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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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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완규 여신금융협회장, 민관 노하우 아울러 여전업 부흥 꾀한다 [피플&피플]

CEO

정완규 여신금융협회 회장의 항해 시간이 절반을 넘겼다. 정 회장은 민간과 공직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내부통제 개선안을 마련하고 카드사 공통 결제 연합전선을 구축하는 등 업계가 필요로 하는 목소리를 담아냈다. 그러나 카드 가맹수수료 재산정이나 자금 조달 수단 다변화 등 아직 넘어야 할 산이 있어 앞으로의 항해에서도 고민이 남아 있다.정 회장은 지난 2022년 10월 6일 제13대 여신금융협회장에 취임했다. 임기는 3년이다. 당시는 전임자인 김주현 여신협회장이 금융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긴 때였다. 이 때문에 여신협회장 자리가 이전과는 다르게 매우 주목받으면서 한층 무거워졌다.더구나 정 회장 취임 당시는 세계적으로 초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리고 금리 인상이 본격화해 여전사들의 자금 조달 비용 상승이 불 보듯 훤해진 시기였다. 국내에선 ‘레고랜드 사태’로 한국의 채권 신용도가 폭락하면서 여전업계가 곤혹에 처하기도 했다.이런 대내외적 어려움에도 정 회장은 적임자로 인정받아 여전업계 리더로 자리하는 데 성공했다. 그는 공직과 민간 금융시장을 두루 거치며 금융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을 쌓아 와 ‘민관(民官) 올라운더(All-rounder)’로 평가받는다. 실제 정 회장은 금융위원회에서 오랜 기간 일한 데에 한국증권금융 대표·토스뱅크 사외이사 등 민간 경험까지 갖췄다. PF 위기에 발 빠른 지원펀드 구축민관의 노하우를 함께 장착한 정 회장은 취임 이후 1년 7개월간 닥쳐온 여전업계의 다양한 시련을 해소하기 위해 고군분투해 왔다. 우선 정 회장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의 연착륙을 돕기 위해 지원펀드 조성에 나섰다. 여신협회는 지난해 9월 업계 자율적으로 PF 사업장의 재구조화 등을 도모하기 위한 ‘여전업권 PF 정상화 지원펀드’의 출범식을 가졌다.부동산 PF는 여전업권, 특히 캐피탈사들의 주요 영업자산이다. 그런데 작년부터 부동산 PF 부실 우려가 커지면서 정 회장과 여신협회가 자구책을 마련한 것이다. 당시 정 회장은 “여전업권 PF 정상화 지원 펀드는 민간 주도의 사업장 정상화 추진을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금융권 펀드 조성·운용을 통한 자율적인 PF 사업장 정리와 재구조화를 강조했다.또 정 회장은 여전업권 내부통제 개선안을 마련해 여전사들의 금융사고를 예방하는 데에도 일조했다. 여전업계는 수신 기능이 없어 은행이나 상호금융에 비해 내부통제 사고가 많지 않았으나, 지난해 8월 롯데카드에서 발생한 105억원 배임 사건을 계기로 그 필요성이 대두됐다. 여신협회와 금융감독원은 이 개선안을 지난 3~4월부터 시행했다. 개선안을 통해 ‘표준내부통제기준’, ‘금융사고 예방지침 표준안’ 등이 새로 제정됐다.아울러 정 회장은 지급결제 시장에서 핀테크들의 빠른 성장을 견제하기 위해 카드업계의 연합전선을 구축하기도 했다. 지난해 5월 여신협회와 8개 카드사, 3개 밴(VAN)사, 1개 간편결제사는 ‘모바일 결제 공통규격 추진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국내 QR결제 공통규격을 국제규격인 ‘EMV QR’로 정하는 게 협약의 골자다. 앞서 2022년 12월에는 오픈페이(앱카드 상호연동 서비스)를 선보였다. 오픈페이는 고객이 1개의 카드사 앱에서 다른 회사의 카드까지 모두 등록·사용·조회할 수 있는 서비스다.‘적격비용 재산정’은 여전한 숙제하지만 정 회장은 카드사들의 오랜 문제인 ‘카드수수료 적격비용 재산정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다. 적격비용 재산정 제도란 카드사의 자금조달·위험관리·일반관리·마케팅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3년마다 가맹점 수수료를 다시 책정하는 제도다. 2012년부터 정부는 3년마다 적격비용 재산정을 통해 중소·영세 자영업자들을 대상으로 카드 수수료율을 인하해 왔다. 현재 연 매출 30억원 이하 우대 가맹점의 카드수수료는 0.5~1.5% 수준으로 매우 낮아졌다. 문제는 카드사들이 본업인 가맹점 수수료에서 사실상 수익을 얻지 못해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7월 정종우 카드사노동조합협의회 의장은 “현재 부가가치세 세액공제를 감안하면 전체 가맹점의 약 92%가 실제 수수료율이 없거나 오히려 환급받고 있다”고 꼬집었다.정 회장은 또한 여전사들의 자금조달 통로를 다각화하기 위해 정부로부터 규제 완화를 끌어내야 하는 과제도 품고 있다. 그간 여전사들은 자금 조달 비용이 곧바로 수익성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계속해서 금융당국에 자금 조달 방안을 늘려달라는 목소리를 내왔다.정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이 같은 업계의 과제를 인지하고 여전업권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영업규제 개선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신용카드 생태계의 건전한 발전을 위한 카드 가맹점 수수료 제도 개선이나 ▲신용카드 사용처 화대 및 지급결제 업무 수행 ▲부수업무 자산 기반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을 통한 조달 수단 다변화 등 업계의 과제를 놓치지 않고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2024.05.13 12:00

4분 소요
카드사 연합전선 ‘오픈페이’ 1년 넘었지만…“그게 뭐예요?”

카드

국내 결제시장에서 핀테크 및 휴대폰 제조사들의 존재감이 커지는 가운데, 카드사들이 이에 대응하는 연합전선으로 구축한 ‘오픈페이’가 세상에 나온 지 1년을 훌쩍 넘겼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금융소비자들은 그 존재조차 인지하지 못해 유명무실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지난해에는 카드사들이 QR 결제 공동 규격을 마련하기로 했지만, 현재까지도 진척이 없어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오픈페이란 ‘앱카드 상호연동 서비스’의 별칭으로 고객이 1개의 카드사 결제 앱(플랫폼)으로 카드사(발급사) 구분 없이 모든 카드를 간편하게 등록·사용·조회할 수 있는 서비스를 뜻한다. 이제는 대중화된 1개 은행 앱에서 여러 금융사의 계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오픈뱅킹’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예컨대 ‘KB페이’는 KB국민카드의 앱이지만, 오픈페이 서비스를 통해 신한카드나 하나카드 등 타사 카드도 등록해 결제할 수 있다.카드사들은 “복수 카드사 앱을 설치해서 사용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해소해 고객 편의성을 높이고, 범용성을 확대해 카드사 앱의 경쟁력 제고를 기대한다”는 기치로 지난 2022년 말 오픈페이를 시작했다. 현재 국내 전업카드사 9곳 중 신한카드·KB국민카드·하나카드·롯데카드·BC카드·NH농협카드 등 6곳이 오픈페이에 참여하고 있다.야심 차게 준비했는데 존재감 ‘0’인 이유그러나 오픈페이는 출범한 지 1년 3개월이 지났음에도 카드 이용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아직도 모든 카드사가 참여하지 않았을뿐더러 여타 간편결제 서비스보다 사용성이 매우 떨어져서다.삼성카드·현대카드·우리카드 등 3곳은 현재 오픈페이 미참여 카드사다. 특히 삼성카드는 국내 2위의 높은 시장 점유율을 갖고 있지만, 삼성전자의 삼성페이 서비스가 국내서 워낙 대세로 잡은 터라 앞으로도 참여할 가능성이 매우 낮은 실정이다.현대카드와 우리카드의 경우 오픈페이 출범 당시에는 추후 참여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현재까지도 이들의 참여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현대카드와 우리카드 관계자는 모두 “시장 상황을 보고 오픈페이 참여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또 휴대폰 제조사나 핀테크 앱은 지문 인식 등 본인 확인 절차만 거치면 바로 결제가 가능하다. 하지만 오픈페이는 카드사 앱에 접속해 추가 절차를 진행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QR 코드나 바코드 생성이 늦어지는 현상도 자주 발생해 소비자들의 불만을 샀다.무엇보다 가장 치명적인 한계는 온라인 결제는 불가능하고 오프라인 결제만 가능하다는 점이다. 당초 여신금융협회는 “오프라인 가맹점에서만 사용 가능한 이용 범위를 2023년 하반기 중 온라인도 포함토록 확대할 예정”이라고 선언했지만, 온라인 결제는 요원하기만 한 상태다.한 카드사 관계자는 “오픈페이는 우선적으로 온라인에서 이용 가능해져야 조금이라도 존재감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며 “설령 온라인 결제가 열려도 삼성·애플페이나 네이버·카카오페이 등이 이미 자리 잡은 상황에서 얼마나 오픈페이 이용률이 올라갈지 솔직히 회의적이다”라고 말했다.QR 공동 전선도 추진했지만 ‘감감무소식’급변하는 결제시장에 대비하기 위해 카드사들은 오픈페이 외에도 QR 결제에서도 힘을 합치기로 했다. 그동안에는 카드사별로 QR 규격이 다 달라 소비자가 쓰는 카드와 규격이 같은 결제 기기를 갖춘 가맹점이 아니면 현장에서 QR 결제가 불가했다. 이에 카드사들은 태스크포스(TF)에 참여해 지난해 5월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후 공통 QR 규격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오프라인에서 모든 카드사 간편결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공통 QR 규격을 개발해 이를 적용한다면 카드사 페이 앱 이용이 늘어날 것이란 전략에서다.하지만 카드사들이 공통 규격을 자체 시스템에 적용하는 데 비용과 시간이 들고, 가맹점 단계에서 추가적인 전산 작업이 필요해지면서 개발은 지연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였던 출시 시기는 올해 상반기로 변경된 것으로 알려졌다.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오픈페이든 공통 QR이든 흩어져 있는 규격을 표준화하려는 취지 자체는 좋고 필요한 작업이다”라면서도 “그러나 카드사들 자체 페이는 삼성·애플페이처럼 속도가 빠르지 않고, 네이버·카카오페이처럼 혜택이나 편리성이 좋지도 않아 상대적인 약점이 있다”고 말했다.이어 “특히 아직도 오픈페이는 참여 카드사를 확대하는 쪽에 신경을 쓰다 보니 개별 서비스에 대한 질적 관리는 잘못하고 있는 듯하다”며 “앞으로 혜택을 강화하고 서비스 사용에 있어 불편한 점이 개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2024.04.10 09:00

3분 소요
잘나가던 카드사, 네카토에 밀리고 삼성·애플에 치이네

카드

사상 처음으로 모바일기기 결제가 실물카드 결제 비중을 웃돌면서 지급결제 시장의 판도가 뒤흔들리고 있다. 간편결제 시장에서도 핀테크의 점유율이 금융사의 2배가량일 정도로 성장하면서 국내 결제시장의 최강자였던 카드사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이에 카드사들은 ‘오픈페이’ 등 자신들의 연합전선을 구축했지만 떨어지는 기능성 때문에 도리어 소비자로부터 외면받는 현실이다.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국내 지급결제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지급카드 결제 가운데 모바일기기 등을 이용한 결제 비중은 50.5%로 나타났다. 2019년만 해도 38.6%에 불과하던 모바일기기 결제 비중이 매년 증가하더니 역대 처음으로 실물카드 결제 비중(49.5%)을 넘어서 버렸다. 더욱 주목할 만한 점은 모바일기기 결제의 영향력이 대면 거래에서 큰 폭으로 뛰었다는 사실이다. 지난해 모바일기기 이용 결제 가운데 대면 거래 규모는 2022년보다 35.7% 증가했다. 모바일기기 비대면 거래는 전년 대비 5.6% 증가에 그쳤다. 이는 그동안 비대면 중심이던 모바일기기 기반 결제가 이제는 대면 거래에서도 대세가 됐음을 보여준다.카드사 간편결제 점유율, 휴대폰 제조사와 공동 2위?간편결제 영역에서도 카드사들의 입지는 좁아지고 있다. 한은이 발표한 ‘2023년 전자지급서비스 이용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 금액은 일평균 8755억원으로 전년 대비 15% 증가했다. 지난 2020년 간편결제 이용 금액이 일평균 4491억원이었던 데 비하면 3년 만에 2배 가까이 시장이 성장했다.문제는 카드사를 비롯한 전통 금융사가 제공하는 간편결제 서비스의 이용 비중이 매년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이용 금액 기준으로 핀테크 기업, 즉 전자금융업자가 간편결제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8.9%로 금융회사가 차지하는 25.6%의 약 2배 수준이다. 앞서 2020년 1.5배(전자금융업자 45.7%, 금융회사 30.5%) 차이 나던 것과 비교하면 간극이 더 커졌다.실제 전자금융업자들의 성장세는 매섭다. 금융감독원이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소비자들이 빅테크 3사인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토스(네카토)를 통해 이용한 간편결제 규모는 75조5174억원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9조7104억원 수준이과 비교하면 4년 새 677.7%나 급증한 수치다. 점입가경으로 금융사들은 삼성페이·LG페이·애플페이 등 휴대폰 제조사에도 점유율을 바짝 쫓기고 있다. 휴대폰 제조사는 지난 2021년 22.7%에서 지난해 25.6%로 비중을 늘려 금융사와 공동 2위가 됐다. 지난해 3월 애플이 국내서 애플페이를 개시한 데다가 같은 달 네이버페이에서 삼성페이 결제가 가능해져 휴대폰 이용 결제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업계에선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에는 휴대폰 제조사가 금융사를 추월할 가능성을 크게 점치고 있다. 한 간편결제 업계 관계자는 “올해 애플페이가 현대카드뿐 아니라 다른 대형 카드사들에서도 시작된다면 그 영향력은 무시하지 못할 것”이라며 “올해는 간편결제 시장에서 휴대폰 제조사 점유율이 카드사를 쉬이 앞지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편의성 떨어지는 카드사 페이…업계는 수수료 ‘아우성’카드사들이 이처럼 고전을 면치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카드사 자체 간편결제 서비스가 편리하지 못하다는 점이 가장 크다. 현재 핀테크나 휴대폰 제조사들의 간편결제는 국내 가맹점 대부분에서 호환이 되고 빠른 시간에 결제가 처리되지만, 카드사의 서비스는 그렇지 못한 실정이다.이에 카드사들은 자신들의 연합 간편결제 시스템인 ‘오픈페이’를 2022년 말 선보였지만, 일부 카드사만 참여한 상태라 한계가 있다. 또한 출시된 지 1년도 넘었으나 여전히 온라인 결제가 불가능하다는 것도 단점이다.카드업계에서는 ‘카드수수료 적격비용 재산정제도’라는 일종의 수수료율 규제도 사업의 어려움으로 꼽는다. 카드사는 여신전문금융법에 따라 가맹점 규모별로 정해진 수수료율을 적용받지만, 핀테크는 전자금융업법에 해당돼 자율적으로 수수료율을 정할 수 있다. 실제 정부는 2012년부터 3년마다 적격비용 재산정을 통해 중소·영세 자영업자들을 대상으로 카드 수수료율을 인하해 왔다. 앞서 2022년 1월 말 금융위원회는 연 매출 30억원 이하 우대 가맹점의 카드수수료를 0.8~1.6%에서 0.5~1.5% 수준으로 내린 바 있다. 간편결제 핀테크들은 지난해부터 가맹 수수료율을 공시하곤 있으나 대부분 업체의 요율은 카드사보다 높은 실정이다.한 카드사 관계자는 “엄연히 핀테크들이 카드사나 은행 등 금융사의 기능을 일부 대체한 지 오래다”라며 “2년 전 금융당국도 동일한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면 동일한 규제를 받아야 한다는 원칙을 언급했지만 현실은 달라진 게 없다”고 토로했다.

2024.04.10 08:00

3분 소요
‘사과의 공습’, ‘실적 악화’…카드사, 일 년 내내 진땀 뺐네

카드

올해 결제 시장은 해외 간편결제 서비스 애플페이가 신규 플레이어로 진입하면서 카드사들을 ‘패닉’에 빠지게 했다. 실제 애플페이를 도입한 현대카드는 호실적을 보였지만, 나머지 카드사는 지난해보다 순이익이 대폭 감소하는 등 실적이 악화됐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은행과 보험사에 이어 카드업계에도 상생금융 압박을 가할 것으로 예상돼 내년에도 카드사들의 표정은 어두울 전망이다.약진한 현대카드…다른 회사도 애플페이 도입 ‘솔솔’올해 카드업계의 가장 큰 화제는 단연 애플페이의 국내 상륙이었다. 지난 3월 21일 국내서 첫선을 보인 애플페이는 아이폰을 비롯한 애플 기기 사용 비중이 높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모았다.실제 애플페이 출시 이후 한 달 동안 신규 발급된 현대카드는 약 35만5000장으로 전년 동기 13만8000장 대비 약 2.6배나 증가했다. 이 신규 회원 가운데 MZ세대(20~30대)의 비중이 79%로 압도적이었다. 20대 51%, 30대 28%였으며 40대도 12%의 이용률을 기록해 만만찮은 수치를 나타냈다.회원 수도 KB국민카드를 제치고 3위에 등극해 현대카드는 애플페이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5월 말 현대카드 전체 개인 회원 수는 1173만4000명이었는데, KB국민카드가 1172만6000명을 기록하며 기존 3위에서 4위로 떨어졌다. 하반기부터는 다른 카드사들도 애플페이 도입을 검토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재 신한카드, KB국민카드, BC카드 등 세 곳은 애플로부터 애플페이 계약조건을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사들은 애플의 요청 일정에 따라 애플페이 인프라 계획 초안을 만들어 제안하고 이를 토대로 수수료 협상에 나설 계획이다.이들 카드사가 애플페이로 새로 합류하게 되면 근거리무선통신(NFC) 결제 시스템 확대가 기대된다.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도합 40%에 달하기 때문이다. 오픈페이·EMV QR, 카드사 자체 연맹으로 핀테크 견제애플페이를 비롯한 핀테크사들의 결제시장 침투와 관련해 카드업계는 자체적으로 연합전선을 구축하는 모양새다.롯데·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카드 등 8개 전업카드사는 나이스정보통신·한국정보통신·KIS정보통신·카카오페이와 올해 5월 24일 ‘모바일 결제 공통규격 추진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 협약은 QR결제 공통규격을 국제규격인 ‘EMV(유로페이·마스터카드·비자) QR’로 정하는 게 골자다. 참여사들은 국내 소비자들의 결제수단 선택 폭 확대와 해외 간편결제사들의 국내 가맹점 참여를 기대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2022년 말, 앱카드 상호연동 서비스(오픈페이)라는 신규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오픈페이는 고객이 1개의 카드사 결제 앱(플랫폼)으로 카드사 구분 없이 모든 카드를 간편하게 등록·사용·조회할 수 있는 서비스다. 오픈뱅킹의 카드사 버전인 셈이다.신한·KB국민·하나카드 3개사를 시작으로 출범했으며, 2023년 12월 현재 롯데·BC·NH농협카드가 더해져 총 6개사가 참여하고 있다. 다만 애플페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현대카드와 삼성페이와 긴밀한 삼성카드가 참여할 가능성은 작다고 보고 있다.고금리에 연체율까지 ‘애먹었다’…순이익 12% 감소수년간 실적 호조를 보이던 카드사들의 실적 악화도 주목되는 한 해였다. 세계적인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조달비용이 증가하고 연체율 관리 비용까지 부담이 됐기 때문이다.올해 3분기 8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BC·우리·하나카드)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2조781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3530억원) 대비 11.7% 감소했다.BC카드가 696억원을 거두며 전년 동기 대비 가장 많이 감소(-48.2%)했고, 우리카드가 34.1% 줄어든 1181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업계 1위인 신한카드도 3분기 누적 순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2% 줄어든 4691억원을 기록했다.현대카드만 누적 순이익 225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보다 8.6% 늘어났다. 상반기 애플페이 도입으로 결제액이 증가했고, 지난해부터 선제적 리스크 관리를 위해 신용대출상품 취급을 줄인 영향으로 풀이된다.오태록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매출부문에서는 고금리에 따른 조달·대손비용 증가와 가맹점수수료 체계 지속 가운데 수익성 확대 여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건전성을 고려할 때 자산규모의 외형적 확대보다는 선별적 공급과 고객 관리 등 질적 개선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카드사에 밀려오는 ‘상생금융 시즌2’ 압박올해는 금융당국이 금융권에 상생금융 압박이 강한 해이기도 했다. 중저신용자의 여신이 많은 카드사 또한 예외일 수는 없었다. 올해 상반기 카드사들은 우리카드 2200억원, 현대카드 6000억원, 신한카드 4000억원, 하나카드 3000억원 등 약 2조3000억원 규모의 상생금융 자금을 지원했다.문제는 내년도 실적도 어두울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카드사들이 두 번째 상생금융을 준비해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는 점이다. 이달 6일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은행·보험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 이후 새로운 상생금융안이 추가된 만큼 다음 타자는 카드사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은행이나 보험업계와 다르게 카드사는 실적 악화가 지표상으로 드러나는 가운데 상생금융을 추가적으로 시행하기는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당국도 수익성 개선이라는 당면한 과제부터 해결하는 게 급선무임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2023.12.24 08:00

4분 소요
“아닌 밤중에 QR코드?”…카드사 연합전선 이번엔 제구실할까[이코노 E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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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카드업계에서 다소 뜬금없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국내 카드사들이 부가가치통신(VAN)사업자·간편결제사와 손잡고 공동의 QR코드 결제 규격을 구축하기로 한 것입니다. QR 결제 비중이 극히 적은 국내에서 카드사들이 과감한 도전을 한 이유는 뭘까요? 업계에선 기대와 우려의 시선이 함께 하는 가운데, 과연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요?여신금융협회 등에 따르면 8개 국내 카드사는 지난 24일 나이스정보통신, 한국정보통신, KIS정보통신, 카카오페이와 모바일 결제 공통 규격 추진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습니다. 이 협약에 참여한 카드사는 롯데카드, 삼성카드, 신한카드, 우리카드, 하나카드, 현대카드, KB국민카드, NH농협카드 등입니다.이들 참여사는 모바일 결제를 더욱 편리하고 안전하게 구축하기 위해 모바일 QR결제 공통규격으로 ‘EMV QR’을 선택해 오는 6월까지 각 사 전산 개발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EMV는 1993년에 유로페이(Europay), 마스터카드(Mastercard), 비자(Visa)가 제정한 결제 시장의 규격입니다. 오늘날 접촉·비접촉·QR 및 온라인 결제의 국제 표준이라고 할 수 있죠.참여사들은 이번 협약으로 국내 소비자들의 결제수단 선택의 폭 확대는 물론, 해외 간편결제사들도 국내 많은 가맹점에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장에선 따가운 눈초리가 가득합니다. 지난 3월 국내에서 론칭한 애플페이를 견제하기 위한 ‘궁여지책’에 불과하다는 것이죠. 현재 유일하게 애플페이 이용이 가능한 현대카드는 애플페이 출시 한 달 동안 신규 발급된 카드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6% 증가하기도 했습니다.8년 만에 유료로 바뀌는 삼성페이 수수료 정책도 이번 연합의 도화선으로 보입니다. 만약 애플페이처럼 삼성페이도 카드사들에 최대 0.15%의 수수료를 부과하면 그 수준이 만만찮을 전망이죠.이에 참여사 태스크포스(TF)는 “다른 회사 사업을 견제하고자 하는 의도는 없다”며 “모바일 결제 보편화에 따라 고객들에게 다양하고 편리한 결제수단을 제공하고자 하는 맥락이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EMV QR뿐 아니라 최대한 다양한 모바일 결제 서비스 제공을 위해 활발히 논의할 것”이라 덧붙였죠.사실 참여사 외 업계에서도 참여사들의 해명을 부정하지는 않았습니다. 가맹점 수수료율 산정과 단말기 확대라는 숙제는 남아 있지만, 이제라도 카드사들이 뭉친 것은 다행이란 것이죠. 한 간편결제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도 10~20대 카드 소비자는 QR 결제가 익숙하기 때문에 충분히 이번 연합전선은 의미가 있다”며 “간편결제사 입장에서도 환영할 만한 일이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뭉치기’만 한다고 능사는 아닐 것입니다. 과거 2018년 ‘모든페이’라는 카드사 공통의 QR 간편결제 서비스가 탄생했지만, 현재는 그 존재조차도 모르는 금융소비자가 대다수입니다. 같은 해 카드사 연합 NFC 결제 서비스인 ‘저스터치’(JUSTOUCH)도 나왔지만 가맹점과 이용자를 거의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심지어 최근 개시한 오픈페이(앱카드 상호연동 서비스)도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습니다.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그간의 카드사 연합은 모두 한 발짝씩 늦고, 공통 서비스를 시작해도 서로 이해득실에 흐지부지하게 됐다”며 “이제는 업계 차원에서 신사업이 있다면 선제적으로 공동 추진하고 윈윈(win-win)하는 전략을 짜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과거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카드사들이 이제는 진지하게 골몰해야 할 때가 온 듯합니다. 결제수단이라는 ‘형식’보다는 소비자들의 편익이라는 ‘내용’을 들여다 봐야 하지 않을까요?

2023.05.30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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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빅테크에 밀리면 중간 유통사 전락 가능성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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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의 간편결제서비스가 확대 됨에 따라 카드사의 위상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결제 기반 생활금융 플랫폼으로 도약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11일 한국신용카드학회가 주최한 ‘지급결제시장 재편과 여전사의 경영전략’ 세미나에서 박지홍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향후 카드사들이 빅테크와 플랫폼 경쟁에서 밀리면 고객 접점을 빅테크 간편결제 서비스에 내주게 될 것”이라며 “카드사는 결제시장 위상 약화 및 데이터 확보에 어려움이 커질 수 밖에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박 연구위원은 “카드사가 앞으로 단순히 ▲카드 발급 ▲신용 공여 ▲연회비 수금 ▲대금 결제만 받는 기능만 할 수 있다”며 “데이터 공유나 마케팅에 대해서는 간편결제업체들이 모두 주도하는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설명했다.이어 그는 “이 위험이 굳어지면 이제 카드사는 지급결제시장의 최종 접점으로 기능하기보다는 일종의 벤더(중간 유통사)화가 될 우려가 있다고 보여진다”며 “카드사 입장에서 쉽지는 않지만 자체 플랫폼 강화 전략이 계속 추진돼야 한다”고 조언했다.그러면서 카드업 비즈니스 모델의 진화 방향성에 관해 제시했다. 박 연구위원은 우선 현재 신용판매 중심에서 예금·보험·투자 등을 함께 할 수 있는 종합금융 중개의 형태로 나아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여기에 비금융 영역에서는 그간의 기업 제휴 수준에서 진화해 데이터에 기반한 사업 제휴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또한 고객을 카드 회원뿐 아니라 비카드 회원까지 넓혀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카드가 없어도 이용할 수 있는 후불결제(BNPL) 서비스 등을 확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 연구위원은 “빅테크처럼 결제기반 생활금융 플랫폼 고도화를 통해 고객 접점을 늘려가야 한다”고 말했다.이를 위한 당면과제로 오픈페이 기반 간편결제 기능을 발전시켜야 할 필요성도 강조됐다. 박 연구위원은 “지난해 12월 오픈페이 서비스가 출시됐지만 이렇다 할 반응이 없는 상황”이라며 “고객 입장에선 오픈페이를 쓸 이유를 어디서 찾을지 모르고 있다”고 지적했다.이어 “아직 신한카드·KB국민카드·롯데카드·하나카드 4개사만 참여하고 있는데 나머지 카드사의 추가적인 참여가 필수적이다”며 “간편결제사업자끼리 제휴 사례를 참고했을 때, 가령 KB페이에 하나카드를 탑재하면 결제 시 혜택을 주는 카드사간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PLCC)를 출시하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제언했다.

2023.05.11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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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경쟁’ 간편결제 서비스…왕좌는 누가 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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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간편결제 시장이 급속 성장하며 ‘무한경쟁’ 체제로 접어들고 있다. 금융사는 물론, 휴대폰 제조사‧빅테크‧유통 업체도 간편결제 시장에 속속 진출 하고 있다. 이 가운데 올해 3월 말 예정된 미국 애플사의 간편결제 서비스 ‘애플페이’ 도입으로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예정이다. 쑥쑥 커가는 간편결제 시장…업체간 경쟁 치열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금액은 일평균 7231억원으로 코로나19 사태 발생 전인 2019년 상반기 2876억원과 비교하면 3년 새 2.5배 가량 급증했다.간편결제는 신용카드나 계좌에 담긴 결제정보를 휴대전화 등에 저장한 뒤 비밀번호·지문·안면인식 등 간단한 인증만으로 온라인·모바일에서 결제 가능한 시스템이다. 국내 간편결제 시장의 결제액은 2021년 기준 221조원으로 5년 간 연평균 57% 늘면서 국내 민간 결제액(1000조원)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간편결제는 기술혁신을 바탕으로 전자상거래 확산과 함께 사용규모가 급증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비대면, 온라인 결제가 늘면서 급속히 성장했고, 앞으로도 시장 규모는 꾸준히 증가할 전망이다. 소비여력이 있는 중장년층이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간편결제 사용 경험을 축적했고, 젊은층의 소비 여력이 증가한 것도 시장 성장에 긍정적이다.현재 간편결제 시장은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 등 빅테크가 중심이 된 전자금융업자가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6월 기준 전자금융업자의 간편결제 시장 점유율은 50%에 달한다. 2019년 38%에서 크게 증가한 것이다. 온라인 가맹점의 편의성을 높이고 자체 플랫폼과 연계된 포인트 등 혜택으로 많은 고객을 확보한 덕분이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빅테크 기반의 간편결제가 소비 혜택이 컸기에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었다”라면서 “플랫폼에서 거래할 때 쇼핑과 결제를 곧바로 할 수 있는 ‘플랫폼 경쟁력’이 사용자 확보에 중요한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삼성페이를 주축으로 한 휴대폰 제조사의 간편결제 시장 점유율은 작년 6월 말 기준 25%다. 2019년 점유율 28%를 기록했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오프라인 결제 위축으로 점유율이 다소 축소됐다. 이외에 BC카드 페이북‧KB페이‧우리페이 등 금융사의 간편결제 점유율은 작년 6월 기준 26%다. 2019년 점유율은 34%를 기록했지만 자사 카드만 연결하는 폐쇄적 구조에 범용성과 편의성이 미흡해 주도권을 상실했다. 메기 온다…‘애플페이’ 출시 관건 간편결제 시장은 수많은 업체 간 경쟁이 이미 치열하다. 이 가운데 올해 3월 말에는 간편결제 시장의 ‘메기’로 불리는 ‘애플페이’도 등장할 예정이다. 이에 대비해 경쟁 관계였던 업체들이 서로 손을 잡는 ‘합종연횡’의 모습까지 나타나고 있다.삼성페이와 네이버페이는 지난달 20일 결제 부문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두 회사의 협력 서비스는 늦어도 올해 상반기 내에 출시될 예정이다. 삼성페이와 네이버페이가 각각 취약했던 온라인·오프라인 결제에서의 아쉬운 점을 채워 ‘윈윈’(Win-Win) 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페이 이용자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등 55만개 네이버페이 온라인 주문형 가맹점에 삼성페이 사용이 가능해진다. 네이버페이 이용자 또한 삼성페이와 연계된 300만개 오프라인 가맹점에서 네이버페이로 결제할 수 있다.또한 삼성페이는 카카오페이와 두 회사 간 간편결제 서비스를 연동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의 모바일 앱에서 삼성페이를 이용해 온라인 결제 등이 가능한 식이다.KB국민·신한·하나·롯데카드 등 카드사도 지난해 12월부터 자사의 간편결제 연합체인 ‘오픈페이’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는 한 카드사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다른 카드사의 간편결제 서비스를 연동해 쓸 수 있는 서비스다. 다만 간편결제 시장 점유율이 높은 업체들이 다방면의 방식으로 존재감을 확대하자, ‘오픈페이’ 서비스는 아직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류창원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오픈페이는 단순히 개방형 플랫폼을 구축했다는 것만으로는 빅테크 간편결제앱을 능가해 성공하기 어렵다”면서 “고객의 결제경험 혁신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간편결제 시장이 ‘무한경쟁’에 들어간 상황에서 업체들이 시장 우위를 선점하려면, 포인트 같은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부가 서비스 구상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서 교수는 “곧 애플페이도 나오고 최근 카드사도 오픈페이를 출시하는 등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간편결제는 한번 익숙해지면 거래 패턴을 바꾸지 않으려고 하는 게 소비자의 태도이기에 초기 선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고객에게 주는 인센티브가 중요한데, 서비스 편의성은 업체 간 비슷한 수준일 것이기에 향후 부가 서비스 차이에 따라 시장 우위가 결정될 것”이라고 진단했다.당국 역할의 중요성도 거론된다. 당국이 결제 분야 혁신 촉진과 소비자보호 간 균형있는 정책을 내놔야 한다는 주장이다. 류 연구원은 “간편결제는 소비여정에 내재화되고 있으며, 생체 정보 활용으로 더욱 간편해지고 사업자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면서 “당국은 새로운 결제 사업자를 위한 진입 규제 정비, 생체 정보 활용 등 기술적 규제 완화에 나서야 한다”고 분석했다. 소비자가 맡긴 선불충전금의 안전한 보관 등 소비자 보호를 위한 제도도 필요하다. 특히 후불결제 등에서 빅테크와 카드사 등 사업자간 공정한 경쟁과 상생이 가능하도록 동일기능 동일규제 원칙에 입각한 규율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진단된다.

2023.03.20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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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공습에 맞서라”…분주해진 카드사·삼성페이 [애플페이 상륙, 막오른 ‘페이시대’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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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페이의 국내시장 진출이 임박하자 국내 카드사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진다. 그간 수차례 출시가 지연됐던 ‘오픈페이’ 서비스 출시를 통해 애플페이에 대항하겠다는 각오다. 또 국내 간편결제 시장을 사실상 점령한 삼성페이도 관련 서비스 확충에 들어가며 애플을 견제하는 눈치다. 이처럼 오픈페이의 출시와 삼성페이 서비스 확대 등 ‘사과의 공습’ 속 국내 간편결제 시장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 “더 늦출 수 없다”…카드사 ‘오픈페이’ 출격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신한·KB국민·하나카드 등 3개사는 오는 22일부터 오픈페이 서비스를 정식 오픈한다. 일단 3개사만 서비스에 참여하지만 향후에는 현재 삼성페이와 삼성금융 통합 앱인 모니모에 집중하고 있는 삼성카드, 애플페이를 독점 계약한 현대카드를 제외한 롯데·우리·BC·NH농협카드 등도 모두 참여할 예정이다. 롯데카드는 당초 이달 말 출시 예정을 목표로 했지만, 내년 2월에 오픈페이 서비스에 합류하기로 했다. 우리·BC·NH농협카드의 경우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검토 및 테스트 과정 중에 있다고 밝혔다. 오픈페이 서비스는 당초 15일 출시가 예상됐지만 각 사들의 전산문제 등으로 개시일이 미뤄졌다. 대신 15일에는 KB국민·하나카드가 양사 간 카드를 탑재해 시범 운영하는 베타테스트가 진행됐다.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 등 간편결제 빅테크들의 시장점유율이 점차 상승하고, 애플페이의 국내 출시가 다가온 상황에서 카드사들은 오픈페이 서비스 개시를 더 이상 미루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오픈페이란 하나의 카드사 앱으로 다른 회사의 카드들도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다. 현재 각 카드사의 ‘페이’ 앱에선 결제 시 자사 카드만 쓸 수 있다. 예컨대 ‘신한플레이’ 앱에서 신한카드는 쓸 수 있지만, KB국민카드 결제는 이용할 수 없다. 하지만 오픈페이가 시작되면 신한플레이에서도 국민카드를 쓸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내년 총 7개 카드사가 오픈페이를 선보인다고 해도 업계 2·3위를 다투는 삼성카드와 현대카드의 합류가 미정이라 ‘반쪽짜리’ 동맹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올해 1~9월 누적 신용판매 이용금액 기준 두 회사의 시장점유율은 37.4%로 3분의 1이 넘는다. 애플페이와 삼성페이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가입자가 많은 카드사가 참여하는 편이 유리하지만 상위사 2곳이 빠져 시작부터 불리한 상황인 셈이다. ‘오픈페이’라는 명칭을 공식적으로 쓰지 못하게 된 점도 카드사들에게는 불리하다. 또 금융소비자들의 불편도 예상된다. 현재 오픈페이는 지난 2020년 채용정보 제공회사 사람인 HR이 상표등록을 마쳤다. 이에 카드사들은 여신협회 TF(태스크포스)에서 사용하던 ‘앱카드 상호 연동 서비스’라는 명칭으로 우선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 삼성페이도 ‘움찔’…결제 외 서비스 확장한다 국내 간편결제 시장 강자 삼성페이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여러 서비스를 탑재해 애플페이의 한국시장 진출을 대비하는 모양새다. 삼성전자의 국내 모바일기기 점유율이 3분의 2에 달하고 오프라인 결제(터치결제) 시장은 삼성페이가 약 80%를 차지하고 있지만, 애플페이의 파급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선 삼성전자는 지난 11월 29일 프롭테크(Proptech) 기업 직방과 협력해 ‘직방 UWB 스마트 도어록’ 디지털 홈 키를 삼성페이에 탑재했다. 직방 UWB 스마트 도어락을 설치한 삼성페이 이용자는 도어락에 접근해 간편하게 집 문을 열 수 있다. 스마트폰만 소지하고 있으면, 별도 인증절차 없이 비접촉으로 출입이 가능하다. 결제 외 편의 기능도 추가됐다. 11월 7일, 삼성전자는 SK텔레콤(SKT),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와 협력해 ‘모바일 운전면허 확인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는 기존 운전면허증과 동일한 효력을 가진다. SKT를 이용 중인 대학생이라면 삼성페이에 학생증도 등록할 수 있다. 현재 총 23개 대학 학생증이 삼성페이를 통해 발급되고 있다. 이런 흐름에 맞춰 삼성전자는 삼성페이로 디지털 키·모바일 신분증·탑승권 등을 한 번에 이용할 수 있다는 내용의 광고도 론칭했다. 삼성페이 광고가 새롭게 공개된 건 3년 만이다. 이처럼 삼성페이는 단순 결제를 넘어 다른 서비스를 접목시키며 경쟁력을 강화시키고 있다. 결제업체 관계자는 “국내 아이폰 이용자가 결코 적지 않기 때문에 삼성전자 입장에선 견제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점유율을 고수하기 위해 결제 영역뿐 아니라 여러 부가 서비스로 삼성페이의 기능을 넓혀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형준 기자 yoonbro@edaily.co.kr,송재민 기자 song@edaily.co.kr

2022.12.1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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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미뤄졌어?”…‘동상이몽’ 카드사 ‘오픈페이’, 연내 출시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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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말 첫선을 보이기로 했던 카드사들의 ‘오픈페이’ 서비스가 또다시 지연됐다. 참여가 늦어진 카드사도 있는 데다가, 출시 시기를 놓고 각 사의 논의가 길어지고 있어서다. 여기에 여전히 참여를 유보하고 있는 회사도 있어 카드 소비자의 불편이 커지고 있다. 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재 오픈페이는 신한카드·KB국민카드·롯데카드·우리카드·하나카드·NH농협카드·BC카드 등 7개 카드사가 함께 추진 중이다. 우리카드의 경우 그동안 참여를 유보하다가 최근 합류했다. 오픈페이란 한 카드사의 페이 앱만 설치해도 다른 카드사의 카드를 등록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로, 은행의 ‘오픈뱅킹’과 비슷하다. 이 중 지난 10월 말 출시를 목표로 했던 곳은 KB국민카드와 하나카드다. 하지만 두 카드사 모두 개시 시기 조율과 시스템 개선 등을 이유로 출시일이 미뤄졌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현재 오픈페이 출범 시기에 대한 협회의 조율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최종 테스트 과정에서 추가 개선 사항이 발견돼, 이를 개선 후 12월 중에 오픈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들과 함께 오픈페이 도입에 가장 적극적인 신한카드도 시스템 구축은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설명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는 11월 중순까지 전산 시스템 개발을 완료될 예정”이라면서도 “다만 출범 시기에 대해선 여신금융협회 차원에서 논의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처럼 오픈페이는 출범 시기를 놓고 카드사 간 논의가 길어지는 상황이다. 당초에는 준비된 회사부터 순차적으로 서비스를 오픈하기로 의견이 모인 가운데, 비슷한 시기에 다 같이 선보이자는 의견도 나왔기 때문이다. 동시에 시작하는 게 소비자들에게 각인 효과가 더 클 것이란 이유에서다. 여신협회 관계자는 “우선은 각 사에서 오픈페이를 선보일 수 있는 일정이 확정돼야 각자 시작할지, 비슷한 시기에 출범할지 정할 수 있다”며 “이달 내로 구체적인 일정이 나올 듯하지만, 아직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앞선 3개 카드사와 다르게 아직 시스템 구축이 미비하거나 합류가 늦은 업체도 있어, 동시 출범이 마냥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카드의 경우 연말 오픈을 목표로 준비 중이며, NH농협카드는 내년 초 검토를 예상하고 있다. BC카드도 내년 초 출시설이 나오고 있지만, 회원사 체제라는 특수성 때문에 시간이 더 소요될 것으로 관측된다. 오픈페이 사업 참여를 최근에 결정한 우리카드는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고객 편의성을 고려해 참여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참여사들이 오픈페이를 선보인다고 해도 업계 2·3위를 다투는 삼성카드와 현대카드가 여전히 합류하고 있지 않아 ‘반쪽짜리’ 동맹이라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삼성카드는 삼성전자 갤럭시폰의 간편결제 서비스인 ‘삼성페이’와 삼성금융그룹 통합 플랫폼 앱 ‘모니모’에 집중하고 있다. 현대카드도 애플의 간편결제 서비스인 ‘애플페이’ 국내 도입에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두 회사는 오픈페이 참여를 완전히 배제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오픈페이 참여 의사를 아직 밝히지 않은 것일 뿐, 불참을 확정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현대카드는 최근 여신협회 ‘모바일실무협의체’의 오픈페이 전문 분과에 참여했다. 추후 오픈페이 서비스에 참여할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오픈페이 참여에 대해 확정된 바가 없으며, 향후 추이를 살펴보고 참여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윤형준 기자 yoonbro@edaily.co.kr

2022.11.02 09:21

3분 소요
카드 앱도 하나로? 이달 출시 오픈페이, 빅테크 점유율 뺏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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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카드사 앱으로 다른 카드 결제까지 가능해지는 카드사 ‘오픈페이’ 서비스가 이르면 이달 말 시작될 전망이다. 오픈페이 서비스 참여 카드사 중 선두 기업인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는 이용자 유입을 위해 서비스를 다양화하고 흩어진 앱을 통합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 오픈페이를 계기로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토스 등 이미 간편결제 시장을 장악한 빅테크의 점유율을 가져올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1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KB국민·롯데·하나·NH농협·BC카드 등 6개 카드사는 이달 말을 시작으로 오픈페이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기업마다 개시일이 다를 수 있지만, 크게 차이 나지 않을 것이란 게 업계의 공통 의견이다. 현재 각 카드사의 ‘페이’ 앱에선 결제 시 자사 카드만 쓸 수 있다. 예컨대 신한카드의 ‘신한플레이’에서 신한카드는 쓸 수 있지만, KB국민카드 결제는 이용할 수 없다. 하지만 오픈페이가 시작되면 한 카드사의 페이 앱만 설치해도 다른 카드사의 카드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네이버·카카오·삼성페이 등에서 흔히 이용하는 카드 기반 간편결제를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모바일기기 등을 통한 결제는 일평균 1조3000억원으로, 그 중 카드 기반 간편결제 비중은 45.1%를 차지했다. 2021년 상반기(41.4%)보다 비중이 3.7%포인트(p) 증가했다. 2020년(39.1%)과 비교하면 6%p나 성장했다. 이처럼 관련 시장이 나날이 확대되고 있어 카드사들이 오픈페이에 집중하는 것이다. 특히 은행계 카드사인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가 ‘슈퍼 앱’ 구축 전략의 하나로 오픈페이를 지난해부터 주도적으로 추진해왔다. 두 회사는 오픈페이 이용자 유입을 위한 초석도 다지고 있다. 신한카드는 지난 9월 ‘신한플레이’ ‘신한마이카’ ‘신한카드 올댓’을 아우른 통합 월간활성이용자수(MAU) 1000만명을 돌파했다. 신한카드는 “통합 MAU 1000만명 달성이 기존 카드업계의 시장점유율 경쟁에서 벗어나 빅테크 진입으로 급변하는 경쟁력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전망했다. 기존 ‘신한카드’ 앱도 오는 27일 서비스를 완전 종료돼 종합 금융 플랫폼의 이미지를 더욱 높이려 한다. KB국민카드는 기존 ‘KB국민카드’ 앱을 없애고 ‘KB페이’로 통합하는 ‘원 플랫폼’ 구축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KB국민카드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9월 30일부터 이달 초 순차적으로 진행된 KB페이 업그레이드는 약 열흘간 모니터링 결과 성공적으로 통합이 마무리됐다. 연내에는 마이데이터 플랫폼인 ‘리브메이트’ 앱도 통합해 KB페이 앱 하나에서 KB국민카드의 모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토스 등 간편결제시장의 주류로 자리 잡은 빅테크와의 경쟁이 과제로 남아있다. 카드 기반 간편결제 서비스 중 핀테크의 비중은 올해 상반기 66%에 달해 카드사(34%)를 압도했다. 이 핀테크 기업들의 비중은 2020년 60.8%, 2021년 64%로 점차 확대됐다. 업계에서는 오픈페이 서비스 시작으로 이 비중을 뺏어올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카드사 페이앱은 자사 상품만 등록해 범용성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었지만, 오픈페이를 통해 사용자 유입을 늘릴 수 있을 것”이라며 “(오픈페이가 시작되면) 빅테크사와 ‘플랫폼’으로서 경쟁할 수 있는 시발점이 될 듯하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현대·우리카드는 이번 오픈페이 출범에 결국 합류하지 않았다. 삼성카드는 삼성전자 갤럭시폰의 ‘삼성페이’가 있어 참여 유인이 떨어지고, 현대카드는 ‘애플페이’ 연내 도입설에 당분간 오픈페이 사업 참여는 어려워 보인다. 우리카드의 경우 신한·KB국민카드 등 대형사로의 고객 유출 우려에 참여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윤형준 기자 yoonbro@edaily.co.kr

2022.10.12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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