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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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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보이넥스트도어'의 최애의 맛, 배민 B마트에 떴다

유통

배달의민족의 즉시배달 서비스 배민B마트가 셀럽IP(Intellectual Property, 지식재산권)와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입맛덕질 PB 시리즈 ‘최애의 맛’ 상품을 출시했다. ‘최애의 맛’은 B마트의 상품 차별화를 위해 기획된 것으로 푸드와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해, 셀럽이 좋아하고 즐겨찾는 음식을 팬들에게 선보이는 PB상품이다.첫 번째 상품은 KOZ엔터테인먼트 소속 보이그룹 ‘보이넥스트도어’와 협업한 옆집제육이다. 보이넥스트도어 멤버 운학은 학창시절부터 한식, 특히 불맛 나는 제육볶음을 즐겨 먹었다고 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옆집제육은 보이넥스트도어가 직접 고른 재료(앞다리살, 불향 소스, 대파)들로 구성했으며, 보이넥스트도어의 입맛 취향을 그대로 재현해낸 것이 특징이다. 이 상품은 3월 18일 정오에 출시되어 배민 앱 내 ‘B마트’에서 구매 가능하다.배민 B마트에서는 이번 ‘최애의 맛’ 첫 번째 시리즈 출시를 기념하여 다양한 이벤트와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먼저 선착순 1만 개 한정으로 보이넥스트도어 멤버 손글씨 스티커를 제공한다. 이에 더해 신규 고객을 대상으로 첫 주문 전용 쿠폰을 지급하고, 3월 18일부터24일까지 제품 리뷰를 작성한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배민포인트 1만 포인트를 지급한다.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MZ세대에 인기가 많은 보이넥스트도어를 첫 협업 파트너로 선정하여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전달하고자 했다"며, "앞으로도 B마트만의 특별한 상품들을 통해 다양한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5.03.19 14:25

1분 소요
‘버거’ 뜨고 ‘피자’ 지고…희비 엇갈린 까닭

유통

오랜 시간 국내 피자업계를 선도한 피자헛·도미노피자 등 대형 프랜차이즈 피자의 입지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밀가루·치즈 등 원부자재 가격 상승을 이유로 이들 업체들이 메뉴 가격을 대폭 올리면서 소비자들로부터 외면 받고 있어서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운 저가 프랜차이즈 피자와 냉동 피자가 대중화된 것도 피자업체들의 입지가 줄어든 이유로 꼽힌다.반면 피자와 더불어 패스트푸드의 대표주자 격인 버거 업계는 시장을 확장 중이다. 브랜드별 정체성을 공고히 함으로써 경쟁력이 강화되고 있다. 또 버거는 피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성비가 좋아 고물가 속 ‘런치플레이션’(런치와 인플레이션을 합친 신조어) 수혜주로 떠오르며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한국피자헛·도미노피자 등 실적 악화프랜차이즈 업계에 따르면 한국피자헛의 2022년 매출은 1020억930만원이었다. 매출은 직전 해보다 5.6% 증가한 수준이지만, 영업손실이 2억5600만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이 기간 순손실도 92억2000만원으로 집계됐다. 한국피자헛은 2019년부터 줄곧 영업이익이 줄면서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결국 지난해 10월 ‘CEO 교체’라는 강수를 두며 재정비에 나섰다. 마케팅 전문가로 10년 넘게 한국 피자헛에 몸담으며 최고마케팅책임자(CMO) 등을 역임한 조윤상 대표를 신규 선임했다. 도미노피자를 운영하는 청오디피케이의 2022년 매출액은 2071억원으로 전년 대비 7.1% 줄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11억원으로 93.1%나 감소했다. 한국파파존스 역시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매출액은 2020년 617억9420만원에서 2022년 664억6590만원으로 7.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이 23.9% 감소해 47억9920만원을 기록했다. 순이익도 91.3% 줄어든 39억2300만원에 그쳤다. 피자알볼로를 운영하는 알볼로에프앤씨도 2022년 매출 422억원으로 전년 대비 10.1% 감소했고, 영업손실 12억9000만원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대형 프랜차이즈 피자 브랜드의 가장 큰 매출 감소 원인으로는 가격 경쟁력 악화가 꼽힌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주재료인 밀가루 가격이 크게 올랐고, 치즈 가격 폭등과 글로벌 물류 대란 등으로 피자 업계는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이제는 배달료까지 포함하면 피자 한 판 가격은 4만원을 훌쩍 넘는다. 냉동피자 등 간편식과 1인 가구 비중이 커진 것도 가격 경쟁력 확보에 실패했다는 분석이다. 대형마트의 냉동피자, 가성비 PB상품들이 대체재로 급부상한 것이다. 이에 프랜차이즈 업계는 고객 취향을 반영한 신제품을 적극 출시하고, 프리미엄 피자 외에 중저가 피자와 1인용 피자를 내놓으며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경쟁사도 늘어나고 있다. 2022년 피자헤븐을 인수한 맘스터치는 내년까지 피자 매장 200개 출점을 목표로 제시, 피자 사업 강화에 나섰다. 신세계푸드도 2022년 ‘노브랜드 피자’를 론칭하고 가맹점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굽네치킨 운영사인 지앤푸드도 1인용 소형 피자를 출시하며 시장 경쟁에 나섰다. 쪼그라드는 피자 시장…버거는 훨훨 국내 피자 시장은 점차 쪼그라들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피자 프랜차이즈 시장 규모는 2017년 2조원에서 2022년 1조2000억원으로 5년 만에 약 40% 감소했다.피자와 패스트푸드 양대산맥으로 꼽히는 버거의 경우 상황이 다르다. 지난 2016년 국내에 진출한 쉐이크쉑을 시작으로 파이브가이즈, 슈퍼두퍼 등 프리미엄 브랜드가 한국에 속속 진출하며 버거 시장 판 자체를 키우고 있다. 현대그린푸드가 미국 햄버거 브랜드 ‘재거스’를 국내에 입점시킬 계획을 밝히는 등 버거 시장의 경쟁은 지속될 전망이다.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버거 시장 규모는 2020년 2조9600억원에서 2022년 4조원 규모로 가파르게 성장했다. 지난해는 5조원 규모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피자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다는 점도 버거의 인기 요인이다. 햄버거 브랜드들도 가격 인상을 단행하고 있지만, 1인당 1만원 이하의 가격 경쟁력을 내세우고 있다. 한 번 사먹는 데 4만원이 드는 피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햄버거로 끼니를 해결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해외 버거 브랜드의 잇단 상륙에 국내 토종 버거들도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메뉴를 확대하고 저마다의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며 정체성과 입지를 다지고 있다. 무엇보다 오랜 기간 쌓아온 국내 소비자 데이터에 기반한 메뉴를 출시, 차별화된 맛을 제공하고 있다. 결국 해외 버거와 토종 버거의 치열한 경쟁은 오히려 각 사 경쟁력을 제고, 소비자 선택권이 확대되는 결과를 낳았다는 평가다.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피자, 버거 등 패스트푸드 내수 시장은 포화 상태로 특별한 경쟁력이 없다면 살아남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특히 피자는 출산율 감소와 1인 가구 증가로 ‘비싸다’는 인식이 강해졌고, 소비자의 외면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자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가성비를 앞세운 메뉴를 출시해도 피자의 대체제가 많다는 점은 한계로 꼽힌다”며 “다른 외식 프랜차이즈들 또한 잇따라 피자 가맹 사업에 본격 진출하고 있어 국내 피자 업계의 고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24.01.27 07:00

4분 소요
‘몽골 편의점=CU’, 고유 명사로…브랜드 파워 키운 배경은 [이코노 인터뷰]

유통

대형마트 등 국내 대표 유통기업들이 잇달아 몽골 시장에 깃발 꽂기 경쟁을 펼치고 있다. 그 중에서도 BGF리테일이 전개하는 편의점 CU가 몽골에 처음으로 진출하며 시장 선점에 우위를 점했다. 2018년 8월 1호점을 개점해 2023년 10월 기준 현재 총 370개의 점포를 운영하며 몽골 편의점 업계에서 70%에 가까운 점유율로 1위에 올라 있다. 국내 유통 기업이 해외에서 300호점을 개점한 것은 CU가 최초다. 한마디로 K편의점 열풍의 진원지이자 선두주자인 셈이다.몽골에서 편의점 CU의 시작과 확장을 이끈 주인공 김태한 BGF리테일 해외사업운영팀장은 몽골뿐 아니라 말레이시아의 사업 진행을 관리하고 있다. 2018년 일찌감치 몽골의 성장 가능성을 눈여겨 본 김 팀장은 편의점 채널을 몽골로 확장, 300호점을 넘게 개점하면서 꾸준한 사업 실적을 일궈오고 있다. CU가 국내 유통 업계의 몽골 진출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35세 미만 젊은층 60%…소비 인구 많아 몽골은 한국 문화에 우호적인 국가로 꼽힌다. K팝, 드라마 등 한류 열풍과 함께 전체 인구 330만명 중 5만명 이상(2022년 기준)이 한국에 외국인 노동자나 유학생으로 체류 중으로 한국 문화에 친밀감을 가지는 것이 특징이다. 시장 규모는 크지 않지만, 35세 미만 젊은 층 비중이 60%가 훌쩍 넘을 정도로 소비 활동 인구가 많다. 그에 비해 소비 채널은 미약한 수준으로 ‘K쇼핑 문화’를 원하는 몽골인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CU는 몽골을 신시장으로 점찍었다.“몽골인들은 한국 문화에 대한 소비력이 높아요. 돈을 벌기 위해 한국에 들어와 있는 몽골인들도 많은데, 대부분 1년 정도 번 돈으로 본국에 가죠. 한국 생활을 한 분들은 한국 문화뿐만 아니라 음식에도 관심이 많아 우호적이에요. 우리나라의 경우 IMF 이후로 편의점 사업이 급격하게 확장됐어요. 2018년 당시 몽골의 울란바토르는 1990~2000년대 한국의 인당 GDP와 비슷해 몽골에서의 편의점 사업 시작 시점이 2018년이 적기라고 판단했죠. 한국의 사례를 비추어 보아 큰 리스크 없이, 경쟁자가 없는 몽골 시장은 편의점을 시작하기에 적합했습니다.” ‘편의점’이라는 채널 자체가 익숙하지 않았던 2018년 CU는 몽골에서 초기에 시장을 장악하는데 성공했다. 적극적인 투자와 현지화 마케팅 전략을 펼친 CU는 몽골에서 ‘편의점=CU’라는 고유명사로 대표될 수 있었다. 특히 고유의 식문화가 특별히 형성돼 있지 않은 몽골에 CU는 자사의 즉석 조리 간편식을 유통해 ‘새로운 식문화’를 만드는 전략을 택했다. “편의점은 데일리 푸드의 대표주자잖아요. 한국스러운 게 뭐가 있을까 생각을 하다가 샌드위치로 간편식을 내놓기 시작했어요. 라면, 김밥은 워낙 유명했고 이것들을 현지인들이 구매할 수 있는 구매가로 맞추면서 시작하게 된 거죠. 간편식은 현지 공장에서 직접 생산해 한국식 음식을 만든 거라 가격도 비싸지 않아요. 한식당도 몽골에 많은데 레스토랑에서 김밥의 가격이 3~4000원대인 반면 편의점에서는 1500~2000원대로 가성비가 좋은 편이죠. 퀄리티도 나쁘지 않은 편이고요. 김밥과 커피가 가장 인기 메뉴입니다.”또 몽골 소비자의 특성상 대표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높고 CU라는 채널에 대한 대표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게 김 팀장의 설명이다. “한국에서 각 편의점들은 브랜드만의 독특함이 두드러지지 않잖아요. 집이랑 가까운 편의점을 가게 되는데, 몽골은 그냥 CU라는 게 편의점의 고유명사가 됐어요. 몽골에서는 편의점이 처음 시작된 게 CU이기 때문에 편의점은 무조건 CU에 가는 거예요. 몽골인들이 브랜드에 대한 명확한 충성도가 있는 거죠. 초기에 저희가 시장을 장악해서 고유명사 CU를 만들어 낸 게 가장 주효했던 것 같아요.”몽골 시장을 선점한 CU는 PB상품의 현지화와 전국적 네트워크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시장 후발주자인 GS리테일이 전개하는 편의점 GS25와의 차별화를 두기 위해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며 몽골의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CU는 몽골 현지에 즉석 조리 간편식 공장을 운영하고 있어 이 분야에 있어 경쟁사가 따라올 수 없다는 설명이다. “CU 상품만을 공급하는 현지 공장에서 저희만의 레시피를 직접 만들기 때문에 품질은 아직까지 다른 회사들이 따라올 수 없어요. 또 몽골 현지 직원들이 직접 만드는 PB상품도 개발 중이에요. 몽골식 찐빵인 ‘보즈’와 몽골 전통 만두튀김인 ‘효소르’ 등을 현지화했고, 지금은 현지인 입맛에 맞는 초콜렛을 개발 중이죠.” 네트워크 확장에 집중…몽골 넘어 전세계로 편의점은 사실 점포 수만 무작정 늘린다고해서 큰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다. 대신에 몽골이라는 국가 안에서의 점포 수가 확장되면 단위 국가들마다 네트워크가 생겨 효율화가 이뤄져 수익성이 높아지게 된다. CU는 수도 울란바토르뿐 만이 아닌 몽골 전역으로 뻗어나갈 계획이다. 현지 편의점 업계 최초로 몽골의 제 2도시인 다르항에도 3개의 점포를 개점한 바 있다. “몽골 시장에서 CU 점포수가 가장 많다는 얘기는 고객이 가장 많이 올 수 있다는 뜻이잖아요. 이 강점을 계속 키워나가기 위해서는 당연히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만들어야 되는 거고요. 워낙 넓은 나라로 물류라든지 여러 가지 인프라 부분에 있어 확대를 하기 위한 포지셔닝을 잡아가고 있어요. 결국에는 물류뿐만 아니라 그 외에 식품 제조라든지 여러 가지 네트워크에서 효율화가 생길 것이기 때문에 글로벌 확장에 집중하고 있습니다.”2018년 CU와 마스터 프랜차이즈(MFC) 계약을 체결한 몽골 파트너사 센트럴 익스프레스는 현지 내 CU 브랜드의 인기로 진출한 지 3년 만에 몽골 증권거래소에 상장하는 성과를 거뒀다. CU는 현재 몽골 주식시장에서 10위권에 있는 파트너사를 앞으로 상위권에 올려 놓을 수 있도록 목표하고 있다. 또 몽골 전역으로의 점포 확장에 이어 내년엔 카자흐스탄 1호점을 출점, 5년간에 걸쳐 카자흐스탄 내 CU편의점 500개를 확장할 계획이다. “앞으로 수익으로 환원되는 턴어라운드 시점이 빨리 만들어져야 되는 게 우선입니다. 또 몽골 사업은 단순히 상품만 판매하는 편의점뿐만이 아니라 환경이라든지 사회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회사로 만드는 게 목표예요. 향후 해외 점포 확장도 계속적으로 이뤄나갈 계획입니다. 카자흐스탄도 진출도 몽골을 기점으로 퍼지게 된 거라고 볼 수 있어죠. 말레이시아도 진출해있는데 인근 국가들의 러브콜도 많이 오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저희 파트너사가 3년 전에 상장했는데, 현재 10위권 정도 되는 업체예요. 몽골 주식시장에서 1위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그분들도 잘돼야 저희도 좋고요.”

2023.10.15 09:00

4분 소요
[얼마예요] 라면·빵·과자·편의점PB까지 ‘다 싸진다’…7월 먹거리 가격은

산업 일반

정부의 거센 가격 인하 압박에 식품업계뿐 아니라 유통업계 전반이 제품 가격 조정으로 분주하다. 라면업계를 시작으로 제과업계, 편의점업계까지 가격 인하 움직임이 확산하며 7월 1일부터 주요 제품 가격 변동이 있을 예정이다. 가격 인하 바람은 국제 밀 가격 하락에 따른 것으로, 제빵·유제품까지 가격이 내려갈지 주목된다.농심 시작으로 라면 4사 제품 가격 인하…진라면·비빔면 등은 제외 업계에 따르면 1일부터 농심·삼양라면·오뚜기·팔도 등 라면 4사가 라면류 제품 가격을 내린다. 라면업계에서 가격 인하 신호탄을 가장 먼저 쏘아 올린 곳은 농심이다. 농심은 지난 27일 대표 제품인 신라면의 출고가를 4.5% 낮추기로 했다. 다음 달부터 소매점 기준 1000원에 판매되던 신라면 1봉지 가격은 950원이 된다.삼양식품의 삼양라면 1봉지는 950원에서 910원으로 가격이 내려갈 예정이다. 볶음간짬뽕은 1300원에서 1240원으로, 4과비빔면은 1500원에서 1270원으로 가격이 인하된다. 업계에서 가장 먼저 움직임을 보인 농심과 삼양식품의 가격 인하는 2010년 밀가루 가격 하락 이후 13년 만이다.오뚜기는 대형마트 판매가 기준으로 스낵면(5개입) 가격을 3380원에서 3180원으로 가격을 5.9% 낮춘다. 참깨라면(4개입)은 4680원에서 4480원으로 4.3% 인하되고, 진짬뽕(4개입)은 6480원에서 6180원으로 4.6% 싸진다. 진라면은 가격 인하 품목에서 제외됐다.팔도도 일품해물라면, 왕뚜껑봉지면, 남자라면 등 11개 라면 제품의 소비자 가격을 평균 5.1% 내리기로 했다. 꼬꼬면은 1600원에서 60원 내린 1540원에 구매할 수 있다. 팔도의 대표 제품 중 하나인 비빔면은 가격 인하 품목에서 제외됐다. 변경된 가격은 7월 1일부터 채널별로 순차 적용된다. 제과·제빵업계도 가격 인하 고심…편의점도 가격 인하 동참 제과업체도 가격 인하 행렬에 동참했다. 롯데웰푸드는 다음달 1일부터 대표 과자 브랜드인 ‘빠다코코낫’, ‘롯샌’, ‘제크’ 등 3종의 가격을 5.8% 인하한다. 편의점 가격 기준 1700원에서 1600원으로 100원 내린다. 해태제과도 7월1일부터 ‘아이비 오리지널’ 제품 가격을 10% 인하한다.라면·제과업계가 가격 인하에 나서자 제빵업계도 가격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국내 대표 제빵 기업인 SPC그룹은 SPC삼립, 파리바게뜨 등 제빵 자회사의 제품 가격 인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SPC가 운영하는 파리바게뜨는 지난 2월 95개 품목 가격을 평균 6.6% 올렸고, SPC삼립은 제품 50여종의 마트·편의점 가격을 평균 10%대 인상한 바 있다.편의점 업계도 가격 인하 가격 인하 행렬에 동참했다. 롯데웰푸드의 아이스크림 제품 15종에 대한 판매 가격을 인상하지 않기로 한 것에 이어 자체 브랜드(PB) 일부 상품 가격을 내리거나 동결하기로 했다.앞서 롯데웰푸드는 내달 1일부터 스크류바와 돼지바, 수박바 등 아이스크림 15종의 편의점 공급가를 25% 인상하기로 했다. 그러나 CU·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 등 편의점 4사는 롯데웰푸드의 공급가 인상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해당 제품의 소비자 판매 가격은 올리지 않기로 했다.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따라 소비자 부담을 낮추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표적으로 GS25에서는 돼지바와 스크류바, 수박바 등의 가격이 1200원으로 유지된다. 빠삐코 등 튜브류 아이스크림 가격도 1500원으로 그대로다. 편의점 업계에서는 CU가 처음으로 PB상품 가격 인하를 결정했다. 대상은 CU의 통합 PB 브랜드 ‘헤이루’(HEYROO) 스낵 3종과 우유 2종으로, 다음 달 1일부터 100원씩 가격이 내려간다. 스낵 3종은 1500원에서 1400원으로, 우유는 HEYROO 흰 우유 1L가 2600원에서 2500원으로, 우유득템 1.8L 4500원에서 4400원으로 변경된다.세븐일레븐도 다음 달 1일부터 PB ‘세븐셀렉트’ 과자 2종과 음료 2종의 가격을 100원씩 내린다. 대상 품목은 구운마파링(1600원→1500원), 신당동떡뽁이(1500원→1400원), 허니복숭아에이드(1000원→900원), 상주곶감수정과(1200원→1100원) 등이다. 세븐셀렉트 동원참치라면과 매운맛양념육포, 우리맛밤 등 PB상품 9종은 중소 파트너사가 납품가를 인상했음에도 판매가는 올리지 않기로 했다. 이마트24는 PB 생수 1종과 페트커피 4종, 우유 1종 등의 가격을 연말까지 동결하기로 했고 GS25는 슈퍼마켓 GS더프레시가 운영하는 PB ‘리얼프라이스’의 키친타월 등 6종을 도입해 운영할 예정이다. “지속성이 관건”, “보여주기식 가격 인하” 등 의견 엇갈려한편 유통업계 전반에서 부는 가격 인하 바람은 추경호 부총리의 ‘라면값 인하’ 발언에서 시작됐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추 부총리는 지난 18일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국제 밀 가격이 하락한 것에 맞춰 기업들이 라면값을 적정하게 내렸으면 좋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이러한 가격 인하 릴레이에 대해 물가를 잡기 위해 필요한 조치라는 입장과 너무 과도한 시장 개입 아니냐는 등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당분간 가격 인하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데 얼마나 갈지가 관건”이라며 “인건비와 물류비 부담이 큰 상황에서 가격 인하까지 이어지면 버티지 못하는 기업들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소비자단체 측에선 ‘보여주기식 가격 인하’라고 지적한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소단협)는 “지난해 너구리, 진라면, 불닭볶음면, 비빔면 등 라면업체들의 대표 제품들 가격이 올랐는데 이 품목들은 이번 가격 인하 대상에서 빠졌다”며 “실질적인 가격 인하가 이뤄져야 한다”고 꼬집었다.

2023.07.01 07:00

4분 소요
‘몽골·말레이시아′서 CU 앞서고, GS25 쫓고…‘K-편의점’ 해외영토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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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편의점 양대산맥인 ‘CU’와 ‘GS25’가 치열한 해외영토 전쟁을 펼치고 있다. 그동안 국내에서 축적된 노하우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성장 폭이 큰 해외 국가에 진출하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선 것이다. 눈여겨보고 있는 시장은 동남아다. 베트남에 이어 몽골,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를 거점으로 진출 국가를 넓혀가겠다는 포부다. ━ 몽골 시장선 CU 승기…후발주자 GS25 바짝 추격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CU는 올해 10월 기준 몽골 270여점을 운영 중이며 편의점 GS25는 올해 9월 말 기준 몽골 100점을 운영 중이다. CU는 2018년 8월 울란바토르에 몽골 1호점인 CU샹그리아점을 개점했으며 몽골 진출 약 4년 만에 200호점을 달성했다. 국내 유통 기업이 해외에서 200호점을 개점한 것은 CU가 처음이다. 현재 총 260개가 넘는 점포를 운영하며 몽골 편의점 업계에서 70% 넘는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CU는 몽골에 첫 진출한 2018년부터 100호점을 개점하기까지 약 26개월이 소요됐으나 200호점까지는 약 18개월이 걸렸다는 설명이다. 이는 한 달에 약 5.6개씩 점포를 오픈한 것이다. 몽골 CU는 최근 미국계 편의점인 서클K의 현지 점포까지 인수했다. 서클K는 CU보다 약 2개월 앞서 몽골 시장에 진출했지만, CU와의 경쟁에서 밀려나며 지난달 최종 사업 철수를 결정하고 현지 점포들을 센트럴 익스프레스에 매각했다. 몽골에서 CU의 하루 평균 객수는 한국의 약 3배 수준인 1000여명에 이른다는 설명이다. 무엇보다 몽골 CU에서 현지 고객들에게 가장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상품은 ‘GET 커피’다. GET커피는 점포당 하루 평균 점당 200잔의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에 맞춰 편의점 배달 서비스도 도입해 1년 만에 누적 이용 건수 150만건을 기록했다. CU는 한국 상품을 알리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 몽골 CU에서 판매하고 있는 전체 상품의 약 30%를 국내 중소기업이 만든 헤이루(HEYROO) PB상품들로 구성해 국내 중소기업 40여곳이 CU를 통해 간접적으로 몽골 시장에 진출했다. 이러한 성과에 지난해 몽골 CU의 매출은 전년 대비 80%가량 신장했으며 이러한 실적을 바탕으로 센트럴익스프레스는 지난해 11월 몽골 증권거래소에 상장하며 몽골 IPO 사상 최대의 공모금액(401억 투그릭)과 청약 인원(1만여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몽골에 진출한 GS25의 경우도 오는 2025년까지 몽골에서 점포를 500곳 이상 열겠다는 계획이다. GS25는 몽골에서 몽골의 식문화와 K-푸드 열풍을 적절히 융합한 현지화 전략과 편의점의 인프라를 활용해 다목적 기능을 강화해나가고 있다. 몽골로 수출된 카페25 등이 하루 2만잔 이상 팔리는 등 국내 GS25의 PB 상품이 현지 인기 상품으로 크게 부상했다는 설명이다. 편의점 인프라를 통해 몽골 내 부족한 식당, 카페, 쉼터 등을 대신하는 다목적 기능 또한 수행하고 있다. 향후 GS25는 차별화 수제 맥주 등을 몽골 GS25에 도입해 국내 편의점 주류 열풍을 현지에서 재현한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퀵커머스, 반값 택배 등 한국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는 GS25의 생활 서비스를 현지에 맞는 형태로 개발·강화해 간다는 구상이다. GS25 관계자는 "퀵커머스, 반값 택배 등 한국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는 GS25의 생활 서비스를 현지에 맞는 형태로 개발·도입해 지역 사회 공헌자 역할을 강화해 가는 등 한국 편의점의 선한 영향력을 확대해 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 말레이시아 진출도 활발…내년 초 GS25 1호점 오픈 CU는 말레이시아에서 120여점의 점포를 운영 중에 있으며 GS25는 내년 초 말레이시아 1호점을 오픈할 예정이다. CU는 몽골의 성공적인 진출을 기반으로 동남아시아로 그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BGF리테일은 말레이시아 기업인 마이뉴스홀딩스의 자회사인 마이씨유 리테일과 브랜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지난해 4월 업고 최초로 말레이시아 CU 1호점을 오픈했으며 올해 7월 100호점을 달성했다. 이는 최초 목표인 1년 내 50호점 개점을 두배 가량 앞당긴 것으로 말레이시아 편의점업계 역대 최단 기간 100호점 기록이다. 현재는 120여점을 운영 중이다. CU는 현재 쿠알라룸푸르를 중심으로 조호바루, 말라카, 페낭 등 말레이시아 주요 도시에 진출해있으며 조만간 말레이시아 동부지역(보루네오섬)으로도 출점 범위를 확장해 올해 말 150점, 향후 5년간 500점 이상의 개점을 목표로 하고 있다. GS25는 내년 초 말레이시아 1호점을 오픈할 예정이다. 국내 편의점업체들은 몽골 외에도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시장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편의점 업계는 이미 시장 포화가 진행된 국내 시장 대신 성장 가능성이 높은 동남아 시장에서 새 먹거리를 찾아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K-푸드, K-문화 확산에 힘입어 한국표 편의점 시장으로 해외 소비자를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편의점 업계가 대한민국 편의점의 한류에 앞장서고 있다”며 “지난 30여년 동안 국내 편의점이 쌓아온 그간의 전문 노하우를 집약해 우리나라 편의점 시스템을 해외에 수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국가의 경제 성장 상황, 편의점 업태의 적합도, 현지 파트너 경쟁력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진출 국가를 확대해나갈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송현주 기자 shj1004@edaily.co.kr

2022.10.30 10:00

4분 소요
“이마트24 견제는 성공했는데”…미니스톱 품은 롯데의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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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스톱을 품에 안은 롯데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두 번의 재수 끝에 신세계를 누르고 승기를 잡았지만 얼마큼의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 점포 수로 편의점 ‘빅3’를 굳혔다는 시장의 전망과 달리 실적은 좋지 않다. 미니스톱 자체가 매력적인 매물로 평가받지 못했던 만큼 롯데가 신세계를 견제하기 위해 울며겨자먹기로 ‘부담’‘을 떠안은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 재수 끝에 ‘3100억’ 인수…“신회장 의중 반영” 21일 롯데지주에따르면 롯데는 이날 한국미니스톱 지분 100%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인수금액은 3100억원 수준이다. 롯데는 세부적인 계획을 밝히진 않았지만 자금 마련을 위해 특수목적회사(SPC)를 세워 인수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로써 롯데는 두 번째 도전 끝에 미니스톱 인수에 성공했다. 2018년 미니스톱이 매물로 나왔을 때도 롯데는 당시 유력 인수후보로 꼽혔지만 당시 4000억원대 초반 가격에 대한 이견차이로 협상이 무산된 바 있다. 롯데는 이번 재매각전에선 다른 전략을 세웠다.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고 관망하다 본입찰로 직행하면서, 이마트24를 운영중인 신세계와 넵스톤홀딩스 컨소시엄을 꺾고 막판 결과를 뒤집었다. 롯데 한 관계자는 “확신할 순 없지만 (신동빈) 회장님의 의중이 반영된 것 아니겠냐”면서 “매물의 가치보단 ‘빅3’ 자리를 공고히 하기 위한 일종의 전략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미니스톱을 ‘양날의 검’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편의점 자율규약으로 신규 점포 출점이 어려운 상태에서 미니스톱의 2600여개 점포를 한 번에 안을 수 있다는 것은 가장 큰 장점이다. 미니스톱 인수는 법의 테두리 밖에서 점포 수를 한 번에 늘릴 기회로 꼽혔다. 경쟁사인 이마트24가 미니스톱을 품으려 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 빅3 굳히기 vs 부담스러운 투자금액…양날의 검 롯데가 운영하는 세븐일레븐 1만1750여개 매장과 미니스톱 매장이 더해질 경우 세븐일레븐은 1만4000여개 점포를 확보하게 된다. 1만6000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편의점 업계 1, 2위인 GS25, CU 등을 바짝 뒤쫓으며 편의점 ‘3강 체제’를 확실하게 구축하는 셈이다. 여기에 미니스톱이 보유한 12개의 물류센터도 세븐일레븐 소유가 된다. 롯데 관계자는 “편의점을 중심으로 근거리 상권을 겨냥한 퀵커머스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미니스톱 인수로 단기간 내 고객과의 최접점 거점을 확대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점은 편의점 업계 식문화 확대다. 미니스톱은 국내 편의점 최초로 즉석식품을 판매하고 배달과 테이크아웃 중심의 패스트푸드 전문 브랜드를 런칭하는 등 편의점 업계의 식문화를 선도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시장 초기에 선점한 우수 입지와 경쟁사 대비 넓은 면적이 강점이다. 반면 고민도 적지 않다. 우선 부담스러운 투자금액이 문제다. 이번 인수전의 핵심은 ‘합리적 가격대’라는 시각이 많았다. 고가에 인수할 경우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시장에서 추정한 미니스톱의 가치는 2500억원 안팎. 롯데는 이보다 높은 3100억원에 미니스톱을 안으면서 ‘고가 인수’에서 자유롭지 않게 됐다. 게다가 미니스톱은 부침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미니스톱 매출은 지난 회계연도(2020년 3월~2021년 2월) 기준 전년 대비 4.1% 감소한 1조795억원을 기록했다. 또한 영업손실 143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MZ세대를 겨냥한 편의점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한 것이 실패 원인으로 꼽힌다. 배달과 서비스 론칭, PB상품과 콜라보 상품 출시 등 다양한 시도를 내놓는 경쟁사와 달리 미니스톱은 변화에 소극적이 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탈 점포도 문제다. 미니스톱을 인수했다 해도 계약 종결 후 타 편의점으로 브랜드 변경을 원하는 점주나 계약 연장을 원하지 않는 점주를 막을 순 없다. 이들을 잡기 위해선 추가적 자금 지출이나 투자가 필요한 실정이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3000억원대 인수 금액 외에 점포 인테리어 변경이나 시스템 통합 등 단건으로 드는 비용도 무시할 수 없다”면서 “생존을 위해 적극적으로 인수했지만 여러 고비를 잘 넘기지 못하면 이제부터가 더 큰 문제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김설아 기자 kim.seolah@joongang.co.kr

2022.01.21 20:01

3분 소요
“회장님의 부캐 활동”…’제이릴라’ 이어 ‘용지니어스’까지 사업 키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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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먹고 싶다. 31년 동안 먹은 탕수육은 다 가짜였어” “손꼽힐 정도로 맛있게 즐긴 코스다” 최근 소셜미디어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유명 연예인부터 스포츠선수들, 기업 총수까지 방문 후기를 남기며 화제를 끌고 있는 중식 레스토랑이 있다. 이곳은 셰프가 운영하는 일반 식당이 아닌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개인적으로 마련한 쿠킹 스튜디오 공간인 ‘용지니어스키친’이다. 정용진의 ‘용’과 천재를 의미하는 영문 단어 ‘지니어스’가 더해져 이름이 지어진 용지니어스키친은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을 방문한 사람들의 명단은 화려하다. 가장 최근에는 가수 이승기와 전 국가대표 축구선수 박지성이 용지니어스키친을 찾았고, 지난 2월에는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이곳을 방문했다. 정태영 부회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용진 부회장이 요리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게재하며 ‘요즘 중식당은 여기가 최고인데 주방장이 조금 눈치가 보이고 부담스러움’이라며 게시물을 올리기도 했다. 또 10월에는 신세계가 인수한 야구단 SSG랜더스 선수들도 이곳을 찾아 정용진 부회장이 해준 요리를 즐겼다. 당시 음식을 먹은 박종훈 선수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또 먹고 싶다. 31년 동안 먹은 탕수육은 다 가짜였어’라는 게시물을 공개했다. 이곳에서 만들어지는 대부분의 음식 종류는 중식이다. 맛집 블로거 레이니의 방문 후기에 따르면 유린기, 탕수육, 마파두부, 샥스핀라멘, 랍스타 진저 등이 코스요리 형태로 제공됐다. ━ 제이릴라 매장, 하루 방문객만 1000명 정용진 부회장의 개인 쿠킹 스튜디오이지만, 일각에서는 용지니어스키친이 신세계의 ‘중식관련 사업 또는 상품이 출시되는 것을 암시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용지니어스키친에 사용되는 ‘용지니어스’는 지난 3월 이마트가 특허청에 상표 출원을 한 상표이기도 하다. 이에 정 부회장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해당 상표 캐릭터를 공개하기도 했다. 캐릭터는 붉은 바탕 위에 주방제품 웍을 들고 있는 요리사 복장의 정 부회장 모습으로 그려졌다. 실제 신세계는 정용진 부회장을 닮은 캐릭터로 베이커리 매장을 선보이기도 했다. 신세계푸드가 지난 11일 서울 청담동 SSG푸드마켓 1층에 문을 연 ‘유니버스 바이제이릴라’가 그 주인공이다. 이곳은 화성에서 태어나 지구로 온 고릴라 캐릭터 제이릴라의 세계관이 접목한 베이커리 매장이다. 지난해 말 상표권을 출원한 제이릴라는 정 부회장의 영어 이름 알파벳인 ‘J’를 따서 지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 부회장 인스타그램에도 종종 등장한 제이릴라는 공식 인스타그램에서 정 부회장과 나란히 서서 촬영한 포스터 등을 올리는 등 정 부회장과의 연관성을 나타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용지니어스 상품 개발은 전혀 들은바 없다”며 “제이릴라는 베이커리 매장을 오픈하고, 하루 평균 소비자 1000명을 기록할 만큼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 조선호텔 중식당 호경전 대표 메뉴, 밀키트 상품으로 판매 앞서 신세계가 호텔 중식당 메뉴를 밀키트로 개발해 판매하며 매출을 올린 것도 용지니어스 상품 출시에 대한 가능성을 더한다. 지난해 말 신세계조선호텔은 자사에서 운영하는 중식당 호경전의 대표 메뉴인 유니짜장과 삼선짬뽕, 탕수육 등을 밀키트 상품으로 내놔, 출시 100일 만에 상품 100만개를 판매하는 등 인기를 끌었다. 특급호텔 중식당 요리를 집에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기획된 이 제품들은 현재 이마트 매장과 SSG닷컴, 이마트 온라인몰에서 판매하고 있다. 이외에도 신세계그룹의 이마트는 PB상품으로 밀키트 ‘피코크’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신세계그룹 측은 ‘용지니어스 브랜드와 관련된 사업 계획은 아직 없다’고 선을 긋는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부회장의 개인적인 공간인 만큼 용지니어스키친의 정확한 위치도 모른다”며 “특허청 신청은 상표권을 확보하기 위해 상표 출원을 신청했을 뿐 이와 관련한 사업 이야기는 언급된 적 없다”고 설명했다. 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

2021.12.04 17:00

3분 소요
[삼성의 HMR(가정간편식) 진출은 ‘찻잔 속 태풍’?] 삼성웰스토리 뒤늦은 합류에 ‘삼성답지 못하다’ 평가

산업 일반

영양 설계 능력, 축적된 데이터는 강점… 가공기술 부족, OEM 방식엔 갸웃 2022년 국내 시장 규모 5조원을 바라보고 있는 가정간편식(HMR) 시장에 새로운 다크호스가 등장했다. CJ제일제당·풀무원·오뚜기·대상·동원F&B 등 전통 식품기업들이 치열하게 격돌하고 있는 전쟁판에 뛰어든 장병은 ‘삼성’이다.삼성그룹의 계열사인 삼성웰스토리가 지난 7월 가정간편식 브랜드 ‘라라밀스’를 공식 론칭한 이후 가정간편식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삼성웰스토리는 40년 넘도록 단체급식사업을 펼치며 국내 위탁급식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식음서비스 기업이다. 그동안 위탁급식사업과 식자재 유통에만 주력해온 삼성웰스토리가 다른 사업을 확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삼성웰스토리 관계자는 “간편식 사업은 식음사업 역량을 기반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비즈니스 분야”라며 “가정간편식 첫 진출은 한 순간 결정이 아니라 수년간 면밀히 검토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삼성웰스토리는 2025년까지 라라밀스를 연매출 2000억원 규모의 간편식 브랜드로 성장시킨다는 목표다.삼성웰스토리가 내놓은 라라밀스는 ‘영양의 프리미엄이 더해진 간편식’이라는 콘셉트로 소개됐다. 불고기, 나물밥, 곡물브리또 등 다양한 제품이 출시됐는데 이 제품들은 각각 비타민, 식이섬유, 단백질 등 1일 영양성분기준치에 맞춰진 영양소를 포함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 업계 “자사공장 없이는 생산성 현저히 떨어져” 라라밀스가 이 같은 특징을 지닐 수 있었던 건 삼성웰스토리의 급식사업 노하우 덕분이다. 일정 기간 동안의 식단표를 만들어야 하는 급식의 특성상 내부적으로 영양사 라인이 탄탄해 가정간편식 메뉴 개발에도 영양학적 설계가 가능했다는 평가다.40여년 동안 자연스럽게 축적한 소비자 선호도 데이터도 삼성웰스토리만의 무기다. 현재 삼성웰스토리는 삼성그룹 계열사를 비롯해 타 기업과 오피스·대학·병원·골프장·문화시설 등 700여 곳에 급식을 공급하고 있다. 하루 급식 수는 100만식에 이른다. 현재 삼성웰스토리가 보유한 레시피는 한식 1만7200개, 양식 3800개, 중식 2000개, 일식 1850개, 건강식 3800개, 동남아식 620개, 간편식 720개에 달한다. 다양한 소비자를 상대하면서 소비자가 어떤 메뉴를 원하는지 정확히 파악해 가정 간편식 메뉴 개발에 활용할 수 있다는 게 삼성웰스토리 측 설명이다.그러나 정작 업계 반응을 싸늘하다. 물론 삼성이라는 국내 최대 대기업이 가정간편식 시장에 뛰어든 것을 무시할 순 없지만, 기존 식품기업이 견고하게 다져놓은 시장점유율은 깨기 어렵다는 평가다. 결국 삼성웰스토리의 라라밀스는 ‘찻잔 속의 태풍’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기존 가정간편식업계 관계자들이 바라보는 삼성웰스토리의 한계점은 뚜렷하다. 우선 급식과 가정간편식은 같은 식품사업으로 보이지만, 전혀 다른 분야라는 것. 급식은 신선식품을 유통해 정확한 레시피로 조리하는 것이라면 가정간편식은 추가적으로 음식을 장기간 보관, 유지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 셰프 혹은 요리 연구원이 메뉴를 구현하더라도 이 메뉴를 가공식품으로 만드는 것은 전혀 새로운 일이라는 지적이다.업계 관계자는 “가정간편식은 상온유통을 위해 멸균 처리를 하거나, 냉동유통을 위해 급속 냉동 공정이 필요한데, 과연 삼성웰스토리가 가정간편식과 관련된 기술 노하우가 있을 의문”이라며 “이 기술이 없기 때문에 위탁생산(OEM)을 맡기는 것일 텐데, 가정간편식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력이 없는 회사의 경쟁력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CJ에 가정간편식을 전문으로 제조하는 CJ제일제당, 식자재를 유통하는 CJ프레시웨이가 나눠져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삼성웰스토리는 현재 라라밀스 제품을 식품제조 전문기업에 위탁생산(OEM)하고 있다. 자사 공장을 갖춘 기존 가정간편식 제조 식품기업보다 생산성이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량생산이 가능한 자사 공장 생산과 달리, OEM은 여러 공장으로 나뉘어 각각 다른 제품을 조금씩 생산하는 구조가 된다. 제조 관리도 그만큼 어려워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것은 제품을 만드는데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는 이야기다. 초반에는 공격적으로 마케팅하기 위해서 저렴하게 제품을 내놓을 수 있지만 결국 그 비용은 그대로 회사의 손실로 이어진다. 결국 제품 가격을 점차 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삼성웰스토리 “빠른 시장 진입 위해 OEM 활용” 시장에 너무 늦게 진출한 것도 부정적 전망의 이유로 꼽힌다. 가정간편식 시장은 업계 1위 CJ제일제당을 필두로 풀무원·오뚜기·대상·동원F&B 등 기존 식품회사들이 이미 치열한 경쟁을 펼쳐지고 있다. 삼성웰스토리보다 조금 앞서 시장에 뛰어든 신세계푸드와 현대그린푸드가 부진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이 같은 지적에 대해 삼성웰스토리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지난 40여년 동안 식사재 유통사업을 펼치면서 간편식에 해당하는 PB제품도 다수 만들었다”며 “PB상품을 제작하며 여러 식품제조업체와 파트너십을 맺었고, 함께 일해온 파트너십 업체들과 라라밀스의 OEM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관계자는 “우수한 멸균 기술, 냉동 기술을 보유한 업체만 선별해서 진행하기 때문에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 또 이미 훌륭한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이 많기 때문에 굳이 우리가 직접 자사 공장을 세울 필요가 없다. 자사 공장을 세우려면 브랜드 런칭에 몇 배의 기간이 걸렸을 거다. OEM 방식으로 빠르게 팽창하는 가정간편식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한편 지난 7월에 런칭한 라라밀스의 시장 반응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웰스토리는 브랜드를 런칭하며 대형마트 입점, 라라밀스 온라인 전문 쇼핑몰 오픈 등을 계획했지만 현재 라라밀스는 G마켓에서만 판매되고 있다. 흥얼거리는 소리(라라, LaLa)를 내며 즐겁게 식사한다는 의미인 ‘라라밀스’는 아직 가정간편식 시장에서 콧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

2020.12.13 10:01

4분 소요
[뷰티숍의 명암] 부츠·랄라블라 ‘칙칙’, 시코르·세포라 ‘샤방샤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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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브랜드 로드숍-편집숍-체험형 편집숍으로 변화… ‘코덕’ 사로잡는 키워드는? “지름신(구매 욕구가 큰 상태)이 강림했어요. 발라 보기만 하려 했는데 늘 하나씩 사오게 되네요.”“2020년 2월 16일을 마지막으로 영업이 종료됩니다” 화장품을 판매하는 뷰티 매장들이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한쪽에서는 새로운 뷰티 제품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는 ‘코덕(피부관리를 의미하는 코스메틱과 마니아를 말하는 덕후가 더해진 신조어)’들로 발 디딜 틈이 없고, 다른 한쪽에서는 제품 한 개를 사면 제품 하나를 더 주는 1+1할인 행사를 진행해도 손님 발길은 뜸하다. 화장품 시장이 전체적으로 성장하는 가운데에서도 브랜드마다 운명이 엇갈리고 있다.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원브랜드 로드숍 매장수다. 더페이스샵, 스킨푸드, 에뛰드하우스, 미샤, 토니모리, 네이처리퍼블릭, 이니스프리 등 지하철역 출구나 유동인구가 많은 거리에서 쉽게 볼 수 있었던 로드숍이 잇달아 문을 닫고 있다.2000년 초반 K뷰티(Korea-Beauty) 인기를 이끌던 로드숍은 급격히 늘다가 지난 2017년부터 눈에 띄게 줄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더페이스샵은 2016년 1138개 매장에서 2017년 1056개, 2018년 804개 매장으로 줄었다. 호황기를 누리던 2012년 매장이 1200개였던 것과 비교하면 33%가 감소한 셈이다. 에뛰드하우스도 마찬가지다. 2017년 450개 매장에서 2018년 393개로 감소했다. 2013년에 600개 매장에서 5년새 절반 가량이 줄었다.2016년 매출액 1686억원을 기록하며 화장품 로드숍 ‘톱3’에 들었던 스킨푸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스킨푸드는 계속되는 매출감소로 지난 2018년부터 기업회생절차에 들어섰다. 매장은 2016년 590개에서 2017년 564개, 2018년엔 126개로 급격하게 줄었다. 특히 서울에 있는 매장이 문을 많이 닫았다. 2016년에 서울에 118개 매장이 운영 중이었는데 2018년엔 27개만 남았다. 현재 지방에 남아있는 매장도 서울과 같은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 문닫는 원브랜드 로드숍, 오픈 잇는 체험형 편집숍 원브랜드 로드숍이 여러 브랜드 제품을 함께 판매하는 편집숍으로 변화를 꾀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특정 브랜드 제품 판매만으로는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원브랜드 로드숍 원조로 꼽히는 미샤는 최근 편집숍 ‘눙크’로 교체 중이다. 미샤, 어퓨 등 에이블씨엔씨 자사 화장품 브랜드 제품만으로 다양성을 추구했다. 더페이스샵을 운영하는 LG생활건강 역시 자사 브랜드 제품을 모아 놓은 편집숍 ‘네이처컬렉션’을 열고 있다.하지만 단순한 숍 형태 변화가 매출 상승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문을 연 타 브랜드의 편집숍 상황도 녹록지 않아서다. 이마트가 운영하는 편집숍 부츠는 지난 2월 16일 부츠 신촌점 영업 종료를 알리며 본격적인 로드숍 정리 계획을 선언했다. GS리테일에서 운영하는 편집숍 랄라블라는 지난 2018년 왓슨스에서 이름을 바꾸며 변화를 시도했지만, 2017년 186개 매장에서 2018년 168개로 되레 줄었다. 편집숍 시장 점유율 70%를 차지하는 CJ 올리브영 역시 사정이 심상치 않다. 매출은 늘고 있지만, 영업이익률은 낮은 편이다. 지난해 매출은 1조9250억원으로 전년 대비 16% 정도 성장했지만 영업이익률은 3% 중반대에 머물고 있다. 점포 수 역시 당초 2020년 말까지 1500개로 늘리겠다는 공세적인 전략을 세웠지만 지난해 원점 재검토에 들어갔다.하지만 이들과 상반되게 매장 수를 늘리고 있는 뷰티숍이 있다. 신세계에서 운영하는 ‘시코르’와 프랑스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그룹의 ‘세포라’다. 시코르는 2016년 대구점 오픈을 시작해 지난해 10월 홍대점 오픈까지 3년간 30개 매장을 열었다. 지난해 목표 매출 대비 15%가 넘는 실적을 기록했으며, 올해 40개까지 매장을 늘릴 계획이다. 2019년 한국에 상륙한 세포라는 서울 강남구에 파르나스몰점을 연데 이어 2월 24일 잠실 롯데월드몰점 오픈까지 4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하반기까지 2개 매장을 더 열 예정이다. 실제 시코르와 세포르는 소셜미디어네트워크(SNS)상에서 코덕이 모이는 ‘코덕들의 성지’로 불리고 있다.왜 이곳들만 인기가 좋을까. 시코르와 세포라를 둘러싼 환경 역시 다른 브랜드의 매장과 같다. 다양한 브랜드 제품을 한 곳에서 판매한다는 형태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같은 상황에서 ‘코덕’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요인은 무엇일까. 시코르와 세포라, 두 곳의 공통된 운영방식을 살폈다.성패 갈림길(1) | 미니(MINI)에 주목하다 시코르와 세포라 두 브랜드 모두 제품 크기에 주목했다. 타 브랜드에서 판매하는 일반 크기 제품도 있지만 이보다 작은 크기의 제품을 모아 판매한다. 이 제품들은 사이즈가 작아졌다고 해서 ‘미니(MINI)’라고 부른다.이 매장에서는 보통 계산대 앞에 미니 제품을 진열한다. 또는 휴대용 화장품이라는 의미로 ‘뷰티 투고(Beauty To Go)’ 진열대를 따로 마련해 미니 제품을 모아 놓았다. 기존 제품의 절반 또는 3분의 1 용량으로, 한 손에 쏙 잡힐 만한 크기다. 이 사이즈 제품은 그동안 백화점 매장에서 판매하지 않아 온라인을 통해 구입했는데, 시코르와 세포라 매장에서는 구입이 가능하다.소비자 입장에서 미니 제품은 효과적이다. 우선 작은 크기 화장품을 찾는 여행객에게 적당하다. 또 민감한 피부를 가진 소비자 입장에선 부담 없이 테스트용으로 사용할 수 있어 경제적으로 이득이다. 2월 18일 시코르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 만난 송영아(32)씨는 “미니 제품을 사기 위해 일부러 시코르 매장을 찾는다. 15만원이 넘는 값비싼 페이스 오일 100mL 제품을 사기 전에 1만5000원 정도의 미니 제품을 구입하고 미리 사용해 볼 예정”이라며 “백화점 매장에서 샘플을 얻을 수도 있지만, 값비싼 제품의 샘플이니 무료로 받기 눈치 보이고, 만약 받는다고 해도 양이 너무 적어서 차라리 내 돈 주고 미니 제품을 사서 3~4일 정도 사용한다”고 말했다.사실 미니 제품은 정품 용량 제품보다 가격이 낮기 때문에 매장 입장에선 평당 매출이 떨어지는 리스크를 감안해야 한다. 그러나 ‘안’ 팔리는 정품 판매보다 ‘잘’ 팔릴 것 같은 미니 제품 판매를 선택한 시코르와 세포라 전략은 주효했다. 다양한 신제품을 사용하고 싶은 코덕 심리를 꿰찬 것이다.성패 갈림길(2) | “고객님, 셀프니까 알아서 하세요~” 시코르와 세포라에서는 고객이 직원에게 말을 걸기 전까지 아무도 먼저 말을 걸지 않는다. 눈이 마주치면 인사를 건네는 정도다. 대신 고객 스스로 제품을 사용하며 체험할 수 있는 ‘셀프존’이 곳곳에 마련됐다. 시코르에는 조명 달린 화장대가 놓인 메이크업 셀프존, 다양한 헤어드라이어와 브러시 등이 있는 헤어 셀프존 등이 있다. 세포라에도 메이크업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뷰티플레이존, 다이슨 기기를 사용할 수 있는 헤어 스타일바 등이 있다. 두 매장 모두 전문 메이크업숍 수준이다.방문자는 체험공간에 구비된 제품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다. 최예슬 신세계 시코르 홍보담당 대리는 “1대1로 손님을 맞이하는 퍼스널 응대 서비스가 2030세대의 매장 방문을 꺼리게 한다는 내부 분석이 있었다”며 “최대한 방문자가 직접 사용하고 혼자 구매 결정을 내리도록 직원은 나서지 않는 언텍트 마케팅을 전략적으로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진열대 구석마다 면봉, 화장솜이 수북하게 쌓여있는 것도 특징이다. 옆에는 클렌징워터, 티슈 등도 갖추었다. 손등이나 눈가에 제품을 살짝 발라보고 나에게 맞는지 테스트할 수 있도록 준비한 것이다. 기존 로드숍이나 다른 편집숍에도 이 같은 테스터 코너가 있지만, 시코르와 세포라의 규모는 눈에 띄게 다르다. 타 브랜드의 매장처럼 직원이 옆에서 제품 테스트를 돕지도 않는다. 이 같은 셀프코너는 자신에게 딱 맞는 제품을 찾게 해 구매율을 높이고, 방문자가 새로운 제품을 마음껏 가지고 놀 수 있는 ‘놀이터’ 역할을 해 고객이 매장에 머무르는 시간을 늘려놓았다.하지만 원하는 사람은 전문가 서비스를 1대1로 받을 수 있다. 국내 코덕들 사이에서는 프랑스나 미국 등을 여행할 때 세포라 매장에 가서 ‘메이크업 받기’가 유행이었다. 매장에서 서비스를 요청하면 매장에 상주하고 있는 메이크업 전문가가 화장을 도와준다. 이 때문에 외국 화장법을 체험할 수 있는 무료 기회로 코덕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자자했다. 국내 세포라 매장에서도 온라인으로 예약하면 회원 등급에 따라 메이크업 서비스, 스킨케어 서비스 등을 받을 수 있다. 시코르 강남역점에서도 두피 케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이처럼 소비자가 필요하다고 요청할 때만 서비스하는 것이 이전 매장들과의 차이다.성패 갈림길(3) | 브랜드 이미지 떨어뜨리는 ‘1+1 행사’잇따라 폐점하는 원브랜드 로드숍에 가면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1+1 행사’다. 다른 편집숍도 마찬가지다. 입구에 할인제품을 잔뜩 쌓아 놓는다. 시코르와 세포라에는 이 같은 큼직한 할인 정보가 보이지 않는다. 물론 할인하는 제품은 있지만, 따로 할인 제품을 모아둔 진열대는 없다. 대신 시코르와 세포라에는 판매율이 높은 인기 제품을 보여주는 코너가 구비됐다. 화장품 쇼핑에 돈을 아끼지 않는 코덕들은 저렴한 제품보다 남들이 많이 사용하는 제품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한다는 분석 결과다. 이 외에도 시코르와 세포라에서만 살 수 있는 독점 브랜드 제품를 앞세워 진열한다.브랜드에서 자체적으로 제작하는 PB상품은 코너를 따로 만들어 판매한다. 시코르와 세포라 두 브랜드 PB상품은 일반 제품보다 비교적 가격도 저렴하다. 또 세포라는 프랑스에 본사를 둔 글로벌 기업으로, PB상품을 다양한 인종이 사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만든다. 국내 브랜드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색상의 파운데이션, 립스틱 제품이 대표적이다. 이 때문에 색다른 색상의 화장품을 사용해 메이크업 변신을 추구하는 코덕은 세포라로 향하고, 일상에서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는 화장품을 찾는 코덕은 시코르를 찾는다.두 매장 모두 입구는 열린 공간으로 꾸몄다. 제품을 하나라도 더 전시하기 위해 진열대가 빽빽하게 배치된 타 매장과 달리 시코르와 세포라는 입구 앞을 빈 곳으로 활용한다. 이 공간 배치 덕분에 ‘마켓’이 아닌, ‘백화점’ 이미지를 자아낸다. 윤윤미 세포라코리아 차장은 “매장 정면 입구 쪽에는 시야를 가리는 높은 진열대 대신 베스트셀러 제품을 올려놓은 낮은 테이블을 배치한다. 매달 주제를 바꿔 제품을 변경한다. 이런 개방형 설계는 자유롭게 매장을 오갈 수 있도록 해 집객 효과를 높인다”고 설명했다.- 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

2020.02.22 15:01

7분 소요
[인구 구조 변동에 따른 소비 트렌드 변화] 곡물 소비 줄고 가사·가정 서비스 지출 늘어

산업 일반

4인 가족 줄고 1인 가구 대세… 육류·과일·과자·정보통신기기 지출 급증 우리나라 국내 인구 구조가 바뀌면서 가계 소비 패턴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최근 한국의 인구 구조는 젊은 세대의 만혼과 비혼, 고령인구 증가, 출산율 급감, 가구 규모 축소, 1인 가구 급증, 가구주 고령화 등의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그러자 정부의 인구 정책은 반세기도 되지 않아 뒤집혔다. 1980년대만해도 ‘둘도 많다 하나만 낳자’는 표어·포스터가 나부꼈지만 2000년대 들어서는 ‘아기 웃음소리가 대한민국의 희망, 자녀에겐 큰 선물(동생)’로 돌아섰다.우리나라 인구 구조는 젊은층이 두터운 피라미드 형태에서 노인 세대가 많은 종 모양으로 바뀌고 있다.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 결과 1965년 23세였던 평균 연령은 2019년 42.6세를 기록했고, 2050년엔 54.4세가 될 전망이다. 총인구는 60년 전보다 2배나 증가했지만 인구성장률은 크게 둔화됐다. 출생·사망자를 집계하는 인구자연증가가 1990년 40만여 명에서 2018년 2만여 명으로 급감해서다.주요 원인은 출산 감소와 고령 인구 증가다.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평균 출생아 수 예상 지표)은 2018년에 1명이 안 되는 0.98명을 기록했다. 역대 최저 수준이다. 기대수명이 늘면서 노인 인구도 역대 최대다. 65세를 넘은 노인 인구가 지난해 말 800만명을 넘었다. UN 기준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5년 뒤엔 노인 인구 비율이 20%를 넘는 초고령사회가 될 전망이다. ━ 20~30대, 취사·세탁·청소 등 살림은 남에게 가구 유형도 바뀌었다. 대가족과 핵가족을 한참 지나 ‘원자가족’이 됐다. 가구원수 별 가구 비중이 2000년까지만해도 4인가구, 3인가구, 2인가구, 1인가구 순이었으나 2017년엔 1인가구, 2인가구, 3인가구, 4인가구 순으로 역전됐다. 한국 가구의 표준이던 4인 가구는 줄고 1인 가구가 대세가 된 것이다.인구 구조의 변화는 소비 형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가정에서 많이 소비하는 식료품과 비주류 음료를 비롯해 채소와 채소가공품, 곡물류, 가전·가구 같은 가정용 내구재 소비가 줄고 있다. 반면 근무시간 단축으로 여가 문화 활동이 확산되면서 정보통신 관련 기기를 비롯해 외식·여행·숙박·교통 분야의 소비가 늘고 있다. 가족 규모가 축소되면서 혼자 처리하기 힘든 일을 대신해주는 주거·생활 편의 서비스에 대한 이용이 늘고, 건강에 대한 관심의 증가로 의료·보건 서비스에 대한 지출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분석한 소비 트렌드를 비교해보면 1990년대에는 식료품·비주류음료 소비가 가장 많았다. 이어 주거·수도·광열, 의류·신발, 교육 순이었으며, 외식·여행 같은 음식·숙박 소비는 가장 적었다. 하지만 2010년대엔 반대가 됐다. 음식·숙박 소비가 가장 많이 증가해 식료품·비주류음료를 앞질렀다. 음식·숙박의 소비 비중은 30~60대 모든 연령층에서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각종 가공을 거치지 않고 즉시 섭취할 수 있는 패스트푸드점·주점·커피숍 등을 이용하는 모습이 급증했다. 음식·숙박의 소비가 늘면서 교통도 주요 소비항목군에 새로 등장했다. 사교육(인터넷강의 포함)과 주거·수도·광열에 대한 소비도 증가했다.항목별로 자세히 살펴보면 식료품·비주류음료의 경우 1990년대엔 쌀·콩 같은 곡물 소비 비중이 가장 많았다. 이어 육류, 채소·채소가공품, 과일·과일가공품, 유제품 순이었다. 하지만 2010년대엔 육류와 과일·과일가공품 소비가 급증했고, 당류·과자류 소비가 유제품 소비에 맞먹는 규모로 증가했다. 반면 채소·채소가공품 소비는 줄고 곡물 소비는 눈에 띄게 급감해 후순위로 밀렸다.주거·수도·광열에서는 1990년대와 2010년대 모두 연료비와 실주거비(월세 등 주거시설 임차료) 지출이 다수를 차지했다. 주거·수도·광열은 거주에 필요한 에너지 공급, 폐수·오물 처리 등에 대한 지출 등을 의미한다. 주거·수도·광열의 소비 비중은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가구주가 60세 이상인 가구에서 주거·수도·광열 소비 비중이 다른 연령대보다 높았다. 이는 노인 인구의 소득 감소와 좁아진 활동범위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주거 관련 서비스의 소비 비중이 급증했다는 점이다. 공동주택 이용, 임대차 관련 비용 등 주거시설을 활용한 상품·서비스 이용에 지출이 늘어났다는 뜻이다.가정생활에 필요한 상품과 서비스를 뜻하는 가정용품·가사 항목에서도 새로운 소비 경향이 나타났다. 가전·가정용 기기, 가구·조명, 가사소모품 등은 1990년대와 2010년대 모두 소폭의 증감은 있지만 전체적으로 주요 소비 항목을 차지했다. 이런 가운데 가사 서비스와 가정 관련 서비스가 새로운 소비 항목으로 등장했다. 가전제품 임대, 가사도우미 급료 등 생활도구를 빌리거나 취사·세탁·청소·심부름을 외부업체에 맡김으로써 발생하는 비용의 지출이 새로 생긴 것이다. 이런 경향은 20~30대를 중심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 엔터테인먼트 소비 향유, 보험상품 가입도 급증 교통 항목에선 모든 연령대에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교통 항목엔 자동차 구입비는 물론 연료비·주차료·통행료·교통카드·항공료 등이 모두 포함된다. 1990년대엔 마이카 붐이 대중화되면서 자동차 구입비를 가장 많이 지출했다. 하지만 2010년대엔 운송기구 연료비 지출이 가장 많아졌다. 에너지 구입에 드는 비용이 상승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교육 항목에선 2010년대 들어 정규교육 소비는 줄고 학원·보습 같은 사교육(인터넷강의) 소비가 급증했다. 출산율 감소와 한 자녀 증가로 프리미엄 서비스를 지향하려는 부모의 교육열이 사교육비 지출을 부채질한 것으로 보인다.오락·문화에서는 전통적 취미활동인 서적·음악의 소비는 줄고, 컴퓨터·휴대전화 구입과 관련 서비스 이용, 여행·공연관람·문화강습 같은 체험 위주의 소비가 증가했다. 이중 1990년대에 소비 비중이 가장 적었던 단체여행비가 2010년대엔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와 함께 운동·오락 서비스와 정보통신기기(컴퓨터·주변기기 등)에 대한 지출 증가가 새로운 소비 항목으로 등장했다.보건 항목에선 병·의원 이용이 두드러지게 많아졌다. 1990년대엔 의약품 소비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하지만 2010년대엔 의약품 소비는 반토막 나고 외래의료·치과·입원 서비스 소비가 급증했다. 이런 경향은 기대수명이 증가하면서 늘어난 60세 이상 노인층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나타냈다. 이미용·화장품·보육·관혼상제 등 기타 항목에선 보험 상품 소비가 두드러졌다. 1990년대엔 주요 소비항목에도 없었으나 2010년대엔 가장 많은 소비 상품에 꼽혔다. 그 배경엔 고령인구 증가, 노후 준비, 미래 불안심리 등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이 같은 인구 구조 변동에 따른 소비 변화의 배경엔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도 있지만, 소득 격차 심화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한다.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 30여년(1990~2019년) 동안 근로자 가구와 자영업자 가구의 소득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1990년엔 미미했으나 이후 근로자 가구 소득은 꾸준히 상승한 반면 자영업자 가구 소득은 소폭 상승에 그쳐 약 30% 차이로 멀어졌다. 사업 소득, 고령가구 소득, 재산 소득도 꾸준히 감소했다. 그동안 외환위기·국제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저성장·저물가·경기침체가 장기간 지속됐기 때문으로 보인다.하나금융경영연구소 황선경 수석연구원은 “지난 30년간 연도별 히트상품을 통해 소비 변화 추이를 살펴보면, 1990년대엔 세탁기·냉장고·보일러에 대한 수요가 많았다면 2000년대에 들어서는 홈시어터·테이크아웃점·디지털포토·인터넷토론방·가정용게임기 등에 대거 몰렸다. 또한 드라마·예능·사극류의 방송프로그램이 인기를 끌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2010년대엔 가성비 높은 PB상품을 비롯해 공기청정기·무선청소기·의류관리기처럼 생활 틈새 가전들이 많이 팔렸다”며 “스마트폰 게임·앱·메신저, 소셜미디어·인공지능스피커 등의 소비도 부쩍 늘었다”고 덧붙였다.- 박정식 기자 park.jeongsik@joongang.co.kr

2020.01.18 16:29

5분 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