후 법적인 문제가 없는지 검토한 뒤 적법하다고 판단하면 중흥토건과 용지 매매 계약 체결에 나설 것”이라며 “만약 법적인 문제를 발견하면 사업계획승인을 취하하거나 취소 처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법리 검토 결과는 내년쯤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브레인시티PFV 관계자는 “지금까지 3차례에 걸쳐 토지를 공급했고 공동주택 용지 7~10블록은 이미 공급을 완료했다”며 “나머지 공동주택용지 1~6블록의 경우 아직 토지 공급 입찰 공고도 하지 않은 상태로 어떤 방식으로 공급할지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중흥그룹 관계자는 “브레인시티PFV의 남은 주택건설 용지 공급에 대해서는 현재 평택시의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며 “용지 매매 계약 체결은 시에서 승인을 받아야 가능한 것이기 때문에 중흥토건이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민보름 기자 min.boreum@joongang.co.kr,박지윤 기자 park.jiyoun@joongang.co.kr

2021.10.15 14:20

4분 소요
[2016 대한민국 100대 기업의 CEO | 건설 부문 1위 | 태기전 한신공영 대표] 실적 개선으로 ‘좀비기업’ 오명 벗어

건설

중견 건설사 한신공영이 지난해 턴어라운드를 이뤄냈다. 지난해 매출 1조3581억원과 영업이익 409억원의 경영 실적을 올렸다. 전년 대비 매출은 24.5% 증가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724억원과 -169억원에서 흑자전환했다. 시공능력평가 28위의 한신공영은 지난해 중반까지만 해도 유동성 위기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코오롱글로벌·한라·KCC건설 등 일부 중견 건설사들과 함께 ‘좀비기업’ ‘한계기업’으로 거론됐다. 그러나 이후 실적 개선과 태기전 대표의 운영의 묘로 한숨 돌리게 됐다.한신공영 매출 증대의 발판은 주택사업 활황이다. ‘한신휴플러스’ 브랜드를 앞세워 자체사업·민간도급사업 등 다각도로 주택사업을 추진하면서 지난해 전국 6개 단지에 아파트 총 5277가구를 분양했다. 특히 민간도급사업이 매출 증가에 크게 기여했다. 지난해 민간도급사업을 통해 전국 4개 단지에 아파트 3006가구를 분양했다. 나머지 2개 사업장은 자체사업으로 꾸렸다. 지난해 분양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세종시와 시흥 배곧신도시에 자체 택지를 조성해 분양에 나섰다. 두 곳 모두 1000가구가 넘는 대단지 아파트로 매출 기여도가 높았다.더불어 2014년 분양한 총 5807가구 아파트가 본격적으로 공사에 들어가면서 매출 증가에 기여했다. 분양 완료 후 착공한 사업장들로 꾸준히 공사가 진행되면서 공사비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창원휴플러스와 오창 주상복합, 김천혁신도시 휴플러스 등 비교적 리스크가 적은 조합사업과 개발신탁사업이 착공하며 꾸준히 매출이 나오고 있다. 또 단순 시행사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인 부천 옥길과 강원 원주, 경북 영천 사업장도 분양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초기 분양에 실패해 사업이 장기화되면 부실 위험이 있는 사업구조지만 대부분 초기 분양에 성공하며 위험을 줄였다. 또 자체사업으로 분양한 경남 김천과 시흥 목감 사업장에서도 안정적으로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 자체사업 역시 초기 분양에 성공하며 사업 위험을 줄이고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됐다.매출 증가와 함께 재무 안정성도 개선됐다. 우선 서초 잠원동 사옥 자산이 기존 1000억원에서 1800억원으로 재평가되면서 생긴 차익 800억원이 자본 등의 계정으로 반영됐다. 차입금도 3832억원에서 1901억원으로 감소했다. 절대 수준은 높지만 부채비율이 전년대비 50% 이상 떨어진 555%를 나타냈다. 이 같은 내용의 사업보고서가 발표되면서 주가도 한 때 급등했다. 한신공영 주가는 연초 대비 45.2% 올랐다.한편, 한신공영을 이끌고 있는 태 대표는 건설 업계에서 대표적인 장수 전문경영인으로 꼽힌다. 1968년 전주 영생대학 상대를 졸업하고 협승토건과 코암시앤시개발 부사장을 거쳐 2002년 한신공영 전무이사로 영입됐다가 2011년 부사장에서 대표이사로 승진했다. 최대주주인 최용선 회장과 전북 임실 동향으로 오랫동안 사업을 같이해 온 측근으로 알려졌다.- 함승민 기자 sham@joongang.co.kr

2016.05.22 15:38

2분 소요
[IFRS의 명암] 헷갈리는 회계장부 투자자는 괴롭다

산업 일반

새로운 회계기준인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첫해 대혼란 바뀐 제도 숙지하고 주석 꼼꼼히 뜯어봐야 올해부터 모든 상장기업과 상장 예정 기업은 IFRS(국제회계기준)에 따라 재무제표를 작성해야 한다. 저축은행·할부금융사를 제외한 비상장 금융회사도 마찬가지다. 기업, 애널리스트, 투자자 모두 준비는 했다지만새 기준이 낯설다. 기업의 실적을 분석하고 예측해야 하는 증권사 애널리스트도 머리를 싸매고 있다. 기존 회계보고서에도 익숙하지 않은 개인투자자들의 고통은 더하다. 회계기준이 바뀌는 과도기에 어떤 문제가 있고 이를 어떻게 풀지 분석했다. 새로운 회계기준인 IFRS를 적용한 상장사가 한창 1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있다. 5월 30일까지 1791개 상장사가 일제히 새 기준으로 작성한 1분기 보고서를 내놓는다. 실적 시즌이지만 증권가의 풍경이 예년과 다르다.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이란 뜻의 ‘어닝 서프라이즈’란 표현이 드물다. 실적이 나빠서가 아니다. 자동차·석유화학·금융 등의 분야에서 꽤 많은 기업이 역대 최고 또는 최고치에 가까운 성적을 올렸다. 반대로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이란 뜻의 ‘어닝 쇼크’란 말도 찾아보기 어렵다. 왜 그럴까.회계기준이 달라져서다. 개인투자자는 말할 것도 없고 증권사 애널리스트조차 기업의 1분기 실적과 직전 분기, 지난해 같은 기간 실적을 비교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새 기준으로 만든 실적이 예전보다 얼마나 좋아졌는지, 경쟁자보다 얼마나 뛰어난 건지 쉽게 비교하기 어려워서다.기존 회계기준에 따르면 A라는 기업은 자신의 실적만 분석해 재무제표를 만들면 된다. 그걸 ‘개별 재무제표’라고 한다. 지금은 다르다. 새 회계기준인 IFRS에 따르면 자산이 2조원이 넘는 상장사는 의무적으로 분기·반기·연간 재무제표를 모두 연결 기준으로 작성해야 한다. 여기서 연결이란 A라는 기업과 관련된 자회사 등의 실적까지 포함해서 만든다는 뜻이다. 이를 ‘연결 재무제표’라고 부른다. 다만 새 기준 시행 첫해라 기업의 부담을 덜기 위해 자산이 2조원 미만인 상장사는 내년까지 연간 재무제표만 연결 기준으로 작성하면 된다. 분기와 반기에는 연결이 아닌 ‘별도 재무제표’만 내놓으면 된다.재무제표를 만드는 기업, 이를 분석하는 투자자와 애널리스트 모두 혼란에 빠진 이유는 여기에 있다. 과도기라 기존 기준에 따른 개별 분기보고서, 새 기준에 따른 별도 분기보고서와 연결 분기보고서가 존재한다. 특히 자산 2조원 미만의 상장사 실적은 더욱 헷갈린다. 이번 1분기 보고서는 새 기준에 따라 만들었지만 이것과 비교해야 하는 지난해 1분기 보고서는 기존 기준으로 만든 걸 그대로 올려놓았다(한국거래소는 잠정 실적을 발표할 때는 회계기준이 달라도 공시를 할 수 있게 허용했다). 자본주의의 인프라인 회계는 무엇보다 비교가능성·객관성·신뢰성이 생명이다. 삼일회계법인 출신으로 기업은행의 사모펀드 부서에서 일하는 서동범 팀장은 “현재 비교가능성이 실종된 상태라 기업의 실적이 좋아졌는지 아닌지 쉽게 파악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4월 29일 새 회계기준으로 별도 재무제표를 발표한 현대중공업을 보자(연결 재무제표를 발표해야 하는데 별도 재무제표를 먼저 내놓았다). 새 회계기준으로 만든 현대중공업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9030억원이다. 지난해 1분기 순이익은 9262억원이었다. 지난해보다 순이익이 줄어든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지난해 순이익은 자회사 실적이 반영된 수치였다. 지난해 순이익에서 자회사 순이익 2700억원가량을 뺀 7453억원이 새 회계기준에 따른 실적이다. 새로운 기준으로 지난해와 올해 1분기를 비교하니 실적이 좋아졌음이 나타난다. 새로운 회계기준 체제에서 예전과 두드러지게 다른 점은 연결의 정의다. 새 기준에 따르면 A라는 회사가 B라는 회사의 지분을 50% 넘게 가지고 있거나 50% 미만이라도 실질적인 지배력이 있다면 B를 A의 ‘종속회사’라고 부른다. 종속회사는 같은 회사로 보고 매출·이익을 산출한다. 예전 기준에서는 지분율 30%를 넘고 최대주주인 자회사를 종속회사로 규정했다. 종속회사는 아니지만 지분율 20%가 넘는 자회사는 ‘관계회사’라고 하며 지분법 평가이익만 반영한다.문제는 연결된 종속회사의 이익을 과도하게 포함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예전에는 지분율 60%인 자회사의 순이익이 100억원이면 모회사는 60억원만 순이익에 반영했다. 지금은 100억원 모두를 더한다. 이런 오류를 바로잡으려고 바뀐 회계기준에서는 ‘지배주주 지분’과 ‘비지배주주 지분’을 나눠 표기하게 했다. 자회사 지분이 60%라면 40%에 해당하는 이익은 비지배주주 지분으로 분류한다. 연결 순이익에서 비지배주주 지분을 빼면 예전과 비슷한 규모의 순이익이 나온다.눈에 보이는 숫자보다 내용이 중요투자자 입장에서는 당장 눈에 보이는 숫자가 아니라 숫자의 내용을 봐야 한다. 그러나 지배주주 지분과 비지배주주 지분을 나눠 실적을 예측하는 작업이 미진하다. 우리투자증권이 3월 말 삼성전자의 증권사 실적 예측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새 회계기준으로 실적 추정치를 내놓은 21개 증권사 가운데 6개만 지배주주와 비지배주주 지분을 분류했다.연결 개념과 관련된 또 다른 혼선은 기업이 ‘실질적인 지배력’을 어떻게 정의하고 적용했느냐다. 4월 말 1분기 실적을 발표한 현대자동차가 대표적이다. 현대자동차는 연결 매출 18조2334억원, 영업이익 1조8274억원, 순이익 1조8767억원으로 이익률 10%를 달성했다. 연결로 커진 덩치도 눈에 띄었지만 자동차 회사가 두 자릿수 이익률을 기록한 건 극히 이례적이라 관심을 모았다.현대자동차는 지난해 기존 회계기준으로 개별 연매출 36조원, 연결 연매출 120조원을 기록했다. 새 기준으로 올해 연매출은 대략 8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겉으로 보면 지난해보다 나빠졌다. 기아자동차의 연결 실적 포함 여부가 핵심이다. 현대자동차는 이번 실적에 지분 33.8%(2010년 말 기준)를 가진 기아자동차의 실적은 제외했다. 지분 31.5%를 들고 있는 현대카드 등 금융계열사는 포함했다.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대카드의 경우 현대자동차가 지분을 50% 넘게 가지고 있지 않지만 정관에 이사를 선임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어 실질적 지배관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기아자동차의 경우 그런 규정이 없어 실질적인 지배력이 없다.현대자동차처럼 주력 계열사라도 연결에서 빠진 사례가 더러 있다. 삼성전자는 삼성카드(지분율 35%)를 제외했다. 지주회사인 LG에서도 LG전자·LG화학 등이 연결 대상에서 빠진다. 현대백화점이 얼마 전 우량 자회사인 현대DSP를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한 것도 새 회계기준 때문이란 분석이다. 회계기준의 내용이 바뀌면서 나타난 ‘착시 효과’도 조심해야 하는 대목이다. 은행에서 대손충당금을 쌓는 방식이 달라진 게 대표적이다. 올 1분기 국내 18개 은행의 순이익은 4조4000억원에 이르렀다. 기존 기준으로 집계한 지난해 1분기 순이익(3조4000억원)보다 1조원 늘었다. 장사를 잘해서만은 아니다. 금융감독원은 이 가운데 새 회계기준 도입에 따른 효과가 1조원 정도 된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도 ‘IFRS 도입 효과’로 봤다. 지난해 실적을 새 회계기준으로 계산하면 올해 실적이 지난해보다 10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이 같은 차이는 대손충당금 적립에서 비롯됐다. 새 회계기준 아래에선 대손충당금을 경험손실률을 기준으로 쌓는다. 일반적으로 은행 고객은 제2 금융권 등의 고객보다 신용도가 높아 경험손실률이 낮아 충당금 적립 부담이 줄어들게 마련이다. 이런 덕에 은행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신한·하나·KB·우리금융의 1분기 실적이 좋았다. 기존 회계기준에서는 금융감독원이 정한 기준으로 대손충당금을 쌓았다.건설업은 이 같은 착시 효과의 피해 업종으로 분류된다. 건설업은 선분양 관행에 따라 그동안 공사 진행률을 고려해 수익을 단계적으로 반영해 왔다. 앞으로는 완공 시점에 한꺼번에 수익을 반영해야 한다. 시공사가 지급보증하는 시행사의 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이 건설사의 충당 부채로 반영되는 것도 악재다. 이에 따라 건설사의 부채비율이 증가할 전망이다.바뀐 기준에 따른 착시 효과 주의해야똑같은 업종의 기업이 똑같은 사안을 다르게 해석해 재무제표에 반영하는 일도 생겼다. 에쓰오일은 SK이노베이션과 같은 정유업종이지만 1분기 재고 평가방식으로 총평균법이 아닌 선입선출법을 적용했다. 원유값이 오를 경우 일반적으로 매출 원가는 선입선출법이 총평균법보다 적다. 그만큼 영업이익이 늘어난다는 뜻이다.기아자동차 회계를 맡은 삼정회계법인 관계자는 “새 회계기준으로 연결·별도 재무제표를 만들면서 기존 회계기준의 개별 재무제표까지 분석해야 하기 때문에 회계사도 낯선 작업”이라고 말했다. 이어 “재무제표 작성에 평소보다 2배 가까운 시간이 들었다”고 덧붙였다.애널리스트도 괴롭긴 마찬가지다. 평소보다 일의 양이 늘어 몸이 피곤한 것도 문제지만 자료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기존에 나온 실적을 분석하기도 어렵지만 추정 실적을 내기가 더욱 힘들어졌다고 하소연한다. 한 은행 담당 애널리스트는 “새 회계기준에 따르면 대손충당금이 은행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이를 측정하는 경험손실률을 파악하려면 과거의 경험치를 기반으로 고객 등급을 나누는 작업이 필요한데 은행에서 관련 자료를 받기 어렵다”고 말했다.애널리스트가 이 정도니 개인투자자는 오죽하랴. 헷갈릴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주가가 싸다 또는 비싸다를 논할 때 흔히 쓰는 척도인 PER(주가수익비율), PBR(주가순자산비율), ROE(자기자본이익률) 등이 기존 회계기준 때와 달라지기 때문이다. 기업의 펀더멘털은 변하지 않았는데 회계기준이 바뀌어 이런 지표가 달라지면 주가가 싸 보이거나 비싸 보일 수 있다. 기존 개별 재무제표에서는 계열사 이익을 지분율만큼 반영했지만 새 기준에서는 지분율이 50%를 넘거나 실질적인 지배력이 있는 자회사의 순이익을 모두 합산한다. 최종 감사보고서에서는 지배주주 지분 순이익과 비지배주주 지분 순이익으로 나눠 기재되지만 실적 예상치에서는 이를 구분하기 쉽지 않다.그렇다면 개인투자자 입장에서 뭘 봐야 할까? 일단 감사보고서의 주석을 보는 방법이 있다. 금융감독원은 투자자의 혼란을 막기 위해 각 기업에 새 회계기준 적용으로 재무상태와 경영성과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차이 조정 내역을 공시하도록 했다. 솔로몬투자증권의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재무제표의 주석을 보면 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수치 변동과 그와 관련한 자세한 내역을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주석은 기업이 실적을 발표할 때는 알 수 없다. 가결산 재무제표를 내면서 실적을 공시하기 때문이다. 각 분기 결산 후 45일 이내에 나오는 검토보고서를 봐야 한다(4분기에는 감사보고서). 기업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자세히 알려면 그만큼 기다려야 한다. 증권가에서 “숫자를 믿지 못하겠다면 아예 실적 관련 데이터가 쌓이는 1년은 기다려야 한다”는 자조 섞인 말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미 새 회계기준이 도입된 만큼 새 기준에서 실적이 개선됐느냐가 중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새 회계기준 아래에서 실적이 기존 회계기준 때보다 나아졌다면 기본적으로 의미가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그런 실적이 유지된다면 긍정적으로 접근해도 무방하다는 것이다. 이종우 센터장은 “기존 기준에서 이익이 마이너스였다가 새 기준에서 플러스가 된다든지 아니면 반대의 경우는 그리 흔하지 않다”며 극단적인 사례에 휘둘리지 말라고 조언했다. 그보단 “기업 실적이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는지 트렌드에 주목하라”고 덧붙였다.새 회계기준은 이익뿐만 아니라 자산가치와 부채비율에도 기존 기준과 다른 영향을 미친다. 예컨대 자산가치의 경우 비상장사나 회사가 보유한 부동산 등을 재평가해서 구한다. 새 기준에서는 취득 원가나 장부가가 아닌 시장 가격인 공정가치로 반영한다. 그래서 우량 비상장사를 보유한 지주회사, 알짜 부동산을 보유한 자산주 등이 부각될 수 있다. 회사 자체의 경쟁력은 대동소이해도 가치는 상대적으로 나아 보일 수 있어서다.이와 달리 연결로 재무제표를 작성했을 때 부채비율이 급등하는 산업이나 기업은 주의해야 한다. 한국투자증권의 보고서에 따르면 새 회계기준으로 바꾼 후 자산 규모가 2조원이 넘는 87개사의 부채비율이 기존 99%에서 172%로 크게 높아졌다. 특히 화학, 기계, 자동차 등의 부채비율이 많이 높아졌다. 부채비율이 높아지면 기업 이미지에 부정적일 뿐만 아니라 신용등급 등 실질적인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기본적으로 시장에서 데이터를 축적하고 적정 주가수준을 다시 평가하기 전까지 다소 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래서 투자전략의 왕도는 없고 새 기준에 빨리 익숙해져야 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구재상 부회장은 “바뀐 제도의 내용을 충분히 숙지하고 애널리스트 리포트도 꼼꼼히 살피는 게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2011.05.09 11:46

8분 소요
“베트남에 종합금융그룹 세울 것”

산업 일반

▶ 약력 1958년 서울 출생 1996년 서울대 자원공학과 졸업 2000년 골든브릿지 설립 2004~2005년 골든브릿지자산운용, 브릿지증권 인수 2005년~현재 브릿지증권 대표이사 겸 골든브릿지 회장 국내에선 특화 전략으로 승부… 베트남 증시 초기 버블 단계한국이 골든브릿지의 동북아 본부(헤드쿼터)라면 베트남은 동남아 본부가 될 곳입니다. 그만큼 골든브릿지에 베트남은 중요한 곳이죠. 자본출자 및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베트남 내 골든브릿지의 영향력을 계속 키워나갈 예정입니다.” 베트남 전도사로 불리는 이상준(49) 골든브릿지 회장이 베트남 금융시장 공략에 가속 페달을 밟기 시작했다. 골든브릿지 컨소시엄은 최근 베트남 하이퐁증권과 전략적 투자 및 경영 참가 계약을 맺었다. 이 계약에 따르면 골든브릿지 컨소시엄은 총 120억원을 투자해 하이퐁증권 지분 24.8%를 인수하고,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사실상 경영권을 인수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외국자본이 베트남 증권사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것은 골든브릿지가 처음이다. 하이퐁증권은 베트남에서 영업 중인 55개 현지 증권사 가운데 호찌민과 하노이거래소에 상장돼 있는 3대 증권사 중 하나로 규모나 인지도 면에서 상위권에 랭크돼 있다. 이 회장은 하이퐁증권에 골든브릿지의 금융 노하우를 전수해 베트남 주식시장에서 확고한 위치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여타 베트남 증권사처럼 하이퐁증권 역시 인적, 시스템적으로 낙후돼 있는 상태입니다. 수익원도 브로커리지와 자기매매가 전부죠. 오히려 그 점이 제게는 매력적인 부분이었습니다. 백지 상태에서 그림을 그려나가는 것이 더 쉽기 때문이죠. 골든브릿지의 금융 노하우를 바탕으로 하이퐁증권을 성장성이 뛰어난 베트남 시장의 리딩컴퍼니로 만들 계획입니다.” 이 회장은 베트남 증권사뿐만 아니라 보험, 자산운용사, 캐피털 등에 대한 M&A도 추진하고 있다. 이의 일환으로 골든브릿지는 지난 6월 베트남 하노이 현지법인과 별도로 호찌민에 사무소를 설치하고, 골든브릿지자산운용, 골든브릿지캐피탈, 골든브릿지정보통신 등 자회사 전문 인력을 파견해 놓은 상태다. 또 베트남에서 증권 및 자산운용업을 영위할 수 있는 라이선스도 취득했다. 종합금융그룹으로 성장하기 위한 전방위 전략을 펼치고 있는 셈이다. “해외 진출시 가장 빠른 성장 전략은 M&A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덩치만 키우기 위해 M&A를 이용해서는 안 되죠. 해외진출 성공 여부는 철저한 현지화에 있거든요. M&A를 통해 현지 인력과 문화를 흡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골든브릿지는 철저한 현지화로 베트남 종합금융그룹으로 성장해 나갈 것입니다.” 이 회장은 국내에서는 투자은행에 특화된 회사로, 베트남에서는 종합금융그룹으로 골든브릿지를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즉 국내는 전문화, 베트남은 대형화로 시장을 공략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더 이상 M&A 전략으로 대형화할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이미 시장이 포화상태인 데다 은행·증권·보험 등 영역별로 대형 선두업체들이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죠. 더욱이 자본시장통합법이 본격 시행되면 자본의 양극화는 심해질 것입니다. 그만큼 투자 리스크가 커지는 것이죠. 따라서 국내에서는 섣부른 대형화보다는 특화 전략이 바람직합니다. 반대로 베트남은 아직 시장이 개척 단계에 있죠. 얼마든지 투자를 통해 대형화로 성장할 수 있는 시장이죠.” 이 회장은 베트남 내 골든브릿지의 영향력을 키워 2010년까지 한국(동북아)과 베트남(동남아) 간 3IB (기업금융(Industrial Banking), 투자은행(Investment Banking), 국제금융(International Banking))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미래 청사진도 밝혔다. “베트남 진출의 궁극적인 목적은 동남아 교두보 마련과 함께 골든브릿지의 전문 분야인 3IB 시장을 넓혀가는 데 있습니다. 3IB는 골드먼삭스 등 같은 글로벌 투자은행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영역이죠. 2010년까지 동아시아 3IB 시장에서 메이저 플레이어가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기업금융 부문에서는 이미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골든브릿지는 베트남 조선 및 건설, 전력 등 국가 기반산업을 담당하는 10여 개 회사를 대상으로 양국(한국과 베트남) IPO를 준비 중이다. “베트남 정부는 2010년까지 2000여 개 국영기업을 민영화할 예정입니다. 골든브릿지가 가장 역점을 두는 부분이죠. 현재 10여 개 업체와 한국 및 베트남 증시 상장을 논의하고 있는데 올해 안에 스타트를 끊을 것으로 보입니다. IPO가 활성화되면 한국 고객들도 베트남 우량기업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 겁니다.” 투자은행과 국제금융 부문에서도 준비작업이 한창이다. 골든브릿지는 양국 간 온라인 주식 거래부터 사모펀드를 통한 기업구조조정, 기간산업 육성을 위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단계적으로 실시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베트남 증시 침체 없을 것” 중국 주식시장과 함께 최근 국내 투자자들의 최고 관심사로 떠오른 베트남 주식시장과 관련, 이 회장은 “버블이 심하다”며 쉬었다 갈 것을 주문했다. 지난해 베트남 주식투자 열풍이 불면서 지금까지 2조원 이상의 국내 자금이 투자된 상태다. “베트남 증시는 초기 버블 단계입니다. 넘치는 유동성이 주가를 지나치게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린 상태죠. 일종의 ‘유동성 함정’에 빠졌다고 보시면 됩니다. 지난해 거침없이 올랐던 증시가 최근 조정 국면에 빠진 것도 이 때문이죠.” 실제로 연초 대비 56%나 올랐던 베트남 비나지수는 지난 3월 1170.67포인트를 정점으로 25% 가까이 하락한 후 지금은 게걸음 장세가 펼쳐지고 있는 상태다. 이 회장은 조정 장세가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2000여 개 국영기업의 민영화와 우량 기업들의 상장이 이어지면 기존 고평가된 상장기업들의 주가는 재평가될 수밖에 없다”며 “재평가 과정 속에서 증시는 약세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베트남 증시가 건강한 조정을 거치면 고속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인적, 물적 자원이 풍부한 베트남은 경제가 여전히 성장 국면에 있기 때문. 따라서 베트남 주식투자도 3년 이상 길게 보고 결정할 것을 충고했다. “젊은 국가 베트남은 여타 이머징마켓보다 성장 가능성이 뛰어난 나라입니다. WTO 가입 등 정부의 경제개발 의지도 확고하죠. 베트남 주식투자를 고민하는 고객이라면 조정 후 성장을 감안해 3년 이상 길게 보고 펀드 투자할 것을 권합니다.” 이상준 회장은… 베트남 마지막 왕자의 후손 이상준 골든브릿지 회장의 베트남 사랑은 남다르다. 아니 남다를 수밖에 없다. 그의 피 속에는 베트남이 흐르고 있기 때문. 화산(花山) 이씨인 그는 1226년 안남국(安南國·베트남)의 반란을 피해 고려로 망명한 리(Ly) 왕조의 마지막 왕자 이용상(李龍祥)의 후손이다. 베트남의 리 왕조는 멸족됐지만 이용상은 한국에 와서 화산 이씨의 시조가 됐고 혈통을 이어왔다. 화산 이씨는 현재 남한에만 1500여 명이 생존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회장이 국내 금융기관 중 가장 먼저 베트남 진출을 시도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2004년부터 베트남을 왕래하며 현지 금융시장 진출을 준비했고, 2005년 현지 사무소를 설립했다. 최근에는 베트남 하이퐁증권사의 경영권을 인수하고, 자산운용사, 캐피털 등의 라이선스를 따내는 등 베트남 종합금융그룹 설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베트남 내에서도 이상준 회장은 왕가의 혈통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 회장이 2005년 현지 사무소를 설립할 당시, 베트남 언론들은 ‘리 왕조의 귀환’ ‘리 왕조의 꿈이 이루어졌다’는 찬사를 보냈다. 이 회장은 골든브릿지의 베트남 진출뿐만 아니라 베트남 내에 금융한류를 만들어낸 일등공신이기도 하다. 그는 베트남 법인과 사무소에 현지 인력을 채용토록 하고, 이들을 금융전문가가 될 수 있도록 MBA에 보내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현재 골든브릿지 베트남 법인과 사무소에는 30여 명의 현지인이 근무하고 있다. 또 자비를 들여 한베재단(Hanviot)을 설립해 베트남 장학생을 돕는 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한국-베트남 경제인과 금융인 간 인적 교류에도 앞장서고 있다. 이 회장은 폼 나는 왕족 출신이지만 한국에서의 성장 스토리는 파란만장 그 자체다. 서울대 공대 출신인 그는 ‘운동권’에서 활동한 덕에 대학을 졸업하는 데 18년이 걸렸다. 또 전태일 노동자료연구소 정보화팀장, 보험노조연맹 홍보부장 등을 지내면서 수배생활도 겪었다. 사회생활도 어려움의 연속이었다. 그는 대학 졸업 후 부동산 시행사, 인테리어회사, 건물철거 회사 등 일곱 번의 사업 실패로 집 없는 신용불량자가 되기까지 했다. 이후 국회의원(김영선 한나라당 최고위원) 보좌관으로 들어간 그는 구조조정 시장을 담당하면서 금융에 눈을 뜨게 된다. 인생역전을 시작한 것은 2000년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CRC)인 골든브릿지를 창업하면서부터. 당시 그는 휴스틸, 삼익악기, 프로칩스 등 법정관리 기업들의 구조조정 및 매각 자문을 맡으면서 금융시장에 이름을 알렸다. 이후 2003년 쌍용캐피탈, 2004년 골든브릿지자산운용(구 뉴스테이트자산운용), 2005년 브릿지증권 등을 잇따라 인수하면서 자본시장의 새로운 주역으로 급부상했다.

2007.07.16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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