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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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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완 우리은행장, 내부통제 부실 오명 털고 ‘쇄신 아이콘’ 될까

은행

“내부통제, 신뢰 회복.” 정진완 우리은행장이 취임한 뒤 수십 번 되뇌는 문구다. 정 행장은 우리은행의 내부통제 관련 이슈를 잠재우고, 신뢰 회복이라는 결과를 도출해야 한다. 또한 ‘영업통’으로 알려진 정 행장은 우리은행의 기업금융 명가 재건에도 총력을 다할 예정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정 행장은 1968년생으로, 현재 5대 은행 수장 가운데 가장 젊다. 전임자인 조병규 전 행장보다도 3살 어리다. 우리금융지주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 추천위원회(자추위) 또한 그를 행장 자리에 앉히면서 조직 쇄신을 위한 ‘젊은 세대교체형 은행장’이라고 설명했다. 정 행장은 우리은행 내부에서 뛰어난 영업력과 전략 마인드를 갖춘 추진력 강한 인재로 평가된다. 정 행장은 국내외 영업 현장을 두루 경험하며 중소기업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았다. 1995년 우리은행의 전신인 한일은행에 입행한 뒤, 종로3가지점장·기관영업전략부장·중소기업전략부장·삼성동금융센터장·테헤란로금융센터 본부장·본점영업부 본부장을 거쳐 중소기업그룹 부행장을 역임했다. 임기를 시작한 정 행장이 맡은 임무는 막중하다. 지난해 불거진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의혹은 우리은행 전체를 뒤흔들었다. 해당 이슈는 지속되고 있다. 지난 4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4년 금융지주·은행 검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은행의 손 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은 기존에 알려진 350억원 이외에 추가로 380억원이 적발돼 총 730억원 규모로 파악됐다. 또한 우리은행 전현직 고위 임직원 27명이 단기성과 달성을 위해 부당대출 1604억원을 취급한 것도 새롭게 적발됐다. 금감원이 우리은행에서 확인한 부당대출 규모는 총 2334억원이다. 이에 정 행장은 남다른 각오로 내부통제에 몸소 나섰다. 그는 지난 3일 은행 영업점을 찾아 금고 잠금장치를 직접 점검하며 단속했다. 앞으로 우리은행 지점장은 매월 첫 영업일에 금고를 열고 마지막 영업일에 금고를 닫는데 참여한다. 임원들 또한 매월 영업점에 방문해 ‘금고관리 중요성’ 전파에 힘쓸 예정이다.정 행장은 취임 일성으로 가장 먼저 ‘신뢰’를 언급했다. 그는 “(형식적이 아닌) ‘진짜 내부통제’가 되어야만 신뢰가 두터워질 수 있다”며 “직원들이 불필요한 업무는 줄이고 고객에게 다가갈 수 있는 시간과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도록 시스템과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내부통제는 기본, 수익성 강화도 과제다. 우리은행은 ‘만년 4위’ 은행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리금융그룹 전체로 보면, 보험사 인수합병은 지지부진해 종합금융그룹은 미완성 상태다. 이에 우리은행이 든든한 맏형 역할로 실적을 뒷받침 해야한다. 정 행장의 영업 전략과 추진력이 절실한 때다. 지난해 우리은행의 순이익은 3조394억원으로 전년 대비 21.3% 증가했다. 실적은 개선됐지만, 여타 은행들과 격차는 여전히 크다. 같은 기간 다른 시중은행의 순이익은 ▲신한은행 3조6954억원 ▲하나은행 3조3564억원 ▲KB국민은행 3조2518억원 등이다. 정 행장은 지난 경험을 통한 노하우를 살려 ‘기업금융 명가 재건’ 등 영업력 강화에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전망된다. 정 행장은 차기 행장 후보자 신분이었던 지난해 12월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저의 은행 생활 30년 중에서 26년을 영업점에서 영업 관련 생활을 했다”며 “은행 영업과 특히 중기 영업 쪽은 제가 톱클래스”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2025.02.10 09:01

3분 소요
부당대출 2334억원 적발…우리금융, 동양·ABL생명 인수 영향은

은행

우리은행에서 지난 5년 동안 2300억원 넘는 부당대출이 집행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중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의 친인척이 연루된 부당대출도 730억원 포함됐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이 추진 중인 동양·ABL생명 인수·합병(M&A)이 성사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4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2024년 금융지주·은행 검사 결과 설명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이 담긴 검사 결과를 발표했다.이 원장은 “대규모 금융사고가 끊이질 않아 금융사로서 기본적인 윤리의식과 역량마저 의심받고 있다”며 “부실한 내부통제는 특정 금융사만의 문제가 아닌 금융권 전반의 고질적인 문제임이 명확해졌다”고 했다.금감원이 발표한 검사결과에는 우리·NH·KB 등 여러 금융지주·은행에 대한 검사 결과가 담겼지만, 가장 관심이 집중된 금융사는 우리금융이다. 금감원은 작년 손 전 회장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 사건과 관련해 이례적으로 정기검사 일정까지 앞당겨 자산 건전성과 내부통제 등 경영 실태 전반에 대해 고강도 검사를 벌여왔기 때문이다.검사 결과 우리은행의 손 전 회장 친인척 불법 대출은 기존에 알려진 350억원 이외에 추가로 380억원이 적발돼 총 730억원 규모로 파악됐다. 금감원은 이 중 451억원(61.8%)이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등 현 경영진 취임 시기인 2023년 3월 이후 취급됐다고 별도 명시했다.또한 우리은행 전현직 고위 임직원 27명이 단기성과 달성을 위해 부당대출 1604억원을 취급한 것도 새롭게 적발됐다. 금감원이 우리은행에서 확인한 부당대출 규모는 총 2334억원이다. 이는 비슷한 시기 검사가 진행된 KB국민은행(892억원), NH농협은행(649억원)과 비교해도 유독 큰 규모다.이밖에 우리은행은 홍콩 H지수 급락으로 손실이 확대되자 의도적으로 평가데이터를 왜곡해 손실액을 숨긴 점, 자본비율 관련 리스크 인식·측정을 미흡하게 해온 점,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부실채권(NPL) 사업을 하는 계열사를 우회 지원한 점 등도 지적받았다.특히 우리금융은 종합금융그룹 도약을 위해 동양·ABL생명 인수를 의욕적으로 추진 중이다. 이 가운데 금감원의 검사 결과가 금융당국의 인수 승인 여부를 가를 ‘핵심 변수’로 부각됐다. 금융당국 자회사 편입 승인 규정 등에 따르면 우리금융이 두 생보사를 인수하려면 경영실태평가 2등급 이상을 받아야 한다.아직 금감원의 경영실태평가 등급 산정은 완료되지 않았다. 해당 등급은 정기검사를 기반으로 도출되는데 우리금융은 현재 2등급이다. 금감원이 우리금융의 내부통제 부실을 지적해온 만큼 평가 등급이 3등급으로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금감원은 경영실태평가 등급 산정을 부당대출 등 제재 절차와 ‘투트랙’으로 분리해 신속하게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우리금융의 동양생명·ABL생명보험 인수 인허가 심사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앞서 우리금융은 지난달 15일 금융위원회에 동양·ABL생명 인수 승인서를 제출했다. 금융위는 추가 자료 요구 등의 기간을 제외하고 두 달 내 심사를 마무리해야 한다. 최종 결론이 나오는 시점은 4월 이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그 전에 금감원이 우리금융의 경영실태평가를 3등급으로 내려도 금융위에서 ‘인수 승인’을 결정할 수 있다. 관련 규정에 따르면 지주회사는 경영실태평가 2등급 이상 기준에 미달한 경우에도 자본금 증액이나 부실자산 정리 등을 통해 요건이 충족될 수 있다고 금융위가 인정할 경우 자회사 편입이 가능하다.우리은행 관계자는 “금감원 발표 내용을 겸허하게 수용하며, 지적사항을 빠른 시일 내에 개선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시스템 구축을 완료하겠다”며 “실질적 내부통제, 조직문화 개선, 윤리경영 강화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고객과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2025.02.04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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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 잃은 5대 은행…올해 ‘내부통제’ 남다른 각오

은행

2024년 은행권을 강타한 이슈는 단연 ‘금융사고’다. 은행권에선 횡령·배임 등의 금융사고가 잇따르며 허술한 내부통제 시스템의 민낯이 드러났다. 지난해 초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논란으로 시작해, 우리은행에서 손태승 전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연루된 수백억원대 금융사고 등 크고 작은 사고가 계속 터지면서 신뢰를 잃었다. 이에 은행들에게 2025년은 어느 해보다 각오가 남다르다. 올해는 이미지 하락을 만회할 기회로, 은행은 물론 금융지주도 내부통제 강화와 인적 쇄신에 나섰다. 작년 5대 은행 금융사고 ‘53건’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금융사고는 총 53건이다. 각 사별로 살펴보면 KB국민은행 19건, NH농협은행 16건, 하나은행 8건, 우리은행 6건, 신한은행 4건 순이다. 이 중 100억원 이상 대형 금융사고 건수는 KB국민은행 3건, NH농협은행 3건, 우리은행 2건이다.아직 지난해 4분기 집계가 끝나지 않았지만, KB국민은행은 올해 12월에도 총 147억원 규모의 금융사고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업무상 배임 2건, 외부인의 사기 1건이다. 우리은행 또한 4분기 중 발생했다고 공시한 금융사고도 있어, 추후 은행권의 금융사고 발생 건수는 더 늘어날 예정이다. 지난해 초에는 홍콩H지수 기초 ELS 손실 사태가 은행권을 덮쳤다. 중국경제 악화로 홍콩H지수가 급락하면서 이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 상품에서 수조원대 손실이 났다.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가 배상비율을 30~65% 수준으로 결정하면서 은행들은 대규모 배상에 나섰다.홍콩ELS는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SC제일은행 등 국내 주요 시중은행들이 판매한 상품이라 배상 규모도 상당했다. 은행권은 지난해 상반기 ELS 배상을 위한 충당부채를 1조4000억원 쌓으며, 순이익이 주춤하기도 했다. 이어 하반기에는 우리은행이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의 친인척에게 350억원가량 부당대출을 내준 혐의도 불거졌다. 금융감독원은 손 전 회장의 처남 김 모 씨가 우리은행에서 600억원가량 대출을 받았고, 이 가운데 350억원 상당이 손 전 회장과의 친분을 이용한 특혜성 대출이라고 판단했다.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지난해 10월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부당대출 재발방지는 물론 대대적인 조직 쇄신에 나설 것을 약속했다. 하지만 임 회장과 조병규 우리은행장 재임 중에도 불법 대출이 실행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내부 통제와 리스크 관리에 대한 의구심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주요 시중은행장 대거 교체…인적 쇄신·조직 개편 단행지난해 금융사고로 바닥 친 신뢰를 끌어 올리기 위해, 각 사들은 올해 남다른 각오로 쇄신에 나섰다. 사고가 발생한 은행 뿐 아니라 금융그룹 전체가 내부통제를 다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은 지난해 연말 인사와 조직개편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대규모 부당 대출 사건이 일어난 우리은행은 조병규 행장이 조직 쇄신을 위해 연임을 포기한다는 의사를 지난해 11월 말 일찌감치 밝혔다. 차기 은행장으로는 정진완 중소기업그룹 부행장이 올랐다. 정진완 은행장은 지난 31일 취임식을 갖고 임기를 시작했다. 정 행장은 취임 일성으로 ‘신뢰 회복’을 강조했다. 그는 “(형식적이 아닌) ‘진짜 내부통제’가 되어야만 신뢰가 두터워질 수 있다”며 “2025년은 우리은행이 다시 도약하는 중요한 해가 될 것”이라고 했다.‘정진완표’ 쇄신안도 내부통제 강화에 집중됐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연말 조직개편을 통해 내부통제 조직을 고도화해 자금세탁방지센터와 여신감리부를 본부급으로 격상했다. 감독·감시 기능을 강화하고, 준법감시실에 ‘책무지원팀’을 신설해 책무구조도 이행 등 책무관리 업무의 충실도를 높이기로 했다.이에 더해 ▲준법감시 ▲금융소비자보호 ▲정보보호 ▲자금세탁방지 등 조직 간 사각지대 없는 내부통제 구현을 위해 담당 임원들로 구성된 협의체도 신설키로 했다. 지주와 은행 통합조직으로 운영하던 리스크관리그룹은 지주·은행 각 조직의 특성에 맞게 분리해 운영한다. KB국민은행장에는 이환주 KB라이프생명보험 대표이사가 올랐다. 이 행장은 지난 2일 취임식에서도 ‘신뢰’를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그는 “단순히 ‘금융상품을 파는 은행’을 넘어 고객과 사회에 ‘신뢰를 파는 은행’이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KB금융은 지주 및 계열사 내부통제 조직의 역할을 재정비하고 부서명을 ‘준법추진부’로 일원화했다. 보다 체계적이고 긴밀하게 내부통제 효율화를 추구해 나간다는 복안이다. 국민은행은 준법감시인 산하에 상시감시, 책무관리 전담조직을 별도로 설치해 금융사고 예방과 내부통제 관리체계를 더욱 촘촘히 하는 동시에 경영진의 내부통제 관련 책임을 더욱 강화했다. 지난해 수차례 금융사고가 발생한 NH농협은행도 새로운 은행장을 맞이했다. 신임 농협은행장에는 강태영 NH농협캐피탈 부사장이 올랐다. 강태영 행장은 지난 3일 취임식에서 “내부통제 강화와 금융사고 제로화를 실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하나은행 역시 새 수장을 맞이한다. 전임 이승열 하나은행장이 그룹의 안정적인 경영관리와 기업가치 제고에 전념하기 위해 은행장 후보를 고사했다. 차기 하나은행장은 이호성 하나카드 사장이 맡게 됐다. 아울러 금융당국 또한 선제적이고 효과적인 내부통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박충현 금융감독원 은행담당 부원장보는 지난해 16일 ‘은행권 내부통제 워크숍’에서 “감독당국과 은행권이 중대 금융사고 예방을 위해 마련했던 내부통제 개선대책이 안착돼 내년이 은행권 신뢰회복의 원년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2025.01.06 07:01

4분 소요
여의도 미래에셋빌딩 인수 우투증권...사업인가는 제자리

증권 일반

우리투자증권의 출범 첫 해가 아쉬움을 남기고 마무리 되고 있다. 지난 8월 출범 이후 아직까지 투자매매업 본인가 신청을 못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10년 내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 달성을 위한 첫 단추를 꿰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우리투자증권은 지난 7월 말 투자매매업 예비인가를 받은 뒤 3분기 중 본인가를 받을 계획이었으나, 여전히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본인가를 받지 못하면 증권사 주요 업무인 IB, 기업공개(IPO) 등의 수행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IB 업무는 우리투자증권이 출범부터 성장 의지를 드러낸 분야다. 우리금융은 지난 8월 우리종합금융과 한국포스증권의 합병을 통해 우리투자증권을 출범했다. 당시 우리투자증권은 5년 내 자기자본 3조원을 달성해 ‘종합금융투자사업자’ 라이선스를 확보하고, 10년 내 ‘초대형IB’로 성장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우리투자증권 출범식에서 남기천 우리투자증권 대표는 “우리투자증권 임직원 모두 ‘원팀’”이라며 “회사가 나아갈 첫 번째 지향점으로 디지털과 IB가 강한 종합증권사 건설”이라고 강조했다.본인가 지연에는 모회사 우리금융의 잇단 금융사고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 6월 우리은행 100억원대 횡령사고를 시작으로 8월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 사건이 드러나면서 파장이 커진 상황이다. 현재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고강도 검사를 받고 있다. 증권사 투자매매업 인가의 경우 해당 증권사의 자격요건 뿐 아니라 ‘대주주 적격성’이 심사의 주요 항목 중 하나다. 우리금융에 대한 수사가 확대되면서 기관 중징계를 받을 가능성이 높아 대주주 부적격 판단이 내려질 수 있다.우투증권의 목표인 초대형 IB인가를 위해 갈 길도 멀어 보인다. 초대형 IB 인가를 받으려면 자기자본 4조 원 이상 확보해야 하는 기본 요건 외에 ▲재무건전성 ▲내부 통제 시스템 ▲대주주 적격성 등의 세부 조건을 포함해 종합적인 검토가 이뤄진다.우리투자증권의 3분기 말 자기자본은 1조 1542억 원으로 여전히 1조 원대에 머물러 있다. 자본력 싸움인 IB에서 자본확충은 필수 과제다. 자기자본 확충·실적 개선 과제 ‘산적’실적 역시 뒷걸음질 쳤다. 우리투자증권의 올해 3분기 순이익은 56억 원, 누적 순이익은 94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우리투자증권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우리종합금융의 지난해 3분기 누적순이익 184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증권사 추가 인수·합병(M&A)도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우리투자증권은 출범 당시 몸집이 작은 한국포스증권 외 사업영역 다각화를 위해 추가 M&A 가능성도 열어뒀다. 하지만 우리금융이 당국·검찰의 전 방위 조사 압박을 받으면서 이마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현재 시장에 적당한 증권사 매물이 없기도 하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은 지난달 28일 “우리은행의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전 회장 친인척 불법 대출에 관한 검사를 진행 중인데 현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조병규 우리은행장 재임 시에도 유사한 형태의 불법이 확인됐다”며 “불법이나 비리에는 무관용 엄정 대응하겠다”고 했다. 한편, 우리금융그룹은 최근 서울 여의도 미래에셋증권빌딩(옛 대우증권 빌딩)을 인수했다. 이번 사옥 인수는 우리투자증권의 몸집을 키우고 향후 사옥으로 쓸 장소를 마련하기 위해 추진됐다고 알려졌다. 미래에셋증권으로부터 소유권을 넘겨받은 우리자산운용은 현재 임차사인 미래에셋증권·미래에셋생명 등과 세일앤리스백 계약을 맺고 2년간 더 임차로 운영한다. ‘우리일반사모부동산투자1호유한회사’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은 미래에셋의 임차 기간 종료 이후 이 건물을 재개발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계획대로라면 2027년 착공해 2031년 준공한다.‘증권맨 사관학교’라고 불렸던 옛 대우증권 출신의 우리금융그룹 내 인사들이 이번 거래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투자증권 출범 첫해, 아직 풀어야할 과제가 산적한 만큼 옛 명성을 찾기 위한 과정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우리투자증권이 출범 과정에서 옛 대우증권 인사들을 대거 주요 자리에 포진 시켜 주목됐다”며 “다만 인수한 포스증권이 소형 증권사였고, 올해 우리금융지주 관련 리스크 부담이 커진 탓에 사업 추진에 적잖은 부담이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24.12.06 18:10

3분 소요
사건 사고에 멍든 5대 금융…‘내부통제 강화’ 잰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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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크고 작은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던 금융권에 내부통제 쇄신 등 기업문화 개선 움직임이 분주하다. 손태승 전 회장의 친인척에 대한 부당대출로 국감장에 섰던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연말 윤리문화 쇄신안을 마련하며 기업문화 대수술을 예고했다. 다른 금융그룹들도 오래전부터 준비했던 ‘책무구조도’를 금융당국에 조기 제출하면서 시범운영을 앞둔 모습이다.◆ 칼 빼든 임종룡 회장…우리금융 내부통제 쇄신 ‘정조준’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은 지배구조와 내부통제 문화를 정비하기 위해 윤리문화 쇄신안을 마련하고 이르면 11월 중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지난 10월 10일 국회 정무위원회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우리금융의 내부통제 강화 방안에 대해 설명했다. 당시 임 회장은 내부통제 강화를 위해 ▲임원 친인척 신용정보 확보 ▲여신감리 프로세스 강화 ▲자회사 임원 사전합의제 폐지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우리은행 부당대출과 관련해 임 회장은 “내부통제 미흡과 잘못된 기업문화가 근본적 원인이 됐다고 생각한다”며 “그룹사 전임원의 동의를 받아서 친인척에 대한 신용정보를 등록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임원들의 친인척 정보를 모두 등록할 경우 대출 취급 시 처리 지침도 마련되고 사후 적정성 검토 등 관리 프레스도 엄격하게 관리될 것”이라고 덧붙였다.또한 그는 경영진에 대한 견제·감독이 필요하다는 데도 공감하며 사외이사만으로 구성된 윤리 내부통제위원회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임 회장은 “외부 전문가가 수장이 되는 윤리경영실을 만들겠다”며 “여신 감리조직을 격상하고 부적정 여신에 대한 내부자 신고 채널을 강화해 내년부터 시행하겠다”고 밝혔다.회사 임원 사전합의제 폐지를 통해 지주 회장의 인사권도 대폭 축소한다. 계열사의 자율경영을 보장하고, 회장의 과도한 인사 권한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우리금융이 자회사 임원을 선임할 경우 금융지주사 회장의 승인을 받은 바 있다. 이는 이번 연말 인사부터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우리금융에 따르면 조병규 우리은행장을 비롯해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 정연기 우리금융캐피탈 대표 등 14개 계열사 가운데 7곳의 CEO 임기가 올 12월 만료된다.최근 우리은행의 경우 내부통제 실무 인력 양성을 위해 처음으로 국내 대학원 석사과정에 관련 분야를 새롭게 포함시켜 14명의 대상자를 선발하기도 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해당 교육과정 운영을 통해 내부통제 인재양성 시스템을 더욱 체계화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직원들의 자기개발을 지원하고 핵심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5대 금융·은행 책무구조도 제출…시범운영 돌입우리금융이 조직문화 대수술을 예고한 가운데 다른 금융그룹도 내부통제 강화를 연이어 선언하고 있다. 5대 금융그룹은 최근 내부통제 강화 방안으로 마련된 ‘책무구조도’ 시범운영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5대 금융그룹은 지주 및 은행별 책무구조도를 모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11월 중으로 시범운영이 시작될 전망이다. 책무구조도는 ‘금융판 중대재해처벌법’으로 불리며 금융사 임원들의 구체적 책무와 내부통제 책임 영역을 사전에 지정한 문서다. 횡령 등 금융사고가 발생하면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는 역할을 한다.당초 지난 7월 시행된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지배구조법)’에 따라 은행과 금융지주는 늦어도 내년 1월 2일까지 책무구조도를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했다. 하지만 당국이 제도의 조기 안착을 강조하며 빠른 제출을 주문하면서 은행을 중심으로 도입이 빨라진 모습이다.가장 먼저 책무구조도를 제출한 곳은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9월 책무구조도를 제출하며, 부서장부터 은행장까지 점검시스템을 도입했다. 본점·영업점 부서장들의 내부통제 및 관리를 위한 매뉴얼도 별도 마련했다. 이어 지난 10월 25일 하나은행이 책무구조도를 금융당국에 제출하고, 책무구조도를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책무구조도 관리 시스템’도 준비 중이다.우리금융그룹도 지난 10월 18일 이사회에서 책무구조도를 의결하며 조만간 당국에 책무구조도 제출한다. 이 밖에 NH농협금융그룹은 이석용 NH농협은행장이 국정감사에서 시범운영 기한 내 제출을 약속했다. NH농협금융과 NH농협은행은 최근 줄줄이 책무구조도를 제출하고 이를 반영해 지배구조 내부규범도 개정했다.KB금융그룹은 지난 10월 24일 이사회가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 따른 책무구조도를 의결하고 금융감독원에 책무구조도를 제출했다.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책무구조도 운영은 임직원 본인과 고객보호를 위한 기본 업무이며, 금융회사의 본질적 업무를 수행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내부통제 장치”라며 “KB금융은 충실한 책무구조도 운영을 통해 금융사고 예방을 위한 기본 체계를 갖추고 고객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주요 금융그룹은 책무구조도 가동을 조기에 마치면서 빈번한 금융사고에 대한 내부통제 의지를 피력하는 모습이다. 책무구조도 제출에 미온적이던 당초 분위기가 180도 바꼈다는 평가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최근 우리은행 부당대출 등이 불거지며 금융권 내부통제 부실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진 것도 책무구조도 조기 제출과 시범운영을 앞당기는데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책임 소재를 강화한다는 것 자체가 금융사에게 큰 부담이지만 내부통제 강화를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2024.11.04 08:00

4분 소요
질문 폭격 맞은 임종룡 “부당대출 송구…친인척 정보 등록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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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금융그룹 회장 최초로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한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에게 국회 정무위원회 의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임 회장은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의 부당대출 사건에 대해 공개적으로 사과했고, 추후 재발 방지 대책에 대해 구체적으로 답변했다. 임종룡 회장은 1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 일반 증인으로 출석해 사퇴여부에 대해 “지금은 조직의 안정 그리고 내부통제강화 기업문화 혁신 등이 중요하다”면서도 “제가 잘못해서 책임져야할 일이 있으면 책임을 지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우리은행은 손태승 전 회장의 친인척 기업에 600억원이 넘는 특혜성 대출을 해준 사실이 금융감독원 조사로 밝혀졌다. 이 가운데 350억원은 부정대출로, 269억원에 대해선 부실이 발생했거나 연체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이에 대해 임 회장은 “전임 회장 부당대출과 또 다른 사건으로 인해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또한 임 회장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임 회장의 사퇴를 압박한 것 아니냐는 취지의 의원 질의에 “인사 개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임 회장은 “금감원장의 우리금융 언급은 부당대출 사건을 계기로 기업 문화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내부통제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에 대한 경영진의 각성, 쇄신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이해한다”고 덧붙였다.임 회장은 추후 금융사고 재발 방지 대책도 밝혔다. 우선 그룹사 임원의 동의를 받아 친인척에 대한 신용정보를 등록하겠다는 복안이다. 임 회장은 “대출 취급 시에 처리 지침도 마련하고 저희가 사후 적정성 검토 등 엄격한 관리 프로세스를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또한 그는 지주회장의 인사권을 대폭 축소하겠다고도 했다. 임 회장은 “경영진에 대한 견제 감독이 필요하다”며 “사외이사만으로 구성되는 윤리내부통제위원회를 저희가 신설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 직속으로 윤리경영실을 만들어 외부 전문가가 수장이 되는 감시 기능, 내부자 신고 제도를 통합할 수 있는 기관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임 회장은 “여신 심사 관리 프로세스도 획기적으로 바꿔야 한다”며 “여신 감리 조직을 격상시키고 그리고 부적정 여신에 대한 내부자 신고 채널을 강화하고 이상 거래에 대해서 전산적으로 감지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해 내년부터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전 계열사의 부적정 여신에 대해서는 정보 교류를 할 수 있는 그런 시스템도 만들어보겠다”고 했다.이날 국감에서는 우리금융 내부 조직문화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은 “내부 파벌의 힘이 여전히 강력해서 우리 금융 내부의 규정과 시스템이 전반적으로 무력화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임 회장은 “우리은행은 통합은행의 성격, 그리고 오랫동안 민영화되지 못한 그런 문제 때문에 사실은 분파적이고, 그리고 소극적인 문화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런 음지의 문화를 없애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기업 문화를 혁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제가 취임한 이후 기업문화 혁신을 위한 전담 조직을 설치하고 소통, 교육 강화 등의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아직은 부족한 것 같다”며 “더 열심히 올바른 기업 문화 정립을 위해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024.10.10 17:10

3분 소요
정무위, 국감 증인으로 임종룡 회장·이석용 행장 채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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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과 이석용 NH농협은행장이 22대 국회의 첫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한다.30일 국회 정무위는 전체 회의를 열고 국정감사 증인 등 출석요구의 건을 채택했다.정무위는 내달 10일 금융위 국정감사에서 임 회장을 손태승 전 우리금융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사건과 관련한 증인으로 신청했다. 또한 이 행장을 금융사고 및 지배구조와 관련한 증인으로 신청했다.이 밖에 정길호 OK저축은행 대표이사도 대규모 임원 겸임 이슈로 증인으로 채택됐다.

2024.09.30 16:58

1분 소요
이복현 “신문 보고 알았다”…우리금융 보험사 인수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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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우리금융그룹의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 결정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며, 인수 과정에서 금융당국과의 소통 부족을 지적했다. 이에 금감원은 내달로 예정된 정기검사를 통해 우리금융의 생명보험사 인수와 관련된 리스크 관리 전반을 고강도로 점검할 방침이다.이 원장은 4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신관에서 열린 ‘가계대출 실수요자 및 전문가 현장 간담회’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금융의 생보사 인수 결정은 포트폴리오 확장 측면에서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보험사와 은행은 리스크 요인이 다르다”며 “지주사의 리스크 관리에 이런 요소들이 정교하게 반영됐는지 걱정된다”고 말했다.이어 그는 “인수 결정에 대해 신문을 통해 알았을 정도로 금융당국과의 소통이 부족했다”며 “생보사 인수는 증권사 인수보다 훨씬 큰 거래임에도 그 과정에서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은 아쉬움이 있다”고 비판했다.우리금융은 지난달 28일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를 결의하고, 중국 다자보험그룹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총 인수가액은 1조5493억 원에 달하며, 이 인수는 우리금융의 포트폴리오 확장 전략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우리금융은 그간 보험사를 계열사로 갖고 있지 않아 비은행 포트폴리오가 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금감원은 당초 내년으로 예정됐던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에 대한 정기검사를 1년 앞당겨 다음 달 초 착수할 예정이다. 이번 검사는 지난 2021년 이후 약 3년 만에 이뤄지는 정기검사로, 생보사 인수를 포함한 우리금융의 자본 적정성과 리스크 관리 체계를 집중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만약 우리금융이 경영실태평가에서 3등급 이하를 받을 경우, 생보사 인수에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 금융그룹이 보험사를 인수하기 위해서는 금융당국의 자회사 편입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경영실태평가 2등급 이상이어야 편입승인이 이뤄진다.이 원장은 “우리금융이 보험사를 인수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들이 지주사의 재무건전성과 운영 안정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며 “금융지주 전체의 리스크를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그 과정에서 발견되는 문제점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아울러 손태승 전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문제에 대해서도 이 원장은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손 전 회장과 가까운 친인척 관련 비리가 은행 내부에서 이미 다 알려져 있었고, 내부에서도 많은 논란이 있었다”며 “현 경영진이 과연 ‘나눠먹기’ 문화를 발본색원할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부당대출과 같은 잘못된 운영이 수익성과 건전성에 리스크를 줄 수 있다”며 현 경영진의 책임을 강조했다.

2024.09.05 16:30

2분 소요
‘오랜 꿈’ 증권업 재도전, 시작부터 ‘손태승 리스크’ 암초

증권 일반

10년 만에 재출범한 우리투자증권(우투증권)이 뜻밖의 암초를 만났다.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친인척에 대한 우리은행의 부정 대출 정황이 드러나면서 신규사업 진출은 물론, 인수합병(M&A)도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당분간 어려워질 거란 우려가 나오면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우리금융은 오랜 꿈이었던 증권사 출범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우투증권은 신생 증권사답지 않게 전통 기업금융(IB) 영역에 진출한다고 공표해 눈길을끌었다. 우투증권은 5년 안에 업계 10위권에 진입하고 10년 안에 초대형투자은행으로 성장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서는 신사업 라이선스 확보 등으로 외형 확장이 절실하다.우투증권이 한국포스증권 인수를 통해 확보한 라이선스는 펀드 판매와 관련한 제한적인 투자중개업과 투자매매업 인가 뿐이다. 이에 우투증권은 지난달 금융위원회에서 증권 전체에 대한 투자매매업과 투자중개업 인가를 받는 데 성공했다. 이에 더해 경쟁 증권사가 보유 중인 집합투자업과 장내·외 파생상품 등과 관련한 라이선스도 필요하지만 우리금융에서 발생한 부적정 대출 건으로 성공할지가 미지수다. 금융투자사는 업무나 다루는 상품 등을 확장할 때 금융위원회 승인을 받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우리금융이 최근 부정대출 건으로 징계를 받게 되면 100% 자회사인 우투증권도 영향을 받게 된다. 100% 자회사인 우투증권이 계획했던 신사업 진출은 물론 M&A도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당분간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문제는 또 있다. 그룹 산하 계열사들도 관련이 있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구 우리종합금융(현 우투증권)과 우리저축은행 등에 대한 대출 비리 이슈를 들여다보고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우투증권은 우리금융의 100% 자회사다. 모회사 금융지주사에 문제가 발생해 징계까지 받을 경우 자본시장법에 따라 자회사의 신사업 진출은 불가능해진다. 현재 우투증권은 신규사업 진출은 물론 추가 M&A까지 보폭을 넓히며 ‘종합증권사’를 목표로 천명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금융위원회로부터 신규사업 라이선스를 획득해야 한다. 현재까지 우투증권은 추가 라이선스 취득 작업도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 지난 7월 증권선물위원회는 한국포스증권과 우리종합금융의 합병과 함께 금융투자업 변경 예비 인가와 업무 단위 추가 등록안을 의결했다. 금융당국 ‘엄정 대응’ 시사…신사업·M&A 적신호징계가 확정되지 않아도 사실상 신사업 진출은 어렵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카카오나 키움증권 등이 오너리스크로 신사업 진출에 발목을 잡힌 것이 그 예다. 카카오의 경우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SM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 혐의를 받으면서 카카오뱅크가 신사업 진출을 하지 못했다. 키움증권 역시 지난해 초대형IB 인가를 신청할 계획이었으나 오너인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전 회장의 주가 조작 사태 연루로 무산됐다. 금융당국이 증권사에 초대형IB 인가를 내주는 과정에서 재무 요건뿐 아니라 대주주 적격성과 내부 통제 시스템 등을 살펴보기 때문이다. 당시 김 전 회장은 키움증권을 통해 미공개 투자 정보를 전달받아 주가 폭락 직전에 주식을 팔아치웠다는 의혹을 받았다. 그러다 지난달 말 검찰이 1년간의 수사 끝에 김 전 회장에게 불기소 처분을 내리면서 업계는 키움증권이 오너리스크를 청산했다고 보고 있다.삼성증권의 경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관련한 대주주 적격성 문제를 풀지 못하면서 발행어음 라이선스가 없는 상태다. 삼성증권은 2017년 당시 삼성전자 부회장이던 이재용 회장이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태로 구속되면서 대주주 적격성 문제에 발목이 잡혀 발행어음 사업 진출이 좌초된 바 있다. 앞서 삼성증권은 지난 2017년 “금융당국에 신청한 발행어음 사업 인가와 관련해 대주주 재판 절차가 진행 중인 사유로 인해 심사가 보류될 것임을 통보받았다”라고 공시했다. 앞서 금융투자업계 사례를 살펴보면 우투증권 역시 ‘오너리스크’에 따른 대주주 적격성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금융당국 역시 이번 사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8월 25일 우리금융 경영진을 향해 강도 높은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법 권한을 최대한 가동해서 검사·제재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제때 보고가 안 된 건 명확하므로 누군가는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부당대출 수습도 담당자가 퇴사할 때까지 기다린 후에야 이뤄졌다”라며 “새로운 지주 회장·은행장 체제가 1년 넘게 지속됐는데 이러한 수습 방식은 과거의 구태를 반복하는 것”이라고도 비판했다.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복현 금감원장이 우리금융에 대해 매우 강한 수위로 비판적인 언급을 하는 등 엄정한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라며 “그만큼 대주주와 경영진의 경영실패로 기업 경영활동에 악영향을 끼치는 ‘오너리스크’는 금융사들에게 치명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반적으로 금융사는 ‘신용’이 생명인 까닭에, 대주주에 대해 보다 엄격한 법적 요건을 요구한다. 여기서 막히게 되면 사업 등에서도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4.09.02 08:04

4분 소요
보험사 인수 9분능선 넘었지만…‘당국 승인’ 큰 산 남았다

보험

우리금융그룹이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패키지로 인수하면서 비은행 부문 포트폴리오를 완성하는 데 거의 도달했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인수로 새롭게 출범하는 우리금융의 보험사는 주요 상위권 생명보험사로 한 번에 등극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금융당국의 추가 검사와 제재 가능성이 남아 있어 최종 인수까지는 변수가 남아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지난 8월 28일 오전 서울 중구 본사에서 이사회를 열어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를 결의하고, 중국 다자보험그룹 측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우리금융은 동양생명 지분 75.34%를 1조2840억원에, ABL생명 지분 100%를 2654억원에 각각 인수하기로 했다. 총합 인수 가액은 1조5493억원이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실사 기준일인 올해 3월 말 기준 각 0.65배, 0.30배 수준이다.앞서 우리금융은 지난 5월 두 생보사 최대 주주인 다자보험 측과 본격적인 인수 협의를 진행했고, 6월에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독점적 협상 지위를 확보한 뒤 현장 실사를 벌였다. 약 2개월간 실사에서는 회계·법률 전문가들이 참여해 기업가치를 산정했다. 이후 다자보험 측과 가격 등 거래 조건에 대한 협상을 거쳐 8월 28일 SPA를 성사시켰다.비은행 포트폴리오 완성…메이저 생보사 자리 노린다우리금융이 속도감 있게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함께 인수한 건 비은행 포트폴리오가 약하다고 지적돼 왔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은 5대 금융그룹 중 유일하게 증권사와 보험사를 계열사로 두고 있지 않았다.실제 우리금융 전체 당기순이익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상반기 95.4%로 비은행 부문의 존재감이 희박하다. 우리금융은 앞서 8월 1일에는 우리투자증권을 공식 출범하며 그룹 포트폴리오에 증권사를 편입했다. 이는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지난해 3월 취임 때부터 공약한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와 종합금융그룹으로의 도약을 지속해서 추진한 결과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우리금융이 동양·ABL생명 인수로 새 보험사를 출범하면 단숨에 생명보험업계 톱(top)5로 안착할 가능성도 크다. 동양생명은 국내 22개 생보사 가운데 수입 보험료 기준 6위로 올해 상반기 별도기준 총자산 33조3475억원, 당기순이익 1754억원을 기록했다. ABL생명은 업계 9위로 총자산 17조7069억원, 당기순이익 424억원 규모다. 두 회사의 총자산을 합치면 51조543억원으로 업계 5위인 NH농협생명의 자산규모(53조3520억원)를 턱밑까지 쫓아오게 된다.아울러 시장에서는 인수 가격도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당초 보험업계에서는 동양·ABL생명의 패키지 인수 가격을 약 2조원 수준으로 점쳤다. 그런데 이번 인수 총액이 1조5493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예상치보다 5000억원가량 싸게 체결한 셈이다.보험사 인수에도 발목 잡는 ‘손태승 리스크’문제는 최종 관문으로 금융당국의 승인 남아 있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최근 불거진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의 친인척 부당 대출 의혹 때문에 동양·ABL생명 인수가 불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우리금융이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최종 인수하기 위해서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해야 하는데, 최근 금융감독원이 현 경영진에 대한 제재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딜 클로징(거래 종결)이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앞서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번 부당 대출에 대해 우리금융이 늑장 대응을 한 것을 두고 임종룡 회장과 조병규 우리은행장을 포함한 현직 임원들의 책임도 있다고 봤다. 이 원장은 지난 8월 25일 KBS에 출연해 “누군가는 책임져야 한다”며 이번 사태가 ‘현재의 문제’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만일 금융당국의 제재가 실제 일어나면, 우리금융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시기는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 대주주 적격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심사를 진행할 경우, 꼼수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서다.실제 지난 2020년 KDB생명 인수를 위해 산업은행과 SPA을 체결했던 JC파트너스는 2021년 6월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신청했지만, 심사가 9개월 이상 지속되면서 딜 클로징에 실패했다. 결국 2022년 4월 JC파트너스가 대주주인 MG손해보험이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돼 대주주 적격성 요건을 충족할 수 없게 됐다. 임종룡 회장은 지난 8월 28일 서울 중구 본사에서 긴급 임원회의를 열고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인수하기 위한 계약은 은행 위주로 편중된 그룹 포트폴리오를 개선하기 위한 것으로 지난 8월 1일 증권사 출범에 이어 매우 중요한 그룹의 과제”라고 설명했다.그러면서 그는 “이제 계약서에 서명한 것에 불과하므로 앞으로 사업계획 수립, 금융당국 승인 등 많은 절차가 남아 있다”며 “이를 순조롭게 추진할 수 있도록 지주의 관련 부서는 최선을 다해 주길 바라고 다른 부서에서도 적극적인 지원과 협조를 부탁한다”고 강조했다.

2024.09.0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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