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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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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과 HD현대重이 ‘원팀’이 된다면…

산업 일반

지난해 11월 25일 호주 정부는 100억 달러(약 14조3350억원) 규모의 자국 호위함 사업(SEA 3000)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기대와는 달리 한국은 독일과 일본에 밀려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호주 정부는 공식 발표에서 한국 2개 업체가 제시한 호위함의 배수량과 항행 거리 부족 등에 따라 호주군 작전환경에 적합하지 않다는 점을 탈락 이유로 밝혔다. 이러한 표면적 이유 외에도 한화오션과 HD 현대중공업의 개별적인 해외입찰 참여 구조와 이에 따른 ▲국가 차원의 통합지원 애로 ▲현지건조 등 산업협력 제공의 한계 ▲오커스(AUKUS)를 포함한 호주의 지정학적 우선순위 ▲홍보 및 브랜딩 부족 등이 탈락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국내 2개 함정업체가 개별적으로 입찰에 참여하면서 호주 정부에 충분한 신뢰를 주지 못했다는 점이다. 경쟁국과는 달리 동일 국적의 기업들이 분리된 사업 제안서를 제출하면서 입찰 과정에서 내부 경쟁을 벌였고, 이는 호주 정부에 불필요한 혼란을 야기했던 것으로 전해진다.반면,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스(TKMS)은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성능과 품질안정성, 기 수출실적 등으로 호주 해군의 1차 선택을 받았다. 특히 일본은 일찌감치 경쟁사인 미쓰비시 중공업과 미쯔이 E&S가 단일 컨소시엄(consortium)을 구성, 정부와 업체간 ‘원팀’(One Team) 전략으로 강력한 경쟁자인 한국을 따돌릴 수 있었다는 전언이다. 종합해 보면 지난 수년간 국내 함정 사업에서 기술유출 등의 문제로 양사가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해외 대형 함정사업간원팀을 구성하지 못했다는 점이 가장 뼈아픈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이렇듯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함정업체끼리의 출혈 경쟁은 실적 저조로 이어지고 있다. 2011년 인도네시아에 잠수함(10억 달러)을 수출하며 국내 방산 수출을 견인했던 함정 분야는 기동·화력·항공·유도무기 분야에 밀려 수출실적이 크게 줄었다. 2017년 전체 방산수출의 28%를 차지했던 함정 수출은 최근 4년(2021~2024)간 3~5%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실정이다. 불행 중 다행은 호주 호위함 실주에 따라 작년 말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향후 글로벌 시장 진출 시 원팀 구성에 합의했다는 점이다. 금년 우리나라 함정 수출은 폴란드 잠수함 사업(3조원)을 시작으로 필리핀 잠수함(2조원)·캐나다 잠수함(60조원)·미국 함정 MRO 및 신규 함정 구매 사업 등이 연이어 진행될 예정이다. 오늘날 원팀 전략은 업체와 정부, 협력업체 및 연구기관 등이 긴밀히 협력해 통합적 역량을 구축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필수 협력 모델로 불린다. 이는 개별 기업의 경쟁력 위에 첨단기술과 자원, 인프라를 효과적으로 통합해 국가 차원의 방산수출 역량을 강화함으로써 글로벌 시장에서의 비교우위를 확보하는 전략이다. 향후 대한민국 함정 분야에서 원팀 전략은 다음과 같은 시너지를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된다. 먼저, 글로벌 입찰 경쟁력 강화의 시너지 제고다. 국가간 함정 거래는 단순한 상업적 거래를 넘어 동맹 및 우방국간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는 필수 기제다. 원팀 전략을 통해 제품 경쟁력과 함께 구매국이 요구하는 다양한 반대급부와 정치, 외교, 군사적 신뢰를 확보함으로써 수출 가능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다. 향후 폴란드와의 잠수함 교육훈련으로부터 캐나다 정부가 요구하는 정보보호협정(GSOIA) 체결, 미국의 존스 법(Jones Act) 유예 등이 함정 수출을 위해 필수적인 정부간 협력 조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둘째, 규모의 경제와 수익 모델 다변화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호주 호위함과 캐나다 잠수함 사업, 미국 함정 사업들은 일개 함정업체가 단독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대규모 사업들이다. 이를 원팀 단일대오로 수주할 수 있다면 공동생산 및 부품, 기자재 대량구매 등을 통해 원가 절감을 통한 가격 경쟁력 제고가 가능할 것이다. 아울러 원팀 전략을 통해 확보된 함정 수출은 장기간 MRO 서비스와 후속 군수지원, 교육훈련 등을 가능케 함으로써 업체 및 해군을 포함한 지속적인 수익 창출을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셋째, 기술 혁신과 생산기간 단축의 시너지 도모가 가능할 것이다. 한화오션의 군함 및 특수선 설계 능력과 글로벌 MRO 수주 경험, 그리고 HD현대중공업이 보유한 대형 조선소 생산능력을 결합할 경우 세계 최고 수준의 함정기술 혁신과 생산 효율성 향상, 함정 건조기간 단축 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Team Ship 원팀 전략을 통해 정부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친환경, 스텔스 등 첨단기술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마지막으로, 원팀 구축을 통한 K-방산 브랜드 강화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최근 방산수출을 주도하고 있는 K-2 전차·K-9 자주포·천궁-II 등도 Team K-2·Team K-9·Team FA-50의 산물이다. 수출주력제품들의 원팀 전략을 통해 K-9 자주포는 전 세계 10여개국에 1200여대를 수출하여 전 세계 시장점유율 부동의 1위를 굳히고 있다. K-2 전차도 폴란드 1000여대 수출계약을 필두로 루마니아,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수출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이와 같이 함정 분야도 강력한 Team Ship 구축을 통해 개별 기업의 역량을 넘어 글로벌 고객들에게 한국 방산 전체의 신뢰를 강화시켜 줄 수 있을 것이다. 모쪼록 정부과 기업 간 강력한 ‘Team Ship’ 원팀 구축을 통해 트럼프 2.0 시대 글로벌 함정산업 초호황기를 맞아 동유럽과 북미, 동남아 및 중남미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 K-함정이 글로벌 시장을 주도해 나가기를 소망해 본다. 장원준 교수는_서울대학교 기술정책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를 마치고 현재 전북대학교 글로벌융합대학 방위산업융합과정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주요 경력으로 산업연구원 방위산업연구부장, 미 CSIS Visiting Fellow, 한국혁신학회 부회장, 국가과학기술심의회 국방전문위원 등을 거쳐 현재 한국혁신학회 감사, 방위산업학회 이사, 정부 부처 및 주요 지자체 방위산업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2025.02.0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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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A 3000’ 오답노트 살펴보니...“한국엔 ‘원팀’이 없었다”

산업 일반

‘호주 호위함 수주전’ 오답 노트가 나오고 있다. 최근 한국 조선업계 1·2위를 다투는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10조원 규모 ‘호주 호위함 사업’(SEA3000)에서 고배를 마시면서다. 문제는 남은 100조 규모의 잠수함 수출도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이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여러 오답 노트에는 ‘원팀’의 부재가 공통적으로 지목됐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사이좋게 쓴맛을 본 시점은 지난 11월 8일(현지시간)이다. 당시 호주 공영방송 ABC는 호주의 SEA3000 사업 2차 후보국이 추려졌다고 보도했다. 1차 후보 4개국은 한국·스페인·일본·독일 등 이었다. 이 중 한국은 성능과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호평을 받았다. 희망이 존재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최종 후보에 선정되지 못했다. 일본과 독일, 무엇이 달랐나호주 정부의 선택은 일본과 독일이었다. 호주 정부는 지난 25일(현지시간) 최종 후보군을 일본 미쓰비시 중공업과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스(TKMS)로 압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한국과 일본·독일의 차이는 ‘원팀’이다. 일본과 독일의 경우 모두 원팀을 이뤄 수주전에 뛰어들었다.먼저 일본이다. 일본은 미쓰비시 중공업이 끌고, 미쓰이 E&S가 미는 ‘원팀’을 구성했다. 미쓰비시 중공업은 군함 빛 방산 분야의 경험이 풍부하다. 미쓰이 E&S 역시 상선 및 해양 구조물 분야에서 높은 기술력을 자랑한다. 즉, 두 회사가 협력할 경우 상호 보완적인 역량을 제공할 수 있는 셈이다. 일본 선박산업은 크게 종합중공업 계열과 독립적인 조선산업 계열로 구분된다. 종합중공업 계열은 선박 건조와 함께 항공기·발전설비·플랜트·방위산업 등 다양한 중공업 분야를 다룬다. 독립적인 조선산업 계열은 선박 건조 관련 사업만 집중한다. 미쓰비시 중공업은 종합중공업, 미쓰이 E&S는 독립적인 조선산업 계열에 속한다.일본의 경우 두 회사가 원팀을 구성해 협력 구조를 최적화했을 뿐만 아니라, 이를 토대로 경쟁력을 높였다는 것이 업계의 진단이다.문근식 한양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 교수는 “이번 SEA 3000사업에서 일본은 사실상 총력전을 펼쳤고, 한국의 수주 실패에 대한 여러 요인 중 원팀의 부재가 영향을 끼친 것은 사실”이라며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의 경쟁이 과열됨과 동시에 법률적으로 다투고 있어 호주 입장에서는 사업이 제대로 추진 될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들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이어 “이런 부분을 정부가 직접 나서 교통정리를 했어야 했는데, 정부 차원에서도 특정 기업의 편을 들어 진행하기란 어려웠을 것”이라며 “이번 사업과 관련해 ‘원팀’의 중요성을 계속해서 강조했지만, 양사의 자존심 싸움 양상으로 번져 봉합이 쉽지 않았다”고 덧붙였다.다음은 독일이다. 독일의 중심은 TKMS다. TKMS를 필두로 한 독일은 SEA 3000사업을 차분히 풀어나가고 있다. 독일의 경우 민간 선박 부문은 소규모 조선소가 주로 활동한다. 방위 조선 분야는 다르다. TKMS는 독일 방위 조선 분야에서 가장 큰 회사로 평가 받는다. 특히 TKMS는 방위 조선 부문에 특화돼 있다. 그 중 군용 함정 및 잠수함 설계, 건조에 강점을 보인다.독일 조선업의 특징은 하청이다. 물량이 쏟아질 경우, 각 모듈별로 나눠서 제작 하청을 주는 형식이다. 완성된 부품은 큰 조선소룰 보유한 기업에서 한번에 조립을 하는 형태를 보인다. 이번 SEA3000 사업에서도 TKMS가 진두지휘하면, 아래 하청 업체가 분업해 제조하는 ‘원팀’의 형태를 띄는 셈이다.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독일은 특히 중소기업이 강한 국가인데, 이는 조선업에서 가장 잘 나타난다”며 “독일 조선업의 가장 큰 특징은 체계적인 분업을 뒷받침 할 수 있는 하청 시스템이 잘 구현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독일은 선박 건조 물량이 쏟아질 경우, 각 모듈별로 나눠 제작하고, 제작된 모듈을 가장 큰 조선소에서 한 번에 조립한다”고 말했다. 이어 “모듈별 하청과 분업 작업 방식을 채택했기 때문에 고품질과 함께 효율성 모두 갖추게 됐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도 ‘원팀’ 부재 지적시간이 흘러 지난 11월 28일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선 ‘왜 호주 호위함 사업에서 떨어졌나’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한국 조선업계가 충분한 역량을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고배를 마실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무엇인지 찾기 위해서다. 이 자리에서도 여러 원인 가운데 ‘원팀’의 부재가 지목됐다. 당시 전체회의에서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다른 나라들이 원팀을 구성한 것과 달리 국내 두곳의 업체가 각각 SEA 3000 입찰에 참여해 경쟁력을 깎아먹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석종건 방위사업청장은 ‘원팀’의 부재에 공감하면서도, 이를 교훈 삼아 남은 캐나다 잠수함 수주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고민해보겠다는 답을 내놨다.석 청장은 “노력이 분산 되기 때문에 원팀으로 갔을 때 조금 더 저극적이고 효율적인 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발전이란 측면에선 경쟁이 필요하겠지만, 경쟁도 효율성이나 국익 앞에선 때로 양보할 필요가 있고, 자제할 필요가 있다. 이런 부분을 교훈 삼아 원팀 구성 뿐만 아니라 정부 차원에서 어떻게 지원하는 것이 캐나다 잠수함 수주에 기여할 수 있는지를 고민해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한편 호주를 뒤로하고 남은 수주전은 ‘잠수함 시장’이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폴란드·캐나다·필리핀 3개국이 발주하는 ‘잠수함 수주’를 두고 경쟁 중이다. 3개국 발주 합산 규모만 최대 80조에 달할 만큼, 각사는 치열하게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폴란드의 오르카(ORKA) 프로젝트는 ‘잠수함 현대화 사업’의 일환으로 3척의 신형 잠수함 도입을 목표로한다. 사업 규모는 약 4~8조원으로 추정된다. 캐나다 해군 역시 ‘캐나다 순찰 잠수함 프로젝트’(CPSP) 사업을 추진중이다. CPSP는 노후한 빅토리아급 잠수함 4척을 신형 디젤 잠수함 12척으로 교체하는 데 주안점을 둔다. 필리핀도 중형급 잠수함 2척을 발주할 방침이다.

2025.02.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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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조 클럽 입성 노리는 LIG넥스원…페루 해군에 함정 핵심장비 수출 성공

산업 일반

LIG넥스원이 페루 해군에 지휘통제·전자전·통신장비를 아우르는 함정용 종합 솔루션을 공급한다고 26일 밝혔다. 페루 해군이 운용할 3400톤(t)급 호위함과 2200t급 원해경비함에 탑재할 핵심장비 공급계약을 HD현대중공업과 체결했다. LIG엑스원은 2029년까지 전투체계·전자전·데이터링크 등의 함정용 장비를 공급하게 된다. 총 계약 규모는 600억원이다. HD현대중공업과 LIG넥스원이 손을 잡고 이뤄낸 결실인 셈이다. LIG넥스원이 공급하게 되는 수상함 전투체계는 함정의 센서·무장·통신체계를 통합하고, 최적의 임무를 수행하는 핵심 시스템으로 꼽힌다. 함정 전투체계의 핵심인 전자전 등의 임무장비부터 전투관리 체계에 이르기까지 종합솔루션을 제안해 계약에 이르게 된 것이다. 특히 함정용 전자전장비는 대함 유도탄 탐색기를 포함해 레이더가 운용되는 범위를 넘어서 밀리터리 대역까지 대응이 가능하다. 통신 정보를 탐지하고 분석하는 게 가능해 전자기스펙트럼에 대한 감시 및 전파방해 등의 임무 수행도 가능하다. 이는 최신의 대함유도탄 대응과 함께 ▲전자파 활동의 조기식별 ▲원거리 전자공격 ▲적의 통신정보 수집 등의 임무수행이 가능해 함정의 생존능력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계약을 성사함으로써 LIG넥스원은 중동·유럽에 이어 중남미 시장에 첫 진출하는 기록을 세웠다. 2012년 콜롬비아에 함대함 유도무기 ‘해성’ 수출을 시작으로 글로벌 방산 시장에 진출하기 시작했다. 지난 1분기에 이미 수출 비중을 42.7%까지 끌어올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배 이상 성장한 바 있다. 하반기에도 방산 수출 소식을 연달아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지난 9월 20일에는 공시를 통해 이라크와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천궁II’의 수출 계약 소식을 발표했다. 계약 규모는 3조7000억원에 달한다. 천궁II는 탄도탄과 항공기 등 공중위협에 동시 대응하기 위해 국내 기술로 개발된 중거리·중고도 지대공 요격체계로 2018년부터 양산을 시작했다. 이런 실적을 바탕으로 2022년 매출 2조원대를 넘어선 LIG넥스원은 올해 매출 3조원을 노리고 있다. 이현수 LIG넥스원 해외사업부문장은 “HD현대중공업과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성사된 이번 계약이 유도무기는 물론 함정 플랫폼에서 탑재 솔루션까지, 수출제품의 다변화·다각화를 선도하며 ‘K-방산’의 글로벌 경쟁력을 보다 확고히 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며, “군·산·학·연과의 긴밀한 공조를 기반으로 중남미에서 아시아, 중동, 유럽까지 시장을 확대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2024.11.26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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쫓고, 쫓기는 韓 조선...치열해진 글로벌 1·2위 우위 다툼

산업 일반

한국의 독주 시대는 끝났다. 그간 국내 조선 업계는 경쟁국인 중국과 전 세계 선박 수주량 1·2위 싸움을 벌여왔다. 올해 기준 한국 조선 업계가 중국을 앞선 시기는 지난 2월과 7월이 전부다. 나머지는 모두 중국에 큰 차이로 1위 자리를 내어줬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9월 세계 선박 수주 물량은 289만CGT(표준선 환산톤수)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387만CGT) 대비 33.9% 감소한 수치다. 이 중 중국은 86%(65척·248만CGT)의 점유율을 기록했고, 한국은 12%(14척·34만CGT)에 그쳤다. 양국 간 64%의 격차가 발생했다.지난 8월의 경우 더욱 심각하다. 당시 전세계 선박 수주량은 387만CGT으로 나타났다. 이 중 중국은 90%(95척·347만CGT)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1위를 달성했다. 이에 반해 한국은 겨우 4척을 수주하며 2%(8만CGT)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당시 양국 간의 격차는 88%에 달한다.올해 한국이 중국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한 시점도 있다. 지난 2월과 7월이다. 지난 2월의 경우 전 세계 선박 수주량 341만CGT 가운데 한국이 50%(28척·171만CGT)의 점유율을 달성하며 1위를 기록했다. 당시 중국은 41%(59척·141만CGT)를 기록했다. 양국간의 격차는 9%다.지난 7월에도 한국이 중국을 앞섰다. 당시 전세계 선박 수주량은 237만CGT로 집계됐는데, 한국은 40%(18척·96만CGT)의 점유율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중국은 24%(30척·57만CGT)에 그쳤다. 양국간 격차는 16%다. 고부가선종 집중하는 韓 조선국내 조선업계의 수주 물량이 뒤처지는 이유로는 고부가선종이 지목됐다. 국내 조선 3사가 고부가선종 위주로 선별 수주에 집중하기 때문에 단순 수주 물량에서 뒤처진다는 해석이다. 고부가선종은 기술적 난이도가 높고 가격이 비싼 선박을 뜻한다.CGT는 선박의 부가가치 및 작업 난이도 등을 고려해 산출하는 단위다. 고부가선종일수록 CGT값이 크다. 지난 2월과 7월 중국이 수주 물량이 앞서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선박 점유율이 앞선 이유가 여기서 나온다. 국내 조선업계가 중국과 비교했을 때 수주 물량이 적었음에도 고부가선종 수주에 집중했기 때문에 선박 점유율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던 셈이다.문제는 중국 조선이 ‘고부가선종’ 분야에서 빠른 속도로 기술 격차를 좁혀오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중국은 컨테이너선과 같이 비교적 기술 문턱이 낮은 선종에서 벗어나 ▲LNG운반선 ▲LPG 운반선 ▲초대형 원유 운반선(VLCC) ▲친환경 선박 등 다양한 고부가선종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업계에서는 가격경쟁력과 고부가가치 기술을 갖춘 중국이 빠르게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만큼, 국내 조선사들이 중국과의 경쟁을 벗어나 독자적인 입지를 굳힐 수 있는 대응책을 빠르게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조선은 과거와 달리 정부의 도움을 받아 급속도로 성장해 오고 있는 실정”이라며 “친환경선박 등 고부가선종은 글로벌 조선 업계가 모두 중요하게 여기는 분야인 만큼, 국내 조선업계는 특수선 및 유지·보수·정비(MRO) 등 사업 영역을 빠르게 확장하고 공격적으로 선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쫓기는 K조선, 대비책은중국 정부는 ‘조선산업 친환경 발전 개요’ 발표를 통해 공격적인 친환경 선박 건조를 암시했다. 아울러 오는 2025년까지 친환경 동력 선박의 국제시장 점유율을 50%이상 차지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당장은 국내 조선업계가 친환경 및 고부가선종의 점유율을 앞서가고 있지만, 이를 유지하기가 쉽지만은 않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실제 산업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국내 조선업계가 선종별 경쟁우위에서 앞서는 선종은 가스운반선 뿐이다. 산업통상자원부·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조선산업의 선종별 경쟁우위 종합 평가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가스운반선 경쟁우위 종합 평가 결과는 ▲한국93.3점 ▲중국 85.8점 ▲일본 80.5점 ▲유럽연합(EU) 73,0점 순으로 집계됐다. 벌크선의 경우 중국이 97.5점으로 1위에 올랐다. 뒤이어 ▲일본 88.1점 ▲한국 75.5점 ▲EU 69.1점으로 집계됐다. 유조선 역시 중국이 92.6점으로 1위를 차지했고, ▲한국 88.5점 ▲일본 84.4점 ▲EU 71.7점으로 집계됐다.컨테이너선은 한국이 91.7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다만, 중국은 91.4점으로 집계되면서 격차는 0.3점에 그쳤다. 사실상 동등한 수준인 셈이다. 뒤이어 일본이 82.8점으로 3위를 차지했고, EU는 70.3점으로 집계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조선업계는 사업 영역을 분주히 넓히며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대표적인 분야가 MRO 시장이다. HD현대중공업과 함께 한화오션은도 이 시장을 노리고 있는 실정이다.시장조사업체 모도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글로벌 해군 함정 MRO 시장 규모는 올해 577억6000만달러(약 78조원)에서 2029년 636억2000만달러(약 88조원)로 전망된다. 이 가운데 미국 시장의 규모만 연간 약 20조원에 달한다. MRO는 조선사에 꾸준한 수익을 가져다 줄 사업으로 꼽힌다. 단순 수리 개념을 넘어 함정의 생애를 관리하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이유로 MRO 사업은 조선업계에서 새로운 캐시카우(현금창출원)이자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MRO 시장에 선두를 점한 기업은 한화오션이다. 먼저 한화오션은 지난 8월 미 해군 함정 MRO 사업을 따냈다. 4만톤 규모의 미해군 군수지원함 창정비 사업을 수주하는 사업이었는데, 그 규모만 20조원에 달한다. 이는 미해군 함정에 대한 정규 창정비 사업으로 국내 조선사 가운데 최초로 수행한다.HD현대 중공업도 최근 미국 해군보급체계사령부와 함정정비협약(MSRA)를 국내 최초로 체결하고, 미국 해상 수송사령부 소속의 지원함과 미 해군이 운용하고 있는 전투함에 대한 MRO 사업 입찰 참여 자격을 확보하게 됐다.업계 관계자는 “잠수함과 같은 특수선의 성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약 10~15년 주기로 정비를 받아야 하는데, 특수선의 운영기한이 통상 40년인 만큼, 주기적인 MRO 수요가 존재하는 셈”이라며 “특히 미국의 MRO 시장은 그 규모가 막대한 만큼, 중국과의 경쟁을 직면한 국내 조선업계의 입장에서는 매우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2024.10.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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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조 바닷속 경쟁’ HD현대重·한화오션...승부처는 ‘잠수함 시장’

산업 일반

이번엔 잠수함이다. 한국 조선업계 영원한 라이벌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폴란드·캐나다 ·필리핀 3개국이 발주하는 ‘잠수함 수주’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폴란드는 최대 8조, 캐나다는 최대 70조, 필리핀은 최대 2조 규모의 발주를 계획 중이다. 3개국 발주 합산 규모만 최대 80조에 달한다. 놓칠 수 없는 거대 시장인 셈이다.11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최근 폴란드에서 ‘오르카’(ORKA) 프로젝트를 겨냥해 자신들의 잠수함 기술력을 선보이며 수주를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오르카 프로젝트는 폴란드 잠수함 현대화 사업의 일환이다. 3척의 신형 잠수함을 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사업 규모는 약 4~8조원으로 추정된다.먼저 HD현대중공업은 지난 8일(현지시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폴란드 해군과 조선산업을 위한 한·폴란드 협력의 새 시대’를 주제로 ‘프로모션데이’를 개최했다. 행사에는 폴란드 정·재계 주요 인사 80여 명이 참석했다.해당 행사에서 HD현대중공업은 자체 개발한 2300톤(t)급 수출용 잠수함과 토털 솔루션을 선보였다. 아울러 폴란드에 제안 예정인 잠수함에 탑재되는 주요 시스템과 솔루션을 직접 소개했다. 오르카 프로젝트 경쟁은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을 비롯해 독일·프랑스·스웨덴·스페인 등 각국 기업들도 참여 중이다. 입찰 참여 의향서를 낸 전 세계 11개 조선사 중 유일하게 3000톤급 잠수함(KSS-Ⅲ P)과 2300톤급 잠수함(HDS-2300) 등 2가지 플랫폼을 제안한 기업은 HD현대중공업이 유일하다.경쟁사 한화오션도 움직였다. 한화오션은 지난달 폴란드의 대표적인 방산업체와 함께 양국 간 잠수함 동맹 구축을 위한 초석을 다졌다. 지난 9월 3일 폴란드 키엘체(Kielce)에서 열린 동유럽 최대 방산 전시회 ‘MSPO 2024’에서 폴란드 대표 방산 그룹인 WB그룹과 잠수함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이를 통해 한화오션과 WB그룹은 독자적 유지·보수·정비(MRO) 패키지를 구성하고, 효과적 현지화를 통해 이 사업에 성공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나아가 향후 함정 분야에서 포괄적 협력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한화오션은 기술 자립 노력을 통해 장보고-III 잠수함 국산화율을 80%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아울러 해외 현지 함정 유지보수 경험도 꾸준히 축적해 왔다. 이같은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폴란드 잠수함 건조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가장 큰 캐나다 시장...70조원 규모두 회사의 다음 격전지는 캐나다다. 현재 캐나다 해군은 ‘캐나다 순찰 잠수함 프로젝트’(CPSP)의 사업을 추진중이다. CPSP는 노후한 빅토리아급 잠수합 4척을 3000t급 신형 디젤 잠수함 12척으로 교체하는 사업이다. 업계는 해당 사업 규모를 약 70조원 안팎으로 내다보고 있다. 총 사업금액은 유지 및 보수를 포함한 금액이다. 1척당 건조 비용은 약 2조원 규모로 전망된다.캐나다 정부에 따르면 현지 공공서비스조달부(PSPC)는 지난 9월 17일 디젤 잠수함 구매를 위한 정보제공요청서(RFI)를 발송했다. 국내의 경우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CPSP에 대한 RFI를 받았다. PSPC는 오는 11월 18일까지 회신 줄 것을 권고했다. 업계는 계약자 선정이 이르면 오는 2026년 발표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해당 사업의 관건은 ‘잠항 능력’이다. 캐나다 해군의 경우 태평양을 비롯해 대서양, 북극해 등 광범위한 해안선을 방어해야 한다. 이에 긴 잠항 능력을 요구 제원으로 제시했다. 이밖에도 캐나다는 ▲공기불요추진체계(AIP) ▲미군 장비와의 호환 및 후속 지원 등을 요구했다. 캐나다 수주전에서 한화오션이 자신감을 내비친 이유도 ‘잠항 능력’이다. 한화오션은 ‘장보고Ⅲ 배치-Ⅱ’ 잠수함을 제시하면 선정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고 있다. 장보고-III 잠수함은 경우 세계 최초로 AIP와 리튬이온전지를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현존하는 디젤 추진 잠수함 중 최강의 무장과 최장의 잠항 능력을 가진 잠수함이다. 놓칠 수 없는 ‘2조 시장’ 필리핀필리핀도 중형급 잠수함 2척을 발주할 계획이다. 그 규모는 약 2조원 수준이다. 최근 필리핀은 중국과의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갈등을 빚고 있다. 잠수함은 양국의 대표적인 비대칭 전력이다. 필리핀은 아직 잠수함을 보유하지 않고 있기에, 잠수함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이에 HD현대중공업은 필리핀 정부와의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3차 군 현대화 프로그램에서도 함정 수출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HD현대중공업은 필리핀 정부가 2차례에 걸쳐 자국 해군의 현대화와 전력 증강을 위해 추진한 ‘호라이즌’(Horizon) 사업에서 ▲호위함 2척(2016년) ▲초계함 2척(2021년) ▲원해경비함(OPV) 6척(2022년) 등 총 10척의 함정을 수주한 바 있다. 한화오션은 지난 9월 25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아시안방산안보전시회(ADAS) 2024’에서 필리핀 해군에 맞춰 개량된 잠수함 장보고-III PN 알리며 승부수를 던졌다.이와 함께 한화오션은 MRO 및 승조원 교육과 훈련 프로그램이 총망라된 솔루션을 필리핀 해군에 제공한다는 전략이다.업계 관계자는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모두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만큼 잠수함 수주를 쟁탈하기 위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며 “무엇보다 외국 기업이 아닌, 한국 기업이 해당 사업을 쟁취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에서 적극적인 정책 지원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4.10.11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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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똑똑해지는 조선소…조선업계 디지털 전환 ‘3사 3색’

산업 일반

조선소가 똑똑해진다. 국내 조선 3사(HD한국조선해양·한화오션·삼성중공업)가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 조선소’ 구축에 집중하면서다. 노동 집약형 산업의 대표격인 조선업계에 새바람이 불면서, 조선업계의 ‘고질적인 인력난’ 해소와 ‘생산 효율성’ 증대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1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 3사는 로봇 및 자동화 기술 도입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조선 3사는 조선소 공정의 자동화 및 효율화를 위해 대형 산업용 로봇을 곳곳에 배치하는 등 만성 인력난을 정면 돌파하고, 디지털 전환을 통한 생산성 향상을 정조준하고 있다.한화오션이 추구하는 ‘스마트 야드’먼저 한화오션은 자동화 기반의 ‘스마트 야드’(지능형 작업장) 구축을 위해 약 3000억원의 투자를 단행한다. 스마트야드 구축을 통해 안전성을 제고하는 한편, 생산 숙련직 감소에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그 중심엔 ‘디지털 생산센터’가 있다. 지난 2021년 조선업계 최초로 구축된 디지털 생산센터는 스마트 야드의 ‘전진 기지’ 역할을 수행한다. 그 면적만 여의도의 1.5배(490만㎡, 150만 평)에 달한다. 디지털 생산센터는 건조 중인 블록 위치와 생산 공정 정보 현황 등을 드론과 사물인터넷(IoT) 센서 등으로 실시간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 생산관리센터’와 바다 위에서 시운전 중인 선박 상태를 육지에서 확인하는 ‘스마트 시운전센터’ 등 2개의 센터로 구성됐다. 스마트 생산관리센터에는 대형 스크린이 설치돼 있다. 해당 스크린을 통해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는 각종 생산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문제가 발생할 경우 즉시 해결책을 찾고, 기상 상황 등 생산에 영향을 미치는 불확실성 예측도 가능하다. 조선사 중 처음으로 드론을 이용한 생산 현장 실시간 모니터링을 도입한 곳도 ‘스마트 생산관리센터’다.디지털 생산센터의 또 다른 축을 담당하는 ‘스마트 시운전센터’의 경우 해상 시운전 중인 선박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과거에는 시운전 중인 선박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기술 인력이 직접 가서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지금은 다르다. 스마트 시운전센터에서 엔지니어가 원격으로 문제점을 진단하고 실시간으로 해결책을 제공한다. 아울러 한화오션은 거제사업장 현장 전반에 걸쳐 구축된 자동화 라인을 최신 AI·센서I·IOT 기술을 융합해 스마트화 구현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위험도가 높은 작업 분야인 선행 전처리 및 도장 분야를 중심으로 자동·무인화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후행 공정 분야에도 조선업 최초 무레일 용접시스템 개발, 전선 포설 자동화 장비 개발 성공 및 현장 보급으로 안전성과 생산성을 동시에 끌어 올리고 있다. HD현대가 그리는 ‘스마트 조선소’HD현대는 선박 설계에서 생산까지의 모든 데이터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관리하는 디지털 자동화 생산 체계를 구축한다. 이를 위해 세계적인 스마트 엔지니어링 기업 지멘스와 설계-생산 일관화 제조혁신 플랫폼 공동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우선 HD현대는 2025년 말까지 현대미포조선 내업공정에 ▲철판 성형 로봇 ▲판넬 용접 로봇 등 자동화 장비를 도입하고 설계와 연동된 가상물리시스템(CPS)구축을 완료해 내업공정 디지털 자동화를 이룰 예정이다.이후 생산 자동화 체계를 HD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이 개발 중인 차세대 설계 플랫폼과 통합함으로써 설계부터 생산까지의 데이터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관리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조선 계열사 전체에 적용 가능한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기반 통합 혁신 플랫폼을 완성하겠다는 계획이다.플랫폼이 완성되면, 생산 현장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해 문제점을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설계를 수정하는 ‘선박건조의 선순환’ 과정이 이뤄진다. 이를 통해 선박의 품질과 공정 효율성 제고를 기대할 수 있다.HD현대의 ‘눈에 보이는 조선소’도 스마트 조선소 구축에 힘을 보탠다. ‘눈에 보이는 조선소’의 핵심은 디지털 트윈을 활용한 가상 조선소 ‘트윈포스’(TWIN FOS)다. 트윈포스는 가상의 공간에 현실의 조선소를 3D모델로 구현한 디지털 플랫폼으로, 조선소 현장의 정보들을 디지털 데이터로 가시화한 것이 특징이다. HD현대는 FOS 프로젝트 추진을 통해 선박 건조 전 공정에 디지털 작업지시 시스템을 구축, ▲생산 계획 ▲근태 정보 ▲안전 지침 등의 정보를 일원화해 관리하고 있다. 과거에는 항목별로 나누어 확인해야 했던 작업 내용, 공정 상황 등의 정보를 한눈에 처리할 수 있는 셈이다.HD현대는 오는 2030년까지 FOS 프로젝트를 완료해 생산성 30% 향상, 공기 30% 단축 목표를 달성할 계획이다.‘자동화·디지털화’ 집중하는 삼성중공업삼성중공업은 생산·설계·구매 등 전 부문 자동화·디지털화에 집중한다. 생산부문의 경우 로봇기술을 적극 도입하면서 생산성을 극대화 하고 있다. 스마트 조선소 탈바꿈에 본격적인 속도를내는 모습이다.삼성중공업은 데이터 기반 통합 모니터링시스템(SYARD) 구축을 통해 전사적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SYARD는 기존 개별적으로 관리되던 방대한 데이터를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빅데이터화 한다. 이후 연결·분석 정보를 시각화해 실시간 제공함으로써 경영자원의 효율적 관리와 위험 요인을 사전에 파악 및 제거할 수 있도록 돕는다.삼성중공업은 향후 SYARD 데이터를 AI와 연계해 예측, 전망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조선소 디지털트윈을 구축하고 데이터 기반 현장 원격 통제가 가능한 시스템으로 고도화할 계획이다.로봇을 활용한 자동용접 시스템 도입도 작업 효율을 극대화 한다. 삼성중공업은 업계 최초로 LNG 운반선 화물창의 용접속도를 기존 플라즈마 아크 용접 대비 5배 향상시킨 ‘레이저 고속 용접로봇을 개발했다. 지난 6월에는 스테인레스 배관재 용접속도를 3배 이상 향상시킨 ‘키홀 플라즈마 배관 자동용접 장비’를 개발한 바 있다.

2024.10.0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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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일산‧평촌‧산본‧중동 1기 신도시 집값·재건축 기대감 다른 이유 살펴보니

부동산 일반

분당‧일산‧평촌‧산본‧중동 다섯 곳의 1기 신도시가 재건축 계획을 품고 있지만, 해당 도시 주민들의 기대하는 온도 차는 뚜렷한 것으로 평가된다. 사업성에 따라 재건축 가능성에서 차이가 나는데 분당을 제외한 4개 신도시 주민들 상당수는 분담금 우려에 재건축을 크게 바라지 않는 분위기도 있기 때문이다.재건축 사업은 ‘집값이 얼마나 오르느냐’, ‘분담금은 얼마나 내야 하느냐’가 관건이다. 분담금이 많아도 아파트 가격이 그 이상 오를 것으로 기대하면 재건축 동의율은 높아진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미래에 집값이 상승할 것으로 기대되는 지역 대부분은 현재도 가격이 비싼 지역”이라며 “건축비가 비슷하게 책정된다고 해도 집값이 비싼 지역에서는 주민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고 말했다.만약 재건축 분담금이 전용면적 84㎡(25평) 기준 5억원이라고 가정할 때, 가격이 5억원인 A 아파트와 10억원인 B 아파트의 경우 집주인이 생각하는 부담의 차이는 클 수밖에 없는 것이다. A 아파트 주인이 느끼는 비용 부담을 100이라고 하면 B 아파트 주인의 부담은 50% 수준이라는 뜻이다. 향후 아파트 가격이 얼마나 오를 수 있는지 가정할 때도 A 아파트 주민이 손해를 보지 않으려면 집값이 100% 올라야 하지만, B 아파트는 50%만 오르면 된다.최근 1기 신도시 전용면적 84㎡ 아파트의 평균 가격을 보면 분당 서현동 시범단지삼성한신 아파트의 경우 지난 6월 16억3000만원, 7월에는 16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일산 신도시 내 재건축 선두 주자로 꼽히는 단지 중 한 곳인 강촌마을 2단지의 경우 지난 6월 7억원에 거래됐다. 같은 달 평촌 한가람 한양아파트는 7억3000만원, 산본 산본동 주공아파트는 6억8800만원, 지난해 11월 마지막으로 거래된 중동 금강마을 아파트는 6억4800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분당과 다른 신도시 아파트 가격 차가 최소 2배 이상 차이 난다는 뜻이다.고양시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지금 아파트 가격이 7억원 수준인데 분담금이 4억~5억원 이야기가 나온다. 재건축을 해도 집값이 12억 이상으로 오르겠느냐”며 “그럴 가능성도 크지 않고, 그렇게 된다고 해도 남는 게 없어 재건축을 하지 않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1기 신도시, 당초 건설 목표에 미달…‘자족도’가 가른 집값 일각에서는 자족도가 낮은 베드타운의 한계가 분당과 다른 네 곳의 차이로 드러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자족’이란 스스로 충족한다는 뜻이다. 자족도란 도시 스스로 자생할 수 있는 수준을 말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런 도시를 ‘자족도시’라고 부른다. 이와 반대인 대표적인 도시가 주택 도시 즉 ‘베드타운’이다. 1990년대 초반, 비슷한 시기에 베드타운으로 시작한 신도시지만, 분당이 일자리 등을 확보하며 자족 기능 갖춘 반면 다른 곳은 그러지 못해 주택 가격에서부터 차이가 났다는 뜻이다.주택산업연구원의 자료를 보면 분당과 판교의 경제활동인구 대비 일자리 비율을 계산한 자족도는 96%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베드타운을 넘어 하나의 자족 도시로 기능하고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다른 신도시의 경우 자족도는 50~70% 수준이다.그렇다고 신도시가 처음부터 베드타운 기능 역할만을 위해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경제 발전기에는 도시로 급격하게 노동인구가 몰리면서 노동인구를 조절하기 위해 대도시 주변에 신도시가 생겼다. 처음에는 대도시에 노동력을 공급하기 위한 기능을 담당하지만, 신도시 자체로 생산력을 갖춰나가며 신도시 안에서 생산과 소비 활동을 상당 부분 해소하는 방향으로 성장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하지만 일부 도시들은 수십 년이 지난 뒤에도 대도시에 의존하는 베드타운으로 전락하면서 쇠퇴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되기도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실제 우리나라 1기 신도시 건설 계획과 현재 상황을 보면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알 수 있다. 당시 일산은 국제업무 기능을 포함해 예술·문화 기능을 담당하게 한다는 게 목표였다. 중동은 부천시의 신중심업무 기능을 담당하고 서울과 인천 사이에서 공업지역 중심의 근교 거주지 역할을 하도록 할 예정이었다. 평촌은 수도권 업무기능 일부와 안양시 신중심업무기능, 문화·체육 및 보건·위생 기능을 담당하게 하려고 했다. 공공청사 관련 기능과 수도권 업무기능의 이전, 자생적 업무기능도 담당하도록 하는 것도 목표의 일부였다. 산본은 군포시의 신중심업무기능을 맡도록 할 예정이었다. 분당은 서울의 보조적인 업무기능을 포함해 첨단산업기능, 수도권의 중심업무·상업기능, 성남‧수원 등 인접 도시와의 상호 보안을 위한 기능을 맡도록 한다는 계획을 세웠다.하지만 일산의 경우 예술‧문화 기능을 담당하게 한다는 목표가 30년째 이뤄지지 않고 있다. 최근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 일대 32만6400㎡(약 10만평) 부지에 세우려던 이른바 ‘K-컬처밸리’ 사업이 잠정 무산됐다. K-컬쳐 밸리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K팝 공연장(2만석)과 스튜디오, 테마파크 등이 들어올 예정이었다. 하지만 예정만큼 공사 진척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이유로 경기도는 사업자인 CJ그룹 계열사 CJ라이브시티와 협약을 해지했다.반면 분당·판교는 IT 등 양질의 일자리를 중심으로 ‘천당 아래 분당’으로 재탄생했다. 판교에는 네이버‧카카오‧안랩‧한글과컴퓨터 등 국내 대표 IT 기업을 포함해 넥슨‧엔씨소프트‧위메이드 등 게임업체와 SK바이오팜‧차바이오텍 같은 바이오기업들도 자리하고 있다. 이밖에 두산중공업과 HD현대중공업·SK케미칼·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등 대기업도 속속 둥지를 틀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수도권에서 새 아파트가 많다고 반드시 집값이 비싼 것은 아니다”라며 “서울과의 접근성이 중요하고 그렇지 않으면 양질의 일자리를 확보하고 얼마나 자족 기능을 갖췄느냐에 따라 부동산 시장이 다르게 평가될 수 있다”고 말했다.

2024.08.0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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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重·한화오션의 ‘장군·멍군’...이번 격전지는 ‘호주 방산전’

산업 일반

한 치의 양보도 없다. 특수선 분야의 영원한 라이벌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기술력 경쟁’은 현재 진행형이다. 이번 격전지는 호주 방산 전시회다. 양사는 이번 전시회에서 호주 정부가 추진 중인 군함 건조 사업 수주에 드라이브를 건다.24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이날부터 사흘간 호주 퍼스에서 진행되는 방산전시회 ‘인도양 방위 안보 2024’(IODS 2024)에 참가한다. IODS는 지난 2018년 호주가 포함된 오커스(AUKUS)와 쿼드(Quad)의 안보 동맹 강화 및 글로벌 방산 기술의 미래 전략을 논의하는 컨퍼런스로 시작했다. 올해는 처음으로 대규모 방산 전시회로 진행된다. 이번 행사에서 HD현대중공업은 ‘울산급 호위함’ 시리즈를, 한화오션은 총 3종의 호위함과 장보고-III 배치-2 잠수함 등을 선보인다.호주 정부는 최근 대규모 군함 건조 계획을 발표 한 바 있다. 지난 1996년부터 10년에 걸쳐 도입한 독일산 안작(Anzac)급 호위함 8척을 대체하기 위함이다. 호주 정부는 이를 위해 3000t급 다목적 호위함 11척을 건조할 방침이다. 이 중 3척은 구매국에서, 나머지 8척은 호주에서 건조된다.호주 정부는 조기 획득이 가능하고 실전에서 검증받은 바 있는 호위함 모델을 주목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서호주 헨더슨 조선소의 역량 강화와 현지 건조까지 수행할 수 있는 기술력을 고루 갖춘 업체를 눈여겨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D현대重 ‘장군’HD현대중공업은 이번 IODS 2024에서 호주의 해군력 강화 및 조선업 발전을 위한 방안 등 최적의 맞춤 솔루션을 소개한다. 최근 호주 정부가 공개한 ‘호주 해군 수상함 확정 건조 계획’에 포함된 호위함 획득 계획에 발맞추기 위함이다. HD현대중공업은 이미 실전 능력까지 입증된 바 있는 울산급 호위함 시리즈(울산급 Batch-I·Ⅱ·Ⅲ)와 세계 1위 조선업 역량을 중점적으로 알린다는 계획이다. ▲울산급 Batch-Ⅰ1번함은 인천함 ▲울산급 Batch-Ⅱ 1번함은 대구함 ▲울산급 Batch-Ⅲ 1번함은 충남함이다.함정 건조 묶음 단위를 뜻하는 배치(Batch)는 기술 발전 속도가 빠르거나 전력화가에 장기간이 소요되는 함정에 적용하는 용어다. 동일한 함정에 대한 성능개량을 위해 사용되는데 I부터 Ⅲ으로 갈수록 함형 발전 및 성능 개선이 이뤄진다.이밖에 HD현대중공업은 울산급 호위함 시리즈 소개과 함께 이번 전시회를 통해 호주 현지 조선업체들과 미팅을 진행한다. 호주 조선산업의 발전을 위한 상호협력과 지원방안에 대해 논의하기 위함이다.주원호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대표는 “K-방산 역량이 결집된 울산급 호위함은 호주의 인도-태평양 해양 전략을 뒷받침할 수 있는 세계 최고의 전투함임을 확신한다”며 “세계 1위 조선 기술력으로 호주 조선산업 발전에도 충분히 기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한화오션 ‘멍군’한화오션도 적극적이다. 한화오션은 이번 전시회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수상함 및 잠수함과 각종 첨단 함정 장비를 대거 선보인다.한화오션은 이번 전시회에서 총 3종의 호위함과 장보고-III 배치-2 잠수함을 선보인다. 한화시스템은 함정의 전투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핵심 장비인 통합 전투체계(ICS)와 한국형 구축함 통합마스트(KDDX I-MAST) 등을 전시한다.한화오션이 전시한 호위함은 호주 해군의 작전 요구 사항에 맞는 최신무기 체계를 장착한 함정이다. 또한 현재 건조 중인 장보고-III 배치-2 잠수함은 세계 최초로 공기불요추진체계(AIP)와 리튬이온 배터리를 동시에 탑재했다. 현존하는 디젤 잠수함 중 최고의 잠항지속 능력을 자랑한다. 어뢰, 순항미사일 등 다양한 무장을 운용할 수 있는 월등한 성능을 보유하고 있다.한화시스템의 ICS는 함정의 ‘두뇌’에 해당하는 함정전투체계(CMS)를 중심으로 미래 함정에 탑재될 첨단 장비들을 통합 관리하는 함정 통합솔루션이다. ‘통합마스트’(I-MAST)는 대한민국 해군의 차세대 주력 함정인 6000톤급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의 핵심 장비이다. 함정을 은폐하는 ‘스텔스 능력’을 향상시키는 센서 복합 마스트로 순수 우리 기술로 개발된 신개념의 무기체계다.이외에도 한화시스템은 ▲무인수상정 해령(Sea GHOST) ▲대잠정찰용 무인잠수정(ASWUUV)▲저궤도 통신위성(LEO Comsat) ▲해양 유·무인 복합체계(MUM-T)등 초연결·초지능·초융합 역량을 기반으로 한 해양무인체계 토탈 솔루션을 전시한다.한화오션 관계자는 “한화오션은 수상함과 잠수함을 세계에 수출한 국내 유일의 방산기업이다”며 “한화오션이 건조한 함정이 전세계 대양을 누비며 활약할 수 있도록 글로벌 방산 기술력 선도와 함께 국가위상도 높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2024.07.24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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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넘어 해외로…한화오션 vs HD현대중공업 충돌 어디까지

산업 일반

7조 5000억원 규모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는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해외에서 다시 맞붙었다. 대결 장소는 호주와 폴란드, 미국이다. 이들의 경쟁은 멈출 줄 모른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수주 경쟁을 넘어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에서도 마주했다. 13조 5000억원 규모 격전지 호주·폴란드2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호주 정부는 최근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미쓰비시중공업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스 ▲스페인 나반티아 등 5개 조선업체에 건조계획안을 제출하라고 요청했다. 호주 해군은 이를 바탕으로 평가 과정을 거친 뒤 내년에 최종 사업자를 선정한다.호주 정부가 10년 동안 투자 하는 금액은 약 111억 호주달러(약 10조1479억원)다. 호주는 호위함 11척을 구매할 예정이다. 이번 사업을 통해 호주는 호위함과 전투함 등을 확대할 계획이다. 사업에 선정된 사업자는 자국에서 3척을 건조해 2030년까지 호주로 인도해야 한다. 나머지 8척은 호주 현지 조선사와 협력해 생산한다.업계는 유력한 경쟁 후보로 일본의 미쓰비시중공업을 지목했다. 지난 2019년 미쓰비시중공업은 일본 정부로부터 3900톤(t)급 수상전투함 모가미급 호위함을 수주해 인도한 경험이 있다. 아울러 미국 무기를 주로 탑재한 군함을 생산하고 있다. 호주 해군이 보유한 미국산 무기체계와의 높은 호환성이 큰 장점이라는 평가다.이번 사업을 위해 미쓰비시중공업은 미쓰이중공업과 ‘원팀’을 이뤘다. 일본 정부도 미쓰비시중공업이 수주를 성공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일본 정부는 호주 정부를 상대로 치열하게 물밑 협상을 진행 중이다. 아울러 일본은 미국·호주·영국의 군사안보협의체 ‘오커스’(AUKUS)와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이에 반해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각각 입찰에 참가할 전망이다. 이들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뛰어난 점을 어필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충남급 호위함(3600t), 한화오션은 대구급 호위함(3100t)이 주력 함정이다. 통상 ▲충남급 호위함은 1척에 4000억원 ▲대구급 호위함은 1척에 3400억원 ▲일본 모가미급 호위함은 1척에 500억엔(약 4400억 원) 규모다. 호주 정부가 책정한 예산에 따라 호위함 1척 가격은 10억 호주달러(약 8700억 원)를 초과해선 안 된다. 해외 모델을 호주 현지에서 건조할 할 경우 가격이 약 2배로 늘어나는 상황을 고려했을 때 호주 국방부가 추산한 예산 범위를 충족하는 함종은 충남급과 대구급, 모가미급뿐이다.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폴란드에서도 경쟁을 피하지 못했다. 호주에서 한 차례 맞붙은 이들은 폴란드 해군의 현대화 사업 ‘오르카(Orka)’ 잠수함 건조 프로젝트에서 나란히 출사표를 던지며 또다시 마주하게 됐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폴란드 정부는 해군 현대화 사업인 ‘오르카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오르카 프로젝트는 해군에서 운용할 잠수함 3척을 도입하는 사업이다. 규모는 약 3조3500억원에 달한다. 폴란드는 이르면 이달 상위 3개 업체를 선정할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것으로 전망된다.이번 수주전에는 ▲프랑스 ▲독일 ▲스웨덴 ▲스페인 등 유럽의 잠수함 강호들이 참여했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이들과 경쟁한다.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은 지난 20일(현지 시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국제 해양 안보 포럼’에 참가해 각 사가 보유한 기술력을 홍보하는데 집중했다. 국제 해양 안보 포럼은 매년 바르샤바에서 개최되는 폴란드 최대 해양 안보 콘퍼런스다. 한화오션은 해외사업단 박성우 상무가 ‘잠수함 운용 개념 및 교육훈련 분야’에 대한 발전 방안을 제시했다. 특히 ‘승조원 전비태세 유지 프로그램’ 제안을 통해 폴란드 측 관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해당 프로그램은 폴란드 ‘오르카 잠수함’ 건조 중 승조원의 전투준비태세 유지를 가능하게 한다.아울러 정승균 한화오션 해외사업단장 부사장은 주재국 외국 대사, 폴란드 해군 등 주요 인사가 참석한 패널 토론에 참여했다. 이 자리에서 정 부사장은 현지화 및 기술이전 그리고 수리와 정비 지원 방안에 관해 상세히 설명했다. HD현대중공업도 해당 포럼에 참가해 ‘폴란드 해군 현대화를 위한 방위산업 발전방안’ 세션에서 발표 및 패널 토론에 참가해, 폴란드의 해양 안보 과제와 해군 및 방위산업체 발전을 위한 솔루션을 제시했다.HD현대중공업은 폴란드 ‘오르카 프로젝트’에 참여 의향서를 낸 세계 11개 조선업체 중 유일하게 3000톤(t)급 잠수함(KSS-Ⅲ PL)과 2000톤급 개발 잠수함(HDS-2300) 등 두 가지 플랫폼을 동시에 제안했다. 수주 경쟁 넘어 ‘MRO’도 동시 겨냥한화오션은 최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 위치한 필리 조선소의 지분 100%를 1억달러(약 1390억원)에 인수했다. 미국 내 생산시설을 확보함에 따라 약 20조원 규모의 시장으로 평가받는 미 해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의 교두보를 마련한 셈이다. 앞서 지난 4월 HD현대중공업은 필리 조선소와 함께 미국 정부가 발주하는 함정과 관공선에 대한 MRO사업과 관련된 업무 협약(MOU)을 맺은 바 있다. 협약에는 HD현대중공업이 필리 조선소의 함정 설계를 지원 및 유지·보수에 필요한 자재를 공급하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한화오션이 필리 조선소 인수에 나서면서 해당 업무 협약은 무산될 전망이다.양사가 필리 조선소를 두고 경쟁하는 이유는 필리 조선소가 미국 사업 진출을 위한 첫 단추인 까닭이다. 미국은 연안무역법(Jones Act)을 통해 자국에서 건조 및 개조된 선박으로만 미국에 해상운송 권한을 등록한다. 아울러 미국 국적 선원이 승선한 선박에 한해 미국 연안 운송권을 부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변용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본토 소재의 조선소를 교두보로 확보한 것은 태평양 7함대 뿐 아니라 전체 미 해군의 함대에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현재 수주잔고에는 군함이 없으나, 당장 건조 및 수리작업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알려진 미 해군의 상황을 고려하면 수리사업 등의 일감을 확보하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고 평가했다.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국내 기업 최초 미국 조선업 진출을 통해 미국 상선 및 방산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며 “미국은 해군력 강화가 필요했으나, 미국의 조선업 낙후로 한국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할 의지를 표명했는데, 이번 인수를 다양한 시너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2024.07.0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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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힘스, 상장 첫날 ‘따따블’…우진엔텍 이어 올해 2호 [증시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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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 기자재 전문업체인 #현대힘스가 상장일인 26일 장 초반 급등하면서 속칭 ‘따따블’(공모가의 4배)로 직행했다.현대힘스는 이날 오전 9시 30분 현재 코스닥시장에서 공모가(7300원) 대비 300%(2만1900원) 오른 2만9200원에 거래 중이다.앞서 올해 첫 공모주인 #우진엔텍이 상장일인 24일 따따블을 기록한 바 있다.2008년 설립된 현대힘스는 곡블록 제작 분야에서 높은 기술력과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고, 조선 블록 사외제작사 중 최대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주요 매출처로는 HD현대 그룹 내의 HD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 등이 있다. 현대힘스는 선박 내부재, 의장품 도장 등 선박 건조에 필요한 다양한 사업 확장을 통해 조선기자재 전문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현대힘스는 앞서 진행한 기관 수요예측에서 공모가 희망밴드(5000~6300원)를 초과한 7300원으로 확정했다. 일반투자자 청약은 1231.2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청약증거금은 약 9조7800억원에 달했다.현대힘스는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선박용 독립형 탱크 생산을 위한 공장 부지 매입 ▲가스발생기 분야 생산설비(CAPA) 증설 ▲생산인력 확보 등에 적극 투자할 계획이다.최지용 현대힘스 대표는 “현대힘스는 기업의 본질과 가치를 지키는 것을 최우선으로 여긴다”며 “친환경 조선 시장의 성장에 맞춰 국내는 물론 글로벌로 고객과 시장을 확대해 나가며 곡블록 분야의 글로벌 탑티어 기업으로 성장해 가겠다”고 밝혔다.

2024.01.26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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