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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칫돈 몰리는 회사채 시장②] 증권사 경쟁에 값싸진 회사채 수수료

DCM 점유율 KB·NH투자·한국투자證가 50% 넘게 차지
증권사, 회사채 판매 창구역할로 수수료율 높을 이유 없어

 
 
◆ 스페셜리포트
① 신용등급·부채·산업동향 살펴봐야
② 증권사 경쟁에 값싸진 회사채 수수료 
 
연내 기준금리 추가 인상 전망이 확산하면서 저금리 자금조달 ‘막차’를 타려는 기업들이 회사채 시장에 몰려들고 있다. 이에 따라 회사채 발행 및 인수 업무를 주관하려는 증권사 간 경쟁도 치열해지는 모양새다. 경쟁 탓에 회사채 수수료 가격도 떨어지고 있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까지 국내 기업들은 회사채 발행을 통해 110조13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조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89조3592억원)보다 23.2% 증가한 액수다. 기준금리가 오르기 전에 채권을 발행, 이자 부담을 낮추려는 기업들이 늘어난 여파다.  
 
회사채 발행이 급증하자 해당 업무를 주관하는 증권업계 경쟁도 거세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기준 우리나라 채권자본시장(DCM) 점유율의 50% 이상은 대형 증권사인 KB·NH투자·한국투자증권이 차지하고 있다. 이들 3개사는 회사채 자금 조달이 많은 대기업 그룹사 대부분의 채권 발행 주관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특히 KB증권은 약 10년 동안 DCM 시장 점유율 1위(약 20%)를 지키고 있는 ‘회사채 전통 강자’다. 올해 초 LG화학의 1조2000억원(국내기업 사상 최대치) 규모 회사채 발행을 흥행으로 이끌었고, SK하이닉스(1조1800억원)와 삼성바이오로직스(5000억원), 현대건설(3000억원), 쌍용C&E(1300억원) 등 여러 기업의 회사채 발행을 주관했다.  
 
2~3위인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도 KB증권과 다수 기업의 회사채 발행을 공동 주관했다. GS건설(2000억원·NH투자증권 주관), 현대케피코(1200억원·NH투자), 더블유게임즈(최대 1000억원 예정·한국투자) 등 단독 주관 실적을 올리며 KB증권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쌍용씨앤이, 회사채 인수 수수료율 0.08%  

DCM 시장 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회사채 발행 주관사에게 돌아가는 보수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일례로 쌍용씨앤이는 지난 9월 16일 발행한 1300억원 규모 회사채 인수 수수료율을 0.08%로 제시했다. 통상 공모 회사채 인수 수수료율이 0.20% 내외로 결정되는 것을 고려하면 파격적이다. 앞서 2019년 GS건설이 회사채 인수 수수료율을 0.07%로 결정, ‘헐값 수수료’로 평가 받은 이래 최저 수준이기도 하다. 회사채 발행 업무를 주관하는 증권사들은 기업이 발행한 채권을 모두 인수해 기관이나 개인투자자 등에게 판매 창구가 된다. 이 과정에서 받는 회사채 인수 수수료가 증권사의 주요 수입원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선 대형사의 회사채 발행 시장 점유율 경쟁, 중소형 증권사의 시장 진입 등이 인수 수수료율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한다. 실제로 쌍용씨앤이의 회사채 발행 주관사는 DCM 시장 점유율 1~2위를 다투는 NH투자증권과 KB증권이었다. IB업계 관계자는 “예전보다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인수 수수료율이 전반적으로 낮아지고 있다”며 “회사채 시장 점유율을 보면 빅3 증권사 외에도 SK증권 등 중소형 증권사들도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어 주관 실적을 따내려는 경쟁이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증권사가 하는 일이 많지 않다는 점도 수수료율이 낮아지는 이유로 작용했다. 증권사 IB업무 담당자는 “회사채 형태나 금리 등을 고려해 수수료율이 달라지지만 판매되는 회사채 대부분은 신용등급이 괜찮은 기업인 만큼 잘 팔린다”며 “증권사는 판매 창구 역할만 하기 때문에 큰 보수를 받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엔 0.1%에서 최고 0.3% 선에서 인수 수수료율이 결정됐다면, 지금은 최고 0.2% 수준으로 점점 내려가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강민혜 기자 kang.mi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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