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ECONOMIST

48

대신증권, 한텍 IPO로 첫 딜 주관…리그테이블 경쟁 시동

증권 일반

대신증권이 올해 첫 기업공개(IPO) 주관 기업 상장으로 본격적인 트랙 레코드 쌓기에 나선다. 지난해에 이어 다소 늦은 출발이지만, 기관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한텍을 시작으로 IPO 시장에서 존재감을 뽐낼 것으로 예상된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텍은 지난달 24~28일 진행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으며 공모가를 희망 공모가 밴드(9000~1만800원) 상단인 1만800원으로 확정했다. 수요예측에 참여한 2451곳 중 2450곳(99.9%, 가격 미제시 포함)이 밴드 상단 이상의 가격을 제시했다. 기관 경쟁률도 951대 1을 기록하며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특히 올해 수요예측을 진행한 IPO 기업 중 가장 높은 확약 비율(19.7%)를 기록한 점이 주목된다. 지난해 IPO를 진행한 기업들과 비교해도 한텍보다 높은 확약비율을 기록한 곳은 HD현대마린솔루션(45.7%), 산일전기(42.3%), 시프트업(32.9%), 케이엔알시스템(31.8%) 등 에이피알(29%), 이닉스(25.3%)를 제외하면 없었다.기관들은 한텍의 실적 성장성과 시장 친화적인 밸류에이션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모가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이 7~8배 수준으로 적용되면서, 상대적으로 낮게 형성된 밸류에이션이 매력 요인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에너지 부문에서의 성장 가능성과 함께 최근 시장에서 보기 드문 양호한 재무 성과가 더해지며 기관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끌었다.한텍은 특수 금속 소재를 활용한 설계 및 제조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화공장치 및 초저온 탱크 제조 기업이다. 조선·석유화학·반도체 등 다양한 산업에 핵심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회사는 꾸준한 실적 성장 속에서 지난해 매출 1600억원, 영업이익 170억원을 기록하는 등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대신증권은 이번 한텍 IPO 주관을 계기로 본격적인 리그테이블 순위 경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거래소 상장공시시스템(KIND)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7일 기준 상장 절차를 진행 중인 기업(상장 예비심사 신청 및 승인 기업)이 총 10곳으로 증권사 중 가장 많다. 이는 국내 IPO 주관사 ‘빅 3’로 불리는 미래에셋증권(8건), 한국투자증권(7건), NH투자증권(5건)을 앞서는 숫자다. 구체적으로 이미 심사가 승인된 나우로보틱스, 한텍, 티씨머티리얼즈, 바이오비쥬를 비롯해 하나마이크론, 싸이닉솔루션, 피라인모터스, 지에프씨생명과학 등이 예비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의 상장 결과에 따라 상반기 리그테이블 성적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상반기 단 2건의 IPO를 주관하며 리그테이블 8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올해는 상장 절차를 진행 중인 기업이 늘어나면서 보다 나은 성과가 기대된다. 업계에서는 대신증권이 올해 IPO 부문에서 리그테이블 중위권 복귀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또한 최근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인가를 받은 이후 IB 조직을 확대하고 있어 IPO 부문에서도 영향력을 키울 가능성이 높다. 기업금융(IB) 전반에서의 협업이 강화되면서 IPO 시장 내 입지가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나유석 대신증권 IPO 본부장 전무는 “한텍은 최근 늘어난 에너지 부문에 대한 니즈와 더불어 시장친화적인 밸류에이션으로 공모가를 결정해 기관들의 반응이 정말 좋은 상황”이라며 “기관 수요예측에서의 좋은 성적과 더불어 일반청약에서도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5.03.07 18:23

3분 소요
상장사 두 배 늘어난 IPO 시장…증권사 ‘주관 전쟁’ 격화

증권 일반

올해 IPO 시장에서 신규 상장 기업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말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상장을 연기했던 기업들이 올해 초 공모를 진행하면서 시장이 확대되는 분위기다. 이에 국내 주요 증권사들의 주관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월까지 신규 상장한 기업(스팩 제외)은 총 15곳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0곳)보다 50% 증가했다. 3월 상장 예정 기업까지 포함하면 올해 1분기 신규 상장사는 26곳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4곳)과 비교하면 두 배에 가까운 수준이다.올해 상장 기업이 증가한 이유는 지난해 정치·경제적 불확실성과 수요 확보 실패로 인해 상장을 미뤘던 기업들이 올해 초 상장을 추진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상장을 추진했던 미트박스글로벌을 비롯해 12월 상장을 계획했던 삼양엔씨켐과 데이원컴퍼니가 각각 1월과 2월에 상장에 성공했다.IPO 주관 실적을 기준으로 보면, 현재까지 가장 많은 대표주관 건수를 기록한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으로 총 4건을 주관했다. 지난해 상반기 IPO 리그테이블에서 7위에 머무르는 등 다소 부진한 성적을 거뒀던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연초부터 다수의 IPO를 주관하며 실적 회복에 나서고 있다. 올해 1호 IPO인 미트박스글로벌을 시작으로 데이원컴퍼니, 모티브링크, 위너스의 상장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그 뒤는 3건(삼양엔씨켐, 아이에스티이, LG CNS)을 기록한 KB증권이 이었다. 삼성증권‧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은 각각 2건, DB금융투자, 신영증권은 1건을 주관했다.주관 금액 기준으로는 ‘1분기 최대어’로 꼽혔던 LG CNS를 대표주관한 KB증권이 1위에 올랐다. 2월까지 KB증권의 총 공모 인수액은 2673억원으로, 한국투자증권(640억원)과 미래에셋증권(639억원)을 크게 앞섰다. 그 뒤를 NH투자증권(529억원), 삼성증권(422억원)이 이었다. 올해 공모가 대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IPO 기업은 DB금융투자가 주관했던 미용 의료기기 전문기업 아스테라시스다. 4일 종가 기준 아스테라시스의 주가는 공모가(4600원) 대비 124% 상승한 1만340원을 기록했다. 반면, 가장 큰 하락률을 보인 상장사는 한국투자증권이 주관한 아이지넷으로, 같은 기간 공모가(7000원) 대비 53% 하락한 3245원을 기록 중이다.코스닥 상장사 중 기관 수요를 가장 많이 끌어모은 증권사는 DB금융투자다. DB금융투자는 아스테라시스 기관 수요예측에서 1242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올해 IPO 주관사 중 가장 높은 성과를 냈다. 그 뒤로 KB증권(1195 대 1), 신영증권(1052 대 1), 미래에셋증권(798 대 1), 삼성증권(590 대 1), 한국투자증권(577 대 1), NH투자증권(513 대 1) 순으로 평균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을 기록했다.3월 공모주 시장이 더욱 활발해지면서, 업계에서는 미래에셋증권과 함께 ‘빅 3’로 꼽히는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도 주관 실적을 추가하며 리그테이블 순위를 끌어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씨케이솔루션과 티알엑스로보틱스의 상장을 앞두고 있으며, 한국투자증권 역시 더즌, 오가노이드사이언스, 에이유브랜즈 등의 상장이 예정되어 있다.공모 금액 기준으로는 서울보증보험 IPO를 공동 주관 중인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이 KB증권과 함께 상위권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 서울보증보험이 코스피(유가증권시장) 상장에 성공할 경우, 각 증권사는 907억 원의 주관 실적을 추가할 수 있다. 서울보증보험의 최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는 기업 가치를 낮추고 결산배당 계획을 세우는 등 상장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어 증시 입성이 유력한 상황이다.

2025.03.07 06:00

3분 소요
기업 하기 힘든 나라는 안됩니다 [EDITOR’S LETTER]

전문가 칼럼

금융권에서 지난달 도입된 책무구조도에 대해 말들이 많습니다. 책무구조도는 금융회사 임원이 담당하는 직책에 따라 구체적 책무를 지정해 문서로 만든 것을 말합니다. 금융당국은 금융사고가 자주 발생하자 사고 관련자에게 엄중한 책임을 물어 내부통제를 강화하겠다는 차원에서 책무구조도를 도입, 지난 1월 은행과 금융지주를 시작으로 오는 7월 대형 금융투자사·보험사, 내년 7월 여신증권사·저축은행 등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이는 금융회사 임원의 책임과 처벌을 명확히 하겠다는 것인데요, 문제는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 등 최고경영자(CEO)의 책무를 포괄적으로 기재하도록 해 CEO가 무한책임을 지는 구조라는 점과 내부통제 관리의무 위반의 입증 주체가 명확히 규정되지 않아 CEO가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는 점입니다. 금융권에서는 임기를 채울 수 있는 금융지주 회장이나 은행장이 없을 것이라며 책무구조도는 ‘금융판 중대재해처벌법’이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지난 2022년 1월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은 경영책임자가 안전 및 보건 확보 의무를 다하지 않아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하면 처벌받을 수 있도록 한 법으로, 사업주 처벌에 초점이 맞춰져 중대재해 예방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 한국경영자총협회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기업 10곳 중 8곳이 경영책임자의 의무사항 불명확성과 과도한 처벌 기준 등을 이유로 현행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책무구조도와 중대재해처벌법은 모두 경영자에게는 부담이 아닐 수 없는데요, 경영 활동을 위축시키는 법안이 또 하나 입법화되고 있습니다. 바로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주주로 확대하는 내용의 상법 개정안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소액 주주의 권익 보호를 위해 상법 개정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는데요, 경제계는 기업 경영을 저해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인협회·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 8단체는 “상법 개정은 이사에 대한 소송 남발을 초래하고, 행동주의 펀드의 경영권 공격 수단으로 악용돼 한국을 기업 하기 힘든 나라로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요즘 기업의 경영 여건은 최악입니다. 트럼프발 관세 전쟁이 벌어지며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걷히기는커녕 확대되고 있고, 국내에는 탄핵 정국에 경기 부진까지 겹치며 생존을 걱정하는 CEO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자꾸 새로운 규제가 생겨나고 있으니 “못 해먹겠다”는 얘기가 절로 나오는 겁니다. 지금은 매우 비상한 시기인 만큼 비상하게 대응해야 하는데, 기존의 규제에 새로운 규제가 더해져 적극적인 경영 행보에 제동이 걸리고 있습니다. 이러다가는 생존조차 어려워집니다. 최근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이 발간한 ‘3대 게임체인저 분야 기술수준 심층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한국의 반도체 기술 수준이 2년 만에 중국에 대부분 추월당했다고 보고 있다고 합니다. 과감한 규제 철폐로 기업 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지 않으면 이보다 더한 상황도 맞이하게 될 겁니다.

2025.03.01 06:00

2분 소요
‘은행→증권사’로 퇴직연금 갈아타볼까…400조 머니무브 시작

증권 일반

앞으로는 퇴직연금 가입자가 기존 운용 상품을 해지하지 않고 금융사를 갈아탈 수 있게 된다. 400조원 퇴직연금 시장의 ‘머니무브’가 시작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안정적인 연금 운용을 원하는 가입자는 은행, 높은 수익률을 원하는 가입자는 증권사로 이전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에 증권사들은 은행에 절반 이상 묶여있던 대규모 자금 이동을 기대하며 ‘환승 고객’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금융감독원·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10월 31일부터 ‘퇴직연금 실물이전(현물이전)’ 제도가 시작됐다. 이는 퇴직연금 계좌를 다른 금융사로 이전할 때 기존에 운용 중인 투자 포트폴리오를 매도하지 않고 그대로 유지한 채 이전할 수 있는 제도다. 가입자가 기존에 퇴직연금으로 투자하고 있던 상품을 매도·해지하지 않고 사업자(은행·증권·보험 등 금융회사)를 바꿀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예를 들어 현재는 A 은행의 퇴직연금에 가입했던 투자자가 B 증권으로 투자자산을 옮기려면 이를 중도 해지해 현금화한 뒤, 다시 가입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런 번거로움 때문에 금융사를 갈아타는 경우는 드물었다.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400조8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4% 증가했다. 현재 점유율로는 은행이 적립금 198조원 규모로 51.8%의 절대적인 우위다. 이어 ▲증권(22.7%) ▲생명보험(20.5%) ▲손해보험(3.9%) 등 순이다. 그러나 지난해 퇴직연금의 금융권역별 수익률을 보면 증권사가 7.11%로 가장 높다. ▲은행의 수익률은 4.87% ▲손해보험 4.63% ▲생명보험 4.37%였다.업계에서는 이번 제도 시행으로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은행과 보험사 등에서 증권사로 이전이 많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앞으로 금리 인하가 진행되면서 실적배당 상품에 대한 투자 매력이 상대적으로 높아질 수 있어서다. 특히 원리금 보장형 상품이 라인업 대부분을 차지하는 은행에 비해 증권사에서는 비교적 높은 복리 수익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상품을 내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증권사들은 최대한 많은 상품을 구비하고자 그동안 운용사 측에 퇴직연금 클래스로 분류되는 펀드의 판매를 요청하거나 새로운 운용사를 거래사로 신규로 추가해 왔다.자기자본 3조원 이상인 국내 주요 증권사 10곳(미래에셋·한국투자·NH투자·KB·삼성·키움·신한투자·하나·메리츠·대신증권)은 중소형 운용사로 분류되는 키움·하나·대신·유진·DB·신영자산운용 등의 퇴직연금 전용 클래스를 신규 펀드 라인업에 추가했다.증권사들은 신규 고객 유치에도 집중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KB증권·NH투자증권 등도 실물이전 상담을 신청하거나 실물이전을 한 고객에게 상품권 등을 제공하는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번 제도 시행으로 투자하는 연금으로의 머니무브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며 “30년 이상 장기 투자가 필수인 연금시장에서 이번 서비스 개시가 큰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4.11.03 08:00

2분 소요
서유석 회장 야심작 ‘디딤펀드’…연금시장 새 바람 일으킬까

증권 일반

서유석 금융투자협회 회장 주도로 올 초부터 자산운용사들과 공동으로 추진해 온 디딤펀드가 최근 첫 선을 보였다. 디딤펀드란 자산배분전략(주식·채권 등 분산투자, 리밸런싱)을 통해 중장기 수익을 추구하는 연기금형 자산배분 펀드다. 국민연금과 비슷한 콘셉트로 주식, 채권, 대체자산이 잘 분산된 자산배분펀드를 만들기 위해 자산운용사들이 협회와 함께 뜻을 모으고 있다.특히 원리금보장 상품보다는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면서도 타깃데이트펀드(TDF)보다는 안정적으로, 퇴직연금을 안전하게 지키고 싶어 하는 투자자들의 요구를 충족하며 수익률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금융투자협회는 퇴직연금 투자 시장에 밸런스드펀드(BF)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지난해부터 테스크포스(TF)팀을 꾸려 운용사들과 추진 방향을 논의해 왔다. 이후 운용사 실무 TF를 운영해 디딤펀드 상품 콘셉 및 펀드 조건 등 추진 방향을 구체화했다. 디딤펀드의 펀드 조건은 주식, 채권 등을 시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한 자산 배분 전략을 활용해야 하고 펀드 명에 ‘디딤’을 포함해야 한다. 또 주식 50% 이하 투자부적격 채권 30% 이하 등 제도적 안정성 확보해야 하고 운용사 역량집중과 소비자 선택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1운용사 1상품’으로 제한했다.협회는 이런 조건에 맞는 디딤펀드 출시를 위해 운용사와 협의를 통해 최종 25곳의 참여를 확정했다. 이들 운용사는 지난달 25일 각자 1개의 디딤펀드를 출시하고, 증권사를 통해 판매를 개시하기 시작했다. 25곳 중 15곳은 디딤펀드를 새로 내놨고, 나머지는 기존 자산배분펀드 상품을 디딤펀드 조건에 맞게 재설정했다. 총 14개 증권사(삼성·미래·KB·한투·신한·한화·NH 등)를 통해 가입할 수 있다.대표적으로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KB자산운용 등을 포함해 15개 사는 신규 펀드를 출시했고, 10곳은 기존 자산배분펀드를 디딤펀드에 맞게 변경했다. 이 중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수익률을 초과하겠다는 개념을 디딤펀드에 담았다. 2001년~2023년까지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연 2.5% 수준이다. 한투운용은 주식, 채권 등 전통 자산에 원자재, 인프라 등 대체 자산을 분산 투자해 이를 넘어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외에도 에셋플러스·흥국자산운용 등 중소형 운용사들도 공모펀드 시장이 부진한 상황에서 디딤펀드로 자금을 유치하려고 힘을 쏟고 있다. 퇴직연금 ‘저수익’ 원리금보장형에 87%…운용 성과 중요연금시장에서 디딤펀드는 퇴직연금의 운용 성과를 높일 수 있다는 기대를 받고 있다.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2020년 255조5000억원에서 2023년 382조4000억원으로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 중 대부분이 예·적금 등 낮은 수익률의 원리금보장형 상품에 머물러 있다. 원리금보장형으로 운용되는 퇴직연금 적립금은 전체의 87.2% 수준인 333조3000억원에 달한다. 퇴직연금제도가 활성화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인은 운용 성과를 높이는 것이다. 이를 위해 자산운용사가 할 수 있는 수단은 종목 선택이 아닌 자산배분이다. 특히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제도)에서 자산배분펀드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디폴트옵션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된 연금 선진국에서 확정기여형 적립금의 대부분이 TDF로 운용된다. 사전지정운용제도로 설계된 우리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의 적격상품 역시 대부분 TDF의 포트폴리오로 제시되고 있다. 하지만 사전지정운용으로 설계된 우리 디폴트옵션 제도에서는 TDF 구조의 자산배분펀드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현재 사전지정운용제도의 적격상품에는 극히 소수의 TRF 상품만이 편입돼 있다. 퇴직연금의 적격상품으로 승인 받기 위해서는 시장에서 검증된 운용실적이 필요한데, 우리 공모펀드 시장에는 이러한 조건에 부합하는 TRF가 많지 않다는 지적이다.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퇴직연금제도 활성화의 근본 기제는 운용성과 제고”라며 “제도 일원화나 중도인출 제한 등의 현안 과제에 있어 세제 혜택을 통한 유인기제나 법적 강제 등은 그 효과가 제한적일 뿐만 아니라 부작용 또한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문제는 수익률”이라며 “자산운용에서 수익률 제고의 핵심은 자산배분이다. 합리적인 자산배분을 통해 분산된 위험의 글로벌 투자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것이 유일한 해답”이라고 강조했다.

2024.10.14 07:00

3분 소요
경영 패권 가늠자 ‘실적’…고려아연·영풍 살펴보니

산업 일반

75년간 동고동락 해온 고려아연과 영풍의 갈등이 점입가경에 빠졌다. 양사의 경영권 분쟁에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참여하면서 긴장은 절정에 이르렀다. 이번주는 고려아연과 MBK파트너스·영풍의 경영권 분쟁 ‘1차 분수령’으로 점쳐진다.MBK는 고려아연의 ‘실적 악화’를 내세워 공격에 나섰으나, 고려아연은 지난 10년간 평균 영업이익률 12.8%를 강조하며 맞받아쳤다. 고려아연과 MBK파트너스·영풍의 패권 다툼에 ‘실적’이 가늠자로 떠오른 셈이다. 9월 24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고려아연의 연결 기준 매출액은 5조4335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4532억원이다.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8.7%, 50% 늘어난 수치다. 2분기 영업이익률은 8.8%에 달한다. 증권업계도 고려아연의 올해 실적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에 따르면 고려아연의 올해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은 11조8632억원, 9798억원으로 전망된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한 2019년과 비교했을 때 각각 77.2%, 21.7% 증가한 수치다.부채비율도 안정적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고려아연의 부채비율은 36.5% 수준이다. 앞서 고려아연의 부채비율은 ▲2020년 19.9% ▲2021년 28.8% ▲2022년 31% ▲2023년 24.9% 이었다. 최근 5년간 부채비율이 소폭 증가하긴 했으나, 통상 부채비율이 100% 이하일 경우 재무구조 우량기업으로 평가된다. 30%대 부채비율의 경우 재무건전성이 우수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고려아연은 98분기 연속 흑자도 기록했다. 최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국내 500대 기업 가운데 개별 재무제표 기준 분기보고서를 제출한 358곳을 대상으로 분기별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조사했다. 금융감독원에 분기보고서를 제출하기 시작한 2000년 1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한 분기도 빠짐없이 흑자를 기록한 기업은 모두 10곳이다. 여기에 고려아연이 포함됐다. 올해 2분기까지 98분기간 연속해서 흑자를 기록한 셈이다.이제중 고려아연 부회장은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 고려아연 본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고려아연은 지난 2000년 이후 98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세계 1위의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초우량 기업으로 성장했다”며 “누가 고려아연을 경영해야 하는지는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지난 10년간 고려아연은 끊임없는 기술 고도화로 평균 영업이익률 12.8%를 달성했다”며 “같은 기간 영풍은 영업이익률이 마이너스 1%지만, 고려아연 배당을 통해 700억~1000억원을 받아가며 적자를 버텨온 것”이라고 말했다. 고려아연 놓지 못하는 영풍앞서 지난 8월 19일 MBK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고려아연의 부채 규모급증과 영업이익 마진율 감소 등을 지적한 바 있다. 다만, 고려아연의 현 재무 상태를 고려하면 MBK의 지적이 모두 설득력을 잃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정작 영풍은 수년간 영업적자가 누적되는 상황이다. 2021년부터는 3년 연속 영업이익 적자(별도 기준)가 발생하기도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지속되는 영업 적자 속에 순손실을 보지 않은 배경에 고려아연이 있다. 고려아연의 호실적이 지분법이익으로 영풍의 재무제표에 계산돼 올려지는 이유다. 지분법이익은 회사에 지분을 투자해 얻은 이익을 뜻한다.영풍의 적자 행진은 최근 3년간 이어지고 있다. 영풍의 경영실적(별도기준) 추이를 살펴보면 ▲2021년 728억원 ▲2022년 1078억원 ▲2023년 169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당기순이익은 2205억원 흑자다. 고려아연의 배당금 덕분이다. 고려아연이 영풍에게 지급한 배당금은 지난 2018년 507억원을 시작으로 최근 5년간 3576억원에 이르는 배당금을 영풍에게 줬다. 고려아연은 영풍의 캐시카우(현금창출원)이자 알짜 회사인 셈이다.이에 따라 영풍 측이 고려아연을 포기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영풍그룹 28개 계열사 중 고려아연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약 75%에 달하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영풍그룹 계열사 매출액을 살펴보면 고려아연(9조7045억원)이 압도적이다. 이어 ▲영풍(3조7617억원) ▲코리아써키트(1조3322억원) ▲서린상사(5200억원) ▲인터플렉스(4382억원) ▲켐코(3114억원) ▲영풍문고(1390억원) 순이다.일각에서는 고려아연의 배당금이 영풍의 주요 수익원이라는 점을 고려 했을 때, 고려아연이 경영권 독립에 성공할 경우 영풍의 경영 실적에도 적잖은 타격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철강업계 관계자는 “영풍의 입장에서 매출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고려아연을 놓아줄 이유는 전혀 없다”며 “고려아연이 확실한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만큼, 양측 모두 이를 잃지 않기 위한 싸움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2024.09.27 06:00

3분 소요
증권업계, 부동산 경기 하강시 PF 추가손실 최대 1조9000억원

증권 일반

국내 증권사의 국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추가 손실이 최대 1조9000억원에 달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나이스신용평가(나신평)는 12일 ‘부동산PF 손실인식 현황과 추가 손실 전망’ 세미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발표 했다. 나신평에 따르면 국내 25개 증권사의 기적립 대손충당금·준비금 규모 2억원을 감안하면 부동산 경기 하강 시나리오에 따라 최소 1조1000억원에서 최대 1조9000억원의 추가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나신평은 경락가율(경매 시 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에 따른 세 가지 시나리오를 설정해 증권업계의 손실 규모 가정치를 도출했다. 부동산 경기 둔화추세를 고려해 2023년 평균 경락가율의 ▲하위 40%(1안) ▲하위 30%(2안) ▲하위 25%(3안)를 유지하는 시나리오로 구분했다. 나신평은 “올해 들어 신규 경매 건수가 증가한 점과 현재 부동산PF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할 경우 경락가율은 작년보다 저하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같이 가정했다. 그 결과 시나리오 1안은 3조1000억원, 2안은 3조7000억원, 3안은 4조원의 손실 발생이 추정됐다. 이미 적립한 대손충당금·준비금 규모 2조원을 빼면 시나리오에 따라 1조1000억∼1조9000억원의 손실이 추가 발생하는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시나리오 예상대로라면 초대형사 보다 대형사와 중소형사의 부담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 자기자본 규모별로는 초대형사가 약 3000억~6000억원, 대형사 약 6000억~1조원, 중소형사 약 2000억~3000억원의 추가 손실이 발생이 예상된다. 대형사와 중소형사는 각각 자기자본의 3∼6% 규모를 추가로 손실 인식해야 하는 것이다. 이는 증권사의 수익성에 하방 압력을 가하는 요인이다.이는 초대형사는 본 PF 비중이 높지만 대형사와 중소형사는 브릿지론 비중이 30%이상인데다, 중후순위 익스포져(위험노출액)가 많기 때문이다. 초대형사에는 미래·NH·한국투자·삼성·KB·하나·메리츠·신한투자증권 등 8곳, 대형사에는 키움·대신·한화·유안타·교보·신영·현대차·하이·IBK·BNK투자증권 등 10곳, 중소형사에는 유진·이베스트·DB·다올·부국·SK·한양증권 등 7곳이 포함된다.이예리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위탁매매, 전통 투자은행(IB) 등 부동산을 제외한 사업부문에서 경상적으로 창출하는 수익규모의 차이가 있다“며 ”부동산 외의 사업 부문에서 창출하는 이익이 많은 초대형 증권사가 아니면 수익성 하방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다만 가장 높은 수준의 스트레스 가정 하에서도, 증권업의 자본적정성에 미치는 영향은 감내 가능한 수준이다”라며 “지난 몇 년간의 이익 누적, 자본확충 등으로 증권업의 자기자본이 확대된 가운데, 충당금 및 준비금을 적극적으로 적립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회사별 부동산 PF포트폴리오와 기적립 충당금 및 준비금 규모에 따라 추가손실 부담이 상이할 것으로 전망된다. 브릿지론 및 중후순위로 투자한 본PF 비주거용 사업장을 중심으로 손실이 확대될 전망이다. 작년 말 기준 국내 25개 증권사의 국내 부동산PF 관련 우발부채, 대출채권, 사모사채 등 익스포저 총액은 전년 대비 6% 증가한 26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부동산PF 익스포저의 질적 구성을 보면 증권사의 중후순위 비중은 42%로, 타 업권(캐피탈 30%·저축은행 11%)보다 컸다. 또한 80% 이상의 브릿지론 사업장과 약 30%의 본PF 사업장이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4.04.12 18:55

3분 소요
금리 인상 종료 전망에도 ‘81조’ 회사채 차환 우려 지속

증권 일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하 연준)가 금리 인상을 멈출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지만 회사채 차환에 대한 우려는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80조원이 넘는 천문학적인 규모와 대외 불확실성 확대로 기업들의 실적과 신용등급이 악화되면서 조달금리는 오히려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에 따른 추가 신용등급 하락과 은행채 발행 확대 등 변수들이 산재해 내년 회사채 시장 전망 역시 먹구름이 가득하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24년 만기 도래 예정인 회사채 규모는 총 81조2309억원으로 올해 70조531억원에 비해 16% 많다.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 대유행) 기간 비교적 낮은 금리에 공격적으로 발행됐던 채권들의 만기가 잇달아 도래하면서 차환 규모도 덩달아 증가한 것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2024년 만기 도래 예정 회사채는 4분기를 제외한 모든 분기에 늘어날 전망이다. 1분기가 21조7614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37.7% 늘어나며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 2분기와 3분기에도 각각 27조8904억원, 19조3856억원으로 11.2%, 19.1% 증가했다. 이처럼 만기 도래 예정인 회사채 규모가 천문학적으로 불어나면서 향후 차환 여부에 이목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이미 일부 기업들 사이에선 금리 인상 종료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차환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낙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실제 한국은행 뉴욕사무소가 현지 투자은행 12곳을 대상으로 자체 조사를 진행한 결과 80%가 넘는 10곳의 투자은행이 최종 정책 금리 수준을 5.25~5.50%로 예상했다. 나머지 2곳은 5.50∼5.75%로 전망했다. 지난 10월 조사에서 5.50~5.75%를 예상한 투자은행이 3곳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금리인상 종료 쪽으로 의견이 기운 것이다. 현재 미국 중앙은행 기준금리는 5.50%다.이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도 지난달 30일 열린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3.5%로 유지하기로 했다. 지난 2·4·5·7·8·10월에 이어 이번까지 7번 연속 금리를 동결했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해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일곱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한 바 있다. 기준금리는 3.50%는 2008년 11월의 4.00% 이후 최고치다. 경기침체 장기화에 PF위기까지문제는 경기침체 장기화로 기업들의 실적이 악화하면서 금리인상 종료 분위기와 무관하게 회사채 조달금리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대외 불확실성이 깊어지면서 기업들의 실적과 신용등급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고, 조달금리 인하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투자자들의 기업에 대한 전반적인 신뢰가 하락하고 있다는 뜻으로 이런 상황에선 높은 금리를 제시하지 않는 이상 회사채 발행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에 따르면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12월 BSI 전망치는 전월보다 3.9포인트(p) 상승한 94.0을 기록했다. BSI는 기준선 100보다 높으면 전월보다 경기 전망이 긍정적, 100보다 낮으면 부정적이라는 의미다. BSI 전망치는 지난해 4월(99.1)부터 21개월 연속 기준선을 밑돌고 있다. 이는 2018년 6월부터 33개월 연속 부정적 전망이 나온 이후 최장기다. 이달 BSI 실적치 역시 89.2로 기준선을 밑돌며 지난해 2월(91.5)부터 22개월 연속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비우량 회사채의 경우 은행채 등 우량 채권들에 밀려 차환에 더욱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안정성과 수익성 등 모든 측면에서 비우량 회사채 대비 우위에 있는 은행채에 투자가 몰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10월 은행채 5년물 금리는 4.71%로 전달보다 0.28%포인트 올랐다. 글로벌 채권 금리의 이정표 역할을 하는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연 5%를 넘어서며 16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 영향으로 은행채 역시 올해 연간 순발행 전환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여기에 PF 위기론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도 불안요소다.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와 마찬가지로 PF에서 시작된 위기가 자금시장 경색으로 이어질 경우 기업들의 조달 계획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이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증권사의 부동산 PF 연체율은 10.4%다. 이는 2021년 말(3.7%) 대비 6.7%p 상승한 수치다. 1년 만에 3배 가까이 상승한 셈이다. 증권사 부동산 PF 연체 잔액은 2021년 말 1690억원에서 지난해 말 4657억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증권사의 부동산 PF 고정이하여신비율은 5.7%에서 14.8%로 증가했다. 이에 따른 고정이하여신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6638억원이다.부실 사업장이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도 불안요소다. 3800곳의 금융사가 참여하고 있는 전국 3600곳의 PF사업장 중 부실 우려 사업장은 300~500곳에 달한다. 이 중 심각한 부실을 지닌 사업장이 나타날 경우 유동성 위기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채권시장 관계자는 “회사채 순상환 기조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80조가 넘는 만기 회사채는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며 “조달금리 하락 가능성이 낮은 현시점에선 기업들의 판단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2023.12.11 14:40

4분 소요
오프라인 몸집 줄이고 디지털 역량 키우고…돌파구 찾는 증권업계

증권 일반

국내 증권사들이 오프라인 지점 수를 줄이고 디지털 서비스 강화에 힘을 싣고 있다. 디지털 금융 플랫폼 이용률이 늘어나는 환경에 발맞춰 인공지능(AI)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모습이다.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61개 증권사의 국내 지점 수는 788곳으로 지난해 1년 전(835곳)보다 47곳 감소했다. 올해 3월 말(798곳)과 비교하면 10곳이 줄었다. 지난 2017년까지만 해도 1000개가 넘었던 증권사 지점이 빠르게 정리되고 있다.1년 새 지점 수가 가장 많이 감소한 증권사는 삼성증권이다. 삼성증권의 국내 지점은 지난해 2분기 44곳에서 올해 2분기 30곳으로 1년새 14곳 줄었다. 신한투자증권도 6곳 감소해 지점 74곳을 운영 중이다. 한국투자증권, 유안타증권, 교보증권은 모두 4곳씩 줄었다.증권사들은 지점을 단순히 축소하기 보다 인근 지점과의 통폐합을 통해 효율성을 강화하는 추세다. 한국투자증권은 서초지점을 폐쇄하고 서초PB센터로 통합했고, KB증권은 광화문·종로·신설동 지점을 광화문금융센터로 통합해 이전 오픈했다.신한투자증권은 대전지점과 유성지점을 대전금융센터로 통합했다. 지난해 인천과 계양지점을 인천금융센터로, 제주와 서귀포 지점을 제주금융센터로 통합해 운영 중이다. 유진투자증권도 압구정과 역삼, 잠실, 강동, 대치지점을 챔피언스라운지금융센터로 합쳐서 운영하고 있다. 하나증권은 강남금융센터를 하나은행 강남역금융센터 지점이 있는 건물로 확장 이전했다. 증권과 은행 간 협업을 통해 자산관리 전문가들의 맞춤형 상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대차증권은 강남, 양재지점을 없애고 강남프리미어PB센터와 디지털PB센터를 새로 열었다.한편 증권업계는 오프라인 지점 축소와 함께 디지털 서비스 강화에 힘쓰고 있다. 디지털 금융 플랫폼 이용률이 늘어나는 환경에 발맞춰 디지털 분야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단 전략이다.MTS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토스증권은 웹트레이딩서비스(WTS) 진출을 준비 중이다. 토스증권은 고객 친화적인 매매 서비스를 강화하는 WTS(웹트레이딩서비스)를 출시해 모바일에서 확인하기 어려운 다양한 정보와 기능을 통해 고액자산가와 전문투자자까지 흡수하겠다는 계획이다. KB증권은 AI 금융상담시스템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NH투자증권도 지난 7월 AI를 활용한 GPT뉴스레터 서비스를 출시했고, SK증권도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AI 기술을 도입한 ‘인공지능 콘택트센터(AICC)를 오픈했다.디지털·정보통신기술(ICT) 분야의 채용도 늘어나는 모양새다. 증권가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른 토큰증권(STO) 시장을 선점하고자 하는 증권사들 사이에서의 채용 경쟁이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영업 환경이 대면에서 비대면 환경으로 변화한 것이 업계에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며 “최근 증권가에선 디지털 서비스를 활용하는 고객들이 많아지면서 사용 빈도가 줄어든 오프라인 지점을 정리하고 디지털 서비스를 강화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2023.09.21 16:34

2분 소요
증권가 흔든 해외 부동산펀드…‘78조’ 시한폭탄 되나

증권 일반

최근 몇 년간 급증하던 해외 부동산 투자가 금융시장의 뇌관으로 지목되고 있다. 미래에셋그룹이 주도한 2800억원 규모 홍콩 오피스 투자 건은 2800억원 전액 손실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고 독일과 미국, 벨기에 등에 투자한 부동산에서도 손실 경고등이 울리고 있다. 국내에서 조성된 해외 부동산 펀드는 최근 6년새 2.5배 늘어난 78조원에 육박한다. 매년 만기도래 펀드만 9조원 규모에 달해, 추가적인 부실 우려도 불거지고 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그룹 계열 운용사인 멀티에셋자산운용은 지난 18일 집합투자재산평가위원회를 열고 홍콩 골딘파이낸셜글로벌센터(GFGC) 빌딩 펀드 ‘멀티에셋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4호’ 자산 880억원 중 80~100%를 손실 처리하기로 결정했다. 이 펀드가 투자한 골딘파이낸셜글로벌센터 빌딩 가격이 급락하면서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해지면서다. 시몬느자산운용 역시 같은 곳에 투자한 ‘시몬느대체투자전문사모투자신탁제12호’ 펀드 자산을 약 90% 상각하기로 결정했다. 코로나·공실률 증가…‘홍콩 랜드마크’의 굴욕이들 펀드가 투자한 골딘파이낸셜글로벌센터 빌딩은 홍콩 주룽반도(구룡반도) 동부에 위치한 랜드마크 오피스 빌딩으로 2016년 준공됐다. 2019년 당시 이 빌딩이 진행한 1조4950억원(13억달러) 규모 리파이낸싱에 싱가포르투자청(GIC), 도이체방크 등이 선순위 대출로 참여했고 미래에셋은 중순위(메자닌) 대출로 2800억원을 내어줬다. 300억원은 미래에셋증권이, 한국투자증권과 유진투자증권, 보험사들이 850억원을 자기자본투자(PI)로 참여했고 나머지는 멀티에셋운용과 우리은행을 통해 시몬느자산운용이 사모펀드 형태로 판매했다. 그런데 투자 이듬해 터진 코로나19로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자 상황이 악화되기 시작했다. 코로나19로 공실률은 급증했고 글로벌 금리 인상, 홍콩 내 정치적 갈등 등이 맞물리며 부동산 가격이 급락했다. 결국 선순위 대출자인 싱가포르투자청과 도이체방크는 저가에 빌딩을 매각해 원금 회수에 성공했지만 중순위 이하 투자자는 자금 회수가 어려워졌다. 미래에셋증권이 자기자본으로 투자한 300억원을 제외하더라도 나머지 2500억원은 전액 손실 가능성이 남아있다. 여기엔 최소 가입액 10억원 이상인 초고액자산가(VVIP)들의 자금도 1000억원 이상 포함된다. 이미 펀드 상품들은 최소 80% 이상의 손실을 인정하고 상각 처리에 나섰고, 우리은행 역시 지난달 말 원금의 40~80%를 선제적으로 보전하겠다며 자율 조정에 나선 상태다. 78조 육박한 해외 부동산 펀드국내 금융투자업계에서 해외 부동산 투자 붐이 일어난 건 2014년이다. 이때를 기점으로 증권사, 보험사 등 금융기관들은 수천억원에서 많게는 조(兆) 단위 자금을 쥐고 해외로 떠났다. 아시아, 유럽, 미국 등 지역을 가리지 않았다. 당시 금융투자업계에선 ‘한국 기관들이 해외 우량 부동산의 씨를 말리고 있다’는 우스갯소리마저 나올 정도였다. 공격적인 투자에 고점 우려도 불거졌지만 한번 불붙은 경쟁은 쉽게 가라앉을 줄 몰랐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해외 부동산펀드 순자산은 77조7000억원으로 2017년말(29조9000억원) 대비 2.5배 이상 급증했다.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2020년과 자금시장 경색 우려가 불거진 올해 상반기에도 각각 5조원, 3조원에 달하는 자금이 몰렸다. 이렇게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은 해외 부동산 투자의 손실 우려가 커지면서 금융시장에 부메랑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다른 해외 부동산 투자건에서도 부실 우려가 나온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지난 17일 ‘글로벌부동산투자신탁229호’를 통해 투자한 독일 프랑크푸르트 트리아논 빌딩의 매각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 빌딩의 60%를 사용 중인 데카방크가 내년 6월을 끝으로 임대차 계약을 연장하지 않아서다. 이미 해당 빌딩 가치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펀드 설정 당시보다 1억 유로 급감한 5억4400만유로 규모로 나타났다. 리파이낸싱에 실패하면 강제 매각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 이 경우 이지스운용을 통해 이 빌딩에 투자한 개인 공모투자자(1750억원)·하나증권(1350억원)·키움증권(380억원) 등도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이 2019년 ‘벨기에코어오피스2호’ 펀드를 통해 1억4530만유로를 투자한 벨기에 브뤼셀에 위치한 투아종도르(TDO) 빌딩도 손실 위험에 처했다. 매년 가치가 하락하면서 펀드 순자산은 지난 24일 기준 634억원으로 3개월 전 대비 31.83% 감소했다.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이 미국 항공우주국(NASA) 빌딩에 투자한 ‘나사부동산투자신탁1호’도 마찬가지다. 만기가 도래하는 해외 부동산펀드는 매년 9조원 규모에 육박한다.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올해 9조5000억원 규모 만기도래를 시작으로 2024년(11조6000억원), 2025년(8조8000억원), 2026년(9조1000억원), 2027년(8조7000억원)까지 매년 수조원 규모 해외 부동산펀드의 만기가 도래할 것으로 전망했다. 문제는 해외 부동산 가치 급락의 원인이었던 공실률 상승과 고금리가 여전하다는 점이다. 미국 부동산 시장조사업체 CBRE에 따르면 올 3월 말 기준 전세계 17개 주요 도시 중 뉴욕과 런던, LA, 시카고, 샌프란시스코, 홍콩, 시드니 등 10곳의 공실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과 유럽에 거점을 둔 기업에서 직원들의 재택 근무가 일상화되면서다. 금리 인상도 계속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금리를 5.25~5.50%로 인상했다. 7월 이후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해서도 매파적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준은 금리 인상 단행을 통해 미국 연준의 의지를 보여주는 한편 성명문 문구 유지 등을 통해 계속해서 긴축 의지를 표명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2023.07.30 08:00

4분 소요

많이 본 뉴스

많이 본 뉴스

MAGAZINE

MAGAZINE

1781호 (2025.4.7~13)

이코노북 커버 이미지

1781호

Klout

Klou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