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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거래 수수료 0%, ‘한국판 HOOD’가 나올 수 없는 이유

수수료 수입 포기 어려워 … 키움證 수수료 수익 전체 영업이익의 17%

 
 
'주식거래 수수료 0%' 를 적용하는 로빈후드는 지난달 29일 'HOOD'라는 코드로 미국 나스닥 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중앙포토]
로빈후드는 최근 미국 증권업계에서 가장 핫한 곳이다. 지난 2019년 오픈 한 로빈후드는 주식거래 무료 수수료를 앞세워 MZ세대(밀레니얼+Z세대) 가입자를 대폭 늘렸고, 매출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서다. 올해 1분기 매출액은 1억2800만 달러(약 1450억원)로 전년 대비 309% 늘었다. 지난달 29일엔 ‘HOOD’라는 코드로 미국 나스닥 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로빈후드 돌풍에 미국 증권사들도 무료 수수료 대열에 합류했다. 
 
지난 1982년 설립된 미국 대형 증권사인 트레이드스테이션도 주식거래 수수료 무료를 선언했다. 미국 내 부상하고 있는 주식 중개앱 위불(매수 시에만 수수료 면제), 소파이도 수수료 면제를 적용했다.
 
해외와 달리 국내에서는 주식거래 수수료가 무료인 증권사는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증권사들엔 꽤 쏠쏠한 수입원이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주요 10대 증권사가 지난해 개인투자자와 기관투자자 등의 국내·해외 주식거래로 벌어들인 주식거래 수수료 수익(수탁수수료)은 5조542억원이었다. 전체 영업수익의 4.9%에 해당한다. 개별 증권사별로 보면 키움증권의 주식거래 수수료 수익비중은 전체 영업수익의 17%에 달한다. 교보증권은 9.4%, 삼성증권 6.6%, KB증권 6.4% 등을 차지한다.  
 
사실 증권사들은 거의 0%에 가까운 수수료율을 적용 중이다. 키움증권과 토스증권은 0.015%로 최저 수수료를 적용하고 있고, KB증권의 합작법인인 프로젝트바닐라의 모바일 주식거래 플랫폼(MTS) ‘바닐라’는 KB증권 계좌 고객에게는 거래 수수료가 공짜다. 그러나 로빈후드처럼 수수료 0원은 어렵다는 게 증권사들의 설명이다. 
 
수익원 구조가 달라서다. 로빈후드는 다양한 수수료를 받는 수익원 구조가 가능하다. 대표적으로 로빈후드는 투자자 주식 주문 정보 판매(PFOF)다. PFOF는 고객들의 주식 거래 주문을 대형 증권거래회사에 넘겨 주문을 처리하게 해주는 대가로 보상금을 받는 사업모델이다. 로빈후드를 통해 투자자들은 매수, 매도 정보를 실시간으로 받는다. 여기에 가상화폐 입출금 서비스로 수수료를 받는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국내 증권사는 개인투자자에게 수수료를 받을 수 있는 구조는 주식거래 수수료 이외엔 없다”며 “로빈후드와 같은 주식거래 시장의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국내 증권사들의 수수료 0원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말했다.  
 
증권사 입장에선 수수료율을 경쟁보단 양질의 서비스로 고객을 늘리는 편이 낫다는 계산이다. 예컨대 토스증권은 ‘종목 토론방’에서 종목 보유자를 ‘주주’를 표시해 투자자들의 신뢰도를 높이는 식이다. KB증권은 라이브커머스를 접목한 MTS인 ‘M-able(마블) 미니’에서 실시간 방송을 보며 주식 ‘구매하기’를 할 수 있다. 
 
이상복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로빈후드는 예탁 수수료 외 세금은 특정 가입자에게 부과하지 않지만 국내 증권사에선 제세공과금을 모두 부과하고 있어 무료 수수료라고 하기 어렵다”며 “국내 증권사들의 수수료는 이미 낮아졌기 때문에 고객을 유입할 수 있는 양질의 서비스에 더 집중하는 경향을 보인다”라고 말했다.

신수민 인턴기자 shin.su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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