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일반
공모금액만 12조8000억원을 끌어모은 LG에너지솔루션 효과로 올해 1분기 기업공개(IPO) 시장 규모가 크게 확대됐다. 그러나 투자 수익률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양새다. 현재 주가가 상장 첫날 시초가를 30% 이상 하회하는 기업도 여럿이다. 1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분기 코스피(2곳)와 코스닥(18곳)에 신규 상장한 기업(스팩기업·이전상장·리츠 제외)은 총 20곳이다. 이들 기업이 끌어모은 공모금액은 총 13조4000억원으로, 1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과거 20여년(1999~2021년) 동안의 1분기 평균 공모금액의 20배 수준이기도 하다. IPO 시장 덩치가 급격히 커진 건 LG에너지솔루션 때문이다. 지난 1월 코스피 시장에 입성한 LG엔솔의 공모금액이 12조8000억원이었고, 나머지 19개 상장사의 공모금액은 모두 합쳐 6000억원에 그쳤다. ━ 1분기 상장사 15곳 주가, 시초가 하회 1분기 상장한 20개사의 주가 흐름은 어떨까. 상장 첫날 성과를 알 수 있는 공모가 대비 시초가 평균 수익률은 40%대다. 케이옥션, 스코넥, 아셈스, 퓨런티어, 비씨엔씨, 유일로보틱스, 세아메카닉스 등 상장 첫날 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를 찍은 기업도 있지만, 도리어 시초가가 공모가 아래로 추락한 기업도 7곳이나 된다. 현 주가도 썩 좋은 상황은 아니다. 지난 12일 종가가 상장 첫날 시초가를 웃도는 기업은 20곳 중 5곳(전체의 25%) 뿐이다. 나머지 15개사는 시초가 대비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이들 상당수가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시초가가 2배로 뛰었던 기업들이다. 상장 초기 투자자들의 관심이 현재까지 지속되지는 못한 셈이다. 기업별로는 이지트로닉스가 시초가 대비 현 주가 수익률이 -31.98%로 가장 낮았다. 이지트로닉스는 전력변환장치 전문기업으로 직류와 교류를 서로 바꿔주는 인버터, 고전압과 저전압을 교환하는 컨버터를 주로 개발·제조한다. 이들은 전기차·수소차 등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부품이다. 이외 LG엔솔(-31.16%), 비씨엔씨(-30.38%), 스코넥(-30%), 퓨런티어(-29.67%)도 마, 케이옥션(-29.38%), 세아메카닉스(-24.89%), 나래나노텍(-23.81%), 브이씨(-22.70%), 노을(-22.65), 모아데이타(-18.33%), 애드바이오텍(-14.86%), 풍원정밀(-10.89%) 등이 시초가 대비 마이너스 10% 이상의 부진한 수익률을 보였다. 박세라 대신증권 연구원은 “1분기 IPO 시장은 증시 하락으로 비우호적인 환경이었다”며 “미국 금리인상과 우크라이나발 지정학적 리스크로 금융시장 불안이 커지면서 공모주 시장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 쏘카·컬리, IPO 관심 불러일으킬까 다만 2분기 IPO 시장 분위기는 좀 더 나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원스토어와 SK쉴더스, 쏘카, 컬리 등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IPO 대어들이 줄줄이 상장에 나서기 때문이다. 원스토어는 이달 25~26일, SK쉴더스는 다음 달 3~4일 각각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 나선다. 공모가 희망범위는 원스토어가 3만4300~4만1700원, SK쉴더스가 3만1000~3만8800원이다. 카쉐어링 업체 쏘카는 최근 한국거래소의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또 새벽배송 전문업체 컬리도 지난달 28일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박 연구원은 “국내에서는 첫 상장 시도에 나선 모빌리티 플랫폼 쏘카와 이커머스 기업인 컬리의 상장은 IPO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을 다시 한번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2분기는 계절적으로 IPO 투자 성과가 좋은 시기”라며 “ 1분기 큰 폭으로 하락한 증시가 2분기 이후 반등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IPO 투자 수익률도 양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민혜 기자 kang.minhye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