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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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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건설부문, 물류센터용 'L-WBS 공법' 공동개발 추진

부동산 일반

한화 건설부문은 삼일씨앤에스, 원탑구조엔지니어링과 물류센터에 특화한 'L-WBS(Longspan-Wide Beam System) 공법' 공동개발 추진 협약을 맺었다고 21일 밝혔다.해당 공법은 기둥 간 거리가 기둥 간 거리가 11m가 넘는 하역장 등에 시공할 수 있는 기술이다. 'L'은 간격이 길다는 의미의 'Longspan'을 뜻한다. 한화 건설부문은 11m를 넘지 않는 물류센터 내부에만 적용 가능한 'WBS 공법'을 개발한 바 있다. 한화 건설부문이 개발한 WBS 공법은 공장에서 사전 제작한 뒤 현장으로 옮겨 조립하는 방식인 프리캐스트 콘크리트(PC) 방식이다. 원가 절감, 공기 단축을 포함해 시공이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한화 측은 설명한다. L-WBS 공법을 개발하면 물류센터 전 구간에 PC 공법 시공이 가능해져 한화 건설부문의 기술력 제고 및 수주 경쟁력 확보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삼일씨앤에스와 원탑구조엔지니어링은 각각 PC 공법과 구조 건축 관련 전문업체다.한화 건설부문 관계자는 "국내 건설시장의 환경 변화에 따른 경쟁력 확보를 위해 PC 공법 관련 최적 아이템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으며, 이번 협약을 계기로 PC 공법 특화에 대한 기술력 고도화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2024.06.21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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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건설, ‘DBS Joist 공법’ 국토부 건설신기술 지정받아

건설

반도건설이 바로건설기술, 에이앤유씨엠건축사사무소 등 협력사와 공동 개발한 ‘DBS Joist 공법’이 국토교통부로부터 건설신기술로 지정됐다고 11일 밝혔다.DBS Joist 공법은 이중보 시스템에 일방향 중공슬래브를 적용하여 기존 DBS 구조의 장점을 더욱 극대화하는 구조로 철근콘크리트구조와 철골구조에 모두 적용 가능하다. 이전보다 시공성 및 구조적 이점을 향상시킨 건설신기술이다. 특히 건물 한 층의 높이를 감소시켜 전체 층수를 늘릴 수 있으며 이미 2015년부터 10여 개 현장에 적용돼 안전성이 입증됐다는 평가다.이 공법은 기둥 위의 주두에 이중보가 설치되고 그 사이에 일방향 중공슬래브를 배치해 Joist 구조를 형성시킴으로 하중이 효율적으로 분산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보의 깊이가 줄어들고 층고가 감소되는 것으로 이어져 지상 구조물의 건물 전체 층수를 늘리고 지하구조물에 적용 시 터파기 물량 및 흙막이 물량이 감소되는 효과가 있다. 특히 지반이 터파기가 어려운 암석 지반일 경우 터파기 물량을 줄이는 DBS Joist는 더욱 효과적인 공법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공법을 통해 보의 스팬이 줄어들면서 진동 및 처짐 성능 또한 향상된다. 바로건설기술은 성균관대학교 산학협력단과 함께 중공 슬래브의 내화 및 유독가스 안전성, 트러스데크의 구조안전성, 구조물의 처짐, 진동, 내진성능을 모두 검증하여 우수한 결과를 도출해 냈다고 밝혔다.시공적인 측면에서도 RC조 10개층 기준으로 약 20%의 공기를 단축시킬 수 있는 큰 장점을 가지고 있다. 폐기물을 유의미하게 줄일 수 있는 친환경 공법이다. 철근콘크리트 구조물에 대하여 보의 춤을 줄이고 중공체를 통해 슬래브의 두께를 증가시켜 슬래브와 보의 높이차를 줄임으로써 보의 측면거푸집 없이 테이블 폼을 통한 시공이 가능해졌다. 시공을 위해 사용되는 테이블 폼은 공장에서 제작된 상판을 현장에서 기성 시스템 동바리와 결합하는 방식으로 추가적인 전문인력 없이 간편한 시공이 가능하게 했다. 이정렬 반도건설 시공부문 대표는“반도건설의 ‘ESG 상생 프로젝트’를 통해 협력사와 공동 개발한 기술이 국토교통부 건설신기술로 지정되며 또 하나의 성과를 거둬 기쁘다”며“DBS Joist 공법은 건설신기술 지정 이후 적용 범위를 확대해 지식산업센터 뿐아니라 일반 아파트와 상가 등에도 적용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반도건설은 2019년부터 협력사와 동반성장 및 상생경영의 일환으로 중소 협력사의 기술개발 지원 프로그램인 ESG 상생 프로젝트를 진행해 ‘높이 조절 바체어 공법’, ‘구배 조절용 이음관’, ‘적층 배열형 분배기’, ‘통기성 및 먼지 관리가 용이한 가구’ 등 현재까지 발명, 디자인 등 총 15건의 특허를 공동으로 특허청에 등록했다. ‘철근구조체 높이조절 바체어’, ‘부등침하 지반 복원공법’ 기술은 각각 국토교통부와 행정안전부로부터 신기술로 지정되기도 했다. 올해는 ‘제1회 반도기술공모전’을 개최하며 신기술 발굴에도 앞장서고 있다.

2024.01.11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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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건설 솔루션 ‘탈(脫)현장화’ 지원

산업 일반

포스코가 현장 작업을 최소화하는 ‘탈(脫)현장화(OSC)’에 적합한 철강 제품 생산 등을 통해 건설 현장의 선진화를 주도하고 있다. 26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건축물 자체의 안전성과 함께 건설 작업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이 중요해지고 있다. 이에 더해 생산성 확보도 화두라, 사전 제작을 통해 현장 작업을 최소화하는 OSC가 미래 건설 솔루션으로 주목받는다. 안전 사고, 인력난, 공사 지연, 유해 물질 배출 등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OSC를 꼽는 것이다. OSC는 주요 구조물과 설비, 마감재 등을 건설 현장이 아닌 공장에서 미리 작업하고 현장에서 조립·설치하는 공법이다. 현장 가공 작업 최소화로 작업자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으며, 구조물의 사전 제작으로 품질 확보가 가능하다. 여기에 미리 자재를 규격화해 필요한 만큼 생산하기 때문에 생산 효율성을 높이고, 그만큼 탄소 배출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포스코는 OSC 확대를 지원하고 있는데, 최근 판매를 시작한 코일철근이 대표적으로 거론된다. 코일철근은 코일 형태로 둥글게 만 철근으로, 코일을 풀어 원하는 길이만큼 연속으로 절단해서 사용할 수 있다. 직선철근은 건설 현장에서 절단‧가공하는 작업을 진행해야 하는데, 코일철근은 사전 가공 작업을 거쳐 가공품의 상태로 건설 현장에 납품된다. 코일 형태의 철근을 직선으로 펴 재단 작업을 할 수 있어 자투리 철근 등 재료 손실도 최소화할 수 있다.포스코그룹이 선도적으로 기술을 개발해 보급하고 있는 스틸 모듈러도 주목받는다. 스틸 모듈러는 철골 구조체에 벽체, 창고, 전기 배선, 배관, 욕실, 주방 기구 등 자재와 부품의 70~80%를 공장에서 미리 제작해 현장에서 조립·설치하는 공법이다. 골조의 내구성 및 차음, 방수, 기밀 등 주거 성능이 우수할 뿐만 아니라, 재사용 및 재활용이 우수한 솔루션이다. 기존 콘크리트 공법과 비교해 건설 단계에서 탄소·폐기물 배출을 줄일 수 있다. 생산성과 인력난, 안전·품질 등의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주택 건설 방식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외에도 포스코는 이동형 학교 모듈러, 아파트 옥탑 모듈러, 프리패브(사전 제작) 등 현장 작업을 최소화해 안전사고를 줄이고 생산 안정성을 높이는 제품을 이노빌트 제품으로 인증하고 있다. 포스코는 탈현장화, 친환경, 스마트화 등 미래 건설 신사업 창출을 위해 주요 건설사와 동반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포스코는 앞으로도 철강 기반의 강건재 및 솔루션을 통해 건설업계의 현안 해결은 물론, 미래 비전과 전략의 실현에도 기여할 방침이다.

2023.09.26 11:01

2분 소요
100년 이상 거뜬한 ‘장수명 주택’…기둥식구조 대세될까

부동산 일반

최근 친환경, 녹색성장 등이 강조되면서 100년 이상 사용이 가능한 ‘장수명 주택’이 급부상하고 있다. 벽식구조 대비 내구성이 강하면서도 가변이나 수리가 편리해 거주자 수요에 따라 공간활용도가 높다는 강점을 갖췄기 때문이다.현재 국내 주택은 일반적으로 벽체를 고정한 획일적인 평면 구성을 갖는 ‘벽식구조’로 이뤄져있다. 벽식구조는 공사비가 저렴하고 공기가 짧아 산업화에 따른 주택 공급 부족를 해결하는 데 효과적이다. 하지만 일단 시공을 마치면 공간 변화에 제약이 많아 가변성이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다. 각종 배선과 배관이 콘크리트 속에 묻혀 있어 수리와 리모델링 비용이 많이 드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국내 주택의 평균 수명은 건설 선진국에 비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국토교통부 조사에 따르면 국내 주택의 평균 수명은 약 27년이다. 반면 미국은 71년, 영국과 독일의 주택 수명은 각각 128년과 121년이다.기둥식구조, 취향 따라 자유로운 평면 배치 강점이에 정부는 지난 2014년 구조적인 내구성을 갖추되 입주자 수요에 발맞춰 가변성과 수리 용이성까지 우수한 장수명 주택 장려 제도를 발표했다. 장수명 주택 인증제도를 도입해 1000가구 이상 공동주택을 건설할 경우 이 인증을 받도록 했다. 장수명 주택 인증 등급은 ▲최우수 ▲우수 ▲양호 ▲일반 총 4단계로 구분한다. 우수 등급 이상 취득 시 조례로 정한 건폐율과 용적률을 용도지역별 법정 한도의 최대 15%까지 높일 수 있다.정부는 장수명 주택이 노후주택의 유지·보수 문제 또한 시공 때부터 쉽게 해결할 수 있고 층간소음을 줄이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고 적극 권장했다. 장수명 주택의 핵심 공법인 기둥식구조를 활용하면 건축폐기물 등 재건축 과정에서 환경적 문제가 발생하는 벽식구조 방식과 달리 굳이 집을 허물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했다. 기존 콘크리트 주택의 내력벽을 줄이는 대신 넓어진 공간을 합판이나 석고보드 패널, 수납형 조립식 벽체 등을 가변벽체로 적용하면서 벽체 설치와 해체가 용이하고 공간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주택 하중을 벽체에 의존하는 벽식구조와 달리 기둥식구조는 하중 전체를 기둥으로 지탱해 가변성과 수리 용이성을 갖췄다. 기둥식구조를 적용하면 입주자 취향에 맞는 자유로운 평면 배치가 가능하고, 교체나 수리도 쉽기 때문에 리모델링 사업에도 유리하다.국토부 보도자료에 따르면 장수명 주택은 벽식구조 등 비(非)장수명 주택과 비교해 생애주기 비용도 약 11~18% 절약 가능하다. 철거와 재건축 횟수를 줄임으로써 장수명 주택 양호등급 기준으로 비장수명 주택 대비 온실가스는 약 17%, 건설폐기물은 약 85%를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건설구조물의 짧은 수명은 빈번한 재건축으로 이어지고 이는 집값 상승 등 부동산 문제와 연결된다. 재건축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량의 폐기물도 환경 문제와 자원 낭비 등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초래하는 원인으로 꼽힌다. 장수명 주택 권장에도 인증 건수는 감소세하지만 현재까지 국내 장수명 주택 중 최우수나 우수 등급을 받은 곳은 없는 실정이다. 대부분 일반 등급(99%)을 받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허영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부로부터 제출받은 국내 장수명 주택 인증 현황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7월 기준, 전체 인증 건수 1020건 가운데 최우수(1급), 우수(2급) 인증을 받은 주택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부터 올해 7월까지 전체 인증 건수 중 99%에 달하는 1009건이 최하위인 일반(4급) 등급을 받았고, 1% 수준의 11건이 바로 윗 등급인 양호(3급) 인증을 받았다. 연도별 인증 건수도 2018년 156건 이후 2019년 126건, 2020년 134건, 2021년 127건, 2022년 7월 58건으로 감소 추세다.내구성 평가 기준으로 살펴보면 전체 인증건수 1020건 가운데 1급(100년 이상)과 2급(65~100년) 인증을 받은 주택은 없었다. 3급(65~30년)인증이 713건으로, 전체 70%를 차지했다. 나머지 30%는 4급(30년 미만) 인증으로 307건을 기록했다.이처럼 장점이 많은 장수명 주택이 유명무실한 이유는 비용 때문이다. 장수명 주택의 초기 건설비용은 비장수명 주택 보다 약 3~6% 더 발생한다. 건설사들은 일부 고급 아파트나 주상복합 아파트에만 기둥식구조를 적용하는 상황이다.건설업계 관계자는 “이론적으로 보면 콘크리트 수명이 100년 정도여서 가변성과 내구성을 모두 갖춘 장수명 주택이 더 튼튼하다”면서도 “현실적으로 장수명 주택으로 분류하는 기둥식, 라멘식(기둥+보) 구조를 적용하면 벽식구조(2.8m)에 비해 층고가 0.5m 높아지고, 공사비도 더 들기 때문에 수익성이 낮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장수명 주택에 적용되는 비내력 칸막이벽인 '커튼월'은 벽간소음에 취약한 편”이라며 “리모델링을 하려 해도 주민들에게 인테리어 사업 동의를 받아야만 가능하다는 현실적 어려움도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2023.09.09 08:01

4분 소요
주택시장 50년 지배한 벽식구조…왜 韓서 인기 끌었나

부동산 일반

“지금 지어지는 아파트는 재건축이 사실상 어렵다. 앞으로는 선진국처럼 100년 넘게 유지될 수 있는 주택을 지어야 한다.”서울시가 신속통합기획을 시행하고 정부 역시 1기 신도시 특별법(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발의하는 등 도시정비사업이 활성화되는 가운데 새로 짓는 공동주택 구조와 관련해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신축 아파트 단지 대부분은 '수십년 뒤 현재처럼 재건축하기 어렵다'는 주장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이코노미스트’ 취재에 따르면 주택시장에서 채택되는 아파트 설계 상당수는 내력벽식구조(벽식구조)다. 이에 업계 전문가들은 현재 흐름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내구성과 공간활용도 측면을 고려할 때 현재의 벽식구조가 국내 상황에서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벽식구조가 장악한 시장 흐름을 바꾸는 등 미래세대를 위해 한국 주택설계에 관한 본격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벽식구조 ‘대세’인 국내 아파트, 변화 필요성 국토교통부 집계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17년 6월까지 준공된 전국 500가구 이상 아파트 중 98.5%가 벽식구조로 지어졌다. 2021년 국정감사 당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2025년까지 공급을 계획한 아파트의 83.9%도 벽식구조였다. 또한 분양아파트 총 4만928호 중 97.2%인 3만9778가구 역시 벽식구조였다. 이처럼 국내 부동산시장에서 벽식구조가 ‘대세’를 유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벽식구조는 기둥 대신 벽체가 건물 하중을 지탱하는 건축방식이다. 기둥식구조의 대표격인 라멘구조는 수직으로 건물 하중을 지탱하는 기둥과 각 기둥 사이를 수평으로 연결하며 슬래브(바닥)을 떠받치는 보(대들보)를 골조로 한다. 하지만 벽식구조는 라멘구조와 달리 천장에 보를 설치할 필요가 없어 층고가 낮아진다. 층고가 낮아지면 동일 고도제한 지역에서도 더 많은 가구 수 공급이 가능해진다. 또한 벽식구조는 현장에서 철근을 배근하고 콘크리트를 붓는 RC(Reinforced Concrete) 공법으로 시공된다. RC공법은 콘크리트 타설 작업이 용이하고 공사기간도 짧은 편이라 건축비용 절감에 효과적이다. 소비자들의 획일적 구조 선호와 함께 주택표준화 정책 역시 벽식구조 대중화에 한 몫 했다. 벽식구조는 여러 개의 내력벽이 세대 내부에 배치돼야 하는 특성 상 층마다 세대별 구조가 획일화 되게 설계됐다. 당시 주택 정책은 평면 설계는 물론, 자재 품질과 수치까지 동일하게 지정하던 주택표준화가 시행되고 있었다. 이때부터 거실과 식사공간, 주방공간이 일렬로 배치된 일명 ‘LDK(Living·Dining·Kitchen)’ 구조가 아파트 구조에 적용되기 시작했다. 이런 이유로 주택소비자들은 LDK구조가 적용된 판상형 평면, 그 중에서도 4인 가구 활용도가 높은 전용면적 84㎡ 타입을 여전히 선호하고 있다. 철거 힘든 내력벽…구조변경·리모델링 어려워그러나 최근 인구구조가 급속도로 변화하고 ‘장수명 주택’ 건설 필요성도 대두되며 벽식구조 설계의 한계가 점차 드러나는 추세다. 2020년대 들어 공급되는 고급 아파트는 가구면적에 비해 거실, 주방 등 가족 공동공간이 넓고 방의 개수가 적은 특징을 보인다. 1~2인 가구가 늘고 전반적인 가족 구성원 수가 줄고 있는 경향이 반영됐다. 한 설계 전문가는 “기둥식은 기둥 사이 간격을 넓게 할 수 있지만 벽식구조는 내력벽 사이 간격이 좁아 평면을 자유롭게 설계하기 어렵다”면서 “세대 방과 거실, 방과 방 사이 등에 위치한 내력벽은 철거가 안 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이 같은 단점은 리모델링 시에도 문제가 된다. 현재 법정 용적률을 채워서 짓고 있는 아파트 대부분은 향후 일반분양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수십년 뒤 아파트가 노후화되면 리모델링을 하거나 1대1 재건축을 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도심의 고층건물들은 대부분 기둥식으로 지어져 리모델링을 거듭하며 수십년에서 백년 이상 활용되고 있다. 기둥식 건물은 골조만을 남긴 채 모두 철거한 뒤 커튼월 등 외벽을 새로 설치하는 등 리모델링 시공이 용이하다. 또 기존 벽체 또한 모두 가벽 형태여서 필요에 따라 내부구조를 바꿀 수 있다. 이에 비해 벽식구조는 리모델링 시에도 내력벽을 유지한 채 공간을 활용해야 해 내부 평면이 기형적 형태가 되기 쉽다. 재건축 대안으로 리모델링 사업 추진이 활발히 추진됐던 지난 정권 당시 ‘내력벽 철거’ 문제가 부상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최원철 한양대학교 부동산융합대학원 교수는 “내력벽 철거는 안정성 문제가 있고 향후 건축물 재활용 측면을 고려해서도 벽식이 아닌 기둥식 설계로 가야 한다”면서 “이번 지하주차장 붕괴는 설계 자체의 문제가 아닌데 기둥식의 한 형태인 무량판구조가 원인이라는 식의 여론이 조성되고 있는 것 같아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2023.09.09 07:00

3분 소요
폭염·장마에 취약한 건설 현장…속 타는 건설업계

부동산 일반

지구온난화로 한반도가 들끓는다. 정부는 지난 3월 발표한 ‘2022년 이상기후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엔 4월부터 초여름 더위가 시작됐고 중부지방에 장맛비와 8월 집중호우가 발생하는 등 이상고온과 이상강수 현상이 이어졌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겨울철에는 늦가을과 초겨울부터 강한 한파가 몰아친 이후 2월까지 강추위가 지속됐다. 기존에 4계절이 뚜렷했던 한반도 기후가 점차 여름과 겨울 특성이 강화하는 추세로 접어들고 있다. 한마디로 날씨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는 뜻이다. 이 같은 기후변화는 철근콘크리트 건축공법(Reinforced Concrete)이 대다수인 국내 건설현장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 짧은 공기를 맞춰야 하는 국내 현장 여건 상 근로환경이 열악해짐은 물론, 시공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더 신경 써야할 부분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특히 더위 문제와 함께 수해 위험도 도사리는 여름 작업 난이도가 매우 높은 상황이다. 오락가락 국지성 호우, 건설현장 변수 돼날씨에 따라 가장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은 콘크리트 양생이다. 콘크리트는 시멘트, 모래, 물 등이 섞인 혼합물로 양생이 제대로 될 경우 건물 하중 등 압력에 강하고, 철근이 배근된 상태에서 타설되면 철근이 부식하지 못하도록 보호한다. 즉 콘크리트 타설 및 양생, 건조 작업은 건축물 품질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셈이다. 이에 통상 공사비용을 절감하거나 부족한 시멘트 물량을 채우기 위해 일명 ‘물탄 콘크리트’를 타설하는 것은 대표적인 부실공사 행위로 꼽힌다. 콘크리트에 필요 이상 물이 섞이면 강도가 약해지고 철근과 결합이 제대로 되지 않을 수 있어서다.이와 유사하게 여름철엔 장마나 태풍으로 콘크리트 타설 과정에서 물이 섞이는 사례가 많다. 건설현장에선 이를 막기 위해 일기예보를 확인하고 강수 예보가 있는 날에는 콘크리트 타설 및 레미콘 주문 업무를 중단해야 한다. 공기를 맞추거나 이미 주문한 레미콘 비용 때문에 콘크리트 타설을 진행하는 행위 역시 부실공사로 볼 수 있다. 때문에 지난달 서울 소재 H아파트 공사현장에서 폭우 속 콘크리트 타설이 진행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국지성 호우가 빈번해지면서 이 같은 사례는 증가할 전망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비가 많이 오는 여름철 현장에선 일기예보를 확인한 뒤 콘크리트 타설 계획을 짜고 레미콘을 발주하는 것이 맞다”면서도 “일기예보 전망과 달리 갑자기 비가 와서 공사를 중단하면 이미 주문한 콘크리트를 비용만 지불한 채 버려야하고 기존 타설 진행 부분과 나중에 타설한 부분을 접합해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폭우 상황에서 작업을 진행하면 타설이 연속되지 못하고 접합된 부분의 강도를 보장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콘크리트, 너무 빨리 말라도 문제높은 기온 역시 공사에 악영향을 준다. 여름철엔 고온이 이어지며 운반과정에서부터 콘크리트가 덩어리지는 등 불량이 발생할 수 있다. 철골구조가 설계된 건축물 시공 현장에선 조립해야 할 철골자재가 팽창하며 규격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금속뿐 아니라 난방배관 등 PVC자재 역시 고온과 자외선 등으로 손상되면 시공 품질에 영향을 미친다. 이에 주요 건설사들은 창고에 자재를 보관하거나 현장에서 덮개로 보양하고 있다. 한 중소 건설업체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와 달리 영세업체가 관여하는 공사 현장에서는 오래된 자재를 쓰거나 자재보관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면서 “불량 자재들로 인해 자잘한 하자가 발생하기도 한다”고 말했다.지난해 1월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고 연이은 폭염 속 온열질환이 늘면서 현장 근로자를 관리하는 업무 역시 필수가 되고 있다. 박현철 롯데건설 부회장, 김회언 HDC현대산업개발 대표, 김승모 한화 건설부문 대표는 이달 일제히 자사 건설현장을 방문해 고용노동부 열사병 예방 3대 기본수칙인 ‘물, 그늘, 휴식’을 근로자에게 제공하고 있는지 확인했다. 이밖에 지반침하와 토사면 붕괴 등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현장도 점검했다. 이 같은 문제의 해법으로 건설업계에선 PC(Precast Concrete), 모듈러 등 탈현장(OSC) 시공방식을 일부 도입하고 있다. PC는 철근 기둥, 보, 슬라브 등 건축물 시공에 필요한 주요 구조물을 공장에서 생산해 현장에서 조립하는 공법이다. 기후와 상관없이 시공이 가능하고 공사기간이 짧아지며 필요한 현장 인력도 감소시킬 수 있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한반도는 비교적 온화한 기후를 유지해 공사 환경이 나쁜 편은 아니었다”면서 “지난 몇 년 간 급격히 기온이 상승하며 중동 등지에서 야기됐던 시공 관련 문제들이 국내 현장에서도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2023.08.20 07:00

3분 소요
“혹시 우리도 무량판 아파트?”…주민 불안감 확산

부동산 일반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이 무너지는 사태가 발생했다. 검단 아파트와 동일한 ‘무량판’ 공법으로 지어진 LH 아파트 15곳에서 전단 보강근이 빠진 것으로 조사되면서 ‘무량판 공법을 적용한 민간 아파트에도 안전성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무량판 공법이라고 해서 모두 부실 시공이라고 봐서는 안된다는 분석이다. 전단 보강근을 충분히 넣을 경우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는 이유에서다.무량판 공포(포비아)는 지난 4월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발주한 인천 검단 AA13-1·2블록 아파트 지하주차장이 붕괴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시작됐다. 아파트 지하주차장 1층의 지붕층 콘크리트 천장(슬래브)이 무너진 사고였다. 이 아파트는 올해 10월 완공 예정으로 입주를 5개월 앞두고 있는 데다 해당 주차장 상부에 어린이 놀이터가 들어설 예정이었기 때문에 입주 예정 주민들의 불안감이 치솟았다.무량판 구조…내력벽‧보 없이 철근 넣은 기둥으로 지지정부가 건설사고조사위원회를 꾸려 조사에 나선 결과 ▲설계와 감리, 시공 부실로 인한 전단보강근의 미설치 ▲붕괴 구간 콘크리트 강도 부족 등 품질관리 미흡 ▲공사 과정에서 추가되는 하중을 적게 고려한 점 등을 붕괴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 중 무량판 공법을 적용한 지하주차장 슬래브를 지지하는 기둥에 충분히 넣어야 하는 보강용 철근(전단보강근)이 빠진 것으로 드러났다.무량판 구조는 상부의 무게를 떠받치는 내력벽이나 수평 기둥인 보 없이 기둥이 슬래브를 바로 지지하는 구조다. 기둥과 맞닿는 부분에 하중이 쏠리기 때문에 슬래브를 두껍게 구성하고 기둥 주변에 전단 보강근을 여러겹으로 감아 슬래브가 뚫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하지만 충분히 채워넣어야 할 전단 보강근을 누락하면서 붕괴사고가 나타나자 정부는 지난 2017년부터 LH가 무량판 공법으로 발주해 시공사를 선정한 91개 단지를 전수 조사했다. LH가 발주한 지하주차장에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단지 91곳 가운데 15곳이 철근이 빠지거나 설계와 다르게 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준공 단지는 9개, 공사 중인 단지는 6개다. 준공 완료 단지는 ▲파주 운정 A34 ▲충남도청이전도시 RH11 ▲수서역세권 A-3 ▲수원 당수 A3 ▲오산 세교2 A6 ▲남양주 별내 A25 ▲음성 금석 A2 ▲공주 월송 A4 ▲아산 탕정 2-A14 등 9곳이다. 공사 진행 단지는 ▲양주 회천 A-15BL ▲광주 선운2 A-2 ▲양산사송 A-2 ▲파주 운정3 A-23 ▲인천 가정2 A-1 등 6곳으로 나타났다. 무량판 공법으로 지어진 단지에서 무더기 부실 시공 사태가 발생하면서 공공분양 단지뿐 아니라 민간분양 아파트에도 무량판 공포감이 퍼져나가고 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서울의 경우 성동구·강남구·강동구·서초구 등 한강변 고급 신축 아파트와 고층 주상복합의 주거동에 무량판 공법을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하주차장뿐 아니라 주거 공간에도 무량판 공법을 적용한 단지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입주민들의 불안감을 키우는 모습이다.최근에는 지난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된 ‘2020~2021년에 지어진 아파트에 자재를 줄여서 넣은 곳이 많다’는 글이 재조명되고 있다. 이 게시글은 ‘원자잿값이 폭등하면서 철근 콘크리트를 10개 넣어야 하는데 6~7개만 넣는다거나, 자재를 아껴서 지었다’는 내용이다.‘자재를 아끼지 않으면 하청업체들이 공사를 진행할 수 없으니 감리도 어느 정도 눈감아주는 분위기’라는 내용도 있었다. 실제 올해 철근 또는 전단보강근을 적게 넣은 단지가 많은 것으로 알려지자 ‘철근좌의 예언이 맞았다’며 해당 게시글이 다시 회자되는 모습이다.민간 아파트 ‘우리 아파트, 무량판 구조 아냐’ 자체 공문 돌려서울 강동구 고덕동 등 일부 아파트에서는 지난 3일 관리사무소에서 무량판 적용 여부를 공고문으로 게시하기도 했다. 해당 공고문에는 ‘우리 아파트는 무량판 구조가 아니다’라는 내용을 담았다. ‘주거동 건물은 벽식구조로, 지하주차장은 라멘구조(기둥식구조)로 시공됐으며 무량판 구조는 사용되지 않았다’며 자체 공문을 통해 입주민들의 불안감을 달랬다.이에 국토교통부와 지방자치단체는 2017년 이후 무량판 방식으로 지어진 민간 아파트 293곳(약 25만가구)을 대상으로 안전점검에 돌입했다. 전문 인력과 장비를 갖춘 민간 안전진단 전문기관을 선정해 점검을 실시하고, 점검 결과를 국토안전관리원이 확인해 공정성을 강화할 방침이다. 지하주차장 등 공용 부분뿐 아니라 입주민이 동의하는 경우 주거동까지 점검할 계획이다. 필요한 경우 조사 대상을 2017년 이전 준공 단지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하지만 건설업계 전문가들은 무량판 공법은 위험하다는 무분별한 ‘낙인’을 찍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적절한 전단보강근을 갖춘다면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분석이다.건설사 관계자는 “무량판 공법은 벽식구조, 기둥식구조에 비해 상대적으로 시공 속도가 빠르고, 공간효율성을 확보할 수 있으며 층간소음이 작다는 강점이 있다”며 “요즘 무량판 구조를 적용했다고 하면 무조건 위험하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는데, 기둥에 철근과 전단보강근을 알맞게 넣으면 전혀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무량판 구조는 위험한 공사 방식이 아니다”라며 “적절한 설계와 시공이 이뤄진다면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제도적 개선보다는 원칙을 지키는 실행역량의 중요성을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중점을 둬야한다”고 강조했다.

2023.08.12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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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건설-LG전자, 스마트코티지 상품화 위해 손잡았다

부동산 일반

GS건설이 프리패브(Prefab) 기술을 LG전자 ‘스마트코티지’ 상품에 접목하기 위한 공동 연구개발을 진행한다.GS건설과 LG전자는 30일 서울 금천구에 위치한 LG전자 가산 R&D 캠퍼스에서 GS건설 미래혁신대표 허윤홍 사장과 LG전자 H&A 사업본부장 류재철 사장 등 관계자 1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스마트코티지 상품화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스마트코티지는 지난 3월 LG전자가 공개한 세컨드하우스 형태의 소형 모듈러주택이다. GS건설의 전문적인 모듈러 주택 생산기술과 LG전자의 에너지 및 냉난방공조 기술, 차별화된 프리미엄 가전과 스마트홈 기술을 결합한 혁신적인 ‘신개념 가전·공간 복합 상품’으로 개발할 예정이다.최근 일하면서 휴가를 즐긴다는 신조어 워케이션(Workation, Work+Vacation) 이나 5일은 도시, 2일은 농촌에 거주한다는 뜻의 ‘5도2촌’과 같은 새로운 주거 문화, 장소에 구애 받지 않는 유연한 근무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개발 예정인 LG ‘스마트코티지’는 언제 어디서든 세컨드 하우스 형태로 업무와 휴식을 원하는 많은 수요가 예상된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문화가 정착하면서 도시를 벗어나 친환경 속에서 근무하거나 생활하기를 원하는 청년들의 주거공간으로 활용하면 지방의 젊은 인구가 감소하는 현상을 일부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GS건설은 친환경 공법인 프리패브사업의 국내 선두주자로서 미래사업의 필요한 기술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체계적으로 프리패브관련 R&D수행을 통해 사업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2020년 폴란드에 위치한 선진 목조 모듈러 전문업체인 단우드 社 (Danwood S.A)와 영국 소재의 철골 모듈러 전문업체 엘리먼츠 社 (Elements Europe Ltd.)를 인수해 글로벌 주택건축 시장 공략에도 적극적이다. 프리캐스트 콘크리트(Precast Concrete) 제조 자회사인 GPC를 설립하고 충북 음성에 자동화 생산설비를 갖춘 생산 공장을 준공하기도 했다. 국내 목조 프리패브 전문사인 자이가이스트도 설립하면서 프리패브 전반에 대한 기술과 사업역량을 모두 확보하고 있다.허윤홍 GS건설 미래혁신대표 사장은 “이번 양사의 협력은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하는 차별화된 주거 서비스의 개척”이라며 “선진 프리패브 기술과 프리미엄 가전, 스마트홈(Smart home) 서비스의 기술 융합으로 새로운 주거문화를 창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3.05.30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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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층 아파트까지 조립식으로? 두달 만에 맞춤형 ‘뚝딱’

건설

지난 몇 년간 1군 건설사 다수가 투자를 이어갔던 ‘탈현장 건설’(OSC) 트렌드가 최근 본격화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건설업계에선 수십 년간 국내시장을 장악하던 철근콘크리트(RC) 공법이 점차 한계를 드러내며 패러다임의 변화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여기에 시장 트렌드 역시 ‘맞춤형’을 지향하게 되면서 이에 걸맞은 모듈러 기술이 급속히 부상하고 있다. 특히 소비자 선호를 빠르게 반영해야 하는 주택시장에서 현장 중심이던 건설업이 하자 및 오류 발생 가능성이 적은 탈현장 중심의 제조업 방식을 빠르게 흡수하며 변화를 꾀하고 있다. 직접 소비자 만나는 모듈러, 흥행 여부에 촉각4월 13일 GS건설 모듈러 자회사인 ‘자이가이스트’가 본격적인 B2C(소비자 대상 거래) 사업을 시작한다고 알리면서 모듈러 기술은 다시 한 번 여론의 주목을 받았다. 모듈러는 말 그대로 건축물의 각 유닛을 부품(모듈)처럼 미리 생산한 뒤 현장까지 운송해 조립하는 대표적 프리패브(사전제작) 공법이다. 해외에선 호텔을 비롯한 중·고층 건축 시에도 모듈러 방식이 적용된다. 자이가이스트는 전원주택 보유를 꿈꾸는 베이비붐세대를 겨냥해 목조 단독주택을 모듈러로 공급한다. 각 방과 거실, 주방을 비롯한 공간과 복도, 계단 등도 모듈로 공장에서 미리 생산되며 갖가지 조합을 통해 소형부터 대형면적까지 소비자 선호에 맞는 맞춤형 조합이 가능하다. 시공기간은 2개월 남짓이다. 자이가이스트는 이미 공식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당진과 창원에 샘플하우스도 선보이고 있다. 업계에선 이번 자이가이스트 모듈러 상품의 성공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모듈러는 대형 건설사들이 앞 다퉈 투자하고 있는 대표 신사업으로 GS건설에선 허창수 전 GS그룹 회장 장남인 허윤홍 GS건설 사장이 관련 사업을 이끌고 있다. 모듈러 방식은 현장에서 직접 콘크리트를 타설해야 하는 RC공법에 비해 날씨나 인력 등의 영향을 덜 받고 시공기간이 빨라 선진적인 건축공법으로 각광 받고 있다. 특히 인건비가 급등하는 데다 중대재해처벌법까지 시행된 국내 건설현장에서 강력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주택시장에선 생산시설에서 미리 각 유닛에 내장재를 시공하는 등의 방식을 통해 수분양자별 맞춤형 공급이 가능해 활용도가 더욱 높다. 현장 인력들이 모든 구조물과 내장재를 시공하는 기존 방식에 비해 하자도 적다. 때문에 GS건설뿐 아니라 삼성물산, 현대건설, DL이앤씨 등 대형 건설사 다수가 모듈러 방식으로 아파트를 짓는 방안을 장기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건설사 대표 신사업, 대중화·수익성 따라 미래 갈려그러나 생산시설 투자를 비롯한 비용 문제와 대중성이 관건이다. 대중성이 확보돼야 ‘규모의 경제’를 통해 생산 단가도 낮아진다. 기존에도 단독주택 시장에 모듈러 주택이 일부 공급되고 있으나 여전히 대중에게 생소한 분야로 남아 있어 시장이 쉽게 확대되지 않고 있다. GS건설은 주택 소비자에게 선호도가 높은 ‘자이’ 브랜드와 자이 아파트 인테리어 등을 자이가이스트에 적용하고 가격이 저렴한 목조주택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고객을 늘려 단독주택 매출을 2000억원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모듈러 기술로 20층 이상 지을 수 있고 공장에서 각 세대마다 고객 맞춤형 인테리어를 완성해 조립할 수 있다는 점에서 모듈러 주택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면서도 “제조업과 마찬가지로 생산시설 구축에 투자를 해야 하는 문제가 있지만 수익이 검증되면 모듈러 투자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건설사가 더욱 늘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같은 탈현장 건설의 일환으로 프리캐스트 콘크리트, 즉 PC공법은 토목현장을 중심으로 국내 현장에 적극 도입된 바 있다. PC공법이란 일반적으로 철근, 기둥, 보 등 콘크리트 건출 구조물을 공장에서 미리 만들고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을 말한다. PC공법 역시 콘크리트 구조물의 품질이 일정하고 공사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수면 작업이 많은 교량이나 방파제 공사, 기둥과 보 사이 거리가 멀어 콘크리트 현장 타설이 어려운 대형 반도체 공장 등에서 PC공법이 많이 쓰이며 시장성이 검증됐다. 최근에는 아파트 지하주차장 외벽이나 콘크리트 모듈러 건설에도 활용되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8월 교량 상부뿐 아니라 하부구조까지 PC공법으로 제작할 수 있는 조립식 교각시스템을 개발하고 실물모형을 통해 구조 성능 실험까지 완료했다. 현대건설은 이밖에도 두 개의 PC벽판을 하나의 벽체로 연결하는 ‘PC 더블월 공법’을 자체 개발해 아파트 지하층에 적용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건설신기술’로 지정받기도 한 PC 더블월 공법은 PC벽판 두 개가 연결됨으로써 벽체 강도가 높아지고 지하층에 잦은 누수현상도 방지할 수 있다.현대건설 관계자는 “최근 건설 현장 근로자들의 고령화 추세에 따라 탈현장 공법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면서 “향후 4차산업에 따른 다양한 탈현장 기술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도입해 노동자들의 작업환경을 개선하고 건설현장의 선진화에 앞장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3.05.20 08:03

4분 소요
이배용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 옛 것으로 미래를 그린다 [C-스위트]

전문가 칼럼

‘골조’(骨組)…옛 것으로 미래를 그린다뼈대를 세우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작업이면서도 무엇보다 중요한 작업이다. 골조를 짜는 것은 과거로부터 안전하고 단단하게 다져온 지혜를 담아내는 작업이라고 볼 수 있다.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사랑하고 전통에 대한 자긍심을 가지고 있는 이배용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의 집무실에서도 역사를 기반으로 한 단단한 골조를 엿볼 수 있다. 이 위원장의 집무실이 위치한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본관도 대지면적 2만396㎡, 최고 19층, 높이 84m의 철골철근 콘크리트로 지어진 건물이다. 정부서울청사 본관은 작은 방으로 구획화 돼 있지만, 기둥이 매우 굵고 튼튼하게 지어졌다. 중앙청 건물과의 접근성과 과거 조선시대 육조거리였던 역사적 사실을 고려하고 당시 다양한 신공법을 적용해 1970년 12월 준공한, 50여 년의 역사가 담겨있는 곳이다.집무실 책상 맞은편에는 세종대왕 초상화가 놓여 있다. 이 위원장은 광화문광장에 들어선 세종대왕 동상과도 연이 있다. 역사적으로 위대한 성군이자 리더였던 세종대왕의 동상을 세우자는 아이디어를 낸 것이 이 위원장이다. 2009년 들어선 동상은 지금까지도 광화문광장의 대표적인 상징물로 자리하고 있다. 예전의 것을 본받아 현재에서 영감을 발휘해 미래를 그린다는 ‘법고창신’의 자세를 강조하는 이 위원장의 단단한 소신을 엿볼 수 있다. 책장에 꽂힌 책을 살펴보면 우리 역사를 사랑하는 이 위원장의 취향을 살펴볼 수 있다. 재작년 이 위원장이 집필한 역사책과 올해 만든 한국 서원 달력을 꺼내 아름다운 우리 문화 유산과 역사를 설명하는 그의 눈에는 열정이 가득했다. 화려하진 않지만 단단한 기틀과 학문, 교육에 대한 진정성이 빛나는 집무실 한편에서는 꽃향기가 코끝을 스쳤다. 창틀에는 푸릇푸릇한 난과 싱그러운 꽃들이 자라고 있었다. 산과 강이 어우러진 자연에서 이치를 깨닫고 인격을 도야하는 서원처럼, 이 위원장의 집무실은 작은 서원 그 자체였다. 이배용 위원장은…이화여대 사학과를 나와 서강대에서 한국사 박사를 취득했다. 2006년부터 4년 동안 이화여대 13대 총장을 지냈으며 한국사립대총장협의회 회장, 한국대학교육협의회 15대 회장 등을 역임했다. 2010년부터 2년간 대통령직속 국가브랜드위원회 2대 위원장과 한국학중앙연구원 16대 원장을 지냈고, 2022년 9월부터 대통령소속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2023.03.13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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