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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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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채용 규모 올해도 한국철도공사 1위…에너지 분야 충원 多

산업 일반

한국철도공사가 국내 공공기관 중 2024년 가장 많은 인원을 뽑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철도공사는 올해 사무와 기술 직무에서 1240명의 채용을 계획했다. 2022년(1400명)과 2023년(1440명)에 비해 채용 수는 줄었으나 6년 연속 가장 큰 채용 규모를 유지했다.인크루트는 17일 ‘2024 공공기관 채용정보 박람회’에서 제공하는 디렉토리북(안내서)을 분석해 이런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박람회에 참여한 공공기관 151곳이다. 전일제 신입·경력 채용계획을 숫자로 뚜렷하게 밝힌 곳을 추려 분석했다.조사 대상 151곳 중 105곳이 올해 채용계획을 뚜렷하게 밝혔다. 11곳은 채용 계획은 있으나 ‘0명’ ‘00명’ 등으로 표기해 정확한 규모를 공개하지 않았다. 35곳은 미정으로, 2023년(50곳)에 비해 15곳 줄었다.151개 공공기관은 구체적으로 ▲공기업 시장형 13곳 ▲공기업 준시장형 15곳 ▲준정부기관 기금관리형 11곳 ▲준정부기관 위탁집행형 38곳 ▲기타공공기관 72곳 ▲부설기관 2곳이다.한국철도공사 다음으로 ▲국민건강보험공단 총 800명(신입 760명·경력 40명)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710명(전일제 신입 기준) ▲한국전력공사 557명(신입) ▲근로복지공단 448명(신입) ▲한국수력원자력 300명(신입, 상·하반기 나눠 진행) ▲국방과학연구소 250명 이내(신입·경력) ▲한국토지주택공사는 225명(신입) ▲한전KPS 203명(신입·경력) ▲한국가스공사(신입·경력) 순으로 채용 규모가 컸다. 채용 규모 상위 10개 공공기관을 추려보면 에너지 분야가 4곳(한국전력공사·한국수력원자력·한전KPS·한국가스공사)으로 가장 많았다. 고용보건복지 분야(국민건강보험공단·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근로복지공단) 3곳, 사회간접자본(SOC) 분야(한국철도공사·한국토지주택공사) 2곳, 연구교육(국방과학연구소) 분야에서 1곳으로 조사됐다.올해 채용 규모 상위 10개 공공기관을 기준으로 작년 채용 규모와 비교한 결과, 한국철도공사와 한전KPS이 올해 규모를 축소했다. 이외 8개 공공기관은 최소 45명에서 최대 250명까지 규모를 늘렸다.‘2024년 공공기관 채용정보 박람회’는 17일부터 18일까지 서울 aT센터에서 진행한다. 기획재정부가 주최,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주관, 고용노동부 후원으로 개최됐다.

2024.01.17 22:08

2분 소요
“취준생들 어쩌나”…대기업 65% 하반기 채용 계획 없거나 미정

정책이슈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국내 대기업 10곳 중 6곳이 올해 하반기 신규채용을 하지 않거나 계획하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올해 하반기 청년 취업시장이 지난해보다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3년 하반기 대졸 신규 채용 계획’ 조사 결과를 10일 발표했다.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48.0%는 올해 하반기 신규 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다고 했고, 채용 계획이 없는 기업 비율은 16.6%에 달했다. 대기업 10곳 중 6곳은 채용계획이 없거나 아직 수립하지 못했다는 뜻이다.올해 하반기 신규 채용 계획을 수립한 기업은 전체의 35.4%였다. 이 중 작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채용을 유지하겠다는 기업은 57.8%, 줄이겠다는 기업은 24.4%로 집계됐다. 늘리겠다는 기업 비율은 17.8%에 불과했다.신규 채용이 대폭 줄어든 데는 고금리·고환율 등 글로벌 경기침체의 영향이 큰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에 임한 기업들은 신규 채용을 하지 않거나 채용 규모를 늘리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수익성 악화·경영 불확실성 대응을 위한 긴축 경영 돌입’(25.3%)이라 답했다. 응답 기업들은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 고금리·고환율에 따른 경기 악화’(19.0%), ‘원자재 가격 상승·인건비 증가 등에 대비한 비용 절감(15.2%)도 주요 이유로 지목했다.이에 따라 올해 대졸 취업 경쟁은 작년보다 치열해질 전망이다. 응답 기업들은 올해 대졸 신규 채용 예상 경쟁률을 평균 81대 1로 내다봤다.이렇듯 청년 취업난은 심각한 상황이지만 정작 기업들은 원하는 인재를 찾지 못하는 ‘일자리 미스 매치’ 현상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의 신규 채용 관련 애로사항으로 ‘적합한 인재 찾기 어려움’(30.9%)이 가장 많이 꼽혔기 때문이다. 또 지난해 대졸 신규입사자 5명 중 1명(21.9%)은 경력을 갖고 신입으로 지원한 소위 ‘중고 신입’이었는데, 이들의 경력 기간은 평균 1.4년이었다. 기업들이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실무형 인재를 선호한다는 뜻이라고 전경련은 해석했다.대졸 신규 채용을 확대하기 위한 정책과제로는 ‘규제 완화를 통한 기업투자 및 고용 확대 유도’(39.4%), ‘고용 증가 기업 인센티브 확대’(25.2%), ‘신산업 분야 기업 지원’(15.7%), ‘진로지도 강화 등 미스매치 해소’(8.7%) 등의 순으로 답이 나왔다.추광호 전경련 경제산업본부장은 “최근 기업들은 경영 불확실성 증폭으로 채용을 보수적으로 계획하는 상황”이라며 “정부와 국회가 규제 혁파, 노동 개혁, 조세부담 완화 등으로 고용 여력을 확충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3.09.10 11:56

2분 소요
대한상의 “물류기업 절반이 1분기 실적 부진”

산업 일반

우리나라 물류기업의 절반가량이 지난 1분기 매출 부진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는 최근 물류기업 197개사를 대상으로 ‘코로나 이후 물류기업의 경영전망 조사’를 실시한 결과 47.2%의 올해 1분기 매출실적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기간이던 지난해보다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16일 밝혔다. ‘증가’했다는 기업은 28.4%, ‘비슷’하다는 응답은 24.4% 수준이었다.매출이 감소했다고 답한 기업들은 실적 부진에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경기침체로 인한 물동량 감소’(83.7%)와 ‘운임 하락’(39.8%)을 꼽았다. 실제 해상 컨테이너 운임은 지난해 1분기를 기점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시기 운송체계 혼란으로 운임이 상승했는데, 운송체계가 정상화하고 경기침체가 겹치면서 운임하락에도 영향을 미쳤다.대한상의는 “해운‧항공의 경우 코로나 기간 운임상승의 수혜를 봤고 택배를 비롯한 국내 물류 업계의 경우에도 비대면 온라인 시장 성장에 따른 라스트마일(배송) 물동량 증가로 실적이 좋았다”고 분석했다. 다만 “경기 하강 국면을 맞아 대외적으로 수출입 물동량 감소와 대내적으로 마스크 해제 및 야외활동 증가로 온라인 시장 성장세가 주춤해지며 전반적인 물류기업의 실적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이런 상황에서도 물류기업들은 올해 인력채용을 다소 늘릴 것이란 전망이다. 물류기업의 59.4%는 올해 채용계획에 대해 ‘작년 수준으로 채용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채용 확대’를 언급한 기업은 11.7% 수준이었다. 채용 분야로는 응답 기업의 62.4%가 ‘물류 현장 인력’을 가장 많이 꼽았다. ‘영업‧기획’(45.2%), ‘IT개발’(9.1%), ‘컨설팅’(7.1%), ‘연구R&D’(4.1%)가 뒤를 이었다.이은철 대한상의 유통물류정책팀장은 “IT기반의 디지털 혁신이 물류산업계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지만, 인력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는 물류 현장에서 구인난은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며 “단기적으로는 택배, 화물운송, 수출입 물류 현장에서 외국인 고용 확대가, 중장기적으로는 물류자동화‧스마트화 전환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한편 물류기업들은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물류 시장의 경기가 나쁠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 시기(2020~2022년)와 비교해 하반기 물류시장 경기에 대한 전망을 묻는 질문에 물류기업의 51.3%는 ‘나빠질 것’이라고 답했다.장근무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불확실성 시대에는 미래 예측이 어렵기 때문에 운송체계 혼란, 재난 등 다양한 상황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대응능력이 중요하다”며 “다양한 혁신이 이뤄질 수 있도록 디지털화‧스마트화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023.05.16 09:49

2분 소요
상반기 생보사 신규 채용 453명...한화·교보 절반 이상

보험

올 상반기 생명보험사들이 약 400여명의 신규 채용을 진행한다.20일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보업권은 이날 금융위원회 주재로 진행된 '금융권 청년 일자리 간담회'를 통해 2023년 상반기 중 453명을 신규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생보업권은 저성장 장기화 및 비대면 서비스 확대 등에 따른 영업 조직 효율화 등 불가피한 인력 구성 변화 요인이 발생하고 있으나, 청년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 금융업권이 사회적 책임과 선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인식에 공감하고, 금융환경 변화에 따른 신시장 진출 및 새로운 금융 서비스 제공 등을 통해 양질의 청년 일자리를 공급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요 생보사 채용계획을 보면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은 각각 4월과 3월 126명, 140명으로 생보업권서 유일하게 100명대 채용을 진행한다. 이어 KB라이프생명은 5월 30명, AIA생명은 2~6월 사이 30명을 채용한다.동양생명은 상반기 22명,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은 1~4월 16명을 채용한다. 이밖에 라이나생명이 2~6월 15명, 미래에셋생명이 2월 14명의 신규 채용 계획을 갖고 있다. 업계 1위 삼성생명을 비롯, 신한라이프생명과 NH농협생명 등은 하반기 채용 예정이다.생보업권은 이번 채용 계획 외에도 상시적으로 고졸 인력이 필요한 직무를 발굴하고, 수시 채용 등을 통해 고졸 인력 채용 확대에 적극 동참해나갈 예정이다.

2023.02.20 16:23

1분 소요
내년이 불안한 중기, ‘긴축 경영’ 예고 대기업보다 많아

산업 일반

내년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확대경영보다 긴축을 계획하는 국내 기업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자금 사정이 상대적으로 넉넉하지 않은 중소기업이 대기업에 비해 더 긴축경영을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글로벌리서치와 전국 30인 이상 기업 240곳을 대상으로 ‘2023년 기업 경영전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 기업의 45.8%가 내년 경영계획의 초안도 수립하지 못했다고 답한 것으로 집계됐다. 초안을 수립했다고 답한 기업은 41.3% 수준이었지만, 최종안까지 확정했다고 답한 기업은 12.9%에 불과했다. 주목할 점은 내년도 계획을 세웠다고 밝힌 기업 중 긴축경영을 예고한 곳이 확대경영을 언급한 곳보다 많았다는 것이다. 응답 기업 중 확대경영을 계획한 곳은 9.2%, 긴축경영을 할 것이라고 말한 기업은 22.3%에 달했다. 올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현상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힌 곳이 68.5%에 달해 경영 환경에 대한 불안이 심각한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도 있지만, 문제는 따로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소기업이 대기업에 비해 긴축 계획을 더 많이 세우고 있다는 것이다. 대기업 가운데 긴축경영을 예고한 곳은 12.8%, 중소기업은 27.7%로 집계됐다. 반면 확대 경영을 예고한 곳은 대기업이 10.6%, 중소기업은 8.4%로 대기업이 많았다. 전문가들은 대기업보다 투자능력이 떨어지는 중소기업은 장기계획을 세우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경기 전망이 어둡거나 불안하면 투자를 중단하는 일이 많다고 말한다. 반면 대기업은 큰 틀에서 경기 전망이 급변하지 않는 이상 미리 계획했던 투자를 이어가는 경향이 있어 긴축이나 확대 경영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내년 ‘긴축경영’을 예고한 기업들의 경우 전사적 원가절감(72.4%), 유동성 확보(31.0%), 인력운용 합리화(31.0%) 등을 이유로 들었다. 경총은 “내년도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고물가・고금리 지속 등 어려운 경제 상황에 대비해 대다수의 기업이 전사적 원가절감을 통한 비용 감축을 긴축경영의 최우선 순위로 꼽은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자금 상황에 대해서는 응답 기업의 50.5%가 ‘내년 자금 사정이 어려울 것’이라고 답했다. 현재는 괜찮지만, 내년에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 기업이 24.2%, 지금은 물론 내년에도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한 곳은 26.3%였다. 이에 따라 투자와 시장도 위축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투자축소(17.7%)를 계획한 기업이 확대를 언급한 기업(15.4%)보다 다소 많았다. 특히 중소기업(21.7%)이 대기업(10.6%)보다 투자를 줄이겠다고 답한 비율이 높았다. 다만 채용 시장에 급격한 한파는 없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올해 수준으로 채용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답한 곳이 61.5%, 채용을 늘리겠다고 답한 기업은 24.6% 수준이었다. 채용을 줄이겠다고 계획한 곳은 13.8%로 집계됐다. 올해 정부가 제출한 법인세제 개편 법안이 통과돼 법인세 부담이 감소할 경우, 응답 기업의 85.0%가 ‘일자리 창출 및 투자 확대’ 같은 기대효과가 예상된다고 답했다. 경제가 위축되는 상황에서 상당수 기업은 2024년이 돼야 경기가 회복될 것(51.3%)으로 전망했다. 2023년 하반기라고 답한 기업은 25.0%, 2025년 이후로 예상하는 곳은 22.9%로 나타났다. 내년 상반기에 경기가 살아날 것으로 보는 기업은 0.8%에 불과했다. 경총은 “내년 우리 경제가 1%대의 낮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기업들은 내년 투자 및 채용계획을 ‘올해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대내외 불확실성에 보다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행보를 보일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이병희 기자 leoybh@edaily.co.kr

2022.12.18 17:01

3분 소요
더 좁아진 인문계 취업문…대기업, 하반기 채용 70%는 '이공계' 몫

산업 일반

국내 대기업 절반 이상이 올해 하반기 채용 계획에 부정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10곳 중 6곳(62.0%)은 올해 하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거나, 신규채용이 없다는 것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기준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22년 하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4일 밝혔다. 올해 하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아직 세우지 않았다고 밝힌 곳은 44.6%, 채용하지 않겠다고 응답한 기업은 17.4%였다. 신규채용 계획을 수립한 대기업 비중은 38.0%로 집계됐다. 전경련은 “하반기 채용계획을 정하지 못했거나 채용하지 않겠다는 기업 비중(67.8%)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줄었다”면서도 “이는 코로나 이후 일상 회복으로 늘어난 노동수요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글로벌 공급망 악화, 고물가‧고금리 등 대내외 리스크가 커져 하반기 채용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기업들이 채용을 머뭇거리는 이유로는 추가인력 수요 없음(30.0%)을 가장 많이 꼽았다. 회사 사정(구조조정, 긴축경영 등)의 어려움(20.0%), 코로나19 장기화와 공급망 불안 등 국내외 경제 및 업종 경기 악화(12.0%), 필요한 직무능력을 갖춘 인재 확보 어려움(12.0%)이 뒤를 이었다. 이 밖에 경력직 채용 또는 수시채용 위주 채용(8.0%), 고용 경직성으로 인한 기존 인력 구조조정의 어려움(6.0%)을 이유로 드는 기업도 있었다. 회사 사정이나 경영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기업 중에서는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을 우려하는 곳이 많았다. 이른바 ‘3고(高)’ 현상으로 불리는 최근 상황 때문에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대기업의 올해 하반기 채용계획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대기업 10곳 중 3곳(32.2%)은 ‘3고’ 현상 탓에 채용을 중단하거나 일정을 연기하는 등 하반기 채용에 변화가 있)다고 답했다. 구체적으로는 ▶채용 여부 재고려(14.0%) ▶채용 규모 감소(12.4%) ▶채용 중단(3.3%) ▶채용일정 연기(2.5%)를 고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경련은 “고물가․고금리‧고환율,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등 대내외 여건 악화로 인해 하반기 기업 실적과 투자가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는 점을 고려하면 고용시장은 이번 조사 결과보다 더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대기업의 채용 방식 변화도 하반기 공개채용 시장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기업들은 하반기 채용시장 트렌드 전망에 대해 ▶수시채용 확대(28.7%)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 ▶경력직 채용 강화(26.4%) ▶ESG 관련 인재채용 증가(11.6%) ▶언택트 채용 도입 증가(10.5%) ▶인공지능(AI) 활용 증가(9.7%) ▶블라인드 채용 확산 등 공정성 강화(6.6%) ▶4차 산업혁명 분야 인재 채용 증가(5.7%) 등이 뒤를 이었다. 실제 대기업 10곳 중 6곳 이상(62.0%)은 신규채용 시 수시채용 방식을 택할 것이라고 답했다. 수시채용만 진행하는 기업은 19.8%, 공개채용과 수시채용을 병행하겠다고 답한 기업은 42.2%였다. 공개채용 방식으로 직원을 채용하겠다고 응답한 기업은 38.0%로 집계됐다. ━ 하반기 신규채용 계획 인원 10명 중 4명은 ‘경력직’ 기업들은 업무 경험을 보유한 ‘경력직’을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빠르게 변화하는 경영환경에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실제 설문조사에 응한 대기업은 올해 하반기 대졸 신규채용인원 10명 중 4명(35.8%)을 경력직으로 뽑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올해 상반기(29.7%)보다도 6.1%p 늘어난 수준이다. 경력직 채용 선호 현상이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50% 이상을 뽑겠다는 기업이 29.8%였고 ▶40% 이상 50% 미만은 10.7% ▶30% 이상 40% 미만은 9.1% 수준이었다. 인재 채용 시 중요하게 평가하는 요소로는 ▶직무 관련 업무경험(19.2%)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 밖에 ▶직무 이해도(17.5%) ▶전공과 직무 간 관련성(16.3%) ▶지원기업에 대한 이해(12.9%) ▶일반직무역량(12.2%) ▶전공 관련 자격증(10.0%) ▶최종 학력(5.8%) 등을 중요하게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신규채용 계획 인원 가운데 이공계열 대학 졸업자를 67.9%가량 뽑겠다고 밝혔다. 인문계열 졸업자의 취업문이 더 좁아진다는 뜻이다. 전경련은 “산업구조의 고도화, 과학기술의 중요성 확대 등으로 기업들은 자연․공학계열 인재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산업 수요에 맞춘 인재 육성을 위해 학과 정원규제 완화, 산학협력 강화 등 고등교육 경쟁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정부와 국회가 규제 개혁, 신산업 육성, 조세부담 완화 등 적극적인 정책 대응으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면 기업이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병희 기자 leoybh@edaily.co.kr

2022.09.04 12:54

4분 소요
공채 없애는 기업들...

산업 일반

채용시장에서 ‘신입사원 정기 공개채용(공채)’이 사라지고 있다. 최근 대기업을 비롯한 국내 기업들이 채용방식을 수시모집 체제로 전환하고 있기 때문이다. 취업준비생(취준생)들과 기업의 입장은 갈린다. 취업준비생(취준생) 사이에서는 “취업 준비만 더 고되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반면 기업은 “꼭 필요한 인재를 적기에 뽑겠다는 하나의 전략”이라는 입장이다. 대기업 하반기 채용 일정이 하나둘 발표되고 있다. 대세는 정기 공채 대신 수시 채용으로 기우는 모양새다. SK그룹은 올해까지는 수시채용과 그룹 차원의 공채를 병행한다. 현재 열린 그룹 공채에는 5개 사(SK주식회사 C&C, SK이노베이션, SK E&S, SK실트론, SK바이오팜)가 참여한다. SK하이닉스는 별도로 올해부터 수시채용 방식을 적용해 신입사원을 모집하고 있다. 올해만 세 번째 수시채용을 진행했다. 인력이 필요할 때마다 수시로 직무별 특화된 인재를 채용하고 실제 업무에 필요한 직무역량과 전문성을 중심으로 선발한다. 수시채용 전환 후에도 이전 공채에 비해 채용 규모는 줄지 않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최근 몇 년 간 대략 연 1000명 내외(신입·경력 포함)를 뽑아왔다”며 “회사에서 연간 필요한 인원을 뽑는 것이기 때문에 정기 공채로 뽑는 인원수와 수시채용으로 뽑는 인원수 자체를 비교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현대자동차는 2019년부터 상·하반기 정기 공채를 폐지하고 직무별 수시채용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LG그룹도 지난해부터 정기채용을 없애고, 연중 상시채용으로 전환했다. 4대 기업 중 유일하게 공채를 유지하는 삼성그룹은 9월 중으로 3급 대졸 신입사원 공채를 시작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생명, 삼성물산, 제일기획, 삼성전기, 삼성디스플레이 등 주요 계열사들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이 수시채용을 택하는 이유는 빠르게 변하는 경영환경에 대비하고 인재를 효율적으로 선발하기 위해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추진 사업에 맞는 인재를 적기에 뽑고, 산업 경쟁력을 제고 할 수 있다”며 “수시채용이 보편화 되면 취업준비생들에게 일 년에 두 번 진행되는 공채보다 수시 채용으로 더 많은 기회가 돌아갈 수도 있을 거 같다”고 설명했다. 정기 공채의 소멸은 대기업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올해 하반기 국내 기업 전반이 수시 공채를 늘이는 반면, 정기 공채 비중은 줄일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올해 7월 13일부터 8월 3일까지 국내 대기업·중견기업·중소기업 등 814개사를 대상으로 ‘2021 하반기 채용동향’을 조사한 결과, 하반기 ‘채용계획이 있다’고 밝힌 기업 가운데 ‘정기공채’를 택한 곳은 35.6%, ‘수시공채’는 48.9%를 차지했다. 인크루트에 따르면 최근 2년 간 추이를 보면 정기공채 비중은 14.0%포인트 감소하고 수시공채 비중은 18.2%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 취업준비생들 “직무경험·스펙관리 등 준비할 것만 더 많아져” 취준생들은 수시채용이 늘어나는 상황이 마냥 달갑지만은 않다. “직무경력이 없으면 취업이 어렵다”, “채용 홈페이지만 들여다보고 있어야 되는 것 아니냐”는 심리적 압박감을 호소하는 지원자들도 여럿이다. 서울 소재 4년제 대학 전자공학과에 재학 중인 송다빈(가명·26)씨는 “관심이 있는 기업이라면 채용 일정 뜨는 걸 모를 수가 없다”면서도 “원하는 분야·직군이 언제 뜰지 몰라서 항상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 다소 피로하다”고 말했다. 이정희 중앙대학교 교수(경제학과)는 “시장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기업 입장에서는 필요할 때 적합한 인력을 뽑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기업의 채용 트렌드가 점차 정기 공채에서 수시 채용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임수빈 인턴기자 im.subin@joongang.co.kr

2021.08.27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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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CK! 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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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위원회 | P2P투자, 1인당 투자한도 5000만원 제한 개인투자자의 P2P(개인 간 거래) 금융에 투자할 수 있는 한도액이 5000만원으로 제한된다. 금융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P2P금융법) 시행령 제정안을 입법예고한다고 1월 27일 밝혔다. 입법 예고 기간은 오는 3월 9일까지다. P2P는 돈이 필요한 사람(대출자)과 돈을 빌려줄 사람(투자자)을 연결하는 플랫폼이다. 국내에 정착한 건 약 5년 밖에 안 됐지만 10% 내외의 중금리 대출을 앞세워 빠르게 성장했다. 지난해 말 기준 P2P 업체는 239개, 누적 대출액은 약 8조6000억원에 달한다. 시행령에 따르면 P2P 사업자가 되려면 자기자본 등의 요건을 갖춰 금융위에 등록해야 한다. 자기자본은 연계대출채권 잔액이 300억원 미만이면 5억원, 300억~1000억원 미만이면 10억원, 1000억원 이상이면 30억원이다. 사업자는 등록 후에도 자기자본의 70% 이상을 항상 유지해야 한다. 대출·투자 한도도 줄었다. 동일 차입자에겐 연계대출채권 잔액의 7% 이내 및 70억원 이내로만 빌려줄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연계대출채권 잔액이 300억원 이하인 사업자에겐 정액 한도(동일 차입자 21억원)를 적용한다. 일반 개인투자자의 투자 한도는 5000만원(동일 차입자는 500만원 이내)으로 제한한다. 부동산 관련 상품은 3000만원까지만 가능하다. 현재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부동산 관련 대출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는 점을 고려했다. 자본시장법에 따라 소득적격투자자 인정을 받으면 최대 1억원까지 투자할 수 있다. ━ 인크루트 | 대기업 71% “올해 대졸신입 채용” 올해 대기업 10곳 중 7곳 이상이 대졸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기업 831곳을 대상으로 ‘2020년 대졸신입 채용 동향’을 조사한 결과 신입사원 채용 ‘확정’으로 답한 기업은 41.2%였다. ‘미정(채용 안한다·채용 불확실)’이라는 응답은 52.7%였다. 조사대상은 대기업 138곳, 중견기업 199곳, 중소기업 494곳이다.채용계획을 확정 지은 기업 비중은 대기업이 71.1%로 가장 많았고, 중견기업 46.8%, 중소기업 30.8% 순으로 갈수록 낮아졌다. 채용 규모에 대해서는 55.1%의 기업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고 응답했고 25.1%는 ‘줄어들 것’, 19.7%는 ‘늘어날 것’이라고 답했다. 채용시기는 상반기(83.5%)가 하반기(77.0%)보다 많았다.채용계획이 미정이라고 밝힌 기업 52.7% 중에서는 41.5%포인트가 ‘채용의향은 있으나 일정, 인원 등 세부적인 채용계획은 미정’이었고, 11.2%는 ‘채용 자체가 불확실’하다고 답했다. ━ 한국경제연구원 | 기업 경기전망 21개월째 ‘부정적’ 기업들이 경기전망을 부정적으로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연구원이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에 따르면 2월 전망치는 92.0을 기록했다. BSI 전망치는 지난 12월 90.0으로 내려갔다가 상승했지만 21개월째 기준선 아래에 머물렀다. BSI 전망치가 기준선(100)을 넘으면 경기를 긍정적으로 내다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이고 100을 밑돌면 그 반대다. 부문별로는 내수(95.0), 수출(97.1), 투자(95.7), 자금(97.1), 고용(95.2), 채산성(95.7) 등 전 분야가 기준선을 밑돌았다. 다만, 최근 두달 동안 전망치가 연속 상승한 것은 지난해 경기 악화에 따른 기저효과, 반도체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한경연은 분석했다. 실제 향후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지난해 8월 이후 3개월째 연속 상승하고 있어 경기개선 기대가 확대되고 있다. 반도체 경기를 나타내는 척도 중 하나인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 역시 지난해 8월 이후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어 반도체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기업들의 체감경기는 여전히 부정적인 측면이 우세하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들의 경기 부진 가능성이 높고, 1단계 무역합의 서명에도 불구하고 남아있는 미·중 무역갈등, 중국 저성장의 위험 등 불확실성이 존재해서다. 추광호 한국경제연구원 일자리전략실장은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대응과 민간투자 불씨를 살리기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 통계청 | 지난해 전국 집세지수 14년만에 하락 지난해 전국 집세 가격이 14년 만에 처음으로 하락했다. 통계청 품목 성질별 소비자물가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의 전세와 월세를 종합한 집세 지수는 104.04로 전년보다 0.1%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집세 지수가 전년 대비 하락한 것은 2005년(-0.2%) 이후 14년 만이다. 집세를 전세와 월세로 나눠보면 월세는 2018년과 2019년 연속으로 0.3%, 0.4%씩 떨어지면서 집세 하락세를 이끌었다. 지난해 월세 지수는 99.81로 2014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지역별로는 서울 집세가 0.3% 상승했지만, 상승 폭은 2006년(0.3%) 이후 가장 낮았다. 서울 전셋값은 2006년(0.6%) 이후 상승폭이 가장 적게(0.8%) 상승했고, 월세는 0.3% 떨어졌다. 경기도는 전·월세가 고르게 0.1%씩 빠지면서 집세도 0.1% 하락했다. 경기도 집세가 하락세로 돌아선 것도 2005년(-0.6%) 이후 처음이다. 전국 광역시 중 집세 하락세가 가장 두드러지는 곳은 울산이었다. 울산은 전세와 월세가 각각 2.3%, 2.1%씩 떨어지면서 전체 집세가 2.2% 하락했다. 낙폭은 2000년(2.9%) 이후 19년 만에 가장 컸다. 울산의 경우 조선업 경기 위축 등으로 유입인구가 줄면서 전·월세 수요가 꾸준히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부산(-0.5%), 대전(-0.2%), 대구(-0.1%)에서도 집세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 농촌진흥청 | 국민 10명 중 4명 “농촌관광 경험” 우리 국민 10명 가운데 4명은 농촌 관광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농촌진흥청은 지난해 8월 29일부터 9월 25일까지 만 15세 이상 1만264명을 온라인 조사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8 국민 농촌관광 실태조사’를 1월 29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농촌관광 경험자는 41.1%로 2016년(24.4%)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총 관광 횟수는 6992만회로 전체 국민 1인당 평균 1.6회씩이다. 농촌관광에 대한 전반적 만족도는 69.5점이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조사한 같은 기간 해외여행 만족도(79.7점), 전체 국내관광 만족도(78.4점)에 비해서는 낮았다. 농촌 관광 동기로는 ‘일상 탈출과 휴식’이 47.1%로 가장 많았고, ‘즐길 거리와 즐거움을 찾아서’라는 대답이 17.8%로 두번째를 차지했다. 농촌관광에 드는 1인당 지출 비용은 평균 13만6000원 수준이었다. 식비 비중이 31.3%(4만3000원)로 가장 높았고 교통비(22.0%·3만원), 숙박비(18.2%·2만4000원), 농·특산물 구입비(14.4%·1만9000원)가 뒤를 이었다. 도시관광을 포함한 국내 관광 평균 지출액은 15만원 수준으로, 농촌관광과 큰 차이가 없었다. 농촌관광을 다니는 계절은 주로 여름(35.5%)이었고, 봄(31.5%), 가을(28.9%), 겨울(4.1%) 순으로 농촌을 찾았다. 이천일 농진청 농업환경부장은 “농촌관광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다만 앞으로 지역별 차별화된 즐길거리 마련, 음식과 휴양을 연계한 체류형 농촌관광 확대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한국예탁결제원 | 지난해 외화증권 결제액 200조원으로 ‘역대 최대’ 지난해 국내 투자자들의 외화증권 결제금액과 보관잔액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예탁결제원을 통한 국내 투자자의 외화증권 결제금액(매수+매도 금액)은 1712억2000만 달러(약 200조원)로 전년 대비 56% 증가했다. 종류별로는 외화 채권이 1302억3000만 달러, 외화 주식이 409억8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각각 68.8%, 25.8% 늘었다. 이는 부진한 국내 증시와 달리 미국 등 글로벌 증시는 호황을 이어가면서 해외로 눈을 돌리는 투자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외화증권 거래는 매년 증가 추세다. 2015년 376억9000만 달러 수준이던 외화증권 거래는 2016년 613억8000만 달러, 2017년 917억 달러, 2018년 1097억2000만 달러 등으로 매년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왔다. 투자금은 주로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시장으로 쏠렸다. 지난해 투자 비중이 가장 높은 상품은 유로시장 채권으로 1008억3000만 달러 어치 거래가 이뤄졌다. 지난해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사고 판 해외 주식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었다. 결제금액은 총 16억4000만 달러로 가장 많았지만 2018년 결제금액보다는 29.9% 감소했다. 이어 미국 기술주인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A, 엔비디아, 애플, 테슬라가 뒤를 이었다. 한편 외화증권 보관금액은 총 436억2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20.2% 늘었다. 역대 최대치다. 외화채권(291억6000만 달러)과 외화주식(144억5000만 달러) 보관금액은 전년 대비 각각 10.2%, 46.9% 증가했다.- 정리=김성희 기자 kim.sunghee@joongang.co.kr

2020.02.02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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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풀어라, 사람 써라” … 기업이 봉인가?

산업 일반

요즘 정치인이나 관료들을 보면, 대기업이 돈뭉치를 금고에 쌓아두고 있다고 믿는 것처럼 보인다. ‘돈은 많이 벌면서 투자는 하지 않는다’고 닦달이다. 요구 강도는 점차 세진다. 기업은 괴롭기만 하다. 얼마 전 여당 대표는 대기업을 향해 “여러분의 금고에는 100조원에 달하는 현금성 자산이 보관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오늘 즉시 금고문을 열어 달라”고 했다. 한 국회의원은 “사내 유보금의 지퍼를 꼭 채워 놓고 열지 않으면 나중에 지탄을 어떻게 받으려고 하느냐”고도 한다. 요즘은 아예 당정 합작 분위기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1일 위기관리대책회의 도중 “재계가 고통분담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불확실한 시대에 적절한 투자 모델을 찾기는 어렵겠지만 위기 극복을 위해 기업도 사회의 일원으로서 적극 동참해 달라”고 했다.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은 지난달부터 그룹사 총수를 잇따라 만나고 있다. 지경부 관계자는 “현장 얘기를 듣기 위한 경제 주무부처 장관과 기업인들 간의 만남”이라고 하지만, 투자와 일자리를 독려(또는 압박)하기 위한 자리라는 것은 누구나 안다. 이 장관은 지난 2월 중순부터 최근까지 12개 대기업(LG, SK, 두산, STX, GS, CJ, 한진, 코오롱, 한화, 삼성, 현대차, LS) CEO를 만났다고 한다. 일자리를 늘리라는 압박도 이어졌다. 이윤호 장관은 지난 12일 경제5단체장과 만난 자리에서 “기업들이 조속히 신규 채용계획을 발표해 달라”고 했다. 정부 권고에 따라 ‘잡 셰어링(일자리 나누기)’ 동참을 발표했다가 ‘임금깎기’ ‘청년 차별’이라는 지탄을 받고 있는 기업에 스트레스가 아닐 수 없다. 모 대기업 인사담당 중견간부는 “오래 기획했던 채용계획이 어느 날 갑자기 뒤바뀌고 다소 즉흥적인 오너 결정이 나온다”며 “황당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지난 한 달간 정부 관료와 정치권이 기업을 향해 던진 메시지를 종합하면 “사회의 일원으로서 지탄받지 않으려면, 돈 많은 기업이 투자에 나서고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기업에 현금이 넘친다고?그렇게 기업 사정을 모를까?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 10일 발표한 ‘2009년 시설투자계획’에 따르면, 국내 600대 기업이 올해 잡은 투자 규모는 86조8000억원이다. 전년 대비 2.5% 감소했다. 2001년 이후 8년 만의 감소다. 투자를 줄이는 이유는 분명하다. 내수·수출 모두 어렵고, 돈을 조달하는 것도 힘들며, 기존 사업의 수익성이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유수의 글로벌 기업들도 속속 쓰러져 가는 세계 경제위기 속에 지난해와 비슷한 87조원 투자가 적은 액수인가? 87조원은 불확실 속에서도 많은 기업이 미래 성장을 위해 선택한 어려운 결심이 녹아든 돈이다.‘100조원 현금’도 정치가에게만 보이는 돈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10대 그룹의 현금성 자산은 43조원 정도다. 국내 상장사 전체의 사내 유보금은 390조원. 이 중 현금성 자산은 71조원가량이다. 이 돈은 정치가들 얘기처럼 아무 때나 꺼내 쓸 수 있는 돈이 아니다. 이 돈은 원료와 부품을 사오고 수입대금 갚고 월급 주고 생산설비를 운영하는 운전자금이다. 더구나 국내 상장사가 빌린 돈은 87조원이다. 현금성 자산보다 많다. 이 중 51조원은 1년 내에 갚아야 할 돈(단기차입금)이다. 이런 사정을 몰랐건 알면서도 모른 척했건, 분명한 것은 투자와 고용을 결정하고 선택하는 것은 기업의 몫이자 판단이다. 투자는 기업의 경험과 감각에 의해 결정된다. 지금은 어려워도 된다 싶으면 투자하는 것이 기업이고, 케인스는 그것을 ‘동물적 본능’이라 불렀다. 그 본능을 깨우는 것이 당정의 압박이어서는 안 된다. 고용도 마찬가지다. 고용은 전형적인 후행지표다. 기업이 돈을 잘 벌면 더 뽑고, 못 벌면 덜 뽑는 것이 기초 경제고 경영 원리다.산업금융 시스템부터 개선하라“제조업 체감지수가 2월에 43이었다. 외환위기 수준이다. 경기가 언제 회복될 것이라는 명확한 진단도 없는 상태다. 지난 하반기도 안 좋았지만 올 상반기는 더 걱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 사내 유보금 가지고 그것도 100조원이라고 딱 찍어 풀라고 하면 일반 국민은 100조원나 있는데 꽁꽁 묶어두고 있다고 볼 것 아니냐. 요즘 기업들 회사채 발행하려고 난리다. 돈이 넘쳐나는데 왜 또 부채를 지겠는가?”전경련 관계자의 얘기다. 실제로 지난달 기업의 회사채 순발행 규모는 6조1000억원이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치다. 회사채를 발행한 곳은 대부분 대기업이다. 특히 1~2월에 집중적으로 회사채를 내놨다. 시장에선 운영자금 성격보다는 선제로 현금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한다. 그만큼 향후 경기전망과 신용흐름을 어둡게 보고 있다는 얘기다.30조~50조원에 달하는 ‘수퍼추경’으로 국채가 풀리면서 회사채가 외면 받으면, 가뜩이나 은행 대출, 해외증권 발행도 어려운 마당에 돈을 구하기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판단도 배경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내일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고, 시장에 돈이 정상적으로 돌지 않는 상황에서 재무 리스크를 최소한 줄이기 위해 이자를 주고 돈을 빌리는 기업에 ‘돈 풀라’는 요구는 스트레스 그 자체다.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2일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 직후 “작년 11월과 12월에 예상했던 것보다는 경기하강이 조금 더 깊고 길어질 것”이라며 “앞으로 우리 경제를 보면, 고용사정이 좋지 않고 투자심리도 위축돼 있기 때문에 내수가 당분간 좋지 않을 것이다. 수출도 상당한 폭의 감소가 계속될 것으로 보여 경제성장률이 낮아질 위험이 상당히 크다”고 말했다.지금은 기업이 보수적으로 자금을 운용할 수밖에 없는 때다. 성장을 위한 투자가 멈추는 것도 곤란하지만 당정과 사회 분위기에 끌려 기부성 투자를 하는 것은 더 곤란하다. 5대 그룹에 속하는 한 대기업 임원은 “작년 초에 세운 경영계획을 하반기에 수정했고, 올해 다시 고치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경기가 놀랄 만큼 급속히 나빠지는데, 새로운 투자계획을 내라는 정치권의 요구는 무리”라고 말했다.정병철 전경련 부회장은 지난 12일 신라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신입 직원 및 인턴 채용 확대 사업이 잘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기로 했다”면서 “올해 600대 기업의 투자계획은 작년과 거의 같은 수준인 87조원이며, 이를 차질 없이 집행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투자 확대 요구에 일단 수긍할 수 없음을 공식화한 것이다. 다만 정 부회장은 “그룹 총수들이 기자회견에서 반드시 하라고 한 말은 롤오버(만기연장)였다”며 “정부가 대기업에 롤오버 혜택을 주면 투자를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행간에서 고육지책이 읽힌다. 이번 신용경색 전에도 기업은 돈 구하기가 어려웠다. 오직 금융을 위한 금융산업 육성에 정부가 몰두하면서, 산업현장으로 돈이 흘러가는 수로는 말라버렸다. 증시는 기업으로 들어가는 돈보다, 빠져나가는 돈이 더 많은 구조다. 오래전부터 회사채 시장은 제 기능을 못하고, 은행도 대출 이벤트 시즌을 제외하곤 기업에 돈 빌려주는 것에 인색했다. 그 와중에 산업은행·기업은행 민영화도 추진됐다. 대기업도 돈 걱정인데, 중소기업은 말할 것도 없다. 정부와 정치권이 기업에 투자하라, 일자리 더 늘리라고 요구하기 전에 단 한 번이라도 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는 산업금융 시스템에 대해 고민해 봤다면 이토록 기업에 스트레스를 주지 않았을지 모른다. 분명한 것은 지난 외환위기 때 정부와 정치권이 ‘국민’을 희생양으로 삼았다면, 이번에는 기업에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는 점이다. 비즈니스 프렌들리 정부에서 말이다.

2009.03.16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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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출의 끔찍한 추억 되살아난다

산업 일반

서서히 조여올 것으로 보였던 ‘J(Jobless)의 공포’가 예상보다 빠르게 산업현장을 엄습하고 있다. 한계 중소기업·비정규직에서 시작된 고용 쇼크가 전 산업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감원을 발표하는 기업, 회사가 부도나 전 직원이 짐을 싸는 곳이 늘고 있다. 문제는 실직 대란이 이제 시작이라는 점이다. 출근 안 하는 아빠가 얼마나 늘지 예측하기 어렵다. 10년 전 외환위기 때의 끔찍했던 ‘퇴출의 추억’이 2008년 대한민국의 겨울을 더욱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 #1. 김민종(36·가명)씨가 직장을 잃은 것은 지난 9월이다. 유명 중저가 신사복 제조업체인 T사에서 전국 매장관리를 담당하던 그였다. 고교 졸업 후, 얼마 안 돼 들어간 직장이다.그는 10년 넘도록 회사의 성장을 지켜봤다. 잘나가던 회사가 갑자기 어려워진 것은 지난해 하반기부터였다고 한다. 재고가 쌓이고, 돈이 잘 돌지 않는다는 얘기가 심심찮게 들렸다.사장이 돈을 빌리러 다닌다는 소문도 돌았다. 결국 지난 8월 말 1차 부도가 났다. 겨우 막았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돌아오는 어음을 막지 못해 최종 부도가 난 다음날, 경영진은 전 직원에게 일괄 사직서를 제출하라고 했다.사직서를 내고도 김씨는 한 달 정도 회사에 출근했다. 창고에 쌓인 재고를 처리하고, 백화점·할인점 등에 입점해 있는 매장 정리를 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가 회사에 할 수 있는 마지막 충성이었다.그는 “부도나기 전 3개월치 월급을 받지 못했다”고 했다. 요즘 김씨는 다시 직장을 알아보고 있지만 힘든 상황이다. 그는 “예전에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던 회사도 얼마 전 도산했다”며 “의류 시장이 완전히 죽어버렸는데, 어디를 갈 수 있겠느냐”고 토로했다. 유치원에 다니는 여섯 살짜리 아들과 세 살 된 딸을 둔 그는 “집에 있으면 이웃들 눈치가 보여 일찍 아무 데나 나가거나, 아예 문 밖을 나가지 않는다”고 말했다.#2. 무역·유통업체 B사 직원 250여 명은 현재 무급 휴직 상태다. 회사 관계자는 “기한도 없이 해고장만 기다리는 신세”라고 했다. 지난해 강남 심장부에 10층 규모의 사옥을 완공할 때만 해도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다. 호텔, 쇼핑몰, 유통, 가구 제조사업 등을 통해 승승장구 하던 B사는 지난해 말부터 사세가 기울기 시작하더니 올 들어 적자를 면치 못했다.공들여 만든 사옥은 단 1년 만에 매물로 내놨다. 현금 확보를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이 회사는 현재 호텔을 제외한 비핵심 사업군을 정리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호텔 역시 안전하지 않다. 회사 측은 호텔 직원 150명 중 3분의 2 이상을 아웃소싱할 계획이다. 살아남은 직원은 고작 50여 명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100명은 본인 의사와 관계없이 아웃소싱 업체에서 근무하거나, 살생부 명단에 오를 처지가 됐다. #3. 국내 대표적 벤처업체인 H사 직원들은 최근 충격적인 소식을 접했다. 희망퇴직을 실시한다는 발표였다. 예상치 못했던 것은 아니었다. 올 초 한 차례 소규모 인력 구조조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감원 규모였다. 경영진이 “100명 정도 희망퇴직을 받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1998년 4월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실업자 대회’에서 한 실직자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H사의 정원은 240명이다. 절반 가까운 감원 계획에 이 회사 중간 간부는 “너무 황당해서 머릿속이 하얗게 되더라”고 심정을 털어놨다. 그는 “이런 불황에 100명씩 내치면 어쩌라는 것인지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희망퇴직 조건도 수긍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회사 측이 제시한 희망퇴직 조건은 한 달치 월급을 지급한다는 것이다. 이 회사는 현재 사옥과 수도권에 있는 연수원 건물까지 매물로 내놓은 상태다. H사가 관련 업계에서 가장 잘나가는 곳 중 하나였다는 점에서 업계가 받아들이는 충격도 큰 모양이다. 경쟁사인 T사 홍보팀 직원은 “업계에 미치는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비록 경쟁사지만 우리도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올 만큼 갑갑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4. A건설은 지금 ‘바람 앞 촛불’ 신세다. 지난해 말 300억원을 넘나들던 현금 유동성은 11월 현재 마이너스 7000여억원으로 추락했다. 아파트 분양률은 바닥이다. 금고는 텅 비었는데, 돈을 채워 넣을 방법이 마땅치 않다. 급기야 분양가를 대폭 인하한 이른바 ‘땡처리’까지 하고 있지만 성과는 신통치 않다. 돈은 말랐는데, 대출이자·회사 운영비 등 쓸 곳은 많다. A건설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2006년 2월 지급 보증한 1000억원에 이르는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 건이다. 이 회사가 납부해야 할 이자만 월 10억원이 훌쩍 넘는다. 대출 당시 5.03%에 불과했던 금리가 14%로 껑충 뛰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고금리를 감수하고 급전을 끌어다 이자를 갚아왔지만, 이마저도 어렵게 됐다. 제2금융권 3개사로부터 받은 대출 연체금이 크게 불어난 탓이다. ‘대출 돌려막기’마저 이제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A건설은 당장 현금이 필요하다. 그래서 유휴자산 등 돈 되는 것은 닥치는 대로 팔았지만 충분하지 않다. 요즘 같은 불경기에 ‘제값 받고 팔기’란 하늘의 별 따기다. 헐값에 사줘도 다행이다. 궁여지책으로 A건설은 10월 중순 대대적인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무려 70명을 해고했다. 전체의 11%에 해당하는 직원이 하루아침에 실업자 신세로 전락했다. 여기엔 40대 임원 5명, 50대 임원 19명이 포함돼 있다. 모두 남성이다. 한 가정의 아빠들이 고구마 줄기 엮이듯 줄줄이 ‘해고 칼날’을 맞은 것이다. 여의도 금융권이 감원 한파 진원지 직장인 절반 “감원 공포 느낀다” ■ 최근 감원에 대한 불안감 느낀다 48.8% ■ 재직 중인 회사가 감원 중이거나 소문이 돌고 있다 42.7% ■ 감원 대상 되면 재취업하기 어려울 것 73% ■ 감원과 연봉삭감 중 택하라면? 22.3% : 52.9%(모름 24.8%) 세계 금융위기로 촉발된 실물경제 침체의 파도가 예상보다 빠르게 밀려오고 있다. 많은 기업이 한계상황에 접어들며, 부도와 감원으로 인한 ‘실직 공포’도 점차 현실화하고 있다. 내년 하반기면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지만, 이번 위기가 2~3년은 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렇기 때문에 아직까진 미풍 정도지만, 실직 태풍으로 번질 가능성도 크다. 신규 채용은 고사하고, 감원 작업에 들어가는 기업이 하나 둘 늘면서 1996년 명예퇴직, 1998년 정리해고 때와 같은 대량 실직 사태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흉흉한 소식이 언론을 타기 시작은 것은 10월 중순부터다. 진원지는 여의도 금융가였다. 미국발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금융권에서 제일 먼저 감원 소식이 흘러나왔다. 지난 외환위기 당시 ‘명예퇴직’이라는 말 대신 만들어 낸 신조어 ‘희망퇴직’ 소리가 다시 들리기 시작했다. 하나대투증권이 IMF 체제 이후 처음으로 일시에 대규모 감원에 나선 것은 금융권 감원 한파의 시발탄이었다. 이 회사는 지난 11일 사내 인트라넷 게시판을 통해 ‘17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하라’는 공고를 내보냈다. 간부급 이상 200명 명퇴설이 나돈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회사 측은 “100~150명 정도 희망퇴직을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원과 40~50대 간부급이 가장 큰 압력을 받고 있다는 것이 이 회사 관계자의 얘기다. 회사 측은 “한 달 급여에 근속연수를 월로 처리해 곱한 만큼 희망퇴직금을 지급하고, 본인이 원할 경우 계약직 투자상담사로 14개월 근무하는 조건”이라고 밝혔다. 10년 근속 직원이면, 10개월치 월급을 지급한다는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올 하반기 실적 감소와 주식시장 침체를 감안할 때, 다른 증권사로 감원 한파가 옮겨갈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대부분 증권사는 최근 채용 자체를 취소하거나 절반 이상 줄인 상황이다. 은행권은 상대적으로 해고가 자유로운 외국계 은행 쪽에서 인력 구조조정이 벌어지고 있다. SC제일은행(영국계)은 최근 190여 명에 대한 희망퇴직을 실시했고, 본부 직원 중 약 140명을 지점으로 재배치했다. SC제일은행에서는 지난해에도 109명이 희망퇴직을 통해 회사를 나갔다. 골드먼삭스는 최근 미국 본사에서 ‘전 세계 10% 인력 감축’을 발표함에 따라 서울지사에서도 지난주까지 인원의 10%를 내보냈다. 스위스계 투자은행인 UBS는 최근 올해 말까지 약 2000명을 추가로 줄인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UBS 서울지점 관계자는 “본사 지침에 맞춰 서울지점도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고, 공석이 생기면 충원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전 세계적으로 2만3000여 명 규모의 감원을 진행 중인 시티그룹 소속 한국씨티은행은 “노조와 합의를 통해 조만간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인원 감축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내 은행들도 분위기가 흉흉하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정식으로 발표 난 상황은 아니지만 일부 임원은 교체됐고, 공석은 새 임원을 뽑지 않고 겸직하고 있다”며 “이것으로 끝날 것 같지도 않고, 내년에 구체적으로 몇 년도 입행자 이후로 잘린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전했다. 엄습해오는 실직 공포가 더욱 두려운 것은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비금융권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인력 구조조정 이전에 임금 동결·감산·인력 재배치·휴직·계열사 분리·자산 매각 등의 자구책 과정을 거치던 과거와 달리, 상당수 기업이 불과 2~3개월 사이에 사람에게 손을 대야 하는 지경까지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자동차·건설 업계가 심각해 보인다. GM대우가 12월 22일부터 열흘 정도 3개 공장 전체의 가동을 중단키로 발표했고, 내년 예정이던 신차 발표도 2010년으로 연기하기로 했다. 쌍용자동차는 최근 잉여인력 350명에게 유급휴직(급여의 70%)을 주는 방식으로 감산에 들어갔다. 쌍용차 관계자는 “희망퇴직 신청을 진행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국내 2위 버스제조업체인 대우버스는 최근 생산직 35%(237명), 사무관리직 26%(80명)를 감원하고, 임금을 동결한다고 선언했다. 대우버스 노조는 즉각 파업에 들어갔다. 아직까지 감산·감원 조치는 없지만 현대자동차도 분위기는 어수선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 관계자의 얘기다. “GM이 망하는 것을 지켜보는 현대자동차 직원들의 마음도 편하지는 않다. 노조가 버팀목이 되어줄 거라고 믿는 노동자도 있지만 그건 그 사람들 이야기일 뿐이다. 당장 올해 어찌어찌 지나간다 해도 내년에 승진이 되지 않는다면 떨어져 나갈 것이라고 보는 임원들의 입장이 특히 그렇다. 이 상태로는 회사가 어렵다고 보는 직원이 많아졌다.” 근로자 거의 절반이 “감원 불안에 떤다”정부가 나서 ‘살생부’를 만들고 있는 건설업계 사정도 안 좋다. 최근 시공순위 41위 신성건설이 회생절차를 신청한 후, 건설업계 위기감은 한층 고조된 상태다. 올 들어 10월까지 328개사가 부도처리 된 건설업계는 연말까지 100위권 내 회사 중 K사, P사, S사 등 20개 정도는 퇴출될 것이란 소문이 파다하다.이 경우 관련 협력사까지 파문이 미치면서 ‘실직 대란’으로 이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진호 우림건설 총괄대표는 “지금으로선 구조조정을 통해 몸집을 줄일 수밖에 없다”며 “현재 진행 중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고, 비수익사업과 인력을 과감하게 정리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살아남기 위해, 인적·물적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감원 공포는 전방위로 퍼지고 있다. 글로벌 특송업체 한국지사 관계자는 “글로벌 본사의 인원 감축 지침이 내려올 것으로 보여 감원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한 외국계 제약사 마케팅 부서 직원은 “한국지사라는 특성상 본사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며 “원화 가치가 떨어져 실적이 좋지 않게 나왔기 때문에 마케팅, 홍보, 지원업무 직원들이 해고 걱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한 석유화학 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1000% 정도 성과급이 나왔는데, 올해는 보너스는 없고, 임금은 동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같은 회사의 다른 과장급 관계자는 “현재 30% 정도 가동을 줄인 상태인데, 회사 내에서 벌써 감원 소문이 떠돌고 있다”고 전했다. 기업 경기와 직결된 분야인 광고대행사의 경우 업계 선두업체인 P사, O사 등 실적이 급감한 곳을 중심으로 이미 감원이 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모 금융사의 경우는 해외법인 직원 중 현지 채용인력을 우선 감원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직장인들이 느끼는 ‘퇴출 스트레스’도 심각한 상태다. 취업 포털인 인크루트와 리서치사인 엠브레인이 최근 직장인 1648명을 대상으로 ‘감원 불안감’에 대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48.8%가 ‘감원 불안감이 커졌다’고 답했다.또 ‘현재 재직 중인 회사가 감원을 하고 있거나 할지 모른다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답한 비율은 42.7%였다. 이에 대해 아웃플레이스먼트(퇴직자 이직 관리) 업체인 DBM 코리아의 김용진 이사는 “외국만큼은 아니지만, 우리 기업들도 인력 구조조정이 본격화하고 있다”며 “내부적으로 검토는 하고 있는데 움직임을 미루는 기업이 많아 연말이나 내년 상반기께 더욱 심해질 것 같다”고 밝혔다.김석희 삼이실업 회장은 “지금은 동굴에 찬바람이 들어왔을 뿐, 동굴 밖 세상이 더욱 춥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며 “감원 등 구조조정 시기를 놓치거나 ‘이쯤 하면 되겠지’라는 안이한 생각으로 구조조정을 하면 공멸할 수 있다”고 밝혔다. 확산되는 산업별 구조조정 금융권 하나대투증권 - 100~150명 희망퇴직 진행 SC제일은행 - 작년 140명 이어 올해 190명 희망퇴직 골드먼삭스 - 11월 초 한국지사 10% 감원 자동차 GM대우 - 12월 22일부터 열흘간 가동 중단 쌍용차 - 350여 잉여인력 유급휴가, 비정규직 감원 검토 대우버스 - 생산직 237명, 사무직 80명 감원 결정 및 임금 동결 건설 신성건설 - 시공 순위 41위, 기업 회생절차 신청, 대규모 구조조정 불가피 우림건설 - 고강도 구조조정 돌입, 조직개편 및 인력 축소 진행 P사, K사 등 - 시공 100위권 기업 중 7~20곳 퇴출 위기, 대량 실직 사태 우려 * 올 들어 10월까지 328개 업체 부도(전년 대비 47% 증가) 기타 제조업 한국타이어 - 장기근속자 대상 희망퇴직 신청 접수 중 하이닉스반도체 - 미 유진공장 현지직원 1000여 명 해고, 국내 채용 중단 한전 - 420명 채용계획 철회, 4급 이상 임금 인상분 국고 반납 한신스틸콘 - 철강구조물 2위 업체로 지난 10월 부도, 570여 명 실직 서울메트로 - 20% 감원 계획 발표, 노조 11월 20일 파업 예정

2008.11.17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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