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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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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차 타자’…세종시 아파트 무순위 청약에 120만명 몰려

분양

세종시 소담동 ‘힐스테이트 세종 리버파크’ 무순위 청약(3가구)에 이틀간 120만명이 몰렸다. 시세 차익이 최대 4억원에 달하고, 이르면 이달 무순위 청약 자격 요건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막차’를 타려는 수요가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8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전날 세종시 소담동 힐스테이트 세종리버파크 H4블록(7단지) 전용면적 84㎡ 1가구와 전용 105㎡ 1가구를 모집하는 데 62만8746명이 접수했다. 전용 84㎡D 1가구에 33만7709명, 전용 105㎡B에 29만1037명이 청약 통장을 썼다.앞서 지난 6일 진행한 힐스테이트 세종리버파크 H3블록(8단지) 전용 84㎡ 1가구 모집에는 56만8735명이 몰렸다. 무순위 청약 물량을 분양받기 위해 이틀간 몰린 청약자는 119만7481만명에 달한다. 해당 단지는 오는 12일 당첨자를 발표한다. 계약은 19일 하루 동안 진행될 예정이다. 많은 실수요자가 몰린 까닭은 높은 시세 차익 덕분이다. 이번 청약 3가구 모두 2017년 공급 당시 가격으로 분양가가 책정됐다. 전용 84㎡는 3억200만~3억2100만원, 전용 105㎡는 3억9900만원이다.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 단지 전용 84㎡는 지난해 12월 분양가보다 3억원 이상 비싼 6억3800만원에 팔렸다. 전용 105㎡는 지난해 12월 8억원에 팔려 시세 차익은 4억원 수준이다.손질을 앞둔 무순위 청약 제도도 흥행 요인이다. 국토교통부는 무순위 청약을 통한 시장 과열을 막기 위해 유주택자의 청약을 원천 차단하고 해당 지역 무주택 거주자에게만 기회를 주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유주택자와 타지역 거주자에게는 이번 무순위 청약이 마지막 기회인 셈이다.

2025.02.08 13:34

1분 소요
대어 등판하는 나스닥·코스피 하반기 IPO 뜨거워질까

증권 일반

올해 하반기 나스닥과 유가증권(코스피) 시장에 대어급 종목의 등판이 예고됐다. 글로벌 금리인상 등의 여파로 국내외 기업공개(IPO) 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하반기 대어급들의 출현으로 시장 온기가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근 국내 하반기 IPO시장을 노크하고 있는 대어는 SGI서울보증보험(이하 서울보증보험)과 두산로보틱스다. 조 단위 기업가치를 평가받고 있는 만큼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어 IPO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서울보증보험은 지난 22일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상장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이다. 다음 달 이후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금감원이 정정요구나 별다른 이견 없이 신고서를 접수하면 이후 기관수요예측과 일반투자자 대상의 공모청약을 거쳐 연내 증시에 입성할 전망이다. 작업이 마무리되면 2010년 한국지역난방공사 이후 13년 만의 공기업 상장이다. 서울보증보험은 당초 올해 상반기 내 IPO를 마무리할 계획이었지만, IPO 시장 침체 등을 이유로 상장을 연기한바 있다. 서울보증보험은 신주 발행 없이 전액 구주 매출로 IPO를 진행한다. 구주 매출 전량은 최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 지분의 약 10%(약 698만주)로 할 예정이다. 예금보험공사는 서울보증보험 지분 93.85%을 보유하고 있다. 서울보증보험 측은 예금보험공사의 구주매출은 10% 수준이기 때문에 일반 기업의 상장시 구주매출보다 현저히 낮은 편으로 보고 있다. 통상 구주매출 비중이 높은 경우, 상장을 통해 유입될 전체 자금 중에서 사업 확장을 위한 투자 재원으로 활용될 금액이 적어진다는 인식이 있다. 지난해 상장을 철회한 현대엔지니어링(구주매출 비중 75%)과 SK쉴더스(구주매출 비중 46.67%)의 경우 구주매출 비중이 높다는 지적이 나왔다.서울보증보험의 기업가치를 최대 3조원으로 평가하고 있다. 서울보증보험의 지난해 말 연결 기준 자기자본은 5조411억원, 당기순이익은 5685억원이다. 연간 보증공급금액은 약 323조원 수준이다.또 다른 대어로 꼽히는 두산로보틱스도 IPO 시장 출격 준비를 마쳤다. 두산로보틱스는 지난 23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코스피 상장을 위한 공모 절차를 본격적으로 진행한다. 두산로보틱스는 이번 상장에서 1620만주를 공모할 예정이다. 공모 예정가는 2만1000~2만6000원이다. 수요예측은 다음달 11~15일, 일반청약은 다음달 21~22일 진행할 예정이다. 상장 대표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며, 공동 주관사는 KB증권, NH투자증권, CS증권이다.국내외 조단위 IPO대어 출격으로 시장 온기 돌까 두산로보틱스의 기업가치가 1조5000억~2조원 안팎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해 1월 두산로보틱스가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와 한국투자파트너스를 대상으로 4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할 당시 기업가치는 약 4000억원이었다. 두산로보틱스가 시장에서 원하는 수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면 1년 6개월 만에 기업가치가 3~4배 뛰게 됐다. 두산이 협동로봇 시장 진출을 위해 2015년 설립한 두산로보틱스는 협동로봇 양산에 나선 2018년부터 6년째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2021년부터는 중국을 제외한 세계 시장에서 점유율 4위를 차지했다. 전체 매출 중 60% 이상은 해외에서 나온다. 지난 2021년과 2022년에는 글로벌 시장의 성장세와 자체 기술력을 기반으로 2년 연속 협동로봇 연간 누적 판매량 1000대를 넘겼다. 올해도 유럽, 미국, 아시아 등 해외에서 긍정적인 제품 평가를 받는 것은 물론 판매량도 급증하고 있다고 두산로보틱스는 설명했다.상장 예정 주식 수는 6481만9980주, 공모 주식 수는 1620만주다. 구주 매출 없이 신주 발행이다. 두산그룹은 두산로보틱스의 성장성을 시장에 알리는 데 집중하기 위해 이번 공모에선 별도의 구주매출을 하지 않기로 했다.두산로보틱스 최대주주는 두산으로 지분 90.9%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지분은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6.8%)와 한국투자파트너스(2.3%)가 갖고 있다. 재무적 투자자도 투자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투자금 회수 일정을 뒤로 미뤘다.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기관이나 일반 투자자들의 공모주 투자 심리도 회복되고 있는 점은 조단위 대어급 상장 흥행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국내뿐만 아니라 그간 얼어붙은 미국 IPO 시장도 예상 기업가치 700억달러(약 94조원)에 달하는 IPO 대어의 등장에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주인공은 영국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 암(ARM)이다. 이 회사는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 상장을 위해 금융 당국에 신고서를 제출했다.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가 인수한 ARM은 올해 미국 IPO 시장의 최대어로 꼽힌다.ARM은 스마트폰에 쓰이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 반도체 설계 핵심 기술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이다. 삼성전자, 애플, 퀄컴 등에서 제작하는 모바일AP의 대부분이 ARM의 기본 설계도를 사용한다. 모바일 칩 설계 분야에서 ARM의 점유율은 90%가 훌쩍 넘어 압도적인 강자로 꼽힌다. ARM의 기업가치는 600억∼700억달러 수준으로 전망된다. 피치북의 카일 스탠포드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에 “ARM는 소프트뱅크에 큰 횡재일 뿐 아니라 AI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줄어들지 않았음을 보여줄 것”이라며 “AI전략이 강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2023.08.27 08:30

4분 소요
‘분상제’ 아파트 청약경쟁률, 전국 평균 2배 기록하며 ‘완판’

부동산 일반

최근 분양가가 급등하는 현상이 지속되면서 공급가격이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분양가 상한제’ 대상 아파트에 주택 소비자들이 주목하고 있다. 9일 기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게시된 올해 상반기 전국 아파트 청약 가구 수와 신청 건수를 집계한 결과, 분양가 상한제 대상 아파트는 총 21개 단지 9884가구 규모로 16만7690개의 청약통장이 접수돼 평균 16.97대 1 경쟁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이는 같은 기간 전국에서 청약을 진행한 전체 아파트가 기록한 평균 8.18대 1 경쟁률의 2배 수준이다.수도권뿐 아니라 지방 주요 도시에서도 같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6월 경기도 파주 운정신도시에 분양한 ‘운정자이 시그니처’ 경쟁률은 64.31대 1에 달했다. 해당 단지의 전용면적 84㎡ 타입 최고 분양가는 5억6100만원이었는데 인근에 위치한 ‘산내마을10단지 운정푸르지오’ 같은 면적이 지난달 이보다 1억5000만원 가량 높은 7억500만원에 실거래됐다. 충북 청주에선 ‘신영지웰 푸르지오 테크노폴리스 센트럴’이 특별공급을 제외한 473가구 일반공급 모집에 3만4886명이 청약을 접수해 평균 73.75대 1 경쟁률을 나타냈다. 이 단지 역시 분양가 상한제 규제에 따라 공급가격이 책정됐다. 이밖에 호반써밋 인천검단(34.85대 1), 창원 롯데캐슬 포레스트 1·2단지(28.36대 1) 등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 단지들이 전국 곳곳에서 두 자리 수 경쟁률을 자랑하며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 정부가 내년부터 ‘제로에너지’ 건축을 의무화하겠다고 밝히면서 내 집 마련이 절실한 실수요자들이 다수 청약에 도전하고 있다. 제로에너지 건축이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아파트의 단열 성능과 신재생에너지 활용도를 높이는 방식이다. 건설업계에선 제로에너지 건축을 설계 및 시공에 적용한다면 공사비가 최대 30%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이에 남은 하반기 합리적인 공급가격으로 시장에 나오는 분양가 상한제 대상 아파트가 주목 받고 있다. 8월 광주연구개발특구 첨단3지구에선 A1블록에 ‘힐스테이트 첨단센트럴’이 수요자들을 맞는다. 이 단지는 첨단3지구에 첫 공급되는 아파트로 20개동, 1520가구 대단지이며 전용면적 84㎡ 타입 단일면적으로 구성됐다. 주변 시세 대비 합리적인 분양가는 물론 유주택자, 세대원도 1순위 청약이 가능한 조건으로 이미 문의가 수요자들의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 검단신도시에선 롯데건설이 ‘검단신도시 롯데캐슬 넥스티엘’을 공급한다. 이 단지는 검단신도시 1단계 핵심사업인 넥스트콤플렉스 내에 조성되며 전용면적 84㎡와 108㎡ 중대형 타입이 총 372가구 나온다.부동산 전문가는 “건설비, 인건비 인상에 따라 새 아파트 분양가가 매년 상승하고 있고 지난해부터 이어진 고금리 영향으로 인해 비교적 부담이 덜한 분양가상한제 단지로 수요자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단지는 체계적으로 인프라가 갖춰지는 택지지구 내 조성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니 주거 만족도에 대한 기대도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2023.08.09 17:21

2분 소요
상업시설, 풍부한 배후수요가 핵심…‘관공서’ ‘역세권’ 상가 소득수익률 오름세

부동산 일반

최근 상업용 부동산의 임대수익률이 상승함에 따라 상업용 부동산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한국부동산원 상업용 부동산 임대동향조사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상업용 부동산 소득수익률은 지난해 3분기 대비 모든 상가 규모에서 오름세를 보였다. 소득수익률은 임대이익을 나타내는 지표로, 중대형 상가는 0.23%p 상승한 0.85%를, 소규모 상가는 0.12%p 오른 0.78%를 기록했다. 집합 상가의 경우 3분기 0.87%에서 4분기 1.04%로 0.17%p 증가했다.상권별 매출도 오름세를 기록하고 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상권분석서비스에 따르면 전국 상권 매출지수는 올해 152.89로 지난해 1월 99.26 대비 54% 올랐다. 이러한 흐름을 타고 상업용 부동산 투자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는 가운데, 탄탄한 배후수요와 역세권 인근 유동 인구를 흡수할 수 있는 알짜 단지를 중심으로 투자 수요가 높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상업시설 분양 흥행을 결정짓는 키 포인트로 배후수요를 꼽는 시각이 많은 가운데, 공공기관 및 관공서 인근 상업시설이 인기를 끌고 있다. 행정기관 주변은 생활 기반시설이 잘 갖춰짐과 동시에 구매력을 갖춘 종사자 수요도 많아 빠른 상권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다.또한 행정기관은 이전의 우려가 적고 상주인원 증가에 따라 주변 인프라가 빠르게 확충돼, 상권 축소나 공실에 대한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다. 더불어 유관 업체들의 유입을 유도해 배후수요 확장이 빠르게 이뤄지며 경제 활동이 활발히 이뤄지는 경향을 보인다.실제 관공서 인근 상권은 다른 주변 상권과 비교해 매출 수준도 높게 나타난다. 소상공인상권분석 서비스 지역별 매출지수를 분석한 결과 서울특별시청을 인근에 둔 소공동 월평균 매출은 4,617만원으로, 명동(4,294만원)과 종로(3,462만원)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두번째로 유동인구 접근성도 주요 체크포인트로 작용한다. 구매력이 있는 유동인구 수요를 흡수할 수 있는 대표적인 상가로 역세권 상가를 꼽을 수 있다. 역세권 상가는 직장인들을 중심으로 구매력 높은 유동인구가 풍부하고, 유효 수요자들의 접근이 용이하다.이러한 이유로 역세권 상업시설은 단기간 완판 사례도 등장한다. 지난해 4월 포스코건설이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분양한 '아크베이 스트리트' 상업시설은 국제업무지구역 초역세권 상업시설로 주목을 받으며 단기간에 계약을 마쳤다.부동산 관계자는 “관공서 인근과 역세권 상업시설은 풍부한 유동인구를 소비층으로 확보할 수 있어 임대인 입장에서는 풍부한 임차수요를 바탕으로 공실 우려를 덜 수 있다는 점에서 선호 투자처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이에 관공서와 역세권 인근에 분양하는 상업시설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먼저 경기도 시흥시 장현지구에는 이달 현대엔지니어링이 현대 테라타워 시흥시청역 상업시설 88실을 분양한다. 이 단지는 지하 5층~지상 10층, 연면적 6만7,488㎡ 규모이며, 업무시설, 근린생활시설(사무소), 근린생활시설, 운동시설 등으로 구성된다. 이 중 지하 2층~지상 1층에 근린생활시설이 조성된다.현대 테라타워 시흥시청역은 시흥 장현지구와 시흥시청역 역세권 개발 호재를 누릴 수 있는 입지를 갖췄다. 우선, 서해선 시흥시청역이 가까이 있고 신안산선(2025년 예정) 및 월곶~판교선(2026년 예정)도 들어설 예정이다.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 및 제 2·3 경인 고속도로 및 서해안 고속도로 등으로 주변 광역교통망 발달과 더불어 시흥시청역 복합환승센터도 계획돼 있다. 시흥시청을 중심으로 시흥시 행정타운 조성이 계획되면서 약 1만8,600가구가 거주하는 시흥 장현지구의 풍부한 배후수요도 기대할 수 있다.서울에서는 금천구 가산동 ‘가산드림타워E1’가 12개실 상업시설을 분양한다. ‘가산 드림타워E1’은 1만 2000여개 기업, 14만 3522명 근로자가 상주하는 가산디지털단지에 위치해 풍부한 배후수요를 품고 있으며, 1호선 독산역과 1·7호선 가산디지털단지역이 인접해 있는 역세권 상업시설이다.대전광역시에서는 대전광역시청과 대전 도시철도 1호선 시청역을 배후에 두고 있는 ‘그랑르피에드둔산’이 이달 내 상업시설 분양에 나설 계획이다. 이 단지는 총 지하 8층~지상 47층에 주거용 오피스텔 832가구를 비롯해 다양한 상업시설이 입점하는 지역 내 랜드마크로 조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2023.04.06 13:35

3분 소요
대기업도 머뭇머뭇…사라진 ‘대어급’ 공모주, 하반기 컴백 가능성은?

증권 일반

‘대어급’ 공모주가 IPO(기업공개) 시장에서 사라졌다. 지난해 유가증권시장에 화려하게 입성한 LG에너지솔루션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조단위 대어를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다. 금리인상으로 기업의 몸값이나 성장성에 대해 예전처럼 후하게 평가하지 않는 분위기가 되면서 증시 입성을 노렸던 대어들은 줄줄이 시기를 늦추는 상황이다. 올해 들어서도 벌써 컬리, 케이뱅크, 오아시스 등이 상장을 철회하거나 미뤘다. 상장추진을 중단한 대어들은 일단 시장 상황이 나아지면 재추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대어들이 놀기에 물이 충분히 차려면 통화정책 기조가 다시 완화로 돌아서고 유동성이 돌아와야 한다는 분석이 높다. 올해 하반기를 지나 내년까지는 봐야한다는 것이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장을 미루거나 철회를 결정한 기업이 컬리, 현대삼호중공업, 골프존카운티, 케이뱅크, 라이온하트스튜디오, 오아시스 등 여섯 곳이나 된다. 지난해 지속적인 금리 인상으로 쪼그라든 IPO 시장 분위기가 회복되지 않은 분위기다. 2022년 한 해 동안 IPO를 추진하다가 철회 공시를 낸 기업은 현대엔지니어링, SK쉴더스, 원스토어, 태림페이퍼 등 10개 이상이다. 2021년 증시가 활황이었을 때 SK바이오사이언스, SKIE테크놀로지,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크래프톤 등 줄줄이 증시에 입성했을 때에 비해 공모 자금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유동성이 메말라 기관 투자자들이 높은 가격을 써내지 않으면서 기업들이 원하는 ‘몸값’을 인정받지 못했다. 실제 한국거래소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공모주에 대한 기관 수요 예측 평균 경쟁률과 공모 금액이 낮아졌다. 2021년 1173대 1에 달하던 기관 수요 예측 평균 경쟁률은 지난해 903대 1로 23%나 쪼그라들었다. 2021년 17조1000억원에 달하면 유가증권시장 공모금액도 지난해 13조5000억원으로 줄었다. 그마저도 연초 LG에너지솔루션에 투자 자금이 대거 몰린 영향이다. 하반기 기준으로는 5490억원으로 급감했다. 이는 2012년 이후 가장 적은 규모다. 올해 1월 IPO 시장 기관 수요 예측 경쟁률도 676대1, 일반 청약 경쟁률은 378대1로 그쳐 최근 4년(2019~2022)간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1월 IPO 공모 금액도 1061억원에 불과했다. 이는 최근 5년(2018~2022) 평균 공모 금액인 2조6129억원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증시가 부진했고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았던 종목이 공모를 철회하거나 연기하면서 사상 최고 수준의 경쟁률을 기록했던 2021년 대비 IPO 시장 흐름이 꺾였다”고 분석했다. 얼어붙은 IPO 시장은 당분간 회복이 어려울 전망이다. 중소형주 위주로 ‘따상’(시초가가 공모가 2배 형성 후 상한가)을 기록하는 등 봄바람이 불었지만 시가총액 1조원 이상을 목표한 기업까진 닿지 못한 모양새다. 투자 심리가 냉각됐고 투자자들이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어서다. 연초부터 IPO 시장에 자금이 몰릴 것을 기대했지만 컬리가 지난달 4일 상장을 철회한 데다가 흑자 기업임을 강점으로 내세운 오아시스도 매서운 한파에 ‘이커머스 1호 상장사’ 타이틀을 포기했다. 오아시스는 지난 13일 “현재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코스닥 상장 철회 신고서를 제출했다. 지난 7~8일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수요예측 흥행에 실패해서다. 오아시스는 희망 공모가 3만500~3만9500원을 제시했지만 대다수 기관 투자자들이 2만원을 밑도는 가격을 써냈다. 이는 공모가 하단보다도 34% 이상 낮은 수준이다. 카카오‧SK‧두산 등 대기업 계열사도 알맞은 시기 고려 업계에선 오아시스의 흥행 여부가 올해 IPO 시장의 분위기를 좌우할 것이라고 봤다. 시가총액 상단 기준 1조2000억원 이상을 목표한 오아시스가 상장에 성공하면 IPO 분위기가 돌아올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돼서다. 오아시스마저 상장 철회를 결정하면서 당분간 IPO 대어에 대한 투자심리 회복은 어려울 전망이다. 본격적인 금리 인하와 이로 인한 유동성 회복이 이뤄져야 몸집이 큰 공모주도 소화할 여력이 생길 것이란 분석에서다. 금리인상 기조가 막바지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은 높지만, 인하로 돌아서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높다. 미국에 앞서 우리나라가 먼저 금리인하에 나서기는 어려운데, 미국의 고용시장이 아직은 호조를 보이고 있고 물가상승률도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다만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기업들은 여전히 많다. 대규모로 주식을 발행해 앞으로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상장이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SK, 두산, 카카오 등 대기업 계열사들이 시장 상황을 고려해 상장 시기를 검토하고 있다. 자금 확보가 필수적인 데다가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노리고 미리 기업에 투자한 재무적 투자자(FI)들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올해 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거론되는 대어급 IPO 후보군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모빌리티 ▶서울보증보험(SGI) ▶SK에코플랜트·온·매직 ▶LG CNS ▶CJ올리브영 ▶라인게임즈 ▶두산로보틱스 등이다. 지난해 상장을 철회했던 현대엔지니어링·현대오일뱅크·SK쉴더스·원스토어 등이 재도전할지도 관심사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증시 불안함이 지속되면서 기관 투자자들이 꾸준히 IPO 시장에 참여하고 있지만 종목 선정에 신중한 모습”이라면서 “하반기 본격적으로 증시가 회복되지 않는다면 시장 변동성에 대한 우려가 여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의 경우 LG에너지솔루션 성공으로 ‘한 해 장사를 다 했다’는 식의 평가가 나왔을 정도”라면서 “기관 투자자들이 부담이 적은 중소형주에 비교적 쉽게 투자하는 만큼 코스피가 회복세를 보여야 대어급 공모주에도 투자 심리가 모일 것”이라고 말했다.

2023.03.06 07:00

4분 소요
오아시스 너마저…대어 사라진 IPO 시장, 소어들만 ‘따상’

증권 일반

대어는 없지만 따상(시초가를 공모가의 2배로 형성한 뒤 상한가)은 있다. 올들어 IPO(기업공개) 시장의 분위기는 한 문장으로 요약된다. 올해 신규 상장한 10개 종목은 모두 공모가를 웃돌고, 이중 5개는 따상에 성공했다. 상장 후 이틀 연속 상한가에 오르는 ‘따따상’도 등장했다. 대부분은 공모 규모가 500억원 미만인 소형주였다. 공모주 몸집이 가벼울수록 주가는 더 높이 치솟았다. 대형주 IPO는 분위기가 딴 판이다. 올해 첫 조(兆)단위 대어로 주목받은 오아시스는 수요예측 흥행 실패로 상장을 잠정 철회했다. 시가총액 4000억원 이상 중형주 역시 소형주에 비해 상장 후 주가 수익률이 낮다. 과거 공모주 열풍이 IPO 대어를 중심으로 이뤄졌음을 감안하면 시장 분위기가 180도 바뀐 셈이다. 전문가들은 공모주 시장 열기가 아직 온전히 살아난 건 아니라고 보고 있다. 증시 1월 효과 등으로 공모주 투자 심리가 일부 회복됐지만, 몸이 무거운 종목을 잘 소화할 수 있을 정도로 증시 유동성이 완전히 풀린 건 아니라는 평가다. 기관 투자자들이 대어들에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어 올해 상반기까지 대형 새내기주의 상장은 어려울 거란 전망도 나온다. 소형주 줄줄이 따상인데…대어는 ‘실종’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증시에 입성한 10개 종목의 공모가 대비 지난 28일 종가 기준 평균 수익률은 118.52%다. 수익률이 가장 높은 종목은 꿈비로 공모가(5000원) 대비 수익률은 280.40%에 달했다. 오브젠(243.89%), 미래반도체(199.83%), 스튜디오미르(113.33%) 공모가 대비 수익률이 세 자릿수에 달했다. 이들 4개 종목은 모두 ‘따상’에 성공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꿈비의 경우 상장 이튿날에도 상한가를 달성하며 올해 첫 ‘따따상’을 달성하기도 했다. 또다른 특징은 모두 공모 규모가 작은 소형주였다는 점이다. 통상 공모주는 공모 규모 1000억원 미만을 소형주로 보지만, 올해는 500억원도 채 되지 않는 초소형주가 자주 등장하고 있다. 꿈비의 경우 공모 규모가 100억원으로 작았고 오브젠(140억원), 스튜디오미르(195억원), 미래반도체(216억원) 등도 100~200억원대 공모에 나섰다. 지난 20일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한 첫날 따상을 달성한 이노진의 경우 공모 규모가 78억원에 불과했다. 소형주들은 수요예측 단계에서부터 기관들의 선택을 받았다. 지난 9일 상장한 꿈비는 희망 공모가 밴드(4000~4500원) 상단보다도 높은 가격에 공모가를 확정했는데, 희망밴드 상단을 초과해 공모가를 확정한 건 작년 7월 새빗켐 이후 6개월만의 성과였다. 반면 삼기이브이, 티이엠씨 등 구주매출 비중이 높거나 시가총액 4000억원 내외 종목들은 공모가가 희망밴드 하단보다도 낮은 가격에서 결정되는 굴욕을 맛보기도 했다. 반면 시가총액 조단위 대어는 신규 상장사 목록에서 자취를 감췄다. 올해 첫 조단위 대어이자 이커머스 1호 상장사로 시장의 이목을 한 몸에 받던 오아시스는 지난 13일 공모 철회를 결정했다. 회사의 적정 가치를 평가받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컬리, 케이뱅크, 라이온하트스튜디오, 골프존카운티 등에 이어 올해 5번째 상장 철회였다. 오아시스는 수요예측 흥행 부진에 고배를 마셨다. 오아시스의 희망 공모가 밴드는 3만500~3만9500원이었지만,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 대부분은 오아시스의 적정 공모가를 2만원 이하로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회사가 제시한 공모가 하단보다도 30% 이상 낮은 가격이다. 당초 오아시스가 목표했던 시가총액 1조원대 달성도 어렵다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오아시스 공모가가 2만원으로 결정될 경우 지난해 말 오아시스에 투자를 단행한 이랜드리테일 등 전략적투자자(SI) 뿐 아니라 2021년 재무적투자자(FI)로 합류한 유니슨캐피탈 등도 손실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오아시스는 상장을 강행하기보다 적절한 시기를 다시 물색하겠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대어가 이끌던 따상행진…눈높이가 바뀌었다과거 공모주 열풍은 대형 공모주일수록 더 뜨거웠다. 2020년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빅히트엔터테인먼트(현 하이브), 2021년 SK바이오사이언스,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카카오뱅크, 크래프톤, 카카오페이,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까지. ‘공모주=따상’ 공식을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개인 투자자들은 대형 공모주에 아낌없이 지갑을 열었다. 작년 1월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수요예측과 일반청약에서 신기록을 쏟아냈다. 수요예측 경쟁률은 코스피 사상 최고치인 2023대 1을 기록했고, 수요예측의 전체 주문 규모는 일부 허수가 있긴 했지만 1경5203조원이라는 천문학적 단위에 도달했다. 공모가(30만원) 기준 시가총액이 70조원으로 상장만 해도 코스피 3위로 껑충 뛰어오르는 수준이었다. 기존 크래프톤(24조원), 삼성생명(22조원), 카카오뱅크(19조원) 등을 훌쩍 뛰어넘었다. 일반청약에서도 청약 증거금 114조원, 청약 건수 440만건을 달성하며 역대급 흥행에 성공했다. 상장 후 수익률도 좋았다. SK바이오팜은 ‘따따따상’, 카카오게임즈는 ‘따따상’을 달성했고 하이브, SK바이오사이언스 등도 상장 첫날 상한가까지 올랐다. 카카오페이는 ‘따상’에는 실패했지만 공모가의 2배로 시초가를 형성하며 ‘따’에는 성공했고,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상장 첫날 시초가 대비 15.41% 내린 가격으로 마감했음에도 코스피 시총 2위에 올랐다. 시장의 눈높이가 바뀐 건 작년부터다. 금리인상 기조로 접어들면서 시중에 풀렸던 유동성은 위축되기 시작했다. 어찌보면 2022년은 공모주 시장도 역대급 호황 이후 필연적으로 따라올 수밖에 없는 부작용을 경험한 시기였다. LG에너지솔루션을 끝으로 지난해 조단위 상장사는 자취를 감췄다. 현대엔지니어링, SK쉴더스, 원스토어 등이 상장 철회를 선언했고 이같은 분위기는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다. 눈높이를 낮춰 상장을 강행한 쏘카 등도 흥행에 실패한 건 마찬가지였다. 증권가에선 1월 효과에 공모주 시장에도 훈풍이 불고 있지만 몸집이 큰 대형 공모주를 담을 만큼 유동성 회복은 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대어급 기업에 대해선 기관들의 보수적인 투자가 이어지고 있어 공모 규모를 줄이거나, 공모가 수준을 낮추는 등 시장 친화적인 가격을 제시하는지 여부가 흥행의 주요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따상에 집착하는 투자 행태도 지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최근 IPO 시장의 분위기 반등에 긍정적 영향을 준 것은 분명 인정하지만, 이러한 주가 급등 현상에 대한 집착은 지양해야 한다”며 “상한가를 기록하면 성공, 아니면 실패라고 표현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따상은 2020년 10회, 2021년 15회를 기록 후 2022년엔 3회, 2023년엔 5회를 기록 중”이라며 “시가총액 기준 1조원 이상의 기업은 과거 4회에 불과하며 나머지는 시총 3000억원 미만의 중소형주, 그중에서도 소형주에서 드물게 발생한다”며 “따상을 대형주에서 떼어 놓은 것처럼 당연한 듯이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공모주, 상장 후도 다시보자공모주 투자의 대부분은 청약 등 IPO 이전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한해 60개에서 100개에 이르는 기업들이 새롭게 주식시장에 데뷔하는데, 이중 상장 후 수개월이 지날 때까지 투자자의 관심을 유지하는 기업들은 소수에 불과하다. 상장 후 투자자 관심이 사그라들면서 신규 상장사가 공모자금을 활용해 이뤄지는 기업 내부의 긍정적 변화들은 시장에 늦게 알려진다. DB금융투자는 이를 활용해 ‘포스트 IPO(Post-IPO)’ 투자도 눈여겨봐야한다고 조언한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미래성장 기대에서 실질적 성과로 옮겨간 상황에서 미래 성장성에 베팅하는 ‘프리 IPO(Pre-IPO)’ 보다 상장 이후 투자 기회를 찾아볼 만 하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상장 후에는 공모주 배정, 청약 증거금과 같은 투자제약 요소도 없어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유현재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공모주 시장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시현할 수 있는 방법은 공모에 참여해 상장일에 바로 매도하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투자자가 이런 단기투자 전략을 채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투자제약이 없어 수익규모를 늘릴 수 있고, 주가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돼있는 경향이 있어 각 기업을 잘 파악한다면 높은 수익률을 시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DB금융투자가 2013~2020년 중 상장일 종가 대비 2년 후 코스피 상대수익률 상위 30개 종목을 분석한 결과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4개 기업은 셀리버리, 신라젠, 엘앤씨바이오, 박셀바이오 등 모두 바이오테크 기업이었다. 그밖에 유티아이(핸드셋 부품), BGF(유통), 나스미디어(광고), 천보(2차전지 소재) 등 다양한 영역의 종목들이 상장 2년 뒤 높은 수익률을 냈다.유 연구원은 “IPO는 끝이 아닌 시작이다. 상장은 대규모로 주식을 발행해 지속성장에 필요한 자본을 모집하는 과정이고, 자본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됐는지는 상장을 완료한 이후에나 확실하게 검증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드림텍, 현대무벡스, 레이, 티앤엘, 씨에스베어링, 아모그린텍, 그린플러스, 리메드, 아이디피 등 9개 종목을 포스트 IPO 투자가 유망할 회사로 선정했다.

2023.03.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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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상급지가 온다...올해 강남 분양 성공할까

부동산 일반

지난해 분양시장 최대어로 꼽힌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에 이어 올해는 진짜 분양시장 상급지인 ‘강남 분양’이 줄을 이을 예정이다. 고금리, 원자잿값 인상, 미분양 등으로 분양시장이 살얼음판을 걷는 가운데, 정부 규제지역 해제도 빗겨나간 강남지역 단지들이 분양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4일 분양업계와 시공사 등에 따르면 올해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를 중심으로 브랜드 단지들이 분양에 나선다. 오는 4~5월께 강남구 대치동 ‘디에이치대치에델루이’를 시작으로 2200여 가구 이상이 일반분양을 앞두고 있다. 대치구마을3지구 재건축 아파트인 디에이치대치에델루이는 현대건설 프리미엄 브랜드인 ‘디에이치’가 붙는 단지다 지하 3층~지상 16층, 282가구 규모로 이 중 79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지난해 말 분양하려다 미뤄진 바 있다. 단지 규모는 작지만 먼저 분양을 마친 구마을1지구(대치푸르지오써밋, 489가구)와 2지구(대치르엘, 273가구)를 합하면 약 1000가구의 신축 주거지가 형성될 전망이다. 강남의 대표적인 부촌 중 하나인 청담동에서는 시공사 롯데건설의 하이엔드 브랜드가 적용된 ‘청담 르엘’이 5월~6월께 분양한다. 이 단지는 1980년 지어진 청담삼익아파트를 허물고 최고 35층, 9개 동, 1261가구 규모로 재건축되는 대단지다. 세대 70% 이상이 ‘한강뷰’를 누릴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청담동 내에서 한강 조망이 가능한 아파트가 공급되는 건 2014년 준공된 ‘청담래미안로이뷰’ 이후 9년 만에 처음이다. 강남구 도곡동 일대에는 도곡삼호 재건축 아파트인 ‘래미안 레벤투스’가 하반기에 분양할 예정이다. 시공사는 삼성물산으로 지하 3층~지상 18층 4개동, 308가구 규모로 재탄생될 예정이다. 이 단지는 308가구 중 133가구를 일반분양한다. 삼성물산이 시공사로 분양을 앞두고 있는 단지는 또 있다. 올해 하반기쯤 서초구 방배동 ‘래미안 원페를라’는 497가구, 반포동 ‘래미안 원펜타스’는 292가구를 일반분양할 예정이다. 래미안원페를라는 방배6구역을 지하 4층~지상 최고 22층, 16개동, 총 1097가구 새 아파트와 부대복리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특히 신반포15차를 641가구 규모 아파트로 재건축하는 래미안 원펜타스는 대표적인 후분양 단지로 꼽힌다. 지난 2021년 6월 일반 분양 당시 반포 래미안 원베일리 3.3㎡당 평균 분양가는 5653만원으로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됐지만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래미안 원펜타스 분양가는 원베일리를 넘어설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택지비’는 감정평가 때 공시지가가 반영되는데, 지난해 서울 지역의 공시지가 상승률은 지난 2021년에 이어 11.5%가량 상승했다.‘가격’이 결국 강남 분양 흥행 여부 좌우 할 듯 특히 공동주택 분양가격 산정에 활용하는 ‘기본형 건축비’가 연초부터 올라 올해 분양가는 더 높아질 전망이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지역의 분양가는 택지비와 택지가산비, 기본형 건축비, 건축가산비를 합쳐 결정된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분양가 상한제 대상 아파트의 분양가 산정 기준인 기본형 건축비를 1.1% 인상했다. 정기적 조정 시점인 3월과 9월이 아닌데도 인상을 허용한 것인데, 레미콘값이 15% 이상 오른 것이 이유였다. 이 건축비는 고시된 2월 10일 이후 입주자 모집 승인을 신청하는 단지부터 적용되는데, 현재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은 서울 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 등 4곳이다. 부동산 빙하기에 가뜩이나 주택구매심리가 악화된 상황에서 고분양가는 소비자에게 부담을 줄 수 밖에 없다.현재 분양 예정인 강남의 단지들은 아직 분양가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공시지가 계속 상승하고 있다 보니, 미리 분양가를 받으면 조합에서도 손해라고 생각을 한다”며 “분양가를 책정할 때 가장 최근에 공시된 땅값을 반영한 뒤 용역을 주려고 하기 때문에 지금 사전 준비는 하고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분양가 상한제가 없는 지역의 조합에서는 적어도 주변시세+α 정도로 맞추는데, 강남 지역은 분양가 상한제가 있다 보니 분양가를 그보다는 조금 낮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가격’이 올해 강남 분양 단지들의 성적을 좌우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현재로선 분양침체기에 강남단지도 흥행여부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건설원가가 높아졌다고는 하지만 고분양가 책정시 흥행참패 요인이 될 수 있다. 김인만 부동산 연구소장은 “가격이 낮으면 분양흥행에 성공한다”며 “가격을 로또 아파트처럼 뚝 떨어뜨리면 흥행 성공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문도 연세대학교 정경대학원 금융부동산학과 교수는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다 보니 평 단가에 따라 완전히 실패할 수도 있고, 완판이 될 수 있어서 고심이 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밖에 송파구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과 DL이앤씨가 문정동 ‘힐스테이트e편한세상문정’을 7월께 분양할 예정이다. 지하 2층~지상 18층, 1265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1265가구 규모로 일반분양은 296가구다. 주변에 장지공원이 위치했고 문정초, 문정중이 가깝다. 위례신도시 상권을 이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또한 ‘잠실 래미안아이파크’도 하반기 분양을 위해 준비 중이다. 이 단지는 잠실진주 재건측으로 공사 도중 문화재 발굴로 공사가 잠시 중단됐으나 지난해 말 문화재 문제가 풀린 상태다. 잠실 래미안아이파크는 2678가구 규모로 일반분양은 578가구다. 시공사는 삼성물산과 HDC현대산업개발이다.

2023.02.24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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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부진 속 IPO·장외시장도 ‘꽁꽁’ [새해에도 암울한 증권가③]

증권 일반

증시 부진이 지속되면서 신규 상장을 준비하던 예비 상장사들도 비상이 걸렸다. 올해 상장을 철회한 기업 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내년 기업공개(IPO) 시장 분위기도 반전이 쉽지 않은 모양새다. 성장주 투자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조(兆) 단위 기업가치로 주목받던 장외시장 대어들의 몸값도 하락세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장을 철회한 기업 수는 13곳(스팩 제외)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올해 들어 현대엔지니어링이 상장을 철회했고 5월 태림페이퍼, 원스토어, SK쉴더스가 연달아 중도 포기를 선언했다. 4분기에만 골프존커머스, 라이온하트스튜디오, 제이오, 밀리의서재, 바이오인프라, 자람테크놀로지 등 6곳이 연달아 상장을 중단했다. 지난해 4분기 SM상선, 시몬느액세서리컬렉션, 넷마블네오 등 단 3곳만 상장을 철회한 것과 대조적이다. 상장을 철회한 기업 대부분은 수요예측 단계에서 고배를 마셨다.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투자자 대부분이 기업이 희망하던 공모가 수준보다 낮은 가격을 써내면서다. 금리 인상과 증시 부진, 자금조달 시장 경색 등으로 성장주에 대한 투자 심리가 얼어붙은 결과다. 적정 기업가치를 평가받지 못한다고 판단한 기업들은 상장을 잠정 중단하고 내년이나 그 이후로 시기 조율에 나섰다. 가까스로 상장을 완주한 기업들도 수요예측 흥행에 줄줄이 실패했다. LG에너지솔루션, 수산인더스트리, 쏘카 이후 올해 네 번째(리츠 제외)로 코스피 상장에 도전한 바이오노트는 공모가를 희망밴드 하단(1만8000원)의 절반인 9000원으로 확정했다. 11월에 수요예측을 진행한 9개 기업 중 공모가를 희망밴드 하단 아래에서 결정한 회사는 6개사에 달했다. 기업 3곳 중 1곳은 공모가를 당초 예상치보다 낮은 수준에서 확정한 것이다. ━ 조 단위 대어 줄줄이 출격…투심 회복은 ‘글쎄’ 내년으로 상장 시기를 넘긴 기업들은 시장 분위기 반전을 고대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내년엔 컬리·골프존카운티와 케이뱅크의 경우 상장 예비심사 승인 유효 기간이 내년 2월과 3월 각각 만료됨에 따라 내년 1분기 중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상장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만약 이 기간에 상장하지 못하면 예비 심사를 다시 받아야 한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모빌리티, LG CNS, SK에코플랜트, CJ올리브영 등 조 단위 대어들도 출격을 대기하고 있다. 예상 기업가치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경우 10조원, 카카오모빌리티(8조원), LG CNS·SK에코플랜트(7조원), 케이뱅크(5조원), 컬리(4조원), CJ올리브영(2조원) 등이다. 올해 상장을 철회한 현대엔지니어링, 현대오일뱅크, SK쉴더스, 원스토어 등도 상장 예비심사를 다시 받아 재도전할 가능성이 크다. 11번가, 오아시스, CJ올리브영 등도 증시 입성을 준비 중이다. 그러나 내년에도 침체한 시장 분위기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주식시장 하락세가 내년 1분기까지 지속할 전망인 데다 자금조달 시장 경색이 여전해 투자심리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유진형 DB금융투자 연구원은 “IPO 시장 침체가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시중금리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데다 올해 상장한 기업들의 주가 하락으로 투자금 회수를 하지 못하고 발이 묶인 기관 투자자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공모 규모가 400억원 이상인 중대형 IPO에 대해서 “공모가 밴드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지 않고서는 추진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냉랭한 분위기는 장외시장으로 번지고 있다. 비상장 주식거래 플랫폼인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 주가는 올 초 49만4000원에서 지난 19일 11만3000원으로 77.13% 급락했다. 간편결제 플랫폼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13만9000원에서 3만6700원으로 73.60% 하락했고, 야놀자는 9만5000원에서 4만6200원으로 반 토막이 났다. 카카오모빌리티(-45.91%), 케이뱅크(-45.02%), LG CNS(-18.07%) 등 장외시장 대어들도 예외는 없었다. ━ 기관 뻥튀기 청약 손질…시장 분위기 바꿀까 이런 가운데 금융당국이 지난 18일 발표한 개선된 IPO 제도가 시장 분위기를 바꿀지 주목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금융투자협회, 한국거래소 등 유관기관 태스크포스(TF) 논의와 의견수렴을 거쳐 ‘IPO 건전성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기관의 수요예측 기간을 기존 2일에서 7일 안팎으로 늘리고, 주관사는 수요예측 참여 기관의 주금 납입 능력을 확인해 물량을 배정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금융당국은 수요예측에 임하는 기관의 ‘뻥튀기 청약’이 투자자 피해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간 기관투자자는 원하는 물량을 배정받을 목적으로 실수요 이상의 과도한 청약을 넣어온 관행이 있었다. LG에너지솔루션 공모 당시 기관 주문액으로 무려 1경원이라는 비정상적 수요가 몰리기도 했다. 기관의 허수성 청약이 쏠리면서 수요예측 경쟁률은 2019년 417대1에서 2020년 830대1로 뛰었고, 올해 상반기엔 1330대1까지 치솟았다. 기관투자자의 의무보유 관행도 확대된다. 금융당국은 내년 중 ‘IPO 단기차익거래 추적시스템(가칭)’을 구축해 의무보유미확약 기관의 공모주 매도 내역을 모니터링하고 이를 공모주 물량 배정에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의무보유확약과 그에 따른 매도 내역에 따라 공모주 물량을 차등 배정하겠다는 것이다. 공모주의 상장 당일 가격 변동 폭도 현행 공모가 기준 63∼260%에서 60∼400%로 늘어난다. 공모주 상장 후 가격 급등락에 따른 투자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미국은 신규 상장사의 경우 상장일 개장시간이 아닌 ‘최대한 많은 거래가 발생할 수 있는’ 균형가격 형성 시각에 거래가 시작된다. 일본에서는 상장 당일 공모가의 25~400%를 기준으로 시초가를 형성한다. 소수에 의한 거래기회 독점, 균형가격 발견 지연 등을 막기 위한 조치다. 금융당국은 “상장 당일 가격 변동 폭을 대폭 확대해 일시적으로 투자심리가 과열되는 현상을 막고, 소수 투자자의 투기적 베팅으로 쉽게 가격 변동 폭 상한에 도달하지 않게 될 것”이라며 “이번 방안으로 적정 공모가가 산정되고, 실제 수요와 납부 능력에 따라 공모주를 배정받을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허지은 기자 hurji@edaily.co.kr

2022.12.23 08:00

4분 소요
IPO 위축됐지만 개미 울리는 ‘뻥튀기 청약’ 제도 개선해야 [이코노 EYE]

증권 일반

한 주라도 더 받기 위해 자본금보다 높은 금액을 써내는 기관 투자자들의 ‘뻥튀기 청약’ 문제가 심해지고 있습니다. 이미 냉각된 IPO(기업공개) 시장 위축 우려가 있지만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뻥튀기 청약’ 제도 개선은 필수적입니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IPO 공모주 수요 예측 참여율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참여율이 늘어난 만큼 허수성 청약이 늘어 문제가 됐습니다. 공모희망 주식 수를 기관 대상 공모 예정 주식 수로 나눈 수요 예측 참여율은 지난 2017년 236대 1에서 지난해 1085대 1로 4배 넘게 급증했습니다. 기관 투자자의 불성실 수요예측 행위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19년 19건이었던 기관의 불성실 수요예측 참여 행위는 2020년 35건, 2021년 66건까지 늘어났습니다. 2020년부터 지난해 전체 불성실 수요예측 참여행위 중 투자일임업자·사모집합투자업자가 79건(78%)에 달했습니다. 특히 지난 1월 1경원이 넘는 주문 금액이 몰린 LG에너지솔루션(LG엔솔) 기관 청약이 불을 지폈습니다. 당시 LG엔솔 수요 예측은 202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LG엔솔 주식을 1주라도 더 받기 위해 기관들이 자본금보다 과도한 주식 매입 수량을 써냈기 때문입니다. 실제 LG엔솔 공모주 수요예측에 참여한 국내 680개 기관 중 80% 이상이 최대치인 9조5625억원치를 각각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때문에 수요 예측에선 1경5000조원에 달하는 주문 금액이 몰렸습니다. 680개 기관의 자본금 총액이 11조5000억원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과도한 규모입니다. 순자산이 1억원에 불과한 자산운용사가 9조5000억원의 수요 예측을 제출하는 식입니다. 시장 일각에선 LG엔솔 공모 한 번으로 한 해 이익을 다 벌었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올해 7월 성일하이텍 수요 예측에서도 142조원의 자금이 들어왔습니다. 당시 성일하이텍 공모가 최상단 기준 시가총액은 6135억원이었습니다. 시총 규모를 감안하면 어마어마한 금액이 몰렸습니다. 거듭되는 허수성 청약을 막기 위해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허수 청약 시 배정 물량 축소 등 수요예측 제한 패널티를 부여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주금 납입 능력을 초과해 허수로 청약하는 관행이 퍼져 있는 만큼 책임감을 강화해 자율적으로 기관 유형별 주금납입능력 판단 기준을 설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 공모주를 배정받은 기관의 공모주 매도 내역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이는 ‘IPO 트래킹 시스템’(가칭)으로 상장 직후 공모주를 단기 매도해 공모주 주가 하락을 주도하는 기관 투자자들의 플리핑(flipping·상장 직후 주식 매도)을 막기 위함입니다. 물론 이미 냉각된 IPO 시장이 더욱 침체될 것이라는 우려는 있습니다. 알맞은 몸값을 평가받기 위해 올해 상장을 미루거나 상장 철회를 결정한 기업들도 여럿입니다. 상반기 대어급으로 평가됐던 현대엔지니어링, SK쉴더스, 원스토어는 줄줄이 상장을 포기했습니다. 하반기 들어서도 플랫폼 기업인 밀리의 서재, 제이오, 골프존커머스, 라이온하트스튜디오 등 상장 철회를 결정했습니다. 기관 투자자 제약 등으로 공모주 시장이 더욱 얼어붙을 수 있단 우려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 허수 청약 시 배정 물량 축소 등 패널티 부여해야 그러나 IPO 투심이 악화돼도 개인 투자자들의 합리적인 판단을 위한 뻥튀기 청약 제도는 개선돼야 합니다. 뻥튀기 수요예측의 최대 피해자는 개인입니다. 기관 투자자의 뻥튀기 청약이 유리한 환경입니다. 일반 투자자 청약 때 개인이 50%의 증거금을 내는 것과 달리 기관투자자들은 증거금을 내지 않습니다. 따라서 기관이 가진 자본금보다 훨씬 많은 주문 금액을 써내는 등 ‘허수 청약’ 발생 가능성이 큽니다. 무조건 최대 물량을 청약하는 셈입니다. 뻥튀기 청약은 특정 공모주에 대한 합리적 투자 판단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기업 가치에 따른 수요예측 흥행이 아닌 뻥튀기 숫자로 IPO가 ‘흥행’으로 분석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관 수요 예측에서 공모가가 최상단으로 결정되면 상장 이후 주가 급락 가능성이 커질 수 있습니다. 많은 주식을 확보한 기관 투자자들이 상장 첫날 물량을 쏟아낼 수 있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주가 손실이 커지면서 상장 후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LG엔솔 일반 청약 당시 개인투자자들은 60만원 ‘따상’을 기대하고 청약에 뛰어들었습니다. 뻥튀기 청약으로 과하게 기대감이 높아진 셈입니다. 당시 역대 최대 수요 경쟁률을 썼다는 기사가 쏟아졌습니다. 그러나 LG엔솔은 상장 첫날 공모가(30만원)의 약 2배인 59만7000원에 시초가를 형성했습니다. 상장 바로 다음 날엔 45만원까지 고꾸라지며 롤러코스터를 탔습니다. 제한 없는 수요 예측으로 부풀려진 공모가는 시장 혼란을 부추길 수 밖에 없습니다. 기업 가치와 무관한 고평가 논란과 뻥튀기 청약이 아닌 알맞게 평가받을 수 있는 IPO 시장이 조성돼 투자 심리가 회복되길 기대해 봅니다. 홍다원 기자 daone@edaily.co.kr

2022.12.04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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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의 서재 코스닥 ‘출사표’…플랫폼 투심 약화 극복방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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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플랫폼 기업 밀리의 서재가 이달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다. 이미 한 차례 상장 일정을 미룬 데다 플랫폼 투자 심리가 부진해 흥행 여부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밀리의 서재는 이익 미실현 특례 상장(테슬라 요건)을 통해 오는 22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될 예정이다. 밀리의 서재는 지난 2016년 설립된 독서 플랫폼 기업으로, 최대주주는 지니뮤직(38.63%)이다. 지난해 9월 지니뮤직에 인수돼 KT 계열사가 된 밀리의서재는 도서 콘텐츠를 전자책, 오디오북, 오디오 드라마, 챗북(채팅형 독서 콘텐츠) 등 다양한 형태로 제공하고 있다. 구독자 91만 명 가운데 30대 이하가 67.5%에 달하는 MZ세대 대표 콘텐츠 플랫폼으로 성장했다는 평가다. 밀리의 서재는 국내외 기관투자자를 상대로 지난 4일과 오는 7일 수요예측을 거쳐 공모가를 확정한 뒤 10∼11일 일반 공모 청약을 진행한다. 이번 상장에서 200만주를 공모하며 주당 공모 희망가는 2만1500∼2만5000원이다. 예상 시가총액은 1771억~2047억원, 공모 예정 금액은 430억∼500억원 규모다.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다. 다만 밀리의 서재를 둘러싼 환경이 좋지 않다. 금리 인상으로 IPO 시장이 위축되면서 몸값을 제대로 평가 받기 어려워진 상황이다.올해 초 유가증권시장에선 현대엔지니어링, SK쉴더스, 원스토어, 태림페이퍼 등 줄줄이 상장 철회를 결정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지난 10월 13일 라이온하트스튜디오와 골프존커머스가 상장을 철회했다. 플랫폼 기업에 대한 투자 심리가 차갑게 식은 것도 부담이다. 미래 가치에 투자하는 플랫폼 기업들은 대체로 금리 인상기에 할인율이 높다.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이 1조원 이상이었던 콘텐츠 유통 플랫폼 기업 원스토어가 상장을 철회한 이유다. 다수의 기관투자자들은 지난 5월 진행된 원스토어의 수요예측에서 희망 공모가 범위(3만4300~4만1700원) 하단에 못 미치는 가격(2만원대 초중반)을 써냈다. 하반기 기대주였던 차량 공유 기업 쏘카도 IPO 흥행에 실패했다. 공모가를 당초 희망 범위(3만4000∼4만5000원) 하단보다 낮은 2만8000원으로 확정했지만 일반 청약 경쟁률은 14.40대 1에 그쳤다. 쏘카는 지난 4일 종가 기준 1만6100원에 마감하면서 공모가 대비 42.5% 하락했다. ━ 3분기 흑자 전환 성공…“공모가 낮은 수준” 그럼에도 밀리의 서재는 호실적을 앞세워 IPO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증시 부진을 고려해 증권신고서를 정정하고 한 차례 상장 일정을 미루기도 했다. 밀리의 서재는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10억4000만원을 달성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145억원이었지만 수익성 개선에 힘쓴 결과다. 이어 3분기에만 매출액 124억원, 영업이익 19억원을 거둬 반기 실적을 웃돌았다. 지난해까지는 마케팅 비용이 들었지만 이제는 콘텐츠 및 구독자 확보에 집중하겠다는 설명이다. 올해 상반기 광고선전비는 전년대비 77.2% 줄어든 24억원을 기록했다. 또 주주 친화를 위해 테슬라 요건 상장 기업에 부여되는 환매청구권 기간을 늘렸다. 환매청구권은 일반 청약자가 상장 후 주가가 하락하더라도 공모가의 90% 수준으로 주관증권사에 매도할 수 있는 권리다. 밀리의 서재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상장 후 3개월이었던 환매청구권을 6개월까지 보장하기로 했다. 기업가치 대비 낮은 수준에 공모가가 형성된 것도 투자 매력으로 꼽힌다. 서영택 밀리의서재 대표이사는 “지난해 KT가 인수할 때 주당 1만8300원에 투자했는데 3년 전에 비해 구독자가 10배가 늘어 공모가가 높게 산정되지 않았고 현재 공모가는 낮은 수준으로 기관투자자들 평가도 좋다”고 강조했다. 구독 모델을 바탕으로 한 사업 다각화는 긍정적이지만 수요 침체에 따른 수익성 악화 우려는 리스크로 꼽힌다. 이수경 KB증권 연구원은 “밀리의 서재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월평균 유료 전환율은 42.6%, 월평균 재구독률은 82.3% 수준으로 향후 KT 요금제 등 KT와의 시너지가 기대된다”면서도 “출판·만화·애니메이션의 주요 소비 인구가 줄어든다면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홍다원 기자 daone@edaily.co.kr

2022.11.06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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